스트라이커에서 수비수로 변신한 방승환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방승환은 3일(한국시간) UAE(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에서 열린 알 아인과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중앙수비수로 선발출전했다. 방승환은 아디와 함께 중앙수비 라인을 형성해 무실점으로 팀승리에 기여했다. 중앙수비수 공백으로 걱정이 많았던 FC 서울은 방승환 카드로 위기를 넘겼다. 지난 시즌 주전 중앙수비수 김진규가 중국 다롄 스더로 이적했고 박용호와 김동우가 가벼운 부상으로 UAE 원정에 합류하지 못 했다.
방승환은 큰 키(183㎝)를 활용해 탁월한 공중볼 장악능력을 선보였다. 수비수로의 몸놀림과 사고방식이 아직 몸에 익지 않아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지만 상대 공격수와 1대1로 맞선 위기상황을 수 차례 넘기며 제역할을 다했다.
황보관 FC 서울 감독은 "성공적인 수비수 데뷔전이었다. 위기상황에서 위치선정이 좋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최용수 코치는 "수비수가 실수를 하는 건 당연하다. 실전을 무사히 마쳤다는 게 중요하다"며 방승환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방승환은 "첫 경기라 어려움이 많았다. 실수도 잦았다. 무실점으로 끝나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공격수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방승환이지만 수비수 경력도 길다. 대학(동국대) 때까지 수비수로 뛰었고 공격수로 변신한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에도 때때로 중앙수비수로 나섰다.
방승환의 변신은 일시적이지 않을 확률이 높다. 올시즌 FC 서울은 화려한 공격라인에 비해 수비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수비 자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승환은 지난달 일본 전지훈련 때부터 수비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방승환의 수비전환은 최용수 코치의 아이디어였다. 방승환은 지난 해 말 "최 코치님으로부터 권유받고 고민을 했다. 처음에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수비수가 선수생명이 더 길다.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아직은 수비수가 낯설다.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알 아인(UAE)=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