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을 앞둔 10대 피자 배달원 김모(19)군이 13일 오후 6시 30분쯤 오토바이로 피자 배달을 하다 시내버스에 치어 사망하며서 피자업계의 '30분 배달' 관행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금천구에서 피자배달을 하던 24살의 최모씨가 신호를 위반한 택시에 부딪쳐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사건이다.
▲버스 업체의 무리한 배차 시스템이 문제? 30분 배달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업계의 과열 경쟁으로 이런 사건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조성되어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19세 피자배달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대학입학을 2주 남기고 참변을 당했다'며 사망자를 애도하는 추모의 출결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30분 배달의 폐지를 요구하는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운동을 지속해온 청년단체 청년유니온 측은 사이트를 통해 '17일 도미노피자 본사 앞, 18일 명동, 19일 대학로에서 모임을 갖고 30분 배달제 폐지에 나선다. 이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답변이 부실할 경우 불매운동 등 다양한 소비자 운동과 법개정 운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에선 신호를 무시하고 사건을 낸 버스 기사와 버스 업체의 무리한 배차 시스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ID 'lutherwoo'는 '대부분의 버스 기사가 배차 간격·휴식 시간·회사이익 등만 생각하며 무법 주행을 하느라 가장 중요한 승객 안전과 교통 법규를 잊고있다'고 지적했다.
버스 기사의 과실보다는 버스 업체의 문제가 더 크다고 시각도 있다. ID 'soul0103'은 '버스 노선들이 시간 제한이 있다고 한다. 버스가 신호지키는게 더 이상한 세상이 됐다. 꼭 버스 기사분들 잘못보단 버스 회사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업체와 정치권 반응 이번 사건에 대해 피자업체는 난감한 입장이다. 배달원 사망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신속배달을 원칙으로 삼았던 업체는 30분 배달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이 결정된 바없다고 밝힌 뒤 “빨리 배달하기보다는 안전하게 배달되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또다른 피자업체는 30분 배달제에 대한 논쟁이 거세지자 빠른 배달을 강요하는 듯한 내부 업무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피자란 제품 특성상 빠른 배달이 꼭 필요하지만 안전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조항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도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근 "30분 배달 서비스로 작년 한해만 한 업체에서 3명이 죽었다. 국격을 위해서라도 30분 배달제를 폐지해야 한다"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