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가 '망언 종결자'로 등극했다.
김태희는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MBC 새 수목극 '마이 프린세스' 제작발표회에서 '외모 때문에 연기력이 폄하되는 게 억울하지 않냐'는 질문에 "괜찮다. 대신 외모를 가졌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웃겼다. 이어서 "워낙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서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걸 채워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태희는 어깨라인이 드러난 흰색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했다. 머리에는 티아라를 쓰고 극중 '예비공주'의 캐릭터를 재현했다. '짠순이' 여대생에서 하루 아침에 공주로 발탁되는 인물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감정표현을 하는 솔직하고 발랄한 여성이다. 김태희는 맡은 캐릭터의 '명도' 만큼이나 활달한 모습과 재치있는 언변으로 인터뷰를 주도했다. 송승헌과 압구정 길거리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춤추는 장면에서는 대본에 없던 소녀시대의 화살춤을 춰 스태프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태희는 "어렸을 적에 공주라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을 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 난 톰보이 스타일이었다. 성인이 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소심해졌는데 이번에 발랄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새로운, 또는 숨겨져있던 내 모습을 조금이나마 찾은 것 같다"며 "처음에 이 캐릭터를 맡았을 때는 걱정도 많이 했지만 이젠 적응이 되면서 오히려 편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역인 송승헌과는 원래 잘 아는 선후배 사이. 애초 '마이 프린세스'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송승헌에게 캐릭터에 대한 조언을 주고 받았다. 이에 김태희는 "고 앙드레김 선생님 패션쇼 무대에 함께 서기도 했고 같은 미용실에 다녀 잘 아는 사이였다. 그 전에도 작품 얘기가 오가기도 했었다"라며 "'아이리스' 때 이병헌 선배는 극중 설정이 '내가 사랑하는 남자'라서 처음부터 괜히 의지하고 싶었는데 송승헌 선배는 좀 다르다. 원래 잘 아는 사이인 데다가 극중 내가 '함부로 대하는' 인물이라 실제로도 굉장히 편하다. 현장에서도 같이 밥 먹고 매번 붙어지낸다"고 말했다.
김태희는 국내 미인의 대명사가 됐다. SBS '시크릿 가든'에서도 현빈이 극중 사랑하는 여자 하지원을 두고 '이 사람이 제겐 김태희'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김태희는 "그 장면 보고 많이 놀랐다.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이 프린세스'는 최고 재벌기업의 유일한 후계자 송승헌과 평범한 여대생에서 공주가 되는 김태희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박예진·류수영과 중견배우 이순재·임예진·비스트의 이기광이 출연한다. '즐거운 나의 집' 후속으로 오는 5일 첫 방송된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