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1·단국대)의 '빨강 머리' 변신이 화제다.
박태환은 지난 8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단 결단식에서 머리카락을 빨갛게 염색하고 나타났다. 결단식 사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오르자 네티즌들은 새롭게 변신한 박태환의 모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박태환 빨강 머리'가 인기 검색어였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이번에도 3관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그는 이번 대회 수영에서 남자 자유형100·200·400·1500m와 계영 400·800m, 혼계영 400m에 참가한다.
박태환은 지난 4일까지 약 석 달 동안 괌과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아시안게임 마무리 훈련을 했다. 이때만 해도 그는 평범한 머리색깔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파격적인 빨간 머리로 염색을 한 것이다.
박태환을 후원하는 SK텔레콤 스포츠단 관계자는 "박태환이 큰 대회를 앞두고 늘 패션을 바꾸는 것으로 기분 전환도 하고 각오도 다지는 징크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도하 아시안게임 때 노란색으로 염색하고 대회 3관왕에 올랐다. 금메달 3개뿐 아니라 은메달 1개·동메달 3개까지 총 7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문신을 선보였다. 골반 옆쪽에 조그맣게 오륜기를 새겨넣으며 올림픽 금메달 의지를 보여줬다. 박태환은 베이징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지난 8월 미국 어바인에서 열린 팬퍼시픽 수영대회를 앞두고는 머리카락을 노란색으로 염색했다. 박태환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때 전종목 결승행에 실패하는 좌절을 맛봤는데, 이후 처음으로 나선 굵직한 국제대회가 바로 팬퍼시픽 대회였다. 그는 이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SK텔레콤 스포츠단 관계자는 8일 "박태환이 이번에 빨간색으로 염색한 건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도 공격적이고 정열적으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뜻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부진을 씻고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는 8일 결단식에서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특정 선수가 아닌 나 자신과의 경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광저우=이은경 기자 [kyong88@joongang.co.kr]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