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남녘으로부터 봄소식이 들려온다. 서울은 아직도 동장군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데 말이다.
매년 이맘때면 남쪽 바닷가의 동백은 이 추위에도 처연하게 붉은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으며, 성급한 놈은 무게를 이기지 못한 꽃을 발 아래 떨어뜨린 채 이미 봄이 왔다고 우기고 있다. 마치 자신이 봄의 전령인듯.
사실 봄의 상징은 겨우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동백뿐이 아니다. 고로쇠도 그중 하나다. 겨우내 움츠렸던 고로쇠나무는 봄이 돌아오면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한다. 표피에 생채기를 내면 뿌리에서 나뭇가지로 전달하기 위해 부지런이 뿜어올리는 수액이 수돗물처럼 쏟아진다.
이를 받아 모은 것이 ‘고로쇠 약수’다.
단풍나무과의 고로쇠 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은 단맛이 나는데, 뼈에 이롭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됐다. 칼슘·칼륨·마그네슘·망간 등 미네랄 성분이 많아 골다공증 개선과 면역력 강화에 효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산후 병이나 신경통·위장병·고혈압·비뇨기 계통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경남 거제시에선 고로쇠 수액 채취를 30일 시작한다.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 고로쇠 수액 채취에 맞춰 ‘거제고로쇠협의회’는 30일 하루 ‘거제 고로쇠약수 축제’를 개최한다.
전국 처음으로 고로쇠약수를 선보이는 거제 축제에서는 3500리터 가량의 고로쇠약수 무료 시음과 함께 고로쇠약수로 만든 각종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다.
거제시의 고로쇠나무는 노자산·가라산·북병산·계룡산 자락에 약 2만 그루가 자생하며,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질과 온난해양성의 기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채취된다.
고로쇠약수는 운동이나 사우나 후에 먹는 것이 좋으며 이뇨작용이 원활하여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고로쇠물의 유익한 성분은 잘 흡수되게 한다. 또한 많이 마셔도 탈이 나지 않는 천연 건강음료이기도 하다.
거제시는 1차 ‘고로쇠약수축제’에 이어 오는 3월 7일 ‘거제고로쇠약수 마라톤 대회’와 함께 2차 약수 축제를 연다. 마라톤 참가접수는 2월 15일까지이며, 인터넷 (www.geojemarathon.co.kr)으로 접수를 받는다.
인근관광지로는 한국전쟁 당시 포로를 수용한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을 기념하는 ‘옥포대첩기념공원’, 한국의 파라다이스 ‘외도’, 흑진주 빛의 해수욕장 ‘학동몽돌해변’, ‘거제어촌민속전시관’ 등이 있다. 거제시 관광과(055-639-3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