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日 히토야마 정치 철학, 칼레르기 책 속에 있다
이달 중순 총리에 취임할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가 일본 월간지 '보이스(Voice)' 9월호에 기고한 '나의 정치 철학'에서 언급한 쿠덴호프 칼레르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토야마는 이 기고문에서에서 쿠덴호프 칼레르기를 정치 사상 철학의 모토로 삼고 있어 칼레르기를 알면 하토야마 대표의 정치 철학과 그 지향점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칼레르기는 유럽 통합의 아버지다.
1923년 '범유럽(PAN-EUROPA)'이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이 저서는 오늘날 EU로 연결되는 범유럽운동의 모티브가 됐다. 그는 일본 공사를 하고 있던 오스트리아 헝가리제국의 귀족 하인리히 쿠덴호프 칼레르기 백작과 아자부의 골동품 딸 아오야마 미츠코의 차남으로서 태어나 에이지로라는 일본명도 갖고 있다.
칼레르기는 1935년에 '전체주의 국가대 인간'(Totalitarian State Against Man)이라는 저서를 출판했다. 이 책은 소련 공산주의와 나치의 국가사회주의에 대한 격렬한 비판과 그들의 진출을 허락한 자본주의의 방종함에 대한 심각한 반성에 관한 내용이다.
칼레르기는 이 책에서 "자유야말로 인간 존엄의 기초이며, 지상의 가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본주의가 심각한 사회적 불평등을 만들어 내고 이에 대한 반발로 '평등'에의 희구가 공산주의를 태동시키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양자에 대항하는 국가사회주의가 출범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애가 수반되지 않으면, 자유는 무정부상태의 혼란을 초래하고 평등은 폭정을 동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오로지 평등만을 추구하는 전체주의도, 방종에 빠진 자본주의도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손상시켜 인간을 수단으로 전락시킨다고 했다.
칼레르기는 자유와 평등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할 수 없게 균형을 도모하는 이념이 '우애'라고 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나의 조부 하토야마 이치로께서쿠덴호프 칼레르기의 저서를 번역해 출판했을 때, 박애를 우애라고 번역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토야마 대표가 향후 우애 정치를 펼칠 것이란 암시다. 그는 "한일간의 영토문제 등은 한일 양국간의 교섭을 통해서도 해결이 불가능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을 확대 해석하면, " '우애 혁명'의 전개를 통해 한일간의 영토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애가 이끄는 또 하나의 국가 목표는 '동아시아 공동체'의 창조일 것이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네티즌들은 "하토야마의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칼레르기 사상 철학을 잘 관찰해 우리의 국익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과 "우애정치를 통해 대동아공영권을 주창하는 과거 일제의 모습이 되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등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병철 기자 [jb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