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 강남과 강북의 주요 공연장에서 대형 뮤지컬들의 한치 양보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서바이벌 게임이라 할 만큼 치열해 보인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일 삐노끼오' '젊음의 행진' '로미오와 줄리엣'은 강남에서, '돈주앙' '스프링 어웨이크닝' '맘마미아' '노트르담 드 파리'는 강북에서 무대에 오른다.
여름이 지난 후 강남·강북 중 어느 쪽이 웃을지를 전망해 봤다.
'브로드…' vs '돈주앙' - 춤 대결
'브로드웨이 42번가'(7월 21일 개막, LG아트센터)와 '돈주앙'(7월 9일 개막, 충무아트홀)의 대결 포인트는 춤이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300여 벌의 무대 의상, 30회가 넘는 무대 전환 등 화려한 무대 외에도 평균 신장 172cm의 코러스 걸 '군단'을 구축했다.
늘씬한 각선미로 뿜어내는 탭 댄스의 무대는 어느 때보다 매혹적일 것으로 점쳐진다. 주인공인 옥주현과 임혜영도 몇 개월간 탭 댄스에 공을 들였다. 올초 멋진 플라멩코 춤을 선보인 '돈주앙'의 스페인 플라멩코 팀이 그대로 내한한다. '돈주앙'의 팀워크가 더욱 탄탄해져 더욱 기대를 모은다. 두 작품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전망.
'일 삐노끼오' vs '스프링…' - 초연
이탈리아 뮤지컬 '일 삐노끼오'(8월 7일 개막,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와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7월 3일 개막, 두산아트센터)은 국내 초연작으로 관심을 모은다. 피노키오를 주인공으로 한 '일 삐노끼오'는 국내에선 보기 어려웠던 이탈리아 뮤지컬이다.
2003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 떼아뜨로 델라루나 극장에서 초연됐다. 유럽권을 벗어난 지역으로는 최초로 국내 무대에 소개된다. 2007년 토니어워드 8개 부문 석권에 빛나는 '스프링 어웨이크닝'도 올해의 기대작이다. 청소년들의 반항과 비극적 죽음을 그린 이 작품은 파격적인 정사 장면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브로드웨이와 똑같은 수위로 공연한다. 고등학교 이상 입장가(중학생은 보호자 동반시 입장 가능)다. 세 주인공 멜키어·모리츠·벤들라 역에는 각각 김무열·조정석·신예 김유영이 캐스팅됐다.
'젊음의 행진' vs '맘마미아' -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 행진'(7월 18일 개막, 코엑스 아티움)과 '맘마미아'(7월 23일 종료, 국립극장)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대결이다. '젊음의 행진'은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등 귀에 익숙한 넘버들로 라인업을 이룬다.
이성진과 이지훈, 두 연예인이 남자 주인공에 더블 캐스팅 됐다. 현재 공연 중인 '맘마미아'는 최정원·이태원·전수경의 무대로 아바의 주옥같은 멜로디들에 빠져볼 수 있는 무대다. 공연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젊음의 행진'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로미오…' vs '노트르담…' -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7월 4일 개막,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과 '노트르담 드 파리'(8월 4일 개막, 국립극장)는 둘 다 프랑스 뮤지컬이다. 한국어로는 처음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프로덕션이 다소 급박하게 조직됐다. 임태경·신성록·김소현 등의 개인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윤형렬의 콰지모도 연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