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투수 윤석민(23)이 2009시즌 MVP 등극을 위해 볼끝 강화에 나섰다.
윤석민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의 여파로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를 노리다 다승왕 타이틀만 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상식장에서 김광현(SK)이 MVP에 등극한 것을 지켜본 그는 "2009년에는 반드시 MVP를 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한 조치가 볼끝 강화다. 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윤석민은 "캠프에서 체력과 투구 밸런스, 공의 무브먼트(볼끝) 등 3가지를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특히 타자 앞에서 볼끝을 좋게 하기 위해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는 식으로 투구 폼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투수의 생명과 다름없는 볼끝은 피칭시 공의 중간 스피드를 의미한다. 초속에 비해 중속이 떨어지지 않아야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고 타자와의 싸움에서 압도할 수 있다.
시속 150㎞의 공이라 해도 홈플레이트를 통과할 때 130㎞ 이하로 확 떨어진다면 타자는 쉽게 공략이 가능하다. 오히려 140㎞ 초반대의 공을 던지더라도 130㎞이상으로 들어오는 게 타자로선 까다롭다.
초속과 중속의 차가 7~8㎞에 불과한 투수를 좋은 볼끝을 가졌다고 하는데 피칭 매커니즘상 단단한 하체가 뒷받침돼야 한다. 윤석민이 체력을 중시하는 이유다.
아울러 공의 체중을 싣기 위해 릴리스 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끌고 가야 한다. 윤석민은 "피칭시 디딤발이 되는 왼쪽 무릎을 낮추는 식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보급 투수'로 불린 선동열 삼성 감독의 현역시절 피칭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이상적인 투구폼은 부상 방지의 효과도 지닌다. 조범현 KIA 감독은 "윤석민이 지난 시즌 막판 어깨 피로 누적으로 고생을 했다. 체중이 제대로 받쳐주고 공을 앞에서 부드럽게 던진다면 부상을 당할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체력·투구 밸런스·볼끝이 같은 맥락인 셈이다.
첫 시험무대는 당연히 내달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다. 윤석민은 "지난해 올림픽에서 많이 등판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막지 못했고, 실점도 했다. 운좋게 타자들이 점수를 잘 뽑아줘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이번 WBC에서는 완벽한 투구로 타자들에게 진 빛을 갚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회훈 기자 [hoo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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