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고액연봉자 4인이 우승열쇠…선동열 감독의 ‘4=3 공식’
선동열 삼성 감독이 5년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았다. 감독에 부임하면서 재임 중 3차례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삼성에 필요한 우승 공식은 뭘까. 아마도 탬파베이의 2008년 공식(TIP 참조) 마냥 Ɗ=3'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난 해 부진했던 고액 연봉자 4인방, 양준혁(40)·진갑용(35)·박진만(33·이상 타자)·배영수(28·투수)이 올해는 제 몫을 해줘야만 3번째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준혁은 캠프에서 왼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전반기 최악의 부진에 빠지며 Ɖ할 타자'의 자존심을 구겼다. 진갑용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는 출장이 뜸했다.
박진만은 어깨 부상으로 출장 경기수가 적었고 개인 성적은 삼성에서 뛴 4년 중 가장 나빴다. 배영수는 팔꿈치 수술 이후 첫 시즌의 후유증으로 구속도 떨어지고 투구수 한계도 금방 나타났다.
올 해는 4인방이 자존심을 되찾을 공산이 크다. 양준혁은 지난 해 하체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후반기에는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올 겨울 등산으로 체력 보강에 매달리고 있다. 올 해로 40대가 된 양준혁은 "이름값이 아닌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제 대회 단골인 진갑용은 3월에 열리는 WBC 대표팀에서 제외돼 한결 팀에 충실할 수 있다. 두 번째 FA 계약(1년 총액 12억원)을 기분좋게 한 박진만도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됐다. 선 감독은 "지난해 베테랑 타자들이 부진했다.
젊은 타자들이 성장했지만 올해는 베테랑들이 예전 기량을 회복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형우와 박석민 등 젊은 타자들이 지난 해 성장해 이들과 조화를 이룬다면 외국인 타자 없이도 타선에 중량감이 실린다.
배영수는 오는 15일 괌으로 출국해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앞서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2004~2005년 선(SUN)의 황태자로 활약한 배영수는 올해 수술 받은 지 2년이 지나 구속도 150㎞대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해 10승 투수 윤성환과 새로 가세한 외국인 투수 2명이 기본만 한다면 선발진도 한결 안정된다. 마무리 오승환을 축으로 정현욱·안지만 등 불펜은 최고 수준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삼성 고액 연봉자 4인방의 2008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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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연봉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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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7억원 .278-8-49
진갑용 5억원 .279-11-45
박진만 4억 5000만원 .244-5-38
배영수 3억원 9-8-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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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는 타율-홈런-타점, 투수는 승-패-평균자책점.
▲TIP= 탬파베이의 2008년 공식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탬파베이의 조 매든 감독은 Ə=8'(9명이 뭉치면 8팀이 진출하는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다)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주창했다.
시즌 시작전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에게 건넨 이 메시지는 뉴욕양키스와 보스턴이 지배하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조에서 기적적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면서 더욱 더 강렬해 졌고, 포스트시즌까지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한국 프로야구도 매년 구단이 팀 캐치프레이즈를 팬 공모를 통해서 정하지만 그 해 해당 팀의 특징과 컬러 등을 살려내는 강렬한 맛은 없는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