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장애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베이징 웬진호텔 1층 ‘코리아하우스’'에 마련된 한국e스포츠체험관.
입구에 들어서자 왼편 세트에서 한국 e스포츠의 아이콘 임요환 선수(공군 에이스·감독 유성열)와 장애인 게이머 김대근 군(19·부산 배화학교)이 스타크래프트 시범경기를 가지며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청각장애를 가진 김 군과 임 선수가 e스포츠 경기를 매개로 소통하며 축제의 장을 마련한 순간이다.
333㎡ 규모의 코리아하우스는 올림픽 기간 선수단을 지원하고 국가 홍보와 스포츠 외교를 책임질 베이스캠프. 한국이 코리아하우스를 마련한 것은 장애인올림픽에서는 베이징 대회가 처음이며, 이번 148개 참가국 중 코리아하우스와 같은 시설을 마련한 국가는 한국과 독일 등 7개국뿐이다.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관계자는 “e스포츠의 종주국 한국을 알리는 동시에 국제적으로 활성화된 e스포츠의 저변을 장애인에까지 넓히자는 취지에서 코리아하우스내에 e스포츠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범경기를 치른 임 선수도 “김 군의 스타크래프트 실력이 수준급이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며 “경기의 승패를 떠나 친선전을 갖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2007년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김 군은 “평소 한번 붙어보고 싶었던 요환이형이랑 실제로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갖게 됐다는 소식에 무척 설렜다” 며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번 요환형이랑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5일 시범경기에 앞서 열린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는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차관과 장향숙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장 등 내외 귀빈과 선수단 관계자가 참석했다. 장 회장은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한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코리아하우스를 가졌다”면서“장애인 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뜻 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6일에는 대회 개막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한승수 국무총리도 코리아하우스를 직접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한 총리는 e스포츠체험관과 관련 “특히 이번 코리아하우스에 마련된 e스포츠체험관은 IT 강국 한국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며 "대회가 끝난 뒤에도 세계 각국에 한국이 이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 주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은 9~10일 대구시에서 제 4회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츠대회를 개최한다. 전국 16개시도 350여명의 선수와 지도교사 200여명 등 총 550여명이 참여하게 된다. 특수학교는 시각·청각·지체·발달장애 4개 영역으로 나뉘어 스타크래프트 등 4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건전한 게임문화의 발굴로 사회통합 및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규남 게임산업진흥원장은 “장애학생과 일반학생 혹은 부모와 소통의 도구로 활용되길 희망하며, 나아가 언어나 신체·국경의 장애를 넘어 세계 장애학생들의 축제의 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