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잠적 5년
김현희가 완전히 모습을 감춘 것은 2003년 말이다. 당시 그는 KAL 858기 폭파사건의 사건조작설을 담은 소설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이 제기돼 검찰 소환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때마춰 한 방송사가 자택과 친척집 등을 오가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자 잠적했다.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한 정부가 그를 빼돌렸다는 추측도 나돌았지만 이보다는 그가 신변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는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사고 발생 3년 만인 1990년 3월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됐으나 선고 보름만에 특별사면돼 풀려난 뒤 안보관련 외부 강연과 수기 출간 등 공개 활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그는 사면된 뒤에도 안기부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았다. 안기부는 김현희가 사면된 직후인 1990년 6월 결혼 문제를 포함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김현희 활용 및 정착지원 마스터플랜'을 작성했다.
사면된 뒤 친척집에서 살던 김씨는 1997년 12월 28일 자신의 신변 경호를 담당한 안기부 직원 정모씨와 결혼하면서 분가했고, 이후 공개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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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 서울에 살고 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 벌써 잠적 5년▷
1987년에 일어난 KAL 폭파사건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