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의 4인의 경마전문가가 서울경마장의 각 분야에 포진하며 한국 경마의 업그레이드를 이끌고 있다.
경마시행국의 분류 등급에서 '파트 1'(한국은 파트 3)에 속할 정도로 세계 정상급인 호주경마는 1990년대부터 한국과 끈끈한 인연을 맺고 한국경마를 지원해 오고 있으며 한국마사회도 호주 경마 전문인력의 우수성을 그동안 체험으로 체득해 앞으로 교류는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1호는 2004년 11월 한국마사회의 재결위원으로 부임한 브렛 앤소니 라이트(46). 또 지난 달에는 호주의 수석 재결위원을 지냈던 제임스 페리(36)가 합류해 경주진행 과정을 감시하고 공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인 재결실을 이끌고 있다. 특히 라이트씨가 부임한 이후에는 팬들이 판정 결과에 항의하고 재결 위원들의 자격 시비를 거는 일이 사라지다시피했다.
이제 한 달 남짓 근무한 페리씨는 그레이하운드 경주(경견), 마차경주 재결위원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전천후 심판'으로 눈길을 끈다.
호주 출신의 기수도 있다. 이큐야스, 노조무(이상 일본)에 이어 제3호 외국인 기수인 대니 크레이븐(33)으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17년간 활동하며 700승 이상을 올린 베테랑 기수다. 지난 해 11월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팬들에게 선을 보인 이후 현재 95전 1착 5회(2착 2회)를 기록 중이다.
아직까지 명성에는 못미치는 성적이지만 호주와 달리 마필 조교까지 담당해야하는 한국적 특수 상황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언제든 잠재된 노련한 기승술을 빛낼 가능성이 있다. 내달 13일 계약이 만료되지만 한국생활에 만족하고 있어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말발굽에 편자를 붙이는 장제에도 호주인이 활약 중이다. 경주마보건원의 딕 앤드류 풀리쉬(43)씨로 의학으로 치면 '전문의'에 해당하는 마스터 장제사 출신이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마카오 자키클럽의 수석 장제사로 일하며 50여명의 장제사를 거느린 정상급 실력이다. 자신의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장제사를 길러내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마사회 중장기전략 담당자는 "외국 인력 도입이 추가로 이뤄질 계획이다. 그럴 경우 조세협약이 유리하게 체결돼 있는 호주 출신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해 호주 출신의 한국경마 진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