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MLB 인사이드] 박찬호의 매생이국과 프린스 필더의 채식 선언
일본 도쿄에서 열린 보스턴-오클랜드의 공식 개막 2연전으로 팀 당 162게임, 전체 2,430경기 대장정의 2008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시작됐다. 올해 관심을 모으는 사안 중 하나는 최연소 한 시즌 50홈런 기록으로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킹 프린스 필더(24)가 올시즌엔 과연 몇 개의 홈런을 쏘아 올릴 것인 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야채 먹고 홈런포가 나올것인가 여부다.
필더는 180㎝의 키에 123㎏이다. 그간 '살이 춤 추는' 몸을 갖고 있던 그가 채식주의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어렸을 적 맥도널드 햄버거 광고에도 출연하기도 했고 유난히 치즈버거와 스테이크를 즐겼던 필더가 지금은 두부(tofu)와 야채를 주식으로 삼고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고기를 사랑하던 프린스 필더는 아내가 읽던 다이어트 책을 읽고 나서 돌변했다. ‘쓰레기 같은 음식을 더 이상 먹지 않고 날씬하고 멋진 여자가 되는 가이드’라는 책 제목에 호기심이 생겨 들여다 본 것이 계기였다.
채식으로 식생활을 바꾼 그는 치즈도 지방을 제거한 카티지 치즈(cottage cheese)만 찾고, 콩과 야채로 만든 핫도그와 버거를 먹으면서 “나는 지금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아마 더 이상 고기를 먹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선언했다.
식생활이 바뀐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현재까지도 네드 요스트 감독과 구단 관계자, 열성 팬들까지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작년 50홈런 118타점(타율 2할8푼8리)을 기록했던 슬러거가 시범 경기 개막 후 단 하나의 홈런도 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겨우 지난 주에야 첫 홈런을 날렸다.
24일 현재 스프링캠프 18게임 50타석에서 14안타. 타율은 3할2푼1리(8타점)로 좋으나 홈런은 1개에 그치고 있다. 홈런포 고장은 결국 육식에서 채식으로 식단을 바꾼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지난 2007시즌에는 배리 지토(샌프란시스코)가 FA계약 직후 식단을 바꿨다고 선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토는 미 우주항공국(NASA) 출신의 인체생리학자가 제공하는 우주식을 먹었다고 한다.
주재료 가운데 하나가 두부인 점이 프린스 필더와 비슷하다. 훈련 기간 중에는 에너지 공급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탄수화물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시즌 중에는 피로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식단을 짠다고 했다.
그러나 배리 지토는 투구 동작에서 스트라이드 폭을 넓히는 변화를 시도하다 실패한 탓도 있지만 어쨌든 11승14패, 평균 자책점 4.53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말았다.
박찬호는 LA에서도 부인 박리혜씨가 끓여주는 매생이국을 즐긴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박리혜씨는 미국의 CIA에서 프랑스 요리를 전공했고 음식 칼럼니스트, 메뉴 플래너, 와인 어드바이저로 국제 무대에서 활동한 전문가이다.
‘음식은 마음의 고향 같아 어머니가 끓여주는 국 한 그릇에 힘과 위안을 얻는다’는 소신을 가진 그녀는 제철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최고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별한 식단을 준비한 이들은 올시즌 후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
장윤호 기자 [changy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