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된 한승수 총리 후보자는 ‘화려한’ 혼맥으로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우선 부인인 홍소자씨의 어머니 육인순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의 큰언니다.
아들 상준씨의 아내 이희연씨는 아버지가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고, 할아버지는 이희림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2007년 작고)이다. 딸 상은씨는 동일고무벨트 창업자인 김도근씨(2005년 작고)의 손자인 김세연씨와 결혼했다. 김씨의 작은 아버지는 한국맥도널드와 수입차판매사인 렉서스 동일 모터스의 김형수 회장이다.
이처럼 소위 ‘잘 나가는’ 집안은 ‘잘 나가는’ 집안과 사돈 관계를 맺는 것이 당연한 일일까. 또 그들은 과연 능력과 성격보다는 돈과 지위만을 보고 결혼을 결정하는 것일까. 이른바 ‘명문가’들의 결혼에 얽힌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현정 트리오’가 말하는 현실
2006년 8월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가 현대가의 정대선씨와 결혼을 하면서 세간에선 ‘현정 트리오’라는 말이 유행했다. 2001년 다음 커뮤니케이션 이재웅 대표와 결혼한 황현정 전 아나운서와 1995년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던 연예인 고현정을 함께 아울러 지칭한 것이다.
‘현정 트리오’의 탄생으로 남자는 돈, 여자는 외모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큰사위 이상주씨는 삼성화재 법무담당 상무보, 둘째 사위 최의근씨는 서울대병원 내과 전문의, 셋째 사위 조현범씨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씨의 남편은 최태원 SK회장이다. 이외에도 정계·재계·법조계 등의 사돈 관계는 꽤 많다.
■명성과 함께 능력도 중요
최근 결혼정보회사 웨디안(대표 손숙, wedian.co.kr)이 지난 1년 동안 프레스티지(VIP) 회원들 중 최상위층으로 꼽히는 258명에게 ‘명문가 결혼’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결혼 시 가장 중요시하는 조건은 무엇인가”를 묻자 41%가 ‘사회적 명성’을 꼽았고, 이어 ‘능력’ 35%, ‘외모’ 13%, ‘재산’ 11%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재산이나 외모보다는 명성과 능력을 중요시한다는 답변이 많다는 게 눈에 띈다.
“자신이 상류층에 속해서 결혼이 쉽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76%의 응답자가 “오히려 더 힘들다”며 나름대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결혼 시 부모님의 의견 존중도”를 묻는 질문에는 81%에 해당하는 대다수의 응답자가 “크게 작용한다”고 응답했다.
■명문가 결혼의 오해와 진실
‘명문가는 명문가끼리 결혼한다’ ‘명문가의 결혼에는 사랑은 없고 조건만 있다’라는 속설은 실제로 어려서부터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끼리 어울리기 때문에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일반인들도 자신과 비슷한 조건의 배우자를 고르는 경향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중견그룹 임원진의 장녀인 이지연(가명·29)씨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학 시절 사귀었던 ‘평범한’ 남자와 결혼을 강행했으나 끝내 이혼의 아픔을 맛봤다.
이씨는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달라도 맞춰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인지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돈이 많거나 외모만 뛰어나면 된다’라는 속설은 설문 결과에서 나타났듯 외모와 재산보다는 명성과 능력이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틀린 말이라 할 수 있다.
‘상류층은 결혼 상대자가 넘쳐난다’라는 것도 잘못 알려진 속설 중 하나. 오히려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한다. 애당초 신분 차이 등으로 인해 접근을 두려워하고, 또 소개를 받아도 그 뒤에 흘러나올 소문 때문에 만남 자체가 쉽지가 않다. 최미숙 웨디안 프레스티지 팀장은 “상류층 사람들은 남들에게 알리기 싫어하는 점 때문에 오히려 결혼정보회사를 더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명문가 결혼에 관한 4가지 오해와 진실
명문가는 명문가끼리 결혼한다? →일반인들도 비슷한 조건의 배우자를 고른다
명문가의 결혼에는 사랑은 없고 조건만 있다?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면 감당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