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가 자신이 진행하는 한 케이블채널 프로에 게스트로 출연한 허경영 전 대선 후보의 예능 프로그램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평소 칭찬에 익색한 김구라이기에 이채롭다.
김구라는 1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서 "허경영 후보는 사람의 마음을 흡입하는 재주가 있다. 허황될 수도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대화를 나누면서 페이스를 내쪽으로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기가 센 허 후보는 내 공격을 잘 방어해냈다"고 말했다.
김구라와 허경영은 지난해 12월 28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B급 뉴스 쇼! 구라데스크'에서 처음 만나 입담 대결을 벌였다.
김구라는 이어 "허 후보와 얘기를 하면서 문득 든 생각은 그가 돈키호테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대선 공약으로 내건 출산축하금 1억원도 허황된 얘기지만 듣고 보면 참 기분 좋은 말 아닌가. 추종자와 마니아들이 있다는 것도 그의 인기 원동력일 것이다. 나도 데뷔할 때 추종자들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그런 점에서 나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는 것도 허 후보와 나의 공통점"이라고 말한 김구라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허 후보가 연예계에 입성할 경우 시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입질이 올 수 있다. 그럼 나와 라이벌이 될 것이다"라고 익살을 떨기도 했다.
김구라의 발언은 방송인으로서 허 후보의 자질을 높게 평가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허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결혼할 때 1억원, 출산하면 3000만원을 주겠다고 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한 프로그램에서 "UFO를 압구정동에서 목격했고,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다"는 이색적인 발언으로 유명세를 이어갔다.
인터넷에서 고수를 뜻하는 '허본좌'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그는 지난 12월 28일 스토리온 '박철쇼'에 이어, 29일엔 KBS 2TV '폭소클럽2'(1월 2일 방송) 녹화에도 참여하며 연예인 못지 않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허경영 후보의 이같은 방송 활동에 대해 한 중견 PD는 "방송사는 대중들의 호기심과 허경영의 엉뚱함에 주목하고, 허 후보는 이를 인지도 상승에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호감도를 높여 내년 총선 출마를 꾀하는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장상용 기자 [enisei@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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