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서울 경마 10대 뉴스] 삼관마 탄생 ‘웃고’ 임대규 기수 사망 ‘울고’
올 한 해 경마계엔 유난히 일이 많았다. 원년 삼관마 탄생 등 좋은 일도 있었지만 고 임대규 기수의 사망, 그리고 초유의 경마 중단 사태에 사감위법으로 인한 경마의 위축 위기 등 궂은일이 훨씬 더 많았다.
옛말에 끝이 좋아야 다 좋다고 했는데 새해를 불과 사흘 앞둔 지금 경마장의 현실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그러나 힘들면 힘들수록 용기를 잃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숨 가쁘게 달려왔던 2007년 화제의 순간을 되볼아본다.
1 프리 기수제 도입과 외국인 기수
올 초 도입된 프리 기수제와 외국인 기수제는 한국경마의 수준을 진일보시켜 기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한편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가져왔다. 실력이 부족한 기수들은 경주에 출주하는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근면하고 기승술이 뛰어난 기수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특히 최범현은 557회나 경주에 출주해 최다 출주 기록과 함께 71승으로 연간 최다승 부문 2위에 올랐다. 외국인 기수 이쿠·노조무와 데니는 빼어난 경주 실력과 매너로 국내 팬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 장수경주마목장 개장
올 3월 경주마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장수경주마목장이 개장됐다. 2004년 6월부터 약 2년 6개월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된 장수목장은 95년 만들어진 최초의 경주마 육성 목장인 제주경주마목장과 함께 경주마 생산과 육성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3 제이에스홀드 원년 삼관마 등극
제이에스홀드가 4월 뚝섬배(G3), 5월 코리안더비(G1), 10월 농림부장관배(G2)를 연달아 거머쥐며 국산 3세마를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판 트리플크라운 경주의 원년 삼관마가 됐다. 데뷔 전 4착을 제외하곤 9연승 고공행진의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통산 상금 또한 5억 7000만원을 벌어들여 효자마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호사다마랄까. 앞다리 질병이 발병해 2008년도에도 제이에스홀드를 계속해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4 경마 전설 팻데이 기수 방한
세계 경마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전직 미국 기수 팻데이(53)가 지난 5월 방한했다. 팻데이는 1984·86·87·91년에 각각 미국의 리딩자키로 선정되면서 기수 최고 영광인 이클립스상을 4회 수상했고, 91년 마침내 미국 경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팻데이는 서울경마공원과 제주, 부산경마공원을 찾아 국내 경마 관계자 및 경마팬에게 “중독은 피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5 임대규 기수 불의의 낙마 사고
작은 거인 임대규 기수가 경주 중 낙마 사고로 영원히 팬들 곁을 떠났다. 143cm란 키에도 불구하고 500kg 거구의 말을 자유자재로 다뤘던 그는 지난 87년 서울경마공원에서 기수로 데뷔해 통산 5357전 632승을 거두며 경마팬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8월 11일 경주마 크라운포에버에 기승, 경주를 하던 중 불의의 낙마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어 만 41세의 일기를 끝으로 영원히 경주로를 떠났다.
6 명마 ‘쾌도난마’ 영광의 은퇴식
지난 8년간 놀라운 경주력과 근성으로 서울경마공원을 주름잡았던 명마 쾌도난마가 현역을 마무리하고 9월 은퇴했다. 통산 전적 58전 21승, 2착 16회, 수득상금만 해도 12억여 원을 벌어들였다. 경주마로서는 환갑을 넘은 8세 때에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명마의 자존심을 지킨 쾌도난마는 내년부터 씨수말로 활동할 예정이다.
7 최고가 씨수말 포레스트캠프 도입
씨수말 메니피가 갖고 있던 역대 최고 몸값(약 300만 달러)을 경신하며 지난 8월 도입된 포레스트캠프(미·수·10살)가 10만 달러로 최고가 마필에 등극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받은 1회 교배료만 2만 5000달러(약 2300만원)에 달하는 톱클래스 씨수말로서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한편 함께 도입된 브라질산 스프린터 출신 피코센트럴(브라질·수·8세·도입가 약 160만 달러)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8 황제 박태종 기수 다승 1위 독주
지난해 120승으로 종전 김효섭 기수가 세운 연간 최다승 기록 104승을 갈아치운 박태종 기수는 올해도 94승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연말까지 남은 1주일 동안 6승만 추가한다면 2년 연속 세 자릿수 우승을 달성한다. 이같은 기록은 한국마사회가 성적 전산 시스템을 도입한 93년 이래 최초이다. 통산 1351승으로 그의 승리가 곧 새로운 역사가 된다.
9 박대흥 조교사 최다승 1위 유력
조교사 부문에서는 18조 박대흥 조교사의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해 연간 최다승 부문에서 신우철·유재길 조교사에 이어 3위에 그친 박 조교사는 올해 명문가문·홍지 등의 활약에 힘입어 현재 36승으로 공동 2위 김대근·안해양·김양선 조교사를 제치고 일약 1위로 도약했다. 이 밖에도 올해 동아일보배·대통령배를 거머쥐는 등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10 출마투표 거부 경마 중단
경마 상금과 한국마사회가 제안한 경마 중장기 계획을 둘러싸고 서울 마주협회의 출마투표 거부로 지난 12월에 경마가 중단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서울마주협회를 비롯해 기수협회·조교사협회·관리사노조는 마사회의 중장기 계획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일단 양측은 내년까지 쟁점 사안을 협의 후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김형빈 기자 [rjaejr@ilga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