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으로 한국인의 심기를 건드린 중국이 이번엔 거꾸로 한국으로부터 역사 공격을 당해 시끄럽다. 홍콩ATV가 하루 한 편씩 고구려를 소재로 한 MBC-TV의 <주몽> 을 방영하기 시작. 가시청권인 남중국 일대에 알려지면서 ‘역사왜곡’이라며 중국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지난달 31일 제6회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벌인 ‘백두산 세리머니’를 비하하는 다양한 패러디 사진이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백두산 세리머니’는 외교전으로까지 비화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반중국 드라마’ 지목 성토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4일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고구려 시조의 전기를 다룬 <주몽> 이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홍콩 ATV를 통해 <주몽> 을 시청한 중국 누리꾼들은 인터넷 상에서 <주몽> 을 ‘반중국(反華) 드라마’로 지목하고 드라마 내용을 성토하고 있다.
“일본 하나로도 충분한데 이젠 한국까지.” “한국인들은 자신을 선량하게 그리고 한나라 사람들은 잔혹하게 묘사해 사실을 고의로 왜곡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ATV측은 <주몽> 의 중국어 자막에 ‘한나라’를 ‘천조(天朝)’로. ‘나라’를 ‘부족’으로 바꿈으로써 논란을 피하려 하고 있다.
ATV 관계자는 “일부 민감한 어구를 수정하고 조정했다”며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재미있고 잘 만든 드라마이고 그 소재도 신화이자 전설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개토대왕을 다룬 역사극으로 오는 9월부터 방영되는 <태왕사신기> 도 그 내용에 중국 누리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류 스타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용준이 5년 만에 출연하는 데다 한국 드라마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450억원)가 투여된다는 점에서 중국은 벌써 우려를 보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선전부는 중국과 남북한 사이의 민감한 역사소재인 고구려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이 드라마에 대한 언론보도를 차단했다.
이밖에도 <연개소문> <대조영> 등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다룬 드라마가 한국에서 계속 제작되는 데 대해 중국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백두산 세리머니’ 패러디 반격
중국 정부는 우리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벌인 ‘백두산 세리머니’ 문제의 사진을 보도통제하고 있지만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 언론사의 중국어 사이트에 공개된 이 사진을 입수해 변형한 사진들을 인터넷을 통해 퍼뜨리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白度)’의 옌볜 게시판에는 ‘한국이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표어로 중국에 도발했다’는 주제로 지난 2일 우리 선수들의 ‘백두산 세리머니’사진을 ‘화성도 우리땅(火星也是我們的)’으로 바꾼 사진이 등장했다.
특히 이 게시판에는 동일한 사진에서 ‘우리의 양아버지는 미국’ 혹은 ‘우리는 미국의 대군을 원한다(我們要美國大兵)’로 문구를 바꾼 사진까지 속속 올라왔다. 이는 ‘한국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메시지를 부각시킴으로써 한국을 비하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의 블로그 사이트 ‘닥터블로그(DRBLOGS)’의 한 게시판에 올라온 5종류의 패러디 사진 중 한 장은 ‘우리는 천조의 아들과 백성(我們是天朝子民)’이라는 문구를 담고 있었다.
‘천조’는 옛날 중국이 외국에 대해 자신들의 조정을 일컬을 때 사용한 명칭이라는 점에서 이런 표현 역시 한국을 깎아내리려는 뜻을 품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어떤 사진은 우리 선수들이 걸고 있는 메달을 옥수수로 바꿔 놓는 고도로 은유적인 패러디 기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옥수수의 중국 방언은 ‘방즈(棒子)’로 이 말이 사람에 쓰이면 ‘놈’ 혹은 ‘녀석’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표현 수위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대조영> 연개소문> 태왕사신기> 주몽> 주몽> 주몽> 주몽>주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