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 126경기 중 각 팀이 40경기 가량을 막 소화한 25일 현재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20홈런-20도루` 클럽 후보자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홈런타자는 빠른 발이, 대도들은 슬러거 기질이 조금 모자라는 등 양 부문 선두권이 대비 양상이다.
유력한 후보자인 박재홍(SK)은 홈런(8개.1위) 페이스는 좋으나 도루(4개) 속도가 너무 느리다. 지난 25일 LG전에서도 1회 도루를 감행했으나 실패하는 등 예전 같은 주루 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슬러거인 데이비스(한화)와 양준혁(삼성)도 장타력(홈런 7개)에 비해 기동력(도루 3개)이 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빠른 발을 자랑하는 선수들은 `대포` 갈증을 느끼는 중이다. 도루 1위 박용택(10개)은 지난 11일 시즌 4호 홈런을 터트린 후 보름째 시원한 손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공동 5위 이종범(6개)은 아직 시즌 홈런 등록도 안한 상태.
프로야구는 지난 2년 동안 `30-30`은커녕 `20-20`클럽 가입자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2003년 이종범(20홈런-50도루)이 가장 최근 가입자다. 1989년 김성한(해태.26홈런 32도루)이 처음으로 클럽을 창설한 뒤 2년 이상 가입자가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
올 시즌 유난히 투고타저 현상을 보인 데다 `FA 대박`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이 몸에 대한 보호본능이 강해진 것도 작용하고 있다. 슬러거들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같은 위험한 주루플레이를 하지 않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