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른 일곱, 꺼지지 않는 김선형의 투지 "꿈틀거리는 게 느껴져" [IS 피플]
"마음 안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지던걸요."이정현(38·1m91㎝·서울 삼성)과 마주한 김선형(37·1m87㎝·서울 SK)이 투지를 불태웠다. 김선형은 지난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5득점 7어시스트 5스틸로 맹활약했다. 김선형을 앞세운 SK는 79-75로 승리하며 삼성전 강세(올 시즌 3승 1패)를 이어갔다.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김선형이지만, 이날 맞대결 상대는 선배였다. 김선형의 1년 선배 이정현은 이날 3점슛 2개를 포함해 25득점을 폭발시켰다. 자유투 7개를 모두 성공하고 어시스트도 5개를 더했다. 4쿼터 중반엔 어시스트와 연속 5득점으로 10점 차를 극복하며 동점을 만들어 SK를 위협했다.
김선형은 "서로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 정현이 형 등 베테랑을 상대할 때도 그렇고, 나이를 떠나 에이스끼리 붙을 때마다 서로 기폭제가 된다"며 "자존심 대결까진 아니지만, 서로 동기부여가 되는 듯하다"고 했다. 이어 "정현이 형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 안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뛰었다"고 떠올렸다.김선형은 투지가 불타오르더라도 정면 돌파를 시도하진 않는다. 삼성의 집중 견제를 받은 그는 1쿼터에 득점하지 못했다. 전반을 다 합쳐도 2득점에 그쳤다. 대신 어시스트 4개를 올렸다. 그는 "삼성이 지난 맞대결에서 내 슛도 막고, 돌파도 내주지 않으려고 드롭 수비(스크린을 서는 빅맨이 뒤로 물러서서 수비해 핸들러의 동선을 견제하는 수비 형태)를 계속했다"며 "(최)성모가 계속 나를 따라오면서 (득점할) 공간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전반엔 어시스트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반에는 상대 수비가 느슨해졌다. 내 패스를 의식하니 상대 수비에 공간이 열리더라. 그때부터 득점도 많이 시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SK는 29일 경기에서 승리한 덕분에 2위 울산 현대모비스에 5.5경기 차로 앞서는 선두(29일 기준)를 지켰다. 여유로운 SK와 달리 2위 현대모비스부터 5위 수원 KT까지 4개 팀은 서로 1경기 이내 승차에서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김선형은 "선수들은 방심하지 않으려고 (매 경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승차가 벌어져도) 다른 팀 경기를 모두 챙겨본다"며 웃은 그는 "2위와 승차가 벌어지더라도 마찬가지다. 우승을 확정하는 날에야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규리그 우승을 해도 끝이 아니다. PO가 남았다. 경험상 정규리그를 마칠 때 분위기가 PO 성적과도 이어지더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30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