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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원태인·안우진·김도영...'KBO리그산 빅리거' 명맥 이을 후보

2010년대는 'KBO리그산' 메이저리거가 쏟아진 시기다. 2012년 12월 류현진(38·현 한화 이글스)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리그 대표 '거포 유격수'였던 강정호(38·은퇴)도 2015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다. 2016시즌엔 '타격 기계' 김현수(37·현 LG 트윈스), 홈런왕 박병호(39·현 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해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호령한 이대호(43)와 오승환(43)도 각각 시애틀 매리너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향했다. 류현진과 '좌완 트로이카'를 구축했던 김광현(37)과 양현종(37)은 각각 2020년과 2021년 미국 무대를 밟았다. 이후 2020시즌 30홈런을 기록한 김하성(30)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KBO리그산 '야수' 빅리거 명맥을 이었고, 2022시즌 KBO리그 타격 5관왕을 해내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가 된 이정후(27)도 2023년 12월, 포스팅으로 MLB 팀과 계약한 역대 아시아 야수 중 가장 많은 몸값(6년·1억1300만 달러)을 받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한번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미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한국시간)에는 KBO리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연패(2022~2024)를 해낸 김혜성(26)이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예비 빅리거로 기대받는 선수도 많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 위즈)가 대표적이다. 이정후와 함께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기대받은 선수로 2022·2023시즌은 부상 탓에 부진했지만, 2024시즌 타율 0.289·26홈런을 기록하며 재기했다. 강백호(26)는 지난해 11월, 김혜성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2025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홀가분하게 거취를 정할 수 있다. 강백호는 2022년까지 류현진·김하성 등 빅리거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에이스펙) 소속이기도 했다. 2024시즌 공동 다승왕(15승)에 오른 선발 투수 원태인(25·삼성)도 더 넓은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선수다. 그도 2025시즌 1군 등록 일수(145일)를 채우고 소속팀 허락을 받으면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 연말 시작식에서 "포스팅은 할 생각이 없다. 다만 향후 2년 동안 발전, FA 자격을 얻었을 때 내 기량이 충분하다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고 했다. 원래 일본 리그를 선호했는데, (지난해 3월) 서울시리즈(다저스-샌디에이고)를 겪으며 미국 무대로 생각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원태인만큼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안우진(26)이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과 구위, 슬라이더 퀄리티 모두 KBO리그 최정상급이다. 다만 안우진은 3시즌 더 등록 일수를 채워야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그가 복귀해 공백기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2028시즌 이후 가능하다. 2024시즌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22·KIA 타이거즈),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22·한화 이글스), 2003년생 특급 신성들도 MLB 진출을 예약했다. 특히 김도영은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해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5경기에서 타율 0.412·3홈런·10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08 14:08
프로야구

[IS 인천] 김광현 통산 다승 3위, 한유섬 홈런 단독 1위 등극...SSG, 키움 꺾고 10승 선착

에이스 김광현(36)과 주포 한유섬(35)이 진가를 발휘한 SSG 랜더스가 2024시즌 3번째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거뒀다. SSG는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8-4로 승리를 거뒀다. 에이스 김광현이 6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고, 한유섬은 선제 투런포 포함 멀티 출루를 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날(9일) 시리즈 1차전에서도 8-5로 승리한 SSG는 2연승으로 3연전 우세를 확보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3월 마지막 주말 3연전, 두산 베어스와의 4월 첫째 주 주중 3연전에 이어 세 번째 위닝시리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승(6패)째를 거두기도 했다. 김광현은 바로 전 등판이었던 4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3회 초 투구 중 허리 통증 탓에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우려 속에 나선 10일 키움전에서는 부상 여파가 전혀 없는 투구를 보여줬다. 이전 8경기 기준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팀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862를 기록했던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3회까지 피안타가 없었고, 4회 무사 1·2루 위기에선 최주환을 병살타, 이형종을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김광현은 리그 대표 투수이자 프로 17년 차 베테랑답게 노련한 투구 운영을 보여줬다. 변화구 위주 공 배합을 하다가도, 허를 찌르는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사해 스윙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전 경기까지 타율 0.560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했던 키움 1번 타자로 나선 이주형과의 승부가 대표적이었다. 1회 초엔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았고, 3회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차례로 보여준 뒤 직구로 히팅포인트를 흔들어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1회 이주형에게 145㎞/h 이상 강속구만 3개를 구사했지만, 3회 범타를 유도한 직구는 140㎞/h에 불과했다. 완급 조절 능력도 보여줬다. 김광현은 올 시즌 3승(무패)째 거두며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섰다. 개인 통산 161승(88패)째를 쌓으며 정민철(현 해설위원)과 함께 KBO리그 통산 다승 부문 공동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공격은 한유섬이 가장 빛났다. 그는 2회 말 1사 1루에서 키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홈런을 쳤다. 이 홈런은 한유섬의 올 시즌 7호 홈런이었다. 전날(9일)까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한화 이글스 요나단 페라자(6개)를 제치고 홈런 부분 단독 1위로 올라선 순간이다. 개인 통산 1000경기 출장을 자했다. 한유섬은 6·7회 타석에서도 볼넷으로 출루, SSG 추가 득점에 기여했다. 2018시즌 41홈런을 치며 리그 대표 거포로 올라선 한유섬은 2023시즌은 타율 0.273·7홈런에 그쳤다.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타격 자세를 수정한 게 역효과가 났다. 전반기 출전한 80경기에서 기록한 홈런은 2개뿐이었다. 6·7월 한 번씩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올 시즌도 타율은 15경기에서 0.170에 그쳤다. 낮은 자세로 스윙하는 그에게 선수 키에 따라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포 본능은 살아났다. 안타 10개 중 7개가 홈런이다. 이숭융 감독은 "한유섬은 중요한 시점에 좋은 타격을 해줬다.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유섬이 홈런을 친 6경기에서 SSG는 모두 이겼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0 16:38
프로야구

[IS 인천] 타율 1할7푼? 이숭용 감독 "한유섬이 치면 이기더라고요"

"(한)유섬이가 치는 날에는 이기더라고요."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전한 기분 좋은 징크스다. 3연패 탈출이 절실했던 상황에서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끈 한유섬(35)의 모습을 반겼다. SSG는 지난 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8-5로 승리했다. 한유섬은 2-2로 맞선 4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손현기로부터 중월 솔로홈런을 쳤다. 올 시즌 6호포. SSG가 승리한 직접적인 배경은 7·8회 상대 수비 실책으로 생긴 틈을 놓지 않고 파고 들어 동점과 역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령탑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의 홈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2018시즌 41홈런을 치며 KBO리그 대표 거포로 올라선 한유섬은 지난 시즌은 타율 0.273, 7홈런에 그치며 장타력 저하를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 15경기만에 홈런 6개를 쳤다.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타율은 0.170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홈런이 나오고 있다는 게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는 얘기"라며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며 타자 키에 따라 다른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되고 있는데, (자세를 낮추는) 기마 자세로 치는 유섬이는 이런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결국 자신이 극복할 문제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중요한 순간 (적시타나 홈런을) 쳐주고 있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타격 컨디션에 따라 타순은 조정할 생각이다. 팀 리더 추신수가 부상 여파로 빠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완전체' 타선을 구축했을 때 여러가지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령탑은 선수가 가급적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 생각이다. 한편 9일 키움전에서 3연패를 끊은 SSG는 10일 2차전에서 최지훈(중견수) 박성한(유격수) 최정(3루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 하재훈(우익수) 한유섬(지명타자) 이지영(포수) 고명준(1루수) 안상현(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에이스 김광현이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0 12:08
야구

인천 떠나는 로맥, "2018년 KS 우승 평생 못 잊어"

"SSG 랜더스에서 보낸 5년이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내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다." 제이미 로맥(36·SSG)은 모든 질문에 거듭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나면서 현역 선수 생활에도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했다.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수트 차림으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야구장에서 이렇게 셔츠를 입고 있는 게 내게는 상징적인 일인 것 같다"며 "아들 둘을 아내에게 맡긴 채 2년 째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게 심리적으로 힘들어서 은퇴를 결정했다. 캐나다로 돌아가서도 SSG와 한국 야구에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로맥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7년부터 5년간 한 팀에서 뛰면서 통산 타율 0.273, 홈런 155개, 409타점을 기록했다. 타이론 우즈(두산 베어스·174개)와 제이 데이비스(한화 이글스·167개)에 이어 역대 외국인 타자 중 세 번째로 많은 홈런을 쳤다. 또 우즈에 이어 두 번째로 5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고, 그중 세 차례 30홈런을 넘겼다.특히 2018시즌엔 타율 0.316, 홈런 43개, 108타점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려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SSG는 로맥의등 번호 27번을 팀 외국인 타자 전용 번호로 남겨 다음 선수들에게 물려주기로 했다.로맥은 "그동안 함께 뛴 동료 모두에게 고맙다. SSG 선수 모두에게 진정한 애정을 갖고 있다"며 "올해까지 함께 뛴 김강민과 (은퇴한) 박재상, 박정권, 박정배, 채병용, 나주환 등 베테랑 선수들이 초반에 잘해줘서 팀 적응이 쉬웠다. 그때의 그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또 "팀 안에서뿐 아니라 인천의 커뮤니티 안에서 쌓은 우정도 감사하고 소중했다. 모두에게 어떤 말로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감사하다'는 말을 계속하게 된다"고 했다.로맥은 유독 인천 야구 팬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선수였다. '인천 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이름을 따 '로맥아더 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19년엔 팬 투표 1위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는데, 맥아더 장군을 연상케 하는 복장을 하고 타석에서 유쾌한 퍼포먼스를 펼쳐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도 했다.로맥은 "그때가 아무래도 기억이 많이 난다. 가족들이 (올스타전 장소인) 창원까지 직접 와줬고, 당시 영상과 사진도 많이 갖고 있다"며 "홍보팀과 마케팅팀이 맥아더 장군 코스튬을 하도 밀어 붙여서 걱정하면서 입었는데, 지금은 강요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껄껄 웃었다.희로애락이 시시각각 교차한 5년. 한 팀에서 수많은 순간을 함께했지만, 역시 최고의 기억은 '우승'일 수밖에 없다. 로맥은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을 잊을 수 없다. 1점 차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9회 말 불펜 문이 열리고 (당시 에이스) 김광현이 나왔다. 놀라고, 소름이 돋았다"며 "너무 떨려서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9회 말을 잘 막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다같이 최선을 다해 특별한 우승을 일궜다.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로맥은 6일 가족이 있는 캐나다로 출국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그는 "당분간은 아내와 아이들을 돌보는 남편과 아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캐나다에 정착할 생각"이라며 "야구가 내 인생이었고 아직 열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어디에 있든 SSG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살겠다"는 인사를 남겼다. 인천=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1.03 16:27
야구

400홈런 이룬 최정, 이제 500홈런을 향해 간다

홈런은 '야구의 꽃'으로 통한다. SSG 간판타자 최정(34)은 벌써 400번이나 야구장에 꽃을 피웠다. KBO리그 홈런 역사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이승엽(전 삼성·2017년 은퇴)에 이어 또 다른 '홈런 전설'의 시작을 이미 예고했다. 최정은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프로 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팀이 3-4로 뒤진 4회 초 2사 후 KIA 선발 보 다카하시의 6구째 직구(시속 149㎞)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최정이 프로 17번째 시즌 만에 터트린 400번째 홈런이었다. KBO리그에서 홈런 400개를 넘긴 선수는 이승엽(467개)이 유일하다. 최정은 역대 두 번째이자 오른손 타자로는 최초로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또 19일 기준으로 올 시즌 홈런 32개를 기록하게 돼 NC 나성범(32개)과 팽팽한 홈런왕 경쟁도 이어나갔다. 최정은 SSG(전신 SK 포함)가 자랑하는 간판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7년 1차 지명 선수 김광현과 2005년 1차 지명 선수 최정이 나란히 투타 대표 간판스타로 자란 건 SSG 구단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다. 입단 첫해인 2005년 야구가 잘 안 풀려 스위치 히터 훈련을 받기도 했던 최정은 2년 차인 2006년 홈런 12개를 쳐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면서 '소년 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어 2010년엔 처음으로 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고, 2016년과 2017년엔 2년 연속 40홈런을 넘겨 홈런왕에 올랐다. 2017년 기록한 홈런 46개는 역대 SSG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이자 KBO리그 3루수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기념비적인 홈런 기록도 많이 남겼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SSG 창단 첫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바로 최정이다. 2017년 4월 8일 인천 NC전에서는 시즌 2~5호 홈런을 한꺼번에 때려내 역대 세 번째 한 경기 4홈런 기록도 만들어냈다. 당시 개막 6연패에 빠졌던 팀의 시즌 첫 승을 만들어 낸 홈런들이라 더 값졌다. 무엇보다 최정은 홈런을 가장 꾸준하게 기복 없이 치는 타자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12시즌 동안, 부상으로 100경기를 채우지 못한 2014~2015년을 제외한 10시즌에 20홈런을 넘겼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는 6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고 있고, 이 중 5번은 30홈런을 돌파했다. 기록 달성 페이스도 빠르다. 그는 2018시즌 도중 300홈런 고지를 밟은 뒤 2019년 29개, 지난해 33개를 각각 쌓아 올렸다. 올해 32개를 채우면서 빠른 속도로 통산 400홈런 이정표를 세웠다. 최정이 이승엽의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 KBO리그 최초로 통산 500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최정은 2019시즌을 앞두고 SSG와 6년 총액 106억원에 계약했다. 30대 초반에 원 소속구단과 6년 계약을 한 건 "이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나 다름없다. 아직 그 계약이 3년 더 남았고, 계약이 끝나도 37세다. 최정에게는 앞으로 홈런 100개를 더 채울 힘과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 몸"이라 더 그렇다. 배영은 기자 2021.10.20 14:32
야구

아레나도부터 양키스까지...류현진 '천적' 변천사

류현진(34·토론토)의 빅리그 커리어는 어깨 수술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아시아 투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한 2019시즌을 기점으로 삼는 야구팬도 있다. 선수의 위상이 달라졌다. 2018시즌을 변곡점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부상으로 풀타임은 소화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1점(1.97)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시즌이다. 커터(컷 패스트볼)를 확실한 무기로 장착한 시점이다. 정상급 투수로 올라서기 전까지는 류현진에게도 '천적'으로 여겨지는 상대 타자가 꽤 많았다. LA 다저스 소속 시절에는 지구(내셔널리그 서부) 라이벌 팀에 1명 이상은 있었다. 폴 골드슈미트가 대표적이다. 현재 그는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팀 동료지만, 류현진이 빅리그에 입성한 첫해(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애리조나 소속이었다. 류현진은 2013시즌에만 14번 승부 중 7안타(1홈런)를 허용했다. 어깨 부상에서 재기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2017시즌 재대결(8월 31일)에서도 홈런을 맞았다. 2018시즌 대결(9월 1일)에서도 피홈런 1개가 더 쌓였다. 샌프란시스코 간판타자였던 헌터 펜스도 있다. 2013~14시즌은 22번 중 10안타를 맞았다. 타점 7개를 허용했다. 피홈런은 없었지만, 주자를 두고 상대한 승부에서 고전했다. 통산 피안타율은 0.382. 콜로라도전 등판에서는 찰리 블랙몬과 놀란 아레나도(현재 세인트루이스)에게 약했다. 블랙몬은 2013~14시즌에 10번 승부에 5안타를 맞았다. 2017시즌에는 블랙몬 상대 피안타율을 0.182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아레나도에게는 9번 중 8번이나 안타를 맞았다. 피홈런만 3개. 류현진 커리어 최고 시즌으로 평가받는 2019시즌도 피홈런 1개 포함 5피안타(피안타율 0.417)를 기록했다. 천적이 2명이나 있다 보니 콜로라도전 성적도 안 좋았다. 류현진은 2017시즌 콜로라도전에 4번 등판했는데, 16⅔이닝 동안 21점을 내줬다. 모두 패했다. 5월 12일 등판에서는 10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MLB 커리어 최다 실점이었다. 콜로라도 홈 쿠어스 필드 평균자책점은 10.13에 이르렀다. 2019시즌도 콜로라도전에서 상승세가 끊겼다. 시즌 15번째 등판까지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며 이 부문 MLB 1위를 독주했지만, 6월 30일 콜로라도전에서 피홈런 3개 포함 7실점 하며 무너졌다. 이때도 아레나도에게 1회부터 투런포를 맞았다. 평균자책점은 1.83까지 올라갔고, 2.13을 기록하며 2위에 올라 있던 마이크 소로카(애틀란타)와의 차이가 줄었다. 그러나 약 한 달이 지난 8월 1일 콜로라도전 등판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설욕했다. 쿠어스 필드 원정에서 처음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9월 23일 나선 2019시즌 콜로라도전 마지막 등판에서도 7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반열에 올라서고 있던 시점에서는 '지난' 데이터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가장 최근 부각된 천적은 뉴욕 양키스였다. 양키스도 2019시즌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1위 수성에 타격을 가했던 팀이다. 류현진은 2019시즌 8월 24일 등판에서 4⅓이닝 동안 9피안타 7실점을 기록했다. 이전 경기까지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했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이 경기 뒤 2.00까지 올라갔다. 애런 저지, 개리 산체스, 디디 그레고리우스에게 홈런 3개를 맞았다. 토론토 이적 뒤 첫 맞대결이었던 9월 8일 경기에서도 5이닝 6피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도 '한 경기' 3피홈런. 그러나 17일 뒤 등판한 9월 25일 2020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토론토는 이 경기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올 시즌은 2일 개막전 5⅓이닝 2실점, 14일 2번째 맞대결에서 6⅔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거포'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첫 대결에서 잘 구사하지 않았던 커브 구사를 늘렸고, 허를 찌르는 볼 배합과 로케이션 보여줬다. '농락했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류현진은 가장 최근 등판에서 보스턴에 5이닝 8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번째 패전을 당했다. '한 이닝 팀 사이클링히트'를 허용하기도 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이전 등판인 양키스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보스턴은 22일 현재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다. 뜨거운 공격력을 앞세워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선두를 지키고 있다. 양키스 타선이 팀 OPS 최하위(30위)까지 떨어지자, 국내 MLB팬은 '경계해야 할 팀은 따로 있었다'는 목소리를 냈다. 전적도 열세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보스턴전에 3번(월드시리즈 포함) 나섰다. 2019시즌 등판에서는 7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지만, 다른 2번은 모두 4점 이상 내줬다. 올 시즌 등판을 포함해 펜웨이파크 원정도 3번 중 2번은 고전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해도, 보스턴 타선을 류현진의 새 천적으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 류현진의 커리어에 천적 타자, 유독 약했던 팀은 항상 있었다. 아레나도에 대해서는 류현진도 혀를 내두른다. 그러나 천적 관계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팀은 없다. 맞대결이 늘어나면 더 불리한 쪽은 투수인데, 류현진은 반대 양상을 보여줬다. 승부를 통해 상대 타자를 밀도 있게 파악하고 다채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9시즌 이후 뚜렷하게 약세를 보인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현재 류현진은 2년 연속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 안에 오른 리그 정상급 투수다. 2013~17시즌과는 다른 투수다. 아레나도, 골드슈미트와의 맞대결이 올 시즌 펼쳐진다면,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것. 토론토와 보스턴은 5월 19일부터 시즌 두 번째 3연전을 치른다. 5인 로테이션이 변수 없이 이어지면 이 3연전 중 한 경기에 류현진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올 시즌 두 차례 등판만으로 양키스 앞에 붙었던 '천적'이라는 표현을 지워버렸다. 재대결이 성사됐을 때 불리한 쪽은 보스턴 타선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23 01:11
야구

양현종, '6400만 달러' 듀오 넘어야 빅리그 진입이 보인다

'벼랑 끝' 도전을 선택한 양현종(33·텍사스)이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제 이름값 높은 타자들을 넘어야 한다. 양현종은 25일(한국시간) 오전 10시 5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리는 신시내티와의 2021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양현종은 시범경기에 3번 등판했다. 캠프 초청 선수였기 때문에 기회를 늦게 얻었지만, 등판을 거듭할수록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구단 코칭 스태프와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텍사스는 4·5선발 후보들이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주축 불펜 투수 호세 르클럭과 조나단 에르난데스도 이탈했다. 양현종은 앞선 등판을 통해 구원 투수로도 활용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제 익숙한 자리(선발 투수)에서 재평가를 받을 차례다. 지난해 미니 시즌(팀당 60경기)을 소화한 MLB 구단(텍사스) 입장에서는 KBO리그에서 172⅓이닝을 막아낸 양현종의 '이닝 소화' 능력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상대 주축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경쟁력을 증명한다면 MLB 로스터 진입뿐 아니라 선발 투수 활용까지 고려할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시내티를 상대한다. 지난해 31승29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다. 그러나 162경기 체제로 치러진 2019시즌은 75승87패를 기록하며 지구(내셔널리그 중부) 4위, 2018시즌은 67승9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류현진(토론토)이 통산 7경기 등판, 4승2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한 팀이다. 2020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2경기에 등판, 11이닝 동안 실점 없이 2승을 거뒀다. 김광현의 성적은 양현종에게도 유의미한 표본일 것. 선발 등판이다. 양현종은 1회부터 신시내티 주축 타자들을 상대한다. 신시내티 간판타자이자 MLB 대표 '출루 머신' 조이 보토는 지난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신시내티는 닉 카스테야노스, 에우제니오 수아레즈, 마이크 무스타커스 등 강타자 많다. 이들은 24일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에서도 모두 선발로 나섰다. 카스테야노스는 2020시즌을 앞두고 기간 4년, 총액 6400만 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선수다. 2013시즌 디트로이트에서 빅리그에 데뷔, 주축 선수로 올라섰다. 2017~19시즌 모두 23홈런 이상 기록했고, 60경기에 나선 2020시즌은 14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좌투수 상대 타율은 0.301다. 수아레즈는 2018시즌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다. 2019시즌 49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장타율은 0.473. 수아레즈도 우투수보다 좌투수에게 더 강했다. 무스타커스도 2019년 12월, 4년·6400만 달러에 FA 계약한 거포 내야수다. 통산 190홈런을 기록했다. 한 시즌 20홈런 이상 기록한 시즌만 5번이다. 닉 센젤, 제시 윈커 등 1990년대생 20대 선수들의 타격 능력도 뛰어나다. 윈커는 지난해 54경기에서 12홈런, 장타율 0.544를 기록했다. 2019시즌 MLB 최초로 데뷔 16경기에서 10홈런을 때려낸 아리스티데스 아퀴노, 올해 시범경기에 나선 신시내티 타자 중 가장 높은 OPS(1.220·출루율+장타율)를 기록 중인 마크 페이튼도 경계 대상이다. 양현종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8일 LA 다저스전에서는 이름값 있는 타자를 상대하지 못했다. 14일 밀워키전에서는 주전급 타자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아비사일 가르시아를 상대해 각각 삼진과 범타 처리했다. 20일 다저스전에서는 오스틴 반스, 맷 데이비슨, 맷 비티 정도가 국내 MLB팬에게도 익숙한 정도. 수아레즈와 무스타커스, 카스테야노스는 앞서 상대한 타자들보다는 기량과 폼, 이름값이 더 높다. 카스테야노스와 무스타커스는 2021시즌 연봉이 1400만 달러다. 수아레즈는 1078만 달러를 받는다. 양현종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신시내티 타선을 침묵시키고, MLB 로스터 진입을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3.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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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KBO리그산 '야수 잔혹사' 끝낼까

김하성(25)이 KBO리그 출신 '야수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까. 29일(한국시간) 외신에 따르면, 김하성은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와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 김하성은 연평균 700만~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전망이고,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33·토론토)·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등 KBO리그 출신 투수들과 달리 한국 프로야구 출신 야수는 MLB에 안착하지 못했다. 2014시즌 종료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피츠버그와 계약한 강정호는 실력을 인정받았다. 데뷔 시즌(2015년) 타율 0.287, 15홈런을 기록했다. 이듬해 타율 0.255, 21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강정호의 사생활이 발목을 잡았다. 2016년 12월 서울에서 그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다. 과거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기도 했다. 2017년 3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의 처벌을 받았다. 이로 인해 강정호는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해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8시즌 우여곡절 끝에 피츠버그에 복귀했지만, 2019년 7월 방출됐다. 2016년 빅리그에 나란히 데뷔한 이대호·박병호·김현수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박병호는 포스팅을 거쳐 미네소타와 5년 최대 1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데뷔 첫 달(2016년 4월) 6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62경기에서 타율 0.191, 12홈런에 그친 뒤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2017시즌 내내 트리플A에 머물었고, 결국 KBO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볼티모어에서 데뷔한 김현수도 2년 만에 돌아왔다. 2016시즌 타율 0.302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축 전력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2017년 7월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2017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230을 기록한 뒤 LG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일본 무대를 평정한 뒤 시애틀과 계약한 이대호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1년 만에 롯데 복귀를 선택했다. 2017년 1월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연봉 차이는 두는 계약)을 한 황재균은 그해 6월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18경기 출전에 그친 뒤 도전을 멈췄다. 이들로 인해 KBO리그 출신 야수에 대한 MLB 구단들의 평가가 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김하성이 편견을 깰 기회를 잡았다. 2021년 만 26세가 되는 김하성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현지 언론도 김하성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ESPN의 버스터 올니 기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간판타자로 거듭난) 호세 아브레유도 처음에는 성공 여부를 두고 여러 의견이 엇갈렸다. 김하성도 마찬가지다. 몇몇 팀은 그를 유틸리티맨으로 평가했지만, 샌디에이고는 그보다 더 많은 걸 봤다. 누군가는 맞고, 누군가는 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야 선수층이 두꺼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탓에 김하성은 2루수로 내년 시즌을 맞이할 전망이다. KBO리그에서 주로 유격수로 뛴 그에게는 시작이 낯설 수 있다. 오히려 새로운 위치에서 김하성의 잠재력이 꽃필 수도 있다. 안희수 기자 2020.12.30 06:00
야구

이영하 반등, 두산의 '7월 정상화' 첫 번째 조건

두산은 통합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이영하(23)가 2019시즌에 보여준 투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2017시즌 양현종(KIA), 2018시즌 김광현(전 SK). 한국시리즈 우승팀에는 외인 듀오 앞 또는 뒤에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는 토종 에이스가 있었다. 지난주까지 2위에 3.5게임 차 앞서며 1위를 지킨 NC에는 기량이 일취월장한 구창모(23)가 있다. 역대 대표 좌완 계보를 잇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강팀은 외인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토종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인 두산에는 이영하가 있었다. 17승(4패)·평균자책점 3.64를 거뒀다. 올 시즌은 1, 2선발로 기대받았다. 그런 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020시즌에 등판한 8경기에서 1승 3패·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 0.242던 피안타율은 0.320, 1.28이던 이닝당 출루 허용은 1.87까지 올랐다. 5월 30일 잠실 롯데전, 6월 5일 잠실 KIA전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는 타선이 4회 공격까지 15득점을 지원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3이닝 연속 실점을 했고, 4회말 2사 1·3루에서 박용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이 경기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나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이튿날 경기 전 브리핑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을 크다 보니, 애써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려다가 투구 밸런스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19일 LG전은 이영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고 나선 등판이다. 벤치는 팔 스윙이 무겁다는 이유로 조정기를 부여했다. 이영하는 국내 3차 캠프에서 치른 청백전, 4월 21일부터 소화한 대외 연습경기에서도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페이스 또는 컨디션 조절한다는 이유였다. 미야자키(일본) 2차 스프링캠프 실전 등판에서는 컨디션이 좋았다. 슬라이더는 마치 포크볼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조정된 일정 탓에 컨디션 관리에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슬라이더의 낙구 시점이 타자를 현혹하지 못하고 있고 제구도 안 되고 있다. 피안타를 줄이기 위해 변화구 승부를 하다가 볼넷을 내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투구 외적인 악재도 있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거두며 심적 부담을 덜고 다음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올 시즌은 개막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2승째를 올리지 못했다. 내야진에 주전급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 보니 수비 지원도 2019시즌에 비해서 받지 못하고 있다. 두산 지난주까지 25승16패(승률 0.610)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지켰다. 부상자가 많고, 6월 둘째 주에는 타선의 타격감이 동반 침체하며 위기에 놓였지만 지난 주말 3연전에서 LG에 3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했고, 옆구리 부상을 당한 오재일도 7월 초에는 라인업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도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는 7월에는 정상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두산은 디펜딩챔피언이다. NC에 1위를 내준 상태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부상 변수는 매 시즌 존재했고, 코로나19 정국에서 진행되는 시즌인 만큼 모든 팀이 저마다 악재가 있다.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즌. 4번 타자, 에이스 등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는 기대 받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며 생긴 공백은 우완 박종기가 메워냈다. 유희관은 4선발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영하만 남았다. 그의 반등은 두산의 전력 정상화와 1위 추격에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그동안 지켜보던 사령탑은 이례적으로 심리 관리에 나섰다. 이영하의 다음 등판은 오는 25일 문학 SK전이 될 전망이다. 팀 타율 9위 타선이다. 호투, 1승은 반등 발판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24 05:58
야구

베테랑 캐스터 환영·파워 랭킹 소개, ESPN도 시즌 모드

KBO 리그 중계권을 획득한 미국 매체 ESPN도 시즌 태세에 돌입했다. KBO는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은 미국 내 KBO 리그의 TV 중계 권리를 확보하고, 5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와 NC의 경기를 시작으로 매일 한 경기씩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KBO는 지난 3월에 해외 중계권 대행 사업자를 선정한 뒤, 세계 각국의 방송사와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중계권 문의를 받았고, 협상을 진행했다. 최근 ESPN이 무상 콘텐트 제공을 요청한 사실을 알려지며 논란도 있었다. 미국 내 다른 매체의 질타도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졌고, 시청을 원하는 수요 정도를 파악한 뒤 협상 자세를 바꿨다. 결국 개막에 맞춰 한국 야구가 미국 야구팬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ESPN의 베테랑 캐스터 칼 래비치(55)는 자신의 SNS를 통해 중계 성사 소식을 알리며 "흥분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1986년부터 전문 캐스터로 활동했다. 현재 리뷰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ESPN은 KBO 리그 소속 10구단의 전력과 상황을 분석해 파워 랭킹을 선정하기도 했다. 심도 있는 분석이 엿보인다. 1위는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내준 키움이 꼽혔다. 키움의 육성 능력을 소개했고, 박병호와 강정호 등 전직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전력을 주시했다. 팀 색깔이 명확한 탬파베이에 비견하기도 했다. 2019시즌 외인 제리 샌즈의 이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숙제도 전했다. 2, 3위는 한지붕 두 가족인 LG와 두산을 차례로 꼽았다. LG는 외인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위력을 짚었고, 홈팬의 열정이 높은 팀으로 소개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비슷한 팀으로는 LA 다저스를 꼽았다. 밀워키로 이적한 조쉬 린드블럼의 공백도 주시했다. SK는 4위에 올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 일본 무대로 이적한 앙헬 산체스를 언급하며 "현재 SK의 상황은 정상급 투수 개릿 콜과 저스틴 벌랜더를 동시에 잃은 셈이다"고 했다. KT는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5위, NC는 타선의 장타력을 주목하며 6위로 꼽았다. 롯데는 8위다. 아드리안 샘슨, 댄 스트레일리 등 전직 메이저리거가 가세 효과를 짚었다. 주목할 선수도 꼽았다. 리그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NC)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지난 시즌에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1위에 오른 성과를 소개했다. 리그 에이스 양현종(KIA)은 MVP(최우수선수) 투표에서 3위에 오른 점, 경기당 볼넷이 1.6개에 불과한 점을 소개했다.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하성(키움)에 대해서는 "19세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공인구 반발력이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준수한 OPS(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2018시즌 신인왕 강백호(KT)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라인업의 중심 타선에 자리할 선수다"며 그가 한국 야구 기대주라는 점은 알렸다. 이외에도 리그 정상급 선수, 외인 타자를 두루 소개했다. 객관적인 사실뿐 아니라 전망과 분석도 세밀한 편이었다. 한국 야구가 생소할 수 있는 미국 야구팬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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