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5건
프로야구

롯데가 뜨겁다..사상 최초 엘·롯·기 '가을 동행' 시나리오, 올해는 진짜 쓰일까 [IS 포커스]

롯데 자이언츠가 기세를 타며 사상 첫 '엘·롯·기' 동반 포스트시즌(PS) 진출 희망도 커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7-5 신승을 거뒀다. 경기 중반까지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7회 공격에서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롯데는 현재 5위를 지키고 있는 KT를 상대로 시즌 57승(3문 63패)째를 마크하며 종전 3경기였던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8~9월 치른 25경기에서 승률 0.640(16승 9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은 경기 수도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1경기다. 현재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5강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롯데가 5강 탈환에 다가서며 KBO리그 대표 인기 구단인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그리고 롯데 세 팀이 나란히 가을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KIA는 76승 2무 50패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지우고 있고, '디펜딩 챔피언' LG도 66승 2무 58패로 4일 기준 3위를 지키며 사실상 PS 진출을 확정했다. 원래 '엘·롯·기' 동맹이라는 야구계 '전문' 표현은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인기 많은 세 팀이 2000년대 나란히 초·중반 하위권을 맴돌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을 조롱하는 의미였다. 전신 해태 타이거즈부터 KIA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었지만, 꾸준히 '명가' 명성을 지켜냈다. 2009시즌에 이어 2017시즌에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했다. 2002시즌 이후 10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던 LG도 2013시즌 김기태 감독 체제에서 2위에 오르며 굴욕의 역사를 끊어냈고, 이후 꾸준히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컨텐더 팀이 됐다. 지난 시즌(2023)에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해냈다. 롯데는 재리 로이스터 감독과 양승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8~2012시즌 부흥기를 보냈지만, 최근 11년 기준으로는 PS에 2017시즌 딱 한 번밖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9시즌은 최하위(10위)였고, 2020~2023시즌도 6위 이내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토록 계속 엇갈렸다. 2팀이 올라간 것도 최근 7년 기준으로는 2017시즌(롯데·KIA)과 2022시즌(LG·KIA) 2번뿐이다. 3팀 모두 정규시즌 4위 안에 든 건 1995시즌이 마지막인데, 당시엔 3·4위 승차가 3.5경기 이상 벌어지면 준플레이오프(PO)가 열리지 않는 규정으로 인해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3위 LG와 4위 해태(KIA 전신) 승차는 무려 10경기였다. 이 3팀 중 2팀이 PS에서 마지막으로 맞붙은 건 KIA와 LG의 2016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다. LG와 롯데의 승부는 라리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매치를 부리는 엘클라시코를 따 '엘롯라시코'로 불린다. 롯데와 KIA는 전통의 지역 라이벌이다. 가을야구에서 만나면 어떤 식으로든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KBO리그가 가을야구에서도 뜨거운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롯데가 상승세를 타며 다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05 14:29
메이저리그

사고도 안 치고 역대급 페이스인데...오즈나, 오타니 앞에 MVP 도전은 언감생심

메이저리그(MLB) 최초 50홈런-50도루 클럽 가입을 노리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사실상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를 예약했다. 지난 시즌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AL) MVP를 거머쥔 그가 양대 리그 석권을 눈앞에 뒀다. 오타니는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7억 달러에 계약하며 북미 스포츠 최고 몸값을 경신했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를 수술한 탓에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는데, 타석과 누상에서 다시 한번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수비 기여도가 없다는 시선을 비웃었다. 오타니가 NL 소속 다저스로 이적한 탓에 MVP 레이스에서 김이 샌 선수가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외야수 마르셀 오즈나(34) 얘기다. 그는 3일(한국시간)까지 출전한 137경기에서 타율 0.306·98타점·37홈런·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950을 기록했다. NL 타율과 OPS 그리고 홈런 부문 2위, 타점은 3위에 올라 있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 이 정도 성적이면 MVP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타니가 가로막고 있다. 오타니는 현재 타율 0.292·44홈런·98타점·OPS 0.993·46도루를 기록 중이다. 오즈나가 오타니가보다 타율은 앞서고, 타점은 같지만, 다른 지표에선 밀려 있다. 그의 수비 기여도가 정상급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명타자' 오타니와의 경쟁에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3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오즈나는 2년 차부터 꾸준히 주전급 외야수로 뛰었고, 지난 시즌(2023) 타율 0.274·4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2021년엔 가정 폭력, 2022시즌엔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올 시즌은 아직 '사고'를 치지 않고 커리어 역대급 성적을 냈지만, MVP 타이틀은 거머쥐기 어려울 것 같다. 오타니의 존재 앞에 말이다. '유리몸' 오명을 털어낸 MLB 대표 좌완 투수 크리스 세일(애틀랜타)도 마찬가지다. 그는 등판한 25경기에서 15승(3패)·평균자책점 2.58·197탈삼진을 기록했다. NL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2위에 올라 있다. 세일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120승을 거둔 투수다. 3번(2012·2016·2017시즌)이나 17승을 거뒀고, 풀타임 선발로 뛴 시즌 기준으로 3번 2점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하지만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었던 2021시즌부터 거듭 부상에 시달렸다. 2022시즌은 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세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된 뒤 2년 계약했고, 마치 전성기처럼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올해의 재기' 부문에선 적수가 없다. 하지만 예년이라면 MVP를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에도 오타니를 넘긴 어려울 것 같다.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수상 내역(사이영상)이 따로 있는 투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9.03 16:23
프로야구

코칭 스태프 교체·지원군 가세...'치·올' 노리는 KT·롯데·한화·키움 [IS 포커스]

2017시즌 전반기 7위(승률 0.482)였던 롯데 자이언츠는 이전보다 강한 불펜 전력을 구축해 후반기 승률 0.684를 기록,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2023시즌 전반기 7위(승률 0.474)였던 KT 위즈도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들이 차례로 복귀해 전력을 끌어올리며 2위까지 올라섰다. 올 시즌도 초반에 하위권으로 처졌던 팀이 상위권 팀을 끌어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 7위 KT, 8위 롯데, 9위 한화 이글스 10위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8일 기준으로 5위 SSG 랜더스와 10위 키움의 승차가 5경기에 불과했다. 아직 팀당 57~64경기 남았다. 표면적인 전반기 순위는 4강(KIA 타이거즈·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 2중(SSG·NC) 4약 구도로 보인다. 하지만 6월부터 올스타 브레이크까지는 10개 구단 모두 승률 0.462 이상 기록했다. 독주한 팀도, 추락한 팀도 나오지 않았다. 이 기간 상위권 팀에 일격을 가한 팀도 많다. 롯데는 1위 KIA와 두 차례 3연전을 치러 각각 전승과 2승 1무를 기록하며 연속으로 우세했다. 키움은 지난 2~4일 홈 3연전에서 2승 1패로 앞섰다. 염경엽 LG 감독은 "키움을 만나면 안 풀린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KT 6월 말 홈(수원) 3연전에서 삼성에 2승 1무를 기록했다. 6월 마지막 주부터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일정으로 범위를 좁히면 키움(6승 1무) KT(6승 1무 2패) 롯데(3승 1무 2패)가 나란히 승률 1~3위에 올랐다. 상승세 속에 전반기를 마무리하며 후반기 반격을 예고했다. 호재도 있다. 롯데는 1선발 찰리 반즈가 복귀한다. 5월 말 왼쪽 내전근 미세 손상으로 이탈했던 그는 그동안 재활 치료에 매진했고, 지난달 28일 KT 퓨처스팀과의 경기에서 실전 복귀전을 치렀다. 주루 중 왼쪽 엄지손가락 염좌 부상을 당한 '주전 2루수' 고승민도 1~2주 이내에 1군에 등록될 전망이다. 키움도 4월 말 자신이 친 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고 골절상을 입은 이형종이 지난달 28일 상무 야구단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복귀 시동을 걸었다. 이형종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21경기에서 홈런 4개, 장타율 0.479를 기록하며 키움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선수다. KT는 5월까지 평규자책점(5.78) 최하위에 그칠 만큼 불안했던 불펜이 단단해졌다. 한동안 흔들렸던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전반기 막판 구위를 되찾았다. 이강철 KT 감독도 "가장 좋았을 때 공이 나오고 있다"라며 반겼다. 긴 부상 재활 치료 기간을 이겨내고 복귀한 박시영도 주 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다시 필승조에 합류했다. 김민은 지난달 5일부터 10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개인 신기록을 세우는 등 6월 이후 15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 투수 중 두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2.01)을 기록했다. 한화도 다크호스다. '노장'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25경기에서 12승 1무 12패를 기록하며 0.429에 그쳤던 이전 57경기보다 높은 승률을 마크했다. 에이스 류현진은 6월 이후 1점(1.97)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혼란을 겪었던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여줬다. 코칭스태프 재편으로 베테랑 지도자 양승관이 수석 코치, 양상문이 투수 코치를 맡는 변화도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09 10:01
프로야구

[IS 포커스] '포스트 이정후' 시대 맞이한 KBO리그, 문동주·윤영철·문현빈·김민석 등장 반색

지난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키움이 5-3으로 앞선 8회 말,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25)가 타석에 섰다.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지난 7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처음으로 복귀 타석을 소화하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이정후는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했고, 팬들은 홈·원정 가리지 않고 박수를 쏟아냈다. 이정후는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2017시즌 데뷔한 이정후는 한국 야구 레전드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로 주목받았다. 아버지 이름을 지우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신인 선수 데뷔 시즌 최다 안타(179개)와 득점(111개) 신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에 올랐고,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리그 대표 타자로 올라섰다. 2022시즌에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은퇴했을 때, 원래 야구인 다수가 스타 부재를 우려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등장, KBO리그 새 시대의 주역이 됐다. 이제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맞이한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도 많이 등장했다. 대표 선수는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문동주다. 지난 시즌 팔 관리를 받았던 그는 올 시즌 선발진에 합류했고,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8승 8패·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지난 4월 12일 KIA 타이거즈전 1회 말 투구에서는 시속 160.1㎞/h 강속구를 뿌려, 한국 투수 역대 최고 구속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결승전에서는 대만 타선을 상대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KIA 타이거스 1라운드 지명 좌완 신인 투수 윤영철도 강렬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수년 동안 팀 선발진을 지킨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임기영을 밀어내며 5선발을 차지한 그는 올 시즌 등판한 25경기에서 8승 7패·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평균 구속은 140㎞/h 초반이지만, 공을 숨기는 동작(디셉션)과 제구력, 완급 조절 능력을 앞세워 문동주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어필했다. 두 선수는 2023시즌 신인왕을 두고 경합한다. 한화 야수 문현빈도 이정후의 후계자로 손색없다. 그는 출전한 137경기에서 타율 0.266(428타수 114안타)를 기록했다. 역대 신인 선수 7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고교(휘문고) 직계 후배로 주목받은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민석도 문현빈에 이어 역대 8번째로 이 기록을 세웠다. 신인 선수는 아니지만,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뒤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를 잘 메워낸 이주형도 ‘포스트 이정후’ 시대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47경기에서 타율 0.333를 남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8 09:13
메이저리그

'NYY 에이스' 콜, 모의 사이영상 투표 1위...피안타율 1위 오타니는 3위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에이스 개릿 콜(32)이 데뷔 처음으로 사이영상 수상에 다가섰다. MLB닷컴은 자체 투표 인단을 통해 진행한 2023시즌 사이영상 후보와 그 순위를 전했다. 총 49명 투표자는 상위 5명을 결정한 뒤, 차등해 점수(1순위 5점·2순위 4점 등)를 부여했다.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후보는 콜, 케빈 가우스먼(토론토 블루제이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네이선 이발디(텍사스 레인저스) 그리고 프람버 발데즈(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선정됐다. 이중 콜이 독주 체제를 갖췄다. 1위표만 38표를 받았다. 콜은 올 시즌 등판한 25경기에서 15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0승 3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 이닝은 AL 1위, 평균자책점은 2위다. 탈삼진 비율은 2017시즌 이후 가장 낮지만, 최근 4시즌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다. 콜은 역대 투수 최고 몸값(3억 2400만 달러)을 받고 양키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핀 스트라이프를 입고 치른 4시즌 동안 에이스 임무를 잘 수행했다. 콜은 다섯 차례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은 하지 못했다. 올 시즌은 수상 호기다. 한편 마운드 위 퍼포먼스는 지난 시즌(2022)보다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던 오타니는 1위표 2표를 얻으며 이 설문 3위에 랭크됐다. 130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85로 1위였다. 지난 시즌 실제 투표에선 최종 4위에 올랐던 오타니가 올 시즌은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본다. 내셔널리그(NL)는 경합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완 투수 잭 갈렌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좌완 블레이크 스넬이 이 모의 투표에서 각각 1, 2위에 올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6 09:15
야구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⑬]'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MLB)까지 호령한 21세기 한국야구의 아이콘. '괴물 투수'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선발 투수 부문 한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선동열(40표), 최동원(37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36표를 얻었다. 5명을 선정한 선발 투수 올스타에 현역 선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최태원 삼성 수석 코치는 "왼손 투수가 시속 150㎞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던지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컨트롤과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며 류현진에게 투표한 이유를 전했다. 류현진이 어떤 투수인지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다. 묵직한 구위와 송곳 같은 제구력을 모두 갖췄고, 멘털도 단단했다. 습득력과 응용력까지 뛰어났다. 선배 구대성에게 체인지업을 배워 단시간에 주 무기로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야구인들은 "자질이 뛰어난 선수가 영리하기까지 했다"며 입을 모은다. 2006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데뷔 첫 시즌부터 KBO리그를 흔들었다. 30경기(201과 3분의 2이닝)에 등판,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에 1991년 선동열 이후 처음으로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에 올랐다. 신인 투수의 단일시즌 최다 선발승과 최다 탈삼진도 경신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200이닝을 돌파하며 역대 10번째이자 최연소(19세 6개월 7일) '200이닝-200탈삼진'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류현진은 그해 프로야구 출범 최초로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석권했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아시아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47개) 신기록을 세우며 역대급 MVP 경쟁을 펼졌지만, 승자는 류현진이었다. '2년 차 징크스'도 없었다. 류현진은 2007시즌 30경기(211이닝)에 등판, 17승(2위) 평균자책점 2.94(4위) 탈삼진 178개(1위)를 기록했다.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PO)에서는 1차전 선발승, 3차전 홀드를 기록하며 시리즈 MVP도 수상했다. 'KBO리그 1선발'로 자리매김한 류현진은 6시즌(2006~2011)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2010시즌에는 데뷔 처음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1.82)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국제대회에서도 한국야구를 빛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 결승전에서 8과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3-2로 승리한 한국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류현진은 이듬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우승)에도 출전했다. 류현진은 2012년 12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했다. LA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390억원)에 계약했다. KBO리그 출신 선수 최초로 MLB에 직행한 그는 2013시즌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투수 왕국' 다저스의 3선발로 자리했다. 2014시즌도 14승(7패)을 거뒀다. 시련도 있었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왼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어깨는 팔꿈치와 달리 수술 후 완치될 확률이 극히 낮은 부위. 투수에겐 사망 선고나 다름없었다. 2016년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팔꿈치가 고장 나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2017시즌 25경기에 등판한 뒤에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류현진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더 철저하게 몸 관리에 매진했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 류현진의 '은사'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생각이 달라진 것 같더라. 더 체계적이고 치열하게 근·체력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 점이 투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2019시즌 MLB 진출 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완전히 부상을 떨쳐냈다. 전반기에만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MLB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나섰다. 시즌 최종 성적은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아시아 출신 투수 최초로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양대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되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수상자 제이콥 디그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해 겨울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한화 약 93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하며 다시 한번 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았다. 최근 2시즌(2020~2021) 동안 토론토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야구 위상을 높인 류현진에게 선·후배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조원우 SSG 랜더스 벤치 코치는 "류현진은 국내에서도 톱이었고, MLB에서도 맹활약하고 있어 (40주년 올스타로) 뽑았다"고 했다. 이호준 LG 트윈스 타격 코치는 "난 오른손 타자였는데도 류현진의 공을 치기 어려웠다. 투구 각도가 좋았고, 여러 구종을 던지면서도 컨트롤이 뛰어났다. 다시 나오기 어려운 투수"라고 했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은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에이스다. 언젠가 한화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췄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2.01.31 05:59
축구

홍정호·이동준·주민규·세징야, 2021시즌 K리그1 MVP 4파전

K리그1(1부) ‘최고의 별’은 누가 될까. 프로축구연맹은 30일 “연맹은 지난 29일 2021시즌 K리그1 개인상 후보선정위원회를 열어 올 시즌 K리그1의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의 4배수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후보선정위원회는 연맹 기술위원, 취재기자, 해설위원 등 올 시즌 축구 현장에서 많은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후보선정위원회는 각 구단이 제출한 부문별 후보 명단을 바탕으로 기록과 활약상을 고려하여 후보 선정 작업을 했다. 각 선정 후보들을 대상으로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진행하여 최종 수상자를 가린다. 최종 수상자는 다음달 7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2021시즌 K리그1 대상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MVP는 4파전이다. 홍정호(전북 현대), 이동준(울산 현대),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세징야(대구FC)가 MVP를 놓고 격돌한다. 홍정호는 올 시즌 35경기에 나와 2골·1도움을 기록했고, 결정적인 수비를 선보여 전북의 수비를 든든히 지켰다. 이동준은 울산 이적 후 첫 시즌 만에 팀 내에서 가장 만은 15개의 공격포인트(11골·4도움)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22골로 득점왕이 유력한 주민규는 제주를 승격 첫 해 만에 리그 4위로 올려놨다. 세징야는 9골·7도움으로 대구의 3년 연속 파이널A(1~6위)를 이끌었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 후보는 고영준(포항 스틸러스), 설영우(울산), 엄원상(광주FC), 정상빈(수원 삼성)이 선정됐다. 데뷔 2년차 미드필더 고영준은 32경기에 나와 3골·2도움을 기록했다. 설영우는 30경기에 출전해 울산의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1골·2도움까지 더해 공격에 힘을 보탰다. 데뷔 3년차 엄원상은 25경기 5골·1도움으로 2년 연속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올랐다. 정상빈은 데뷔 첫 시즌 만에 27경기 6골·2도움을 기록하며 2017시즌 김민재(당시 전북)에 이어 데뷔 첫 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노린다. K리그1최우수감독상 후보에는 김도균(수원FC), 김상식(전북), 이병근(대구), 홍명보(울산) 등 4명의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일레븐은 골키퍼 1명, 수비수 4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2명으로 포지션별 4배수의 후보를 추렸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1.30 16:12
야구

'KT 1대 에이스' 고영표 "야구하니까 마냥 행복하네요"

KT 투수 고영표(30)는 야구장에서 보내는 모든 시간이 행복하다. 지난 2년 동안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마운드에 다시 섰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KT에서 처음으로 '에이스' 수식어를 얻은 투수였다. 2014년 창단 멤버로 KT에 입단한 그는 풀타임 선발로 나선 2017시즌 8승(12패)을 거뒀다. 2018시즌에도 25경기에 등판해 142이닝을 소화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한 지난 2시즌(2019~20년)은 공백기였다. 그는 KBO리그 복귀를 앞두고 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참가한 스프링캠프. 고영표는 KT 선수단 중 가장 '기운'이 좋다. 그는 "나는 공을 던지는 게 가장 즐겁다. 그런데 2년 동안은 멈춰있어야 했다. 이렇게 말하면 '해병대라도 다녀 왔느냐'며 핀잔을 듣겠지만, 공을 던질 수 없었던 시간은 정말 힘들었다. 지금은 야구를 마음껏 할 수 있어 마냥 행복하다"며 웃었다. 2년 공백의 그가 일상을 대하는 태도마저 바꿨다. 고영표는 "이렇게 좋은 훈련장에서 운동할 수 있고, (버스로) 이동도 시켜주고, 맛있는 밥도 준다.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야구를 즐기기 위해 노력한다. 고영표는 "2017~18시즌은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 탓에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았다. 안 좋은 점은 인정하지 못했다. 지금도 긴장감은 유지하고 있다. 이제 30대가 됐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그러나 즐겁게 운동해서인지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KT는 2020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제 상위권 안착을 노리는 팀이다. 고영표의 가세는 전력 상승 요인이다. 심수창 MBC SPORTS PLUS 해설위원은 "돌아온 고영표가 KT 선발진 운영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미 고영표를 선발진 한 축으로 낙점했다. 선수 시절 잠수함 투수였던 이 감독은 같은 유형인 고영표가 더 부드러운 투구 밸런스를 갖출 수 있도록 몇 가지 조언을 전했다. 이 감독은 "현재 영표의 준비 상태를 보면 10승은 무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영표도 데뷔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 도전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는 "원래 승리 욕심은 크지 않았다. 이닝 소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KT는 많이 이길 수 있는 팀이다. 선발 투수의 승리가 곧 팀의 승리이기 때문에 10승은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KT 국내 에이스 수식어를 두고 다른 선발 투수인 소형준, 배제성과 선의의 경쟁도 한다. 고영표는 "내게는 에이스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신생팀에서 다른 투수들보다 조금 더 성적이 좋았을 뿐이다. 이제 제성이와 형준이가 있어 든든하다.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1.02.25 06:00
야구

'장수 외인' 로하스, 한 가지씩 지워가는 편견

성적도 좋고, 태도도 좋다. 로하스 멜 주니어(30·KT)가 모범 외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로하스는 2020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417(103타수 43안타)·26타점·8홈런·OPS 1.198을 기록했다. 전 부분 상위권이다. 지난달 23일 LG전에서는 좌우 타석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역대 세 번째 진기록. 자세가 무너진 채로 잠실구장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보여줬다. 3일 열린 두산전에서는 커브를 밀어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두산 외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타격 부문 1위, LG 새 외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홈런 1위다. 두 선수는 KBO 리그 입성이 1~2년에 불과하다. 로하스는 2017시즌부터 네 시즌 째 뛰고 있는 장수 용병. 상대 팀이 수집하고 분석한 누적 데이터가 훨씬 많다. 이 점을 감안해서 현재 기록에 가치를 매겨야 한다. 2일 맞대결에서 로하스에게 홈런을 맞은 두산 투수 유희관은 "내 공을 쳐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로하스가 KBO 리그에서 몇 시즌 째 뛰면서 잘 적응했고, 타격도 더 정교해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로하스도 "상대 분석이 강화된 만큼 나도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어느새 통산 100홈런까지 한 자릿수만 남겨둔 외인. 적응과 노력의 결과다. 회의적인 시선도 지웠다. 현재 로하스는 근육 부상으로 이탈했던 유한준의 타순에 대신 나서고 있다. 4번 타자다. 그동안은 4번보다 3번이나 5번을 선호했다. 성적이 나쁘진 않다.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302·24홈런을 기록했다. 거부감은 아니다. 부담감 수준이다. 벤치가 배려해줬다. 그러나 유한준과 강백호가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4번을 맡을 선수는 로하스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5월 이후 오랜만에 타선 중심에 섰다. 우려도 있었지만 부침 없이 적응했다. 홈런은 5번으로 나설 때보다 더 많이 쳤다. 타점 생산도 좋다.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선수 출전, 타순 변경 모두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로하스가 이강철 감독의 선택 폭을 넓혀줬다. 이 감독도 수차례 외인 선수를 향해 고맙다는 표현을 했다. 슬로우스타터 이미지도 지운 모양새다. 개막 25경기 기준으로 2018, 2019시즌보다 성적이 훨씬 좋다. 코로나19 여파 탓에 귀국 뒤 자가격리(2주) 기간도 가졌지만, 컨디션을 잘 관리했다. 선수는 "예년에는 날씨가 추워서 배트 그립감이 좋지 않았고, 초반 경기력이 안 좋았다. 올 시즌은 따뜻한 날씨에 개막한 덕분에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 부분은 리그 다른 타자들도 같은 조건. 의외로 타고투저 현상이 나온 이유로 볼 수 있다. 현재 로하스는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남보다 더 준비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타격 코치와 몸쪽 공 대처와 스윙 궤도에 대해 상의한 게 도움이 됐다"고도 전했다.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 집중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태도도 나아졌다. 로하스는 KT와 재계약을 하며 야수로서 수비 능력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19시즌에는 벌크업 탓에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 선상 타구의 결과를 확인한다고 베이스로 늦게 뛰며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도 보였다. 올 시즌은 주로 우익수로 나선다. 집중력도 파이팅도 좋은 편이다. 때로는 팀을 위해 지명타자 대신 포지션 플레이어 출전을 자처하기도 한다. KT를 넘어 역대급 외인으로 향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04 13:22
야구

계절 타던 로하스·오재일의 반전 행보

슬로우 스타터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일단 시즌 초반 페이스는 항상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커리어 평균치 다가선다. 후반기 또는 특정 기간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를 준다. 대체로 리그 정상급 선수들에게 붙는 수식어다. 코로나19 정국 여파로 5월에야 개막한 KBO 리그. 유독 봄을 타던 선수들이 선입견을 털어내고 있다. 대표 선수는 오재일(35·두산)이다. 야구팬도 잘 아는 리그 대표 슬로우 스타터다. 2019시즌 첫 23경기, 3·4월 일정을 치르며 타율 0.190·3홈런에 그쳤다. 2018시즌은 28경기에서 타율 0.235를 기록했다. 7홈런을 치며 장타력은 유지했지만, 득점권에서 35타수 6안타에 그치며 부진했다. 2017시즌 25경기에서도 1할 타율. 2017~2019시즌 모두 타율 0.279·21홈런 이상 기록했다. 여름이 오면 컨디션이 좋아졌고, 후반기에는 펄펄 날았다. 타선 주축으로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선수는 매년 "의식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지만, 흐름은 일정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개막 3주 차까지 출전한 13경기에서 타율 0.385·3홈런·14타점을 기록했다. 숫자보다 팀 기여도가 주목된다. 5월 10일 KT전 연장 10회말에는 끝내기 재역전승 발판을 만드는 동점 홈런을 쳤다. 13일 롯데전에서도 투수진이 8회말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하자, 9회 타석에서 동점포를 쐈다. 결승타만 3개. 두산은 이 기간에 팀 타율 1위(0.323)를 기록했다. 오재일은 그 중심에 있다. 지난주 주말 3연전은 옆구리에 통증이 생긴 탓에 휴식을 취했지만, 그 전까지 뜨거웠다. 슬로우 스타터 이미지를 털어냈다. KT 외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0)도 KBO 리그에 입성한 뒤 맞이한 두 해 봄에 약했다. 2018시즌에는 홈런만 많았다. 타율은 0.250, 출루율은 0.319에 불과했다. 득점권에서도 0.225에 그쳤다. 4번 타순에 고정된 2019시즌도 개막 14경기에서 타율 0.212에 그쳤다. 홈런도 없었다. KT는 4승 10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지난주까지 치른 17경기에서 타율 0.423를 기록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다. 홈런은 4개. 23일 LG전에서 나온 역대 세 번째 좌·우 타석 연속 홈런은 현재 그의 타격감을 가늠할 수 있는 기록이다. 자세가 무너진 채로 스윙했지만 잠실구장 담장을 넘겼다. 강백호, 유한준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타선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난조, 4번 타자 거부감을 모두 털어낸 모양새다. 반전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두 타자와 달리 여전히 빈타에 시달리는 스타 플레이어도 있다. SK 간판 최정(33)과 키움 4번 타자 박병호(34)다. 개막 셋째 주까지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 62명 가운데 최정은 가장 밑바닥이고, 박병호는 58번째다. 타율은 각각 0.125와 0.190. 최정은 최근 두 시즌 3·4월에 타율 0.250 대에 그쳤다. 슬로우 스타터로 볼 순 없다. 2018시즌은 시즌 타율도 0.244에 그쳤다. 홈런 35개를 친 덕분에 가렸다. 박병호는 빅리그 도전을 멈추고 국내 무대에 복귀한 2018·2019시즌 봄에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2019시즌에는 3~4월에 타율 0.351·7홈런을 기록했다. 이영하(23·두산)의 초반 난조로 주목된다. 네 경기에서 1승 2패·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했다. 2019시즌에는 첫 다섯 경기에서 4승을 챙겼다. 리그 대표 기대주다. 곧 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과 기대가 여전하다. 차라리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생겼다며 위안으로 삼고 싶은 이들이 있을 것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26 13:1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