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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하이라이트 장인’ 김영권, 다시 한번 카타르에서 빛날까 [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영권(34·울산 HD)은 최근 주요 국가대항전에서 베테랑의 안정감을 보여준 주인공이다. 지난 두 차례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한국 수비를 지킨 그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든든한 수비수로 역할을 다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김영권은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돼 온 베테랑이다. A매치 108경기를 소화해냈다. 그랬던 김영권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선 잠시 흔들렸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3월 출범 후 2023 아시안컵 개막 이전까지 A매치 11경기를 소화했는데, 이 중 김영권이 나선 건 4번뿐이었다. 부상으로 소집이 불발된 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주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정승현(울산) 조합을 택했다. 아시안컵 개막전에서도 김영권은 교체 멤버로 밀렸다.하지만 대회가 진행될수록, 베테랑의 존재감이 빛나기 시작했다. 김영권은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을 시작으로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에서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풀타임 활약했다. 승부차기까지 갔던 사우디전에선 2번 키커로 나서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은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변칙적인 수비를 펼쳤지만, 김영권은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그간 그가 보여준 정확한 왼발 패스도 여전했다. 경기당 패스 성공 83.8개(팀 내 2위) 패스 성공률 92%(팀 내 공동 1위) 등으로 한국의 빌드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팬들은 김영권에게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 필름'을 기대한다. 그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 선제 결승 골(2-0 승),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 동점 골(2-1 승)을 넣으며 대표팀의 기적을 이끈 주인공이다. 중앙수비수이지만 혼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결정 짓는 슈팅에도 능력을 발휘한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위기 때 김영권에게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김영권은 이번 대회에서 뜻깊은 기록에 도전한다. A매치 108경기를 소화한 김영권이 4강전과 결승전에 나선다면, 기성용(FC서울)과 어깨를 나란히 해 역대 대표팀 최다 출전 9위(110경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김영권은 지난해 울산의 K리그1 우승과 함께 MVP까지 거머쥐며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다. 당시 그는 “내 축구 인생 마지막 페이지는 아직 얻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이다”라며 아시안컵 우승이 간절하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2015년 준우승, 2019년 8강에 그쳤던 김영권은 자신의 3번째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린다.김우중 기자 2024.02.05 12:01
메이저리그

만화야구 아닌 리얼? 오타니, 루스도 놓친 최초 대기록에 도전

104년 만에 투수 '10승-타자 10홈런' 대기록을 작성한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이번에는 월드시리즈 도입 이후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오타니가 사상 첫 규정 이닝-규정 타석 동시 달성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구단에 따르면 1903년 월드시리즈 도입 이후 투타 모두 규정 이닝과-타석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162경기 체제로 운영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규정타석은 502타석, 규정이닝은 162이닝이다. 오타니는 12일 기준으로 464타석을 소화했다. LA 에이절스가 50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2년 연속 규정타석 달성은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규정이닝 달성 여부다. 12일까지 총 111이닝을 투구했다. 규정이닝에 불과 1이닝 부족하다. 현재 페이스라면 투구 내용이나 몸 상태에 따라 규정이닝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오타니가 규정이닝을 좀 더 여유 있게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대행은 "오타니가 앞으로 5일 간격으로 등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고려해 엿새 간격으로 선발 등판하도록 배려했지만, 이제는 등판 간격을 하루 앞당긴다. 다음 등판은 16일 오전 시애틀 매리너스전이 유력하다. 이 매체는 "에이절스의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팀 승률 0.438) 도전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음 시즌 오타니의 기용법을 미리 테스트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10승(7패)째를 달성했다. 1918년 베이브 루스(13승-11홈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한 시즌 투수 '10승-타자 10홈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오타니가 규정 타석과 이닝을 동시에 달성하면 루스도 도달하지 못한 전인미답 고지를 밟게 된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로 19경기에 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2.68, 157탈삼진을 올렸다. 타자로는 108경기에서 타율 0.256 25홈런 66타점 장타율 0.499를 기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8.12 18:04
야구

[단독] '코로나19 영향' KBO, 선수 계약서 변경 검토…연봉 감액 조항 삽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선수 계약서가 바뀔 전망이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KBO리그 10개 구단은 '야구선수계약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계약서에는 '천재지변을 비롯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계약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다. 올 시즌처럼 코로나19를 이유로 리그 축소 운영을 논의하더라도 선수 연봉을 감액할 근거가 없었던 것이다. A 구단 단장은 "통일계약서에 단서 조항을 넣으려고 한다. 지금은 상황에 따라 연봉을 조정할 수 없다. 새 조항이 생기면 고통을 분담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올해 메이저리그(MLB)는 선수 연봉을 감액했다. 팀당 162경기가 아닌 60경기(37%)만 치르면서 선수들은 계약된 연봉의 37%만 받았다.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이 지급된 셈이다. KBO리그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 지난 3월 31일 KBO 긴급 이사회에서 팀당 144경기가 아닌 108~135경기 체제로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경기 수를 줄여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연봉을 깎지 않으면 MLB처럼 할 수 없었다. 108경기로 치러도 선수 연봉은 100% 지급해야 했다. 프로야구 규약에 관심이 많은 B 변호사는 "현행 선수 계약서상 (코로나19로 인한 일정 변화로) 연봉을 감액할 근거 규정은 없다.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경기를 하지 못했을 때 연봉 감액을 비롯한 재협상이 가능하지만, 시즌 일정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게 아니라면 감액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KBO리그는 144경기를 모두 소화해 혼란을 피했다. 하지만 내년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정규시즌 총 720경기 중 577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렀다. 지난해 LG는 관중 수입이 136억5954만원이었지만, 올해는 5억8433만원에 불과하다. 전년 대비 4.3% 수준. 막내 구단 KT의 시즌 관중 수입은 2억7894만원(2019년 43억3313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130억원을 넘겼던 두산의 관중 수입은 올해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대로 가면 구단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이 더 걱정이다. 올해는 지난해 수익으로 버텼지만, 내년 불확실성은 더 크다. 이미 몇몇 구단은 내년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 선수단 살림살이를 줄이는 중이다. "운영비용을 줄이려면 첫째가 인건비"라고 얘기하는 관계자도 있다. C 구단 운영팀장은 "(계약서 수정을) 부득이하게 할 수밖에 없다. (올해 같은 상황이라면) 프로야구를 못 한다. 수입이 없는데 어떻게 할 건가. 향후에는 (계약 변경) 조항을 넣어 진행하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전했다. KBO 이사회는 이달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KBO 관계자는 "계약서 변경과 관련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내용을 공유했다.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1.11 06:01
야구

"경기 수 줄면 약팀에게 기회"…개막 연기에 성적도 흔들린다

KBO리그의 2020시즌은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 그 때문에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리그 개막 여부와 시기도 미정이다. KBO는 3월 31일 10개 구단 단장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실행위원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대처 방안을 논의한 결과 당초 4월 20일 이후로 예정했던 정규시즌 개막일을 4월 말 혹은 5월 초로 더 미루고, 오는 7일 시작하기로 했던 팀 간 연습경기 또한 21일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지역 감염 등 두 자릿수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슬슬 경기 수 감소 이야기가 제기되고 있다. 개막이 5월 이후로 미뤄질 경우 기존의 팀당 144경기를 많게는 135경기, 적게는 108경기까지 줄이는 일정 변경안도 검토를 시작했다. 개막 시기와 관계없이 일단 플레이볼이 선언되면 초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10개 팀 모두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최소 한 달 동안 청백전으로만 실전 경기를 소화 중이다. 사령탑은 "청백전과 팀 간 연습경기는 다르다"고 컨디션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KIA는 3월 말 심신이 피로한 선수들에게 나흘간 훈련을 진행하지 않고 휴식을 줬다. KT 역시 이런 결정을 했다. A 구단 관계자는 "계속 연습과 청백전만 가질 순 없다. 우리 팀도 선수단 휴식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며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모두 선수단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다. B 구단 관계자 역시 "초반 컨디션이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팀의 경우에 개막 연기로 인해 이들의 복귀까지 시간을 벌어, 전력을 재정비할 수도 있다. 개막이 5월 이후로 미뤄지거나 경기 수가 축소되면 초반 레이스가 중요해 보인다. 이 경우 팀 전력이 약한 구단에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B 구단 단장은 "경기 수가 줄어들면 전력이 약한 팀 입장에 조금 더 유리하게 작용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가령 토너먼트에선 약팀이 강팀을 잡는 경우도 있지 않나"라며 "강팀은 경기 수가 많으면 시즌 후반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순위를 뒤집을 수 있지만, 경기 수가 줄어들면 이런 가능성이 줄어든다"라고 이유를 얘기했다. 결국, 초반 레이스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어 "120~130경기가 진행되면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108경기 체제로 진행되면 다르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2회를 이끈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초반 레이스는 언제나 중요하다. 어느 시즌이든 초반에 게임 차가 벌어지면 뒤집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며 "다만 이럴 때일수록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조급함을 드러내면 선수도 영향을 받아 무너지기 쉽다"며 "몸 상태가 받쳐주지 않는 주축 선수의 컨디션도 억지로 급하게 올려선 안 되고, 서서히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행위원회는 향후 우천 취소 경기가 나올 경우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편성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런 경우엔 선수층이 두꺼운 팀에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개막 시기와 경기 수에 관해 결정된 것은 없고, 예상도 쉽지 않다. 현 상황에서 구단마다 개막 연기에 따른 유불리를 쉽게 점칠 순 없다. 다만 확실한 건 여러모로 변수가 많은 시즌이라는 점이다. 이형석 기자 2020.04.03 06:00
야구

[IS 포커스] ML과 다른 KBO, 시즌 단축? 연봉 감액은 어렵다

정규시즌이 단축 운영되더라도 선수 연봉 감액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지금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 뉴노멀 시대를 맞이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108게임 체제로 치러질 경우 프로야구 산업 전체의 매출 파이는 온전할 수 있을까. 잔뜩 축소된 산업 규모에서 과연 선수들의 몸값은 꿋꿋이 유지될 수 있을까. 3월 31일 KBO 긴급 실행위원회 안건 중 하나는 시즌 단축이다. 현행 144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할 경우 135경기, 126경기, 117경기, 108경기 체제로 운영되는 방안이 논의됐다. KB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전이 미뤄진 뒤 줄곧 '144경기 정상 운영' 방침을 유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자 시즌 단축 카드가 실행위원회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당장 화두가 된 건 연봉이다. 경기 수가 축소되면 연봉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선수도 있다. 프로야구 규약에 관심이 높은 A 변호사는 "현행 선수 계약서상 (코로나19로 인한 일정 변화로) 연봉을 감액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은 없다. 항목을 넣었다면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없다"며 "시즌 일정을 팀당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렸을 때도 올릴 예정이던 최저 연봉이 소폭 인상된 것을 제외하면 달라진 게 없었다.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경기를 하지 못했을 때 연봉 감액을 비롯해 재협상이 가능하지만, 시즌 일정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게 아니라면 감액이 쉽지 않을 거다"고 했다. KBO 리그에선 선수 연봉 지급의 핵심이 '기간'이다. 야구규약 제69조 과 제72조 을 종합하면 구단은 매년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연봉을 10회 분할해 매월 1회 일정한 날 지급한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부터 급여가 나가는데 개막일을 기준으로 연봉이 지급(월 2회)되는 메이저리그와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개막일이 미뤄지고 시즌까지 단축되면 연봉 지급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1995년 파업으로 팀당 162경기가 144경기로 11.1% 줄어들었던 메이저리그는 그해 선수 급여가 11.1% 감소했다. 메이저리그 규정을 KBO 리그에 적용한다면 시즌 단축에 따른 연봉 감액이 가능하지만 사정이 다르다. A 변호사는 "KBO 리그는 경기를 하지 않는 2월에도 선수 연봉이 지급된다. 11월도 마찬가지다. 경기뿐만 아니라 기타 훈련, 선수로서 감당해야 하는 의무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구단도 동의한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KBO 계약서를 보면 시즌 일정을 축소한다고 해서 연봉 감액을 하긴 어렵다. (코로나19를) 천재지변이라고 가정해도 선수들의 귀책사유도 아니다. 다만 내년 시즌 계약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C 구단 단장도 "2020년 연봉에 대해선 할 수 있는 게 없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만 2021년 계약을 할 때는 어느 정도 반영될 여지가 있다"며 "경기 수가 줄어들면 구단의 적자 폭이 커져서 문 닫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올해 연봉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거라 은행에 빚을 내 주는 선지급에 가깝다. 수익이 적어지면 당연히 선수 연봉도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프로야구단은 모기업 의존도가 높다. 만성 적자에 시달려 자생력이 떨어진다. 2020년이 파행 운영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크다. 시즌이 계획대로 5월 이후 '지각' 개막하더라도 관중 동원이 정상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구단과 선수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D 구단 단장은 "선수협(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과 KBO가 논의할 부분이다. 계약서상 (연봉 삭감을) 강요할 순 없어도 준비는 서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다른 리그는 이미 하고 있다. 구단 수익이 줄어들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연봉은 선수협, 인센티브를 포함한 옵션은 구단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구단, KBO, 선수협이 협상 테이블을 차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KBO 고위 관계자는 "경기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연봉이 줄어든다고 명문화돼 있는 건 없다. 2월 1일부터 시작돼 11월 30일까지가 연봉 계약 기간이다. 경기가 없는 2월에도 참가활동을 하니 연봉이 지급된다. 경기 수 축소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큰 틀에서 연봉을 별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4.02 06:00
야구

[IS 포커스] KBO 리그 개막, 4월말~5월초로 연기…"일정 단축도 검토"

2020년 KBO 리그 정규시즌은 과연 무사히 운영될 수 있을까. 현재로선 끝내 '일정 단축'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KBO는 3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10개 구단 단장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실행위원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향후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당초 4월 20일 이후로 예정했던 정규시즌 개막일을 4월 말 혹은 5월 초로 더 미루고, 다음달 7일 시작하기로 했던 팀간 연습경기 또한 21일로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각급 학교 개학일까지 조정되는 등 전반적으로 여전히 야구 경기를 할 수 있을 만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가장 우선순위는 팬들과 선수들이 코로나19에 전염되지 않도록 대응하는 것이고, 경기력은 그 다음 문제다. 감염자 수가 줄지 않아 여전히 경기를 하기에는 빠르다는 판단이 섰고, 개학이 늦춰진 부분이 (이같은 결정에)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행위원회는 또 그동안 '144경기 체제는 어떻게든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개막이 5월 이후로 미뤄질 경우 기존의 팀당 144경기를 많게는 135경기, 적게는 108경기까지 줄이는 일정 변경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류 총장은 "144경기를 다 하려면 5월 초 개막이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며 "만약 일정이 더 늦어지면 불가피하게 경기 수 단축도 고려해야 한다. 리그 축소에 관련해서는 실행위원회와 이사회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리그가 팀당 135경기 체제로 운영된다면 5월 5일 개막해 팀간 15차전을 치른 뒤 11월 10일까지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하게 되고, 108경기 체제로 변경된다면 5월 29일 개막한 뒤 팀간 12번씩 맞대결을 하고 포스트시즌을 11월 안에 마치는 식이다. 10개 구단 단장은 이 외에도 개막일에 따른 팀 당 124경기와 117경기 안까지 총 네 가지 가정을 세워 놓은 뒤 그 안에 포함된 세부 규정에 관해서도 세 시간 가까이 토론을 이어갔다. 우천 취소 경기가 나올 경우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편성하는 안건과 올스타전 개최, 포스트시즌 축소 등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KBO는 지난 24일 긴급 이사회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늦추기로 결의했다. 3월 28일 개막일을 4월 중순으로 미룬 데 이은 두 번째 개막 연기였다. 그러나 그 후에도 코로나19 사태는 잠잠해지지 않았고, 정부는 결국 다음달 6일로 예정돼 있던 전국 초·중·고교 개학을 다시 미루고 온라인 수업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감염병 경보 단계 역시 최고 수준인 '4단계(심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팬들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KBO 리그 역시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외면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돼 개막이 5월까지 미뤄진다면, 팀 당 144경기와 포스트시즌 일정을 11월 안에 모두 소화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KBO 실행위원회가 끝이 보이지 않는 '묘안 찾기'에 돌입했다. 배영은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2020.03.31 16:40
야구

정성훈, LG 유니폼 입고 '통산 경기' 신기록 세울까

상대팀의 순위 경쟁 그리고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사령탑 선임설로 묻혀 버렸다. 하지만 정말 의미 있는 기록이 나왔다. LG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7)이 역대 통산 경기 출장 타이 기록을 세웠다. 정성훈은 지난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최종전에 시즌 115번째 선발 출장했다. 자신의 통산 2135번째 출전이기도 했다. 36년 KBO리그 역사에 단 2명 뿐인 기록이 나왔다. 종전 통산 경기 출장 기록은 양준혁 해설위원이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정성훈이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연속 경기 출장이나 통산 최다 출장은 화려한 기록에 가려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코 평가절하될 수 없는 기록이다. 정성훈은 1999년 해태(KIA 전신)에서 데뷔했다. 그해 108경기, 400타석을 소화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2002년까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2003년 트레이드로 현대로 이적한 뒤엔 '왕조' 구축에 기여했다. 그리고 2008시즌이 끝난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고 LG와 계약 했다. 2013시즌이 끝난 뒤에도 재계약하며 트윈스맨으로 남았고 3번째 FA가 된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1년 계약을 했다. 정성훈은 2004년 이후 14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소화했다. 전성기 시절은 물론 소속팀의 세대 교체 기조 속에서도 존재감이 있었다. 꾸준히 몸관리를 하면서도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량을 유지했다. 출전 경기수는 줄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안에 신기록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9월 이후 팀이 치른 27경기 가운데 3경기에 결장했다. LG는 순위 경쟁 중이었다. 때로는 경기 운용에서 제외됐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던 정성훈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야 타이 기록이 나왔다. 그마저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1경기만 더 나서면 KBO리그 역사에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의 이름이 바뀐다. 미뤄지긴 했지만 시간 문제다. 하지만 정성훈이 어떤 유니폼을 입고 신기록을 세우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정성훈은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계약이 만료된다. 지난해 계약 기간을 두고 LG 구단과 이견이 컸다. 결국 선수가 물러섰다. 올 시즌 여전히 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LG는 여전히 베테랑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성훈의 가치는 오히려 지난 시즌이 끝난 직후보다 높아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임 사령탑과 단장 체제로 2018년은 준비하고 있는 LG의 현재 상황이 변수다. 정성훈의 신기록 달성 시점, 그리고 그가 입고 있는 유니폼도 내년 시즌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pom 2017.10.0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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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최다·최소경기'…이승엽의 전인미답 홈런 기록

이승엽(41·삼성)은 이견이 없는 대한민국 대표 홈런 타자다. 현역뿐 아니라 역대 KBO 리그 모든 타자를 통틀어도 최고다. 최연소·최고령·최다 등 전인미답의 홈런 기록을 여럿 갖고 있다. KBO가 매년 발간하는 2017 KBO 레코드북 '홈런 기록'에 '이승엽 세계 최연소 300홈런' '1999·2003년 이승엽 홈런 일지'가 따로 수록돼 있을 정도다.이승엽은 2003년 6월 22일 대구 SK전에서 개인 통산 300홈런을 기록했다. 당시 26세10개월4일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300홈런이었다. KBO 리그에서 통산 300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총 8명(장종훈 양준혁 심정수 박경완 송지만 박재홍 이호준)밖에 없다. 기록 달성 당시 20대인 선수는 이승엽이 유일하다. 그다음이 32세5개월26일의 장종훈(2000년 10월 6일 대전 두산전)이다. 최근 들어 SK 최정(30개)의 홈런 페이스 덕분에 '2003년 이승엽'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승엽은 2003년 133경기 체제에서 홈런 56개를 쏘아 올려 당시 아시아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현재는 블라드미르 발렌틴의 60개)을 새롭게 작성했다. 당시 전국 야구장 외야 관중석은 그의 홈런공을 잡기 위한 '잠자리채 열풍'으로 뒤덮였다. 통산 5차례 홈런왕에 오른 이승엽은 10일까지 통산 459홈런을 기록 중이다. KBO 리그 개인 최다 홈런 2위 양준혁(351개)보다 108개나 더 많다. 이승엽이 갖고 있는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이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이유다. 일본 시절 홈런까지 합하면 총 618개에 이른다.이승엽은 연도별로 10홈런 4차례, 20홈런 4차례, 30홈런 6차례, 40홈런 3차례, 50홈런 2차례를 선점했다. 최소 경기 20홈런(37경기·1999년) 30홈런(56경기) 40홈런(78경기) 50홈런(108경기·이상 2003년) 기록도 갖고 있다. 역대 최다인 8시즌 연속 20홈런(1997~2003년, 2012년)과 7시즌 연속 30홈런(1997~2003년)을 때려 냈다. 5월(15개·1999년, 2003년) 6월(14개·2003년) 7월(10개·1998년) 최다 홈런 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연타석홈런도 총 27차례로 역대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은 심정수·이호준(NC·이상 16회)과 큰 격차다. 3연타석홈런 역시 가장 많은 4차례나 성공했다.2001년 8월 17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4타자 연속 홈런 진기록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삼성은 이승엽-매니 마르티네스-카를로스 바에르가-마해영이 연속 홈런을 몰아치며 선발 한용덕을 강판시켰다. 또 대구 시민야구장 개인 통산 최다 홈런(225개)·한 시즌 최다 홈런(35개·2003년)에, 포항구장 개인 통산 최다 홈런(15개)·한 시즌 최다 홈런(7개·2014년) 기록을 갖고 있다. 2014년에는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나열하기에도 숨 가쁜 기록 행진이다.홈런에 관해선 그 누구도 이승엽에게 도전장을 내밀 수 없다. 이형석 기자 2017.07.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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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서의 스윙맨]김성근과 악동 외국인, 정말 재밌게 됐다

※외국인 리포트 ④ 한화 나이저 모건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장종훈의 41 홈런 얘기다. 1992년 작성된 이것은 한국야구에서 전인미답의 경지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그 생각은 딱 6년까지만 해야 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도입과 함께 등장한 타이론 우즈는 42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기면서 그 해 MVP까지 거머쥐었다. 당시 1998년 10월 2일 중앙일보 스포츠면의 헤드라인 제목은 “우즈 42호포, 한국야구 금자탑“이었다. 이후 17년, 한국야구에서 그들의 존재는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숫자가 구단 별 3명으로 늘었다. 10구단 체제인 내년부터는 역대 최다인 31명(신생팀 kt는 4명)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일간스포츠는 2015년의 우즈가, 리오스가 될지도 모르는 그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에도 한화맨이다. 지난 11일 한화 외국인 선수의 마지막 퍼즐이 된 나이저 모건(34)이 그 주인공이다.메이저리그 태초에 두 부류의 타자가 있었다. 타이 콥과 호너스 와그너다. 1905년 나타난 타이 콥은 통산 타율 0.367을 자랑하는 타격의 신이다. 100년 넘게 빅리그 역대 최고의 타율 부문 맨 꼭대기에 자신의 이름을 박아두었으며,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4할을 세번이나 기록하기도 했다. 성격 또한 ‘더럽기로’ 최고였다. 골수 인종차별주의자이며 잘 벼린 스파이크 징을 세우고 야수들을 향해 슬라이딩 하기 일쑤였다. 천재이지만, 동시에 독하고 사악한 타자였다. 1897년 데뷔한 호너스 와그너는 달랐다. 타격왕을 여덟 차례나 수상하는 등 타격 재능만큼은 타이 콥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성정은 정반대였다. 콥이 악마라면 와그너는 천사였다. 그는 돈보다 명예를 중시한 그라운드의 신사였다. 자신의 얼굴이 담배 홍보에 이용되는 게 싫어 야구카드의 판매를 중단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으니까( 발췌. 이상미디어). 여담이지만 이 때문에 작년 12월 그의 야구카드는 40만 달러에 팔렸다. (그의 부탁으로 인해)200장만 발행된 희소성 덕이다. 참고로 호너스 야구카드의 최고 낙찰액은 2007년 팔린 280만 달러. 모건의 대표적인 벤치클리어링 에피소드. 타자가 공을 맞지 않고서도 이것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놀라운 영상이다▶영상보기 모건은 호너스 와그너보다는 타이 콥의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모건의 그라운드에서 벌인 난동 및 기행을 정리해놨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일주일’ 동안 벌어진 일이다. 8월 25일. 모건은 자신에게 야유를 퍼붓는 필라델피아의 팬에게 공을 집어던졌다. 이 사건은 선수들에게 팬들과는 신경전하지 말라는 불문율을 다시금 각인시켜줬다. 8월 27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팽팽한 접전 상황. 8회 루상에 나간 모건은 그 긴장감을 해소시켰다. 견제사를 당했단 얘기다. 타석에 있던 윌리 해리스는 바로 초대형 홈런을 때려냈고, 경기는 2-4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패배. 리글맨 감독은 이튿 날 바로 그를 8번 타순으로 내려 앉혔다. 모건은 이날 쌓인 불만을 다음 경기에 시원하게 풀어버렸다. 아래처럼. 8월 28일.주자 모건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상대팀 포수 브라이언 앤더슨과 홈경합을 시도 했다. 앤더슨은 안방지키기에 크게 관심이 없던 상황인데도 말이다(다른 플레이를 위해 등을 지고 있던 상황이었고, 홈승부는 고려하지도 않았다). 다시 말해, 모건은 그저 앤더슨을 홈에서 밀어내고 싶었던 것이다. 모건의 과격한 플레이는 홈플레이트 주변을 험악한 분위기로 만들어놨고, 정작 그는 분노했다. 아, 그렇다고 팀이 점수를 올린 것도 아니었다. 리글맨 감독은 앤더슨과 라 루사 카디널스 감독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했다. 8월 30일.모건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감독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건 단지 카디널스의 잘못이었어요. 감독님, 당신의 선수를 언론을 통해 비난하지 마세요” 8월 마지막 날의 모건.10회까지 무득점 게임으로 진행되던 지루한 어느 날, 모건은 마이애미 말린스의 포수 브렛 헤이스에게 달려 들었고, 헤이스는 어깨 부상으로 바로 시즌을 접어야 했다. 이어 모건의 타석에서 빈볼이 날라온 건 당연한 결과였고, 그 이상의 상황은 설명을 안해도 알 거라 믿는다. 다음은 경기 후 모건의 항변이다 “이해합니다. 그럴 수 있어요. 날 맞힐 수 있죠. 경기의 일부니까. 그런데 방법이 잘못 됐어요. 어떻게 나 말고도 우리팀 동료를 두 번이나 맞힐 수 있는 거죠?” 아이스하키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모건. 좌측 하단의 작은 사진은 7살의 '아이스하키선수' 모건 말썽 부리는 아들을 둔 어머니들이 “우리 애가 원래부터 나쁘진 않았어요”라고 대부분 웅변하듯 모건도 원래부터 악동(?)은 아니었다. 오히려 타고난 운동신경을 보인 스포츠 꿈나무였다. 1988년, 7살 소년 모건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캘거리 동계올림픽을 시청하면서 꿈이 생겼다.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겠어” 모건은 바로 아버지를 졸랐고, 8년 후, 브리티쉬 콜럼비아 하키리그에 소속된 버논 바이퍼스에 트라이아웃을 받았다. 결과적으론 불합격. 그러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권토중래하며 결국 퍼시픽 국제 주니어 하키 리그에 소속된 델타 아이스 호크팀에 입단한다. 캐나다의 밴쿠버 지역에 위치한 작은 소도시인 델타(Delta)시를 연고로 하는 팀이었다. 꿈 많던 체육 소년은 오프시즌에는 방망이를 잡았다. 메이저리그의 꿈도 포기할 수 없어서다. 꿈은 현실이 되었으며, 모건은 1998년 열린 메이저리그 아마추어 드래프트 42라운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에 선택된다. 그러나 아이스하키의 열망이 더 컸던 탓일까. 끝내 계약서에 사인은 하지 않았다. 어쩌면 모건의 성정이 강퍅(?)해진 원인은 이때부터였는지 모른다. 캐나다의 군소도시의 팀에 소속된 유일한 흑인이 살아남는 길은 터프해지는 것밖에 없었다. “확실히 ‘컬쳐 쇼크’였죠. 그러나 난 워낙에 활달한 성격이었고, 상대가 누구든 간에 오픈 마인드로 다가가려 노력했어요. 어떻게 대하든 속 좁게 굴지 않고요” 모건의 마지막 아이스하키팀은 웨스턴 하키 리그(WHL)에 소속된 레지나 팻츠다. 브렌트 파커 당시 감독은 모건에 대해 이렇게 추억했다. 모건과는 1999년부터 2년간 같은 팀에서 뛴 바 있다. “모건은 항상 웃고 있었고, 천진난만한 아이 같았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팀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죠” 모건은 데뷔전인 무스 조 워리어스전에서 두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파커 감독은 “모건은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평균 정도의 재능을 갖고 있다”며 “엘리트 수준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에게 맞는 스포츠 종목을 찾길 바랍니다” 7경기 출전에 2골. 모건의 마지막 아이스하키 성적이었다. 때마침 모건이 레지나 팻츠를 떠난 시기와 맞물려 당시 그의 여자친구는 임신을 했다. “이제 하키 글러브를 벗고 야구 글러브를 낄 때가 왔구나” 모건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은 이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모건은 2001년 왈라 왈라 대학의 야구팀에 입단을 시작으로 방향키를 완전히 돌렸다. 이어 2002년 열린 메이저리그 아마추어 드래프트 33라운드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된다. 모건의 본격적인 야구 인생의 서막이 올랐다. 이제 모건의 해프닝도, 하키도 아닌 본격적인 ‘야구 얘기’를 해보자. 빅리거의 꿈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건은 입단 후 2008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담금질했다. 꾸준히 기량을 올리던 모건은 2006년 이후 매년 3할대를 오가는 타율을 기록하며 빅리거 입성을 재촉했다. 특히 2006년 59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베이스를 훔치며 주루에도 재능을 보였다. 마이너 통산 도루 개수는 236개. 타자 모건보다 외야수 모건은 더 대단했다. 한시즌에만 보살 10개를 기록했으며 통산 FLD%(수비율) 역시 0.978을 찍었다. 우익수로 출전했을 경우엔 1할에 달했다. 모건의 인생 수비. 놀라지 마시라. 이제 대전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일테니.▶영상보기 모건은 마침내 9월 1일, 자신의 메이저 데뷔 경기를 치렀다. 밀워키 블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중견수로 출전한 모건은 1타수 1안타 1볼넷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약 보름 후인 9월 17일 모건은 빅리그에 엄청난 신고식을 치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기인 수비로 말이다. 6회 휴스턴의 타이 위긴튼이 날린 외야 깊숙한 타구를 중견수인 모건이 전력질주해 담장 근처에서 잡아낸 것이다. ‘더 캐치’. 1954년 월드시리즈에서 윌리 메이스가 했던 그것을 연상케하는 미기였다. “난 어떤 타구든 간에 잡으려 노력합니다.” 보름치 메이저 경력의 모건이 말했다. “펜스까지 난 타구를 따라갔고, 시선을 집중했죠. 그저 멋진 플레이를 만들어보려 했을 뿐이었는데!” 짜릿한 데뷔시즌의 성적은 107타수 32안타, 타율 0.299, 도루 19개였다. 다음해 출전경기를 58경기로 늘리며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2009년 시즌 도중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 된다. 당시 주전 중견수였던 네이트 맥루스(2008년 골드 글러브 수상, 올스타 출전)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탓이다. 역설적이지만 팀을 갈아탄 2009년이 모건의 ‘리즈’ 시절이었다. 자신의 최고 타율인 0.307을 기록했으며, 144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처음으로 100경기를 넘게 출장하며 풀타임 리거로 활약했던 첫 해이기도 하다. 도루 역시 역대 최고이자 내셔널리그 2위인 42개. 내셔널스에서 풀타임으로 활약한 2010년도 좋았다. 개인 최다인 136경기에 출장했으며,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희생번트(15개)를 성공 시켰다. 9이닝당 수비 기여율(RF/9)은 리그 5위인 2.73. 그러나 그만큼 사고도 많았던 해이기도 한데, 그 업적은 위에 설명한 바와 같다. 1만 5천 달러의 벌금을 물고 8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 시즌에 이룬 성적이기에 어찌보면 더 대단하기도 하다. 카디널스와 벤치클리어링 후 클럽하우스 인터뷰. "푸홀스와 카펜터가 날 밀쳤다"고 분개한다.▶영상보기 물론 성격 탓만은 아니리라. 2년 만에 팀을 떠난 이유가 말이다. 모건은 2011년 밀워키 블루어스의 커터 딕스타라와 맞트레이드된다. 플래툰 시스템 탓에 카를로스 고메즈와 중견수 자리를 나눠서 지키며 모건은 벤치를 덥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다시 3할대 타율에 올라섰고, 세자릿수 안타를 치는 등 타격에선 기복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빅리거의 끝이 보였다. 2012년, 자신의 역대 최저 타율인 0.239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떠나 일본으로 향한다.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598경기 출장, 550안타, 120 도루, 타율 0.282이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경험은 모건에게 신선하고도 감동적이었다. 관중석에 공을 집어던진 전과가 있던 모건이 팬사랑을 듬뿍 받은 첫경험을 한 것이다. 특유의 ‘T자’ 세리머니는 금세 팬들에게 각인됐으며 이는 곧 모건의 시그니처가 됐다. 108경기 출전, 0.294의 타율에 11홈런이 그의 일본리그 성적표다. 두자릿수 홈런은 야구 경력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시즌 후 모건의 에이전트인 조나단 머러는 “모건에게 일본 생활을 훌륭한 경험이었고, 그 역시 계속 여기서 야구를 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모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차례 일본 생활의 즐거움을 표현한 바 있다. 위는 모건의 T 세리머니. 아래는 요코하마 지역의 유치원 어린이들이 단체로 따라하고 있는 모습. 훈훈. 그러나 “만족스러운 계약 조건이 성사됐고 모건 또한 미국으로 돌아가길 원했다”다는 에이전트의 말대로 모건은 2014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1백만 달러(옵션 포함)에 계약한다. 아쉽게도 모건이 시즌 대부분을 마이너에서 보내면서(빅리그 15경기 출전) 이 금액은 대부분 받진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계약 당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또한 모건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피츠버그 구단은 모건에게 스프링 캠프 합류를 권했다”고 한다. 앤드류 매커첸과 그레고리 플랑코가 버티고 있는 외야에 모건을 백업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안이 이유였다. 물론 물거품이 됐지만 만일 성사됐다면, 우리는 모건을 다른 의미로 알게 되지 않았을까? 한화맨이 아닌 강정호의 팀메이트로서 말이다. 타이 콥은 항상 악당이었을까. 1994년 개봉한 그의 일대기를 그린 이란 영화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자신의 불우한 가정사와는 반대로 식구들은 끔찍히 아끼던 아버지였고, 은퇴 후엔 병원을 지어 사회 기부도 했다. 사람이 한 번 이미지가 굳어지면 바뀌기 힘든 법이다. 설령 사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모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올해부터는 외국인 선수라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엄벌을 내리는 감독도 부임했다. 올시즌 한화의 모건에게 다른 모습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의 ‘T 세리머니’ 만큼은 계속 보고 싶다. 온라인팀=이상서 기자 coda@joongang.co.kr 사진=베이스볼 레퍼런스, MLB.com, 파이어리츠닷컴, 베이스볼 레퍼런스, 내셔널스 뉴스 네트워크, 모건 페이스북 ▶스윙맨 지난호 보기 2015.0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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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기 출전 도전’ 철인 7명, 지난해 대비 100%↑…이유는?

프로야구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완주'를 눈 앞에 둔 선수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부상과 부진없이 매일 출근 도장을 찍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4일까지 전 경기 출장에 성공한 선수는 총 7명이다. 롯데 손아섭·황재균·전준우(이상 106경기)와 넥센 박병호·김민성(108경기), 삼성 최형우(107경기), NC 김종호(108경기) 가 주인공이다. 이중 황재균과 박병호는 2년 연속 전경기 출장에 도전하고 있다. KIA·SK·LG·한화·두산은 전 경기 출장 선수가 없다. 지난해 완주에 성공했던 오지환(LG)은 지난 6월 장염으로 중도 탈락했다. 전 경기 출전은 성실함과 꾸준함의 상징이다. 선수들은 개인 성적 타이틀만큼 한 시즌 '개근상'을 값지게 생각한다. 그만큼 팀에 필요하단 뜻이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한 해 농사를 완벽히 마쳤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개근상'을 받는 선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감독들은 부상과 부진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수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1년 전경기 출장을 달성한 선수는 이대호(전 롯데), 최형우, 강동우(한화), 전준우 등 단 4명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황재균, 박병호, 오지환 등 3명에 그쳤다.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100% 이상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전 경기 출장 도전자가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올 시즌 9구단 체제로 바뀌면서 반드시 1개 구단은 휴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올 시즌 구단들은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휴식일을 갖는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을 포함하면 적게는 3일에서 많게는 4일까지 휴식일을 얻는다. 선수들은 휴식일 통해 충전을 할 수 있다. 손아섭은 "아무래도 휴식일이 있어서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힘들다'고 느낄 때 팀 휴식일이 있으면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좋다. 그러나 휴식일 때문에 타격 밸런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건 조금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시즌 중반까지는 휴식일이 도움이 됐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는 워낙 누적된 피로가 많아서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7명의 도전자 모두 큰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도 전경기 출장 도전을 가능케 하고 있다. 전 경기 출장에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잔부상은 가지고 갈 수 있지만, 큰 부상을 당할 경우 시즌을 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7명 모두 소속 팀의 핵심 전력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무조건 경기에 나가야 하지 않나. 2년 연속 전경기 선발 출장에 도전하고 있는데 성공한다면 어느 타이틀 못지 않게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전했다.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3.09.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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