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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창간55] 프로야구 원년 스타 이만수 전 감독 "선수들의 필독 신문,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길"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KBO리그 1호 안타, 1호 홈런의 주인공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운동선수라면 거의 다 신문을 구독해서 보고 그랬다. 그때 스크랩한 게 아직 다 있다"며 "당시엔 일반 신문보다 스포츠 신문이 더 인기 있었다"라고 회상했다.이만수 전 감독은 1996년 은퇴할 때까지 숱한 기록을 써 내려갔다. 개인 통산 첫 100홈런, 200홈런. 그뿐만 아니라 1984년에는 타격 부문 역대 첫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타점왕 4회(1983~85, 87) 홈런왕 3회(1983~85) 타격왕 1회(1984) 골든글러브 5회(1983~87),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1회(1983) 등 그의 화려한 발자취를 모두 취재한 스포츠 전문지는 일간스포츠뿐이다. 이만수 전 감독은 후배들에게 "야구 선수라고 해서 야구만 잘하면 안 된다"며 "야구는 물론이고 (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와 (선수를 현장에서 취재하는) 언론과의 관계 등 삼박자가 잘 돌아가야 프로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 그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이만수 감독은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2014년 11월 이후 '야구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선수 시절 별명인 '헐크'를 내세워 비영리재단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웠고 전국을 누비면서 야구 유망주들에게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라오스에 이어 베트남, 캄보디아까지 범위를 넓혀 아시아 야구 불모지에 씨앗까지 뿌리는 중이다. 라오스에 최초의 야구단 라오J브라더스를 창단했다. 덕분에 라오스는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싱가포르를 8-7로 꺾고 공식 국제대회 첫 승을 따냈다. 라오스 구기종목 역사상 본선 무대에서 1승을 거둔 것은 야구가 유일하다. 이만수 감독은 지난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라오스·베트남·태국·캄보디아 4개국이 참가한 'DGB컵 인도차이나 드림리그'를 개최하기도 했다. 제1회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 야구대회를 여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2017년부터는 자비로 '이만수 포수상'을 만들어 매년 유소년들에게 상을 주기도 한다. 현재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NC 다이노스 김형준(세광고·2017) KT 위즈 강현우(유신고·2019)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장안고·2020) 등이 이만수 포수상 출신. 이만수 감독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이제 돌려주는 것"이라며 "재능기부를 하러 가면 포수를 하는 선수들이 너무 없더라.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선수와 감독, 그리고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으로 여러 활동하는 이만수 감독은 누구보다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잘 이해한다. 일간스포츠의 창간 55주년을 각별하게 축하하는 이유다.이만수 감독은 "(국내 첫 스포츠 전문지로) 1969년부터 지금까지 (역사가) 이어진다는 게 대단하다. 인터넷이 활발해지면서 여러 매체(신문)가 어렵지 않나. 그런데도 계속 이어왔다는 걸 야구인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인터넷 매체가 계속 나오더라도 일간스포츠가 끊어지지 않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6 10:50
프로야구

'국민타자'보다 4년 4개월 앞당긴 450홈런의 '소년장사', 어디까지···

SSG 랜더스 최정이 또 하나의 KBO리그 홈런 역사를 추가했다. 앞으로도 남길 홈런 기록이 많다. 최정은 지난 1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결승타의 주인공이다. 1-1로 맞선 4회 NC 왼손 선발 최성영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1호 홈런. 이로써 최정은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450홈런을 고지를 점령했다. 우타자로는 KBO리그 최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2017년 5월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0세 9개월 3일의 나이로 1811경기만에 KBO리그 450홈런을 달성했다. '소년 장사' 최정은 2124번째 경기에서 이 기록을 달성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보다 약 4년 4개월 빠른 36세 5개월 12일의 나이로 홈런 450개를 채웠다. 경기 수는 더 많아도, 최연소 기록을 쓴 것이다. 이승엽이 갖고 있는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 기록을 최정이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빠르면 올 시즌 후반, 늦어도 내년 시즌 중에는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최정은 홈런 관련 기록을 하나하나씩 추가하고 있다. 6월 1일 삼성전에서 KBO리그 최초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에서는 8시즌 연속 20홈런을 기록, 이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박병호(KT 위즈)의 9년 연속인데, 그는 올 시즌엔 9홈런에 불과하다. 최정이 홈런 기록을 차곡차곡 수집할 수 있었던 건 입단 초기부터 '소년 장사'로 불린 파워 덕분이다. 여기에 기술적인 발전과 큰 부상 없는 꾸준함도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최정은 입단 3년 차이던 2007년부터 규정타석을 처음 채웠다. 이후 지난해까지 16시즌 가운데 13시즌 규정타석을 채웠다. 최근 10년(2013~22년) 동안 그는 최다 출장(1198경기) 타석 수(5057타석) 모두 3위였다.최정이 앞으로 홈런을 얼마나 더 추가할지 관심을 끈다. 30대 중반에도 홈런왕 경쟁을 펼칠 정도로 그는 여전한 힘을 갖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배리 본즈가 762개, 일본 프로야구(NPB)는 오 사다하루의 868개가 최다 홈런 기록이다. 이승엽 감독은 "최정이 500홈런 시대를 열어주기를 바란다"며 후배를 응원했다. 당분간 최정의 홈런 기록을 위협할 적수가 없다. 현역 선수 중에는 최정보다 1년 선배인 박병호가 371홈런으로 가장 많다. 20대 선수 중에는 100홈런을 돌파한 홈런 타자도 없다. 9일 KT 위즈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선두를 달리는 한화 이글스 5년 차 노시환도 통산 홈런이 63개다. 최정은 "우타자 최초 450홈런 달성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은퇴할 때까지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정이 대한민국 최고 우타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가 있는데도, 계속 좋은 활약을 펼친다. 이런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몇 안 되지 않는다. 엄청난 대기록을 쌓아가고 있다"고 축하했다. 이형석 기자 2023.08.11 06:5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타타니는 펄펄, 투타니는 3G 연속 5실점...무뎌진 이도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칼날 한쪽이 무뎌졌다. 오타니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지만, 6과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4개 포함 6안타를 맞고 5점을 내줬다. 4회 초 ‘한국인 빅리거’ 최지만에게 선제 좌월 솔로 홈런, 후속 헨리 데이비스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5-2로 앞선 5회 초엔 잭 스윈스키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고, 데이비스에게 6회 1개 더 허용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8점이나 받은 오타니는 에인절스가 8-5로 승리하며 시즌 8승(5패)째를 올렸지만, 개인 한 경기 최다 피홈런(4개)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오타니가 한 경기에서 한 타자(데이비스)에게 홈런 2개를 맞은 것도 처음이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다. 전반기 타자로 출전한 89경기에서 타율 0.302·32홈런·71타점·출루율(0.387)과 장타율(0.663)의 합계인 OPS는 1.050을 남겼다. 홈런·OPS 부문 1위. 선발 투수로 등판한 17경기에서도 7승 4패, 평균자책점 3.32, 탈삼진 132개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대기록도 쏟아냈다. 오타니는 전반기만 100안타-100탈삼진을 넘어서며, MLB 역대 최초로 3시즌 연속 이 기록을 해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5월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선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통산 500탈삼진을 돌파, MLB 레전드 베이브 루스(501탈삼진-714홈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통산 100홈런-500탈삼진 이상 기록한 선수가 됐다. 타자로는 후반기에도 뜨겁다. 1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18일 뉴욕 양키스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7-9로 지고 있던 17일 휴스턴전 9회 말에는 1점 차로 추격하는 아치를 그렸고, 18일 뉴욕 양키스전 7회 말 타석에선 3-3 동점을 만드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는 올 시즌 동점이나 3점 차 이하로 리드를 빼앗긴 박빙 승부에서만 홈런 18개를 기록했다. 빼어난 클러치 능력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24일 피츠버그전에서는 올 시즌 36호 홈런을 때려낸 오타니는 2위 맷 올슨(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차이를 4개로 벌리며 홈런왕을 향해서도 다가서고 있다. 반면 마운드 위에선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오타니는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5실점, 15일 휴스턴전은 5이닝 5피안타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7월 3경기 연속 5점 이상 내줬다. 6월까지 3.02였던 평균자책점은 3.71까지 치솟았다. 6월 기준으로 155.8㎞/h였던 오타니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은 7월 154.2㎞/h로 다소 떨어졌다. 5일 샌디에이고전은 153㎞/h에 불과했다. 7월 3경기 오타니의 직구 피안타율은 0.348이었다. 컷 패스트볼과 스위퍼는 장타로 많이 이어졌다. 5일 샌디에이고전 4회 말,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맞은 2타점 우전 2루타는 커터가 가운데 몰렸다. 6회 말 젠더 보가츠에게 맞은 투런포는 2구째 스위퍼였다. 15일 휴스턴전 5회 초 2-2 상황에서 카일 터커에게 허용한 역전 2루타도 커터가 통타 당했다. 피츠버그전에서도 커터 2개와 스위퍼 1개가 홈런으로 이어졌다. 오타니는 타자 성적만으로 AL MVP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투·타 겸업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인 그가 데뷔 처음으로 3경기 연속 5점을 내주며 마운드 위에서는 흔들리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4 18:50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SK 19연승보다 강렬했던 KIA 김상현의 인생역전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송진우·정민철 은퇴 한화의 두 레전드 송진우와 정민철이 같은 해 마운드를 떠났다. 4월 9일 두산전에서 역대 첫 통산 3000이닝을 달성한 송진우는 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할 건 다 했다. 뛰는 게 더는 의미가 없다"며 8월 16일 은퇴를 발표했다. 후배 정민철은 9월 12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 은퇴식을 치르며 18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송진우의 등 번호 21번과 정민철이 한국 복귀 후 사용한 등 번호 23번은 2005년 은퇴한 장종훈(35번)과 함께 영구결번됐다. ②양준혁 341홈런 신기록 삼성 양준혁이 새 기록을 또 써냈다. 양준혁은 5월 9일 대구 LG전 6회 류택현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2호이자 개인 통산 341호 홈런. 이로써 그는 장종훈이 갖고 있었던 리그 통산 최다 홈런(340개) 기록을 넘어섰다. 데뷔 첫해인 93년 23홈런으로 출발한 양준혁은 97년 6월 13일 인천 현대전에서 100홈런, LG 소속이던 2001년 6월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200홈런을 기록했다. 삼성으로 돌아온 후 2006년 5월 3일 대구 SK전에서 300홈런을 터뜨렸고, 마침내 역대 1위에 올랐다. ③'12연패' 한화, 암흑기 시작 시즌 전 한화 김태균과 이범호가 2009 WBC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했다. 정규시즌 개막 후 김태균이 4월 26일 뇌진탕 부상을 당하면서 한화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6월 21일부터 7월 3일까지 12연패를 당했다. 결국 시즌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한화는 기나긴 암흑기에 빠졌다. ④송.3.봉 롯데 송승준은 6월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9이닝 3피안타로 2-0 완봉승을 거뒀다. 이어 7월 4일 부산 SK전에서 9이닝 4피안타로 1-0 완봉승을 이어갔다. 또 7월 10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는 9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3경기 연속 완봉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네 번째이자 1995년 OB 김상진 이후 1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송승준은 7월 16일 부산 한화전에서 사상 최초로 4경기 연속 완봉승에 도전했지만, 3회 김민재에게 적시타를 맞었다. 송승준은 3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도 마감, 선동열이 1986년 세운 37이닝 무실점 기록을 뒤따랐다. ⑤리그 2만 번째 대포 한화 연경흠이 프로야구 통산 2만 번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7월 16일 부산 롯데전 8회 초 1사에서 이정훈으로부터 시즌 7호 솔로포를 쳤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황금 배트를 부상으로 받았다. ⑥SK 19연승 신기록 SK는 8월 25일 두산전 3-2 승리 후 정규시즌 최종전인 9월 26일 두산전 6-2 승리까지 무려 19연승을 달렸다. 종전 KBO리그 팀 연승 기록은 삼성이 1986년 작성한 16연승이었다. SK의 기록은 아시아 프로팀을 통틀어 가장 긴 연승이기도 했다. 그러나 SK는 끝내 정규시즌 우승에는 실패, 한국시리즈 대신 플레이오프로 직행했다. ⑦'졸렬 논란' 타격왕 경쟁 2009년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LG 박용택과 롯데 홍성흔이 경쟁했다. 박용택이 9월 타율 0.404를 기록하면서 타이틀 전선이 뜨거워졌다. 9월 21일 홍성흔이 타율 0.375를 기록하며 선두에 섰는데, 다음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쳐 0.372로 내려갔다. 그날 경기가 없었던 박용택의 타율은 0.374. 공교롭게도 롯데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LG전이었다. LG는 박용택을 출전시키지 않고 홍성흔을 다섯 타석 중 네 번이나 볼넷으로 걸렀다. 결국 박용택이 타격왕에 올랐으나, "졸렬하다"는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⑧12년 만에 우승한 타이거즈 정규시즌 1위 경쟁을 펼쳤던 KIA와 SK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KIA는 에이스 아킬리노 로페즈와 윤석민을 앞세워 1·2차전을 이겼으나, 3·4차전을 SK에 내줬다. 잠실에서 1승씩을 나눠 가진 양 팀은 7차전 9회 초까지 동점으로 맞섰다. 결국 KIA 나지완이 9회 말 채병용으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12년 만의 타이거즈 우승을 이뤄냈다. ⑨무명 신화 쓴 '김상현 신드롬' 만년 유망주였던 KIA 김상현이 한순간에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군산상고 졸업 후 2000년 해태에 입단한 그는 2002년 LG 이적 후 2008년까지 1·2군을 오갔다. 그러나 2009년 LG가 정성훈을 내주고 김상현을 KIA에 내주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트레이드 직후 주전 3루수를 꿰찬 김상현은 8월 타율 0.409 15홈런(역대 월간 홈런 타이기록)을 터뜨리며 KIA의 1위 질주를 이끌었다. 시즌 35홈런 127타점 장타율 0.632로 타격 3관왕에 오른 그는 우승 반지와 함께 MVP(최우수선수)와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차승윤 기자 사진=IS포토 2022.12.27 18:00
프로야구

'LG 1라운더' 김범석·'캔자스시티' 엄형찬, 이만수 홈런·포수상 수상

고교야구 최고의 포수로 활약했던 김범석(18·경남고)과 엄형찬(18·경기상고)이 올해 이만수 포수·홈런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운영하는 헐크파운데이션은 2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6회 이만수 포수·홈런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 전 감독은 KBO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1980~90년대 삼성 라이온즈의 주전 포수였던 그는 프로야구 1호 홈런, 최초의 100홈런, 최초의 타자 트리플 크라운 등 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쓴 주인공이었다. 헐크파운데이션은 그런 이 감독의 이름을 따 지난 2017년부터 아마추어 선수를 대상으로 홈런과 포수 부문에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홈런상 수상자는 경남고 포수 김범석이 뽑혔다. 올해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25경기 타율 0.337(83타수 28안타) 10홈런 31타점을 올린 김범석은 2022 KBO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된 바 있다. 고교야구가 나무 배트를 사용한 후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건 김범석이 처음이다. 당시 차명석 LG 단장은 "김범석이라서 뽑았다. 한국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범석은 수상 후 "이만수 감독님처럼 좋은 포수가 돼 프로에서 홈런왕에 오르고, 골든글러브도 차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남겼다. 한편 포수상 부문은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한 엄형찬이 수상자로 뽑혔다. 엄형찬은 공수를 겸비한 포수로 평가받는다. 올해 타율 0.390(82타수 32안타) 3홈런 30타점으로 활약했다. 김범석과 함께 올해 드래프트 포수 최대어로 여겨졌지만, KBO리그 대신 미국 진출을 선택했다. 엄형찬은 아버지를 이은 프로야구 2세 선수기도 하다. 엄형찬의 부친인 엄종수 경기상고 배터리 코치 역시 포수 출신이다. 한화 이글스와 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다. 엄형찬은 지난 7월 캔자스시티와 계약하며 부자가 모두 포수로 미국 무대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엄형찬은 수상 후 "미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수상자 김범석과 엄형찬은 상금 100만원과 4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부상으로 받았다. 한편 올해 시상식으로 이만수 포수·홈런상 수상자는 총 12명으로 늘었다. 세광고 김형준(NC 다이노스), 신일고 김도환(삼성), 유신고 강현우(KT 위즈), 장안고 손성빈(롯데 자이언츠), 순천효천고 허인서(한화)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포수상을 받았다. 또 경남고 한동희(롯데), 천안북일고 변우혁(KIA 타이거즈), 야탑고 안인산(NC), 천안북일고 박찬혁(키움 히어로즈), 서울고 조세진(롯데)이 역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차례로 홈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 후 국외 리그에서 뛰는 건 엄형찬이 처음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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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의 제언] 백 투 베이직…'기본'으로 돌아가자

미래를 알고 싶으면 과거를 살펴보라. 선현들의 지혜를 엮은 명심보감에 나오는 구절이다. 한국 최초의 스포츠 전문지인 일간스포츠가 창간 53주년을 맞아 프로야구 레전드 선동열(59) 전 국가대표 감독, 이만수(64) 전 SK 와이번스 감독, 김시진(64)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KBO리그의 과거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함께 대비하기 위해서다. 선동열 전 감독의 선수 시절 별명은 '국보(國寶)'다. KBO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이 1.20에 불과하다. 1993년 달성한 평균자책점 0.78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역대 최저 기록. 이만수 전 감독은 1982년 프로야구 1호 홈런의 주인공이다. 1986년 사상 첫 개인 통산 100홈런 고지를 정복한 '공격형 포수'의 대명사다. 김시진 전 감독도 1987년 프로야구 첫 개인 통산 100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이다. 1985년에는 단일 시즌 역대 3위인 25승을 따냈다. 세 감독 모두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프로야구 40주년 '40인 레전드'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26일 일간스포츠 창간 53주년 사진전 '스포츠, 함께 울고 함께 웃다' 개막식에 참석한 선동열·이만수·김시진 전 감독은 웃지 못할 과거 에피소드부터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두 시간 가까운 인터뷰 시간 내내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사뭇 진지한 대화가 오간 순간도 있었다. 프로야구 현안 관련 화두를 던졌을 때였다. KBO리그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레전드'답게 날카로우면서도 후배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이 테이블 위에 쏟아졌다. 그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건 '기본'이다. 먼저 운을 뗀 건 김시진 전 감독이다. KBO 경기감독관인 김 전 감독은 프로야구 현장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본다. 아무래도 눈이 가는 건 투수다. 그는 "투수라면 일단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요즘 투수들은) 그렇지 않다. 볼을 던지고 스피드건부터 쳐다본다"고 꼬집었다. KBO리그 투수들의 구속은 매년 향상하고 있다. 선수의 체격이 커지고 기술이 발전한 결과다. 하지만 제구가 따라주지 않는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BB/9)이 4.19개로 최근 10년 중 최다였다. 경기 질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KBO는 스트라이크존(S존)을 확대했다. 그 결과 9이닝당 볼넷이 3.46개(26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수치 변화가 크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한 인위적인 처방이라는 평가다. 김시진 전 감독의 얘길 듣던 선동열 전 감독이 동조했다. 선 전 감독은 "기술보다 체력을 먼저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기본"이라며 "선수는 하체를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근육 훈련인)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이 의존한다. 웨이트도 물론 중요한데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러닝"이라고 강조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하체의 중심이동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간 후 공을 놓았다. 굽혀진 오른 무릎이 지면에 거의 닿을 만큼 하체 밸런스가 안정적이었다. 공에 체중이 실리니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은 더 빨랐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SSG 랜더스)이 등판 다음 날 가장 먼저 하는 것도 러닝이다. 러닝은 피로물질인 젖산을 빼내는 좋은 방법이면서 하체를 단단하게 만드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효과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아 많은 선수가 중요성을 간과한다. 선동열 전 감독은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는 표현을 안 쓰려고 하는데 우리 때는 할 수 있는 게 그거(러닝)밖에 없었다. 그렇게 밑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았던 거"라며 "그게 기본기다. 그런데 유소년 야구에선 기본보다 기술(장착)에 다들 매달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기본기를 강조한 건 타자 출신 이만수 전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 전 감독은 SK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는 1년에 전국 50여 학교를 방문, 수백 명의 아마야구 선수를 직접 만났다. 이만수 전 감독은 "재능기부를 하면서 러닝을 시키니 '많이 뛰게 한다'는 민원이 들어오더라. 심각한 문제"라며 "선 감독의 말처럼 옛날에는 겨울이면 체력 훈련을 했다. 기본이 되는 훈련 중 하나가 러닝”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프로야구에선 점점 ‘완투’가 사라지고 있다. 올 시즌 리그 완투는 총 6회. 지난해(13회)의 절반 수준이다. 완투형 선발 투수가 사라지면서 한해 200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 투수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졌다. 불펜 분업화가 표면적 이유지만, 투수의 기본적인 능력도 하향 평준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선발 투수가 던지는 한 경기 평균 투구 수가 89개로 90구가 되지 않는다. 김시진 전 감독은 "공을 던지는데, 파워가 필요하지 굳이 러닝까지 해야 하나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공을 잘 던지려면 강하면서도 부드러워야 한다"며 "시즌 전 스프링캠프를 가면 투수들이 50개 이상을 던지지 않으려고 한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 적게 던지면 좋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 기술을 갖추고 부드럽게 던지면 100구를 투구하더라도 피로도가 훨씬 덜 하다"고 조언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웨이트만 하니까 부드러움이 없다. 그렇게 훈련하면 롱런하기 힘들다"며 "(한 경기에서) 100구 이상을 던지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유소년 야구 지도자들이 문화체육관광부나 교육부에서 정식 직원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학교에서 월급 받으면 기본기를 충실하게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학부모의 돈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진학이 중요하니 초등학생이 고등학생 훈련을 하고, 중학생이 프로에서 하는 훈련을 한다. 안타깝다. 제도가 먼저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막연하게 성적만 바라보고 훈련하면 자칫 기본을 망각할 수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은 "하나를 얻기 위해선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냥 얻을 수 있는 게 어디 있나"라고 되물으며 "톱 클래스에 있는 선수는 그 정도의 능력이 있으니까 문제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노력해야 한다. 많이 던져봐야 스트라이크도 던질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던지면 망가진다'는 생각이 너무 많다.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생각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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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김성한 30홈런 정복..빙그레는 3년 만에 KS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태평양 돌핀스 창단 1984년부터 야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였던 태평양화학(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구단 운영난을 겪고 있던 1987시즌 최하위(7위) 청보를 인수, 태평양 돌핀스를 창단한다. 리그 출범 세 번째 인천 연고 야구단이었다. 태평양은 1988년 3월 8일 인천시민회관에서 창단식을 열고 새 출발에 나섰다. 창단 첫 시즌 성적은 처참했다. 첫 14경기에서 13패를 당했고, 강태정 감독을 경질했다. 임신근 대행 체제로 버텼지만 전기리그 6위, 후기리그 7위에 머물렀다. ②이동석, 선동열 상대 노히트노런 빙그레 2년차 투수 이동석은 4월 17일 광주 원정(무등구장)에서 열린 해태전에서 역대 4호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야수 실책 탓에 퍼펙트게임이 아쉽게 무산됐다. 그러나 이동석은 사사구 없이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첫 투수로 남았다. 이날 해태 선발 선동열은 이 경기에서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1실점 완투했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③'도곡동 시대' 맞이한 KBO 한국화약(현재 한화)그룹은 1985년 대전을 연고로 하는 제7구단(빙그레) 창단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가입금 명목으로 30억원 상당의 한국야구회관 빌딩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듬해 12월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 착공한 야구회관은 1988년 5월 24일 개관식을 가졌다. 2022년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입주해 있다. ④'미스터 올스타' 한대화 1998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연장 11회 승부 끝에 동군이 서군에 9-8로 승리했다. 제7대 '미스터 올스타'는 패배한 서군에서 나왔다. 발목 부상을 안고 11회까지 뛰며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한대화가 그 주인공. 두 차례의 호수비도 보여줬다. 1987년 김종모에 이어 2년 연속 패한 팀에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가 나왔다. ⑤김성한, 30홈런 첫 달성 1988년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김성한의 해였다. 104경기에서 타율 0.324(404타수 131안타) 30홈런 89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안타·타점 부문 1위에 오르며 그해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1985년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었다. 프로야구 출범 최초로 단일시즌에 30홈런을 기록한 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⑥빙그레, 1군 진입 3년 만에 KS 진출 1987시즌을 마치고 OB의 원년(1982년) 우승을 이끈 김영덕 감독을 영입한 빙그레는 1988년 전기리그에서 2위(34승 20패)에 오르며 플레이오프(PO) 티켓을 확보했다. 1군 진입 3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빙그레는 후기리그 3위에 오른 뒤 삼성 라이온즈와의 PO에서 3연승을 거두며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⑦해태, 사상 첫 KS 3연패 전·후기리그에서 모두 1위에 오른 해태는 KS에서 빙그레의 돌풍을 잠재웠다. 1차전 선동열, 2차전 이상윤, 3차전 문희수가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연승을 이끌었다. 1986년 KS 3차전부터 10연승을 이어갔다. 이후 4·5차전에선 타선이 터진 빙그레에 연패를 당했지만, 6차전에 등판한 문희수가 완투승(9이닝 1실점)을 거두며 해태의 3연속 KS 우승을 이끌었다. KS 2승 1세이브를 기록한 문희수는 시리즈 MVP에 올랐다. ⑧해태, 골든글러브 싹쓸이 해태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주인공이었다. 평균자책점(1.21)과 탈삼진(200개) 1위에 오른 선동열은 투수 부문, 김성한은 1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성한은 1985년부터 이 포지션에서 4연속 수상했다. 장채근은 이만수(삼성)의 포수 부문 6연속 수상을 저지했다. 최다 출루(191번)와 도루왕(58개)에 오른 이순철은 외야수 부문, 한대화는 3루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안희수 기자 사진=한화 제공·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09.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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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헐크·4할 타자·이도류'...KBO, 원년 대표 레전드 4인 발표

'불사조' 박철순이 '헐크' 이만수, '4할 타자' 백인천, '투타겸업' 김성한과 함께 1982년을 대표하는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박철순, 이만수, 백인천, 김성한이 KBO리그 40주년 레전드 40인 중 4인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KBO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올스타전 현장에서 레전드 40인 중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선동열, 최동원, 이종범, 이승엽)을 먼저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4인은 첫 4인에 뒤이은 최상위 득표자는 아니지만, KBO리그 원년인 1982년, 상징성 있는 기록과 활약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들이다.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한 결과, 선정위원회에서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투표 결과 박철순(OB)이 11위, 이만수(삼성)가 12위, 백인천(MBC)이 24위, 김성한(해태)이 25위에 올랐다. ‘불사조’로 불리는 박철순은 KBO 리그 원년인 1982년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승리(24승), 평균자책점(1.84), 승률(0.857)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다. 이어 최다 연승(22연승) 부문에서는 40년 동안 깨지지 않은 불멸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비록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원년에 화려했던 명성에 비해 은퇴할 때까지 꾸준한 누적 기록을 쌓지 못했음에도 통산 평균자책점 7위, WHIP 공동 18위에 올라 있다. 전문가 투표에서 156명 중 134명(68.72점)에게 표를 받았고, 팬 투표에서는 1,092,432표 중 508,173표(9.30점)로 총 점수 78.02점을 획득, 40명의 레전드 중 11위에 올랐다. ‘헐크’ 이만수는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MBC와의 KBO 리그 개막전에서 1회에 친 2루타로 KBO 리그 첫 안타와 타점, 5회에는 담장 넘어로 타구를 보내며 KBO 리그 첫 홈런이라는 역사를 썼다. 1983년부터 3년 연속 홈런 1위를 기록했고, 1986시즌과 1991시즌에는 각각 KBO리그 최초로 100홈런과 200홈런을 달성했다. 1983시즌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고 1984시즌에는 타율, 홈런, 타점 등 3개 부문을 석권한 KBO 리그 최초 타격 3관왕이 되었다. 이만수 이후 타율, 홈런, 타점 3개 부문 3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롯데 이대호(2006시즌, 2010시즌)가 유일하다. 이만수는 전문가 투표에서 130표(66.67점), 팬 투표에서 529,649표를 받아 총 점수 76.36점으로 12위에 올랐다. 원년 타격왕인 백인천은 당시 타율 0.412를 기록했다.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4할 타자이자 유일무이한 감독 겸 선수로도 남아있다. 일본프로야구 출신이었던 그는 당시 지명타자를 맡아 타율, 안타, 득점(공동), 장타율, 출루율 부문 1위를 휩쓸었다. 전문가 투표 107표(54.87점), 팬 투표 303,752표(5.56점), 총 점수 60.43(24위)을 기록했다. 김성한은 홈런 타이틀을 3차례나 차지했을 만큼 KBO 리그 초창기를 지배했던 강타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년에는 투타를 오가며 활약한 원조 ‘이도류’였다. 타석에서는 타율 0.305(10위)에 97개의 안타(3위), 13개의 홈런(4위)을 기록하며 69타점을 쌓아 올려 최다 타점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운드에서는 26경기에서 10승(1 완봉승 포함)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9의 기록으로 승리 7위, 평균자책점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KBO 리그에서 한 시즌에 두 자릿수 승수와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김성한이 유일하다. 김성한은 1989시즌 KBO 리그 최초로 26홈런, 32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 가입,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성한이 정규시즌 MVP 2회(85,88년), 골든글러브 6회(85~89, 91년)를 차지하며 해태에서 14시즌을 활약하는 동안 해태는 7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한편, 레전드로 선정된 선수들의 시상은 레전드들의 전 소속 구단 홈 경기에서 진행된다. 김성한과 이만수의 시상은 각각 이번 주 26일 광주 NC와 KIA 경기, 30일 대구 롯데와 삼성 경기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박철순의 시상은 오는 8월 13일 잠실 SSG와 두산 경기에서, 백인천에 대한 시상은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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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올스타] KBO 40주년 올스타 TOP4 발표...선동열, 별 중의 별로 선정

KBO리그의 역사를 대표하는 40주년 올스타 최고의 4인이 발표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16일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TOP 4,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을 올스타전 경기 전 공식행사를 통해 발표했다. 선정위원회에서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해 선정한 40인의 레전드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4명의 레전드는 선동열(해태 타이거즈), 최동원(롯데 자이언츠), 이종범(KIA 타이거즈),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다(이상 득표 순). 최다 득표 1위를 차지한 선동열은 현역시절 ‘무등산 폭격기’라는 별명을 가졌던 명실상부한 국보급 투수다. 1985시즌 해태에서 데뷔한 이래, 1996시즌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해태에서만 11시즌을 보내면서 해태 왕조 건설의 선봉에 섰다. 이 기간 동안 해태는 여섯번(86~89, 91, 93)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커리어 막판 마무리 투수로 전향하면서 100승과 100세이브를 돌파했고, KBO 리그에서 1,000이닝 이상을 투구한 투수를 기준으로 통산 평균자책점(1.20), 완봉(29), WHIP(0.80)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동열은 전문가 투표 156표 중에서 155표(79.49점), 팬 투표 1,092,432표 중 631,489표(11.56점)를 받아 총점 91.05로 1위의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선동열은 2011년 선정한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베스트10에도 선정된 바 있다. 최다 득표 2위에 오른 최동원은 ‘무쇠팔’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팬들에게는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으로 각인된다. 별명에 걸맞게 통산 완투 2위(81개), 최다 연속 시즌 200이닝 이상 투구 공동 1위(5시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선동열에 이어 2위(2.46), 통산 WHIP는 3위(1.15)에 올라있다.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던 1984시즌이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해당 시즌에 기록한 27승은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승리 2위, 223탈삼진은 최다 탈삼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시즌 최동원은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최동원은 전문가 투표에서 156명 전원(80.00점)에게 표를 얻었으며 팬 투표에서 545,431표(9.99점)를 확보, 총점 89.99를 얻었다. ‘야구천재’ 이종범은 별명에 걸맞게 공수주에서 빠지는 것 없는 하나 없는 만능 플레이어였다. 명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90년대 4번의 골든글러브(93, 94, 96, 97) 타이틀을 차지했고 일본에서 복귀해서는 외야수로 활약하며 두 차례(02, 03)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1994년이 이종범의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시즌 막판까지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오가며 원년 백인천 이후 첫 4할 타자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393으로 역대 단일 시즌 최고 타율 2위에 해당하는 기록. KBO 리그 최초의 200안타 달성도 노렸으나 196안타로 시즌을 마감했고 이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바람의 아들’이라는 또 다른 별명답게 통산 도루 2위(510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4시즌 기록한 84도루는 현재도 깨지지 않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종범은 전문가 투표에서 149표(76.41점), 팬 투표에서 595,140표(10.90점)를 얻어 총점 87.31로 최다 득표 3위에 자리했다. ‘라이언 킹’ 이승엽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 홈런 타자’로, KBO 리그의 대부분의 홈런 관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56개 – 03년)를 비롯해 최연소 100홈런(22세 8개월 17일), 최연소·최소경기 200홈런(24세 10개월 3일, 816경기), 최연소·최소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시즌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다양한 홈런 관련 기록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이승엽은 통산 타점, 득점, 루타, 장타율, OPS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고 골든글러브를 10회(97~03, 12, 14, 15), 정규시즌 MVP를 5회(97,99, 01~03) 각각 수상해 이 부문 최다 수상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승엽은 전문가 투표에서 149표(76.41점), 팬 투표에서 553,741표(10.14점)을 획득, 총점 86.55를 얻어 이종범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4위에 올랐다. 한편 이 날 KBO 허구연 총재는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KBO는 후반기 동안 남은 레전드 36명의 명단을 순차적으로 발표해 나갈 예정이다. 40명 레전드와 관련된 특별한 스토리는 KBO의 공식 발표에 맞춰 네이버 스포츠의 KBO 40주년 특집 페이지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edaily.co.kr 2022.07.1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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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티키타카…’한국 야구의 미래’ 신인왕 삼총사 만나다

2020년 1월 1일. 일간스포츠 1면을 장식할 사진 촬영. 시작되는 순간부터 티격태격했다. 셋 중 가장 선배인 이정후(22·키움)가 절친한 후배 강백호(21·KT)에게 "네가 가장 작고 못생겼으니까 가운데 서"라고 농을 던졌다. 강백호는 가만히 있지 않고 "그건 암살이다"며 "본인이 정말 멋있는 줄 안다"고 되받아쳤다. 긴 기럭지를 자랑하는 정우영(21·LG)은 그런 선배들의 말싸움(?)이 재밌다는 듯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짓궂게 장난을 주고받았지만 인터뷰 내내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묻어났다. 일간스포츠는 경자년(庚子年)을 맞이해 최근 3년간 신인왕을 수상한 한국 야구의 미래 삼총사를 만났다.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온 이정후와 강백호, 정우영이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KBO 리그에 센세이션을 몰고 왔다. 입단 첫해 고졸 신인 최다 안타를 기록하며, 리그 10년 만에 순수 고졸 신인왕을 수상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3년 연속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교타자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입단 전부터 대어급 신인으로 평가받은 강백호는 데뷔부터 강렬했다. 역대 첫 고졸 신인 데뷔 첫 타석 홈런을 때려낸 그는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에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프리미어12 대표팀을 통해 자신이 향후 대표팀 중심타자로서의 재목임을 확인시켜줬다. 반면 이정후, 강백호와 달리 지명 순번이 느려 입단 전에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한 정우영은 깜짝 신인왕을 수상했다. LG 선수로는 이병규(1997년) 이후 무려 22년 만의 수상이다. 고졸 신인 투수 최초로 올스타 베스트12에도 선정됐다. 인터뷰에서 셋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났다. 맏형인 이정후는 가장 의젓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집중했다. 강백호는 분위기 메이커였다. 강백호는 2016년 청소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부터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이정후와 프리미어12에서 늘 함께 다녔다. 또 강백호는 정우영과 동갑내기나 서울고 1년 선배다. 그래서 이정후와 정우영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제 프로 무대 첫 시즌을 마친 정우영은 선배 틈 속에서 평소와 달리 다소 머뭇머뭇했다. 최근 3년 신인왕을 수상한 꿈 많은 20대 초반 청년, 이들의 동반 첫 인터뷰는 웃음이 멈추지 않을 만큼 유쾌하게 진행됐다. -비시즌이라 자주 만나지 못하겠다. 이정후(이하 이)="(강)백호와는 자주 만난다. 백호가 요즘 서울에 집을 구해 개인 운동을 한다고 있어서…" 강백호(이하 강)="일주일에 두 번은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슬리퍼 신고 나가서 편하게 만나 커피 한잔하고. 내가 밥을 사려고 해도 형이 선배라고 한 번도 계산하지 못하게 하더라." 강백호는 지난달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전년도 수상자로 나서 서울고 1년 후배이자 동갑내기인 정우영에게 신인왕을 전달했다. 당시 이야기를 꺼내자 강백호는 정우영을 쳐다보며 "인사 깎듯이 해봐라"고 장난쳤다. 잠시 후 강백호는 "지난해 같은 시상식에서 나는 (전년도 수상자인) 정후 형에게 안 받았는데"라고 하자 이정후는 "나는 훈련소에서 총 쏘고 있었지"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2017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 혜택으로 4주 기초 군사 훈련 중이었다. -이정후와 정우영의 친분은 어떻게 되나. 정우영(이하 정)="프로 입단 전에는 고등학교 때 경기에서 봤다." 강="(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어) 정후 형이 무서울 것이다. 눈빛 봐라. 이글이글하지 않나." -이정후 역시 학창 시절 강백호를 처음 마주했을 때 "정말 무서웠다"고 한 적 있는데. 이="백호요? 쟤 지금은 많이 좋아진 거다. 프로 물 먹고 많이 달라졌다. 당시에 나는 엄청나게 말랐는데, 백호가 까까머리에 지금 인상이라고 생각해봐라. 인상이 아주 무서웠다." 정="맞다. 서울고 시절과 비교하면 백호의 인상은 지금 많이 선해졌다." 강="우영이는 학교 다닐 때 나를 많이 무서워했다." -강백호와 정우영은 나이는 같지만, 고교 1년 선후배 사이다. 강="2학년 때부터 우영이가 내게 존댓말 대신 편하게 했다." 정="사실 그때부터 백호를 안 무서워했다." -때린 적은 없나. 정="오히려 내가 백호를 때렸다." 강="선배인 내가 맞았다. 그래서 정후 형한테 고스란히 물려주고 있다. 요즘 사회는 그렇다(웃음)" 이="최근에 밥 먹는데 놀리니까 '나는 형 때려'하면서 진짜 주먹으로 치더라. 저 덩치에 한 대 맞으면 엄청 아프다." -올해 셋의 상대 전적을 기억하나. 정="백호에게 (2타석 1타수) 포볼과 땅볼을, 이정후 선배에게는 (1타수) 안타를 맞았다." 이="보통 좌타자는 사이드암 계열 투수를 상대하기 수월하다. 그런데 우영이는 투심 패스트볼 계열이라 안타를 뽑기 힘들더라. 그 안타 1개도 운이 좋았다." 강="뭐 (정후) 형은 올해 193안타 모두 운이 좋았지(웃음). 나는 시범경기에서 우영이에게 안타를 친 적 있다. 이를 포함하면 올해 3타석 2타수 1안타 1볼넷이다." 이="야~추하다 추해." -최근 3년 연속 고졸 루키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생애 단 한 번 수상이 가능하고, 프로 입단 후 처음 받은 상이어서 의미가 있다. 전년도에도 신재영 선배가 신인왕을 탔다. 히어로즈 하면 신인왕이 떠오르게끔 하는 이미지를 계속 이어갈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 강="매년 한 명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이다. 대선배들과 같은 상을 받아 영광이었다. 시간이 훌쩍 지나서도 평생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상이다." 정="(전년도 강백호에 이어) 서울고 출신이 2년 연속 신인왕을…" 강="대 서울고거든." 이="휘문고에는 박민우(2014년 수상) 선배가 있다." 강="2년 연속 수상자는 없잖아. 우리도 3년 연속은 어려울 것 같긴 하지만…어쨌든 정후 형이 (고졸 순수 신인왕의) 스타트를 끊어줘서 우리가 이어서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언젠가는 누군가 스타트를 끊어야 했던 건데 운 좋게 내가 백호보다 1년 먼저 태어나서." 강="무슨 운칠기삼도 아니고(웃음)." "같은 해에 신인왕을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이정후는 "그럼 내가 강백호에 졌을 거다"라고 말했다. -서로에게 뺏고 싶은 점이 있나. 정="저는…." 강="일단 선배님부터 말씀하시고." 이="백호의 굉장한 파워와 두꺼운 허벅지. 우영이는 길쭉한 다리다." 정="마찬가지로 백호는 허벅지…." 강="가진 게 이거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저는 제 외모에 만족합니다." 이="아 최고지." 정="이정후 선배는 정교함과 꾸준함을 본받고 싶다." 강="정후 형이 훈련과 경기에 임할 때 보이는 여유. 또 정교함과 선구안, 안정적인 플레이, 마지막으로 인성까지 닮고 싶다. 내 친구(정우영)에게는 우월한 키와 대범함을 뺏고 싶다. (선배들에게 막 대할 수 있는?) 그렇다. 우영이가 선배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이="맞다." 강="처음 뵙는 선배들에게도 '아 선배님'이라고 하며 싹싹하게 다가가더라. 나는 그런 걸 굉장히 못 한다." 이="나도 못 하는데." -평소 취미 생활은. 이="책을 가까이하고 음악, 클래식, 전시회를 좋아한다." 강="미술관이라고?(웃음) 나는 보거나 들은 적이 없는데. 집이 미술관이겠지(웃음). 나 역시 책을 자주 본다. (형이) 책 종류에 관해선 얘기하진 않았는데 내가 보는 웹툰도 독서라고 할 수 있지 않나. 나만 이미지가 이상해지는 것 같다. (정우영을 보며) 넌 취미가 뭐야? 말을 왜 잘하는 것 같아?" 정="나는 평소에 대화하는 걸 좋아하니까." 이제 갓 20대 초반의 꿈 많은 젊은 청년에게 '10년 뒤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강백호는 "각자 서로의 목표를 정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본인이 말하면 다들 겸손하게 답할 것 같아서다"고 했다. 이정후와 정우영도 동의했다. 정="백호는 10년 뒤에 적어도 통산 150홈런을 치고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옆에서 이를 들은 강백호는 '얘 뭐지'라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기자가 '수치가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정="너 올해 홈런 13개 쳤잖아." (강백호는 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이었다.) 이="백호, 너 너랑 얼마 차이 안나네." 강="형 몇 개 쳤는데?" 이="6개." 강="통산 홈런이 몇 갠데? 나는 지난해 홈런 29개 더 있어." 정="백호가 지금처럼 꾸준히 활약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강="우영아, 정후 형은 10년 뒤에 안타 몇 개 기록하고 있을 것 같아? 지금까지 1000개 쳤거든." (이정후는 데뷔 후 3년간 535안타를 기록 중이다. 강백호는 다소 부풀려 얘기했다.) 이=(강백호를 바라보며) 신났냐?" 강="원래 이렇게 티키타카 해야 재밌다." 이="입 안 아파? 그 입만 좀 조용히 했으면…" 진지 모드로 돌아온 강백호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강="정후 형은 타율 3할 5푼에 한 시즌 200안타는 에버리지로 기록할 것 같다. 거기에 힘까지 붙어 시즌 20홈런까지 때려내는 '미친놈'이 되어있지 않겠냐고 감히 예상해본다. 이 친구(정우영)는 선발 투수한다면 통산 50승은 여유 있게 달성할 것 같다. 중간 투수로 뛰면 100홀드를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통산 100홈런만 치겠다. 10년 차 즈음에 똑딱이로 바뀌어서." 이="어이구 입만 살아서. 우영이는 선발로 뒤면 10년 뒤에 100승, 중간 계투라면 100홀드는 넘어설 거 같다. 그때까지 안 다치고 잘했으면 좋겠다. 백호는 의외로 달리기도 빠른 편이다. 도루 욕심이 있어 진정한 5툴 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여줄 것 같다. 수비력도 엄청나게 향상되어 있을 것이다." 이를 전해 들은 강백호가 손뼉을 치며 반겼다. 이="백호가 시즌 초반에 갑자기 도루한다고 나대다 다친 적 있다. 너 부상 전에는 도루 많이 했잖아." 강="전반기에만 7개 했지." 마지막으로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질문했다. 이번에도 강백호는 "겸손하게 답할 수 있으니, 내가 셋의 목표를 정해줘야겠다"고 나섰다. 강="정후형은 200안타, 너(정우영)는 선발할 거니?" 정="모르지." 강="그럼 선발 10승. 요즘은 토종 선발 10승도 쉽지 않으니까." 이="백호는 수비해야지. 타격은 지금도 훌륭하다. 수비만 잘하면 된다." 강="수비 잘해서 골든글러브 후보에 포함되고 싶다." (강백호는 올해 부상으로 골든글러브 후보 기준에 수비 102⅔이닝이 부족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수비 열심히 해." 강="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형석 기자 2020.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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