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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미달” 佛 융단 폭격→“이강인 韓 ‘슈스’, 라리가 안 봤으면 모르지” 엔리케가 막았다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향한 현지 매체의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또 한 번 제자를 감쌌다. 늘 그랬듯 이강인을 칭찬했다.엔리케 감독은 20일(한국시간) FC메스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를 보지 않는 이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선수”라며 “그는 대한민국의 슈퍼스타다. 그는 오른쪽 윙, 왼쪽 윙, 미드필더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다. 그는 수비도 한다”며 엄지를 세웠다.지난 7월 스페인 무대를 떠나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파리에 연착륙하는 듯했다.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려갔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팀에 복귀해 프랑스 리그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데뷔골 등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선발 출전 빈도를 늘렸다. 하지만 프랑스 다수 매체의 최근 평가는 썩 좋지 않다. 축구 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할 정도다. 유독 부진한 활약은 아니었는데, 이강인에게 가장 낮은 평점과 혹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은 지난 18일 LOSC 릴과 PSG의 2023~24 프랑스 리그1 16라운드 직후 이강인에게 평점 3점(10점 만점)을 줬다. 팀 내 유일한 3점대 평점이었다. 매체는 “이강인의 이날 경기력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기는 어려웠다”며 “좋은 모습이 있었다고 해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너무 중립적이었고 애매했다”고 평가했다.앞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UCL 조별리그 최종전 당시 이강인은 세 차례나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등 존재감을 보였지만, 현지 매체나 전문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당시 풋메르카토는 “부정확한 패스(당시 성공률 82%)가 이어졌다”고 꼬집었고, 현지 해설가 피에르 메네스는 “우리가 기대했던 전진 패스 능력이 없는 선수다. 개성이 없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최근 프랑스블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한다. 내년 2월까지도 PSG 수준에 다다르지 못할 것”이라고 악평했다. ‘스승’ 엔리케 감독은 외부 평가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기술이 뛰어나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다. 이렇게 많은 자질을 갖춘 어린 선수가 (팀에)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그는 (평소에) 웃고 있으며 재미있고 친절하다. 그는 정말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극찬했다. 엔리케 감독은 그간 꾸준히 이강인을 향해 믿음을 보냈다. 스페인 출신인 엔리케 감독은 과거 셀타 비고, FC바르셀로나, 스페인 축구대표팀 등 스페인 축구에 정통한 인물인데, 이강인이 라리가에서 뛰던 시절부터 활약상을 봐 왔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최근 이강인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때에도 엔리케 감독의 자세는 변치 않았다. 현지에서는 이강인이 지난 18일 열린 릴과 경기에서 벤치에 앉으리라 내다봤다.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강인은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강인을 향한 믿음이 굳건하기에 가능했던 기용이었다. 사실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픽은 아니었다. 이강인과 엔리케 감독 모두 지난여름 팀에 들어왔다. 이강인 영입은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기량을 늘 인정하고 실제 꾸준한 기용으로 믿음을 보내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8월 방한 당시에도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오래 생활해서 잘 알고 있다. 마요르카 마지막 시즌에 굉장히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완성형 선수이며 기술이 좋고 육체적으로 뛰어나다. 보는 즐거움을 주는 선수다. 중앙, 측면 가리지 않고 잘 뛸 수 있다. 이강인을 데리고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후에도 이강인을 향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현지 매체의 혹평을 받는 이강인은 21일 메스전이 올해 마지막 경기가 될 전망이다. 프랑스 리그1은 3주 넘는 휴식기를 가진다. PSG는 메스전 이후 내년 1월 15일 RC랑스와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금 리그 일정을 소화한다.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를 앞둔 이강인은 당분간 팀에서 빠질 전망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준결승 이상 진출한다면, 이강인의 PSG 합류는 더욱 늦어질 예정이다. PSG는 이강인 없이 최대 4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김희웅 기자 2023.12.20 12:39
영화

‘인어공주’ 별점테러에 외신도 주목..“한국, 프랑스, 독일서 수상한 일 벌어지고 있다”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 극과 극으로 나뉘는 국내 평점에 외신이 의아함을 보이고 있다.29일 오전 기준 ‘인어공주’의 네이버 영화 관람객 평점은 6.63(10점 만점)이다. 실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CGV 골든에그 지수는 75%로 평균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하지만 한줄평은 극과 극을 달렸다. 네이버 영화상 ‘인어공주’ 평점은 호평과 혹평이 극명하게 갈려 “도저히 몰입이 안 된다” “내가 알던 에리얼이 아니다”라는 반응과 함께 “목소리 최고” “사랑스러운 영화” “할리 없는 인어공주는 생각 못한다”는 반응이다.미국 매체 데드라인에서도 한국 한줄평에 주목했다. 이날 데드라인은 “‘인어공주’가 개봉 후 지난 일요일까지 1억 6380만 달러(한화 약 2175억원)의 글로벌 추정 수익을 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시장에서 리뷰폭격이라는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짚었다.이어 “한국의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 부정적인 리뷰는 수백 개의 좋아요를, 긍정적인 리뷰는 수백 개의 싫어요를 받는 경향이 있었다”며 “개봉 당시 점수는 1.96점에서 6.67점으로 올랐다”고 전했다.이 매체는 “프랑스와 영국, 브라질, 멕시코 등 해외 영화 별점 사이트에서도 부정적인 사용자 리뷰가 의심스러운 수준으로 나타나자 이를 지적하는 글을 게시했다”며 “주로 ‘인터넷 트롤’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해외 반응은 꽤 놀라운 일”이라고 짚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5.29 10:46
연예일반

[줌인] 신데렐라 벗은 김은숙, 첫 복수극 '더 글로리'로 되찾은 영광

“언제 적 김은숙이야?” 자신의 유명세에 고등학생 딸이 괴롭힘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김은숙 작가에게 딸이 되돌려준 말은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지닌 김 작가에게는 꽤 속이 쓰린 평가일지 몰라도,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팩폭’(팩트 폭격)이었다. ‘파리의 연인’(2004), ‘프라하의 연인’(2005), ‘온에어’(2008), ‘시크릿 가든’(2010), ‘태양의 후예’(2016) '도깨비'(2016) 등 ‘신데렐라 판타지’에 김은숙표의 ‘워드 플레이’, 즉 ‘말맛’이 버무려진 작품들은 큰 사랑을 받았으나 2020년 방영된 ‘더 킹: 영원의 군주’는 그야말로 혹평 일색이었다. 까칠한 재력가 남성이 평범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진부한 작법과 ‘신데렐라’가 되는 수동적 여성상을 답습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거액의 제작비와 초호화 캐스팅에도 무참히 무너진 ‘더 킹: 영원의 군주’는 숱한 논란을 낳으며 쓸쓸하게 퇴장했고, 그만큼 김 작가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은 김 작가에게 더 찬란하다. ‘학교폭력’이라는 사회 주요 소재에 피해자의 고통, 가해자들을 향한 응징 등 자칫 뻔한 복수극으로 펼쳐질 수 있는 내용들을 영리하게 엮어내면서 지루할 틈 없는 속도감으로 풀어냈다. 지난해 12월 ‘파트1’이 첫 공개되자마자 무섭게 입소문을 탔고 너도나도 “연진아”를 외치는 등 화제성도 폭발적이었다. 예상대로 ‘파트2’는 ‘파트1’의 인기를 이어받으며, 지난 13일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세계 1위에 올랐고 공개 첫날인 10일 국내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474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파트2’ 공개 전 진행된 GV에서도 김 작가는 다소 격앙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에 있는 박연진 씨 정말 죄송하다. 사과드리고 싶었다”면서도 “하지만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라며 높은 인기를 만끽했다. 김 작가의 첫 복수극 ‘더 글로리’는 그동안 김 작가가 선보였던 서사뿐 아니라 캐릭터들도 무척 다르다. ‘시크릿 가든’ 종영 후 “또 다른 신데렐라 이야기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계속 쓸 자신이 있다”고 호언장담했듯 그간 기존 로맨스 작품을 비틀고 비틀어 연이은 히트작을 내놓았다면, ‘더 글로리’는 로맨스를 지우고 ‘피해자’에 오롯이 집중한 작품이다.극 중 ‘학폭’ 피해를 입은 동은(송혜교)이 학창시절의 나이를 훌쩍 넘어선 현재에서도 ‘연진이’를 부르는 모습은, 쉽사리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실제 피해자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동은이의 몸 곳곳을 뒤덮은 물리적 상처들도, 어쩌면 잊고 싶어도 매일 마주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의 고통을 짐작케 한다. 또 김 작가는 기존 성별 간 이분법적 구도를 피해자와 가해자로 옮겨오면서도 이들 간의 이야기를 더 다양한 층위로 채워 넣었다. 동은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현남(염혜란)이 공조를 이루는 모습에서 피해자들의 연대를, 연진(임지연)을 비롯해 가해자들 사이에선 헐거운 유대를 그린 모습이 단적인 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로 기존의 복수극들이 ‘폭력이 폭력을 낳는’ 함정에 빠지면서 선정성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면, ‘더 글로리’는 이 같은 딜레마를 슬기롭게 비껴간다. 어딘가 하나씩 부족한 가해자들은 서로 할퀴고 스스로 몰락해간다. 피해자인 동은은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오직 판을 짜는 ‘설계자’로만 남는다. 김 작가는 “폭력의 순간에는 인간의 존엄, 명예, 영광 같은 것들을 잃게 된다”며 “피해자들이 ‘원점’이 되는 상태를 응원한다”고 드라마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드라마가 끝날 때쯤 폭력을 당하고 복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동은은 어떤 심정이었는지, 과연 복수의 끝에서 동은은 ‘원점’이 됐는지 등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되는 제목이다. “엄마는 내가 죽도록 맞는 게 가슴 아프냐, 죽도록 때리는 게 가슴 아프냐”는 딸의 질문에 ‘더 글로리’를 집필하게 됐다는 김 작가는, 작품 내내 이 같은 질문들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갔고 극 중 복수를 마쳐갈 즈음 동은이 “죽도록 행복하고 싶다”는 대사에서 얼기설기 그 답을 찾은 것처럼 보인다. 그 지난한 고뇌의 과정은 하얗게 센 작가의 헤어스타일이 대변하는 듯하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3.16 06:15
무비위크

이유없는 혹평 폭격에 상처받는 영화계

이유 없는 혹평 '폭격'이 어려운 영화계에 상처를 남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극장가를 더욱 어렵게 하는 인터넷 문화가 생겼다. 개봉 직후 혹은 개봉하기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SNS에 올라오기 시작하는 혹평들이다. 누가 더 센 표현을 쓰나 경쟁이라도 하듯 조롱에 가까운 글들이 등장한다. 영화에 대한 진지한 리뷰나 평가보다는 일종의 인터넷 유머로 유행하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과 마주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선보이는 기대작 중 하나였고 경쟁작이 사실상 전무했던 터라 큰 주목을 받았다. 주목도만큼이나 '#살아있다'를 향한 혹평 세례도 뜨거웠다. 관객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순 없고 저마다의 취향과 관점이 다르기에 혹평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리뷰가 아닌,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 위해 작성한 듯한 글들도 여럿 올라왔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안티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상영 중인 '반도(연상호 감독)'도 난감한 상황에 여러 번 처했다. 일찌감치 여름 개봉을 못 박아두고 차근차근 인지도를 올려왔던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너무나 뜨거운 이슈였던 탓일까. 조롱에 가깝게 거친 평가를 쏟아내는 일부 네티즌의 발언으로 마음을 졸여야 했다. 개봉 첫 날 조조 상영도 채 끝나지 않은 시간대에 공격에 가까운 평가가 등장하는 일도 있었다. 실 관람객의 평인지 의구심이 드는 글이었으나, 시선을 사로잡는 센 어휘 덕분에 SNS를 타고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코로나19 이후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쟁작 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졌고, 조롱에 가까운 혹평이 이전보다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일종의 인터넷 유머 코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라는 것. 실 관람객의 평이 모이는 CGV 골든에그지수에도 박한 평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에그 지수가 내려가면 "에그가 깨졌다"며 일부 네티즌이 더욱 센 혹평을 내놓는 식이다. 실제로 배우 심은경에게 일본 다카사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블루 아워'는 개봉 하루 만에 '깨진 에그'로 반갑지 않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관객마다 평가의 시선과 기준이 다르다. 호평도 혹평도 공존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처한 극장가에서 장난처럼 던진 영화평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펼치는 건 당연하고 건강한 비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유튜브, SNS 등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극단적인 비난과 조롱은 영화를 관람할 예비관객에게는 편견을 줄 수 있고, 길게는 몇 년, 짧게는 수개월 영화를 위해 노력한 제작진들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7.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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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암수살인' 주지훈 "로망이었던 사투리, 매일 짜증났죠"

'또' 주지훈(37)이지만, '그 주지훈 맞아?' 싶을 정도로 '다른' 주지훈이다. 물 만났다, 물 만났다 했더니 헤엄치며 잔재주까지 부리고 있다. '신과함께(김용화 감독)', '공작(윤종빈 감독)'에 이어 '암수살인(김태균 감독)'까지 터뜨렸다. 흥행 타율 100%. 올 한 해만 세 편의 작품을 공개하며 자타공인 흥행보증수표로 거듭났다. '2018년은 주지훈의 해'라는 표현도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보상은 아니다. 주지훈 스스로도 "이런 시기가 다시 올까 싶다"며 자기객관화에 여념이 없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작품마다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준 올해의 주지훈은 '배우 주지훈'이 갖춘 매력을 어떻게 해서든 모두 꺼내보려 노력했고, 칭찬받아 마땅한 결과물을 내놨다. 특히 삭발을 감행한 까까머리, 짙은 다크서클조차 감추지 않은 쌩얼, 혹평받기 십상인 부산 사투리까지 '암수살인' 속 주지훈은 '신과함께', '공작'으로 차곡차곡 쌓은 관객들의 믿음을 결코 져버리지 않았다. '자유'를 핑계로 마음껏 살았던 시절도 있지만 이제는 "책임없는 자유는 방종이다"는 말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 성장의 밑바탕엔 주지훈의 귀인들이라 불리는 정우성·하정우·황정민 등 영화계 선배들이 있다.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동시에 "나도 곧 마흔이 된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인 주지훈은 "요즘 하고 있는 가장 큰 긍정의 고민은 나 역시 선배들처럼 후배들에게 양탄자를 깔아줄 수 있는 선배다운 선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더 많이 배우며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고백했다. - '암수살인'이 범죄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 아닐까 싶다. 그동안의 범죄극을 봐 온 일반 관객들 입장에서는 조금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어떻게 봐 주실지 궁금하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아 좋다." - 밤톨머리 비주얼이 가장 눈에 띄었다."비주얼적인 표현은 원했던대로 나온 것 같다. 시나리오에는 '감옥에 들어간 후 짧은 헤어'라고만 쓰여져 있었지 '삭발'이라고 적시돼 있지는 않았다. 내가 먼저 '아예 다 밀어버리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는데, 감독님과 PD님도 사실은 삭발을 원했다고 하더라. 배우에게 강요가 될까봐 이야기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웃음) 노메이크업도 감옥에 갇혀 있는 수감자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 다크서클은 오히려 분장인 줄 알았다."내가 다크서클이 좀 심하다. 하하. 사람이 그런 옷 입고 머리까지 빡빡 깎고 있으니까 실제로 기분이 좀 다운되더라. 주변 분위기도 마찬가지고. 다크서클이 더 내려오지 않았나 싶다.(웃음) 혼자 상상을 했다. 처음에는 도망자 신세니까 머리를 기르고 다녔지만, 감옥에 들어간 후에는 강해 보이기 위해 센 비주얼을 선호하지 않을까. 머리 감고 말리는 것도 선호하지 않았을 것 같다. 계속은 아니지만 굉장히 극단적인 성향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 100% 부산 사투리 대사를 소화했다."부산 사투리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특유의 정감어림이 있지 않나. '언젠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웃음) 부산 사투리는 누가 쓰면 '어! 이거 부산 사투리!' 할 정도로 익숙하다. 그건 직접 소화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이다. 나처럼 서울 토박이에게도 익숙한데, 직접 사용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잘 캐치해 내겠나. 조금만 잘못해도 감정없이 융단폭격 맞기 딱 좋았다." - 해내야만 하는 가장 큰 미션 아닌가."현장에 갔는데 나 빼고 스태프들까지 다 부산 출신을 뽑아 놓으셨더라. 딱 미치는 줄 알았다.(웃음) 연기자는 손짓, 발짓, 몸짓, 그리고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인데 그게 핸디캡이 되니까 정말 죽겠더라. 현장에 가기 싫었다. 막상 가면 좋은데 한 발 들이기가 매일 매일 짜증났다. 왜 한여름에도 바닷물은 차갑지 않나. 들어갈 땐 멈칫해도 막상 들어가면 신나게 잘 논다. 그런 느낌이었다." -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 같다."대본에 성조를 한 글자 한 글자 다 그리면서 연습했다. 다섯 단계로. 간혹 현장에서 대사가 바뀌면 또 죽겠더라.(웃음) 후시녹음 분량은 준비도 못했는데 현장에서 갑자기 찍겠다고 하면 망연자실하게 되더라. 감독에서 전화를 거는 첫 장면이 그랬다. 얼마나 중요한 신이냐. 원래는 안 찍는 것이었는데 찍었다. 예습·복습을 왜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지 그때 깨달았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면 서울대 갈 수 있었을 것 같다." - 예습·복습은 어떤 방식으로 했나."크랭크인 전 사투리 연습을 미친듯이 하면서 전체 분량을 한 번 봐 뒀고, 당일 촬영이 끝나면 자기 전에 다음 날 촬영분을 꼬박꼬박 챙겨 봤다. 그리고 현장에도 한, 두시간씩 꼭 일찍 나가 있었다. 안 그러면 불안해서 살 수가 없겠더라. 두 달 넘게, 하루 8시간동안 사투리만 잡고 살았다. 처음엔 혼자 해 보겠다고 부산 친구와 매일 통화를 하기도 했는데 대사량이 너무 많아 그럴 정신이 없더라. '주어진 걸 완벽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다 끊고 일상 생활에서 툭 건드리면 튀어나올 정도로 연습했다." - 곽경택 감독에게 직접 배웠다고."감독님과 성격도 잘 맞는 편이다.(웃음) 확실히 오래된 명감독님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을 존중해주는 분이다. 뭘 요구할 때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하신다. 사투리도 감독님께서 추천해준 방법이 진짜 잘 맞았다. '아날로그 녹음기 테이프를 이용해 보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 '녹음해 줄테니까 해 보겠냐'고. 난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것에 겁이 없다. 냉큼 '하겠다'고 하고 받았는데 손에 착 감기는 그 맛이 디지털과는 다르더라." - 클래식한 방식이 좋을 때가 있다. "휴대폰은 내가 원하는 부분을 선택하려면 기계를 봐야하고, 맞춰도 꼭 살짝 빗나가기 마련인데 테이프는 달랐다. 감각만 익히면 됐다. 청담동, 그 비싼 강남 노른자 땅 덩어리 한복판을 네 다섯시간씩 걸어 다니면서 연습했다. 주변 분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게 데시벨을 줄이긴 했는데, 덩치 큰 애가 검정 모자에 마스크까지 쓰고 중얼 중얼 거리는걸 본 분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나였다. 하하." - 후유증은 없었나."이상하게 또 후유증은 없다. 열심히 했고, 깨끗하게 털어냈다. '암수살인'을 찍고 나서 바로 '킹덤'을 찍었다. 사극 말투로 바로 바꿨다.(웃음) 몇몇 분들은 '경상도 사투리 쓰는 작품은 이제 쉽게 하겠네?'라고 하는데 아니다. 할 때마다 엄청난 고뇌가 필요할 것 같다. 또 하게 될지도 잘 모르겠다. 그만큼 힘들었고, 후회없이 했다. '거슬리지 않았다'는 관객 분들의 말이 제일 안도가 된다. 어쨌든 사투리 평가 시험을 보려고 한건 아니니까. '쏟아부은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기도 했다." - 사실상 취조실에 살았는데."곽경택 감독님이 '암수살인'의 제작자이자 작가다. 감독님과 각본을 같이 쓰면서 머릿속에 배우가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다 구상해 놓으셨더라. 2~3개월간 사투리를 배우면서 사투리만 공부한 것이 아니라 그 외 여러가지 것들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요즘 고갈된 소재를 뚫고 나가기 위해 영화인들이 많은 노력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배우들도 점점 더 예민해져야 하고, 디테일해져야 한다. 예능처럼 카메라를 두고 풀어 놓다가 그 다음에 디렉션을 주는 방식은 지난 3년의 경험 안에서는 없었다. 스크린 안에서 배우가 자유롭게 노는 것 처럼 보이는 것도 하나 하나 다 계산돼 있는 행동이다." - '암수살인'도 마찬가지였고."취조실 신이 여러 번 등장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모습이지만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다른 느낌을 줘야 했다. 각도까지 다 계산하고 들어갔다. 더 좋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욕심이다. 때문에 배우들도 열심히 해왔지만, 더 잘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내가 연기한다고 해서 내 것이 아니다. 배우가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고 하는건 거의 통하지 않는 시대다. 투자·배급의 선을 넘는 것부터 힘들다. 대본 한 줄 한 줄, 세분화 된 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 쇼박스 [인터뷰①] '암수살인' 주지훈 "로망이었던 사투리, 매일 짜증났죠" [인터뷰②] 주지훈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삽니다" [인터뷰③] 주지훈 "제 인생에 이런 날, 다시 올까요" 2018.10.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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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책임감↑" 관객들이 더 애정하는 김혜수

"계속 영화해 주셔서 감사해요" 미안함을 표하는 김혜수에게 관객들이 위로를 건넨다. '김혜수 원톱 누와르물'로 홍보된 영화 '미옥(이안규 감독)'이 혹평 속에, 흥행과는 멀어졌다. 배우들마저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다. 영화는 관객들이 기대했던 완성도에 현저히 미치지 못했다.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최검사(이희준)까지 벼랑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느와르다. 관객들이 '미옥'에 더욱 분노한 이유가 있다. 영화 개봉 전 진행된 홍보·마케팅 포인트가 관객들이 실제 영화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범주에서 훨씬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미옥' 측은 애초 제목이었던 '소중한 여인'에서 '미옥'으로 제목까지 변경했다. 여성 캐릭터 김혜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영화는 현정(미옥·김혜수)이 아닌 상훈(이선균)의 이야기였다. 상훈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스토리는 상훈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상훈이 벌여놓은 판이다. 여기에 현정이 어쩔 수 없이 합류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비주얼부터 액션까지 김혜수가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캐릭터가 아닌 영화 전체를 봤을 때 '김혜수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특히 언더보스 김혜수에 '모성애'라는 키워드까지 끼얹으면서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혼란스러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혜수·이선균이 개봉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반응을 예측, 배우이자 관객으로서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자 관객들의 혼란은 '시놉사기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결국 개봉 후 '미옥'은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혜수는 "내가 원했던 모성애는 지금 영화에 담긴 모성애가 아니다. 최대한 드라이하게 그려지길 바랐다"고 밝혔고, '미옥'을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로 '여성 중심 누와르'를 꼽았던 이선균은 "원래 시나리오는 사건 중심의 누와르가 아니었다"며 "또 제목이 '미옥'이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생각하는 그림이 있지 않겠나. 반응이 염려되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융단폭격을 맞는다면 기분좋을 배우는 아무도 없다. 일부 배우들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개봉 후 무대인사 등 홍보에 일절 참여하지 않으면서 감정상태를 은연중 내비치는 경우도 있다. '망하고 있는 영화'의 무대인사는 분위기도 최악이다. 하지만 '미옥' 팀은 개봉 첫 주 무대인사를 비롯해 정해진 홍보일정을 100% 소화하고 있다. 책임감이 뒤따른 행동이다. 이에 수준 높아진 영화팬들은 작정하고 배우들을 위로하기 위해 일부러 영화관을 찾고 있다. 똑똑한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다. 배우들은 이런 영화를 보여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미안함을 표했고, 그들을 위로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 됐다. 특히 마케팅에 '이용 당한' 김혜수는 누구보다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받았다. 지난 주말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관객들은 "김혜수"를 끊임없이 연호했고, 무대인사가 끝난 후 스크린 앞으로 달려가 직접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계속 영화해 줘 감사하다"는 진심어린 인사도 이어졌고 김혜수는 감동받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위로에 김혜수는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영화 관계자는 "감독이 사고쳐 팬들이 마지막까지 위로한 '불한당'과 비슷하다. 결과는 아쉽지만 배우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이는 배우들이 현재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들의 수준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향후 작품 선택과 촬영 과정에 분명한 영향이 끼쳐질 것이다"며 "'미옥'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김혜수 개인 뿐만 아니라 여성 영화에 대한 응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2017.1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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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인천상륙작전'=이정재 존재 가치의 증명

일제강점기 친일파로 명성을 떨친 염석진이 세월을 뛰어넘어 조국을 지키는 비밀요원 장학수로 돌아왔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천의 얼굴, 팔색조, 변신의 귀재라 불리는 이정재(45)다.이정재를 중심으로 두고 본다면 영화 '인천상륙작전'(이재한 감독)에 대한 평가는 딱 둘로 나뉜다. '도둑들'부터 '관상', '암살'에 이르기까지 충무로 상위 1% 흥행보증수표 이정재가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에 믿고 본다는 것과, 그런 이정재가 왜 '인천상륙작전'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염석진만 싫어할 줄 알았지 제가 같이 욕 먹을 줄은 몰랐잖아요. 하하" 이정재의 이유는 명확했다. 극악무도한 친일파 염석진의 그림자를 조금이라도 빨리 떼어내고 싶었고, 애국, 애족을 강조한 작품이라도 제 손에 들어온 '한국형 첩보영화'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진정성이 보였기 때문일까.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이정재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한 마음 한 뜻으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더 이상 최선을 다 할 수 없다 생각될 정도로 열연을 펼친 이정재의 노고가 퇴색되지 않길, '인천상륙작전' 역시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하길 모두가 바라는 이유다.-'인천상륙작전' 감상평을 전해달라."솔직히 난 재미있게 봤다. 영화에 대한 좋은 평도 있고 그렇지 않은 평도 있는 것 같은데 사실 혹평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고민과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어우, 저게 뭐야'라고 생각될 정도로 치명적인 오점은 없었던 것 같다. 최선을 다 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면 만족하지는 못하더라도 외부인, 내부인이 걱정하는 것 정도 만큼은 아니지 않나 싶다."-어떤 부분을 가장 걱정했나."첫 번째는 '인천상륙작전'과 관련된 모든 시간이었다. 한국 영화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 영화는 촬영 기간부터 후반 작업, 개봉까지 타이트한 스케줄로 움직여야 했다. 주어진 시간이 타 영화의 3분에 2정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가능할까.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CG가 많이 들어가는 작품이라 더 걱정을 했던 것 같다."-‘암살’ 염석진에 이어 또 한 번 애국적 성격이 강한 캐릭터를 택했다."일부러 찾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것은 맞다. 광복절 등 시기가 되면 모든 방송사에서 관련 다큐멘터리를 일제히 보여준다. 지금까지 소개된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다면 소개되지 않은 분들도 있다. 자료 조사를 할 때마다 한 두 분 씩 나타나고 그 분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한 편의 영화나 다름없다. 소재가 떨어질리 없다. 이런 스타일의 작품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것 같다."-실화를 소재로 재창조해 낸 이야기라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부담감도 있었고 고민도 많이 됐다. 사실 인천상륙작전은 위험 요소가 거의 없는 작전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폭격이 많지도 않았고 연합군들의 사상자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영화를 그렇게 만들면 재미없지 않냐. 그래서 이전의 첩보 활동에 주목했다. 우리가 만들어낸 가공의 이야기들이 너무 영화적 흥행 요소만 염두해 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최선의 선택이었다."-장학수라는 인물은 어떻게 준비했나."일단 제작사에서 준비해 준 자료가 많았다.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고 관련 인터뷰도 참고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이, 이런 인물이 진짜 있을 수 있겠어?'라고 의심하긴 했는데 자료를 보면서 '단순히 재미를 위해 과장한 것 만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영화보다 더 한 현실이 있더라. 그 때부터 의심없이 믿음을 바탕으로 연기했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사진= 박세완 기자 2016.07.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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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또 은퇴선언, 이번엔 정말일까?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가 또 한번 은퇴를 선언했다. 세번째 은퇴선언인데다 여느 때보다 결심히 확고한 것으로 전해져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끄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고우지 사장은 1일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장편영화 제작일선에서 물러난다. 오는 6일 일본 도쿄에서 하야오 감독이 이와 관련해 직접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침 하야오의 신작 '바람이 분다'가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상태. 세계 영화인들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해 놀라움을 줬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선언은 이번이 세번째다. 1997년 '원령공주'를 발표한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4년만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감독으로 복귀했다. 이후 또 한번 '연출은 하지 않겠다'고 은퇴를 선언했지만 다시 한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하야오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후계자 양성 과정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선언 이후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게드전기'를 내놨지만 혹평 속에 흥행에도 참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 다른 후계자로 꼽혔던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의 '마리 밑 아리에티' 역시 기대만큼 좋은 결과를 얻진 못했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일본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도가 높은만큼 후계자들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어쩔수없이 하야오가 은퇴를 번복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벌써 수년간 은퇴준비를 해왔던데다 하야오의 동반자인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까지 "'바람이 분다'는 하야오의 유언"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미 두 차례 은퇴를 번복했고 72세로 나이까지 많아 두번 다시 은퇴번복은 없을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가미가제 특공대의 폭격기로 쓰인 제로센의 설계자 호리코시 지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바람이 분다'를 발표한후 논란에 휩싸이고 심신이 피로해져 또 한번 은퇴를 고려했을 뿐 명확하게 결정을 내린건 아니라는 추측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각 매체들이 하야오의 은퇴선언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1963년 다카하타 이사오 등과 토에이에 입사하면서 애니메이션계에 발을 디뎠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미래소년 코난' 등의 작품을 통해 애니메이션 연출을 익혔고 1984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히트시키며 스타감독이 됐다. 1985년 지브리 스튜디오를 세우고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화제작을 내놓으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2013.09.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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