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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27 10.39' 이정후의 생산성, MVP 오타니 넘었다 [IS 포커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생산성이 놀라울 수준이다. 일부 지표에선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까지 넘어섰다.이정후는 15일(한국시간) 기준으로 RC/27이 10.39에 이른다. RC/27은 한 타자가 아웃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했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 해당 타자의 안타와 희생타, 도루자, 병살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다. RC/27이 두 자릿수라는 건 '이정후만으로 타선을 꾸리면 10점 이상 뽑아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매체 폭스스포츠가 제공하는 세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이정후의 RC/27은 MLB 전체 13위, NL 8위에 해당한다. 14일까지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이어 MLB 전체 2위. 1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5타수 무안타)을 마친 뒤 순위가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수준급이다. 이정후는 MLB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RC/27이 3.42에 머물렀다. 규정타석(502타석) 부문 최하위인 올란도 아르시아(애틀랜타 브레이브스·3.05)와 큰 차이가 없었다. 5월 중순 어깨 부상을 당해 158타석만 소화하고 시즌아웃됐다는 걸 고려해도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였다. RC/27은 누적 스탯이 아닌 비율 스탯에 가까워서 타석을 적게 소화했다고 해서 수치가 낮게 측정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 1년 만에 확 달라졌다. 지난 시즌 부문 1·2위를 다투며 양대리그 MVP를 석권한 저지(12.35)와 오타니(10.02)를 훌쩍 뛰어넘었다. 경기를 소화할수록 어느 정도 평균에 수렴하겠지만 시즌 초반 그의 생산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두 자릿수 RC/27은 '꿈의 기록' 중 하나다. 2018년부터 MLB에서 활약 중인 오타니가 RC/27 10을 넘긴 건 지난해가 유일하다. 리그 전체로도 2024년 2명(저지·오타니) 2023년 0명, 2022년 1명(저지) 2021년 1명(브라이스 하퍼) 2020년 4명(후안 소토·프레디 프리먼·마르셀 오수나·DJ 르메이휴) 2019년 2명(크리스티안 옐리치·마이크 트라웃)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하나같이 그해 리그 MVP 경쟁에 뛰어든 슈퍼스타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과 함께 거론된다는 거 자체가 이정후의 달라진 위상을 느끼게 한다. 연일 호평 일색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최근 '이정후가 NL 타격왕을 차지하고 MVP 투표에서 5위 안에 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4일 양키스 원정에서 MLB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키자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정후는) 2025시즌 돌풍의 스타 중 한 명'이라며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MLB에 진출한 뒤 빅리그 투수 적응력에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를 단숨에 불식시키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샌프란시스코의 시즌 초반 성적(12승 4패)이 기대 이상이다. 호성적이 나오는 여러 이유 중 이정후의 역할이 상당하다"며 "못 칠 공이 없다는 자신감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6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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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시간이 부족해' 다저스의 국제 개막전, 초짜 김혜성에겐 '독'이었다 [IS 포커스]

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MLB) 국제 개막전이 '독(毒)'으로 작용했다.MLB 첫 시즌을 앞둔 김혜성(26·LA 다저스)은 오는 18~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개막 시리즈 로스터(31명 등록, 26명 출전)에 포함되지 못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이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시즌을 시작한다"라고 지난 12일(한국시간) 밝혔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김혜성으로선 험난한 가시밭길을 밟게 됐다.최근 타격감이 상승세였다는 걸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13일 기준 0.207(29타수 6안타). 흥미로운 건 흐름이었다. 2월 월간 타율이 0.071(14타수 1안타)에 불과했는데 3월 월간 타율을 0.333(15타수 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로버츠 감독이 "지난 네 경기에서 정말 좋았다. 타석에서 훨씬 편안해 보인다. 수비도 정말 좋았다"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관건은 국제 개막전을 앞둔 다저스의 상황이었다. 오는 28일 미국 본토에서 개막전을 소화하는 다른 구단보다 '첫 경기' 일정이 빠르니 로스터 정리도 그만큼 빨리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다저스가 국제 개막전을 치르지 않았더라면 김혜성으로선 시범경기에서 좀 더 자신을 어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했다.MLB 국제 개막전(캐나다 제외)은 야구의 세계화 등을 목표로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처음 시행됐다. 이후 일본 도쿄(2000·2004·2008·2012·2019) 푸에르토리코 산후안(2001) 호주 시드니(2014) 한국 서울(2024)을 거쳐 올해 다시 도쿄에서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가 개막 2연전을 소화한다. 두 구단 선수들은 개막 2연전 이후 미국으로 복귀, 28일 본토 개막전을 준비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MLB는 KBO리그와 캠프 일정이 다르다. 실전에 들어가는 시점도 차이가 크다. KBO리그는 캠프에서 서서히 몸을 만들지만, MLB는 캠프 합류 후 며칠 이내 바로 시범경기를 소화한다. 이 과정은 1년 전 고우석(27·펜서콜라 블루 와후스)도 거쳤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서울 개막전'을 준비한 고우석은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엔트리에서 탈락, 트레이드 이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고 있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다저스를 선택한 죄라면 죄"라며 "김혜성의 출발이 좋았으면 별 문제가 없었을 텐데 워낙 안 좋다 보니 점점 뒤로 밀렸다. (국제 개막전을 앞둔 다저스는) 빠르게 몸이 만들어져 있는 선수 위주로 로스터를 정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 위원은 "핑계일 수 있지만 김혜성은 계약 시점(1월)이 빠른 것도 아니었다. 다저스를 선택했을 때 국제 개막전을 하는 걸 알았을 텐데 누구를 나무랄 수 없다"며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개막 엔트리 제외를) 무조건 나쁘게 보지 않는다. 예비 멤버(31인)로 일본에 가서 뛰지 못하는 것보다 미국에 남아 경기를 계속 소화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로스터 변화가 있을 때 바로 올라올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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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은 5홈런 치고도 마이너행...'챔프' 선택한 김혜성의 모험→첫 도전은 실패

김혜성(26·LA 다저스)이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미국 무대 첫 시즌을 시작한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데이비드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범경기를 마친 뒤 "김혜성이 (개막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에 동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김혜성은 올 시즌 정규리그를 (다저스 산하 트리플A 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이날 클리블랜드전에서 교체 출전,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는 시범경기 15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 출루율 0.303 장타율 0.310을 기록했다. 다저스 스프링캠프 합류 뒤 타격 자세를 수정했는데, 적응에 애를 먹었다. 김혜성은 3월 이후 나선 9경기 기준으로는 타율 0.333를 기록했지만, 경쟁력을 더 어필할 시간이 부족했다. 다저스는 오는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시카고 컵스와 도쿄 시리즈를 치르기 위해 다른 팀보다 시범경기 일정을 빨리 마무리했고, 개막 로스터 결정도 빨리 이뤄졌다. 시범경기 성적은 처음부터 큰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김혜성은 2+3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장액은 1250만 달러. 다저스 기준으로는 높은 몸값이 아니다. 김혜성과 개막 엔트리 진입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됐던 크리스 테일러의 올 시즌 연봉이 1300만 달러다. 김혜성은 기존 유틸리티 플레이어 테일러·키케 에르난데스, 팀 대표 유망주 앤디 파헤스·제임스 아웃맨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야 26인 로스터 진입이 가능했다. 8년 전 MLB 무대에 도전했던 황재균(현 KT 위즈)도 그랬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48타수 17안타(타율 0.333) 5홈런 15타점을 올리며 좋은 성적을 남기고도 개막 직전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당시 황재균은 스플릿 계약을 했고, MLB 25인 로스터에 들어가야 150만 달러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MLB 각 팀 캠프에 그런 선수는 흔했다. 황재균은 시범경기에서 경쟁력을 보여줬고, 동료들과도 잘 어울렸지만 결국 기존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 코너 길라스피에게 밀렸다.김혜성을 향한 다저스의 기대치는 처음부터 백업 내야수였다. MLB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도 몸값·이름값 높은 선수가 많은 다저스이기에 김혜성의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저스에 발이 빠른 선수가 없어 대주자 요원으로 쓰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김혜성이 정타조차 못 만드는 타석이 많아지면서 그마저도 무산됐다. 처음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 조건에 넣지 못한 채 가장 팀 뎁스가 좋은 팀에 뛰어든 게 모험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2025시즌을 트리플A 팀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도쿄 개막전뿐 아니라 본토 개막전을 앞두고 26인 로스터에 진입할 가능성도 사라진 것. 김혜성 비즈니스 논리로 작용하는 MLB 무대의 냉정한 의사 결정 시스템을 몸소 확인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2 09:30
메이저리그

또 에드먼에게 주전 2루수 빼앗기나...김혜성, 예견된 시나리오에 타격

메이저리그(MLB)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김혜성(26)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행 소식을 발표한 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 토미 에드먼을 잠재 경쟁자로 봤다. 당시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윈터미팅 기간 인터뷰를 인용, 다저스가 간판선수 무키 베츠를 유격수로 쓰고, 에드먼을 중견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저스가 지난 시즌(2024)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에드먼과 5년 7400만 달러(1033억원) 규모의 연장 계약하며 그를 주전으로 쓸 가능성이 높아졌고, 상식선에서 포지션 정리를 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를 전망한 것이다. 송재우 위원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크리스 테일러는 고액 연봉자(1300만 달러)라는 점, 미구엘 로하스는 약점이었던 지난 시즌 공격력이 좋아졌다는 점을 들어 김혜성의 험난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원래 주 포지션이 내야수인 에드먼도 경쟁자"라고 귀띔했다. 에드먼은 빅리그 통산 2루수로 가장 많은 2279이닝, 유격수로 두 번째로 많은 126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김혜성은 3일까지 나선 총 여덟 차례 시범경기 출전에서 타율 0.118(17타수 2안타)에 그쳤다.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준 뒤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마이너리그행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미국 매체들은 이를 기정 사실로 여기고 있다. MLB 홈페이지 MLB닷컴도 4일(한국시간) 각 구단 개막 엔트리를 예상하며 김혜성의 이름을 제외했다. MLB닷컴은 그러면서 "에드먼이 2루를 책임지면 안디 파헤스가 중견수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내·외야를 오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는 기존 엔리케 에르난데스·미겔 로하스·크리스 테일러가 맡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에드먼이 내야로 돌아가는 시나리오가 쓰인 건 다른 유틸리티 플레이어들 때문이 아니다. 다저스 외야 유망주인 앤디 파헤스·제임스 아웃맨을 개막 엔트리에 넣는 게 뎁스 강화에 더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아웃맨은 2023시즌 풀타임으로 뛰며 홈런 23개를 친 선수다. 파헤스는 지난 시즌 데뷔, 116경기에 나서 타율 0.248·13홈런·46타점을 기록했다. 주전 2루수로 나서며 높은 공격 기여도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 에드먼이 주 포지션(2루수)으로 돌아가고 남은 외야 한자리를 육성과 윈-나우(Win-now)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아웃맨 또는 파헤스로 채우는 게 더 이상적이라는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중견수로도 출전했다. 다저스는 장기적 관점에서 그를 테일러·에르난데스의 후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장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넣을 선수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파헤스와 아웃맨 모두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각각 타율 0.133, 0.235으로 부진하다는 것이다. 에드먼이 다저스 2루수를 맡으면, 김혜성은 2023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치를 때처럼 다시 그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 파헤스나 아웃맨이 주전으로 자리잡으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더 좁아진다. '초호화 군단' 다저스행을 선택한 김혜성이 예견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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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우의 포커스 MLB] 대세는 불펜 야구? 가을야구 지름길은 선발진 강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PS)의 화두는 '불펜 야구'였다. 선발 투수의 잦은 부상으로 우려를 낳았던 LA 다저스가 강력한 불펜의 힘을 앞세워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가을야구 진출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타릭 스쿠발과 리스 올슨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로테이션 세 자리를 불펜 야구로 채워 PS 문턱을 넘었다. 이밖에 지구 하위권으로 분류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도 짜임새 있는 불펜을 앞세워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으로 가을을 달궜다.지난해 MLB 선발 투수의 경기당 소화 이닝은 평균 5와 3분의 1이닝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년 전 어느 야구 분석 전문가가 투수 3명이 각각 3이닝씩 책임지는, 이른바 '3-3-3 시스템'을 예상할 때만 하더라도 그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을까. 2024시즌 MLB 30개 팀의 선발 투수 소화 이닝 비율을 크게 세 그룹(1~10위, 11~20위, 21~30위)으로 분류하면 1위 시애틀 매리너스(65.8%)부터 10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60.4%)까지는 선발 투수 의존도가 높았다. 그리고 선발 투수의 이닝 비중이 큰 상위 10개 팀은 정규시즌 평균 87.3승을 거뒀다. 부문 9위 토론토 블루제이스(74승 88패)를 제외한 9개 팀이 모두 5할 승률 이상이었다. 이 부문 11위 시카고 컵스(60.1%)부터 20위 신시내티 레즈(57.8%)까지는 평균 75.7승에 그쳤다. 94승을 기록한 12위 뉴욕 양키스(60%)의 선전이 눈에 띄었지만, 나머지 팀들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승률을 보여줬다. 3그룹(21위부터 30위까지) 결과는 조금 흥미롭다. 이 그룹의 평균 승리는 79.9승으로 2그룹(11~20위)보다 평균 4승이 많았다. 여기에 해당하는 10개 팀 중 월드시리즈 우승 팀 다저스를 포함해 클리블랜드와 밀워키가 지구 1위를 차지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밀려 아쉽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마지막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언뜻 강력한 불펜을 구성하면 선발 의존도가 떨어지더라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선발 투수의 이닝 소화가 많은 팀들(상위 그룹)은 5할 이상을 해낼 확률이 90%에 이른다. 중간 그룹은 40%, 하위 그룹은 50% 정도이다. 지난 시즌 돌풍의 팀이었던 디트로이트나 클리블랜드, 밀워키 같은 팀들이 계속 나온다는 보장이 없는 셈이다. 탄탄한 선발진과 두꺼운 불펜진을 모두 갖추면 금상첨화.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불펜 의존도를 높이는 것보다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는 게 '아직은' 더 나을 수 있다.지난해 MLB PS 최소 승리 진출 팀은 86승의 디트로이트였다. 2023시즌에는 84승의 마이애미 말린스. 결국 5할 승률(81승)에서 5승 정도만 더 챙기면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PS 진출 마지노선이 5할 승률이라면 목표를 달성하는 지름길 중 하나는 선발진 강화일 수 있다. 시대는 계속 바뀌지만 선발 투수가 견고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공식은 부정하기 어려울 거 같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5.02.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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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시선] 류현진도 원한 마이너리그 거부권, 결국 중요한 건 '실력'이다

2012년 12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기 직전,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과 다저스의 협상은 안갯속이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마감 직전까지 계약 여부가 불투명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류현진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두고 마지막까지 협상했다. 다른 건 없어도 된다. 마이너리그 거부권만 들어주라고 했다. (이를 다저스 구단이 수용해 협상 종료) 3분 남기고 계약이 됐다"라고 말했다.선수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다면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지시를 거절할 수 있다. 그만큼 빅리그 무대에 연착륙하는 '무기'로 선수가 활용할 수 있다. KBO리그를 평정한 류현진도 바랄 정도이니 권한이 막강한 건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필요 없었다. 데뷔 첫 시즌부터 14승(192이닝)을 따내며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고우석(펜서콜라 블루 와후스)의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과 2+1년 계약한 고우석은 세부 조항 중 하나로 '2025시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함했다. 계약이 발표될 때만 하더라도 이는 빅리그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현실은 냉혹하다. 고우석은 성적 부진 탓에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만 전전했다. 올 시즌 개막전은 지난해 5월 합류한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맞이할 게 유력하다.그런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부담스러워한 구단이 시즌 내내 '빅리그 콜업'을 주저할 수 있다. 고우석의 이적이 어려운 이유도 비슷하다. 2015년 12월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현 삼성 라이온즈)는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부작용도 있다. 팀에서 빅리그에 올리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칫 독소조항으로 작용해 선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 결국 MLB에 자리 잡지 못하면 고우석과 같은 '2년 차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지난 4일(한국시간) 다저스와 3+2년 계약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장받지 못했다. 다저스는 이미 주요 포지션에 스타급 플레이어가 즐비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김혜성의 주 포지션인 2루수로 크리스 테일러·미겔 로하스 등 가용 자원이 풍부하다. 그뿐만 아니라 다저스는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선정한 2024년 유망주 랭킹 톱10 중 4명이 유격수. 김혜성으로선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아마 김혜성 측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강하게 주장했다면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다저스는 검증되지 않으면 기회를 오랫동안 주지 않는다. 스프링캠프부터 잘해야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불안정한 신분을 극복할 수 있는 건 결국 실력이다. 스프링캠프부터 100% 기량을 뽐내야 한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무색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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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럭스 트레이드, 김혜성 주전 경쟁 '청신호' [IS 포커스]

LA 다저스 김혜성(26)의 주전 경쟁에 청신호가 켜졌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다저스가 내야수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보내고 신인 지명권(균형 경쟁 라운드 A)과 외야 유망주 마이크 시로타를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라고 7일(한국시간) 전했다.럭스는 지난 4일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의 잠재적 라이벌이었다. 2016년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지명된 유망주 출신인 럭스는 지난 시즌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10개)을 때려내기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김혜성과 2루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는데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팀을 떠났다. MLB 첫 시즌을 앞둔 김혜성으로선 가장 큰 걸림돌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MLB닷컴은 트레이드 직후 '이제 김혜성이 2루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렇게 빨리 럭스를 트레이드했다는 게 의아했다"라고 말했다. 럭스는 2027년에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향후 2년 비교적 낮은 연봉으로 기용할 수 있는 '저연봉 고효율' 선수인 만큼 트레이드 매물로 활용하기 아쉬울 수 있었다. 김혜성을 향한 다저스 구단의 기대가 작지 않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김혜성은 다저스와 3년 총액 1250만 달러(182억원)에 사인했다. 2년 계약 연장 옵션이 발동하면 최대 2200만 달러(32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다저스의 2루수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가 흥미로운 상황. 다만 경쟁 상대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등 다저스의 탄탄한 내야 백업 뎁스(선수층)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송재우 위원은 "김혜성은 아직 미국 시장에선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지 않나. 김혜성을 믿고 럭스를 트레이드했다고 전적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며 "럭스가 사라지면서 김혜성에게 유리한 건 사실이다. 다만 스프링캠프부터 (주전 2루수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07 14:37
메이저리그

다저스 마이너 톱10 유망주 중 4명이 유격수, 김혜성 경쟁 구도 '첩첩산중'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지난 4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26)은 만만치 않은 경쟁을 뚫어내야 한다. 다저스는 이미 김혜성의 주 포지션인 2루수 자원으로 가빈 럭스(28)가 있다. 럭스는 수비가 강한 유형이 아니지만 지난 시즌 10홈런 50타점을 기록, 공격 주요 부분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27년에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만큼 비교적 낮은 연봉(2024시즌 122만5000달러·18억원)으로 기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다저스에는 럭스 이외에도 내야 자원이 상당하다. 베테랑 멀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와 미겔 로하스도 언제든지 2루수로 뛸 수 있다. 외야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큰 토미 에드먼은 2021년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FA로 풀린 '만능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다저스를 떠나더라도 김혜성이 넘어야 할 경쟁자가 산적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저스는 내야 유망주도 적지 않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선정한 다저스의 2024년 팀 내 유망주 랭킹 톱10을 들여다보면 포지션별 분포가 투수 3명, 야수 7명이다. 야수 7명 중 향후 2루수로 전환이 가능한 유격수 자원만 4명. 팀 내 3위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는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까지 소화, 2025년 빅리그 데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김혜성으로선 신경 써야 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닌 셈이다.어느 레벨에서도 대체 자원이 풍부하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있다. 더욱이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보장 받지 못하고 계약을 마쳤다. 불안한 신분,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 향후 전개 과정에 모두 물음표가 찍혔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다저스는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면 김혜성을 다양하게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3루수와 유격수가 모두 가능한 선수인지, 아니면 2루수만 가능한 선수인지 어떤 이미지를 주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06 15:11
메이저리그

비어있는 건 딱 1자리…중견수도 되는 슈퍼 유틸이라면 '미래' 보인다 [IS 포커스]

김혜성(26)이 가시밭길을 자처하고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로 향한다.김혜성은 지난 4일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다저스로 이적 소식을 전했다. 3년 1250만 달러 계약이 보장됐고, 2년 950만 달러 계약이 팀 옵션으로 추가됐다. 다저스는 김혜성이 3년 동안 보여준 모습을 보고 팀 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 경쟁을 경험하지 않은 이가 드물다. 추신수는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와 포지션이 겹쳤고, 류현진은 클레이턴 커쇼 빼고도 6명의 선발 투수들과 경쟁했다. 김하성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 잰더 보가츠 등 올스타 외야진과 CJ 에이브람스, 잭슨 메릴 등 유격수 유망주들 사이에서 자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김혜성 앞에 놓인 환경은 선배들과 그 궤가 다르다. 선배들은 적어도 빅리그에 남아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김혜성은 MLB 26인 로스터에 들기가 어렵다. 실력을 떠나 자리가 없다. 야수는 전체 절반인 13명만 MLB에서 뛰는데, 다저스 야수 중 11명이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수 없다.유망주라면 마이너리그와 MLB를 오가게 할 수 있는 옵션이 남아있지만, 다저스 타순의 1번부터 7번까지를 구성하는 주요 타자들은 모두 베테랑 다년 계약자다. 여기에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다저스와 1년 1700만 달러 계약한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가 더해진다.2루수 개빈 럭스에겐 아직 마이너리그로 내리는 옵션이 남았다. 하지만 구단은 김혜성을 영입하면서 럭스를 주전 2루수로 못 박았기에 강등 가능성이 작다. 김혜성이 백업 멤버로 경쟁해야 하는 크리스 테일러(연봉 1500만 달러) 미겔 로하스(연봉 500만 달러)도 모두 마이너리그에 갈 수 없다. 즉 럭스까지 12자리는 이미 가득 찼다. 김혜성은 13번째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이현우 SPOTV 해설위원은 "현실적으로 김혜성이 경쟁할 수 있는 포지션은 2루수 또는 백업 요원 한 자리"라며 앤디 파헤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경쟁 상대로 꼽았다. 파헤스는 2024년, 아웃맨은 2023년 빅리그에 데뷔한 외야수다. 두 명 모두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파헤스는 지난해 13홈런, 아웃맨은 2년 전 23홈런을 쏘아 올렸다.김혜성이 타격으로 이들을 넘어서긴 어렵다. KBO리그 8시즌 통산 37홈런을 친 그는 지난해에야 두 자릿수 홈런(11개)을 처음 기록했다. 이현우 위원은 "이들과 경쟁에서 이겨내려면 시범경기에서 김혜성의 장점인 콘택트와 주루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다만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해도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 이현우 위원은 "다저스 상황상 김혜성이 2루수 외에 외야수로서 경쟁력도 발휘한다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정확히는 중견수로서 성장이 필요하다. KBO리그에서 경험한 유격수, 3루수, 좌익수 모두 갖추면 당연히 평가도 좋아진다. 다만 더 급한 건 중견수다. 다저스는 코너 외야수를 맡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OAA 기준 하위 2%)와 콘포토(OAA 기준 하위 17%)의 수비력이 모두 크게 떨어진다. 수비력이 뛰어난 중견수는 아웃맨과 에드먼이 전부다. 아웃맨은 지난해 심각한 2년 차 징크스(타율 0.147)에 빠졌다. 에드먼은 슈퍼 유틸리티 특성상 고정 중견수로 뛰기 어렵다.베이스볼 아메리카로부터 주루 70점(아주 뛰어난 재능 상위 2.2% 수준)을 받은 김혜성은 좋은 중견수가 될 자질은 갖췄다.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중견수 경험은 없다. 대신 다저스는 테일러나 키케 에르난데스 등 운동신경 좋은 내야수를 외야수로 변신시켜 성공한 경험이 있다. 중견수로 뛴다면 코너 외야에서 거포들과 경쟁하는 것보단 더 많은 기회가 나올 거로 보인다.1999년생인 김혜성은 아직 어리다. 구단도 성장을 기대해 계약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이 김혜성에겐 더 값질 수도 있다. 다저스는 타자 육성 능력에서 업계 최고로 꼽히는 조직이다. 2023년과 2024년 MLB닷컴 설문조사에서 각 구단 수뇌부의 43%, 34%가 다저스를 '최고의 타자 육성팀'으로 꼽았다. 다저스는 방출 선수였던 저스틴 터너, 실패한 내야수였던 테일러와 맥스 먼시, 수비형 포수 윌 스미스를 올스타 타자로 키워 우승했다. 담금질만 하고 있어도 연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주전 선수 중 유망주가 적다는 건 부상도 잦다는 뜻이다. 스포트랙에 따르면 다저스는 지난해 26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결장했는데, 이들이 빠진 날짜를 합산하면 2158일에 이른다. 최저 결장 기간(670일)을 기록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3배가 넘는다. 다저스는 이 자리를 내부 유망주를 승격하거나 방출 선수를 단기 영입해서 채웠다. 마이너리그에서 수비와 타격을 증명한다면 김혜성은 어떤 빈자리도 채우고 대주자까지 가능한 '콜업 1순위'다.내년 이후 미래는 더 밝다. 김혜성의 경쟁 상대인 테일러와 로하스는 2025시즌으로 계약이 끝난다. 외야에서도 콘포토가 떠난다. 김하성 때와 달리 마이너리그에서 그를 위협하는 유망주도 많지 않다. 2024년 기준 다저스팀 내 유망주 30위 이내에서 승격을 앞둔 내야수는 알렉스 프리랜드가 유일하다. 대부분의 내야 유망주가 싱글A 이하에 불과해 김혜성을 위협하기 어렵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06 07:03
메이저리그

김혜성 "이제 계약도 했으니"...가시밭길 선택, 위대한 도전 시작 [IS 피플]

김혜성(26)이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험난한 길을 걷기로 했다. 그가 '롤 모델' 김하성처럼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혜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마감을 몇 시간 앞둔 4일 새벽(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 소식을 전했다. ESPN·CBS스포츠 등 미국 매체들은 "다저스가 김혜성과 3년·1250만 달러(184억원)에 계약했다. 2년(2028·2029년) 연장이 가능한 팀 옵션이 포함돼 최대 2200만 달러(324억원) 계약"이라고 밝혔다. 다저스는 MLB를 대표하는 명문 팀이다. 내셔널리그(NL)에서 가장 많은 우승(25회)을 해냈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한 2024시즌에는 뉴욕 양키스를 꺾고 창단 8번째 월드시리즈(WS) 우승을 달성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 '몬스터'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 등 한국 야구 대표 투수들이 활약하며 국내 야구팬 응원을 많이 받은 팀이기도 하다. 김혜성은 미국 커리어를 다저스에서 시작한다.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만만치 않은 생존 경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혜성의 주 포지션은 2루수다. 현재 다저스 주전은 개빈 럭스. 1라운드(2016년)에 지명받은 유망주로 다저스 팜 시스템이 키운 선수다. 2024시즌 전반기엔 부상 여파로 부진했지만, 후반기엔 타율 0.302·7홈런을 기록하며 재도약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헤성과 같은 좌타자이면서 높은 장타력을 인정받고 있다. 백업 2루수였던 크리스 테일러는 수비력이 뛰어나다. 10홈런 이상 기대할 수 있는 타격 능력도 갖췄다. 다저스와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이해 동기부여도 큰 선수다. 팀 입장에서도 연봉(1300만 달러)이 높은 테일러를 벤치에 오래 두기 어렵다. '슈퍼스타' 무키 베츠에게 주전 유격수를 내주게 된 미구엘 로하스도 주전 2루수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그는 원래 수비 전문 선수로 평가받지만, 2024시즌 타율 0.287를 기록하며 높은 공격 기여도를 보여줬다. 다저스 클럽하우스 리더이기도 하다. 한국계 혼혈 선수 토미 에드먼도 김혜성의 잠재적 경쟁자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그는 2025시즌 주전 중견수를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2루수로 가장 많은 수비 이닝(2279)을 기록한 MLB 커리어를 무시할 수 없다. 에드먼과 김혜성은 2023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도 주전 2루수를 두고 경쟁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2023시즌 MLB 평균 연봉이 490만 달러였다. 다저스와의 계약 규모, 현재 내야진 경쟁 구도를 고려했을 때 (고연봉 선수가 아닌) 김혜성이 가시밭길 앞에 놓인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송 위원은 "현재 다저스 야수진에서 많은 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오타니뿐이다. 김혜성이 스프링캠프에서 강점인 스피드를 증명한다면 개막 로스터 진입이 가능할 것이다. 이후 럭스와 테일러의 플레잉 타임을 최대한 빼앗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저스를 포함해 총 5개 팀이 김혜성에게 영입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 기준으로 다저스보다 더 높은 액수를 제안한 팀, 상대적으로 주전 경쟁이 수월해 보이는 팀도 있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하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넣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혜성의 에이전시 CAA 스포츠 관계자는 "김혜성 선수가 지난달 (같은 에이전시 소속인) 오타니 선수와 LA 소재 훈련장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많은 조언을 받았다. 다저스 관계자들도 꾸준히 비전을 제시했다. 김혜성 선수는 돈보다는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건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오타니는 김혜성 계약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어로 '환영합니다 친구야'라는 문구를 새겨진 김혜성의 사진을 게재했다. 현재 MLB 주전급 내야수로 올라선 김하성도 데뷔 시즌(2021)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유격수), 제이크 크로넨워스(2루수)를 백업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전 도약 전망도 어두웠다. 하지만 이듬해 타티스 주니어의 이탈 공백을 메우며 수비력을 증명했고, 출전 기회가 늘어난 뒤엔 타격 성적까지 좋아졌다. 김혜성도 미국 무대 도전 첫해부터 자신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 김하성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김혜성의 2025년 행보가 주목된다. 계약이 발표된 후 본지와 연락이 닿은 김혜성은 "이제 계약도 마무리했으니, 열심히 준비해서 (미국에서도) 야구를 잘해볼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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