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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체력? 근성? 기술도 월클...안세영의 세 가지 무기 [IS 포커스]

안세영(23·삼성생명)은 2025년 첫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원정이었던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에서 연속으로 우승했다. 두 대회에서 단 한 게임(세트)도 내주지 않고 10연승을 거뒀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023년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당한 오른 무릎 부상을 다스리지 못한 채 2024 파리 올림픽을 치렀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2023년과 비교하면 기량이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2025년 대회에서 부상 후유증을 떨쳐낸 모습을 보여줬다. 그가 2주 연속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건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안세영은 완숙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자신이 왜 '셔틀콕 여제'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코트 모든 위치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범실을 유도하는 플레이가 특히 돋보였다. 그동안 강한 체력과 남다른 근성이 그를 세계 톱랭커로 이끈 원동력으로 꼽혔는데, 이번 원정에선 기술 완성도가 더 돋보였다. 공격 1옵션: 하프 스매시 한국 배드민턴의 레전드로 꼽히는 하태권 SPOTV 해설위원은 안세영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하프 스매시(Half Smash)를 꼽았다. 이 기술은 풀 파워로 코트 뒤쪽을 노리는 풀 스매시와 달리, 힘은 50~70% 정도만 쓰면서 손목의 스냅을 활용해 앞쪽을 노리는 공격이다. 셔틀콕이 코트에 떨어지는 속도는 풀 스매시보다 더 빠르다. 하태권 위원은 "안세영의 스트로크 자세는 기본적으로 간결하다. 야구로 치면 백스윙이 짧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려 하프 스매시 완성도를 높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 위원은 "인도 오픈 결승전 상대였던 폰파이 초추웡(태국)은 안세영의 하프 스매시에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웬만큼 유연성이 좋지 않으면 (안세영의 하프 스매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손목을 살짝 비틀어 대각선(타격 위치 기준)으로 보내는 하프 스매시를 자주 구사한다. 이때 넓은 범위를 커버하려는 상대의 밸런스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태권 위원도 코트 빈자리를 콕 집어 공략하는 그의 공격에 감탄했다. 안세영의 하프 스매시가 특별한 이유는 뛰어올라 타격하기 직전까지 기술 간파가 어렵다는 점이다. 풀 스매시를 예상하고 코트 뒤쪽으로 물러나 대비했다가, 네트 가까운 위치에 떨어지는 안세영의 하프 스매시에 발이 얼어붙는 선수가 많았다. 무엇보다 안세영은 랠리 상황에서 서두르지 않는다. 클리어(Clear)나 드라이브(Drive)처럼 엔드라인 근처를 공략하는 기술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리다가, 기습적으로 공세에 나선다. 상대가 빈틈을 보일 때 자주 구사하는 옵션이 바로 하프 스매시다. 초등학교 시절 안세영을 지도한 최용호 감독은 "안세영이 스매시를 아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확하게는 무리한 플레이를 철저히 자제하는 것이다. 그건 수비적인 게 아니다"라고 했다. 완벽한 라켓 컨트롤: 헤어핀 안세영은 셔틀콕을 부드럽게 네트 위로 넘기는 헤어핀(Hairpin) 구사도 수준급이다. 지난 18일 인도 오픈 준결승전에서도 상대 그레고리아 툰중(인도네시아)을 네트 앞에 묶어두고 수차례 헤어핀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가 셔틀콕을 조금이라도 높이 보내면 빠른 속도로 쇄도해 푸시(Push)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태권 위원은 안세영의 헤어핀이 효과적으로 통하는 이유로 탁월한 풋워크(Footwork·발을 쓰는 기술)를 꼽았다. 하 위원은 "헤어핀은 무조건 네트 상단 높이에서 구사하는 게 유리하다. 셔틀콕에 스핀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대는 대응하기 어려워진다"라면서 "안세영은 헤어핀을 시도하기 위해 네트로 붙는 발놀림이 빠르다. 보폭도 넓다 보니 그만큼 높은 위치에서 헤어핀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은 (네트 뒤로) 물러섰다가 앞으로 다가가는 속도가 늦기 때문에 네트 중단이나 하단에서 칠 수밖에 없다. 거기서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라켓 컨트롤도 뛰어나다. 지난 19일 인도 오픈 결승전 1게임 스코어 15-9 상황에서 보여준 장면이 대표적이다. 상대 초추웡은 자신이 먼저 구사한 헤어핀이 네트와 가까이 붙은 채 상대 코트로 낙하하자 코트 중앙으로 물러나 다음 수비를 대비했다. 안세영이 같은 기술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안세영은 초추웡의 판단을 비웃는 것처럼 그대로 헤어핀을 구사해 득점했다. 배드민턴 경기에서 '헤어핀 랠리'는 일종의 기싸움이다. 안세영은 이 싸움에서 밀린 적이 없다. 수비로 압박한다: '안세영표' 로브 안세영은 지난 12일 치른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전에서 지난해 말 2연패를 당했던 왕즈이(중국·2위)에 게임 스코어 2-0으로 승리했다. 부상 후유증이 있던 시기엔 왕즈이에 잠시 밀리기도 했지만, 바로 설욕했다. 안세영이 왕즈이의 고개를 떨구게 한 장면이 있다. 1게임 14-11에서 왕즈이가 구사한 회심의 직선 풀 스매시를 백핸드로 받아 단번에 상대 코트에 떨어뜨린 것. 이런 장면은 말레이시아·인도 오픈에서 자주 나왔다. 네트 앞에서 언더핸드 스트로크로 상대 스매싱을 받는 로브(Lob)였다. 배드민턴 선수들은 '스매시 커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로브는 엄밀히 수비 기술이다. 보통은 셔틀콕을 코트 후방으로 보낸다. 하지만 안세영은 마치 공격인 드롭(Drop·힘을 빼고 셔틀콕을 쳐서 네트와 가까이 떨어지도록 하는 타법)을 하는 것처럼 대응한다. 그는 원래 순발력이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기로 정평 났는데, 이번 원정에서는 수비 기술로도 상대를 압박했다. 하태권 위원은 "집중력과 체력 모두 중요하겠지만, 이런 플레이의 필수 요건은 유연성이다. 스매시 커트를 하면서 셔틀콕을 대각선으로 보내는 기술은 정말 놀랍다. 전에 없던 한국 선수"라며 감탄했다. 안세영은 20일 귀국 현장에서 "나는 실수를 하나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날아오는) 셔틀콕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 더 완벽해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연속 '퍼펙트 우승'을 해내고도 승리에 대한 갈증이 여전했다. 물오른 안세영의 시대는 이제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22 06:00
스포츠일반

배드민턴 이용대, BWF 명예의 전당 입성…한국 선수 역대 10번째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36·요넥스)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BWF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배드민턴의 전설 이용대와 천룽(중국)이 명예의 전당 구성원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용대는 오는 9일 월드투어 파이널 개막 이틀 전 BWF 행사에서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다.한국 선수가 BWF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건 이용대가 역대 10번째다. 앞서 박주봉(2001년)을 시작으로 김문수(2002년), 정명희, 정소영(이상 2003년), 김동문, 라경민, 길영아(이상 2009년), 하태권(2012년), 방수현(2018년)이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BWF는 이용대에 대해 “역대 가장 재능 있는 복식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며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매력을 뽐내 팬들을 사로잡았다. 19세의 나이로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고, 슈퍼시리즈·월드 투어 타이틀도 46개”라고 조명했다. 이어 “이용대는 놀라운 수비력과 네트 앞에서 기교를 보여줬다. 복식경기를 재정의한 선수”라고 더했다.이용대는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함께 혼합복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고 정재성과 호흡을 맞춰 남자복식 동메달을 획득했다.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이용대는 소속팀 요넥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김명석 기자 2024.12.03 15:12
연예일반

전현무, KBS서 첫 캐스터…’파리올림픽’ 역도 중계석 앉았다

24시간이 모자라 28시간까지 준비가 완료됐다. 그리고 ‘트민남’ 전현무가 캐스터로서 중계석에 앉은 모습이 공개됐다.21일 KBS 파리올림픽 제작진은 KBS의 특별한 2024 파리올림픽 중계의 모든 것을 1분 안에 담은 스팟 영상 내용을 전했다.이 영상에서는 패셔니스타 메인 MC 이현이X송해나와 함께 ‘초호화’ 해설위원 군단들이 먼저 등장한다.‘어펜져스 어셈블’ 김정환X김준호(펜싱), ‘올림픽 3관왕’ 기보배(양궁), ‘판타스틱 듀오’ 박세리X고덕호(골프),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유도), ‘금메달 콤비’ 하태권X김동문(배드민턴), ‘아빠 해설’ 여홍철(체조), ‘미소 역사(力士)’ 이배영(역도), ‘암벽여제’ 김자인(클라이밍) 등이 저마다 담당 종목 시그니처 포즈로 기대감을 키운다. ‘신(新)바람 해설’로 묶인 새로운 해설진으로는 남다른 근육으로 ‘여자 마동석’이라고 불리는 정유인(수영), 그리고 최근까지 현역이었던 정영식과 지금도 현역 선수로 ‘싱싱 해설’을 예고하는 서효원(탁구)이 등장했다.영상에는 KBS 파리올림픽의 지향점도 담겼다. ‘거의 모든 것의 올림픽’이라는 말에 걸맞게, 2TV의 ‘여기는 파리(15시간)’, 1TV ‘2024 파리올림픽(13시간)’ 두 코너에서 하루 평균 28시간 파리올림픽 생중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24시간이 모자란’ KBS의 2개 채널은 동시간대에 터지는 놓칠 수 없는 경기까지 유연하게 커버할 수 있다.또 7시간이라는 파리와의 시차는 올림픽 기간 2TV에서 방송되는 하이라이트 ‘봉주르 파리(오전 7시30분~8시)’와 ‘2024 파리올림픽 중계석(오전 8시~10시)’으로 극복할 수 있다. ‘봉주르 파리’는 낮 12시 35분~오후 1시 1TV에서도 방송돼, 점심시간에도 시청자들에게 파리올림픽 소식을 매일 전한다.한편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KBS에서만 선보이는 ‘Contents+(콘텐츠 플러스)’의 일부분도 스팟 영상에 담겼다. ‘Contents+’는 올림픽 주관 방송사 OBS가 제공하는 다양한 롱폼과 숏폼 영상들로, 현장의 생생한 숨결까지 그대로 전달한다.스팟 영상의 마무리는 파리 현지에서 역도 캐스터 역할을 맡을 전현무가 중계석에 앉아, 해설위원 이배영에게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으로 기대감을 자아냈다. 전현무는 8월 11일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국가대표 박혜정의 경기를 이배영 해설위원과 현장 생중계할 예정이다.2024 파리올림픽은 오는 24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열린다. 전 세계 206개국이 참가하며, 32개 종목에서 329개 경기가 치러진다. KBS는 ‘함께 투게더 앙상블’이라는 파리올림픽 중계 슬로건처럼, 나라를 대표해 '일당백'으로 뛸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특급 해설진과 함께 차별화되고 생동감 넘치는 중계로 선보일 계획이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21 09:11
산업

올림픽 공식 파트너 카스, 파리 에펠탑 근처서 '카스 포차' 연다

오비맥주 카스가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올림픽 공식 맥주로서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오비맥주는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카스 공식 파트너십 기념행사'를 개최했다.카스는 카스 프레시와 논알코올 음료 카스 0.0를 앞세워 올림픽 개막 전부터 대회 기간까지 국내외서 대국민 응원 마케팅을 펼치며 축제 열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무알코올 음료인 카스 제로가 올림픽 공식 글로벌 파트너 음료로 지정된 것은 처음이라고 카스는 강조했다.배하준 오비맥주 대표는 "카스는 이번 올림픽 파트너십을 계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선수단의 선전을 응원하고, 화합의 순간을 끌어낼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 자격을 얻은 카스는 지난 달 말 '카스 프레시'와 카스 0.0'의 '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했다.카스는 TV 광고와 인플루언서(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 협업 제작물로 올림픽 응원에 나설 예정이다.특히 '2024 파리올림픽 팀코리아 응원가'로 선정된 '파이팅 해야지'의 주인공인 그룹 세븐틴 부석순과 인공지능(AI) 응원 영상 서비스, 한정판 굿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아울러 카스는 올림픽 기간에 에펠탑 근처에 문을 연 '코리아 하우스'에서 한국 주류 문화를 테마로 '카스 포차'를 운영한다.서혜연 오비맥주 내셔널브랜드 총괄 부사장은 “카스 포차는 또 하나의 한류로 기억될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 국내 대표 맥주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대한민국 탁구 최초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1988 서울·1992 바르셀로나·2000 시드니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수녕, 2010 밴쿠버·2022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은메달리스트 곽윤기, 2000 시드니 동메달·2004 아테네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하태권, 2012 런던 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조준호 등 메달리스트들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6.26 16:23
스포츠일반

[IS 포커스] 체력·정신력·기술력 '삼위일체', 안세영의 모든 것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21)은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 ‘셔틀콕 여제’ 대관식을 치렀다. 1게임 막판 갑자기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를 게임 스코어 2-1로 제압했다. 안세영은 2·3게임 내내 오른발을 제대로 내딛지 못했다. 그로 인해 장점인 스피드도 발휘하지 못했다. 절뚝거리며 경기에 치르는 딸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씨는 기권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애처로운 장면을 보는 스포츠팬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겨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쓰러지듯 코트에 드러누운 그의 모습에서 얼마나 힘겨운 경기를 치렀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안세영은 바로 일어나 명승부를 합작한 천위페이에 악수를 청하며 ‘여제’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이어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에 입을 맞춘 뒤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투혼으로 쓴 금빛 드라마. 항저우 AG 최고의 순간이었다. 경기 뒤 안세영은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났고, 통증이 계속 이어졌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귀국 뒤 받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결과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결승전에 대해 “솔직히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겠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점, 한 점만 생각했다. 그저 ‘정신만 바짝 차리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라고 했다.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안세영은 부상이라는 악재 앞에서도 패기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2게임 초반, 천위페이가 라켓에 셔틀콕이 2번 닿는 드리블(dribble) 반칙을 범한 것으로 보였지만, 심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한동안 항의를 하다가, 그저 웃어 보이며 다시 경기에 임했다. 천위페이의 공격이 3번이나 네트를 스치고 안세영 코트 쪽으로 떨어지는 불운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게임을 17-21로 내준 뒤에도 성지현 대표팀 여자단식 코치를 향해 ‘걱정하지 말아라’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17년 12월, 역대 최연소로 배드민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셔틀콕 천재’로 기대받은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에 오르기도 했다. 안세영은 자신에게 엄격했다. 2021년 7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 완패한 그는 눈물과 함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해도 부족했다. 더 많이 하는 방법밖에 없다"라며 자신을 다그쳤다. BWF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를 만큼 성장한 기량을 증명한 지난해를 돌아보면서도 “실력이 정체됐고, 어느새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도 즐길 수 없었다”라며 자책했다. 항저우 AG 우승은 그저 투혼만 발휘해 만든 쾌거가 아니다. 안세영은 성장통을 겪으며 배움을 얻었고, 한 걸음 더 내딛기 위해 노력했다. 기술과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가장 중요한 무대(AG 결승전)에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부터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 자신도 약점으로 인정하는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팔스윙을 바꿨다. 이전에는 스트로크를 할 때 오른쪽 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준비 자세를 취했지만, 올해는 어깨의 힘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팔을 옆구리에서 10~15㎝ 정도 떨어뜨려 기다린 뒤 팔스윙을 한다. 강한 스트로크를 하게 되면서 공격력이 더 좋아진 것이다. 원래 높은 평가를 받았던 헤어핀과 드롭샷 구사 능력에 힘 있는 스매시까지 더해지면서 전방위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부상 때문에 움직임이 무뎌졌던 항저우 AG 결승전 2·3게임에서도 코트 중앙에서 대각선 스매시로 수차례 득점을 만들어 냈다. 전 국가대표 라경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안세영이 이전에는 팔꿈치가 옆구리 라인에 붙어 있어서, 팔스윙을 빨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상대 후위로 셔틀콕을 보내는 데 특화된 자세였기 때문에 수비적일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는 타점도 잘 잡고, 어떤 상황에서도 힘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세영 특유의 강점인 ‘질식 수비’도 업그레이드됐다. 안세영은 스매시 타이밍에도 상대 코트 전위로 떨어지는 드롭샷을 구사할 때가 많다. 하이클리어 구사율도 높은 편이다. 상대 선수를 최대한 많이 움직이게 해서 범실을 유도하려는 의도다. 안세영은 팔다리가 긴 편이라, 상대 공격 커버 범위가 넓고, 순발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수세 양상에서 유독 강했다. 몸을 날려 셔틀콕을 걷어내는 모습으로 자주 탄성을 자아냈다. 올해 안세영의 수비가 더 끈끈해진 건 체력까지 보강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켓을 잡지 않고 근·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결국 힘과 지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는 몸이 커지면 느려질 것 같았고, 둔해 보이는 게 싫었기 때문에 근·체력 운동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었다. 독하게 운동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BWF 투어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내가 리드하는 랠리가 많아진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체력왕’ 안세영은 진가는 항저우 AG 위기에서 더 빛났다. 그는 부상이 생긴 항저우 AG 결승 1게임(스코어 18-16) 상황에서도 16번이나 상대 공격을 받아내며 42초 동안 랠리를 끌고 갔다. 부상을 안고 나선 2게임에서도 하이클리어를 좌우 엔드라인에 자주 보내며 오히려 승부를 길게 끌고 갔다. 중계 해설을 맡은 하태권 KBS 해설위원은 “2게임을 쉽게 내주지 않은 것은 상대(천위페이)를 많이 뛰게 해서 체력을 떨어뜨리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천위페이는 8-18로 몰린 3게임 막판, 근육 경련을 일으켰다. 이후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안세영은 체력·기술·정신력이 삼위일체를 이뤄냈다. 안세영은 이전부터 "중요한 대회에서 다 한 번씩 우승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전했다. 이미 올해만 전영오픈·세계선수권·AG를 모두 제패했다. 이제 남은 건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포디움 정상이다. '무결점' 배드민턴 선수로 거듭난 스물한 살 셔틀콕 여제. 그의 전설이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1 07:02
스포츠일반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스타와 함께하는 스포츠캠프' 개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스포츠스타의 재능기부를 통한 유·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자 '스포츠스타와 함께하는 스포츠캠프'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지난 9일 경남 진주시 KSPO 스포츠가치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캠프에는 경남·전남 인근 사회복지시설 유·청소년 100여 명이 참가해 가치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스포츠스타로부터 종목별 강습을 받는 등 즐겁게 지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금메달을 획득, 체육요원으로 병역을 수행 중인 황현수·김진야(이상 FC서울) 선수가 병역 대체복무 활동으로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직접 축구 기술을 알려주고 시합을 함께하며 일일 코치로 활약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이외에도, 하태권(2004 아테네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 박미경(2003 세계선수권 양궁 금메달) 및 김두리(1997 세계선수권 양궁 금메달)가 강사로 참여했다.공단 관계자는 "이번 캠프는 지리·환경적 제약으로 스포츠 활동이 부족한 유·청소년들에게 스포츠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행사다. 앞으로도 공단은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을 위해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11 15:49
연예일반

이용대, 허벅지와 무릎에 붕대까지? 훈련 얼마나 심했길래...

'배드민턴 영웅' 하태권과 이용대의 짜릿한 한판 승부를 예고한 스틸컷이 공개됐다. MBN FUN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25일 "배드민턴 레전드 하태권과 현역 이용대의 한판 승부! 끊임없이 펼쳐지는 랠리 끝의 승자는?"이라는 내용과 함께 하태권과 이용대의 배드민턴 대결이 담긴 스틸것이 대거 올라왔다. 해당 스틸에서 하태권은 마치 발레를 하는 듯 유연한 포즈에 셔틀콕을 향한 매서운 눈매를 드러내 시선을 강탈했다. 이용대 역시 무릎과 허벅지에 밴드를 칭칭 감는 등 고된 훈련의 흔적을 엿보이게 했다. 과연 현역 이용대와 레전드 하태권의 역사적 승부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MBN '국대는 국대다'는 25일(오늘) 밤 9시 20분 방송된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2022.06.25 14:36
연예일반

'국국대' 이원희, '슈퍼 한판'으로 통산 세번째 레전드 '승' 기염

“슈퍼 한판이야~!” 국내 최초 유도 그랜드슬래머이자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가 14년 만의 복귀전에서도 경기 종료 1분 전 ‘한판승’으로 승리를 따내며 역대급 명경기를 선사했다. 이원희의 승리는 ‘국국대’에 출연한 레전드 중 탁구 현정화-펜싱 남현희에 이은 세 번째 승전보. 이날 방송에서는 복귀전을 위해 쉬지 않고 트레이닝에 돌입한 이원희의 열정과, 3라운드 내내 치열한 공격을 주고받으며 승리를 향한 집념을 드러낸 두 선수의 투혼이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면서 극강의 몰입감을 안겼다. 이날 이원희는 대학교 동기이자 ‘UFC 세계랭킹 최고 6위’인 페이스메이커 김동현의 전문적인 지도하에 불꽃 트레이닝에 돌입했다. 김동현은 관절을 많이 쓰는 이원희를 위해 아쿠아 바이크를 함께 타는가 하면, 아쿠아 트렘펄린으로 발목을 보호하는 하체 강화 훈련을 진행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합동 실전 훈련을 진행할 때는 대결 상대인 이은결의 격렬한 훈련 과정을 몰래 염탐하며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어 이원희는 훈련장에 직접 도시락을 싸서 온 아내 윤지혜 씨와 페이스메이커 김민아의 방문에 함박웃음을 지었고, 전복밥-새우구이-키토 김밥 등 아내표 보양식을 폭풍 먹방하며 체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본경기 일주일 전, 상대 선수인 이은결이 국가대표 훈련 도중 부상을 입으면서 갑작스럽게 경기를 포기하게 됐다. 영상 편지에서 목발을 짚고 나타난 이은결은 “발목을 다쳐 시합을 못 하게 돼 너무 죄송하다”라면서, “경기를 대신할 다른 선수를 섭외했다”며 –73kg급 국가대표 상비군 김대현을 소개했다. 스피드와 기술을 모두 갖춘 유도계의 라이징 스타 김대현은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만들어보겠다”며, “주특기인 안뒤축후리기로 꼭 승리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원희는 “이은결에게 포커스를 맞춰 경기를 준비했는데, 상대 선수가 바뀌어서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황스러워했지만, 곧 다시 집중해 훈련을 이어갔다. 경기 당일 아테네올림픽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인 권성세 감독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이원희는 시합 직전까지 훈련에 집중했고, 페이스메이커들과의 만남에서 “1라운드에서 한판으로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드디어 본 경기장에 들어선 이원희는 “돌아온 한판승의 사나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나의 마지막을 알리는 경기가 아니라 시작을 알리는 경기”라고 선언해 환호를 자아냈다. 상대 선수인 김대현 또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했고, 이들은 각각 “98% 승리할 것, 이원희만의 유도를 보여주겠다”, “체력을 빼기 위해 첫판은 지저분하게(?) 승부하겠다”라는 각오를 주고받아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경기는 한판당 4분, 3판 2선승제로 한판승이 나오면 해당판은 즉시 종료되는 룰을 적용해 진행됐다. 이날의 해설위원으로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유도 쌍둥이’ 조준호가 함께한 가운데, 조준호는 “현역과 은퇴한 선수들이 말로만 ‘서로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던 이야기가 실현된 경기”라며 “이원희가 체력과 기술을 얼마나 회복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드디어 시작된 첫판에서 이원희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밭다리 기술을 시도하고, 잡기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김대현은 타고난 힘과 기술로 맞대응했지만, 이원희의 몰아치는 공격에 지도 2개를 받으며 열세 속 첫 판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판은 체력적으로 앞선 김대현이 적극적인 공격을 이어나가며 다른 경기 양상을 보였다. 다양한 수 싸움이 이어지며 경기가 과열된 가운데, 김대현은 주특기인 안뒤축후리기로 이원희를 눕히며 날카로운 기술을 선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반면 시간이 지나며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힌 이원희는 허벅다리후리기와 밭다리후리기, 배대뒤치기로 연속 공격에 돌입했지만, 득점으로 가져오지는 못하며 0:0으로 두 번째 판을 마무리했다. 조준호는 “이원희의 공격이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라며 “한 번의 확실한 공격이 필요하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최후의 대결인 세 번째 판에서 김대현은 시작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잡기 싸움에 돌입했고, 이원희는 치열한 공격 후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했다. 더욱이 이원희의 업어치기 기술이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은 가운데, 김대현이 안뒤축후리기로 절반을 득점하며 패색이 짙어진 상황. 그러나 1분 30초를 남겨두고 전열을 가다듬은 이원희는 결국 1분을 남겨놓고 밭다리후리기로 기적 같은 한판승을 만들어냈다.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한판승에 페이스메이커들은 열광했고, 권성세 감독은 “슈퍼 한판”이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이원희는 아테네올림픽 당시처럼 권성세 감독을 찾아 큰절을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감동적인 승부 후, 김대현은 “너무 영광스러운 경기였다”며 “기회가 된다면 이원희 선배에게 또 한 번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이원희는 “다음에는 지금 같지 않고 더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며 ‘국대 선발전’에서의 재대결을 예고했다. 이원희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직접 금메달을 걸어준 가운데, “우리 아들은 지는 법을 모른다. 파리올림픽에 갈 거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는 잔소리(?)를 덧붙여, 복귀전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경기 종료 1분 전 극적인 한판승이라니, 그야말로 미친 경기였습니다!”, “42세에도 여전한 기량으로 한판승을 기록할 수 있다니, 이원희 선수의 집념과 투지에 입을 못 다물 정도네요”, “김대현 선수의 안뒤축후리기도 정말 멋진 기술이었네요, 대한민국 유도의 미래는 밝다!”,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조준호의 안정적인 해설도 인상적이었네요”, “배성재 캐스터의 다음 올림픽 중계는 조준호 위원과?” 등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이원희와 김대현에게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한편 스포츠계 ‘레전드’가 ‘최강 현역’을 상대로 마지막 승부에 나서며 뜨거운 감동과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MBN ‘국대는 국대다’는 오는 18일 방송에서 최초로 현역 선수가 레전드에게 도전하는 빅매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배드민턴계의 왕자’ 이용대가 ‘레전드’ 하태권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것. 최고의 공수 대결로 또 한 번 전국민을 놀라게 할 ‘국대는 국대다’는 오는 18일(토) 밤 9시 20분 방송된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사진=MBN ‘국대는 국대다’ 이지수 2022.06.1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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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는 국대다' 박종팔, 현역 최강 정민호 상대로 "생애 첫 KO패 안겨주겠다" 복귀전 각오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MBN ‘국대는 국대다’가 80년대 복싱 세계 챔피언 박종팔의 2022년 선수 복귀 프로젝트를 선포하며 강렬한 전율과 감동, 웃음을 선사했다. 23일 방송한 MBN ‘국대는 국대다’ 7회는 전 IBF&WBA 슈퍼 미들급 세계 챔피언, 총 53전 46승 39KO를 기록한 ‘돌주먹’ 박종팔과 2018 KBM 슈퍼 라이트급 챔피언, 2021 WBC 아시아 실버 웰터급 챔피언인 ‘현역 최강’ 정민호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예고돼 뜨거운 화제성을 폭발시켰다. 먼저 재정비 기간 동안 ‘국국대’ 팀이 만난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레전드인 유승민, 방수현, 이용대, 하태권, 제갈성렬의 인터뷰 영상이 전파를 탄 가운데, 네 번째 레전드 박종팔이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박종팔은 다섯 페이스메이커 전현무-배성재-홍현희-김동현-김민아와 함께 한일전에서 캐시어스 나이토를 ‘KO’시키며 동양 챔피언에 등극한 영상과, 미국 원정 24연패의 사슬을 끊은 IBF 세계 챔피언 방어전 영상을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챔피언 가야르도와 맞붙어 TKO로 승리한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결정전 영상을 관전한 후에는 “초반부 링에서 다운된 뒤 못 일어났다면 지금까지 이룬 것이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준비를 많이 했기에 상대가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종팔은 당시 획득한 챔피언 벨트를 스튜디오에 직접 준비, 페이스메이커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당시의 파이트 머니에 대해서는 “월급이 30~40만원 하던 시절, 미국 원정 경기 대전료만 1억 5천만 원을 받았다”고 말해 모두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곧 “투자를 잘못해서, 다 털어부렀어”라고 한숨을 쉬어 짠내 웃음을 자아냈다. ‘비운의 복서’ 동료 김득구의 사망 전 경기를 다시 지켜본 뒤에는 “먼 훗날 다시 꼭 만나자”고 영상 편지를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후 박종팔은 만 63세의 나이에, 34년 만의 복귀전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요즘처럼 권투가 어려운 시기에 나의 도전을 보면서 후배들이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박종팔은 다섯 페이스메이커와 즉석에서 기량 테스트를 진행했다. 첫 번째 ‘펀치 기계’ 테스트에서 UFC 선수 김동현이 8262점을 기록한 가운데, 박종팔은 빗겨나간 펀치에도 8109점을 기록하며 ‘돌주먹’ 파워를 입증했다. 페이스메이커들이 세 번을 피하면 이기는 ‘잽 테스트’에서도 박종팔은 전현무, 배성재를 가볍게 녹다운시킨 데 이어 김동현의 이마에 손쉽게 주먹을 꽂아 빠른 스피드를 과시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로 2021년 아시아 챔피언인 정민호가 복귀전 상대 선수로 지목되자, 박종팔은 “35세 나이 차”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정민호에게 생애 첫 KO패를 경험하게 해주겠다”고 선언했다. 며칠 뒤 박종팔은 ‘그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코치인 김윤구의 체육관을 찾았다. “정민호와 경기를 할 것”이라는 깜짝 발표에 김윤구는 “28세랑 할아버지랑…”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본격적인 트레이닝에 돌입하며 박종팔이 여전한 기량을 드러내자, 김윤구는 “한두 달만 하면 예전 실력이 나오겠다”며 만족감을 표한 뒤, 경기장에서의 세컨드(코칭 스태프)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 이어 오랜 시간 홀로 연습을 이어오던 박종팔을 위해 김민아가 직접 박종팔의 집을 찾았고, 두 사람은 불암산 합동 러닝에 돌입했다. 복귀전 한 달 전, 배성재가 맞춤 스카우트한 특별 코치는 전 WBA 주니어 플라이급 챔피언이자 현 복싱 해설위원인 유명우였다. 유명우는 해설위원답게 현역 선수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상대 정민호 선수의 대역을 자처하며 ‘원 포인트 레슨’에 나섰다. 박종팔은 “체력을 위해 적절한 잽이 필요하다”는 유명우의 조언에 맞춰 마치 현역으로 돌아간 듯한 폼을 보였다. 유명우는 “세월이 흘러도 주먹이 묵직하고, 감각을 잃지 않았다”라며 “정민호가 위험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남다른 기세를 보였던 훈련 이후, 정형외과를 찾은 박종팔의 어두운 모습이 담겨 궁금증 속 한 회가 마무리됐다. 여전한 ‘돌주먹’을 과시하며 빠르게 기량을 끌어올린 박종팔의 투지와, 진정성 넘치는 도전 과정이 모두의 마음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든 한 회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추억 속의 인물인 박종팔을 2022년에 소환해내다니, 그 자체로 소름입니다!”, “헤드기어 없이 원정에 나서던, 거칠었던 80년대 복싱을 다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세월이 흘렀어도 변치 않는 감각을 지닌 박종팔 레전드의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그 시절 동료들을 모두 소환해 훈련을 같이하는 것만으로도 영화 한 편 뚝딱!”, “과연 정민호 선수를 이길 수 있을까요? 본경기가 너무 기대돼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냈다. 한편 MBN ‘국대는 국대다’는 각 분야의 스포츠 ‘레전드’를 소환해, 현역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와 맞대결을 벌이는 초유의 스포츠 리얼리티 예능. 박종팔과 정민호의 역사적인 대결은 오는 30일(토) 밤 9시 20분 방송하는 ‘국대는 국대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사진=MBN ‘국대는 국대다’ 2022.04.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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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체전' 동계부 축구 최강자 등극 "동계올림픽 관심 부탁"

'전설체전'이 전설들의 영원한 클래스를 보여준 가운데 동계부가 축구 최강자로 거듭났다. 각 종목의 자존심을 건 대한민국 최초의 운동부 대결이 벌어진 JTBC 신년특집 ‘전설체전’ 1일 방송에서는 4주간의 대장정을 달려온 축구 대결에 종지부를 찍었다. 야구부와 농구부의 꼴찌전은 대폭소를 선사했고 럭비부와 동계부의 결승전은 손에 땀을 쥐는 재미를 안기며 2022년 신년을 웃음과 감동으로 물들였다. 먼저 결승전에 앞서 야구부와 농구부의 7위, 8위 결정전이 펼쳐졌다. 공식 최약체로 뽑혔지만 서로만은 이기겠다는 두 팀의 불꽃 튀는 라이벌전에 담판을 짓기 위해 사상 초유의 꼴찌전이 성사된 것. 어느 때보다 진지한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급속도로 방전된 체력, 상대방을 향한 패스 등 기상천외한 플레이가 벌어졌다. 문경은은 슛을 쏘고 나동그라진 슬랩스틱 몸개그를 보여 중계석을 초토화시켰다. 서로 볼을 보고 달린 이대형과 김병현의 충돌 역시 웃음을 선사, 선취골을 넣은 야구부는 ‘스트릿 싸커 파이터’를 연상케 하는 댄스 파티까지 벌였다. 농구부는 서로 남탓을 하며 아웅다웅하는가 하면 농구처럼 3점 슛도 없는 필드 위에서 의미 없는 장거리 슛을 뻥뻥 쏘아 올렸다. 이런 ‘웃참챌(웃음 참기 챌린지)’ 상황은 눈물이 쏙 빠지도록 폭소를 안겼다. 3대0의 야구부의 승리로 농구부가 꼴찌가 되어 유쾌한 마무리를 지은 가운데 이어진 럭비부 대 동계부의 결승전은 차원이 다른 클래스의 경기로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이성배의 부상으로 4인 대 4인으로 맞붙은 가운데 이날은 동계부 김준현이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녀 럭비부를 당황시켰다. 전반전 11초 만에 고속질주로 선취골을 넣은 것. 계속해서 모태범, 강칠구, 김준현이 공간을 넓게 쓰며 놀라운 패싱력을 자랑, 특히 김준현이 또다시 후반 시작 8초 만에 골대 그물을 흔든 최단시간 골로 해트트릭을 달성해 감탄을 불렀다. 연이어 결정적 기회를 놓치는 럭비부의 실책에 지켜보던 전설들까지 이들을 응원했고 김현수가 마침내 압박수비를 제치고 골을 넣어 감동을 안겼다. 경기는 1대3의 스코어로 마무리됐고 동계부가 운동부 중 최강 축구왕 타이틀을 얻었다. 그야말로 MVP 활약을 펼친 김준현은 “동계올림픽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는 소감을 전해 더욱 의미있는 승리임을 보여줬다. 이렇게 농구부(문경은, 현주엽, 김훈, 양희승, 신기성), 야구부(양준혁, 홍성흔, 김병현, 이대형, 유희관), 격투부(김동현, 이대훈, 윤동식, 김상욱, 정다운), 럭비부(안드레 진, 한건규, 김현수, 이성배, 장성민), 라켓부(이형택, 하태권, 이용대, 허광희, 허인회), 동계부(모태범, 이정수, 송동환, 강칠구, 김준현), 복근부(박태환, 이장군, 박정우, 황찬섭, 천종원), 연예부(김용만, 김정민, KCM, 이이경, 김재환) 총 40명, 8개 팀이 참가한 ‘전설체전’은 첫 종목 축구로 대결을 펼치며 스포츠인들의 치열하고도 즐거운 경쟁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시청자들을 향한 힘찬 새해 인사를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2.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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