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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 2025’, 출전 선수·응원단 추가 공개...이종범·박용택 포함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 2025'의 출전 선수 및 응원단이 공개됐다. ‘한일 DPG 2025’는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이 진검 승부를 겨루는 스페셜 매치로 11월 30일 오후 2시 일본 홋카이도 에스콘필드에서 개최된다.김인식 감독, 김성한, 송진우, 안경현, 장종훈 코치가 이끄는 TEAM KOREA는 기존에 발표된 김태균, 손승락, 이대호, 이범호, 이진영, 정근우, 정재훈 선수 이외에도, 고영민, 구대성, 김선우, 박경완, 박용택, 손시헌, 서재응, 윤석민, 이병규, 이종범, 이종욱, 이택근, 조인성, 진갑용 선수의 추가 참가가 확정됐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이끄는 TEAM JAPAN은 마스이 히로토시, 미야모토 신야,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와타나베 슌스케, 이나바 아츠노리, 이토이 요시오, 후쿠도메 고스케 선수 이외에 노미 아쓰시, 마쓰다 노부히로, 시미즈 나오유키, 이마무라 타케루, 이마에 토시아키, 타니시게 모토노부, 토리타니 다카시 선수 등 유명 선수들의 참석이 결정됐다.이와 함께 한국팀 응원단 또한 구성이 완료됐다. 경기당일 조지훈 응원단장을 비롯하여 김나연, 김진아, 김한나, 김현영, 박소영, 안지현, 이미래, 이주희, 조연주, 천소윤 치어리더가 한국팀의 응원전을 주도할 계획이다. 한국팀(3루) 응원지정석은 티켓링크 공식 웹페이지 또는 어플리케이션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 페이지에서 좌석도 및 경기장 좌석뷰를 확인할 수 있다.한편, 일본 관광청 집중전개사업의 일환으로 FSE는 놀유니버스와 함께 프리미엄 여행상품 '2025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패키지’를 출시했다. 한일 드림플레이어즈 패키지는 플래티넘, 골드, 실버 등 총 3개 등급으로 판매된다. 플래티넘의 경우 숙소가 프라이빗 빌라로, 관람석은 VIP 발코니 스위트로 업그레이드된다. 상품 등급과 상관없이 경기 전 진행되는 선수 사인회 특별 참가권이 공통으로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놀유니버스 공식 웹페이지 및 어플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5.09.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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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이범호·이종범·박용택이 한 팀에서 뛴다?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 2025 명단 확정

오는 11월 30일 일본 홋카이도 에스콘필드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의 진검승부인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 2025(한일 DPG 2025)’ 출전선수 및 응원단이 5일 추가 발표됐다.김인식 감독, 김성한·송진우·안경현·장종훈 코치가 이끄는 TEAM KOREA는 기존에 발표된 김태균·손승락·이대호·이범호·이진영·정근우·정재훈 이외 고영민·구대성·김선우·박경완·박용택·손시헌·서재응·윤석민·이병규·이종범·이종욱·이택근·조인성·진갑용 등이 추가 선수로 참가를 확정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이끄는 TEAM JAPAN은 마스이 히로토시·미야모토 신야·오가사와라 미치히로·와타나베 슌스케·이나바 아츠노리·이토이 요시오·후쿠도메 고스케 이외 노미 아쓰시·마쓰다 노부히로·시미즈 나오유키·이마무라 타케루·이마에 토시아키·타니시게 모토노부·토리타니 다카시 등이 선수로 경기를 뛴다.한국팀 응원단 또한 구성이 완료됐다. 경기 당일 조지훈 응원단장을 비롯해 김나연·김진아·김한나·김현영·박소영·안지현·이미래·이주희·조연주·천소윤 치어리더가 한국팀의 응원전을 주도할 계획이다. 한국팀(3루) 응원 지정석은 티켓링크 공식 웹페이지 또는 애플리케이션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 페이지에서 좌석도 및 경기장 좌석 뷰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일본 관광청 집중전개사업의 일환으로 대회를 주최하는 FSE(Fighters Sports & Entertainment)는 놀유니버스와 함께 프리미엄 여행 상품 '2025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패키지’를 출시했다. 한일 드림플레이어즈 패키지는 플래티넘, 골드, 실버 등 총 3개 등급으로 판매된다. 플래티넘의 경우 숙소가 프라이빗 빌라로, 관람석은 VIP 발코니 스위트로 업그레이드된다. 상품 등급과 상관없이 경기 전 진행되는 선수 사인회 특별 참가권이 공통으로 제공된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9.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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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의 다른 생각] 베테랑 사령탑, KBO리그의 새로운 트렌드 될까

올해 KBO리그는 6월 중순부터 두 달 이상 LG 트윈스·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가 3강 체제였다. 롯데가 12연패 포함 후반기 주춤하면서 흔들리고 있지만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여전하다.세 팀은 타 팀에서 감독을 시작한 베테랑 사령탑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넥센 히어로즈 출신 염경엽 감독은 올해로 9년 차, 두산 베어스 출신 김경문 한화 감독은 17년 차, 마찬가지로 두산 출신인 김태형 롯데 감독은 10년 차다. 필자는 SK 와이번스에서 근무하던 시절, 염경엽 감독·김태형 감독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두 사람은 각각 감독과 코치 신분이었다.염경엽 감독은 2013년부터 4년간 넥센 히어로즈를 신흥 강호로 올려놓은 만큼 능력이 남달랐다. 김태형 감독은 SK에서 3년간 배터리 코치였는데 워낙 평가가 좋아 내부에서 감독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필자와 접점이 전혀 없지만 두산 감독으로 2007~09시즌 한국시리즈와 플레이오프에서 3년 연속 맞대결하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당시엔 패기가, 지금은 연륜이 느껴진다.선두 경쟁 중인 LG와 한화, 최근 부진에 빠진 롯데지만 개막 전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는 건 틀림 없다. 세 팀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는데 감독의 역량이 크게 작용한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다른 팀에서 쌓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현재의 팀에 작지 않은 도움이 되니 흥미롭다. 올 시즌 KBO리그는 여러 팀의 감독 계약이 만료된다. 필자는 프로야구 프런트로 26년간 근무하면서 감독 선임 과정을 8번이나 지켜본 바 있다. 대부분 구단 내부의 논의를 거쳐 복수의 안을 만들어 올리면 구단주가 재가하는 구조다. 감독 선임은 구단 의사결정 가운데 최소 20~30% 정도는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구단 전체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중 하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비해 KBO리그는 감독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크고 성적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감독 선임에도 일종의 트렌드가 있다. 2018년 트레이 힐만 당시 SK 감독이 통합 우승 대업을 달성하자 3년 연속 외국인 감독이 유입된 게 대표적이다. 2019년 10월 KIA 타이거즈가 맷 윌리엄스 감독, 2020년 11월 한화 이글스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2021년 5월 롯데 자이언츠가 래리 서튼 감독을 차례로 선임했으나 셋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팀을 떠났고 이후 외국인 감독은 없다.올 시즌 KBO리그는 베테랑 감독들이 강세를 보인다. 이번 가을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팀들의 선택이 자못 궁금한 이유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5.09.0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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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더라도 우리 팀이 더 견고하게 가는 방향" 육성 향한 진정성, 2+1년 재계약으로 귀결 [IS 이슈]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이숭용 감독과 2026년부터 2+1년, 최대 18억원(계약금 3억원, 총연봉 12억원, 옵션 3억원)에 재계약했다'라고 3일 발표했다. 2023년 11월, 2년 계약으로 구단 제9대 사령탑에 선임됐던 이 감독은 이번 연장 계약으로 최대 2028년까지 지휘봉을 잡을 수 있게 됐다. 2028년은 구단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이른바 '청라돔'이 개장하는 시즌이다.SSG는 '리모델링 중간 성과, 청라돔 시대를 위한 단계적 목표, 감독 재계약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계약 기간을 설정했다'라고 밝혔다. 리모델링은 구단의 방향성을 리빌딩에 빗대 표현한 상징적인 단어다. 청라돔 시대에 맞춰 선수단 세대교체를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데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실제 이숭용 감독은 부임 기간 마무리 투수 조병현을 필두로 박시후·전영준·김건우·한두솔·이로운·김민 등의 젊은 투수를 전면 배치했다. 타선에서도 조형우·고명준·안상현·류효승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 앞서 이숭용 감독은 "지난해에는 한 명도 없었지만, 올해 1군 캠프에는 신인을 3명(이율예·신지환·천범석) 데려간다. 기대하는 것만큼 올라오면 좋겠다"며 "육성은 (재계약이 불발돼) 내가 없더라도 우리 팀이 더 견고하게 갈 수 있는 방향이다. 좋은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주고 선수들이 뛰어놀 수 있게 한다면 그 뒤에 성적과 육성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들을 믿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단은 감독의 진정성을 높게 평가했다.이숭용 감독의 재계약 만료를 앞두고 구단 안팎에선 '청라돔 시대'를 이끌 지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컸다. 빠른 재계약으로 불필요한 루머를 차단했다. SSG는 '이번 재계약은 청라돔 시대를 준비하며 구단의 리모델링 방향성을 일관되게 이어가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SG는 지난 시즌 리그 6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2일 기준 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8월 이후 리그에서 세 번째로 좋은 승률(14승 12패, 0.538)로 5강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었는데 힘을 받게 됐다. SSG는 '조기 재계약을 통해 선수단이 안정 속에서 경기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남은 시즌 무리한 선수 기용과 혹사를 방지하는 등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현재의 기조 아래 선수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내년 시즌 신속한 전력 구성을 위한 조치로 이번 발표를 단행했다'라고 전했다.큰 선물을 받은 이숭용 감독은 "구단의 신뢰와 지지에 감사드린다. 남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 가을야구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다. 또한 계속해서 상위권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선수들의 성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9.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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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물여섯, 염경엽 감독의 확신 "톨허스트, 제2의 켈리 될 수 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26)가 메릴 켈리(37·텍사스 레인저스)처럼 'KBO 역수출 신화'를 쓸 것으로 기대한다. 염경엽 감독은 "톨허스트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8월 초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교체 선수로 영입된 톨허스트는 한국 무대 4차례 등판에서 4전 전승 평균자책점 0.3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자책점은 KBO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염 감독은 "매우 차분하면서 정신력이 뛰어나다. 또 승부욕도 갖췄다"라며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년에 (LG에서) 잘해서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처럼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수 크리플 트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에 도전하는 폰세는 현재 MLB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염경엽 감독이 내세운 조건은 포크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는 "톨허스트가 직구 최고 구속 155㎞를 기록했고, 한계 투구수에 이르러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체력도 좋다"라며 "하체를 이용해 던지는 투구 메커니즘도 좋다"라며 "포크볼을 구사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완성도를 높인다면 충분히 MLB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30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돌아보며 "8월에 가장 뜨거웠던 송성문을 구위로 제압했다"라고 덧붙였다. 염경엽 감독은 2015~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거쳐 빅리그에 진출한 메릴 켈리를 떠올렸다. 켈리는 SK에서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올린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해 지금까지 64승 5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KBO의 대표적인 역수출 사례로 손꼽힌다. 당시 SK 단장을 지냈던 염 감독은 "켈리도 (톨허스트처럼) 20대 중반에 한국땅을 밟아 커브와 체인지업을 익혀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라며 "톨허스트도 켈리와 약간 비슷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톨허스트에게 "아직 젊은 데다 포크볼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충분히 MLB에 입성할 수 있다"라고 조언을 건넸다. LG는 앞으로 톨허스트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다. 톨허스트는 최고 155㎞ 빠른 공에 변화구 구사력도 뛰어나고, 커맨드가 좋다.포스트시즌(PS)에선 강속구를 앞세워 상대를 윽박지르는 투수가 더 위력적이다. 임찬규-손주영-송승기 등 국내 선발진이 워낙 좋아 강력한 외국인 에이스만 존재하면 금상첨화다. 염경엽 감독은 "이닝 이터가 생겼다"라며 "나도 3년 만에 외국인 투수 혜택을 얻는 거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웃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5.09.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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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는 당신의 기분을 잘 살피고 있습니까

두 선수가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포스를 품어냅니다. 일찌감치 출근해 운동 기구를 들고 뛰면서 몸을 만드는 데 열심입니다. 한 명은 평소 까불기를 좋아하고, 다른 한 명은 묵직한 돌멩이 같습니다. 평소 친한 둘이 웨이트 장에서 가끔 티격태격하곤 합니다. 음악 때문입니다. 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이던 A가 발라드를 틀어 놓습니다. B가 “이거 힘 빠진다고!”라며 소리칩니다. B가 원하는 건 찢어지는 메탈 음악입니다. 그것도 볼륨을 최대치로 올려 달라고 주문합니다. ‘흥부자’인 B가 경기 전부터 에너지를 끌어 올리는 비결입니다. 스포츠 경기장 안팎에는 많은 음악이 나옵니다.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선택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곡이 넘칩니다. 프로야구의 경우 시즌에 맞춰 선수당 등장곡을 하나씩 정하고 구단은 선수단 플레이리스트를 모아 발표도 합니다. 선수별 취향이 드러나곤 합니다. 그런데 어떤 선수는 패턴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개인 기록이나 컨디션에 따라 자주 바꿔 달라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감명 깊게 본 영화의 배경 음악을 틀어달라는 요구도 나옵니다. 메이저리그의 유명 선수가 롤 모델인 어느 선수는 그의 음악에 따라 자신의 선곡이 따라갑니다. 구단이 최대한 선수의 요구를 반영하지만 내부 정책상 저작권 이슈 등으로 모두 맞춰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포츠 마케팅 기업, 스튜디오 팡파레의 권요진 대표는 “관중석 팬이나 그라운드의 선수가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음악의 선택은 야구장 경험에서 중요한 요소”라며 “음악을 통해 감정이나 자기표현을 대신하기에 세심한 선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음악은 스포츠의 단순 장식품이 아닙니다. 현대 스포츠는 운동선수의 심리 요소까지 철저히 분석합니다. 분위기를 맞추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선수 경기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올해 프랑스 오픈 테니스의 여자 단식 챔피언인 코코 고프(미국)가 바로 그런 예입니다. 고프는 랩과 찬송가 등으로 구성한 플레이리스트를 경기 상황에 따라 골라 듣는다고 합니다. 4강전에서는 빠르고 경쾌한 랩을 들었지만 결승 직전에는 찬송가를 경기하기 전에 반복해 들었습니다. 상대는 랭킹 1위의 강력한 우승 후보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고프는 “너무나 긴장돼 더 높은 차원의 힘이 필요했다”고 설명합니다. 기세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듣던 랩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던 겁니다.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 최적의 심리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조건을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음악이 스포츠 선수에게 주는 멘털 효과는 과학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미 스포츠 저널,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앨라배마대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볼만(Ballmann) 교수는 “경기 전에 음악을 듣는 건 단순한 습관, 개인 취향, 또는 미신의 차원이 아니다. 음악은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조절해 집중력을 높이고 수행력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볼만 교수의 논문 중에는 벤치 프레스를 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한 실험이 있습니다. 선호하는 음악을 들려준 뒤 결과를 측정하고, 다른 날에는 좋아하는 부분을 빼고 편집한 음악을 듣게 한 뒤 결과를 비교한 겁니다. 선호하는 음악을 들을 때 반복 횟수, 바벨 속도 등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단거리 달리기 선수가 로키 주제곡을 들은 경우 아무런 음악도 듣지 않았을 때보다 더 빠르게 달렸다는 다른 학자의 연구도 있습니다.과학자들은 스포츠 선수에게 잘 선택된 음악은 심리적, 생리적으로 동시에 작용하는 일종의 합법적인 ‘기량 향상 약물(performance enhancing drug)’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성취감을 유발하는 도파민과 각성을 일으키는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교감신경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이자 호르몬)을 분비해 흥분과 집중력을 키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반응 속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자신에게 맞는 음악을 취사선택하고 설계하라는 것이 볼만 교수의 조언입니다. 볼만 교수는 메탈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음악인이기도 합니다.여러분의 플레이리스트는 어떻습니까.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9.02 09:00
메이저리그

명장은 없다, 적어도 야구에서는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이 팀 성공에 미치는 영향력은 오랫동안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었다. 분명 KBO리그 감독들은 경기 중 전술적 선택을 포함해 선수들의 지도와 동기 부여 등을 통해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팀의 승리 확률에 감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만한 국내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이에 필자는 149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눈길을 돌렸다. 꽤 많은 연구가 MLB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감독을 비판하는 것은 야구 자체만큼이나 미국적인 취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MLB 선수들도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벤치에 앉은 감독들이 저지르는 실수만큼 세밀하게 분석되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의 옛말에 따르면 선수들은 해고할 수 없으니, 감독이 쉬운 표적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1964년 윌리엄 갬슨과 노만 스카치의 연구는 MLB 감독이 팀 성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최초로 발표한 논문이다. 이후 출판된 여러 논문도 감독 교체가 MLB 팀의 성적을 향상시키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2003년에 발표된 데니스 스마트와 리차드 울프의 연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선수 자원이 팀 승률 변동의 67%를 설명하는 데 비해 감독의 리더십은 1%를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동일한 저자들이 자신들의 방법론을 보완해 발표한 2008년 논문도 MLB 감독들은 팀의 승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나왔다.2014년 스포츠기자 닐 페인도 벤치에서의 대부분의 결정이 경기 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그의 분석에 의하면 전체 감독의 95%는 한 시즌당(162경기) 겨우 -2에서 +2 승 사이의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다시 말해 뛰어난 투수와 타자들이 대부분의 감독보다 팀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는 말이다.더불어 페인은 1986년 이후 30년 동안 단 6명의 감독(바비 콕스, 러스 닉슨, 토니 라루사, 데이비 존슨, 빌리 마틴, 얼 위버)만이 팀 성적에 평균적인 감독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바비 콕스는 그의 경력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162경기당 3.1승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콕스는 예상된 승수보다 최대 10승을 더 거둔 적도 있었다. 따라서 콕스나 라루사와 같은 예외적인 케이스를 제외하면, 감독들이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서 보이는 차이의 대부분은 사실 운 또는 그들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9년 시카고 대학 연구팀은 기존의 연구는 방법론적 한계로 인해 코치의 효과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이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코치 효과를 추정하는 새로운 방법인 ‘리더 효과에 대한 무작위 추론(RIFLE)’을 MLB를 포함해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풋볼(NFL), 미국대학체육협회(NCAA)의 풋볼과 농구에 적용시켰다. 그 결과 대부분의 기존 연구과는 달리, 모든 스포츠에서 코칭 효과는 발견됐다. 하지만 코칭 효과는 종목과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예를 들어, MLB 감독은 득점보다 실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야구에서 수비가 공격보다 더 전략적인 결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독은 타선에 최고의 타자들을 최적의 순서로 배치하고, 대부분의 감독은 같은 팀이라면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선발 투수를 교체하는 시점, 그리고 특정 상황에서 어떤 불펜 투수를 기용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있어, 어떤 감독은 다른 감독보다 더 뛰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2021년 경제학자 폴 크로스비는 기존 연구에서 간과된 한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2020년 전만 해도 아메리칸리그(AL)에 속한 팀만 지명타자(DH) 제도를 갖고 있었고, 내셔널리그(NL)는 투수도 타격을 했다. 그런데 기존 연구는 MLB 모든 팀의 감독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DH 규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NL 감독들은 경기 중 전략적 결정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따라서 투수의 타격 기회가 왔을 때 언제 대타를 내는 것과 ‘더블 스위치(투수의 타격 순서를 변경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는 NL 경기에서 흔히 더 사용된다. 그러므로 경기 중 AL 감독들에 비해 NL 감독들은 훨씬 더 전략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며, 추가적인 복잡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크로스비가 47개 시즌의 MLB 데이터를 분석할 결과, NL 팀들이 경험이 풍부한 감독을 고용하는 것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에 반해 DH 제도가 있는 AL는 이러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AL과 다르게 NL는 더 경험이 풍부하고 성공적인 감독을 임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하지만 2022년 이후 NL도 더 단순한 AL 규칙을 채택했다. 그러므로 모든 MLB 팀은 더 경험이 풍부하거나 유명 감독에 투자하는 것보다, 선수단에 투자하는 것이 더 큰 수익과 성적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MLB 감독이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설사 영향을 미치더라도 다른 종목에 비해 야구 감독의 역할은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2013년 브라이언 고프의 연구에 의하면 MLB 팀의 승률 변화에 감독이 8.5% 기여한 반면, NFL의 경우 21%가 감독에 기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MLB 감독들은 NFL, NBA 등에 비해 팀 성적에 적은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이 팀 경기라는 틀 안에서 주로 투수와 타자 사이의 개별적인 대결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미식축구, 농구 등과 비교했을 때 야구는 전체적인 선수의 협력이 덜 필요하다. 단장(GM)의 영향력과 세이버매트릭스 같은 데이터 분석은 타선 구성이나 투수 교체와 같은 경기 중 많은 결정을 좌우하기 때문에 감독의 통제 범위가 제한적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야구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감독의 역할도 있지만, 선수들의 활약이 팀의 성공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970년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전성기를 이끈 감독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얼 위버의 발언은 야구 감독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The job of arguing with the umpire belongs to the manager, because it won't hurt the team if he gets thrown out of the game(심판과 논쟁하는 일은 감독의 몫이다. 왜냐하면 감독이 경기에서 퇴장당하더라도 팀에 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2025.08.30 11:11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단계적 1군 기용이 신인 육성의 모범 답안이다

KBO리그 2025년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급'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신인만 무려 8명이었다. 그런데 25일 기준으로 시즌을 완주하고 있는 건 배찬승(삼성 라이온즈·1R 전체 3순위)과 김영우(LG 트윈스·1R 전체 10순위), 둘 뿐이다. 두 선수는 이미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1군 등록일수 145일을 넘겼다.대구고 출신 '로컬 보이' 배찬승은 리그 데뷔전(3월 2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속 155㎞ 강속구를 뿌려 화제였다. 이후 기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나름 안정된 성적(53경기 1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46)으로 순항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올해 마무리 투수를 두 번이나 바꾸는 결단을 내렸는데 배찬승은 아니었다. 별다른 보직 변경 없이 꾸준히 셋업맨 자리를 그에게 맡긴다. 신인 투수를 보호하면서 승부처에 기용하는 일종의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서울고 출신 김영우는 1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그를 마무리 투수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다. 개막 후에는 단번에 마무리 투수를 맡기는 게 아닌 단계별로 육성하고 있다. 우선 점수 차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 등판시켜 경험을 쌓게 했다. 그의 프로 첫 등판은 14-4로 크게 앞선 3월 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었다. 접전에서 처음 투구한 건 4월 19일 인천 SSG 랜더스전. 5-4로 앞선 7회 말 2사 1·3루에서 한 타자를 막고 데뷔 첫 홀드를 따냈다.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말처럼 작은 성공을 경험하면서 단계별 성장 중이라는 게 눈에 띈다. 김영우의 성적(51경기, 평균자책점 2.12)은 배찬승보다 더 안정적이다. 고교야구는 시즌 중에 지역별로 주말리그가 진행되고 평일은 경기가 없다. 또 대부분의 전국대회는 고등학교 팀들이 나눠서 출전하고 한 대회에서 우승까지 4~5차례 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다. 따라서 경기가 띄엄띄엄 치러진다. 반면 프로야구는 1년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러진다. 대부분의 신인 선수들이 빡빡한 경기 일정을 처음 소화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즉 후반기 들어서는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김영우의 경우 시즌을 치를수록 더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성공 체험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염경엽 LG 감독의 역할이 작지 않다.KBO리그는 몇 년째 '육성'이 화두다. 지난 10여 년 동안 다수의 구단이 2군 훈련장을 확충했고, 미국과 일본 유명 아카데미로 선수를 파견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2군에서 선수를 육성하는 최대치가 70~80% 정도이다. 부족한 나머지는 1군에서 채워야 한다. 2군 못지않게 1군에서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느냐가 육성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디테일에서 희비가 갈린다.배찬승과 김영우의 성공 과정은 다른 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신인 선수를 1군 경기에 단계적으로 기용하고 '성공 체험'을 만들어주는 프로세스가 선수 육성의 모범 답안이라는 걸 몸소 입증하고 있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5.08.27 09:04
프로야구

LG와 찰떡궁합, 3년 연속 개인 최고 홀드 경신...마흔에 첫 타이틀 보인다 [IS 피플]

김진성(40)이 LG 트윈스와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김진성은 지난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팀이 2-1로 역전한 7회 말 등판해 3분의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영우가 실점하지 않아 김진성은 시즌 28번째 홀드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27홀드를 넘어선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이다. 김진성은 2022년 합류한 LG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김진성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를 거치면서 세 차례나 방출당했다. 2021년 NC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후엔 나머지 9개 구단 단장, 운영팀장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입단 테스트 기회를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네가 김진성인데 무슨 입단 테스트냐"라며 손을 내밀었다. 김진성은 2022년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건재함을 입증했다. 2023년에는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8로 LG의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2017년 NC에서 15홀드를 넘어선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 김진성은 지난해 27홀드, 올해 28홀드를 올려 3년 연속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김진성은 이런 페이스를 바탕으로 프로 입단 21년 만에 개인 첫 타이틀을 노린다. 현재 홀드 부문 2위 조상우(KIA 타이거즈·25홀드) 3위 노경은(SSG 랜더스·23홀드)에 앞선다.김진성이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홀드 부문 1위를 지킨다면 입단 21년 만에 개인 첫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지금까지 개인 최고 순위는 지난해 홀드 3위(27홀드)였다. 김진성의 타이틀 획득 시 '최고령 홀드왕' 주인공이 1년 만에 바뀐다. 1984년 3월 11일생 노경은은 지난해 KBO 역대 최초로 40대 홀드왕(종전 최고령 2007년 LG 류택현 당시 36세)에 올랐는데, 김진성은 1985년 3월 7일 생이다. 이에 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관계자는 "개인 기록 수상자에게 '최고령' 기준은 따로 없다"라며 "대부분은 기록 달성일을 기준으로 하는데, 타이틀 홀더의 경우 특별한 기준이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규시즌 종료일(2024년 10월 2일, 2025년 9월 30일 예정)을 기준으로 삼으면 김진성이 '최고령 홀드왕'에 오를 수 있다. 김진성은 후반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6월 중순까지) 1위를 달릴 때 욕심이 있었지만 (2위로) 밀려나 마음이 편하다"라며 "세부 지표를 보면 경은이 형과 조상우가 홀드왕 경합을 벌일 거 같다. 나는 우리 팀 1위 탈환이 목표"라고 마음을 비운 상티였다. 김진성도, LG도 각각 1위를 탈환했다. 김진성은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나도 홀드왕을 차지하고싶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진성은 2022년부터 올해 8월 25일까지 리그에서 가장 많은 284경기(2위 노경은 256경기)에 등판했다. 올 시즌에는 66경기에 출장, 2001년생 정현수(롯데 자이언츠·68경기)에 이은 최다 등판 2위다. 김진성은 "팀이 날 필요로 할 때가 많았구나 싶다"라고 웃었다이형석 기자 2025.08.26 09:03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새 팀에서 행복하다는 선수는 여정의 길에서 환대를 받은 것이다

여행과 트레이드. 서로 무척 닮았습니다.트레이드 등으로 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를 '저니맨(journey man)'이라고 하죠. '저니'에는 여행, 여정의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멋지고 화려함과는 결이 다릅니다. 거칠고 고단한 과정에 초점을 맞춘 표현입니다. 사실 여행의 또 다른 영어 단어인 트레블(travel)은 '고생하다'는 뜻의 트러블(trouble)과 어원이 같다고 하죠. 여행, 여정은 인류에게 그런 의미입니다. 목표 지점에 도착해서 마무리되는 그 결과보다는 경험하고 도전하며 걸어야 할 고단한 길이 먼저 떠오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느끼는 생경함, 긴장감도 예상됩니다.팀을 옮기는 선수는 고생길을 걷는 걸까요.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는 선수 중에 유망주도 있고, 베테랑도 있습니다. 미래의 주전을 확보하거나,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팀의 선택이 있습니다. 간혹 선수의 요청에 따르지만, 속내를 보면 여러 가지 사소한 배경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중복되는 포지션 정리, 팀의 재정 상황, 선후배 관계 등 팀 케미스트리 이슈 등입니다. 팀을 옮기는 선수에게 비전을 설명하고, 이별을 아쉬움도 전하며 장도를 축하해 주지만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습니다.기회를 노리고 트레이드를 홀가분하게 받아들이는 선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익숙해진 공간을 떠나야 하는 것에서부터 감정 정리를 시작합니다. 당장 전세 계약한 집 문제부터 털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야 할 팀에는 누가 리더인지, 나와 어떤 관계가 될지도 고민합니다.가족이 있다면 보금자리도 다시 정해야 하고, 자녀 교육도 크게 신경이 쓰입니다. 돈 많이 받는 스타 선수라고 새로운 팀에 갈 때 꽃길만 걷는다고 생각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슷한 마음고생에서 출발합니다.최근 프로야구에서 팀을 옮긴 몇몇 선수의 소감을 뉴스에서 접했습니다. 트레이드가 되면 일부 미디어나 팬은 즉각적인 손익 분석을 앞에 놓습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지 몇 경기 치르지도 않았는데 우열을 따집니다. 그렇지만 선수들은 다릅니다. 고민은 이어지겠으나 지난 인연, 새로운 관계에 대해 고마워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몇몇 선수가 언급한 따스함입니다. 이번에 NC 다이노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옮긴 베테랑 손아섭 선수는 "발표 나자마자 한화에서 너무 많은 선수가 연락이 왔다. 이름을 하나하나 이야기하기에는 30명 정도 된다. (류)현진이 형을 포함해 모두 반가워했다"라고 말했습니다. KIA 타이거즈에서 NC로 온 외야수 최원준 선수는 여정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데 매우 적극적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은데 솔직히 너무 좋다. 행복하다. 트레이드로 온 선수인지 모를 정도로 모든 프런트 분과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들이 반겨줘 좋다"고 말합니다. 타격 성적이 반등한 이유가 심리적인 편해진 덕분이라 게 그의 설명입니다.행동과학자 케이티 밀크먼의 '새로운 시작(fresh start)' 이론에 딱 맞는 사례입니다. 환경 변화가 과거로부터 자신을 리셋, 동기부여의 강한 모멘텀이 된다는 겁니다. 와튼 스쿨 교수인 그녀는 새로운 시작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트레이드를 분석했습니다. 팀 이동이 선수 심리에 작용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특히 부진했던 기록을 씻어내고 싶은 선수는 팀 이적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반대로 옮긴 뒤 잃을 것이 많았다고 생각한 선수는 기록이 떨어집니다. 어떻게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냐가 중요한 겁니다.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손아섭, 최원준 선수가 언급한 새로운 사람들의 '반김'입니다. 김영하 작가가 『여행의 이유』에서 꼽은 '환대'와 같다고 할까요. 여행하다 보면 어려울 때 누군가가 차를 태워주고 식사도 제공받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우리는 환대를 받으며 안심하고, 신뢰를 주고받습니다."환대는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라는 김영하 작가의 문장을 제가 좋아합니다. 저 문장처럼 이적한 팀에서 새로운 동료를 반갑게 맞아주는 건 좋은 팀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여정의 길은 최종 목적지보다 더 낫습니다(the journey is better than the end)’.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의 말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8.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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