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끝내기 실책→최악의 휴식일→속죄 스리런포...롯데 박찬형, 그렇게 프로 선수로 성장한다 [IS 피플]
야구 선수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휴식일을 보냈을 박찬형(23)이 '속죄포'를 쏘아올렸다. 롯데 자이언츠가 어떤 위치에서 올 시즌을 마무리할 지 알 순 없지만,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를 얻은 건 분명하다. 박찬형은 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롯데가 2-7, 5점 차로 끌려가고 있었던 6회 초 2사 1·2루에서 4번째 타석에 나선 그는 SSG 선발 투수 미치 화이트를 상대로 우월 스리런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0볼-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154㎞/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했다. 자신의 데뷔 3번째 홈런. 롯데는 5-7로 패했다. 박찬형이 홈런을 친 뒤 SSG 불펜진 공략해 실패했다. 3연패로 5위에서 6위까지 떨어졌다. 이날 위안은 박찬형의 홈런이 유일했다. 사실 박찬형은 5일 SSG전에 선발 출전도 장담할 수 없었다. 지난 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멘털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는 2-7, 5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맞이한 7회 초 공격에서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윤성빈이 장준원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고 8-8 동점을 허용한 채 9회 말에 진입했다. 박찬형은 1사 만루 위기에서 3루를 지켰고, 타자 장진혁의 땅볼이 자신에게 오자 포구한 뒤 홈에 송구했지만 포수 머리 위를 훌쩍 넘어가는 실책을 범하며 끝내기 패전 빌미를 제공했다. 공이 백네트로 흐른 순간, 박찬형은 주저 앉아 자책했다. 롯데는 이날 패전으로 6위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 탓에 박찬형이 5일 SSG전에 선발로 나서기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그가 수비 부담을 덜고 타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명타자로 내세웠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수비 실책 여파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했다. 박찬형을 지명타자로 써더라도 라인업에 넣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타격감만큼은 현재 롯데 타자들 중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다.결국 박찬형은 사령탑 기대에 부응했다. 선발 라인업에 들어간 것만으로 3일 KT전 실책으로 생긴 자책감을 다스릴 수 있었다. 여기에 2점 추격하는 홈런까지 때려냈다.
박찬형은 지난 5월 롯데와 육성선수 계약을 했다. 전 소속팀은 독립 야구단 화성 코리요였다. 인기 예능 '불꽃야구' 트라이아웃에서 이름을 알린 그는 자신이 왜 프로 무대에 진입할 수 있었는지 바로 보여줬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고, 입단 한 달 만에 1군에 콜업됐다. 주로 교체 출전해 타석 기회가 꾸준하지 않았지만, 데뷔 4연타석 안타를 기록하며 비범한 자질을 보여줬다. 대타로 나선 6월 27일 부산 KT 위즈전에서는 첫 홈런까지 쳤다.
박찬혁은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했다. 한 차례 슬럼프를 겪어 2군행 지시를 받기도 했지만, 지난달 21일부터 팀이 치른 1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타율 0.386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롯데는 올 시즌 주축 선수로 성장할 자질을 드러낸 선수가 많다. 투수 윤성빈·홍민기·이민석, 야수 장두성·김동혁·한태양·이호성이 그들이다. 박찬형은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다. 박찬형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특히 내야수로 송구 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스프링캠프도 치르지 않은 선수가 잘 버텨내고 있다. 향후 유격수나 3루수가 아닌 2루수로 나서면 더 좋은 수비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롯데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은 불투명하지만, 내야진은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9.06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