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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내죽일’ 공명이 그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 [IS포커스]

이토록 해맑은 저승사자는 처음이다.배우 공명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발산하는 매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공명이 이번 배역을 통해 K콘텐츠에서 30대 초반을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사고 트라우마로 인해 세상을 등진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정희완(김민하)의 앞에, 학창 시절 첫사랑인 김람우(공명)가 저승사자가 돼 6년 만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청춘 판타지 로맨스로 지난 3일 공개됐다. 서은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공명이 연기한 극중 람우는 화재 사고로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은 인물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람우지만, 죽음을 일주일 앞둔 첫사랑 희완이 남은 삶에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람우는 자신의 버킷리스트라면서, 과거 고등학생 시절 희완이 남자친구가 생기면 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들을 리스트를 적어 보여준다. ‘한강에서 2인용 자전거 타기’, ‘밤에는 야경 보면서 맥주 마시기’, ‘여행 가서 패러글라이딩 하기’ 등이다. 이미 죽은 람우이기에 패러글라이딩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람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잃었던 희완의 웃음을 조금씩 되찾아준다. 공명이 해석한 저승사자는 특이하다. 희완의 죽음을 알리러 온 존재면서, 동시에 희완에게 희망과 위로를 준다. 공명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과정 속에서 이분법적인 경계를 오가는 인물을 해맑은 웃음으로 소화했다. 공명은 티 없이 맑은 소년 같은 얼굴과 담백한 말투로 희완의 구원자로 나타난 ‘첫사랑’ 람우를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30대 초반에 들어선 다른 배우들과 구별되는 공명만의 차별점이자 특별한 무기다.그렇다고 공명은 ‘해맑음’만으로 람우를 연기한 것은 아니다. 해맑은 얼굴 속에 언뜻 비치는 슬픔이 두 사람의 첫사랑 서사를 더욱 아련하게 만든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저승사자가 3번 이름을 부르면 죽는다는 속설을 그대로 가져갔다. 희완의 요청으로 두 사람은 학창 시절 이름을 바꿔 생활했기에, 그들에게 이름은 특별하다.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자신의 근처를 맴도는 람우에게 화가 난 희완이 “그냥 내 이름 불러. 진짜 내 이름 부르면 죽는 거잖아”라고 소리치자, 람우는 “좋아해, 희완아”라고 3번 중 1번의 기회를 사용하며 고백을 전한다. 감정을 누르고 “나는 그냥 너가 보고 싶어서 온 거야”라고 말하는 람우의 담담함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아주 큰 슬픔이 서려있다. 공명은 격양되지 않은 말투로 내면의 표현에 집중하며, 극중 자세히 설명되지 않은 희완을 향한 람우의 애틋한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한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공명이 군 제대 후 처음 촬영한 작품인데 공명은 학생 모습으로 보여주는 ‘삶’과, 저승사자로 보여주는 ‘죽음’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표현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공명은 “저승사자가 되기 전과 후의 경계를 나누려 했다”며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공명은 교복을 입은 학생 람우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소극적이면서도 깨끗한 첫사랑의 모습으로 소화했고, 겉모습은 똑같지만 저승사자가 된 람우는 희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는 않지만 할 말을 망설이지 않고 내뱉는 인물로 그려냈다. 공명은 군 입대 전 해맑은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주로 맡아오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천만 영화 ‘극한직업’에서는 마약 단속반 막내 형사 재훈 역할로 코믹함을 표현했고, ‘멜로가 체질’에서는 드라마 제작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추재훈을 통해 열정과 패기를, ‘홍천기’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밝은 셋째 왕자 양명대군을 연기하며 ‘햇살 남주’의 이미지를 가져갔다. 공명이 연기한 대부분의 캐릭터가 ‘밝음’에 방점이 찍혀있다면,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을 통해서는 그저 밝기만 한 이미지를 조금은 덜어내고 상반된 얼굴을 보여주며 다채로운 감정을 쌓아 올렸다는 평이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공명이 지금까지는 서브 주연으로서 밝은 이미지의 역할을 주로 했다. 그런데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서는 과거 학생으로서 역할과 현재 저승사자로서 차별이 돼야 하는 1인 2역에 가까운 역할을 맡아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0~30대 남자 배우가 업계에 많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작품에서 다양한 감정과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맡아 잘 소화한다면 번듯한 주연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17 05:45
드라마

‘내죽일’ 공명, 첫사랑의 정석 등극… 저승사자로 김민하와 재회

배우 공명이 ‘첫사랑의 정석’에 등극했다.지난 3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제작 CJ ENM·스튜디오몬도, 제공 티빙) 1, 2화에서는 공명이 4년 만에 저승사자로 돌아온 김람우 역할로 등장, 보기만 해도 마음이 간질이는 첫사랑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고등학교 2학년 만우절을 맞은 람우는 희완(김민하)과 이름을 바꾸게 됐다. 이에 람우는 희완이 자신의 이름으로 저지른 사고들에 휘말리면서 자연스럽게 희완과 어울리게 됐고, 점차 자신이 희완이라고 불리는 것에 적응했다.그런가 하면 성인이 된 희완 앞에 갑자기 나타난 람우의 모습도 공개됐다. “안녕,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김람우?”라며 반갑게 인사한 그는 자신이 저승사자라고 밝히며 희완이 일주일 후에 죽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또 람우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알고도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희완에게 그럼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람우와 희완은 2인용 자전거 타기부터 패러글라이딩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했는데, 방송 말미 람우의 버킷리스트가 과거 희완이 미래의 애인과 함께하고 싶은 리스트라는 사실이 밝혀져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공명은 고등학생부터 저승사자까지, 시간에 따른 람우의 성장과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내성적이고 사춘기가 한창인 고등학생 람우와 보다 능청스러워진 저승사자 람우를 목소리 톤부터 표정, 스타일링까지 차이를 두어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특히 삶의 의욕을 잃은 희완의 텐션을 높이려고 밝게 웃다가도, 순간순간 그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람우의 눈빛을 놓치지 않고 표현한 공명에 대해 시청자들은 호평을 보냈다. 한편, 공명이 출연하는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매주 목요일 오후 12시 티빙에서 공개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04 17:06
예능

김태호PD “토요일 저녁, 온 가족 편하게 즐길 예능”…‘지구마불3’ 관전포인트

‘지구마불 세계여행3’가 22일 첫 방송된다.22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하는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3’(이하 ‘지구마불3’)은 여행 크리에이터 3대장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가 김태호 PD에 의해 설계된 세계여행 부루마불 게임에 참여, 주사위에 운명을 맡기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 이전 시즌보다 더 커진 스케일과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이런 가운데 ‘곽빠원’ 3인방과 김태호PD, 김훈범PD가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1. ‘지구마불 테마파크’, 다양한 신상 테마관 전격 오픈!지난 20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태호PD와 김훈범PD는 오직 ‘지구마불3’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상 테마관을 이번 시즌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여행 크리에이터들에게 지구는 거대한 놀이공원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는 시즌3의 콘셉트는 바로 ‘지구마불 테마파크’. 사전 공개된 예고 영상만 봐도 폭포 번지점프, 설산 패러글라이딩, 지프차 오프로드 등 아찔한 액티비티부터 씹고, 뜯고, 맛보는 미식의 향연, 다양한 동물들과의 특별한 만남이 기다려지는 주토피아 등 다채로운 테마들이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곽튜브는 “왜 테마파크라고 얘기하는지에 주안을 두고 보시면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이를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2. 더 익스트림해진 시즌3? ‘지구마불’만의 날 것의 재미는 그대로!‘지구마불3’에 대해 ‘곽빠원’은 “스케일이 더 커졌다”라면서도, “‘지구마불’만의 날 것의 재미는 그대로”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빠니보틀은 “‘대리만족을 시켜줘서 너무 좋다’는 후기가 많은데 이번 시즌은 ‘세계여행 안 가도 되겠다. 방송만 보자’라고 할 정도다”, 원지는 “더 버라이어티해지고, 게임 같아 졌지만, ‘곽빠원’의 개성이나 기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잃지 않았다”라는 포인트를 짚었다, 김태호PD 역시 “‘지구마불3’는 기존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욱 다이내믹하고 다채로운 그림을 채우기 노력했다. 시청자들이 여행을 대리만족할 수 있도록 보다 색다른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구마불’만의 고유한 재미는 역시나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다.#3. ‘곽빠원’의 NEW 메이트 ‘구름희’ & 최강 여행 파트너 총출동!‘곽빠원’과 함께할 최강 여행 파트너들도 기대를 모은다. 먼저, 혼자 여행이 외로웠던 ‘곽빠원’을 위해 시청자들을 모티브로 한 새로운 마스코트 ‘구름희’가 등장한다. 그동안 이들이 지나온 비행운에서 만들어진 ‘구름희’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더불어 자타공인 연예인 박사라 불리는 곽튜브조차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등 ‘곽빠원’의 역대급 리액션을 유발한 여행 파트너들도 총출동한다. 이에 김훈범PD는 “연예인을 잘 모르는 빠니보틀과 원지도 크게 놀랐을 정도다”라는 후문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빠니보틀은 “여행을 너무 즐기는 파트너들 때문에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까지 드러낸 바. 최강 라인업 크루와 완성될 케미 역시 강력한 관전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김태호PD는 “지구마불3’는 딱 토요일 저녁,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방송한다. 온 가족이 편하게 즐길 수 있길 수 있는데 주안을 뒀다. ‘지구마불3’를 통해 세계여행 대리만족 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ENA의 토요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3’은 22일 토요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3.21 08:55
예능

[TVis] 헨리 “내 인생은 망했나...” 번아웃 고백 (4인용 식탁)

가수 헨리가 최근 번아웃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10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 (이하 ‘4인용식탁’)에서는 핸리가 샘 해밍턴, 김수로, 사유리를 초대해 식사 시간을 가졌다.이날 헨리는 “6세부터 바이올린을 했고 7세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너무 안 하고 싶었다. 엄마가 바이올린을 같이 배웠다. 그래야 저희를 혼내면서 가르칠 수 있지 있으니”라면서 “엄마가 고생을 많이 했다. 돈도 많이 없는데 (바이올린이) 비싸지 않냐. 어릴 때 세뱃돈을 모아 엄마에게 드리자고 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최근 태국 여행을 다녀온 헨리는 자신의 나이를 실감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5년이 더 지나면 백패킹이 가능할까, 10년 후에 패러글라이딩이 가능할까. 이런 깨달음이 있었다”며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364일 일하는 이유는 나중에 더 편하게 살려고 했던 건데 지금은 ‘내 젊은 시간에 일만 하고 있구나’를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쉬는 날에도 일을 했다. 취미도 없고 친구도 안 만났다. ‘내 인생이 망했나’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이에 샘 해밍턴은 “중요한 것은 밸런스”라고 조언했고, 김수로는 “마음의 문제”라는 헨리의 설명에 “너 지금 병 걸렸다. 이럴 때는 따귀 한 대 맞으면 된다”고 유쾌하게 충고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3.10 22:42
드라마

“적진 침투” 김혜수, 탐사보도 들이받는 ‘트리거’ 1월 공개

김혜수가 탐사보도 프로그램 팀장으로 돌아온다.디즈니+는 19일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의​ 오는 1월 15일 공개를 확정하고, 티저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을 전격 공개했다. ‘트리거’는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을 구제하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 프로 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마치 액션 영화를 연상케 하는 스펙터클한 사건 현장 속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김혜수의 강렬한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총을 겨눈 듯한 포즈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의 김혜수의 모습은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의 팀장이자, 나쁜 놈들 멱살 잡는 오소룡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함께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똘끼와 독기로 똘똘 뭉친 다채로운 캐릭터들과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로 흥미를 높인다. 오늘만 사는 꽃대가리 팀장 오소룡의 독보적인 존재감과 기발하고 엉뚱한 활약상은 단연 이목을 집중시킨다. 각종 강력 사건들을 취재하기 위해 패러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나는 모습부터 경찰서에서 쫓겨나고 사고 현장에서 소화기를 들고 소리치는 모습은 “일하는 스타일이 약간 자기 가학적인 느낌인데”라는 낙하산 중고신입 한도(정성일)의 대사와 오버랩 되어 호기심을 고조시킨다. 이어 호탕한 웃음과 함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에 나서는 오소룡의 파란만장 모습은 나쁜 놈들을 때려잡기 위한 팩트 폭행 스토리의 궁금증을 더한다. 그리고 오늘만 사는 오소룡 팀장과 함께 나쁜 놈들을 때려잡기 위해 방송하는 놈들의 화려한 면면 또한 관심을 집중시킨다. 의도치 않게 ‘트리거’ 팀으로 합류하게 된 예의 바르게 싸가지 없는 낙하산 중고신입 한도 역의 정성일이 사사건건 부딪히는 오소룡 팀장과 어떤 케미스트리를 발휘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열정은 만렙이지만, 현실은 쪼렙이라 웃픈, 긍정잡초 조연출 강기호로 분한 주종혁은 오소룡 팀장만을 믿고 따르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한편 ‘트리거’는 내년 1월 15일부터 매주 두 편씩 총 12개의 에피소드로 만나볼 수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19 14:01
e스포츠(게임)

[IS시선] 처참하게 물렸지만 믿는다 펄어비스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으로 이름을 알린 펄어비스는 투자자들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게임에 진심인 것은 둘째가라면 서러운데, 상장사의 기본 덕목인 주가 관리는 그야말로 뒷전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정말 순수하게 개발비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펄어비스가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지난 2021년 8월 '도깨비'를 공개하면서부터다. 검은사막의 작품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전에 없던 자유도와 콘셉트는 전 세계 게임 마니아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대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GTA' 시리즈를 비웃는 자유도와 '포트나이트'(슈팅), '포켓몬스터'(수집), '모여봐요 동물의 숲'(커뮤니티·농장 경영) 등 온갖 장르를 녹인 파격을 선보였다. 우산을 펼쳐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 해외 게임 유튜버의 말처럼 '절대로 떠나고 싶지 않을 동심의 세계' 그 자체였다. 당시 IT 업계 화두였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도 딱 맞아떨어지며 더 큰 화제를 낳았다.오랜 기간 국내 게임 업계가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해온 만큼 펄어비스의 이런 과감한 시도는 고맙기까지 했다. 지금도 똑같은 게임 엔진에 배경과 캐릭터 디자인, IP(지식재산권) 정도만 바꾼 신작이 적지 않다. 스토리 라인은 한결같다. 막강한 어둠의 세력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한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던 주인공은 보스와의 전투에서 패배해 기억을 잃고 외딴 마을에서 의식을 되찾으며 여정을 시작한다. 검사는 체력을, 마법사는 지력을, 도적은 민첩성을 키워야 하고, 강력한 무기에는 마력이 깃든 돌을 끼워야 한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만이 현실과 게임을 잇는 유일한 통로다.도깨비의 등장에 너무 흥분했던 탓일까. 마침 재테크 차원에서 주식 투자를 고민하던 아내에게 펄어비스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리스크가 적은 미국 기술주가 낫지 않겠느냐는 아내에게 차세대 락스타 게임즈(GTA 개발사)가 한국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결과는 처참했다. 평단가 9만9400원, 손익률 -62%. 펄어비스의 현재 주가는 3만원 중후반대로, 지난 2022년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흥행 실패와 신작 출시 지연이 지금의 모습으로 이어졌다.이런 주가 하락세에도 당황하지 않는 펄어비스에 묘하게 더욱 끌린다. 오로지 완성도 높은 게임을 위해 일정은 보란 듯이 연기한다. 주주들을 안심시키는 메시지 따윈 없다. '언리얼'이나 '유니티' 등 범용 엔진 대신 굳이 자체 개발 차세대 엔진(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만들어 보이겠다고 한다.지난달 펄어비스가 공개한 기대작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을 보고 도깨비 때의 설렘이 되살아났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것도 모자라 점프한 상태로 활을 쏘고 보스의 등껍질 위에 올라타 싸운다니."그냥 언리얼 쓰면 되는 것을 사서 고생한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에 공감은 가지만 바라는 바는 아니다. 게임은 매출보다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는 펄어비스의 고집이 '현질'에 치중했던 게임 업계에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 다만 그 시기가 너무 늦춰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2024.09.24 07:00
연예일반

김동완, 베트남서 상의 탈의 → "윤아야!" 완벽 플러팅 (신랑수업)

김동완, 서윤아가 ‘꽁냥 케미’로 베트남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지난 19일 방송된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 (이하 ‘신랑수업’) 119회에서는 에녹이 마리아의 주선으로 구잘과 만나 ‘동묘시장 나들이’에서 제대로 매력을 발산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또한 김동완과 서윤아는 베트남 냐짱(나트랑)으로 처음 해외여행을 떠나 싸우기는커녕 달달함을 한도초과 시켜, 안방에 웃음과 힐링을 가득 안겼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2.7%(유료방송가구 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화창한 여름 날, 에녹은 혼자 꽃잎으로 ‘결혼운’을 점치면서 거리를 걸었다. 그런 에녹 앞에 마리아가 차를 몰고 나타나 “야, 타”라고 외쳤다. 마리아의 등장에 놀란 에녹은 뒷좌석에 몸을 실었는데, 운전석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미녀 구잘이 타고 있었다.구잘은 “13년 차 한국인”이라고 ‘귀화’ 한국인임을 강조하며 인사를 했고, 에녹은 “듣던 대로 미인이시다”라며 반가워했다. 그런데 마리아는 에녹을 향해, “오빠가 이번에 차였다고 들었는데”라며 뮤지컬 배우 최수진과의 썸을 언급해 에녹을 어질어질하게 만들었다. 에녹은 “차였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멀어진 거지”라며 씁쓸해했다. 마리아는 “오빠가 혼자 ‘방콕’할까 봐 걱정됐다”며 “동묘시장에 가서 오빠의 스타일을 확 변신 시켜주겠다”고 화끈하게 말했다.시장에 도착한 에녹과 마리아는 시민들의 열띤 환호와 관심에 기분이 ‘업’ 됐다. 이후 에녹은 마리아, 구잘과 함께 ‘힙트로룩’(?)으로 변신해 분위기 전환을 했으며, 각종 약재를 파는 경동시장도 둘러봤다. 여기서도 에녹은 약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해, 마리아와 구잘의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구잘은 “지식 있는 남자가 멋지지 않아?”라며 호감을 보였고, 마리아는 “그러면 언니가 데리고 가~”라고 바람을 잡았다. 에녹은 그런 두 사람에게 “새로운 한국 음식을 알려주고 싶다”며 ‘허파집’이란 곳으로 데리고 갔다. 여기서 마리아는 천엽, 간은 물론, 생 차돌박이와 소등 골까지 오독오독 씹어먹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구잘도 마리아 못지않은 먹방으로 에녹을 흡족케 했다. 식사 중 마리아는 구잘에게 “한국 남자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라고 물었는데, 구잘은 “오히려 외국 남자랑 잘 안 맞는 거 같긴 하다. 어색하기도 하고, 영어를 잊어먹어서 소통이 안 된다. 문화 차이도 있고”라고 폭풍 호응했다. 마리아는 다시 에녹에게 “국제 결혼은 어떠냐?”라고 떠봤는데, 에녹은 “국적이 뭐가 중요하겠어. 마음이 중요하지”라고 즉답했다. 이에 마리아는 “나중에 오빠가 결혼을 한다면 파란색(신랑쪽) 한복을 입고 식장에 가겠다”라고 약속한 뒤, 에녹의 결혼을 염원하는 건배 제의를 해 이날의 만남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다음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난 김동완-서윤아의 베트남 냐짱에서의 첫 날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화이트 셔츠로 커플룩을 입은 채 냐짱에 도착했고, 허니문 장식으로 꾸며진 풀빌라 내 침대에 부끄러워하면서도 ‘꽁냥 케미’를 발산했다. 달달한 분위기 속 두 사람은 편안한 차림으로 갈아입은 뒤 해변에서 힐링을 즐겼다.이때 김동완은 상의를 탈의하고 수영을 하며 상남자 매력을 과시했고, 커플들의 필수 코스인 ‘패러글라이딩’도 함께 타자면서 서윤아를 리드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서윤아는 김동완을 믿고 처음으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는데 푸르른 바다 위 창공에서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모습으로 ‘스튜디오 멘토군단’을 설레게 만들었다. 특히 김동완은 하늘에서 “윤아야”를 크게 외쳐 ‘심장 폭격’ 모먼트를 탄생시켰다물놀이를 마친 두 사람은 이후 해산물 식당으로 향했다. 서윤아의 취향저격 요리들이 가득한 식당에서 김동완은 생새우회, 다금바리찜 등을 살뜰히 발라서 서윤아의 그릇에 담아줬다. 서윤아는 진실의 미간을 드러내면서 폭풍 먹방을 가동했고, 그러던 중 “오늘 오빠가 아니었으면 내 생에 한 번도 하지 않을 일을 했지”라며 김동완과 함께했던 ‘패러글라이딩’의 여운을 곱씹었다. 나아가 “마음의 벽이 좀 허물어졌어”라며 방긋 웃었고, 김동완은 “그렇다면 좀 더 허물어 볼까?”라고 플러팅해 현장을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식사 후, 두 사람은 다정히 손을 잡고 숙소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 김동완은 “아까 사람들이 너만 쳐다보더라. 공주님인 줄 알고”라고 달달하게 칭찬했다. 서윤아는 빵 터져 웃음을 멈추지 못했고, 숙소에 도착한 뒤 “우리 일단 씻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방송이 마무리돼 멘토군단의 원성이 터져나왔다. 심진화, 이수지 등은 “지금부터가 시작인데, 끊으면 어떡하냐”며 아쉬워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6.20 07:49
메이저리그

[SMSA] 쿠어스필드의 전설을 만든 선글라스와 에너지 드링크

메이저리그(MLB) 시절 '쿠어스필드 완봉승'이라는 전설을 썼던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2024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SMSA)'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김선우 위원은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순화동 KG타워 20층 라운지에서 열린 SMSA에서 자신의 마이너리그 시절 일화를 전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SMSA는 스포츠 마케팅 실무 전문가들과 스포츠 스타들이 강연자로 나서 스포츠 산업 발전을 이끄는 마케터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인 김선우는 소위 말하는 '눈물 젖은 빵'을 먹고 빅리그에 올랐다. 199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그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1년 MLB에 데뷔했다. 그 뒤로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엑스포스가 연고지를 옮긴 워싱턴 내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 신시내티 레즈 등으로 이적해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마이너리그도 오갔다.김선우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빵' 대신 당시 유행했던 선글라스와 에너지 드링크로 설명했다. 그는 "당시 메이저리거들이 협찬받아서 쓴 선글라스를 정말 갖고 싶었다. 직접 사기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고, MLB에 올라가 협찬받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선글라스를 MLB 승격의 동기로 삼고 더 열심히 했다는 에피소드였다. MLB에서 본 에너지 드링크도 김선우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유명한 에너지 드링크이지만 당시엔 MLB에 가서야 처음 봤다. 마이너리그에서 못 봤던 음료수가 MLB 아이스박스에 꽉꽉 채워져 있는 게 놀라웠다"라고 회상했다. 또 다른 에너지 드링크를 소개한 그는 "물에 가루를 타 먹는 음료수였는데, 마이너리그에선 맹물 같았다. 가루를 적게 탔기 때문이다. MLB 에너지 드링크는 마트에서 산 음료수 같은 맛이 나더라. 마이너리그에 강등돼서도 MLB에 다시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라고 전했다. 김선우는 "지금 이 순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30년 후엔 획기적인 일이 된다. 그리고 이를 추억하는 사람이 나오도록 하는 게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 MLB 서울 시리즈(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시구했던 박찬호가 데뷔 때 썼던 글러브를 박물관에서 꺼내와 팬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 비슷한 사례다. 이처럼 후대에 더 남을 스포츠 마케팅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MLB 시절 김선우는 '쿠어스필드의 전설'이 됐다. 고지대인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장타가 많이 나온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다. 이곳에서 김선우는 2005년 9월 24일 완봉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내가 MLB에서 굵직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이 기록 덕분에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많더라. 너무 행복한 기억이었다"라며 웃었다.한편, 이날 강연에는 임학훈 레드불코리아 스포츠&컬쳐 매니저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임 매니저는 레드불의 스포츠 마케팅 사례로 스포츠 스타들의 다양한 도전을 소개했다. 2023년 조종사 루크 체피엘라가 두바이의 랜드마크 버즈 알 아랍 정상의 폭 27m 헬리패드에 항공기를 착륙시킨 도전을 비롯해 패러글라이딩, 산악 바이킹 등을 이용한 각종 챌린지를 소개했다. 임학훈 매니저는 "'날개를 달아줘요'라는 슬로건에 맞게 사람들의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도전 영상을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라면서 "선수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이 도전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사람들이 놀랄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데 힘쓴다"라고 전했다. 레드불은 2023년 9월 한강 양화대교에서 클리프 다이빙을 진행한 바 있다. 임학훈 매니저는 "앞으로 한국의 랜드마크를 활용한 도전을 진행하려고 한다. 한국인들이 친숙한 곳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게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윤승재 기자 2024.04.28 09:04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눈물의 여왕’, 박지은 작가의 성별, 계급 다 뒤집는 슬기로운 로코

어 저 장면 어디선가 봤는데….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재벌3세 홍해인(김지원)이 나름(?) 유지의 아들인 백현우(김수현)의 고향 마을을 헬기를 타고 찾아오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그런 생각을 했을 게다. 그렇다. ‘태양의 후예’다.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강모연(송혜교)을 만나러 헬기를 타고 나타나는 장면이 그것이다. 어 그런데 성별이 뒤바뀌었다. ‘태양의 후예’에서는 왕자님이 헬기를 타고 내리지만 ‘눈물의 여왕’에서는 여왕이 헬기를 타고 내린다. 나름 유지라 생각했고 공부도 잘해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 변호사가 된 백현우는 이렇게 극적으로 여왕의 동아줄을 잡고 재벌가인 퀸즈그룹 사위라는 ‘남자 신데렐라’가 된다. 그런데 ‘눈물의 여왕’은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시작하는 드라마다. 결혼 3년 만에 백현우는 홍해인과 이혼하고 싶어한다. 이유는 기막히게도 ‘처가살이’다.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빵 터지게 만든 문제의 장면이 등장한다. 그건 이 재벌가에서 사위들이 모여 제사상을 차리는 모습이다. 이런 일이 현실적일 리 만무지만, 시청자들은 그것이 보고 싶은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빵빵 터진다. 그것은 두 가지를 뒤집는다. 시월드를 뒤집어 ‘처월드’를 그리는 대목과 재벌가의 판타지를 뒤집어 오히려 평범한 삶이 더 행복하다는 대목(백현우가 처가살이 이야기를 토로할 때 정신과 의사가 갑자기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를 깨닫는 장면이 주는 카타르시스라니!)이 그것들이다. 이처럼 ‘눈물의 여왕’은 로맨틱 코미디의 상투적인 클리셰들을 끌어와 그걸 뒤집는 방식으로 웃음을 만든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너무나 익숙한 세계가 주는 ‘아는 맛’에 빠져들면서도, 그걸 살짝 뒤틀어놓는 ‘색다른 맛’에 환호한다. 짠맛을 살짝 가미해 오히려 단맛을 강화하는 ‘소금사탕’ 같은 맛이랄까. 이건 ‘별에서 온 그대’부터 ‘사랑의 불시착’까지 로맨틱 코미디라는 아는 맛 속에서도 색다른 맛을 더해 넣어 대중의 사랑의 받아온 박지은 작가의 세계다. 그 맛은 때론 너무 이질적이라 섞이기 어려울 것처럼 보일 때도 많은데, 박지은 작가는 놀랍게도 이것을 절묘하게 봉합해내는 재주를 부린다. 그건 다름 아닌 ‘밀도 높은 코미디’다. ‘저런 일이 가능해?’라는 질문이 나올 법한 그런 상황임에도 분 단위로 촘촘하게 코미디를 세워놓으면서 웃게 만드는 박지은 작가의 세계는 그런 질문이 쏙 들어가게 만들고 대신 어느새 그 세계 깊숙이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든다. 생각해 보라. ‘사랑의 불시착’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바람에 훌쩍 북으로 넘어가게 된 재벌상속녀 윤세리(손예진)가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그런 일이 과연 현실적으로 벌어질 수 있을까. 그건 일종의 은유에 가깝다.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한반도에서 남녀는 과연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는 은유. 대신 그 은유를 믿게 만드는 건 북한에서 만난 리정혁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군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이다. 시청자들은 비현실과 현실 사이의 공백을 저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과 기원으로 채워넣는다. ‘눈물의 여왕’은 어떨까. 일단 신데렐라를 뒤집고 빈부의 계급을 뒤집어 놓음으로써 코미디를 깔아놓은 이 작품은, 어려움 없이 도도하게만 살아와 연민이나 공감 같은 것과는 담을 쌓고 있는 듯한 이 여왕이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 앞에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를 예고하고 있다. 그 계기는 어느 날 갑자기 희귀병으로 받게 된 시한부 판정이다. 뇌에 이상이 생긴 것인지, 자꾸만 어려운 사람들 이야기에 반응하고 눈물을 흘리게 된 이 여왕은 여전히 도도한 척하면서도 그들을 향한 손길을 내민다.극 중 에필로그로 잠깐 들어가 있는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이야기는 ‘눈물의 여왕’이 이 동화를 여왕 버전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왕자로 살 때는 몰랐는데, 마을 광장의 동상이 돼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 왕자는 제비에게 사파이어로 된 자기 눈알까지 파내서 그들을 돕게 하고 비로소 행복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 ‘눈물의 여왕’ 역시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갖게 된 어려운 이들에 대한 공감과 연민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줄까. 슬기로운 클리셰 뒤집기로 유쾌하게 시작한 ‘눈물의 여왕’이 더 흥미진진해지는 이유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3.25 05:24
생활문화

"여행족인데, 몰랐어요?" 혜택 가득 '관광주민증' 인기에 지역도 활기

내륙 속 바다 대청호를 품은 충북 옥천군은 천혜의 자연을 뽐내는 관광 도시다.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이름을 따 '향수의 고장'으로도 불린다.이처럼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사연의 옥천이 인구 감소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다 최근 관광객들이 몰리며 생기를 되찾았다. 한국관광공사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관광주민증' 덕분이다.관광공사가 인구 감소 지역과 타 지역 간 유대 관계를 형성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추진한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지난해 옥천과 강원도 평창군에서 시범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15개 지역으로 확대했다.여행 마니아라면 '모르면 손해'일 정도로 혜택을 꾹꾹 눌러 담아 필수 발급 카드로 떠올랐다.1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9월 말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옥천에서만 5만4840명이 관광주민증을 발급했다. 옥천 인구(4만9262명)를 가뿐히 넘어섰다. 사업 시작 1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같은 충북 지역인 단양군의 발급자 수는 3만5273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대비 127.4%에 달하는 수치다. 관광주민증의 매력은 단연 할인 혜택이다. 관광지와 숙박, 체험 공간 등 10곳 이상에서 적어도 10%의 이득을 챙길 수 있다.옥천에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수생식물학습원은 '천상의 정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관광주민증을 제시하면 입장권 1000원을 할인받아 여행 시작부터 발걸음이 가벼워진다.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에 앉아 고요한 대청호를 바라보면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진다. 유럽의 고성을 떠올리게 하는 서양식 건물의 꼭대기에 서면 왕자님을 기다리는 동화 속 긴 머리의 라푼젤이 된 느낌이다.그림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산책로를 걷다 보면 금방 허기가 지는데, 여기서도 관광주민증이 빛을 발한다.예술인 부부가 직접 키운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수제 돈가스와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 식당 '나무달팽이'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식사를 마친 뒤 근처 커피숍이나 빵집에서도 보다 저렴하게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청주에서 온 여성 관광객 변 모 씨는 "가족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관광주민증을 추천하고 있다"며 "주변 관광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이렇게 좋은 걸 왜 안 하겠나"라고 말했다. 캠핑 마니아들의 명소인 단양도 지역 특성에 맞게 관광지·숙박·체험 시설·음식점·커피숍 등 30곳 이상에서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캠핑장이다. 천동캠핑장·다리안캠핑장·소선암캠핑장·대강오토캠핑장의 평일 이용료를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천동물놀이장과 팡팡그라운드, 소백산 휴양림 승마 체험장 등 시설도 이용료 50% 할인을 보장한다.단양은 전체 면적의 80%가 산이고 인구 밀도가 낮아 패러글라이딩의 성지로도 꼽힌다. 카페산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전에도 잊지 말고 관광주민증을 보여줘야 한다. 최대 2만원을 깎아준다. 관광주민증은 호응에 힘입어 도입 지역을 넓히고 있다. 전북 남원과 경남 하동, 부산 영도 등에서도 혜택을 만나볼 수 있다.발급은 간편하다. 방문지 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발급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거주지를 선택하는데, 최초 1회만 설정하면 된다.이후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을 지자체를 선택하면 된다. 단 관광객이 아닌 현지 주민은 관광주민증을 만들 수 없다.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주민증 발급자의 20% 이상이 실제 3개 지역(옥천·단양·제천)을 방문했으며, 수도권 지역 관광 주민의 방문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발전적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다채로운 관광 프로그램을 발굴해 지속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광 주민과 지역 주민 모두가 행복한 관광 사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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