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포커스] 키움, 클로저→조커 활용 효과...절반의 성공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9일 LG 트윈스전부터 마무리 투수였던 김재웅을 ‘조커’로 활용했다. ‘가장 공이 좋은 불펜 투수를 승부처에 투입하겠다’라는 배경에서 내린 결단이었다. 키움은 이후 치른 18경기에서 7승 11패(승률 0.389)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9위였다. 두 차례나 3연패를 당할 만큼 경기 기복이 컸다.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3.44(5위)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역전패 3번을 허용했지만,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선 승률 0.857,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김재웅 대신 마무리 투수 임무를 수행한 임창민도 4경기에서 세이브 3개를 올렸다.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김재웅의 등판 상황은 대중없었다.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도 나섰고, 동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두 번째 투수로도 등판했다. 한 타자만 상대할 때도 있었다. 벤치가 ‘승부처’라고 판단한 시점에 투입된 것. 김재웅은 등판한 10경기에서 홀드 3개를 기록했다. 7경기는 실점이 없었다. 2경기는 무너졌다. 9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키움이 4-2로 앞선 8회 말 나섰지만, LG 박동원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내주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키움도 4-5로 패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7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0-0으로 맞선 7회 초, 선발 투수 최원태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았는데, 선두 타자 윤동희만 내야 뜬공으로 잡아냈고, 이후 연속 4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넘겼다. 키움은 김재웅의 책임 주자까지 홈을 밟으며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9회 말 공격에서 반격했지만, 7회 벌어진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하고 6-5로 패했다. 불펜 투수가 매 등판마다 피안타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할 순 없다. 하지만 김재웅 개인 성적은 조커로 나서기 전보다 크게 떨어진 게 사실이다. 마무리 투수로 나선 10경기에서 2.79였던 평균자책점은 이후 7.56까지 올랐다. 원래 불펜 투수는 선발 투수보다 이닝 소화가 적기 때문에, 평균자책점도 상대적으로 의미 부여가 크지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김재웅의 투구 기복이 이전보다 커진 거 사실이다. 여기에 0.206이었던 피안타율도 0.294까지 올라갔다. 클로저를 조커로 쓴 키움 벤치의 결단 효과나 이후 불펜 안정화 여부를 떠나서, 현재 키움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김재웅을 꼽기는 어렵다. 만약 임창민이 이대로 클로저로 안착하면, 특정 투수를 조커로 활용하려고 했던 선택도 명분이 생긴다. 하지만 키움은 ‘김재웅 살리기’라는 새로운 숙제를 받아들었다.김재웅은 지난 시즌(2022) 홀드왕을 노릴 수 있는 페이스에서 팀을 위해 마무리 투수로 보직 변경을 받아들인 투수다. 선수 사기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항상 기민하게 움직여 변수에 대처한 키움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29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