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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종·나이·성별 다른 700명 함께”…‘주토피아2’ K제작진이 밝힌 흥행 비결 [IS인터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에 참여한 한국인 제작진이 제작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2일 ‘주토피아2’에 참여한 이현민 애니메이터, 최영재 애니메이터, 이숙희 슈퍼바이저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1편 작업은 10년 전에 이뤄졌지만 방금 따끈하게 끝난 직후 접한 것처럼 전편과의 일관성이 중요했다”며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면서 캐릭터를 더 재밌고 깊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지난달 26일 개봉한 ‘주토피아2’는 다시 돌아온 최고의 콤비 주디와 닉이 도시를 뒤흔든 정체불명의 뱀 게리를 쫓아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며 위험천만한 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 2016년 471만 관객을 동원한 ‘주토피아’의 속편이다.두 애니메이터는 주인공 닉과 주디를 비롯해 두 발로 걷고 말하는 동물들에게 각 종의 특성을 입히는 데 중점을 둔 가운데 캐릭터들의 발전된 케미스트리와 감정 표현도 무게를 뒀다고 밝혔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닉은 능글맞지만 여유롭고, 주디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압박감이 있어 직진하려는 캐릭터다. 두 캐릭터의 표정이나 얼굴 털, 코의 씰룩거림에 따른 주름 등 디테일을 각 얼굴 골격에 맞춰서 최대한 관객들이 보고 즐길 수 있고, 보고 또 봐도 매력 있는 캐릭터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주토피아2’의 세트 익스텐션을 담당했다. 그가 이끈 팀은 극초반의 추격신이 펼쳐진 ‘주토피아’ 도시의 모습과 습지 마켓, 허니문 산장, 툰드라 타운과 사막 지역 확장을 맡았다.이 슈퍼바이저는 “전편보다 훨씬 크고 확장된, 화려한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새로운 공간이 등장하면서도 이 모든 게 ‘주토피아’ 세계라는 걸 보여주고자 기존 아이코닉한 건물들도 심어 넣었다”고 밝혔다.‘주토피아2’는 지난 1일까지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입 5억 5640만 달러(약 8180억원)를 기록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개봉 5일 만에 200만 누적 관객을 돌파, 올해 흥행작 톱10위에도 진입했다. 이들은 “뿌듯하고 감사한 결과”라며 인사를 전했다.이같은 흥행 비결에 대해 이 슈퍼바이저는 “각자 배경과 인종, 나이, 성별 등이 다른 700여 명의 제작진이 작업을 함께하고 생각을 나누며 작품을 보완해 갔다”며 “서로 다른 동물들의 공존을 다루는 이야기다 보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공감할 요소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속편 제작 계획은 공식적으로는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애니메이터는 “다만 언젠가 ‘주토피아’ 캐릭터들을 다시 작업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기대로 이스터에그를 넣었다”고 열어뒀다.끝으로 이들은 관객들의 감상 방식의 변화만큼이나 할리우드 제작 환경 속 한국인의 활약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 슈퍼바이저는 “10년 전과 지금의 접근이 달라져도 ‘백설공주’ 같은 클래식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주토피아2’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여러 가지 포맷으로 ‘N차 관람’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02 11:43
영화

‘주토피아2’ 슈퍼바이저 “한인 여성으로서 주디 공감” [인터뷰②]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의 한국인 슈퍼바이저가 제작 비화를 들려줬다.2일 오전 ‘주토피아2’의 이현민 애니메이터, 최영재 애니메이터, 이숙희 슈퍼바이저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주토피아2’의 흥행에 대해 “각자 배경과 인종, 나이, 성별 등이 다른 700여 명의 제작진이 작업을 함께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며 작품을 보완해나갔다”며 “서로 다른 동물들의 공존을 다루다 보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공감할 요소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주토피아2’의 세트 익스텐션 슈퍼바이저를 맡았다. 그가 이끈 팀은 극초반의 추격신이 펼쳐진 ‘주토피아’ 도시의 모습과 습지마켓, 허니문 산장, 툰드라 타운과 사막 지역 확장을 맡았다.이 슈퍼바이저는 전편을 이어받는 속편 작업에 대해 “그간 애니메이션 기술도 많이 발전했다. 소프트웨어도 새롭게 도입됐고 사용하지 않게 된 것도 있다”며 “감독님들은 1편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크고 확장된, 화려한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습지, 사막, 강물, 다른 도시가 등장하면서도 이 모든 게 ‘주토피아’ 세계라는 걸 보여주고자 기존 아이코닉한 건물들도 심어 넣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주디와 닉이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고 포옹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서로를 받아들이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그 뒤에 주토피아 도시 배경이 뜬다. 여기엔 서로 다른 동물들이 서로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함께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캐릭터로는 주디를 꼽았다. 이 슈퍼바이저는 “마이너리티인 한국인으로서 디즈니라는 큰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주디가 느끼는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며 “한인 여성으로서 자랑스럽게 잘 해나가야지하는 부담감과 자부심,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공감이 된다”고 설명했다.한편 ‘주토피아2’는 2016년 471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주토피아’의 속편으로, 다시 돌아온 ‘주토피아’ 최고의 콤비 주디와 닉이 도시를 뒤흔든 정체불명의 뱀 게리를 쫓아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며 위험천만한 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02 11:18
생활문화

에버랜드가 야생 방사 추진하는 큰고니들의 특별한 사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조류생태환경연구소와 손잡고 천연기념물 제201-2호인 겨울 철새 큰고니 세쌍둥이의 야생 방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이들 3개 기관은 지난해 6월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큰고니 세쌍둥이 봄·여름·가을을 을숙도 철새공원에서 보호 관리하며, GPS를 부착하고 이동 경로를 분석해 이번 겨울 야생 큰고니 무리와 함께 동행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이번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큰고니 세쌍둥이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백조로 불리는 큰고니는 겨울철에만 우리나라에 머물고 여름엔 러시아 북구 툰드라와 시베리아 등에 살면서 번식한다.부모인 아빠 날개와 엄마 낙동은 야생 철새였지만, 지난 1996년 아빠 날개가 총에 맞은 채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에서 부부가 함께 발견됐다.한 번 정해진 짝과 평생을 함께하는 큰고니의 특성상 엄마 낙동은 아빠 날개 곁을 지키다가 부부가 함께 무리에서 낙오됐는데, 조류보호협회 관계자들이 극적으로 구조해 에버랜드에서 새로운 생을 살게 됐다.더는 날지 못하게 된 날개와 낙동 부부는 에버랜드에서 건강하게 잘 지냈지만 20여 년간 새끼를 낳지 못했다. 그러다 2020년 수의사와 사육사의 보살핌 끝에 첫째 미오를 부화시킨 바 있다.큰고니는 야생에서 수명이 25년 정도로, 날개와 낙동 부부는 사람 나이로 치면 70대에 첫 새끼를 봤다. 2023년 봄·여름·가을·겨울 네쌍둥이 부화에도 성공했다.정동희 에버랜드 주토피아 팀장은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들이 야생 무리들과 섞여 번식까지 할 수 있다면 큰고니 보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며 "GPS로 상세한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면 큰고니 생태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26 10:25
연예일반

[더보기] 이것도 스톱모션이었어? ‘로보캅2’부터 ‘크리스마스의 악몽’까지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이하 ‘엄마의 땅’)은 근 반세기만에 개봉한 한국의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다. 태고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툰드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평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엄마의 땅’ 박재범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로 했을 때 무조건 스톱모션 기법을 사용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이스톱모션 장르에 많은 마니아층이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3D, CG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장르는 세계 곳곳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주장르로 취급하는 스튜디오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 이 기법을 사용해 만들어진 작품들 다수가 여전히 애니메이션계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스톱모션이란 촬영할 대상의 모형을 만든 뒤 이 모형을 조금씩 움직여가며 찍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의미한다. 초당 프레임이 일반적인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떨어지기 때문에 특유의 둔탁한 움직임이 있다. CG를 이용해 스톱모션 연출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게 되면서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스톱모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이 줄긴 했지만, 손으로만 낼 수 있는 뚝딱거리는 움직임에 매력을 느끼는 관객들도 많다.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월레스와 그로밋’, ‘꼬마 펭귄 핑구’ 등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사용됐다.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서 사랑 받는 클레이 소재가 스톱모션으로 표현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클레이 특유의 무게감은 수작업으로 빚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서 여전히 가장 잘 표현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것도 스톱모션이었어?’ 하는 작품들도 많다. CG 기술이 덜 발달했던 과거에는 인간이 아닌 존재의 움직임을 표현할 방식으로 스톱모션 기법이 애용됐다. 대표적으로 ‘죠스’ 속 상어, ‘로보캅2’의 액션 장면 등이 스톱모션으로 만들어졌다.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대신 특별한 장비 없이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마니아들은 레고 등을 이용한 스톱모션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유하기도 한다.초당 프레임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은 매끄럽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게 되는데, 이것이 주는 불쾌감을 공포 장르에서 활용한 사례도 있다. 1995년 개봉해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공포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나 역시 팀 버튼 감독이 제작한 ‘유령신부’ 등이 좋은 예. 특히 ‘유령신부’의 경우 미세한 표정까지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모형의 얼굴 속에 기계장치를 삽입한 뒤 프레임마다 나사를 돌려 조정했을 정도로 정교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대명사로 꼽힌다. 1977년작 ‘콩쥐 팥쥐’ 이후 약 45년 만에 ‘엄마의 땅’을 통해 부활한 국내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CG가 사용된 블록버스터 대작들 사이에서 오로지 수작업으로 구현해낸 환상적인 툰드라의 광경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만이 줄 수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매력으로 관객들을 매혹하고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03 06:30
연예일반

[왓IS] 1977년 이후 45년만… ‘엄마의 땅’ 한국판 ‘모노노케 히메’ 탄생

근 반세기만에 부활한 한국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이하 ‘엄마의 땅’)이 정성들인 연출 기법과 의미 있는 메시지로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5일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 ‘엄마의 땅’은 그리샤와 꼴랴 남매가 반려순록 세로데토와 함께 전설 속 숲의 주인을 만나러 가는 여정을 그린다. 툰드라를 연상케 하는 설원을 배경으로 ‘공생’이라는 자연친화적인 메시지를 담아냈다. 특히 이 작품은 ‘콩쥐 팥쥐’(1977) 이후 근 반세기에 가까운 45년 만에 탄생한 한국의 스톱모션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애니메이션계에서 스톱모션 기법은 1967년 ‘흥부와 놀부’에서 가장 먼저 시도됐고,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나 ‘콩쥐 팥쥐’가 나온 이후 명맥이 끊겼다. 움직임을 일일이 손으로 잡아가며 프레임을 만들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 기법이 필요한 만큼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시도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엄마의 땅’으로 무려 반세기 만에 한국판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킨 박재범 감독은 “스톱모션 기법이 주는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매력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3D 등 기술이 발달했지만 여전히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주는 분위기와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스톱모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질감과 감각이 있다”면서 “사람이 일일이 작업해야 한다는 점이 스톱모션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이 때 ‘엄마의 땅’은 ‘공생’이라는 의미 있는 메시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필요한 만큼만 자연으로부터 취하고, 취한 만큼 되돌려놔야 한다는 자연친화적인 메시지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과 맞물려 남다른 울림을 준다. 여기에 그저 그대로 존재할 뿐인 자연과 그것을 증오하기도, 감사해하기도 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일본 애니메이션계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역작 ‘모노노케 히메’를 떠올리게도 한다.빼어난 퀄리티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소구할 수 있을 만한 메시지 덕에 이 작품은 개봉 첫 주 주말 한국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CGV의 실관람객 평가 지수인 골든에그 지수 역시 94%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좋다. 관객들은 “툰드라의 차가운 바람과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진다”,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 어렵지 않으면서 유치하지도 않고 따뜻한 울림이 있다”는 등의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무려 2만8440시간이 걸렸다. 툰드라의 경이로운 자연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트가 10개. 1컷을 촬영하는 데 평균 소요시간 8시간. 제작진이 한 땀 한 땀 움직여가며 생명력을 불어넣은 인형의 수 22개. 남다른 정성과 노력으로 탄생한 한국 토종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이 ‘모노노케 히메’처럼 수십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도 회자될 명작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하나의 거대한 획을 그었다는 것은 확실하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01 08:28
영화

[리뷰IS] '엄마의 땅' 수작업으로 빚어낸 툰드라, 경이롭고 벅차다

경이로움 그 자체다. ‘콩쥐 팥쥐’(1977) 이후 약 45년 만에 탄생한 한국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이 수작업으로 빚어낸 경이로운 풍경과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메시지를 담고 극장가 공략에 나섰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설원의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70분이 채 안 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소요된 시간만 약 3년 3개월. 이 작품은 국내 영화계 스톱모션 장르의 명맥을 잇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서 스톱모션 장편 애니메이션이 탄생한 건 ‘콩쥐 팥쥐’ 이후 근 반세기 만이다.공이 많이 들어간다고 알려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답게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역시 긴 작업 과정이 걸렸다. 제작진은 CG 작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10개의 세트를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었는데, 그 덕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특유의 아날로그한 질감이 화면 전반에서 잘 느껴진다. 한 장면을 촬영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평균 8시간. 그만큼 모든 장면에 정성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아야만 하는 스톱모션 장르로 장편 데뷔작을 발표한 박재범 감독은 그야말로 장인 정신을 발휘했다. 수작업으로 직접 표현해낸 오로라와 눈보라, 광활한 설원, 신비로운 숲 등은 지금까지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것과 다른 아름다움과 영상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자연과 공존이란 메시지 역시 또렷하다. 전 세계가 기후 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시기,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자연으로부터 필요한 만큼만 취하고 가져온 만큼 되돌려 주자’는 공생의 메시지로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든다. 주인공 소녀 그리샤가 동생 꼴랴, 반려 순록 세르데토와 전설 속 숲의 주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은 해외 메이저 애니메이션 못지않은 볼거리와 즐거움을 안긴다. 영화 속 아름다운 풍경은 툰드라에서 힌트를 얻었다. 툰드라 유목민의 생활상과 전통문화, 태초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아름다운 자연을 온전히 스크린에 담고 싶었던 박재범 감독은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를 연출한 장경수 CP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국내외 관련 서적과 다큐멘터리를 탐독하며 자신만의 툰드라를 설계했다. 툰드라 지대를 대표하는 설산, 촉촉한 이끼 융단이 깔린 동굴, 밤하늘에 걸린 오로라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박 감독은 또 극지방의 눈보라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풍향과 풍속, 사람의 이동 방향, 밤과 낮 등 무수한 경우의 수를 헤아려 촬영했다. 영화의 중요한 메타포이자 가장 큰 과제였던 오색의 오로라는 시장을 뒤져 구해온 온갖 종류의 천들을 다양한 조명과 앵글에서 고속 촬영하고, 그 소스들을 합성해 완성했다. 침엽수가 빽빽한 북쪽의 숲은 편백숲에서 주워온 나뭇가지를 활용해 리얼함을 더했다. 마치 툰드라를 고스란히 담아낸 듯한 실감나는 풍경과 조화와 공생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25일 개봉한다. 전체 관람가. 69분. 2023.01.25 06:50
연예일반

CG 아니야? 100% 수작업, 작업 기간 무려 3년 3개월! ‘엄마의 땅’의 툰드라

인간의 손으로 창조해낸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겼다.한국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반세기 만의 부활이라는 묵직한 타이틀만으로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의 ‘대자연 랜선 투어’ 영상이 4일 공개됐다.‘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설원의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그린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판타지 장르이지만 배경이 되는 툰트라의 자연과 원주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진실되게 담고자 한 제작진은 국내외 관련 서적과 다큐멘터리를 독파한 것은 물론 S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최후의 툰드라’와 ‘가디언즈 오브 툰드라’를 연출한 장경수 PD로부터 생생한 경험담과 배경지식을 전수받은 후 제작에 들어갔다는 전언. 특히 자연을 재연함에 있어서는 최대한 3D 이펙트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촬영할 것을 제 1의 수칙으로 삼아 나무 한 그루부터 매서운 눈보라, 밤하늘을 수놓는 오로라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했다.이번 ‘대자연 랜선 투어’ 영상에서는 제작진이 빚어낸 놀라운 결과물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녹지 않는 눈으로 덮인 나라,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고 야생이 살아 숨 쉬는 곳, 태초의 자연 그대로 영원히 빛나리’라는 감성적인 카피가 어우러져 다큐멘터리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태양 아래 은빛으로 빛나는 설산과 살을 에는 추위가 그대로 전해지는 눈보라, 무서운 늑대들의 추격이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일깨워준다면 후반부에 등장하는 생명의 산실 같은 동굴과 그리샤와 꼴랴의 귀향길을 밝혀주는 오로라는 어머니로서의 자연을 상징하며 경이로움을 자아낸다.숭고한 장인 정신과 압도적 기술력이 빛나는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오는 25일 정식으로 개봉한다. 2023.01.04 10:44
자동차

중국차 '대 놓고 베끼기' 나쁜 버릇 또 나왔다

중국에서 이른바 '짝퉁차'가 다시 활개 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업체들이 과거의 '대 놓고 베끼기' 전략을 다시 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시노자동차허브(SVH)는 최근 일본 도요타의 픽업트럭과 디자인과 이름이 유사하지만, 성능은 크게 떨어지는 픽업트럭을 10분의 1 가격에 내놨다. 문제가 된 모델은 SVH의 픽업트럭 '툰다(Tundar)'로 도요타 '툰드라(Tundra)'와 외관이 분간 안 될 정도다. 두 모델 모두 4인승 픽업트럭이고 전면 그릴에 6각형 패턴을 적용했다. 헤드라이트 모양도 유사하다. 디자인뿐만이 아니다. 이름도 유사하다. 차량명 스펠링을 보면 마지막 두 글자 'r'과 'a'의 순서만 다르다. 심지어 중국산 툰다의 후면에는 대놓고 도요타 차량명인 '툰드라(TUNDRA)'란 영문 글자를 양각으로 새겼다. 다만 성능에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도요타의 툰드라는 3.5L 트윈 터보차저 V6 엔진이 탑재됐지만 툰다는 1.0L 3기통 엔진이 들어갔다. 가격도 큰 차이를 보인다. 툰드라의 가격은 5122만~8253만원이고 툰다는 853만원부터 시작한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베끼기'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중국 장링자동차는 2014년 영국 재규어랜드로보의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쏙 빼닮은 스포츠다목적차(SUV) '랜드윈드X7'를 선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단지 디자인만 베낀 것이 아니었다. 랜드윈드 X7의 스펙은 2.0L 터보 4기통 엔진에 최고 출력이 190마력이었는데, 이 스펙 역시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동일했다. 디자인과 스펙은 같지만 단 한 가지, 가격만 달랐다. 당시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약 7000만원인데 반해 랜드윈드 X7은 이에 절반도 채 되지 않는 2450만원 선이었다. 중국 중타이자동차는 2016년 포르쉐 마칸과 유사한 T700 모델을 출시했다. T700 역시 마칸과 가격만 달랐다. 당시 T700 가격은 약 3000만원으로 마칸의 약 1억원의 3분의 1 이하에 판매됐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이 디자인 카피에 대해 관대한 국가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내에서 디자인 도용 관련 소송에 나서봤자, 승소하는 경우는 드물다. 피아트는 지난 2008년 장성기차의 페리가 판다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고 오히려 법정 비용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포르쉐 역시 2014년 T700를 제작한 중국 중타이자동차를 대상으로 소송에 들어갔지만, 판결은 요원하다. 앞서 언급한 랜드위드 X7 관련 재규어랜드로버가 승소한 게 유일하다. 이마저도 2014년 소송 후 5년이 지난 2019년에서야 베이징 차오양 지방법원은 장링자동차의 디자인 도용을 인정했다. 이미 랜드윈드X7가 중국에서 수십만 대 팔린 후였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9.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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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도 안타까워한 '흔들리는 툰드라' 7% 최고 시청률

위기는 현실이다. 26일 ‘가디언즈 오브 툰드라’ 2부 '흔들리는 툰드라'가 전파를 탄 가운데, 이날 방송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가구시청률 4.4%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꼴랴 형제들이 툰드라의 상속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었고, 시청률은 7%를 찍었다. 순록으로 시작해 순록으로 끝나는 삶을 사는 지구상의 마지막 유목민, 네네츠족. 겨울이면 평균 기온이 영하 60도를 밑돌고 여름에는 모기가 들끓는 극한의 땅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이들의 인생은 순록을 중심으로 맞춰져 있다. 네네츠 사람들은 계절에 맞는 순록의 먹이를 찾아 1년 365일을 길 위에서 생활하며 하루에 많게는 35km 정도를 유목한다. 주인공 꼴랴는 친척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 친척은 네네츠 유목단 중에서도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하는 4번 유목단에 속해있었는데, 37시간 만에 광활한 툰드라에서 만났다. 꼴랴는 도착하자마자 춤(chum, 집)을 짓는 친척들을 쉬지 않고 도왔다. 여름에는 툰드라의 유목민들은 거의 매일 유목 길을 나선다. 꼴랴와 친척들은 순록의 먹이인 이끼를 찾아 오늘도 20km를 꼬박 달렸다. 그런데 이동 도중 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인 툰드라의 자원을 캐내기 위해 야말반도 한복판에 철도와 도로 그리고 철교와 파이프라인들과 같은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순록들의 유목 경로마저 바꿔가며 살아가고 있다. 혹한의 땅에서도 만족하며 잘 살아온 그들의 삶이 영구동토와 함께 녹아내리고 있었다. 1년 내내 얼어있는 땅, ‘영구동토층’으로 뒤덮여있는 극지방의 툰드라가 난개발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고장 나고 있었다. 평균 기온의 상승으로 영구동토가 녹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땅 아래 갇혀있던 메탄가스가 폭발하면서 크고 작은 싱크홀이 생겨났다. 네네츠 사람들에게 있어 기후변화의 가장 큰 문제는 순록들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툰드라에 싱크홀이 최초로 발견되었던 지난 2014년, 야말반도에 닥친 급격한 결빙 현상으로 수만 마리의 순록들이 목숨을 잃었다. 날씨가 따듯해지며 눈 대신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 빗물이 다시 얼어버리면서 순록들이 땅속의 이끼를 먹지 못하게 되었다. 배우 고현정도 내레이션을 하면서 매년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와 천연가스를 캐기 위해 개발되어가는 툰드라를 보며 안타까워했고, 툰드라의 청년들도 이런 상황을 보며 툰드라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SBS 스페셜 ‘가디언즈 오브 툰드라’ 3부 ‘툰드라의 경고’ 편은 내달 1일 금요일 오후 10시, 4부 ‘툰드라 10년의 기록’ 편은 2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3.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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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손상 의심 액상담배'…편의점 이어 면세점 '퇴출'

유통 업계가 중증 폐질환 의심 물질이 검출된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실상 퇴출했다. 지난 12일 정부가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내 유해 의심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한 직후 편의점들이 의심 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 제품을 즉각 판매 중단한 데 이어 13일 면세점 업계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전자담배 업계는 정부 발표를 정면 비판하는 동시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라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15일 담배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등은 13일부터 KT&G의 '시드 토바' '시드 툰드라', 쥴랩스코리아의 '쥴 팟 딜라이트' '쥴 팟 크리스프'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편의점 4개 업체 씨유(CU)·지에스(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은 지난 12일 같은 조치를 했다. 이는 12일 보건당국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 결과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르면 KT&G·쥴랩스코리아 등이 판매하는 액상형 전자담배 니코틴 카트리지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 유해 의심 물질이 미량 검출됐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나온 제품은 시드 토바와 쥴 팟 크리스프였고, 디아세틸·아세토인 등 가향 물질이 나온 제품은 시드 툰드라와 쥴 팟 딜라이트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이들 물질이 의문의 폐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사용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이달 3일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폐 질환이 2291명에게서 발병했고, 이중 사망자가 48명 나왔다. 미국 보건당국은 대마 유래 성분(THC)이 이런 폐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데, 국내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 중 해당 성분이 검출된 제품은 없었다. 판로 막힌 담배 업계 강력 반발…법정 대응 예고 전자담배 업계는 편의점과 면세점의 판매 중단 조치로 사실상 판로가 막히자, 정부의 분석 결과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쥴랩스코리아는 공식 입장을 내고 "쥴랩스는 어떤 제품에도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T&G 역시 "식약처는 '시드 토박' 제품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극미량 검출됐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사실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들 업체를 대표하는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국민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은 "문제의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은 미국 폐질환 의심환자가 사용한 제품에 들어있는 양의 최고 88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불명확한 근거로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고의적으로 업계를 침체시켜 업계 종사자들이 생계에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며 "협회 차원에서 법적인 대응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미량이라도 검출된 사실이 중요…사용중단 유지할 것" 전자담배 업계의 반발에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나성웅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15일 "극소량이라도 해당 물질이 발견된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가향물질까지 검출됐고, 폐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결과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규제법안이 없는 유사 담배 유통량도 매우 많고, 국민에 위해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실제 미량이라도 검출됐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내 유통 액상형 전자담배에 다른 가향물질이 검출되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2020년 3월 평가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의 폐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조사감시 및 연구결과를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다. 식약처도 직접 인체에 흡입돼 영향을 주는 기체성분에 대한 유해성분을 분석할 계획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19.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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