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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마진율 비교불가’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대 경신하나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날개를 달고 믿을 수 없는 고수익을 내고 있다. 적수가 없는 HBM 시장에서 물량을 싹쓸이하며 영업이익률이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만큼이나 올라왔다.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아성을 무너뜨린 SK하이닉스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적수 없는 HBM, 영업이익률 증가로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A학점’으로 통한다. 영업이익률 10%면 훌륭한 성적표라는 의미다. 최근 SK하이닉스는 A+로도 부족한 경이로운 실적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률 42%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1%p(포인트) 오르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도체 침체기였던 2023년 1분기에 영업이익률 -67%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2년 만에 엄청난 반전을 이뤄내고 있는 셈이다. 2년 만에 영업이익률 변화 폭이 100%를 넘어섰다. 2023년 4분기에 3% 영업이익률로 적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2024년 1분기에 곧바로 영업이익률 23%를 찍었다. 그리고 1년 만에 영업이익률이 20% 가까이 뛰었다.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가 가능했던 건 인공지능(AI) 칩의 필수 메모리로 주목받은 HBM 덕분이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높은 HBM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률을 대폭 확대했고, 제조업에서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숫자를 그리고 있다. 경쟁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이다. HBM 시장의 선두주자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에 시장 주류인 HBM3E 12단 비중을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 이상, 올해 하반기에는 80% 이상까지 늘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HBM3E 12단의 가격은 HBM3E 8단보다 50∼60%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절 때처럼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당시 최대 영업이익률이 57%까지 치솟았다. 2018년 3분기 57%, 2018년 2분기, 54%, 2018년 1분기 50%, 2017년 4분기 4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초입이었던 2017, 2018년 당시 사물인터넷 등이 도입되면서 서버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당시에는 메모리 가격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귀해서 영업이익률이 이례적으로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AI 큰손’ 엔비디아에 최신 HBM인 HBM3E(5세대)를 공급 중이며 이미 올해 물량을 ‘완판’한 상태라 실적이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 비중은 올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HBM 매출 비중은 40% 이상이었다. SK하이닉스는 HBM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쓴 바 있다.다올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 19조7000억원, 영업이익 8조8000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전망 평균치)에 부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직전 대비 환율 가정치는 1420원에서 1390원으로 하향했다. 그럼에도 역대 분기 최대 실적 경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33년 만 D램 시장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올해 삼성전자의 아성을 깨고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D램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건 1992년 이후 33년 만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업계의 매출 규모는 전 분기보다 9% 감소한 263억3400만 달러(약 36조원)로 집계됐다. HBM 출하량 감소에도 전체 D램 시장 점유율에서는 HBM 지배력에 따라 업체 간 희비가 갈렸다.옴디아는 ‘HBM의 지배자’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36%에서 올해 1분기에 36.9%를 기록,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8.6%에서 34.4%로 4.2%p 하락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매출 규모도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는 97억1900만 달러, 삼성전자는 90억5700만 달러로 7억 달러 가까이 차이가 났다.D램 시장에서 HBM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옴디아는 “HBM 시장의 급격한 확장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됐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제품 구성에서 HBM 비중을 크게 늘려 강력한 매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SK하이닉스의 ‘HBM 지배력’ 덕분에 당분간 이 같은 구도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물량을 완판한 상황이고, 올해 상반기 내 내년 물량까지 계약을 마치겠다는 계산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지난 3월 “내년 HBM 물량은 올해 상반기 내 고객과 협의를 마무리해 매출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HBM 제품의 특성상 높은 투자 비용과 긴 생산 기간이 요구되는 만큼 고객들과의 사전 물량 협의를 통해 판매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차세대 HBM과 관련해서도 경쟁자들에 비해 한발 앞서가고 있다. HBM4(6세대)에서도 세계 최초로 이미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고, 올해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곽 사장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이 지속 하향되는 등 불확실성이 높지만 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기업 투자는 확대 중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맞춤형 칩(ASIC) 등의 증가로 HBM의 폭발적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고 강조했다.또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캐파(생산능력) 확대 및 투자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인 청주 M15X 팹(공장)에서 1b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해 HBM을 생산하고, HBM을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 생산 거점인 경기 용인 클러스터에서는 2028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클린룸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HBM 날개 달고 주가 역대 최고가 실적 상승곡선 등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쓰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27만원을 뚫고 이제 30만원을 향해가고 있다.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2조748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또 대신증권과 다올투자증권 등은 목표 주가를 30만원 이상으로 올렸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D램 판매가 전 분기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 효과가 환율 약세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조8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주가가 전 고점을 돌파했고,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한번 잡은 ‘AI 리더십’이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글로벌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마이크론은 최근 주요 고객사에 HBM4의 샘플을 공급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4 샘플을 공급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앞으로 HBM4가 D램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만큼 고객사 최종 납품과 최초 양산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HBM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 HBM4 양산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세계 3위 업체이긴 하지만 HBM의 캐파가 크지 않기 때문에 SK하이닉스에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참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6.25 06:30
NBA

농구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라고? 데이터가 말하는 진실은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킹’ 르브론 제임스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최초로 4만 득점, 1만 리바운드와 1만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 소속으로 2013년 6월 두 번째 NBA 우승을 차지한 후 TV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I’m LeBron James. From Akron, Ohio. From the inner city. I am not even supposed to be here(저는 르브론 제임스입니다. 오하이오주 애크론 출신이죠. 도심에서 왔습니다. 저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제임스의 이러한 발언에 일부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트위터를 비롯한 여러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농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젊은 선수가 스스로를 약자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발언은 재능과 노력만 있다면 가난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프로농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깨뜨렸다. 미국인들은 ‘성공 스토리’를 좋아한다. ‘기회의 땅(Land of Opportunity)’으로 알려진 미국 사회의 많은 가치관은 실력주의에 기반한다. 즉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커리큘럼, 영화, 책, 직장 구조, 부모로부터 전해지는 교훈 등이 모두 실력주의 정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스포츠는 이런 생각이 확실히 자리 잡은 또 하나의 분야다. 특히 농구가 그렇다. NBA가 매력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뛰어난 재능과 놀라운 헌신의 결과로 명성을 얻은 사람들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구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고, 진정한 기회균등 스포츠로서 미국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준다고 사람들은 믿는다.‘리빙 레전드’ 르브론 제임스가 이러한 스토리에 딱 어울린다. 제임스는 오하이오주 애크론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당시 전과자인 아버지는 부재중이었고, 그의 어머니는 16세에 불과했다. 어린 시절 허름한 집을 전전하며 이사를 자주 다녔던 제임스를 구해준 것은 농구였다. 타고난 재능에 엄청난 노력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은 그는 결국 2003년 NBA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지명을 받았다.일반적인 통념은 제임스의 가정환경이 NBA 선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이 설문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 대다수는 NBA가 대부분 제임스와 같은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농구는 신분 계층 간의 이동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하지만 이를 조사한 연구들에 의하면 실상은 달랐다. 2013년에 발표된 경제학자 스티븐스-데이비도위츠의 연구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것이 NBA에 진출할 확률을 높이는 강력한 예측 인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흑인과 백인 모두 마찬가지였다.2010년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더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했다. 흑인 중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는 중산층 또는 상류층 가정의 자녀보다 NBA에 진출할 확률이 37% 낮았다. 가난한 백인 운동선수는 중산층 이상에서 태어난 부유한 백인보다 NBA 선수가 될 확률이 75% 떨어졌다. 게다가 부모가 없는 가정의 흑인과 백인 선수는 부모가 있는 선수보다 NBA에서 뛸 확률이 각각 18%와 33%가 낮았다. 다시 말해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학업, 창업 등의 활동에 유리할 뿐만이 아니라, 농구에서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반대로 경제적 자원이나 지원이 부족하면 (설사 재능이 있어도) 농구 선수로서의 성공은 더 어려워진다. 이는 스포츠 중 특히 농구가 흑인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일반적인 통념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재능과 노력이 성공의 원동력인 것은 맞지만, 선수의 배경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상대적으로 풍요로운 배경을 가진 선수들의 이점은 키에서도 나타난다. 농구는 키 같은 신체조건이 중요한 스포츠이고, 1인치가 더 클 때마다 NBA 진출 확률이 거의 두 배가 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키 성장이 저해된다. 아울러 1980년에는 NBA 선수의 2% 미만이 외국 태생이었지만, 2010년도에는 20% 이상의 선수가 외국 태생이다. 건강과 키에서 미국을 따라잡은 외국 선수들의 존재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미국 흑인 선수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존재다.2023년 기준 흑인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14.4%에 불과하지만, NBA 선수 중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의 비율은 70.4%를 차지했다. 이러한 통계는 흑인들이 농구를 통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한 연구에 따르면 13~18세 흑인 남학생의 약 3분의 2가 자신이 프로 선수로 활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고등학교 농구에 참가하는 남학생 1만명 중 단 3명만이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 참고로 일생 동안 사람이 번개에 맞을 확률이 3000분의 1이라고 한다. 즉 번개에 맞을 확률이 NBA 선수가 되는 것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NBA 선수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대다수에게는 농구를 향한 특별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헛된 꿈으로 끝난다. 따라서 이러한 노력이 성공 확률이 더 놓은 분야(예를 들어 학업)에 집중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2025.05.31 11:11
산업

SK하이닉스, HBM 등에 업고 D램 점유율 삼성전자 6.3% 차 추격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면서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D램 매출은 107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57% 줄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15% 늘었다.업체별로 보면 1위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41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점유율은 전 분기 42.8%에서 38.2%로 4.6% 하락했다.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매출은 전 분기보다 무려 49% 증가한 34억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은 31.9%로 전 분기(24.7%)보다 7.2% 상승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마이크론(점유율 25.0%)을 제치고 점유율 2위 자리를 되찾았다.또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1분기 18.1%에서 2분기 6.3%로 줄었다. 양사의 D램 점유율 격차가 10%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진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옴디아는 양사의 점유율 격차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D램 점유율 추이를 보면 삼성전자의 연간 시장점유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2013년(36.2%)이 마지막이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최근 10년 동안 연간 점유율이 30%를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이후 삼성전자는 줄곧 40%대 초중반, SK하이닉스는 20%대 중후반의 점유율을 유지해왔다.올해 1분기에 점유율 3위로 밀려나는 굴욕을 겪은 SK하이닉스가 반등을 만든 것은 AI 열풍 덕분이다. 챗GPT 같은 AI 분야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이 대거 탑재되기 때문이다.또 AI 수요의 강력한 모멘텀이 D램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옴디아는 내다봤다.옴디아는 "연초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HBM 수요가 올해와 내년에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GPU 강자인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도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23일 실적 발표를 통해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각각 20%, 30%가량 상회했다고 밝혔다.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차세대 D램으로 꼽히는 HBM3를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3 14:48
연예일반

막장 소재도 괜찮아…‘닥터 차정숙’의 진짜 매력 ‘성장 스토리’ ①

“길을 닦아주거나 손을 잡아주는 것까지는 생각하지도 않을게. 그냥 걸어갈 수만 있게 해줘.”46세의 나이에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 그는 불륜 사실을 들킬까 억지로 병원을 관두게 하려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도움은 바라지도 않으니, 내가 가는 길을 내버려 두라고. 이 한 줄의 대사에 ‘닥터 차정숙’을 시청한 이유가 고스란히 담겼다.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첫 방송 4.9%로 시작한 시청률이 지난 3일 방송한 15화까지 최고 3배 이상 상승했다.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을 비롯한 막강한 라인업과 배우들의 호연 등 흥행 원인은 많지만 지난 4일 16화로 종영한 ‘닥터 차정숙’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바로 스토리의 힘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인공 차정숙(엄정화)의 현실적이고도 판타지 같은 서사다.의대 졸업 후 20년 넘게 가정주부로 살아온 차정숙은 급성 간염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다. 그러나 가족 중 유일하게 조건에 부합하는 남편 서인호(김병철)는 끝내 간 이식을 거부하고, 차정숙은 평생 동안 일궈온 가정에 회의감을 느낀다. 결국 차정숙은 방황과 고민을 거듭하다 한 가지 결심을 한다. 장롱 깊숙이 넣어놨던 의사가운을 다시 입어보자고 말이다. 입체적인 차정숙이란 인물에 시청자들이 빠져드는 것은 그녀의 삶에 현실 속 ‘우리’의 모습이 투영돼서다.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무시를 당하면서도, 사랑받기 위해 자식과 집안에 더 헌신했던 지난 세월. 그러다 결국 ‘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차정숙. 그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동질감과 대리만족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타인에 의해 살아왔던 인생의 초점을 다시 ‘나’에게 맞추는 것,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의 기로에서 맞닥뜨리는 순간일 것이다. ‘닥터 차정숙’은 일반 사람들의 현실적 고민의 해결책을 차정숙이 자아를 확립하는 과정을 통해 제시했다. 실제 시청자 게시판에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차정숙을 향한 응원이 곧 나를 향한 응원”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가 남편과 시댁에 무시당하고 살다가 어느 날 각성해 사회적 커리어를 만든다. 이 과정이 많은 이들에게 후련함을 안기고 있다”며 “꼭 주부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이 자아실현을 하는 과정은 누구나 재밌고 통쾌하게 볼 수 있는 스토리”라고 평했다. 불행으로 점철된 차정숙의 주변 상황도 몰입감을 키우는데 일조한다. ‘닥터 차정숙’에는 남편 서인호의 불륜을 중심으로 한 막장 소재가 섞여 있다. 가정에는 충실한 줄 알았던 남편이 알고 보니 친딸과 동갑인 혼외자까지 둔 불륜남이었다. 그것도 상대는 차정숙도 알고 있는 대학 시절 첫사랑 최승희(명세빈)로, 3년이나 같은 병원에서 관계를 유지했다.‘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라는 말처럼 막장 코드에 열광하면서도 평가에는 야박한 것이 대중의 보편적 반응이다. 그러나 ‘닥터 차정숙’에게 만큼은 호평이 쏟아졌다. 막장 키워드가 무리한 전개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 덕분이다.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출생의 비밀, 가족 간의 불신, 고부 갈등, 불륜 등 ‘닥터 차정숙’은 일일연속극의 막장극과 다를 게 없다”면서도 “전개 과정이 대중에 익숙하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과도한 표현이 나오지 않아 공감대가 컸다”고 말했다. 물론 ‘닥터 차정숙’에도 미흡한 점은 존재했다. 크론병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와 의학 드라마임에도 용어를 설명하는 자막을 넣지 않아 몰입도를 방해했다. 후반부인 13, 14화에서는 차정숙과 서인호의 이혼 여부를 두고 다소 늘어진 전개를 보여 ‘용두사미’ 결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하지만 ‘닥터 차정숙’은 차정숙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생의 막다른 길에 놓인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심어주었다. 비록 화려한 도약이 아닐지라도, ‘나’를 위해 한 걸음을 떼는 것 자체로도 소중한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아마도 13화에서 차정숙이 로이킴에게 건넨 대사가 ‘닥터 차정숙’의 주제를 관통하는 말일 것이다.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은 저 스스로 찾아볼게요. 제 선택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예요.”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6.05 00:01
프로야구

에레디아 뽑은 SSG의 콧노래 '에헤라디야~'

길레르모 에레디아(32)를 뽑은 SSG 랜더스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SSG는 지난해 케빈 크론(67경기 타율 0.222)을 시즌 중에 퇴출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0시즌을 뛰며 2014년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한 후안 라가레스를 데려왔다. 우승 청부사로 영입된 라가레스는 49경기서 타율 0.315 6홈런 32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1승 1패로 맞선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0-1로 뒤진 8회 역전 2점 홈런으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공격과 수비 모두 괜찮았다. 다만 SSG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SSG는 고민 끝에 외국인 타자 교체를 결정했다. SSG는 새 외인 에레디아를 라가레스의 상위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지금까지는 딱 맞다. 에레디아는 9일 기준으로 30경기서 타격 1위(0.373)에 올라있다. 최다안타 역시 1위(44개). 타점은 26개로 키움 히어로즈 에디슨 러셀(28개)에 이은 2위, 출루율(0.422)과 장타율(0.509)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임팩트도 대단하다. 결승타 6개로 리그 전체 1위다. 에레디아는 지난 3일 KT 위즈전 1-3으로 뒤진 7회 말 역전 3점 홈런으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5일 키움전에서는 4회 2사 후 선제 적시타로 시즌 6번째 결승타(3-1 승)를 장식했다. 7일 경기에서는 6타수 4안타로 찬스를 연결, 팀의 7-6 승리를 견인했다. 에레디아는 "결승타가 많다는 것은 무엇보다 좋은 일이다. 누구라도 가지고 싶은 기록"이라고 기뻐했다. 에레디아는 득점권에서도 타율 0.386으로 좋다. 에레디아는 9일 KIA 타이거즈전에 시즌 처음 결장했다. 이날 숙소에서 나오면서 가방을 옮기다가 손목이 꺾여 선수 보호 차원의 휴식을 얻었다. 이진영 SSG 타격코치는 경기 전 "1~2번이 나가면 에레디아가 해결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오늘 경기에 나오지 못해서"라며 아쉬워했는데, 우려는 현실이 됐다. SSG는 0-3으로 져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에레디아는 4월 20일부터 SSG의 4번타자를 맡고 있다. 4번 타순에서 타율 0.388로 좋고 해결사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타순이나 상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안타나 출루할 수 있는 방법만 고민할 뿐"이라면서 "이런 마음가짐이 득점권이나 타점 측면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반겼다. SSG는 주축 타자 추신수와 한유섬이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다. 테이블 세터를 이룬 최지훈은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빠져있다. 새롭게 들어온 에레디아가 정확도와 클러치 능력을 바탕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처음부터 장타력보다 지금처럼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최정과 한유섬, 추신수, 최주환, 전의산 등 장타력을 갖춘 국내 선수가 많아서다. 김 감독은 "지금 에레디아 덕분에 타선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정말 복덩이"이라고 했다.에레디아는 수비력도 좋고, 주루 역시 최선을 다한다. 김원형 감독은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광주=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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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정규시즌 '정타 기계' 라가레스, KS에서도 펄펄 난다

후안 라가레스(33·SSG 랜더스)의 타구가 심상치 않다. 정규시즌처럼 맞는 족족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라가레스는 지난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 5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8회 초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라가레스의 홈런으로 물꼬를 튼 SSG는 9회 빅이닝(6득점)을 만들고 8-2 대승을 거뒀다. 라가레스는 대체 외국인 타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는 파워를 갖춘 1루수 케빈 크론을 영입했다. 크론은 11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0.222에 불과했다. 좀처럼 콘택트가 좋아지지 않자 구단은 결국 그를 교체했다. 라가레스는 크론과 반대 유형이다. 뉴욕 메츠에서 뛰던 2014년 외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수비력을 갖춘 야수였고,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0.282 장타율 0.403으로 장타력 대신 콘택트 능력을 갖춘 타자였다. 김원형 SSG 감독도 라가레스 영입 당시 "3할 타율을 쳐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라가레스는 기대대로 1번부터 6번까지 여러 타순을 소화하면서 정규시즌 타율 0.316으로 활약했다. 특히 적응기(7월 타율 0.238)가 지난 후 8월(타율 0.300)과 9월(타율 0.344) 활약이 뛰어났다. 8월 이후 강한 타구 비율(타구 속도 시속 150㎞ 이상·스포츠투아이 기준)이 오지환(34.9%) 호세 피렐라(35%) 등에 근접하는 34.7%(10위)에 달했다. 득점권 타율도 0.378이나 됐다. 좋은 타구 질은 가을 야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KS 4차전까지 소화한 6일 기준 라가레스는 타율 0.294(17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3차전 역전 홈런도 라가레스의 콘택트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당시 키움 히어로즈 사이드암스로 김동혁을 상대했던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 후 4구 연속 파울을 만들며 타이밍을 잡아갔다. 결국 7구째 체인지업이 가운데 실투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공을 고척스카이돔의 왼쪽 담장 밖으로 넘겼다. 투수를 압박한 덕분에 만든 역전포였다. 3차전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라가레스는 "꼭 안타를 쳐야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집중했다. 파울을 계속 치다 보니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보였고, 내 스윙을 했더니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정규시즌 종료 후 3주간 휴식기를 보냈던 그는 "개인적으로는 쉬지 않고 바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싶어서 그 시간이 힘들었다. 아무리 잘 치고 있어도 (실전을 뛰지 못하면) 경기 감각이 떨어진다. 그 감각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거기에 집중해서 준비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팀 동료이자 역시 전 메이저리거였던 추신수가 그렇듯, 라가레스 역시 우승이 간절하다. 메츠 소속으로 2015년 월드시리즈(WS)에 출전했던 그는 당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우승을 내줬다. 라가레스는 "당시 캔자스시티보다 우리 팀(메츠) 성적이나 개인 커리어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이 이길 거라 예상했는데 졌다"며 "(준우승을 해보니)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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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초보 감독이 보여준 '믿음의 야구'...어린 선수 확실하게 키웠다

'2년 차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주변의 의구심과 숱한 위기를 이겨내고 144경기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SSG는 지난 4일 라이벌 LG 트윈스가 KIA 타이거즈전에서 패하면서 12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왕조 시대'였던 2010년 SK 와이번스(SSG 전신) 이후 첫 달성이다. 개막전부터 마지막까지 1위를 수성한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이었다. '역대급' 팀 연봉을 푼 SSG는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우승 전력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는 4번 타자 박병호를 영입해 2년 연속 우승을 노렸다. 지난해 3위였던 LG도 중심 타자 김현수를 6년 총액 115억원에 잔류시켰고,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4년 총액 60억원)과도 계약했다. 실제로 SSG는 위기도 많이 겪었다. 개막 10연승을 거두고 출발한 4월에는 독주했으나 이후 상위권 팀들의 추격이 시작됐다. 전반기에는 키움 히어로즈가 1.5경기 차(7월 6일 기준)까지 쫓아왔다. 후반기에는 LG가 맹렬히 따라왔다. SSG가 불펜 난조로 흔들리던 막판 양 팀의 승차는 2.5경기(9월 21일 기준)까지 좁혀졌다. 선수들 컨디션에도 기복이 있었다. 지난겨울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추신수는 외야수로 나서지 못했고, 초반 타격감도 좋지 않았다. 최정은 엄지 통증에 시달렸다. 전반기 무적(전반기 평균자책점 1.96)이었던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4.20으로 흔들렸다. 이반 노바와 케빈 크론은 부진 끝에 퇴출됐다. SSG가 끝까지 1위를 지킨 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 선수들의 힘이 컸다. 그리고 그 선수들에게 보내준 김원형 SSG 감독의 믿음이 만든 성과였다. 선수 시절 통산 134승 144패를 기록한 김 감독이지만, 사령탑으로는 겨우 2년 차였다. 능수능란한 작전과 경기 운용은 없었지만, 뚝심을 발휘하며 젊은 선수들이 뿌리내릴 수 있게 했다. 외야수 최지훈은 지난해 정상급 수비로 주전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타율이 0.262에 불과한 '반쪽짜리' 주전이었다. 그래도 최지훈은 올 시즌 개막전부터 꾸준히 2번 타자 자리를 지켰다. 시범경기부터 그를 2번 타자로 쓰겠다고 못 박은 김원형 감독의 믿음 덕분이다. 최지훈은 올 시즌 타율 0.306 173안타 10홈런 93득점 31도루를 기록한 특급 테이블 세터로 변신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5.59로 야수 전체 4위다. 유격수 박성한도 김원형 감독의 작품이다. 지난해 타율 0.302를 기록하면서도 박성한은 연달아 실책을 저질렀다. 김 감독은 그를 믿고 수비를 고정(2021년 993과 3분의 2이닝 소화)했다. 주전 2년 차인 올해도 타율 0.299를 기록 중인 그는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8일 열렸던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1사 만루 상황에서 조수행이 친 안타성 외야 타구를 좌익수 오태곤과 합작해 병살타로 바꿨다. 실책은 24개로 지난해(23개)보다 한 개 많지만, 무려 1152이닝(내야수 2위)을 소화 중이다. 1군 데뷔 시즌에 12홈런 장타율 0.479를 기록한 전의산도 적시에 기용한 김원형 감독의 판단이 컸다. 지난 6월 8일 부진했던 크론을 2군에 내렸던 SSG는 1루 대체 자원으로 3년 차 전의산을 올렸다. 1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전의산은 첫 경기부터 2루타를 터뜨린 뒤 5경기 연속 안타를 쳐냈다. 김원형 감독은 "전의산의 활약이 일시적일 것 같지 않다. 앞으로 계속 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그에게 기회를 줬다. 전의산은 6월과 7월 타율 0.301 OPS(출루율+장타율) 0.961 8홈런을 기록했다. 당시 키움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큰 힘이 됐다. 선발 오원석(평균자책점 4.41)·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최경모(타율 0.310) 등도 기회를 받은 만큼 보답했다. 김원형 감독은 완벽한 사령탑이 아니었다. 시즌 내내 불펜진은 불안했고 타선 엇박자, 포수 기용 등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SSG는 기어이 1위를 지켰고, 그만큼 귀중한 '미래'를 함께 얻었다. 김원형 감독의 뚝심 덕분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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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추신수 빈자리 고심하던 SSG, 라가레스가 채웠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에 온 후안 라가레스(33·SSG 랜더스)가 복덩이로 떠올랐다. SSG는 지난해와 올해 1번 타자로 추신수(40)를 가장 많이 기용했다. 메이저리그(MLB) 시절부터 출루의 상징으로 불리던 그는 2년 동안 리드오프로 652타석(팀 내 1위)을 소화했다. 그러나 추신수가 지난 20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SSG는 새 1번 타자를 찾아야 했다. 2번 타자로 주로 뛰었던 최지훈을 1번으로 당겨봤으나, 그의 올 시즌 1번 타순 타율은 0.255에 불과하다. 의외의 인물이 추신수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케빈 크론의 대체 외국인으로 계약한 라가레스가 1번 타자로 타율 0.308(29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라가레스는 타격보다 수비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그는 지난 2014년 뉴욕 메츠 소속으로 뛰면서 외야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KBO리그에서도 나쁘지 않은 수비력을 보여줬으나 기대만큼은 아니다. SSG 중견수 자리에는 최지훈과 김강민이 출전한다. 라가레스는 주로 좌익수로 나선다. A구단 전력 분석원은 "타구 데이터 기반으로 수비 스탯을 측정해보면 라가레스의 수비는 외야 중상위권 정도"라며 "왼쪽 타구(파울라인 방향) 처리에 조금 약했다. 전성기에 비해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신 타격이 기대 이상이다. 라가레스는 1번 타자 출장 시 볼넷이 단 2개에 불과할 정도로 순출루율이 낮으나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1번 타순에서 삼진도 단 1개에 불과하고, 발이 빠른 덕분에 병살타도 1개뿐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7월 라가레스를 영입했을 당시 “장타를 생산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초반부터 성적이 잘 나와서 적응했으면 한다. 안타를 많이 쳐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 감독의 기대와 달리 라가레스는 7월 타율 0.238로 부진했다. 이후엔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8월 타율 0.300과 홈런 4개를 때린 그는 9월에도 타율 0.350에 삼진율이 7.5%(최소 7위)에 불과하다. 김원형 감독도 리드오프로 활약하는 라가레스에 대해 "1번 타자는 무엇보다 많이 살아나가는(출루를 잘하는) 선수를 쓰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라가레스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필요한 배팅을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SSG는 최정(3루수) 한유섬(우익수) 최주환(2루수) 등 30대 중반 선수들과 전의산(1루수) 최지훈(중견수) 박성한(유격수) 등 20대 선수들이 골고루 자리 잡고 있다. 40대에 접어든 김강민과 추신수의 출장 시간이 줄어드는 걸 생각하면 뛰어난 외야수가 필요하다. 계산이 서고, 팀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라가레스를 SSG가 다시 선택할 가능성은 작지 않다. 차승윤 기자 2022.09.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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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첫 고비 넘긴 전의산 "바깥쪽 공, 보이기 시작했어요"

SSG 랜더스 '거포 기대주' 전의산(22)이 첫 고비를 잘 넘겼다. 선구안이 좋아졌고, 멘털 관리는 성숙해졌다. 전의산은 지난 14일 출전한 두산 베어스전에서 괴력을 뽐냈다. 1-1로 맞선 4회 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곽빈의 시속 149㎞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걷어올려 우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을 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전한 공식 비거리는 140m. 올 시즌 국내 선수 최장 기록이었다. 장타 갈증을 해소한 한 방이다. 전의산은 7월 24일 두산전 이후 주춤했다. 10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47에 그쳤다. 그러나 6~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2연전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11일 KT 위즈전에서는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로 2타점을 올리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14일 두산전에서 16경기 만에 홈런을 가동하며 첫 슬럼프를 완전히 벗어났다. SSG 입단 3년 차 전의산은 '전'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이 부진 덕분에 1군 데뷔 기회를 얻은 선수다. 첫 20경기에서 5홈런 장타율 0.700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상대 팀의 분석과 견제가 심화되는 게 당연했다. 전의산은 그런 상황에서 한유섬을 대신해 '4번 타자' 자리를 맡으며 부담감까지 생겼다. 이 상황에서 기본에 충실했다. 바깥쪽(좌타자 기준)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에 배트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전의산은 "타격 코치님들이 '몸에서 먼 (투수의) 공보다는 가까이 붙은 공을 치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을 해줬다. 바깥쪽(좌타자 기준) 공은 더 집중해 골라냈다. 이제는 (바깥쪽 공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비거리 140m 대형 아치를 때려낸 승부가 그랬다. 곽빈이 구사한 초구 직구, 2구 슬라이더는 모두 배트를 내지 않았다. 3구 몸쪽 낮은 슬라이더에 헛스윙했지만, 다시 반대로 빠진 체인지업은 잘 참아냈다. 그리고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몸쪽 낮은 코스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때려냈다. 조바심도 다스리기 시작했다. 1군 데뷔 시즌부터 거포 기대주로 주목받았고, 실제로 걸맞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이 다가오자, 몸에 힘이 들어갔다. 전의산은 "솔직히 전반기는 홈런을 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장타를 의식하다 보니 공이 배트에 안 맞더라. 지도자 조언, 선배들의 경기를 보면서 '그저 정확하게 스윙하자'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타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기 전 SSG 감독 브리핑마다 전의산의 타순이나 휴식 여부가 화두에 오른다. 오랜만에 등장한 왼손 거포 기대주에 야구팬과 현장의 관심이 뜨겁다. 전의산은 "(출전)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 감독님께 감사하다. 중심 타선에 넣어주실 만큼 믿음을 주시고 있어서 더 그렇다. 타순이나 기록(타율)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그저 팀에 도움이 되는 타격을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2.08.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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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라가레스 선취점 막고, 쐐기점 뽑고…벌써 적응 완료

SSG 랜더스의 새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33)가 공수에서 맹활약을 했다. SSG는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6-3으로 승리, 시즌 60승에 선착했다. 라가레스는 이날 7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려 KBO리그 두 경기 만에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올렸다. 라가레스는 선두 SSG 랜더스가 케빈 크론을 퇴출하고 새롭게 데려온 선수다. 26일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KBO리그에 데뷔, 7번 타자·좌익수로 나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27일 경기 전 "안타를 뽑진 못했지만 공을 보고, 스윙하는 모습이 괜찮았다. 안타 치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는 생각보다 타구가 많이 향하지 않았다"고 평가를 미뤘다. 라가레스는 곧바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27일 0-0으로 맞선 3회 초 2사 1, 2루에서 채은성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높은 포물선을 그렸다. 끝까지 타구를 응시한 라가레스는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로 잡았다. 라가레스의 호수비 덕에 SSG는 선취점을 뺏기지 않았다. 전날 "담이 생각보다 낮다. 홈런을 걷어내는 수비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신감을 표현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빅리그 10년 차 라가레스는 2014년 뉴욕 메츠 소속으로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다. SSG는 5회 한유섬의 솔로 홈런으로 앞섰다. 후속 라가레스는 LG 선발 임찬규의 초구 131㎞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 5타석 만에 기록한 안타. 이어 2-0으로 앞선 6회 말 2사 만루에서 LG 이우찬에게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KBO리그 첫 타점이다. 라가레스는 경기 뒤 "처음에 타구가 높이 멀리 떠 홈런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펜스 앞에서 기다리다가 점프를 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오늘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2명이 같이 출전했는데 팀 승리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6회 말 라가레스의 중요한 적시타로 승기를 잡았다. 오늘 라가레스가 좋은 수비와 멀티 히트를 기록했는데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2.07.2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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