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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임종룡 호 6개월, 우리금융 미래 전략은 없다

우리금융그룹의 ‘임종룡호’가 출항 6개월을 맞았다. ‘관치 논란’ 등의 이슈에도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조직 쇄신’과 ‘외형 확장’ 등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지만 우리금융그룹의 현주소는 올해 5대 금융 중 실적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임종룡호’의 참담한 성적표는 최악의 실적과 답보 상태에 빠진 M&A, 연대 코드인사로 집약된다. 당기순이익, 디폴트옵션 적립금 모두 꼴찌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NH농협에마저 뒤처져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1·2분기에 5대 금융 중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금융과 업계 3위 싸움을 벌였던 우리금융이지만 이제는 NH농협금융에 4위 자리마저 내주며 5위까지 밀린 형국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5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1조7058억원)에 1700억원 가량 뒤진 실적을 거뒀다. 상위 3개 금융그룹은 모두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가 2조원을 넘겼다. 특히 유가증권 수수료와 외환 파생관련 상품 등의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5대 금융 중 우리금융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6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감소했다. 하나금융이 1조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나 증가한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표였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의존도는 96%에 달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각 62%, 64%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높은 편이다. 주력인 은행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마저도 타사에 밀리고 있다. 은행들이 7월부터 힘을 줬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취급액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부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부문에서 전체 8조3000억원 중 우리은행은 1000억원에 머물렀다. 농협은행 2조8000억원, 하나은행 1조7000억원과는 대조를 이뤘다. 신한은행의 경우 만 34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을 뒀기 때문에 1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5대 은행 중 가장 늦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등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사실상 50년 만기 주담대의 끝물이었던 지난 8월 14일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중점을 두면서 우리은행이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영진이 교체되면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거나 신중모드로 지켜보는 양상이 드러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후자의 흐름”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가 8월 말 공개한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액 부문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되면서 고객 모시기에 혈안이지만 우리은행은 잠잠한 편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적립금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디폴트옵션과 관련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난달 발표한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떨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은 분야별로 고르게 우수 사업자로 평가받았지만 우리은행은 모든 항목에서 순위권 밖이었다. 연이은 횡령사고, 코드인사 논란 등 국감 소환 유력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방점을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횡령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직원의 7만 달러(약 9300만원) 횡령 사건이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지점 금고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돈을 빼돌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서 횡령 사실을 적발했고, 해당 직원은 면직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연이은 금융 사고로 인해 임종룡 회장은 내달 국정감사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무위원회는 21일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계획서를 채택하고, 증인 출석과 서류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처럼 횡령 사건이 터진 금융사의 수장들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 취임 후 '코드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3월 인사를 통해 11개 사업 부문을 9개로 축소하면서 임원을 교체했는데, 이 중 임 회장과 동문인 연세대 출신 임원이 4명이나 나왔다. 장광익 브랜드담당 부사장은 임 회장의 직속 후배인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우리은행 측은 “어쩌다 보니 연세대 출신의 인재가 1~2명 더 많아진 것이지 ‘코드인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임원들은 주로 SKY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외형 확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도 답보 상태다. 임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운다는 복안이지만 다른 금융사들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6조~7조원의 실탄을 준비한 우리금융은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 인수를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손태승 전임 회장 시절에 내실을 다지며 외형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장이 바뀌며 다시 주춤한 측면이 있다”며 “카리스마보다 관리형 수장인 임 회장은 안정적인 내부통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9 07:00
IT

출항도 전에 흔들기 직면한 KT 윤경림호, '한 표'에 사운 걸렸다

KT가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 후보 최후의 1인으로 내세운 윤경림 사장이 시작부터 외압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우군으로 분류됐던 2대 주주 현대자동차는 등을 돌리고 검찰은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봉착했다.이제 믿을 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정기 주주총회뿐이다. 최종 관문인 CEO(최고경영자) 투표에서 개인·외국인 투자자의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 됐다.KT는 13일부터 30일까지 대표 선임을 비롯해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의 건 등에 대한 주주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주총은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한다.사실상 윤경림 사장이 KT 대표에 오르기 위한 표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해볼 만한 싸움으로 여겨졌지만 분위기가 역전됐다.이번 주총 의결권 행사의 기준이 되는 주주명부 폐쇄일(2022년 12월 27일) 기준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10.13%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반대표를 시사했다. 이른바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경영 투명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그런데 미래 모빌리티 협력을 위해 지난해 9월 7500억원 규모의 지분 혈맹을 맺은 현대자동차가 국민연금의 편에 섰다. 최근 KT 측에 '대주주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사를 KT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5.48%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 신한은행도 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을 앞세운 정부의 입김에 회사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예상보다 빠르게 찬성표 지분을 모으고 있다.온라인 카페 'KT주주모임' 가입자는 1100명을 돌파했다. 지난 11일 기준 285만주가 KT를 지키기 위한 투표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체의 1.1%에 해당한다는 게 카페 운영자의 설명이다.한 주주는 "외부의 부당한 공격과 개입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42.70%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이 중 미국 자산운용사 티로우 프라이스가 새로운 세력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7일 기준 5%까지 지분을 늘렸다. 작년에도 4%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5%가 넘어 공시 대상이 되면서 이름이 공개됐다.정부의 방향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있어 투자자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윤경림 사장은 후보에 오르자마자 정부와 여당을 달래기 위한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지배구조개선TF'(가칭)를 꾸려 대표 선임 절차·이사회 구성·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 규준 강화를 약속했다. 현 정부 친화적인 인물을 이사회와 계열사 대표직에 앉히는 '코드인사'도 단행했다.하지만 윤정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 내정자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윤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로, OBS 경인TV 사장을 지낸 바 있다.앞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KT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가 이틀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고문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경제특보를 맡았다.이미 윤경림 사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강철·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해 이사회 구성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의 수사 압박도 윤경림 사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사장이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정거래조사부가 맡은 사건이 많아 당장 수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또 윤경림 사장은 현대차 임원 재임 시절 구현모 대표의 친형 회사인 에어플러그에 현대차그룹이 투자하는 과정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KT 측은 "사옥 시설 관리·미화·경비 보안 등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으며,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이어 "현대차-에어플러그 인수 당시 윤경림 사장은 투자 의사 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KT는 윤경림 사장이 통신 3사와 CJ, 현대차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통신·모빌리티·미디어 전문성을 인정받아 후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13 07:00
축구

‘일방통행 해고’ 왕선재 감독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

대전 시티즌은 4일 오후3시30분부터 대전월드컵 보조구장에서 회복훈련을 했다. 2일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왕선재 대전 감독도 선수단과 함께 공을 돌리며 몸을 풀었다. 오후 4시36분 대전 선수들은 연습경기를 시작했다. 왕 감독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연습경기를 지켜봤다. 이때 이재우 대전 총무팀장이 보조구장을 찾았다. 어두운 얼굴의 이 팀장은 왕 감독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종이 한 장을 건냈다. 왕 감독의 얼굴은 굳었다. 기자가 묻자 왕 감독은 "아무 것도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참을 하늘만 보던 왕 감독은 힘들게 입을 열었다. "구단의 일방통행을 이해할 수 없다.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로운 사장님이 온 뒤로 나와 미팅도 없었다. 구단에서 감독을 내보낼 때는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왕 감독은 '감독 계약해지통보'라는 제목의 문서를 보여줬다. 해임 사유에는 '승부조작 사건관련 선수단 총체적 관리 부실'과 '성적부진'이라고 적혀있었다. 왕 감독은 "현재 K-리그 승부조작은 대전 구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이렇게 물러나면 다른 15개 구단 감독도 위험할 수 있다. 구단이 감독을 파리 목숨으로 알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권고사임과 해임은 다르다.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관련해 김광희 대전 신임사장은 "내가 오기 전부터 이사회에서 왕 감독의 사표를 수리했다. 나는 그냥 통보한 것에 불과하다"며 "5월 말 승부조작이 터졌을 때 정리됐어야 하는 일이다. 어차피 왕 감독도 6월 9일에 사표를 냈었다"고 설명했다. 회전문 인사로 대전에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나도 우송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었다. 교수라는 편안한 직업을 버리고 대전으로 왔다. 코드인사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어 "이르면 다음주까지 훌륭한 감독을 영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전은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기존에 대전에서 감독을 하던 분을 데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1.07.0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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