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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토리] '최지우 마스크' '노트북'까지…렌털 서비스 인기에 대기업도 참전
'최지우 마스크부터 삼성 노트북까지.'렌털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과거에는 '당연히 구매한다'고 여겼던 제품들이 '빌려 쓰는 물건'으로 변화하고 있다. 렌털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고루 사용하고, 물건이 좋다는 판단이 들면 비로소 구매하는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종합적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이다. 20~50대 여성과 젊은 남성 사이에 압도적 지지를 받는 롯데렌탈의 라이프 스타일 렌털 플랫폼 ‘묘미’는 올해 고가의 뷰티 디바이스나 유명 브랜드의 노트북을 렌털 전용으로 내놓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렌털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대기업들도 속속 발 들이며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최지우 마스크? "나는 선체험, 후구매한다" 오는 8월 서비스 출시 2년을 맞는 묘미는 앱 누적 다운로드 수 50만 건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렌털 서비스 플랫폼이다. 때마침 '공유 경제'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초창기 유아용품과 명품 가방·가전제품 등에 그쳤던 제품군도 반려동물 용품·침대 매트리스·커피 머신·노트북·뷰티 기기까지 확대됐다.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비데나 정수기·연수기만 빌려 쓰는 시대는 끝났다. 렌털 플랫폼에는 과거에는 당연히 사서 쓰던 제품들이 빌려 쓰는 물건으로 등록돼 활발하게 대여되고 있다.렌털 제품 폭이 워낙 넓어서 이제 새로 추가되는 제품군이 드물 지경"이라고 말했다.뷰티 디바이스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묘미에 올해 들어 새롭게 추가된 몇 안 되는 제품군 중 하나다. 최근 수년 사이에 얼굴과 피부를 관리하는 셀프 케어 제품과 브랜드가 늘어나고 대중화한 덕분이다. 실제로 묘미에는 LG전자 '프라엘' '엘리닉 LED 마스크' 등 업계 간판급 마스크가 모두 입점해 각축을 벌인다.다양한 마스크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명 '최지우 마스크'로 유명한 '보미라이'다. 묘미 입점 한 달 만에 패션·뷰티 부문 베스트 1위에 선정됐을 정도로 두각을 보인다.보미라이는 국내 처음으로 원적외선 핵심 기술을 적용한 국내 뷰티 마스크다. 원적외선 빛이 피부 깊숙이 침투하면 세포가 1분에 2000번씩 진동해 피부에 활력을 준다. 피부관리실에 가지 않고도 피부 활성화 및 수분·탄력·보습력·모공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20~40대 여성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있다.그만큼 잘나간다. 보미라이는 지난 6월 묘미에서 2주간 체험형 렌털 프로그램을 선보인 뒤 렌털 순위 최상단에 꾸준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구매에 앞서 보미라이를 체험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중시키며 1·2차 체험 수량을 완판한 데 이어 3차 수량 역시 오픈과 동시에 패션·뷰티 부문 베스트 아이템으로 올라섰다.묘미 측 설명에 따르면, 묘미에서 보미라이 마스크를 렌털해 체험 서비스를 진행하면 2주간 부담 없이 보미라이를 사용한 뒤 5만원 할인 쿠폰까지 받아 합리적 가격으로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여성 소비자 마음을 훔치게 한 비결 중 하나다.묘미에서 보미라이를 렌털해 사용한 30대 여성 A씨는 "최근 LED 마스크를 비롯한 뷰티 디바이스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비싼 돈을 들여 샀다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부작용도 걱정됐다"고 말했다.그는 "우연히 묘미에서 다양한 뷰티 디바이스가 입점한 것을 알고 찾아보다가 보미라이 체험 서비스를 알게 됐다. 사용해 보니 마음에 들어서 할인 혜택을 받아 구매까지 결심했다"고 말했다.보미라이 관계자는 "비교적 고가인 제품을 직접 구매하지 않아도 제품 효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기획했는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할인 혜택 등도 제공하면서 선체험 이후 장기 렌털이나 구매로 연결된 사례가 늘고 있다"며 흐뭇해했다.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에서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뷰티 기기는 유통가에서도 소비 능력이 큰 세대로 분류되는 20~40대 여성이 주 고객층이다. 실제 묘미에서 마스크를 선택한 연령층은 20대 22%, 30대 44%, 40대 27%, 50대 6%의 분포를 보였다.묘미 관계자는 "뷰티 기기가 렌털 서비스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포미족(ForMe族·개인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처럼 자신의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트렌드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취미·운동 등으로 자신에 대한 투자를 늘려 가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뷰티 기기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마스크의 경우 80만~130만원대에 이를 정도로 고가에 속한다. 똑똑한 소비자가 늘면서 구매 이전에 렌털로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렌털 업계에 뛰어들어 활발하게 사업하는 LG전자는 올해 누적 계정 130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IS포토] 1인 가구·'가심비' 찾는 소비자 늘자…대기업도 진출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11년 19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8조7000억원으로 6년 사이 무려 47.1%나 커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20년에는 두 배 이상인 40조1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렌털 시장의 성장은 1인 가구 증가와 궤를 같이한다. 1인 가구의 경우 혼자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빌려 쓰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55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8.5%를 차지했다. 2000년 1인 가구 수가 222만 명(15.54%)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났다.가심비를 먼저 따지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렌털 시장의 미래를 밝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20대 대학원생 B씨는 "옛날에는 중고로 물건을 사거나 빌려서 쓰면 조금 부끄러웠다. 찝찝한 것도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요즘은 구제가 인기고, 이런 물건만 모아서 파는 시장도 '핫 플레이스'가 되지 않나. 렌털해서 사용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효율적인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매트리스는 이 같은 소비자 인식 변화가 극명하게 드러난 품목으로 꼽힌다. '잠은 가려 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의 틀 자체를 바꿨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실적이 말해 준다. 2011년 국내 최초로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한 웅진코웨이는 올해 1분기 기준 46만3000개 계정을 확보했을 정도로 매트리스 대여 흥행에 성공했다. 렌털 계정은 업계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웅진코웨이가 매트리스 렌털에서 재미를 보자 2016년 청호나이스, 2019년 현대렌탈케어가 잇따라 매트리스 렌털 시장을 키워 나가는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생활 속 모든 물건이 렌털 범주에 들어오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물건을 굳이 소유하지 않고 빌려 써도 괜찮다'는 방향으로 바뀌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특히 매트리스는 꾸준한 관리와 소독이 필요하다는 인식까지 겹치면서 날개를 달았다"고 말했다.렌털이 돈이 된다는 평가가 나오자 대기업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청호나이스와 손잡고 9kg급 건조기와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청호나이스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교원웰스·현대렌탈케어 등 렌털 시장 상위권 경쟁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업체들과 협업해 왔다. 그러나 올해 방판 인력 3500명을 보유한 청호나이스를 새 파트너로 삼으면서 렌털 시장에 정성을 쏟고 있다.일부에서는 간접 방식으로 렌털 서비스를 해 오던 삼성전자가 직접 진출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코리아 렌탈쇼'에서 단독 부스를 열고 에어컨·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공기청정기 '큐브' 등을 전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 제품을 홍보하는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그러나 렌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직접 진출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다고 본다.업계 한 관계자는 "굴지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렌털에 뛰어들면 적합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면서도 "렌털 서비스 자체가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시작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LG전자는 자사 가전을 중심으로 약 10년 전부터 렌털 시장에 직접 뛰어든 뒤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LG전자의 렌털 누적 계정은 2015년 23만 개, 2016년 40만 개, 2017년 76만 개, 2018년 128만 개로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이 77.4%에 달한다.업계는 정수기나 공기청정기를 비롯한 생활 가전과 에어컨·의류관리기 등 대형 가전 포트폴리오를 갖춘 LG전자가 올해 누적 계정 130만 개를 충분히 돌파할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 LG전자의 가전 렌털 사업을 주도하는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은 2018년 매출액 29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렌털업은 1997년 금융 위기 이후 '비싸니까 빌려 주자'는 개념에서 시작돼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인구수 감소에 따른 거주 문화와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렌털업의 미래도 밝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7.2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