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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당신의 배팅 볼 투수는 누구입니까

최근 통화한 어느 프로야구팀의 A에게 새해 계획을 묻자 “당장 캠프에서 배팅 볼 던질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선수 출신인 A는 일찌감치 프런트로 전업한 뒤 전력 분석 업무 등을 맡다가 지난해까지 스카우트로 일했습니다. 구단 인사로 선수단 지원 업무를 새로 하게 됐다며 전지훈련 때 배팅 볼 준비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배팅 볼은 타격 훈련 때 선수들 타격감을 끌어 올리기 위해 던져주는 공을 말합니다. 주로 훈련을 지원하는 프런트 직원들이 던지고 때때로 코치분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도와줍니다. 캠프 기간에 배팅 볼을 전문적으로 던질 경우 하루에 보통 300개에서 400여 개의 공을 던집니다. 보통 145g짜리 야구공 (KBO 공인구 합격 기준 141~148g)을 그날 훈련 조 타격 순서에 맞춰 1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던져야 합니다. 이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꺼번에 400개를 던지면 어깨가 뻐근합니다. 그렇게 매일 던지다가는 배팅 볼 투수도 혹사로 쓰러집니다. 구단 운영팀은 캠프 기간 배팅 볼 투수들의 로테이션을 잘 짜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좋은 팀에는 실력있는 배팅 볼 투수들이 있습니다.왼손잡이 배팅 볼 투수를 구해달라는 현장 주문이 있을 때 캠프 몇 달 전부터 지역 아마추어팀 등에서 추천을 받고 테스트를 진행해 뽑기도 합니다. 배팅 볼 투수 자리는 프로팀 프런트에 입문하는 ‘좁은 문'이기도 합니다. A 역시 그렇게 들어와 배팅 볼을 던지고 훈련을 돕는 일부터 하다가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중요한 자리로 승진하는 중입니다. 타자들의 미묘한 폼의 차이나 장단점을 파악하는 눈썰미가 좋은 그는 제가 아는 범위에서 절묘하기로 소문난 배팅 볼을 던집니다.그런데 일부 배팅 볼 투수는 가끔 ‘영점’을 잡지 못해 어렵게 잡은 자리에서 교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유명한 베테랑 등이 많은 1군 캠프에서 배팅 볼 투수로 데뷔할 때 심적 부담이 커서 그렇다고 합니다. 심지어 타자 몸에 던지거나 아예 투수처럼 작심하고 던지다 회전이 강하게 걸린 공으로 타격 훈련 중에 타자 방망이를 부러뜨리게 만듭니다. 컨디션을 조율하고 타격감을 집중적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선수들이나 지켜보는 감독, 코치는 짜증을 숨기지 않습니다. ‘가볍게 툭툭 가운데로 던지면 되지’ 싶지만 그게 참 어렵다고 던져본 사람들은 말합니다. 팀 내 코치분들 중에서도 캠프 때 배팅 볼을 안 던지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저마다 사연과 트라우마가 있어서였습니다.여러분은 ‘배팅 볼’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집중력, 협력 같은 긍정적인 의미가 있을 겁니다. 타자들이 정타를 만들려는 노력, 이를 돕는 지원 스태프의 헌신은 분명 실력과 팀워크를 키웁니다. 그렇지만 단조로움, 실력 부족 같은 부정적인 뉘앙스도 생각납니다. 실전과 동떨어진 상황과 환경이 반복된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가 너무 쉽기만 하면 실력 향상이 되지 않겠죠.A에게 좋은 배팅 볼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우리 선수가 잘 치는 코스를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선수가 원하는 방향과 선수 특성에 맞춰야죠”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누구는 치기 좋은 코스에 꾸준히 넣어주는 걸 바라고, 누구는 빠른 템포로 강하고 실전 같은 공을 요구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A는 타자의 강점에 맞춰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을 넘어 약점을 보완시키는 것도 요령이라고 덧붙입니다. “선수 별로 잘 치는 코스에 던져 감을 올린 다음 반대편이나 어려워하는 변화구를 한두 개씩 섞어주죠. 시즌 들어가면 경기 전에 예민하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요즘 최신 피칭 머신에는 AI 기능이 보태져 주요 투수의 구종과 구속을 따라 하기도 합니다. 과연 배팅 볼 투수가 살아남을까요. A는 웃으며 “사람만의 교감이란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정한 투구 템포나 버릇까지 기계가 완전히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고요. 사람은 타자 컨디션에 맞춰 변화를 주죠. 무엇보다 우리는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파이팅도 크게 냅니다. 분위기를 살리는 것, 이것까지 따라할 수 있을까요.”그의 말을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배팅 볼 투수는 누구일까.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배팅 볼을 던지고 있을까.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1.20 07:30
연예일반

‘히트맨2’ 권상우, 안 죽었네 [줌인]

배우 권상우가 영화 ‘히트맨2’로 다시 한번 건재함을 증명했다. 연륜과 경험으로 쌓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변치 않는 액션 타격감으로 배우로서 존재감과 클래스를 보여줬다는 평가다.오는 22일 개봉하는 ‘히트맨2’는 지난 2020년 개봉해 240만 관객을 동원, 그해 흥행 톱4에 오른 ‘히트맨’의 속편이다. 영화는 준이 그린 웹툰 속 에피소드가 현실 테러로 이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극중 권상우는 주인공 준을 연기했다. 전편에서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국정원을 탈출했던 그는 암살 요원에서 흥행작가로 거듭나지만 그 덕에 암살 위협을 받는다. 전편이 그랬듯 ‘히트맨2’ 역시 최근 권상우가 보여줬던 이미지에 기댄 작품이다. 권상우는 생활밀착형 웃음부터 힘 있고 날카로운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영화의 핵으로 충실히 기능했다.◇멜로 전문 청춘스타→현실밀착형 코믹 배우권상우는 과거 한류 열풍을 이끈 멜로배우이자 청춘스타였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출발점이었다. 이후 그는 다수의 로맨스 작품에 출연, 부드러움과 강인함이란 상충되는 매력을 무기로 시대의 순정남 자리를 꿰찼다. 물론 개중에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청춘만화’ 등과 같은 코미디 장르도 있었지만, 모두 코미디보단 ‘로맨틱’에 방점이 찍힌 작품들이었다.그런 권상우가 ‘로맨틱’이란 단어를 떼고 온전히 코미디로 승부를 보기 시작한 건 10년 전 즈음이다. 성동일과 함께한 ‘탐정’ 시리즈가 분기점이 됐다. 권상우는 ‘탐정: 더 비기닝’, ‘탐정: 리턴즈’를 통해 스타로서의 ‘멋짐’을 내려놓고, 배우로서의 새 얼굴을 꺼냈다.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전성기에서 조금 멀어졌던 때”였다. 권상우는 어딘가 부족하고 그래서 또 애잔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여전히 잘 관리된 그의 외형과 빈틈 많은 캐릭터의 충돌은 꽤 큰 재미를 만들었다.이러한 모습은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 속 영화 ‘두 번 할까요’, ‘히트맨’, ‘스위치’ 등으로 연결됐고, ‘히트맨2’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번 작품에서 권상우가 연기한 준은 한때는 잘 나가는 국정원 요원이었지만, 이제 힘을 쓸 일이라고는 딸에게 플러팅하는 남사친과 자신의 웹툰에 악성댓글을 다는 중학생을 찾아갔을 때뿐이다. 그조차 아내 미나(황우슬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미나에게 매일 두들겨 맞는 게 일이던 준은 주식과 코인으로 벌어놓은 돈을 90% 날려 먹은 사실을 들키고 두려움에 떤다. 급기야 진실을 밝히라고 다그치며 총구를 겨누는 국정원 요원 용출(이순원)에게 “쏴. 어차피 집에 가서 죽는데 쏴”라고 소리친다. 모두 권상우의 애드리브다. 권상우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취조실 장면에서부터 코미디가 붙으면서 이야기가 쫙 흘러간다. 애드리브가 많았다”며 “사실 연기할 때 코미디가 가장 힘들다. 대본에 보이지 않는 걸 만들어야 한다. 근데 또 제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장르라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코미디에 녹인 ‘찐’ 액션물론 ‘히트맨2’에서 권상우가 보여주는 게 단순 코미디는 아니다. 권상우는 코미디 영화를 꾸준히 내놓는 동안에도 ‘웃긴’ 배우로만 소비되지 않았다. 중간중간 다른 색의 작품을 하기도 했지만, 코미디 장르 내에서도 변주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돋보인 건 단연 코미디 액션이었다. 데뷔 당시 권상우가 멜로 배우와 함께 가지고 간 타이틀은 액션 배우였다. 전문 스턴트맨 못지않은 날렵함과 타격감 넘치는 몸짓은 배우로서 특장점으로 작용했다.권상우는 코미디 장르에서도 이 부분을 적극 활용했다. 통상 코미디에서 액션은 면피용으로 시늉만 하는 경우가 많지만, 권상우에게는 예외였다. 그는 정석 액션을 코미디 장르 안에 적절한 비율로 녹여내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권상우만의 장르를 만들었다. 특히 본인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지형지물을 이용한 액션들의 타율이 좋았다.‘히트맨2’의 진가도 여기서 나온다. ‘히트맨2’은 슬랩스틱 코미디가 가미된 액션에서 출발해 강도 높은 액션에 종착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러시아, 일본, 중국 범죄자들과 펼치는 3:1 격투, 그리고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피에르 쟝(김성오)과의 연필 액션이다. 권상우는 이들 혈투를 역동적이고 극적으로 그려내며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권상우는 언제나처럼 대역도 마다했다. 전편에 이어 ‘히트맨2’를 연출한 최원섭 감독은 “고난도 액션에 날씨도 더웠는데 모두 대역 없이 소화했다”며 “권상우는 액션에 있어 독보적 존재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극찬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권상우가 액션 연기에 진정성이 있는 배우라는 건 이미 ‘말죽거리 잔혹사’ 때부터 드러났다. 특이한 지점은 여기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섞은 것이다. 물론 코미디와 액션이 국내에서 동떨어진 장르는 아니지만, 권상우만이 할 수 있는 코미디 액션이 분명히 있다”고 짚었다. 이어 “권상우가 최근 보여준 액션은 성룡의 액션처럼 본인이 직접 하면서 코미디를 섞는다.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17 06:00
프로야구

고영우·김태진 경합...키움, '포스트' 김혜성을 찾아라

김혜성(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며 그의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는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새 주전 2루수를 찾아야 한다. 치열한 신·구 경쟁이 예상된다.김혜성은 지난 세 시즌 2루수로 연속 1000이닝 이상 소화했다. 준수한 수비 능력을 보여줬고, 빼어난 타격 성적을 남기며 이 기간 3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키움의 '전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MLB로 진출하며 생긴 중견수 공백은 일찌감치 그의 후계자로 꼽혔던 이주형이 메웠다. 반면 김혜성이 지켰던 2루는 마땅한 대체 선수를 꼽기 어려워 보인다.키움은 입단 2년 차를 맞이하는 이재상을 주전 유격수로 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2024) 유격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데뷔 11년 차 김태진(30)이 2루수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김태진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타석에서도 작전 수행을 잘 해내는 선수다. 지난 시즌 대졸 신인으로 입단한 고영우(24)도 새 주전 2루수 후보다.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유명세를 치른 그는 2024시즌 초반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1군 무대에 연착륙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리빌딩 중인 키움의 운영 기조와 적합한 선수다. 지난달 영입한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36), 지난 시즌 김태진을 백업하며 유격수로 14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입단 6년 차 김병휘(24)도 주전 2루수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다. 주축 선수의 포지션 전환도 가능하다. 일단 주전 3루수였던 송성문(29)을 2루수로 내세우고, 3루는 다른 젊은 내야수에게 맡기는 방안도 있다. 지난 시즌 김혜성 다음으로 많이 2루 수비를 소화했던 선수가 송성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도 2루수를 맡기도 했다. 2024시즌에는 주전 1루수로 뛰었지만, 원래 주 포지션이 2루수인 베테랑 최주환(37)도 활용할 수 있다. 다른 베테랑 이원석(38)이 1루수를 대신 맡으면 된다. 이는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장기적으로는 2025년 신인들도 김혜성의 후계자가 될 수 있다. 2024년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 출신 2라운더 염승원(19)은 대형 내야수로 성장할 자질을 인정받은 선수다. 최근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아 재활 치료 중이지만, 복귀한다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고 출신 3라운더 어준서도 눈여겨볼 유망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1.09 07:37
영화

‘강남 비-사이드’ 지창욱 “어린 시절 모습에 머무르고 싶지 않아” [IS인터뷰]

“다들 고생 많이 했는데 많은 분이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배우 지창욱이 디즈니플러스 ‘강남 비-사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6일 첫 공개된 ‘강남 비-사이드’는 마지막 회 공개를 이틀 앞두고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 월드와이드 1위(이하 11월 25일 플릭스패트롤 기준) 수성, 7개국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글로벌 화제성을 입증했다.지창욱은 ‘강남 비-사이드’ 종영에 맞춰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이번에도 성과를 예상하지는 못했다. 주위에서 몇 위라고 성적을 전해줘도 여전히 체감이 잘 안된다”며 미소 지었다.“사실 끝났다는 것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제 작품이라 그런지 (회차가) 짧은 거 같은 느낌이에요. OTT 작품이라 누군가에게는 오늘이 시작이 될 수 있지만, 어쨌든 이렇게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다행이다 싶죠. 선물을 받은 거 같은 기분이에요.”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은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김형서)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를 따라가는 추격 범죄 드라마로, 극중 지창욱은 강남 일대를 휘어잡은 악명 높은 브로커 길호를 연기했다. 어린 시절부터 생존이 목표였던 인물로, 제 삶과 비슷한 식구들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캐릭터다.“길호는 사람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 인물로, 자기 사람에 대한 보호 본능과 집착이 있어요. 그래서 그걸 누군가가 건드렸을 때 폭발하는 감정이 굉장히 크죠. 연기할 때도 그런 지점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물론 길호가 재희를 찾아 나서는 이유가 단순 ‘식구’여서는 아니다. 드라마에서는 편집됐지만, 사실 길호와 재희 사이에는 사랑이란 감정이 존재한다. 지창욱은 “둘의 서사, 러브라인이 많이 생략됐다. 사랑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진해지면 작품의 메시지가 흐려졌을 것”이라며 “주어진 상황 안에서 재희를 지키고자 하는 길호의 감정을 뚜렷하게 보여주려고 했다”고 부연했다.‘강남 비-사이드’의 하이라이트인 액션신 이야기에는 혀를 내둘렀다. 지창욱은 극중 작은 칼 등 무기를 활용한 액션부터 타격감 넘치는 맨몸 액션까지 다양한 형태의 ‘생존형’ 액션을 선보인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묻자 지창욱은 망설임 없이 옥타곤 맨몸 액션을 꼽았다.“일단 한겨울이라 공간이 너무 추웠어요. 맨몸이라 보호대를 차기 어려운 상황에 계속 오일을 부으면서 싸워야 했죠. 사실 개인적으로 맨몸 액션 자체를 안 좋아하기도 하고요. 제가 무술가가 아니라 그런지 옷이 가벼워질수록 하찮아 보이더라고요.(웃음) 감독님께도 두 번 세 번 ‘저 괜찮을까요?’라고 물어봤어요.”그러면서도 지창욱은 “액션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확실한 쾌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장르물을 자주 선보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인지 물었다. 지창욱은 자타공인 최고의 로맨스 ‘남주’지만, 근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유독 장르물, 특히 액션 누아르 작품이 많다. 지창욱은 “어렸을 때부터 누아르를 좋아했다. 그때는 기회가 많이 없기도 했고 이런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도 됐다”고 말했다.“작품을 넓혀 가면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찾은 기분이에요. 하던 것만 반복하면 한계가 올 수밖에 없잖아요. 계속 모험하고 도전해야 발전 가능성이 있죠. 저도 이제 곧 마흔이거든요.(웃음) 어린 시절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나이에 맞는 색깔을 내고 싶어요. 좋은 배우로 오래 남으려면 스스로 많은 것을 내려놓으면서 끊임없이 노력과 공부를 해야 합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02 05:40
프로야구

'운명의 날' 선발은 고영표, '벌떼 야구'로 일본행 정조준 [프리미어12]

운명의 날이 밝았다. 류중일 호의 프리미어12 첫 경기 대만전이 13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대만의 타이페이돔에서 열린다. 한국은 대만과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 공화국(16일), 호주(18일)를 차례로 상대해 슈퍼 라운드 진출을 노린다.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 라운드엔 조 2위까지 진출할 수 있다. 최소 4승 1패를 거둬야 안정권이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국내 훈련에서 "대만도 이겨야 하고, 쿠바도 이겨야 하고, 도미니카(공화국)도 이겨야 한다. 다 이겨야 올라간다"고 말할 정도로 험난한 행군이 예고돼 있다. 특히 첫 경기 대만을 잡지 못한다면 나머지 4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한국은 첫 경기 징크스가 있다. 최근 세 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1차전 패배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세 대회 연속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는 첫 경기 상대 대만에 패하며(2-4)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만큼 1차전이 중요하다. 류중일 호는 마운드의 힘으로 헤쳐나가고자 한다. 한국은 고영표(KT 위즈)와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베어스), 임찬규(LG 트윈스)로 선발진을 구성해 기선제압을 노린다. 첫 경기 대만전에선 고영표(KT 위즈)가 한국의 선발로 나선다. 고영표는 "과거에 대만 타자들이 사이드암 체인지업에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주무기가 체인지업인) 제 장점을 잘 살려서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말했다. 불펜진은 더욱 강력하다. 선발 투수로 분류된 4명의 선수를 제외한 투수들은 4번의 평가전에서 31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58을 기록했다. 고영표는 "중간 투수들의 공이 워낙 좋다. 내가 짧은 이닝을 소화하더라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다면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승리를) 잘 이끌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투수 김택연(두산)도 "불펜 선배들 공이 너무 좋아서 한 마디로 믿음직스럽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대표팀 마무리는 박영현(KT)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영현은 지난 10일 대만 프로팀 웨이쥐안과 평가전에서 9회 승부치기 상황에 등판, 시속 150㎞의 하이패스트볼 결정구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삼진 잡을 구위가 있어야 한다"라며 박영현을 대표팀 마무리로 낙점했다. 타선에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의 활약을 주목할 만하다. 윤동희는 대표팀의 네 차례 평가전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해 타율 0.333(9타수 3안타), 볼넷 2개로 활약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최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대만 평가전에서 2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다만 4번 타순이 고민이다. 장타로 해결사 능력을 보여줄 선수가 없다. 당초 대표팀은 지난해 홈런왕(31개) 노시환(한화 이글스)을 중심으로 타선을 꾸리려 했으나, 노시환이 올해 정규시즌 부진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문보경과 박동원(이상 LG 트윈스)을 4번 타자 후보로 두고 평가전을 치렀지만, 문보경은 평가전 타율 0.200(15타수 3안타)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박동원은 타율 0.400(10타수 4안타)로 좋았지만 장타가 2루타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해결사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류 감독은 "4번 타자는 유동적이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기용하겠다"고 밝혔다.한편, 대만의 한국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선수는 린여우민(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다. 좌완 투수인 그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에서 한국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결승에서도 한국은 린여우민을 다시 만나 5회까지 2점을 내는데 그쳤다. 첫 경기 대만을 잡기 위해 류중일 호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윤승재 기자 2024.11.13 08:15
프로야구

평가전 홈런 2개, 아파트 세리머니 제안까지...대표팀 '인싸' 윤동희

프리미어12 한국 국가대표팀에 공식 세리머니가 생겼다. 두 손을 펴고 위아래로 교차하며 리듬을 타는 동작이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케이팝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협업, 최근 2주 연속 '빌보드 글로벌 200' 1위에 오르며 신드롬을 일으킨 곡 아파트(APT.)의 퍼포먼스다. 야구대표팀 선수들은 10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대만 프로야구팀 웨이취안 드래건스와의 평가전에서 '아파트 세리머니'를 처음 선보였다. 1회 김도영(KIA 타이거즈)을 시작으로 안타와 홈런을 치는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향해 이 동작을 했다. 대표팀 주장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더그아웃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 선수들에게 세리머니를 공모했다. 여기서 외야수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윤동희는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아파트 댄스가 (송)성문이 형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윤동희는 웨이취안전 2회 말, 상대 선발 투수 궈여우정의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받아 쳐 좌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그는 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를 한 뒤 중계 카메라를 주시하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아파트 댄스를 췄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윤동희는 프리미어12 조별예선 첫 경기를 앞둔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일단 타격감이 뜨겁다. 웨이취안전에서는 선제 홈런을 치며 대표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 평가전 2회 초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라이몬드 피게레도의 147㎞/h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를 만나도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는 스윙 궤적을 가졌다. 현재 대표팀 타자 중 컨디션이 가장 좋다"라며 윤동희를 칭찬했다.윤동희는 지난 시즌(2023) 롯데의 주전 외야수로 올라선 신예다. 비범한 재능을 인정받아 그해 10월 열린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는 AG에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종료 뒤 이어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출전했다. 윤동희는 2024 정규시즌 타율(0.293) 홈런(14개) 타점(85개) 부문에서 모두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한 단계 성장했다. 시즌 뒤에는 무난히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했다. 윤동희는 "나는 국제대회가 정말 재밌다. 생소한 공을 보는 게 신기하다. 더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과 만날 수 있는 프리미어12가 정말 기대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과감하고 빠른 승부를 하겠다고 예고한 그는 대표팀이 치른 네 차례 평가전에서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그는 '국제대회 체질'을 증명했다. 대표팀 생활도 그야말로 '인싸(Insider·어디에서든 잘 어울리는 사람)'다. 막내급 선수인데도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선수가 윤동희다. 그는 "젊은 선수들만 있었던 AG보다 (포수 박동원, 투수 고영표 등) 베테랑 선배들도 많은 이번 대표팀이 더 좋다"라며 웃었다. 2024 정규시즌 빼어난 성적을 낸 홍창기(LG 트윈스), 송성문의 타격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며 즐거움을 느꼈다. 대만 입성 나흘째인 대표팀 선수들은 11일에는 휴식을 취했다. 대회 첫 경기인 대만과의 조별리그(B조) 1차전(13일 오후 7시30분)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했다. 최근 한국 대표팀은 국제대회 첫 경기에 유독 약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호주, 2017·2013년 대회에선 각각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덜미를 잡혔다. 대만을 상대로는 '참사'로 끝난 2006 도하 AG 첫 경기에서 2-4로 패한 바 있다.한국은 대만전을 시작으로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로 예선전을 치른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4강)에 진출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잡을 팀은 잡아야 한다. 대만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12 05:25
예능

정근우, 선배 이택근에 독설 후 분노 표출… 그 이유는? (‘최강야구’)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경기상고를 움찔하게 만든다.오는 11일 방송되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106회에서는 최강 몬스터즈와 경기상고 양 팀의 승리를 향한 혈투가 펼쳐진다.이날 몬스터즈 선수들은 웜업 시간부터 초집중하며 타격 연습을 이어간다. 이를 지켜보던 경기상고 선수들도 감탄할 정도. 그리고 이 흐름은 본 경기까지 이어져 ‘거를 타선이 없다’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안타를 만들며 최근의 연승 기세를 이어간다.하지만 몬스터즈에 맞서는 경기상고도 2025 프로 야구 신인 드래프트 지명자 6명을 배출한 강팀이다. 특히 트윈스에 지명된 경기상고의 추세현은 첫 타석부터 매서운 스윙을 보여주며 몬스터즈를 긴장하게 한다. 게다가 이번 시즌 도루 20개를 성공한 호타준족형 타자이기에 누상에 나가면 적극적으로 다음 베이스를 노린다. 과연 몬스터즈의 주전 포수 박재욱은 빠른 발로 베이스를 노리는 추세현을 잡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한편, 몬스터즈 타선에서 묘한 하극상이 벌어진다. 최근 코치에서 선수로 복귀한 이택근이 기대에 못 미치는 스윙으로 덕아웃의 원성을 산다.결국 정근우는 이택근에게 독설을 하며 분노를 표출한다는데. 과연 정근우의 독설이 이택근의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그는 ‘선배의 위엄’을 되찾을 수 있을지 본방송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최강야구’ 106회는 오는 11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1.10 13:47
메이저리그

1988 허샤이저→2020 시거...토미 현수 에드먼, CS·WS 'MVP 동시 석권' 계보 이을까 [IS 포커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PS)은 열도를 흔들고 있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지난 시즌까지 일본 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에 진출, 팀 주축으로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를 상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시리즈(CS)에선 다른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가 뉴욕 메츠의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국내 야구팬은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PS에 진출했지만, 김하성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NLCS에 이어 WS에서도 한국인 피가 흐르는 선수 덕분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토미 현수 에드먼(29·다저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한국인 이민자 2세 곽경아씨의 아들과 미국인 존 에드먼의 둘째 아들로 외할머니(데보라 곽) 여사로부터 '현수'라는 미들 네임을 받았다. 토미 에드먼은 지난 7월 트레이드 마감일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했다. 전반기 내내 부상 재활 치료를 받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올가을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능력뿐 아니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다저스의 WS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NLCS에서는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토미 에드먼의 활약은 양키스와의 WS에서도 이어졌다. 1차전에서는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2-3으로 지고 있었던 연장 10회 말 1사 1루에서 제이크 커즌스를 상대로 2루수 강습 타구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다저스는 후속 타자 오타니가 바뀐 투수 네스토르 코르테스를 상대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후속 타자 무키 베츠가 고의사구로 출루해 이어간 기회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끝내기 만루홈런을 쳤다. 1차전에서 역전 연결고리를 했던 토미 에드먼은 2차전에선 해결사로 나섰다.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카를로스 로돈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치며 다저스에 선취점을 안겼다. 토미 에드먼은 3회 말 4-1로 앞선 상황에선 2루타를 친 뒤 도루까지 해내며 양키스 마운드를 흔들었다. 다저스가 WS에서 우승하려면 아직 2승이 남았고, 28일 3차전부터는 뉴욕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오른 결과에 예단은 이르다. 하지만 에드먼의 WS MVP 수상 기대감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1·2차전 모두 홈런을 친 프리먼이 한 발 앞서 있는 게 사실이지만, 토미 에드먼도 다저스 타자 중 유일하게 2경기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높은 타율(0.500)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수비 기여도는 유격수를 맡고 있는 토미 에드먼이 한 발 앞선 게 사실이다. 단기전 경기력은 정규시즌 성적, 이름값과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올 시즌 양대 리그 홈런왕 애런 저지(양키스)가 WS 1·2차전에서 삼진 6개를 당하는 등 1안타에 그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CS부터 좋은 기운을 보여준 에드먼의 WS 활약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다저스가 우승한 최근 두 차례(2020·1988년) PS에서의 흐름도 눈여겨 볼 만하다. 2020시즌에는 당시 주전 유격수였던 코리 시거가 타율 0.400 2홈런 5타점을 올리며 WS MVP에 올랐다. 그는 앞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CS에서도 홈런 5개를 치며 MVP를 거머쥐었다. 1988년에는 다저스 역사를 대표하는 투수 오렐 허샤이저가 CS(3선발·24와 3분의 2이닝 3자책점)와 WS(2선발·2승·18이닝 2자책점) 모두 MVP를 수상했다. 어머니가 해주는 잡채와 오이김치를 가장 좋아하다는 토미 에드먼. CS 수상 소감을 전할 때는 자신의 공이 아닌 동료들의 활약을 먼저 치켜세웠다. 그야말로 한국인 정서. 토미 에드먼의 WS에 국내 야구팬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28 15:09
메이저리그

'미쳤다' 오타니도 베츠도 아니다, 다저스 PS 유일한 3할타자 한국계 에드먼

'한국계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29)이 LA 다저스의 가을 야구에서 펄펄 날고 있다.에드먼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2차전에 5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선취점은 에드먼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0-0이던 2회 말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에드먼은 양키스 선발 카를로스 로돈의 시속 154㎞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발사각 38도, 비거리 108m. 다저스는 1-1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2점 홈런, 1차전 끝내기 만루포의 주인공인 프레디 프리먼이 '백투백 홈런'을 작성하며 이겼다. 에드먼은 전날(26일) 1차전에서는 9번 타자·유격수로 나와 4타수 2안타를 쳤다. 에드먼은 지난 14일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포스트시즌(PS)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최근 5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에드먼은 한국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곽경아 씨의 아들로 한국계 미국인이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기도 했다. 에드먼은 지난 7월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했다.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유격수와 중견수를 오가며 유틸리티 능력을 뽐냈지만, 공격에선 정규시즌 37경기 타율 0.237 6홈런 20타점 OPS 0.711로 다소 아쉬웠다. MLB 정규시즌 통산 성적은 633경기에서 타율 0.263 59홈런 242타점이다. 에드먼은 이번 PS에선 4번과 9번 등 다양한 타순은 물론 내야수와 외야수를 오가며 팔방미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메츠와의 NLCS에서는 타율 0.423(26타수 11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NLCS 3차전부터 4번 타자를 맡아 장타력과 해결사 능력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에드먼은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시즌 연속 PS 무대를 밟았지만 15경기에서 타율 0.224(58타수 13안타) 0홈런 3타점에 머물렀다. 2021년 NL 골든글러브 수상자 출신으로 공격보다 수비에서 기대감이 컸던 선수였다. 그러나 올가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PS 13경기에서 타율 0.365(52타수 19안타) 2홈런 13타점을 몰아치고 있다. 이번 PS 다저스에서 유일한 3할 타자다. 정규시즌 MVP 출신 무키 베츠는 이번 PS 타율 0.294, 오타니는 0.260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에드먼은 디비전 시리즈(타율 0.235)-챔피언십 시리즈(0.407)-월드시리즈(0.500) 등 큰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좋은 모습이다. 지금까지 다저스의 에드먼 영입은 '신의 한 수'로 통한다. 이형석 기자 2024.10.28 08:47
프로야구

"김헌곤! 김헌곤!" 팬들의 환호에 소름, "구자욱의 몫까지, 공에 맞더라도 이기겠다"는 구 캡틴의 각오

"김헌곤! 김헌곤!"클리닝 타임이 끝나고 이어진 6회 초, 홈팀 삼성 라이온즈 야수들이 수비 포지션으로 이동하자 갑자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들썩였다. 3루 홈팀 응원 팬들이 김헌곤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한 것. 이는 김헌곤이 좌익수 수비 위치에 서기까지 계속됐다. 앞선 5회 말 터진 김헌곤의 쐐기 2점포에 팬들이 열광한 것. 귀중한 홈런이었다. 3-1로 근소하게 앞선 5회 2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김헌곤은 상대 투수 유영찬의 5구 슬라이더를 퍼올려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사실상 삼성 쪽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홈런이었다. 김헌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헌곤은 6-1로 앞선 7회 말에도 홈런을 또 쏘아 올렸다. 선두타자 김지찬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김유영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사실 김헌곤의 홈런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날 김헌곤은 '좌투수 선발'을 겨냥한 박진만 감독의 승부수였는데,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기대했을 뿐, 정규시즌 117경기에서 9개 홈런을 때려낸 선수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한다는 건 욕심이었다. 하지만 김헌곤은 그 이상의 활약을 해냈다.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김헌곤은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돼 기쁘다. 기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런 분위기가 왔을 때 팀원들 사기를 위해 하트 동작을 했는데 과했나 싶다"라고 웃었다. 김헌곤 역시 주장 출신이다.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솔선수범해서 분위기를 끌어가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본능적으로 나온 동작이었다. 이어 6회 팬들의 연호를 들었을 때를 돌아보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장면이었다. 야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헌곤의 활약에 삼성도 걱정을 덜었다. 이날 경기 초반 핵심 타자 구자욱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의의 사고가 있었다. 구자욱은 좌측 무릎 인대 미세손상으로 3, 4차전 출전이 힘들어졌다. 이에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겼지만 흥이 나지 않는다"라면서도 "구자욱의 빈 자리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헌곤과 윤정빈 등으로 메울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김헌곤의 각오도 남다르다. 구자욱의 부상 이탈에 대해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선수라 마음이 무겁다.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최대한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한 김헌곤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가 치고 못 치고가 중요하지 않다. 몸쪽 가까이 공이 날아오면 다 맞을 거다"라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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