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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 백상] '진짜 사람'을 그려낸 임상춘 작가의 필력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에서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공효진이 동백꽃 극본 임상춘이 극본상을 수상하자 환하게 웃고있다.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한 종합예술시상식 ‘56회 백상예술대상’은 6월 5일 오후 4시 50분 경기도 킨텍스 7홀에서 진행되며 JTBC·JTBC2·JTBC4에서 생중계된다. 특별취재반 / 2020.06.05/ 극본상까지 단 세 작품이 걸렸다. 56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극본상의 주인공은 임상춘 작가에게 돌아갔다. 임상춘 작가는 입봉작이자 4부작인 '백희가 돌아왔다'를 시작으로 '쌈, 마이웨이'로 안타를 기록했고 '동백꽃 필 무렵'으로 만루홈런을 쳤다. '동백꽃 필 무렵'은 2019년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시청률인 기록인 23.8%를 기록했다. 성공에는 많은 요소가 있었지만 탄탄한 대본의 힘이 7할이상이었다는 평가다. '대본이 정말 완벽해서 뭔가를 더 할 필요가 없었다' '책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 대본에 표현된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하기만 해도 성공한다는 생각이었다' '대본이 굉장히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하는 게 목표였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임상춘 작가의 공은 컸다. 공효진(동백)과 강하늘(황용식)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미 넘치는 옹산이라는 장소와 주변 이웃,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마의 등장까지 정겹지만 반전이 있고 사랑스럽지만 눈물이 있는 대본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로맨스와 휴머니즘, 스릴러를 적절히 섞으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었다. 임상춘 작가의 진가는 '진짜 사람' 얘기다. 세상의 두터운 편견에 웅크리고 있는 공효진. 옹산의 다이애나·미혼·애 엄마·술집사장으로 6년간 그를 꾸준히 괴롭혀 온 편견을 다뤘다. 거창하지 않지만 소소하면서도 현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더욱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성공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다른 싱글맘 백희와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겪고 있는 '쌈 마이웨이'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 우리 주변에 있는 보통 사람들의 현실을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렸다. TV 부문 김옥영 심사위원장은 "아직 작품이 많지 않음에도 쓰는 대본마다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흡인력이 뛰어나다. 지금까지의 필모그라피만 봐도 한국드라마사의 명작가들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 필력이 뚜렷하다. 올해 경력이 낮은 작가들이 선방했고 그 중 임상춘 작가가 가장 뛰어난 결과물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06.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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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이규성·SF9 다원, 新 까불이들의 활약…날것 매력 장착

'라디오스타'에 까불이들이 등장했다. '진짜 까불이' 이규성과 '연예계 호사가' SF9 다원이 날 것의 매력으로 안방극장의 눈도장을 찍었다. 18일 방송된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는 '까불지 마' 특집으로 꾸며졌다. 배우 서현철, 코요태 김종민, 배우 이규성, SF9 다원이 출연했다. 화제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까불이로 열연을 펼친 이규성이 드라마 비화를 공개했다. 드라마 마지막까지 까불이 정체에 대한 보안이 철저했다며 "스태프까지 속였을 정도였다. 저와 아버지 역할을 했던 배우 둘 외에는 모두에게 비밀이었다. 심지어 20부 대본이 나오기 전까진 주인공 배우들도 까불이의 정체를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이규성은 연기대상 신인상 수상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며 "신인상에 대한 욕심을 연기 시작할 때부터 갖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와 수상소감 시뮬레이션까지 해봤다. 친구가 연기대상 신인상에 제 이름을 부르는데 제가 진짜 우는 거다. 그동안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라고 덧붙였다. MC들은 즉석에서 다시 재연을 요청했고 이규성은 그의 이름이 불리자 진짜 울컥해 눈물을 흘려 MC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예능 야망남' SF9 다원 역시 막강한 입담을 뽐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멤버마다 주력 분야가 있는데 난 예능을 했다. 당시 대표님을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호칭이 유행했다. 라디오에 나가서 소속사 대표님을 언급하며 '축하드린다. 저희 대표님 회장님으로 자가 승진하셨다'라고 발언했는데 신인치고는 과한 패기였다. 결국 2년간 자중의 시간을 가졌다"라고 털어놓아 웃음을 안겼다. 다원은 연예계의 각종 TMI를 방출하는 호사가 캐릭터를 비롯해 알베르토, 지드래곤 등의 성대모사로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여심을 흔드는 초콜릿 복근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섹귀(섹시하고 귀엽다)'라는 별명을 공개하는 등 사차원 매력을 드러냈다. '라디오스타'에 벌써 세 번째 출연인 서현철은 검증받은 입담꾼의 화려한 토크 실력을 뽐냈다. 그는 이번에도 아내의 허당 매력 에피소드를 방출하며 웃음을 전했다. 그는 "요즘 안 좋은 뉴스들이 많더라. 아내가 뉴스를 보다 마침 '기업 탈세 정조준'이라는 자막을 보고 '요즘 왜 이러는 거야~ 정조준은 또 누구야!'라고 하더라"라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외삼촌께 인사드렸는데 사주를 봐줬다. 아내의 사주를 보더니 외삼촌이 '가전제품을 예로 들면 냉장고인데 성능도 좋고 디자인도 멋진 냉장고다. 그런데 코드가 빠져있네'라고 말씀하더라"라고 에피소드를 추가해 배꼽을 잡았다. 예능에서 활약 중인 김종민은 사업을 하면서 금전적으로 사건 사고를 많이 겪었다고 토로했다. "또 사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코요태 치킨을 해보고 싶다"라며 코요태 멤버들과 함께 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을 언급했다. 코요태와 치킨이 별로 안 어울린다는 MC의 지적에는 "신지 씨와 빽가 씨가 닭띠다"라는 해맑은 답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공개 연애의 고충을 토로하며 "다신 공개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힘듦을 느꼈다. 연애 스타일도 있고 연애하는 과정이 다 다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난을 받는다. 그게 나에게만 오면 되는데 상대는 물론 그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가 가더라"고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라디오스타' 처음으로 두 번째 자리에 앉은 아이돌로 이름을 올린 스페셜 MC 승관의 활약도 돋보였다. '와이파이' 개인기로 분위기를 띄운 승관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자연스러운 진행 실력을 뽐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19.12.1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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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김종민, 추억 소환하는 코요태 댄스 메들리

가수 김종민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추억소환 코요태 명곡 댄스 메들리를 공개한다. 오늘(18일) 오후 11시 5분 방송 예정인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김종민의 코요태 명곡 댄스 메들리가 담긴 영상을 네이버 TV를 통해 선공개했다. 김종민은 코요태 명곡 댄스 메들리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코요태의 순정, 실연, 파란 댄스를 차례대로 보여준 김종민은 누구보다 신난 모습으로 보는 이들까지 신나게 만들었다. 특히 김종민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한결같은 마무리 포즈로 시선을 모았다. 안영미는 “뭘 그렇게 과시하고 싶은지!”라며 포즈를 따라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또한 김종민은 슬픈 가사와는 달리 한껏 흥을 폭발시킨 언행 불일치 댄스로 MC들의 놀림을 받기도 했다. 김종민은 해맑게 “음악이 신나서!”라며 단순한 이유를 밝혔고, 이에 김구라는 “그래! 이게 라이프야!”라고 감탄을 보냈다. 김종민의 해맑음에 김구라는 “이거야말로 애이불비!”라고 덧붙였다. 애이불비는 ‘속으론 슬프지만 겉으로는 안 슬픈 체함’이라는 뜻. 그러나 김종민은 물론 안영미 역시 이를 알아듣지 못하며 “영어야?”라고 반문해 귀여운 허당 매력을 선보였다. 해맑은 예능 까불이 김종민, 서현철, SF9 다원과 진짜 까불이 이규성이 함께하는 ‘까불지 마’ 특집은 오늘(18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12.1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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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이정은 "'엄마'라고 불렀지만 마음은 공효진 언니라 생각"

배우 이정은(50)의 전성시대다. 1991년 연극 '한여름밤의 꿈'으로 데뷔해 28년 동안 한 길만 보고 달려왔다. 무명시절이 길고도 길었지만 연기가 좋았고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 뚝심 있게 걸어왔다. 지금에 와서는 "그게 관종의 힘인가"라고 웃어 보였지만 긍정적인 이정은의 에너지가 위기를 이겨낸 원동력이었음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지난 6월 취중토크로 만났던 이정은과 반년 만에 재회했다. 그 사이 흥행 엔진은 쉼이 없었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을 통해 공효진과 모녀 호흡을 맞췄다. 진한 모성애를 전한 정숙 역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 KBS 미니시리즈 중 가장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종회에서 23.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었다. 올해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조연상을 수상했던 이정은.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영광을 품에 안았고 황금종려상으로 팀 전체가 기쁨을 만끽했다. 제24회 춘사영화제 여우조연상, 제40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까지 섭렵하며 '상복(福)'을 입증했다. "어머니가 올해 삼재라고 했는데 호삼재가 들면 나쁘지 않다고 하더니 호삼재가 들었다 보다"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변함없는 인간미 넘치는 미소로 반겨줬다. 호감을 주고받을 줄 아는 배우, 이정은은 볼수록 매력 넘치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동백꽃', '기생충'의 인기를 실감하나. "지방에 가면 아무래도 '동백꽃'을 좋아해 준 어르신이 많아 '동백 엄마다!'라면서 반겨준다. 촬영할 때도 많은 분이 보러 와줬다. 촬영과 방송을 병행하니 그 인기를 더욱 실감했다. '기생충' 잘됐을 때 인기는 현장에서 실감했다. 그건 작업하는 분들이 영화라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배우한테 한 장면을 만들 때 연기가 잘 나올 수 있게 편하게 만들어주신다. 내가 약간 사람들한테 보호받고 있구나, 환영받고 있구나 인기를 실감하게 하게 됐다." -OCN '타인은 지옥이다'와 '동백꽃'의 이미지가 극과 극이었다. "다른 이미지가 묻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뭐만 하면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해서 작품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근데 작품을 하면서 좋은 쪽으로 반응할 거라고 생각했다. '타인은 지옥이다' 덕분에 별 의미 없이 가볍게 얘기해도 의심하더라. 스릴러적인 요소에 공헌해준 느낌이다." -그래서 까불이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처음엔 좀 억울했는데 뒷 내용을 아니까 언젠가 오해가 풀리면 커다란 반전이 되지 않을까 싶어 견뎠다. 중간중간 마음이 나 역시 50대 50이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처음엔 고사했다고 들었다. "tvN '아는 와이프'라는 작품으로 치매 걸린 엄마 연기를 했다. 나이에 비해 이른 치매였는데 두 번째에도 비슷한 역할이 들어오니 고사했다. 그런데 작가님과 감독님이 되게 다른 이야기가 될 거라고 연말에 따뜻한 위로를 주고 친정 엄마한테 전화 한 번 더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될 거라고 설득했다. 그 설득으로 하게 됐는데 놓쳤으면 큰일 날 뻔했다.(웃음)" -어떤 작품을 보고 섭외를 한 것인가. "'쌈, 마이웨이' 때 내가 하는 걸 보고 기존 어머니 스타일과 좀 다른 것 같다고 느꼈다더라. 갑자기 민간인 같은 사람이 얼굴을 들이미니 좋게 봤던 것 같다. 이번에도 내가 하면 엄마라는 사람을 특별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임상춘 작가가 해준 말은 없나. "종방연 때 처음 봤다. '전사가 어려웠을 텐데 책임감 있게 소화해줘서 고맙다. 동백 엄마 역할을 잘해줘서 감사하다'고 하더라. 나도 이런 좋은 역을 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작은 거인이라고 생각했다. 체구는 작지만 남 앞에 잘 나타나지 않고 글만 쓰겠다고 한다. 진짜 순수한 작가다." -미혼인데 모성애 연기를 너무 잘했다. "모성을 연기했다기보다 나이를 먹으면서 느낀 다음 세대에 대한 애정을 담아 연기했다. 주변에 동백이나 필구 같은 존재가 있다. 한부모 가정도 많아서 그런 일상을 보낸 게 도움이 됐다. 일상을 같이 하니 정이 들고 사람들의 정이 아이들을 키워낸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 동기에서 출발해 연기했다." -공효진과의 호흡은 어땠나. "전화 통화할 때도 '엄마'라고 하는데 마음은 언니 같았다. '언니가 엄마 하기엔 젊지' 그랬는데 연기할 때는 감정에 바로 이입했다. 효진 씨가 연기하는 모든 배역의 드라마를 봤고 10살 어리지만 작업 방식이나 연기 스타일을 존경한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사를 들으면 대사 같지 않게 한다. 듣고만 있어도 리액션이 절로 나온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흥식을 용기 내 찾아가는 장면이 스릴러적이었다. 바바리 옷을 입고 아줌마도 할 수 있다면서 살인자와 마주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엄마의 담대함이 느껴졌다. 실제 나였다면 까불이 못 만난다. 무서워서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다." -눈매가 매력적이다. "옛날엔 눈이 작다고 했다.(웃음) 요즘은 눈으로 연기할 줄 안다고 하더라. 어머니가 '너무 못생겼는데 네 얼굴 중 하나 건질만한 게 눈'이라고 하더라. 어릴 때는 이 눈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영화나 드라마를 하면서 정서적인 영향으로 변한 것 같다." -정숙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동백보다 더 슬픈 삶을 살았다. "'미혼모가 갓난아이를 버리고 갔다' 이런 걸 신문에서 보면 '어떻게 버릴 수 있어!'라고 욕했다. 그런데 조정숙이란 인물을 소화하면서 상상하지 못한 이면의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사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선입견이 강한 사람이었더라. 아픈 사연이 많은 것 같다. 엄마만 엄마가 되는 걸 강요할 수는 없다. 주변 이웃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힘들다.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줘야 할 것 같다." >>[인터뷰②]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 [인터뷰①]이정은 "'엄마'라고 불렀지만 마음은 공효진 언니라 생각[인터뷰②]이정은 "'연기호평 거품일지 몰라' 母 냉정한 조언 날 키워"[인터뷰③]이정은 "무명시절 28년 견딘 힘? 관객과의 감정 공유" 2019.12.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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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염혜란, 국어선생님을 꿈꾸다 배우가 된

아직은 이름 석 자가 낯설 수 있다. 본인도 "엄혜란 아니고 염혜란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홍자영이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배우 염혜란(43)이 '동백꽃 필 무렵'으로 활짝 피었다. 그간 필모그래피만 보아도 대단하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딸로 '도깨비'에서는 조카를 구박하는 극악무도한 이모로 '증인'에서는 소름끼치는 반전의 가정부로 '라이프'에서는 깔끔한 일 처리 능력의 비서를 맡았다. 이번에도 변신은 성공했다. 남자를 리드하는 똑부러진 변호사 홍자영을 연기, '국민 누나'라는 별명도 얻었다. 남자가 아닌 여자들의 워너비로 불릴 정도다. 실제 마주한 염혜란은 수줍음 많지만 할 말은 하는 매력 넘치는 배우였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아직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냥 돌아다니면 많이 알아봐준다. 그리고 커피나 음료, 과자 등 사람들이 자꾸 무얼 주고 간다. 마음의 표현이니 너무 감사하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홍자영과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 홍자영은 내가 못 가진 것들을 가졌다. 실제 가지지 못 한 것들이라 연기하면서 좋았고 뿌듯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땠나."4회까지 받았는데 정말 감각적이었다. 임상춘 작가의 전작을 좋아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거란걸 알고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작가의 깊이가 드러나는데 너무 좋았다." -임상춘 작가는 역시 훌륭했나."작가님은 정말 천재다. 홍자영에게 주옥같은 대사를 많이 줬다. 그래서 홍자영이 많지 않은 분량에도 시청자들의 뇌리에 기억될 수 있었다. 작가님이 30대라고 들었는데 나이를 가듬하기 어려운 감각적인 대사들이 많았다. '남편이 녹가락지인데 시어머니는 다이아를 준 줄 안다'는 대사는 어떻게 썼나 궁금하다. 천재다." -홍자영을 어떻게 분석했나."멋진 여자라는건 알았는데 내가 잘 연기할 수 있을까 너무 걱정됐다. 정감 넘치고 미워도 밉지 않은… 그럼에도 미운 모습이 있다. 그 고장에 없는 똑똑한 매력이 잘 전달될까 걱정이 많았다. 시청자들이 나를 보고 채널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촬영을 하면 할수록 배우들 및 제작진과 공동작업이라는게 여겼고 좋은 경험을 했다." -외로운 캐릭터다."동네에서 술 마실 사람도 오정세(노규태) 밖에 없지 않냐. 보기엔 센 여성이지만 고독함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남편과 이혼하고 술 한 잔 하자는 친구도 없는 멘트를 할 때 슬펐다." -까불이의 정체를 알았나."중반까지는 흥식이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작가님도 그걸 감안해 여러 장치를 만들었고 누군인지 헷갈리게 하면서 압박해오는데 긴장되더라. 제작진도 현장에 시민들이 몰리니 일부러 오해하게 역스포일러를 낼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시어머니와 대립이 많았다. 실제 시어머니와 관계는."우리 시어머니 진짜 좋은 분이다. 원래 시어머니면 어려운 게 있는데 우리는 아니다. 서로 배려한다고 너무 챙긴다. 시어머니께서 '너무 재미있더라'고 좋은 반응을 보였다." -멜빵 키스신이 화제였다."원래는 이름 부르고 끝나는 장면인데 무언갈 보여주고 싶었다. 홍자영은 늘 주체적인 여성이었기에 키스할 때도 멜빵을 당기는 장면을 생각했고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애드리브가 많았나."충분히 재미있는 대본이고 디테일하게 나와있어 애드리비를 할 게 없었다. 대본만 오롯이 잘 구현해내고 싶었다." -결말은 마음에 들었나."120% 마음에 들었다. 막판에 분량을 많이 줘 과분했다. 과거가 이랬나 싶었을 정도였고 프러포즈도 놀라웠다." -공효진·강하늘과 호흡은 어땠나."두 사람 다 정말 연기를 잘한다. 강하늘은 늘 반갑게 맞아주고 인사를 잘하더라. 정말 좋은 사람이다. 공효진은 똑똑한 배우다. 상황파악을 잘하고 객관적이다. 해야 할 것과 안 될 것을 구별할 줄 안다. 둘 다 나이는 어리지만 선배같다."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은."환경이 아닌 나 스스로 힘들었다. 나 스스로 '못할거야'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규정을 짓고 내 멋대로 편견을 갖고 틀안에 가둬놓더라. 이번에 염혜란의 편견을 깨뜨린 작품이 됐다." -왜 그렇게 의심이 많았나."홍자영 역할에 1순위 캐스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배역이 돌고 돌아 나한테 오지 않았을까 혼자 고민했다. 지금껏 해 온 작품 중 흔히 말하는 '사짜'는 처음이었다. 평소에 말도 똑 부러지게 못 하는데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었다." -연극을 오래했는데 드라마가 적응이 됐나."무대에서는 서로 연습하는 기간도 많으니 수정할 수 있는 기간도 많다. 드라마는 그럴 시간도 없고 시간이 다 돈이더라. 한 번 더 찍고 싶어도 그걸 더 하자는 게 죄송하더라. 많은 사람을 움직여야 하지 않냐. 다른 신을 찍기 위해 세팅까지 바뀐 상황이라 더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오정세가 말해줘서 한 번 더 찍은 적이 있었는데 너무 고마웠다. 나중에 감독님들도 왜 말을 못 했냐고 하더라." -임팩트있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한 배우가 특정 캐릭터로 기억되기 어려운데 여러가지가 언급되는거 보면 배우로서 행운이다."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럽진 않나."오랜 시간 지속되지 않을 거란 걸 안다. 이 관심은 귀한 손님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돌려보내는 일이 중요하다. 주변에서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니 너무 감사하다." -원래 꿈이 배우였나."국문과를 졸업했다. 국어선생님 아니면 배우가 되고 싶었다. 생각보다 선생님같은 면이 있다. 보수적이고 누군가에게 가르치는걸 좋아한다. 그러다 선생님이 국어만 가르치면 되는게 아니란걸 알았다. 임용고시를 준비했는데 오래 가지 못 하고 꿈을 접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에이스팩토리 제공 2019.1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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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공효진 "임상춘 작가, 동백이 같은 사람…지켜주고파"

배우 공효진(39)이 '공블리'가 아닌 '동백이' 혹은 '동블리' 수식어를 획득했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타이틀롤을 맡아 믿고 보는 배우의 파워를 입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 23.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2019년 KBS 최고의 드라마에 등극했다. '동백꽃 필 무렵' 제작진이 공효진을 위해 1년이란 시간을 왜 기다렸는지, 왜 공효진이어야만 했는지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임상춘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동백이 같은 사람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화나 짜증이나 고집을 부려서 본인을 어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보다도 5살 이상은 어린것 같다. 확실한 걸 안 좋아해서 나이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작가님 성향상 나서는 게 극도로 힘들다. 마지막 방송 날 인사하고 싶었는데 엠티 장소 오던 길에 위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힘들어했다. 작가님을 지켜주고 싶다."-동백이는 처음부터 공효진이었다. "현실적으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진행이 불가능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본을 읽으면서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동백이는 다른 배우가 했어도 이렇게 사랑받았을 것이다. 구성적으로 응원받을 수밖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오히려 노규태를 오정세 배우가 안 했으면 안 됐을 것 같다. 덕순 회장님을 고두심 선배님이 안 했으면, 우리 엄마를 (이)정은 엄마가 하지 않았다면 신파가 됐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재기발랄한 역할들이 많았다. 난 축처럼 서 있었고, 그 옆에서 다들 바람개비를 돌렸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제작발표회 때 '또'란 느낌의 질문이 많았지만 자신감이 넘쳤었다. "공수표가 아니라 다행이다. 사실 그때 떨면서 말했는데 내겐 드라마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고 대본에 대한 남다른 느낌이 있었다. 물론 그동안 내가 했던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과 동백이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가님이 뚝심 있게 마무리를 잘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내가 또 잘 찾아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체적으로 본인이 해결하고 성공을 이뤄낸 이야기였다. 결국엔 동백이가 까불이도 잡지 않나. 결국에는 본인이 다 해결했다." -손담비가 자신의 은인이라고 표현하더라. "향미 역할이 진짜 좋다고 생각했다. 시너지를 내려면 동백이가 약해 보이고 향미가 좀 더 기운이 센 느낌이 있었으면 했다. 동백이가 수수하다면, 향미가 화려한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이 하길 바랐다. 담비 자체가 평소 리액션이 별로 없다. 약간 나무늘보 같은 스타일이다. 그냥 담비는 너무 향미 같다. 그 느낌을 너무 잘 살렸다. 아마 시청자들이 더 놀란 이유는 향미를 간과했는데 담비도 간과했기 때문에 더블로 타격을 받은 것 같다. 향미 덕분에 드라마가 더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진짜 예사롭지 않은 드라마가 됐다.">>[인터뷰③] 에서 계속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매니지먼트 숲, 팬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공효진 "'동백꽃' 통해 위로 많이 받아, '고맙습니다' 이후 처음"[인터뷰②]공효진 "임상춘 작가, 동백이 같은 사람…지켜주고파"[인터뷰③]공효진 "강하늘, 첫 리딩부터 잘할 줄 알았다…호흡 굿" 2019.11.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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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손담비 "공효진 추천 덕분 '동백꽃' 합류, 내 은인이다"

배우 손담비(36)가 연기 도전 10년 만에 인생작을 만났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향미를 통해 인생작과 인생 캐릭터를 동시에 손에 쥔 것. 도전을 쉼 없이 이어왔고 결실을 맺었다. 손담비의 얼굴엔 기쁨이 만개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배우 공효진의 추천 덕분에 '동백꽃 필 무렵'에 합류할 수 있었다. "나의 은인"이라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손담비는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두 장의 앨범을 냈다. 그러나 실패했다.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발표한 것이 타이틀곡 '미쳤어'(2008)였다. 섹시한 의자춤과 함께 크게 히트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손담비는 이듬해 드라마 '드림'으로 연기 도전에 나섰다. 결과는 씁쓸했다. 연기력 혹평과 시청률 저조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도전 의식을 불태웠고 결국 해냈다.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는데 너무 잘 됐다. 종방연에 참석해 마지막 회포를 열심히 풀었다. 포상휴가 대신 M.T를 떠났다. 마지막 회를 함께 모여 볼 수 있어 좋았다." -3년만 드라마에 복귀했다. "일단 영화를 먼저 했고 다음에 선택한 게 향미였다. 우연치 않은 기회로 캐스팅이 된 거였다. 효진 언니가 추천을 해줘 시작된 것이다. 감독님과 작가님은 날 향미로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효진 언니가 향미를 보면서 내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 그렇게 얘기가 잘 되어 책을 봤는데 너무 재밌게 봤고 좋은 캐릭터란 생각이 들어 욕심이 났다. 정말 이 작품만 생각하며 달려온 시간이었다." -어떤 모습을 보고 공효진이 추천했을까. "평상시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길 들은 적 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싶었다.(웃음) 향미란 캐릭터가 까멜리아 주인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센 캐릭터에 외적인 부분이 화려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내 얼굴을 떠올린 것 같다. 언니 덕분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는데 지금 뭐라도 사줘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언니한테 더욱 잘하려고 한다. 내가 칭찬을 받으니 나보다 언니가 더 기뻐한다. 정말 대인배다. 친하기도 하지만 선배로서 존경한다." -인생 캐릭터란 평가를 받았다. 어떤 기분이었나. "얼떨떨하긴 하다. 당연히 잘 될 거란 생각은 있었다. 임상춘 작가님 글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글 때문에 항상 흥분된 상태였다. 배우들만 잘하면 된다고 할 정도였다. 너무 감사드린다. 덕분이 힘을 얻었다. 다음 작품에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지도 생겼다." -임상춘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우비소녀란 표현이 딱이다. 하얀 얼굴에 키가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다. 저렇게 귀여운 얼굴에 어떻게 이런 글을 쓰지 싶었다. 임상춘이라는 활동명과 전혀 반대적인 이미지를 가진 분이다." -향미를 연기하면서 속이 시원했겠다. "툭툭 내뱉는데 정곡 찌르는 말을 많이 하지 않나. 지이수(제시카)한테 쏟아낼 때나 오정세(노규태) 오빠한테 양아치가 어쩌고 저쩌고 할 때 진짜 시원했다." -초반에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향미 자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 초반에 잡기 힘들었다. 실제 나는 말을 빨리 하는 스타일인데 향미는 말을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었다. 맹하게 보이면서도 눈치가 빨라 다른 사람들의 속내는 다 알아채야 했기에 그걸 얼마나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할지가 관건이었다.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그게 제일 큰 물음표였다." -극을 자유롭게 거닌 기분이다. "초반엔 살짝 불안했는데 내 안에서 많이 풀리니 자유로워지더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땐 스스로 못 놨는데 1, 2회 차 지나고 나니 향미 캐릭터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점점 빠져들게 되더라. 그때부터 향미 같다는 얘길 들은 것 같다." -'동백꽃 필 무렵'이 향미로부터 시작됐다는 얘기도 있다. "키를 가지고 있는 여자라는 건 알고 시작했다. 향미가 죽음으로서 모든 것들이 하나씩 펼쳐져 나가지 않나. 동백이와 향미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오고 물망초라는 술집과 관련되어 있음이 시청자들에게 알려졌다. 작가님이 디테일하게 향미를 표현하는 것을 봤을 때 향미를 먼저 생각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까불이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나. "처음엔 몰랐다. 중반부에 알았는데 그게 또 아니라고 하더라. 한참 혼선을 겪다가 거의 나 죽을 때쯤 정확하게 알았다. 주변에서 까불이 누구냐고 묻는 문자를 엄청 많이 받았다." -뿌리 염색 안 된 머리, 까진 손톱 등은 본인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더라. "향미라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많은 사람이 공감해줘 놀랐다. 뿌듯하다. 그리고 코펜하겐에 실제로 가게 됐다. 화보 촬영으로 가게 됐는데 '동백꽃 필 무렵' 영향을 받아 코펜하겐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 작품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했다. 신기하다.">>[인터뷰②]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키이스트 [인터뷰①]손담비 "공효진 추천 덕분 '동백꽃' 합류, 내 은인이다"[인터뷰②]손담비 "강하늘, '천사'라고 불러…심성 자체가 착해"[인터뷰③]'연기도전 10년' 손담비 "인생작 만난 것 꿈만 같아" 2019.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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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IS] '동백꽃 필 무렵' 유종의 미…2019 지상파 미니 최고 23.8%

'동백꽃 필 무렵'이 '2019년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혼수상태였던 이정은은 눈을 떴고, 공효진과 강하늘은 백년해로의 약속을 지켜낸 해피엔딩을 맞았다. 21일 종영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전국 가구 시청률 19.7%, 23.8%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049 수도권 타깃 시청률은 10%, 12%를 나타내며,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강하늘(용식)은 까불이 검거에 성공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신문성(석용)도 마치 모르는 일인 것처럼 속 시원히 답을 못했다. 이를 수상쩍게 여긴 강하늘은 신문성에게 거짓말로 손담비(향미)가 얼마나 끔찍한 최후를 맞았고, 사체가 어땠는지 얘기했다. 그 거짓말에 신문성은 거세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가 진짜 까불이가 아니라는 증거였다. 그 시각 공효진(동백)은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는 이규성(흥식)에게 따뜻한 밥을 서비스로 내어주며 위로했다. 그러나 이규성은 "내가 불쌍하니까? 동네에서 제일 불쌍한 동백이보다도 내가 더 불쌍하니까"라며 열등감을 폭발시켰고, 발작성 기침을 시작했다. 5년 전 '옥이 에스테틱'에서 들었던 바로 그 기침이었다. 그 순간 손담비를 죽인 까불이가 이규성이라는 것을 알아챈 공효진은 손담비의 '오백잔'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까불이? 까고 자빠졌네"라는 속 시원한 욕은 덤이었다. 그 일격에 이규성은 나자빠졌고, 그 이후엔 눈에 쌍심지를 켠 '옹벤져스'가 나서 검거를 도왔다. 이들의 합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강하늘은 우여곡절 끝에 사라진 이정은(정숙)을 찾아냈다. 이미 때는 늦어 의식불명 상태. 주치의 홍서준은 "사실상 기적이 아닌 이상 힘들다"며 비관했고, 공효진마저 절망했다. 그 소식에 슬퍼했던 건 동백만이 아니었다. 고두심(덕순)을 비롯한 옹산의 모두가 슬픔을 나눴다. 슬픔은 착한 사람의 기백으로 이어졌다. 죽이고 살리는 건 하늘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그 전까지는 사람이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것. 오지랖으로 굴러가는 민족답게 옹산의 모두는 주위에 내로라하는 인맥을 총동원했다. 백반집 이선희(귀련)는 옹산병원에서 일하는 동생을 쪼았고, 오정세(규태)는 국내최대 의료장비를 갖춘 사륜구동 구급차를 섭외했다. 전배수(변소장)는 도로에 홍해를 가르며 진두지휘했다. 마지막으로 염혜란(홍자영)의 인맥인 신장내과 명의의 집도 아래 이정은은 마침내 눈을 떴다. 기적은 없었다. 다만 우리 속 영웅들의 합심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공효진은 자신의 신장을 내어줬고, 엄마와 7년 3개월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딸을 위해 무언가는 꼭 해준다던 이정은은 자신의 보험금으로 공효진에게 까멜리아를 사줬다. 이제 어엿한 가게 주인이 된 공효진은 까멜리아에 택배보관함을 마련하며 오랜 꿈도 이뤘다. 택배 주인들이 모두 공효진에게 '고맙습니다'라는 감사 인사를 전했기 때문. 강하늘과의 사랑도 지켜냈다. 그동안 품지도 내치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했던 고두심이 "헤어지고 말고야 니덜 쪼대로 하고. 그래도 기어코 나한테 온다믄, 내가 너를 아주 귀하게만 받을게"라며 공효진을 따뜻하게 품은 것. 그렇게 공효진과 강하늘은 백년해로를 가약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함께 했다. 손담비의 이름을 딴 '황고운'이라는 딸을 낳았고, 김강훈(필구)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이름 날리는 스타 야구 선수가 됐다. 그동안의 얄궂은 세월이 스쳐지나간 공효진은 활짝 웃었다. 모두가 바란 꽉 막힌 해피엔딩이었고, 인생의 고비를 넘어 '나의 기적'을 쓰고 있는 모두를 향한 응원이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19.11.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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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지이수·김지석·오정세·염혜란, 모두 동기는 있다

모두가 살해 동기를 가진 용의자이기 때문에 긴장을 거둘 수 없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에서 손담비(향미)의 죽음이 연쇄 살인마 까불이와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드러났다. 김지석(강종렬), 지이수(제시카), 오정세(오정세) 그리고 염혜란(홍자영)까지. 모두 야식 배달에 나선 손담비의 마지막을 봤고, 모두에게는 그럴듯한 동기가 있었기 때문. “향미 씨가 진짜로 죽었다면요, 그거 백프로 까불이 짓일까요?”라던 강하늘(황용식)의 의심을 뒷받침할 그들의 의문점을 파헤쳐 봤다. #. 지이수, “다 죽여 버릴 거야” 손담비가 야식 배달에 나선 그날, 그녀의 뒤를 맹렬히 따라오는 차 한 대가 있었다. 그 차의 운전자는 다름 아닌 김지석의 아내 지이수. ‘미세스 강종렬’ 타이틀이 그녀에겐 전부인데, 이를 두고 손담비가 협박을 해오자 이성을 잃었고, “다 죽여 버릴 거야”라고 악을 썼다. 그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지이수의 난폭운전에 스쿠터를 타고 있던 손담비가 논밭으로 굴러떨어진 것.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향미든 동백이든 김지석이든. 나 무시하면 다 죽여 버릴 거야. 나 같은 똥통이 터지면 지뢰라고”라며 독기를 내뿜어 그녀가 또 무슨 일을 벌인 것은 아닌지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 김지석, “걔 죽었어?” 그날 밤, 논길 CCTV에 찍힌 김지석의 차를 보곤 알리바이를 물은 강하늘. 그러나 김지석은 “걔 죽었어?”라는 의외의 물음을 던졌다. 옹산 내에서 전배수(변소장)와 강하늘만이 알고 있는 손담비의 소식을 김지석은 어떻게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는 지난 방송에서 드러났다. 강하늘이 김지석의 알리바이를 물은 그 시간에 지이수에게서 손담비를 차로 쳤다는 연락을 받은 것. 김지석에 대한 의심은 일단락된 듯했으나, 김지석도 손담비의 협박을 받고 있던 사람 중 한명으로 그녀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다음 날 김지석이 카센터를 찾아 트렁크 세탁을 따로 부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의심도 쉬이 거둬지지 않고 있다. #. 오정세, 자동차 핸들에서 피가? 오정세도 그날 밤 배달을 나선 손담비를 봤다. 하지만 그날의 오정세는 아내와의 이혼 여파로 인한 음주로 인사불성 상태였다. 게다가 자동차 핸들에서 손담비의 피가 검출되면서 까불이 유력 용의자로 경찰에 임의 동행까지 하게 됐다. 자기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 치달았다. 지난번, 신경안정제 부작용으로 인해 차오르는 분노를 제어하지 못했다. 그도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속에 자신을 ‘호구’ 취급한 손담비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한 오정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 염혜란, 비 오는 밤 낚시터에서? 손담비를 마주한 건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비가 아주 많이 오던 그날 밤, 염혜란이 손담비가 배달을 간 낚시터에 있었고,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는 손담비를 매서운 눈으로 노려봤다. 염혜란에게도 이유가 있었다. 손담비가 오정세와 수상스키를 타러 가는 등 바람의 낌새를 보였기 때문. 그 날, 낚시터에서 돌아온 염혜란의 차는 진흙으로 범벅돼있었고, 오정세에게 “복수는 최향미로 다 했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며 수상함을 배가시켰다. 염혜란은 손담비에게 어떤 복수를 한 것일까.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11.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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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동백꽃 필 무렵', 김지석→김선영 버릴 게 없는 '캐릭터 맛집'

'동백꽃 필 무렵'은 캐릭터 맛집으로 통한다.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시청률 16.9%(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강하늘(황용식)의 묻지 마 폭격 로맨스로 편견을 깨고 나오는 공효진(동백)의 각성기가 웃음과 눈물, 설렘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평화로운 마을을 뒤흔든 연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는 스릴러가 시청자의 추리 본능을 자극하며 몰입도를 높인다.하지만 인기 요인으로 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살아있는 캐릭터들이다. 이들은 시청자들이 60분 동안 눈을 뗄 수 없게 하며 리얼리티와 휴머니즘을 책임진다. ▶'나쁜 놈' 김지석·'치사한 놈' 오정세김강훈(강필구)의 생부 김지석(강종렬)은 공효진을 외롭게 하며 온몸으로 이별을 외쳤고, 결국 공효진은 김지석을 떠나왔다. 9년이 지나 우연히 공효진을 다시 만나며 공효진과 김강훈을 흔들고 있다. 김지석은 강종렬의 졸렬함과 지질함을 생생하게 표현해 공효진의 성장을 더욱 응원하게 한다.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며 질척이는 전 연인을 맛깔나게 연기해 '졸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김지석은 연기 잘한 죄밖에 없다"며 시청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NO규태존'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오정세(노규태)도 공효진의 각성에 큰 공을 세웠다. 차기 군수를 노리지만 '니즈(needs)'를 '리즈'로 '유만부동'을 '유만부둥'으로 잘못 말하는 무식한데 뻔뻔한 캐릭터. 집에서 변호사 아내 염혜란(홍자영)에게 잡혀 살면서 밖에선 허세 가득 큰소리 뻥뻥 치는 오정세는 정말 우리나라 어느 동네를 가도 한 명은 있을 법한 모습이라 공감과 웃음을 준다.김지석과 오정세의 공통점은, 나쁘고 치사하지만 조금 모자라서 인류애와 연민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공효진이 떠난 뒤 한일전에서 2루에서 3루 뛰는 걸 잊어 천만종렬이 됐고 그 후 술만 마시면 "동백이"를 부르짖었던 김지석. 또 "존경한다"는 손담비(향미)의 한 마디에 넘어가 탈탈 털린 오정세는 밉지만 짠한 마음이 들게 한다. ▶색다른 걸크러시 염혜란염혜란은 극 초반 공효진을 오정세의 내연녀로 의심, 급기야 까멜리아에 가게를 비우라고 통보하기까지 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은 염혜란을 까불이 후보에 넣기도 했다. 그런데 공효진이 오정세의 내연녀가 아니고, 오히려 오정세가 공효진을 괴롭혀왔다는 걸 알게 되자 태세를 180도 전환했다. 잘못 없는 공효진을 공연히 의심해왔다는 걸 안 뒤 무료 법률 자문을 해주겠다며 공효진의 아군이 됐다. 손담비와 아무 일 없었다는 오정세에게 "안 잔 게 유세니? 똥을 싸다 말았으면 안 싼 거야?"라고 말하는 사이다 화법으로 시청자의 속을 뻥 뚫었지만, 그 눈엔 눈물이 가득했다. 겉모습은 강인해 보이지만 정의롭고 속내는 여린 염혜란의 걸크러시 면모가 시청자를 매료했다.▶고두심·이정은 서로 다른 모성애'동백꽃 필 무렵'은 뻔히 예상되는 답안이 없는 드라마다. 고두심(곽덕순)도 그런 유형의 엄마다. 강하늘이 미혼모인 공효진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고두심은 반대했다. 여기까지는 예상 답안이다. 하지만 그 뒤로 공효진과 김강훈이 게장 집에 발길을 끊자 "평생 안 볼 거냐"며 공효진과의 우정을 이어갔다. 까불이 때문에 옹산을 떠나려는 공효진에게도 마치 친언니처럼 용기를 북돋아 줬다. 고두심의 모성은 강하늘뿐만 아니라 공효진까지 포용했다. 이정은(조정숙)은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어린 공효진을 버리고 떠났다가 갑자기 다시 돌아온 이정은은 공효진에게 "내가 너 위해서 뭐든 딱 하나는 해주고 갈게"라고 말했다. 이후 까멜리아의 알바생이 된 이정은은 공효진의 또 다른 편이 됐다. 김강훈의 야구 경기를 보러 갔을 때, 김강훈이 상대 팀 감독과 심판의 꾸중을 듣자 조용히 일어나 손에 벨트를 감는 모습이 웃음을 줬다. 고두심에게 "나 동백이 엄마예요"라며 무언의 경고를 날리는 등 이정은의 늦은 엄마 노릇은 시청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김선영·김미화·이선희, 디테일 살아있는 시장 상인김선영(박찬숙) 김미화(김재영) 이선희(정귀련)는 약방의 감초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술집을 운영하는 공효진을 계속 경계하고 따돌려 시청자의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공효진이 떠난다는 얘기에 몰래 눈물짓고 공효진에게 한 아름 선물을 안기는 모습은 사람의 정을 느끼게 했다. 특히 진짜 시장 상인들 사이에 있어도 위화감 없을 만큼 리얼한 메이크업과 의상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 볼륨을 살린 앞머리, 알이 큰 액세서리, 희미한 눈썹 문신, 입술 라인을 강조한 화장, 총천연색의 의상은 옹산 게장 골목에 생동감을 주고 있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10.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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