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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고령·도루왕·전경기, 박해민 통산 450도루는 특별하다 [IS 피플]

LG 트윈스 박해민(35)의 통산 450도루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박해민은 지난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에서 팀이 3-2로 앞선 7회 초 2사 후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는 후속 신민재 타석에서 2루를 훔쳐 개인 통산 450도루 고지를 밟았다. 이는 전준호(549도루) 이종범(510도루), 이대형(505도루), 정수근(474도루)에 이은 KBO리그 역대 5번째 기록이다. 이날 35세 5개월 8일이었던 박해민은 전준호(35세 3개월 11일)를 넘고 최고령 450도루를 달성했다. 박해민은 신일고와 한양대 졸업 당시 두 차례나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 졸업 후 육성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 데뷔한 탓에 선배들에 비해 출발선이 뒤에 있었다. 2013년 9월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최형우(현 KIA 타이거즈)의 대주자로 처음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2014년 시즌 중반부터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한 박해민은 그해 36도루를 기록했다. 이듬해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며 리그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했다. 준족이라고 해도 30대 중후반에 접어들면 도루가 줄기 마련이다. 박해민에 앞서 450도루를 달성한 '대도' 4명도 마찬가지였다. 전준호가 유일하게 통산 450도루를 달성한 시즌(2004년)에 도루왕에 올랐다. 박해민은 올 시즌 도루 39개를 기록,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도루 2위 SSG 랜더스 정준재(31개)와 격차는 8개. 이런 페이스를 이어 나간다면 9년 만의 50도루 돌파도 가능하다. 산술적으로는 올 시즌을 마칠 때 55개까지 가능하다. 박해민의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지난 6월 1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7회 말 시즌 20호 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초로 12년 연속 도루를 달성한 순간이다. 종전 최고는 정근우(은퇴)의 11시즌이었다. 박해민의 450도루 비결 중 하나는 건강한 몸 덕분이다. 스피드와 테크닉도 중요하겠지만, 그는 4년 연속 전 경기 출장에 도전할 만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프로에서 13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데 7시즌이나 전 경기에 출장했다. "도루는 몸을 갈아서 만드는 기록"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박해민은 예외다. 그는 "12시즌 연속 20도루가 첫 번째 목표였다"라며 "12시즌이 끝이 아니면 좋겠다. 정말 깨기 어려운 기록으로 (20도루 시즌을) 늘려나가고 싶다"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5.08.05 07:13
메이저리그

"미치도록 짜릿" 발사각 40도로 만든 만루포…24세 이전에 벌써 '2개'

신시내티 레즈 스위치 타자 엘리 데 라 크루스(23)가 꿈 같은 하루를 보냈다.데 라 크루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1홈런) 4타점 활약했다. 팀의 5-2 승리를 이끈 데 라 크루스는 시즌 타율을 0.236에서 0.237(59타수 14안타)로 소폭 끌어올렸다.1안타가 승리 확률을 끌어올린 그랜드 슬램이었다. 0-0으로 맞선 3회 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데 라 크루스는 피츠버그 왼손 선발 앤드류 히니의 6구째 89.9마일(144.7㎞/h)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388피트(118.3m) 홈런으로 연결했다. 발사각이 40도로 다소 높았지만 힘으로 극복했다. 개인 통산 두 번째 만루 홈런. 신시내티는 데 라 크루스의 한 방 이후 승리 확률이 31%포인트(p) 오른 89%까지 치솟았다. 신시내티는 경기 중후반 피츠버그의 추격을 따돌리고 시즌 7승(8패)째를 챙겼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이날은 데 라 크루스의 버블헤드를 팬들에게 증정한 이벤트 데이였다. 데라 크루스는 "많은 팬이 있었고 그들은 내게 특별하다"며 "미치도록 짜릿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경기 전까지 데 라 크루스의 4월 월간 타율은 0.154(39타수 6안타)에 머물렀다. 출루율(0.214)과 장타율(0.205) 모두 형편없었다. 부진의 터널을 지나고 있었는데 벼락 스윙으로 슬럼프 탈출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ESPN은 '나이가 23세 91일인 데 라 크루스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최연소 선수'라며 '또한 24세 이전에 그랜드 슬램을 두 차례 때려낸 역대 여섯 번째 신시내티 선수'라고 밝혔다.데 라 크루스의 '반등'을 반긴 건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다. 프랑코나 감독은 "난 데 라 크루스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곁에 있으면 재밌는 선수"라고 흡족해했다. 데 라 크루스는 지난 시즌 160경기에 출전, 타율 0.259(160안타) 25홈런 76타점 67도루를 기록했다. 2년 차에 첫 올스타로 선정됐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선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3 14:24
프로야구

'호랑이' 발목 잡는 수비, KIA의 DER 0.656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KIA의 팀 순위는 7일 기준으로 9위. 시즌 첫 12경기에서 4승(8패)을 따내는 데 그쳤다. KBO리그 최하위 한화 이글스(4승 9패)와의 승차가 0.5경기에 불과하다. "절대 1강"이라는 개막 전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예상 밖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주전 야수의 줄부상, 불펜 투수의 연쇄 슬럼프 등을 부진의 이유로 꼽을 수 있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수비이다.KIA의 올해 DER(수비 효율·Defensive Efficiency Ratio)은 8위에 머문다. DER은 팀의 수비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볼넷, 삼진, 홈런 등을 제외하고 수비수가 타구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플레이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비율을 의미한다. 값이 클수록 수비가 좋은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는 0.700을 DER의 평균(0.720 이상 훌륭, 0.680 이하 최악)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올해 KIA의 DER은 0.656(1위 LG 트윈스·0.756)이다. 키움 히어로즈(0.650) 롯데 자이언츠(0.653)에만 겨우 앞선다. 그만큼 수비가 비효율적이다.KIA의 팀 실책은 10개로 최다 4위, 수비율은 0.977로 6위다. DER의 순위가 이보다 더 크게 떨어진다는 건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지난 4일 잠실 LG전 1회 중견수 최원준의 수비가 대표적이다. 당시 최원준은 2-0으로 앞선 1회 말 2사 1루에서 문보경의 타구를 포구에 실패했다. 공식기록은 2루타였으나 글러브에 공이 맞고 튄 실책성 플레이에 가까웠다. 중견수를 오버하는 까다로운 타구였다고 하더라도 평소 최원준의 수비 범위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었다. 1회 동점을 허용한 KIA는 경기 중후반 불펜이 흔들려 2-8로 패했다. 5일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된 이범호 KIA 감독은 6일 최원준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뒤 "머리를 조금 식히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KIA의 지난 시즌 DER은 0.667(4위)였다. 3루수 김도영이 리그 최다인 실책 30개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리그 평균은 넘겼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특정 선수에게 실책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DER이 낮다. 팀 전체의 수비 효율이 떨어지는 셈이다. 1군 수비 코치 출신인 이동욱 전 감독 겸 티빙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실력이라기 보다는 (초반 성적이 떨어져 있다보니) 약간 위축돼 있는 거 같다. 한 명이 실책하면 '나는 안 해야지'라는 그런 압박감이 있지 않나 싶다"며 "유격수 박찬호가 복귀했지만 1루를 빼고 내야 전 포지션의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건 보기 드물다. 그런 것들이 (전체 수비의 안정감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타선의 침체가 지속하는 것도 요인이다. 좀처럼 대량 득점이 나오지 않으니 수비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기 일쑤. 야수들이 받는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 낮은 DER은 그 결과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08 09:21
스포츠일반

렛츠런파크 서울 청룡띠 조교사가 꿈꾸는 2024년은?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용은 12띠 동물 중 유일하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동물로 힘과 행운 등을 상징한다. 특히 올해는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푸른 용의 해로 새로운 시작과 도전이라는 의미를 더한다. 청룡띠를 맞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활동 중인 64년생 청룡띠 조교사를 만나봤다. 화룡점정 찍을까, 서범석 조교사(12조) 1999년 데뷔한 서범석 조교사는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한국경마 최초 해외 진출 조교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그는 1994년 뉴질랜드, 이듬해 호주에서 기수로 활동했다. 특히 마카오에서는 조교사로 활동할 때 ‘마카오 골든그룹 채리티 트로피(Macau Golden Group Charity Trophy’ 대상경주에 ‘허니건(Hannigan)’을 출전시켜 우승한 경험도 있다.서범석 조교사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목적지까지 후회 없이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기대되는 말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올해 3세가 된 ‘우마포이’를 주목하고 있다. 일본어로 ‘우마’는 말을, ‘포이’는 도약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의 성적이 말해주듯이 성숙도가 높고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말이라서 기대가 된다. 올해 더비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교룡득수를 꿈꾸는 서홍수 조교사(24조) ‘교룡득수(蛟龍得水)’는 용이 물을 만나 힘차게 날아오르듯 영웅이 때를 만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서홍수 조교사는 64년생 청룡띠로 올해 남다른 신년을 맞이하면서 ‘승률 2% 상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1년 승률을 13%대에서 15%로 올리고, 대상경주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홍수 조교사는 24조 마방에서 주목할 만한 말로는 신예마로 ‘아이엠짱’ ‘에클레어퓨리’ ‘천둥호랑이’ 등을, 기존마 중에서는 ‘마이티룩’ ‘리월마’ 등을 꼽았다. 용상운기를 희망한다, 박병일 조교사(27조)지난달 25일, 서울 11경주에서 27조의 ‘탱자’가 짜릿한 역전승으로 박병일 조교사에게 ‘통산 200승’이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줬다. 평소 선행에 강한 ‘탱자’가 이날은 선두권 싸움에서 밀려 중후반 그룹에서 경주를 이어 나갔다. 기회를 엿보던 ‘탱자’는 바깥쪽 빈틈을 공략해 결승선을 200m도 남기지 않은 지점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용이 날고 구름이 일어난다는 용상운기(龍翔雲起) 같은 질주였다.박 조교사는 직전 경주였던 서울 10경주 ‘작두콩’의 우승에 이어 1승을 더하며 아홉수 슬럼프 없이 200승을 달성했다. 그는 “조교사 경력에 비하면 200승 달성이 늦은 감이 있지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주 1승을 추가하며 기분 좋은 새해를 시작한 박 조교사는 “모든 조교사가 그렇듯 대상경주 입상이 목표이다. 올해 청룡의 기운을 받아 목표 달성과 함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더 분발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김우중 기자 2024.01.19 09:05
스포츠일반

날개 단 ‘배추 보이’ 이상호

‘배추 보이’ 이상호(26·하이원·사진)가 12일 러시아 반노예에서 열린 2021~2022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 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평행 대회전에서 FIS 월드컵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이틀 연속 메달을 딴 한국인이 됐다.이상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알파인 평행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스키가 동계올림픽 메달을 딴 것은 1960년 스쿼밸리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후 58년 만이었다. 그가 레이스를 펼친 휘닉스 평창 슬로프에는 이를 기념해 ‘이상호 슬로프’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재활 치료를 마친 뒤 2020~21시즌 복귀했지만, 세계선수권에서 12위에 머무는 등 고전했다.절치부심한 이상호는 지난여름 스위스 사스페에서 강도 높고 질 좋은 설상 훈련에 집중했다. 가을까지 유럽에서 체력 훈련까지 병행해 더 단단한 선수가 됐다. 효과는 이번 FIS 월드컵 연속 메달로 나타났다.평행 대회전에선 세계적 강호를 연이어 꺾었다. 결승전 초반 스타트에선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에 0.45초까지 뒤처졌다. 하지만 경기 중후반 매끄러운 레이스로 격차를 좁혀 마지막 5개의 기문을 남겨놓고 역전에 성공했다. 평행 회전에서도 안정적인 레이스가 돋보였다.이상호는 8강에서 스노보드 알파인 최강자 롤랭 피쉬날러(이탈리아)를 꺾으며 고비를 넘겼다. 대망의 결승에선 안드레아스 프로메거(오스트리아)와 엎치락뒤치락하는 레이스 끝에 0.27초 차이로 뒤져 2위로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긴 부진의 터널을 통과한 이상호의 다음 목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다. 그는 “어제 이어서 오늘도 시상대에 오르게 돼 너무 기쁘다. 많은 지원을 해주신 협회와 코치진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응원해주시는 스노보드 팬들이 계셔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2.13 08:03
야구

[피플 IS] 피렐라의 첫 34경기, 나바로보다 뜨겁고 테임즈보다 강하다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의 타격감이 폭발적이다.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는 에릭 테임즈(전 NC)보다 더 빠르게 KBO리그에 안착했다. 피렐라는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원정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370(138타수 51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리그 최다안타 1위, 홈런 공동 1위(11개), 타점 6위(31개). 대부분의 공격지표에서 최상위권이다. 피출루율(0.417)과 피장타율(0.674)을 합한 피OPS도 1.091로 양의지(NC 1.094)에 이은 리그 전체 2위다. 흠잡을 곳이 없다. 무엇보다 꾸준하다. 피렐라는 시즌 34경기 중 27경기(79.4%)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멀티히트 18회(52.9%), 3안타 이상을 몰아친 것도 벌써 여섯 번이나 된다. 두 경기 이상 무안타로 침묵한 건 개막 초반이던 4월 8일~9일 딱 한 번뿐이다. 슬럼프가 길지 않으니 성적이 유지된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415(41타수 17안타)로 시즌 타율보다 더 높다. 피렐라의 초반 성적은 '역대급'이다. KBO리그를 처음 겪는 외국인 선수들은 보통 적응기를 거친다. 삼성의 효자 외국인 타자로 활약(2017~19)했던 다린 러프는 첫 시즌 2군에 다녀온 뒤에야 타격감이 궤도에 올랐다. 그런데 피렐라는 이 과정을 생략했다. 34경기 기준으로는 구단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야마이코 나바로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2014년부터 2년 동안 뛴 나바로의 첫 시즌 34경기 성적은 타율 0.307, 6홈런, 22타점. 타율, 홈런, 타점 모두 피렐라가 압도한다. 나바로는 첫해 타율 0.308, 31홈런, 98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피렐라는 테임즈마저 넘었다. 2014년부터 3년간 NC에서 활약한 테임즈는 연평균 41홈런을 때려낸 '괴물 타자'다. 첫 시즌 34경기 성적은 타율 0.298, 7홈런, 21타점으로 나바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건 피렐라보다 15경기 더 소화한 시즌 45번째 경기였다. 테임즈는 2014시즌 중후반 페이스를 끌어올려 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팀당 16경기를 더 치르는 2021시즌 피렐라가 보여줄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달 13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피렐라에 대해 "지금은 (장·단점을) 평가하긴 어렵다. 시즌 30경기 정도를 해보면 대략 어느 정도(실력)인지 윤곽이 나온다. 생소한 투수를 많이 만나고 투수마다 타이밍을 어떻게 잡을지 다 다르다. 외국인 타자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렐라는 감독의 평가 기준 '30경기'를 가뿐하게 통과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14 05:30
야구

[IS 피플] 타율 0.150 NC 박준영, "실패 없이 성공 없다"는 감독

"실패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이동욱 NC 감독이 내야 유망주 박준영(24)에게 보내는 묵직한 메시지다. 박준영은 NC가 공을 들여 키우는 선수다. 주 포지션이 유격수여서 '손시헌의 후계자'로 불린다. 손시헌 NC 2군 수비코치는 1군 통산 1559경기를 뛴 베테랑. 두산과 NC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뒤 2019년 은퇴했다. 박준영은 손시헌의 현역 시절 등 번호 13번을 이어받았다. 그만큼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트레이드 제안이 들어와도 지켰다. 2군(퓨처스)에선 검증이 끝났다. 박준영은 지난해 2군 5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5(200타수 59안타), 4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4월 소집해제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해 적응했다. 시즌 막판 타격 슬럼프 영향으로 성적이 하락했지만, 한때 3할 중반대 고타율을 유지했다. 5월 월간 타율이 0.369(65타수 24안타). 그러나 1군 벽은 높았다. 시즌 중후반 1군에 등록돼 경기를 뛰었으나, 타율이 0.152(46타수 7안타)로 바닥을 쳤다. 삼진(17개)과 볼넷(2개) 비율도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연습경기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5일까지 7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0.150(20타수 3안타)이다. 삼진은 7개로 팀 내 1위. 연습경기라고 해도 과정과 결과가 모두 기대 이하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를 무리하게 타격하다 아웃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이 반복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까지 불안하다. 이동욱 감독은 "안됐던 걸 만회하려고 하니까 그렇다.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며 "파울이 나오니까 볼카운트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동욱 감독은 "좋은 점을 갖고 있으니까 경기를 뛰는 거다. 계속 보고 있다. 실패하면 다시 준비하면 된다. 실패 없이 성공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박준영은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곧바로 '투수'로 데뷔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대성할 재능이 충분하다며 기회를 줬다. 신인으로선 파격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6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타자로 전향했다. 2018년 4월 현역 입대 후 수술 이력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했고, 지난해 4월 소집해제 됐다. '타자' 박준영이 1군 투수 공을 쳐볼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 지난해 잠깐 1군에 등록됐을 때를 제외하면 올해 연습경기를 통해 1군 투수 공을 눈에 익히고 있다. 현재 기록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이유다. 조급하지 않게 박준영의 성장을 기다린다. NC는 1군 주전 유격수 노진혁이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홈런 20개를 때려냈다. 박준영에게 시간을 더 줄 여유가 충분하다. 이동욱 감독은 "투수들의 공을 쳐보면서 본인도 느꼈을 거다. 감독과 코치, 데이터 팀에서 어떤 얘길 해도 선수가 소화할 수 없다면 죽은 정보고, 죽은 코칭이다.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안다. (연습경기) 한 타석 한 타석이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3.16 00:02
야구

[IS 피플] 대들보 박병호가 빠진 키움, 버팀목 '김하성'이 있다

키움은 지난달 26일 대들보가 하나 빠졌다. 간판타자 박병호(34)가 손등 미세 골절로 1군에서 제외됐다. '최소 3주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 시즌 극심한 타격 슬럼프(83경기·타율 0.229)를 겪고 있는 박병호지만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부상 전까지 20홈런을 때려내 팀 내 2위. 통산 홈런이 무려 306개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투수가 느끼는 중압감은 겉으로 드러난 기록 그 이상이었다. 박병호의 팀 이탈은 키움 타선의 무게감을 크게 떨어트릴 수 있는 악재 중 하나였다. 위기 상황 속 팀의 버팀목은 김하성(25)이다. 김하성은 박병호가 1군에서 빠진 뒤 치른 첫 12경기(8일 기준)에서 타율 0.435(46타수 20안타)를 기록했다. 이 기간 키움의 팀 타율은 0.270. 김하성의 성적을 빼면 수치가 리그 최하위인 0.249까지 떨어진다. 팀 전체 안타의 15.7%를 혼자서 책임졌다. 출루율(0.527)과 장타율(0.826)을 합한 OPS도 1.353으로 수준급. 도루성공률까지 100%(5회 시도)이니 흠잡을 곳이 없다.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가며 출전해 체력 소모가 크지만, 타석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8일 인천 SK전에선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2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원맨쇼를 펼쳤다. 키움은 4회까지 2-10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경기 중후반 김하성의 활약을 바탕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주자가 쌓이면 직접 해결하고 때론 중심타선에 찬스를 연결했다. 3연패에 빠져 있던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커리어 하이를 향해 가고 있다. 8일 경기를 통해 개인 한 시즌 커리어 하이(종전 2017년·23개)인 24홈런 고지를 밟았다. 겨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무엇보다 도루를 19번 시도해서 100% 성공. 한 개만 더 추가하면 '20-20'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2016년에 이미 '20-20'을 달성했지만, 당시엔 타율이 0.281이었다. 올 시즌엔 타율까지 3할을 유지하고 있어 의미가 더 크다. '리그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라는 평가만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수치가 남다르다. 김하성은 중견수 이정후(22), 2루수 김혜성(21)과 함께 키움의 미래이다. 그래서 어깨도 더 무겁다. 박병호가 빠진 기간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는 "항상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누구보다 박병호의 빠른 복귀를 기다린다. 김하성은 "(1군에) 박병호 선배가 없는 게 엄청 크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팀 내에서 분위기나 다른 많은 것을 신경 썼다는 걸 느끼고 있다. 박병호 선배가 올 시즌 야구가 잘 안 되고 있지만, 주장인 (김)상수 선배랑 팀을 이끄는 게 정말 힘들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존경한다"며 "얼른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9.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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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데뷔 18년' 서지혜 "20대 중후반 슬럼프 일상으로 극복"

배우 서지혜(35)가 '소지혜'란 수식어를 얻었다. tvN 드라마의 시청률 역사를 쓴 '사랑의 불시착' 서단에 이어 MBC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이하 '저같드')까지 완주했다. 특히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통해 '미니시리즈 1번 여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데뷔 18년 차에 빛나는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했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게 만들었다. 6개월 넘게 한 작품에 매달리다 보면 쉬고 싶기 마련. 그러나 서지혜는 '사랑의 불시착' 내유외강 서단 역할도, '저녁 같이 드실래요?' 속 통통 튀는 비타민 도희 역할도 놓칠 수 없었다. 극과 극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기 때문. 서지혜는 "끝나서 시원하다. '사랑의 불시착' 끝나고 곧바로 촬영을 시작해서 내겐 긴 시간이었다. 1년 동안 두 작품을 연달아하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굉장히 알차게 보낸 느낌"이라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도도함'과 '차도녀'에 '러블리'란 수식어도 얻었다. "본래 러블리한 성향이 아니다. 평상시 성격도 씩씩하다. 도희를 러블리하게 보여주려고 한 적이 없는데 러블리하게 보였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다행이다 싶다." -극 중 먹방이 많았다. 체중 관리에 부담되지 않았나. "제목부터 '저같드' 아닌가. 저녁 메이트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로 저녁이나 새벽에 먹는 신이 많았다. 심지어 새벽 3~4시에 짜장면을 먹었다. 촬영 때문에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았지만 평소 잘 붓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관리 아닌 관리를 했다. 가장 맛있던 음식은 삼겹살이었다." -평소 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인가. "몰아서 하는 걸 잘 못한다. 그래서 평상시에 조절하는 스타일이다. 관리해야 할 때 라이트 하게 먹곤 한다. 먹다 보니 야채가 맛있기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신경 써서 먹는 것 같다. 쉴 때는 가끔 떡볶이도 먹고 술도 먹고 그런다." -데뷔 18년 차인 것을 체감하나. "스태프들의 80% 이상이 (나보다) 어리다. 어린 친구들이 내 나이를 몰랐다가 알고 나면 '선배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때 갭 차이가 확 느껴진다. 아직까지 난 철이 없다고 생각한다. 격식 없이 젊게 살고 싶기도 하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내 밑에 있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란 생각이 드니 갭 차이를 못 느끼고 일한다. 그러다 그들이 날 깍듯하게 대할 때 그 부분이 체감된다." -지난 시간 되돌아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 "데뷔할 때 연기의 '연'자도 모르고 시작했다. 패기와 열정으로 무작정 달려왔다. 그런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였던 것 같다. 지금도 연기에 대해 잘 모르고 힘들지만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 커졌고 잘하고 싶다. 책임감도 더 크다. 달라지지 않은 건 여전히 연기가 재밌다는 것이다." -슬럼프도 있었나. "20대 중후반쯤 굉장히 힘들었다. '내가 과연 이 직업과 적성이 맞는가' '내가 잘 가고 있는 것인가' '연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지점이 부딪칠 때가 있었다. 대단한 인기를 얻으려고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라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되새기며 마음을 좀 놓기 시작했다. 연기를 잘하는 걸 목표에 두고 달려보자고 결심했다. 연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터닝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어느 순간 아무것도 모르고 연예계에 온 것에 대한 중압감이 터져버린 것 같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1년 정도 쉬었다. 학교 다니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조금씩 마음을 잡아갔다. 그때 안 쉬었으면 연기를 그만뒀을 것 같다. 그때의 나에겐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친구들이랑 아무 생각 없이 놀고 학교 공연에 집중했던 시기다."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은. "체력이 좋은 것 같다. 힘들지만 현장에 가서 움직이고 연기하면 에너지를 받는 스타일이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생기가 생긴다. 그게 꾸준하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집에서 쉬면 몸이 근질근질거린다. 일하는 게 제일 재밌다." -주로 쉴 때 무엇을 하나. "자거나 운동을 한다. 밀린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도 좋아한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요즘 갈 수가 없어서 집에서 하는 취미생활을 찾아보고 있다. 최근 만화책도 읽었다." -예능 욕심은 없나. "특별하게 할 수 있는 거나 보여줄 게 없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예능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본업이 연기라 연기에 대한 것들이 포커스로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언젠가 마음의 문이 열리면 해보겠다.(웃음)" -도전해보고 장르가 있나. "액션이나 팜므파탈 역할을 소화해보고 싶다. 어두운 지하세계에 있는 다크한 캐릭터 말이다. 그 외에도 너무 많은데 일단은 어떤 역할이든 다 할 의향이 있다. '저같드'를 통해 다음에 나의 모습을 좀 더 많이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을 날려준 작품이다. 점수로 치면 90점 정도 주고 싶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문화창고 [인터뷰①] 서지혜 "'사랑의 불시착' 해외 인기 SNS 통해 실감" [인터뷰②] 서지혜 "비혼주의자 NO,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마인드"[인터뷰③] '데뷔 18년' 서지혜 "20대 중후반 슬럼프 일상으로 극복" 2020.07.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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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서지혜 "비혼주의자 NO,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마인드"

배우 서지혜(35)가 '소지혜'란 수식어를 얻었다. tvN 드라마의 시청률 역사를 쓴 '사랑의 불시착' 서단에 이어 MBC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이하 '저같드')까지 완주했다. 특히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통해 '미니시리즈 1번 여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데뷔 18년 차에 빛나는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했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게 만들었다. 6개월 넘게 한 작품에 매달리다 보면 쉬고 싶기 마련. 그러나 서지혜는 '사랑의 불시착' 내유외강 서단 역할도, '저녁 같이 드실래요?' 속 통통 튀는 비타민 도희 역할도 놓칠 수 없었다. 극과 극의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기 때문. 서지혜는 "끝나서 시원하다. '사랑의 불시착' 끝나고 곧바로 촬영을 시작해서 내겐 긴 시간이었다. 1년 동안 두 작품을 연달아하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굉장히 알차게 보낸 느낌"이라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평소 온라인 콘텐트를 자주 보나. "솔직히 드라마 이전엔 낯섦이 있었다. 드라마를 하면서 살펴보니 활성화가 많이 되어 있더라. 많은 콘텐트가 있었다. 신선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먹방부터 브이로그까지 시간 날 때마다 보고 있다. 모르던 세계라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것 같다." -개인 채널에 대한 욕심은 없나. "보통 일이 아니다더라. 아직은 그런 생각이 없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나중엔 터질 것 같다. 지금은 연기만 해야겠다." -김정현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뭔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먼저 '저녁 같이 드실래요?' 특별 출연을 제안했다. 전작에 데이트하는 장면이 없었던 터라 제안했는데 흔쾌히 승낙을 해줬다. 극의 설정이 3년 정도 만난 연인 사이였는데 다른 배우가 했으면 어색함이 있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편안하게 촬영했다." -실제로 디너 메이트가 있다면. "혼밥과 혼술이 유행하게 된 게 서로 바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나 역시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먹거나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누군가와 밥을 먹는 게 그리울 수 있지 않나. 마음이 맞는 사람, 입맛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저녁을 먹는 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온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서로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오픈 톡으로 약속을 잡았다.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느끼는 편안함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서로가 정체를 밝히지 않고 밥만 먹는 사이니 고민거리를 잘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날 모르는 누군가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포인트가 있지 않나." -평소 외로움은 어떻게 해소하나. "예전엔 외로움에 사무쳐서 이걸 어떻게든 극복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친구들에게 연락하곤 했다.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있다. 혼자 영화 보거나 쇼핑하는 걸 하지 못했는데 '에라이 모르겠다'라고 생각하고 해 봤더니 너무 좋더라. 오히려 집중할 수 있고 그걸 통해서 나를 볼 수 있어 좋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시작해서 가끔은 나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비혼주의자인가. "예전엔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면, 요즘엔 '언젠가 하겠지' 그런 막연함이 커졌다. 많이 내려놓은 상태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결혼했거나 아이가 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언제쯤 나도 내 짝과 만나 결혼해서 살까?'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나 나름대로의 삶을 즐기고 있고, 친구들도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고 부러워하더라.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마인드로 즐기고 있다." -극 중 옛 남자친구들의 나쁜 사례가 등장한다. "나 역시 연애를 하면서 차여 본 적도 있고 찬 적도 있다. 전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한 번쯤 온 적 있고 해 본 경험들이 있지 않나. 누구나 연애가 비슷하구나, 특별한 것보다 평범하게 사랑하는 게 일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연애에 대한 특별함보다 같이,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연애가 좋은 것 같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하면서 그런 시점에 좀 더 주목하게 됐다." -배우란 직업이 평범한 사랑과 거리가 있지 않나. "그건 편견인 것 같다. 다만 예전엔 연인에게 나의 예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결혼한 친구들의 얘길 들어보면 나의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는 편한 사람이 최고라고 하더라. 지금은 내가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는 예쁜 모습 말고 집에 혼자 있는 모습도 사랑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집에 있을 땐 어떤 모습인가. "화장을 즐겨하지 않는다. 나가지 않는 이상 화장을 안 하고 화장도 잘 못한다. 피부 빼고 안 한다. 평소 거울을 잘 안 보는 성격인데 가끔 거울 보면 스스로도 깜짝깜짝 놀란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문화창고 [인터뷰①] 서지혜 "'사랑의 불시착' 해외 인기 SNS 통해 실감" [인터뷰②] 서지혜 "비혼주의자 NO,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마인드"[인터뷰③] '데뷔 18년' 서지혜 "20대 중후반 슬럼프 일상으로 극복" 2020.07.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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