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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니는 은어를 좋아하는가..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A to Z [전형화의 직필]

“‘검은 사제들’(544만명)보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감사할 뿐입니다.”장재현 감독은 ‘파묘’가 올해 첫 6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 대한 반응이 자신의 예상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영화 전반부보다 후반부를 오컬트 마니아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일반 관객들이 더 호응해주고 있는 탓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하는 그에게 ‘파묘’의 A부터 Z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물었다. 때로는 의도한 것부터, 더러는 관객이 의미를 부여해준 것까지 ‘파묘’의 아주 긴 뒷이야기를 전한다. 이 인터뷰는 ‘파묘’의 스포일러를 대거 포함합니다.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호불호가 있는 장르라 엄청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검은 사제들’보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내심 있었을 뿐이다.-어렸을 때 이장을 하는 것을 보고 ‘파묘’의 원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본격적인 준비는 ‘사바하’ 이후부터였을텐데.살던 동네가 그런 일들이 많았다. 이장을 했는데, 굿도 하고 제사도 크게 지냈다. 무덤을 파고 관을 뜯었다. 고백하자면 그 때부터 관을 좋아했다. 무덤에서 갓 꺼낸 낡은 관이 주는 이미지를 좋아했다. 관을 놓고 이야기를 발전하려 했다. ‘사바하’ 끝나고 한국장례협회를 찾아 대표님을 만나서 이틀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풍수지리사 분들도 만났고. 통상적으로 지관이라고 하는데, 지관은 조선시대 관직이고 풍수지리사가 더 맞는 말이다. 풍수지리사협회가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국풍수지리협회 분들을 만났고 협회에 소속 되지 않고 혼자 재벌집 묫자리를 봐주는 분들을 만났다. 동시에 장의사분들도 만났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분들이 살면서 쌓아온 코어랄까, 내공이랄까, 거기에 공통된 것들이 있더라. 대체로 이장의 80% 정도는 땅을 팔거나 재개발이 돼 하는 경우다. 나머지 20%가 다른 경우인데, 무덤을 꺼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던 걸 꺼낸다는 의미다. 그게 과거로 가는 여정 같다고 생각했다. 뭔가 과거의 잘못된 것을 꺼낸다는 것, 거기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 -파묘와 친일파, 일본제국주의를 연결한 까닭은.소재를 계속 파헤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올까 고민했다. 그런데 파묘를 검색하다보면 친일파 파묘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가까운 과거이면서 더 밑에는 뭐가 있을까로 계속 들어갔다. 티눈 수술을 했는데 고름을 빼도 끝이 아니더라, 뿌리까지 뽑아야지 새로운 게 나온다. 그것처럼 친일파 밑으로 뿌리까지 파 내려가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 초반 틀니 일화는 감독의 실제 일화에서 비롯 됐다던데.친척 분 중에 무속인이 계신다. 난 할머니가 거의 키워주시다시피 해서 할머니에 대한 정이 많다. 돌아가신 뒤 할머니를 기억하려 틀니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친척 분이 할머니 틀니를 갖고 있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갖고 가셔서 불 태워서 공양하셨다고 하더라. -일제가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사실 실체가 불분명하다. 말뚝을 박아서 정기를 끊는다는 이야기는 정조실록에 정조가 인재가 없는 걸 한탄하자 고려말 명나라 도사가 와서 정기를 끊기 위해 말뚝을 박아서 그렇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지고 들어온 이유는. 그말대로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사로도 “99%는 가짜다. 그럼 1%는?”이란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깐. 게다가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에 ‘사무라이의 시대’란 게 있다. 그걸 재밌게 봤는데, 4화인가에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무라이들이 조선인을 죽이는 게 삽화로 묘사되는데 기분이 너무너무 안 좋더라. 그래서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침략의 상징과 사무라이 정령을 결합시키고 그걸 쇠말뚝을 상징화하는 걸로 만들었다. 그걸 뽑으면 이 땅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파묘’에 그 상징을 한반도 허리에 해당하는 곳에 박아놓는 음양사 이름을 무라야마 준지라고 설정했는데.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귀신’ 등을 집필한 무라야마 지준에서 따온건가.노코멘트다. ‘사바하’ 때 고생을 많이 해서리. -최민식이 맡은 상덕, 김고은이 맡은 화림, 유해진의 영근, 이도현의 봉길 등 주요 인물들의 이름들이 다 독립운동가에서 비롯됐다.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나 그 절을 세운 스님 이름이 원봉이라는 것도 그렇고, 의열장의사란 이름도 그렇고. 이렇게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언제부터 마음 먹었나.처음부터다. 원래 전작들에서도 극 중 인물들 이름을 영화 주제에 맞게 지었다. ‘파묘’는 앞에는 오컬트, 뒤에는 항일이다고 하는 평이 있는데 난 두 개가 같은 맥락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무덤을 한 번 더 파는 것이라고. 친일청산과 항일을 나눠서 생각하는 게 아닌 것처럼.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너무 많더라. 그 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네 명 주인공들의 옷색이 파란색(좌청룡)과 검정색(북현무), 빨간색(남주작), 하얀색(우백호)인 건 사방신의 의미를 고려한 것인가.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이들이 각 사방을 보고 있는데.의상을 설정 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최민식-유해진 세대와 김고은-이도현 세대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초반에 화림이 의뢰를 받은 미국 저택에서 불상 뒤에 야차상을 꺼내 놓는 건, 2부 오니의 등장을 알리는 복선으로 준비한 것인가.그렇다. 영화가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도깨비, 요괴 등 이물감을 줄 수 있는 물건들을 곳곳에 배치했다.-왜 이야기를 이렇게 두 갈래로 만들었나. 원래 구상을 할 때는 미국 의뢰인 박지용이 주인공이었다. 깔끔한 오컬트 같은 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극장에 가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데 많이 답답하더라. 그 당시 작가주의 작품들이 많이 개봉하기도 했는데, 여느 때라면 극장에서 사유할 거리를 얻고 극장문을 나서는데, 코로나 때는 답답하게 나오게 되더라. 그럼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게 됐다. 난 체험이라고 생각했다.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앞의 빌런과 뒤의 빌런을 다르게 하고, 정통 오컬트에 다른 장르를 접목시키고자 했다. 난 뒷부분을 크리처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뱀파이어, 미이라, 강시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것들 역시 광의의 오컬트물이고. 초자연적 존재들의 이야기니깐. 그리고 그런 뒷부분을 이런 장르물 마니아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었던 건, 앞에는 보편적이고 뒤에는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는 점이다.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영화 속에서 장르가 바뀌는 부분이 덜 대중적이고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대라 의외였다.-무속인들이 LA에 출장을 많이 가나.실제로 많이 간다. 특히 일본으로 가장 많이 간다. 일본에는 우리 같은 의미의 신내림이 거의 없어서 알음알음 소개로 많이 간다. 미국도 재미교포들 소개로 많이 가고. 풍수사들도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닌다.영화에 편집된 장면이 있는데 화림과 봉길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던 장면이 있다. 무당길드라고 해야 할까, 스승님이 있고 거기서 파생된 신자매, 가족들이 있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 스승님이 일본과도 연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첫 장면에 김고은이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건가.화림이 일본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영화의 톤앤매너, 지향하는 바를 그 대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컨버스를 신고 에어팟을 꼽는 MZ무당이 화제를 모았는데.실제로도 그렇다. 무속인들을 만나면 생각보다 많이 젊다. 세대교체도 되고 있고. 많이 뛰다 보니 도가니가 아파서 컨버스 같은 편한 신발, 편안한 구두를 많이 신는다. -이도현이 맡은 봉길이 몸에 새긴 문신은 태을보신경인가. 그 캐릭터도 실제 인물에서 가져왔다던데.태을보신경이 맞다. 잡귀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달라는 경이다. ‘사바하’ 때 야구선수를 하다가 신병이 와서 무당이 된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이 몸에 그렇게 문신을 새겼다. 언젠가 그 캐릭터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봉길로 가져왔다. -대살굿이 원래 있나? 타살굿인데 영화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대살굿으로 바꿨나.통상적으로 타살굿이라고 많이 한다. 저승사자가 왔을 때 마지막으로 제물이 대신 죽는 굿. 그걸 대살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대살굿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영화적으로 대살굿으로 썼다.-김고은이 대살굿을 할 때 받는 건 몸주신인 할머니인가, 아니면 다른 귀신인가. 할머니와 대살굿이 어울리지 않는데.대살굿을 할 때는 장군신을 받는다. 아주 강력하게 맞서야 하니깐. 대살굿은 저주 같은 오펜스굿이 아니라 방어하는 디펜스굿이다. 그래서 그 때는 자신의 몸주신이 아니라 장군신이 오는 것이다. -대살굿은 실제 굿의 동선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가.그렇다. 원래는 4시간 짜리 굿을 5분 안에 보여줘야 했기에 어떤 걸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김고은이 무속 선생님 집에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하루 종일 리허설을 했다. 그 뒤 하루에 몰아서 카메라 4대로 찍었다. 그 감정을 나눠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일단 김고은에게 즐기는 모습을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무속인은 신을 받으면 즐긴다. 웃음도 보이고. 김고은이 굿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칼로 자신의 얼굴을 긋는 장면, 뜨거운 숯에 손을 넣는 장면 등은 자신에게 신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남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내 안에 신이 들어와서 나도 멀쩡하니 당신들도 안전할거야라고. 그걸 보고 인부들이 일을 시작한다. 칼을 땅에 묘지 방향과 반대로 던지는 건, 원래 모든 굿이 그렇다. 이 근처의 나쁜 것들이 이 칼 밖으로 나가 일종의 결계가 쳐지는 것이다. 화림이 동물 피를 마시는 건, 신에게 일종의 밥을 바치는 의미이고. -굿을 시작하기 전 봉길이 화림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게 많은 연성러들을 자극시켰는데. 둘의 관계는 이성적인 게 담겨 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건가.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만들 계획은?무속 세계에선 스승이 굿 준비를 하면 제자나 신아들,딸들이 옷도 입혀주고 신발도 신겨주고 다 준비를 해준다. 둘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려고 그 장면을 넣었다. 이성적인 마음이 담겨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파묘’보다 더 재밌는 좋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산소탈로 직계 장손들이 해를 입는데, 왜 직계가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유령의 며느리까지 죽임을 당하는 건가. 영화적 설정 오류이지만 며느리가 죽는 건, 엔딩크레딧에 써 있듯이 이름이 배정자이기 때문인가? 일제시대 대표적 친일파?노코멘트다. 설정이 어긋나는데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 -친일파 영혼이 LA집 창문을 열어달라거나 프라자호텔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사실 문을 열어줘야 들어간다는 건 뱀파이어물의 특징이지, 동양적인 오컬트 특징은 아닌데. 맞다. 연출적으로 재미를 주려고 섞은 것이다. -전반부 친일파 귀신 장면은 덜 자극적인 것 같은데.일부러 담백하게 담았다. 더 직접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있었는데 편집했다. 전반부가 담백해야 후반부에서 더 강렬할 것이라 생각해서 그리했다. -친일파 귀신이 사실 영화 속 곳곳에 숨겨져 있는데.유리에 비추기도 하지만, 잘 찾아보면 많은 곳에 있다. 심령사진을 보면 귀신은 찍는 게 아니라 찍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찍힌다는 느낌으로 영화 속에 담았다. -첫 번째 묘를 꺼낼 때 등장하는 뱀은 일본요괴 누레온나인데. 하필이면 돼지띠 일꾼에게 죽임을 당한다. 돼지랑 뱀은 상극이기도 한데. 그래서 동티 난 그 일꾼은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기도 한데. 일이 해결된 뒤 어찌 되나. 누레온나는 물의 요괴다. 잘못된 것을 건드렸다는 설정으로 넣었다. 물의 요괴라 그걸 건드리자 비도 오고 그러는 것이다. 원래 묘가 탈이 나는 경우 뱀이 관에 들어오는 ‘사염’, 벌레가 들어오는 ‘충염’, 바람이 든다고 해서 ‘풍염’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뱀이 관에 들어갔는데 밑의 요기가 너무 세서 뱀이 변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란 설정이다. 그래서 비슷한 대사도 넣었다. 그 인부는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 맞다. 일부러 동티 나는 인물로 연결하기 위해 틀니 파묘할 때 포커싱을 잡았다. 편집됐는데 나중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그 양반도 좋아진다는 장면이 있었다. 동티풀이가 된 셈이니깐. -조선총독부가 보이는 프라자호텔은 세트 촬영인가.내부는 세트고, 창에 보이는 광화문 정경은 프라자호텔에서 소스 촬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스를 LED월을 띄우고 촬영했다. 블루스크린를 놓고 합성을 하는 건 색감이 잘 안맞는 것 같았다. -친일파 귀신 혼부르기를 할 때 화림이 그 장례식장 주소를 읊는데.실제로 그렇다. 혼이 와야 할 위치를 부른다. 무속인에게 고증을 받아 만들었다.-의뢰인에게 진짜 상덕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과 친일파 귀신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이 다른가.아니다. 같다. 쇼트 길이가 차이가 나서 같은 음을 넣는데 리듬이 달라진 것이다.-의뢰인이 욕조에 누워있는 것을 비롯해 전반부에 물의 이미지가 많은데.그렇다. 욕조도 그렇고 땀도 그렇고 비도 그렇다. 후반부에는 불의 이미지가 많다. 드럼통 불도 그렇고. 그렇게 물과 불의 이미지를 전반부와 후반부에 대비시켰다. -친일파 관을 태울 때 일제 시대 때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훈장이 들어있는데.그래서 이장할 때 그 신분이 드러날까봐 관을 열지 말고 그대로 화장하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염을 할 때 먼길옷을 입히는데, 우리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생전에 고인을 상징하는 옷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고인이 좋아하는 물품을 넣기도 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숫자는 실제로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곳인가. 어디며 어떻게 짚었나.풍수사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같은 곳을 이야기하더라. 강원도 고성 향로봉이다. 영화 속에도 나온다. 상덕 화림 등이 얼굴에 문신하고 산에 올라갈 때 드론샷으로 산의 정경을 인트로로 잡는데 바로 그곳이 향로봉이다. -관을 두 개 넣는 첩장은 새로운 건 아니지만 밑에 넣는 관을 세로로 넣어서 마치 못의 형국으로 만든 게 기발한데.이야기했지만 실제 쇠침, 쇠말뚝을 넣는 게 아니라 그걸 상징하는 걸 넣고 싶었다. 그래서 그 자체를 못처럼 만들었다. -흉한 것인 오니의 설정은.전쟁터에서 신처럼 모셔지려면 외형부터 거대해서 위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8척 거구를 생각했고, 2미터 40센치미터로 설정했다. 임진왜란에도 참전했고, 그 뒤 세키가하라 전투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반대 진영에 참전했다가 패배한 뒤 영화 내용처럼 된 인물이란 설정이다.-한국의 도깨비와 일본의 오니는 다른 존재인데. 그래서 5장 도깨비불 옆에 일본어로 오니라고 적었다. 다른 소제목은 다 한글 옆에 한자인데 그것만 일본어다. 원래는 그 장의 제목을 도깨비라고 했다가 너무 의미가 많을 듯 해서 좀 더 명징하게 가고자 도깨비불로 가고 옆에 오니를 넣었다. 그때부터 막가는 설정이니 좀 더 직관적인 제목으로 관객을 인도하고 싶었다.-도깨비불로 주인공들이 환각을 보는 데 별다른 설명은 없는데.자연스럽게 관객이 같이 홀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왜 나이트클럽 들어가면 처음에 사이키 조명에 홀린 것처럼. 플래시백 느낌으로 만든 게 아니니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니가 오백년 전에 불경을 정복했다고 하는 장면은 ‘드라큘라’가 떠오르는데.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 광팬이다. 거기에서 드라큘라가 십자가를 이미 정복했다고 한 장면의 오마주다. -오니가 은어와 참외를 좋아한다는 설정은.일본만화 ‘음양사’를 좋아하는데, 은어와 참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거기에서 전국시대 사무라이가 좋아할 법한 음식들을 고민해서 가져왔다. -화림이 탑으로 가니 안전했다는 건. 탑, 곧 부도는 스님의 사리가 있는 곳이고 그래서 신성하다는 의미로 설정했다. -보국사 보살이 봉길 위에 올라간 뒤 자신의 옷을 찾는데. 불교에서 선종할 때 부처의 옷을 입고 육신의 원한을 잊는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인지. 보통 영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그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스님의 옷을 매칭시켰다. 그 장면을 그렇게 해석해도 될 듯 하다. -음양오행을 마지막 문제 해결의 원리로 사용했는데.오행이 원래 풍수지리의 베이스다. 풍수사가 과연 어떤 걸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국 풍수사가 오행을 고민해서 싸우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화림과 봉길은 ‘음양’, 상덕 영근은 ‘오행’이란 설정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거론되는 그 무덤을 만든 기순애는 일본어로 여우인 키츠네에서 온 것인가. 그렇다. 일제 때 우리나라 문헌에도 여우를 기순애라고 표현한 것들이 있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보국사 표시판에 있는 풍수사 표식은 원래 있는 것인가.그렇다. 풍수사협회에 따라 다양한 표식들이 있는데 가장 이 영화에 맞는 걸 가져왔다.-화림의 몸주신인 할머니는 일본 음양사랑 맞섰거나 그런 전사가 있는 인물인가. 실제 무속인인 고춘자님이 연기했다던데.화림의 조상 중 음덕을 많이 쌓은 분이란 설정인데 그런 전사까진 설정하진 않았다. 일종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고춘자님이 두 번 정도 등장하는데, 그 장면들은 직접 찍으셨다. 그런데 워낙 바쁜 분이라 보충 촬영은 대역이 찍었다. -여느 퇴마극과 달리 주목을 사이에 놓고 오니와 화림이 대화를 나누는 게 이채로운데.어느 산이든 산주인이라 불리는 큰 나무가 있고, 그걸 주목이라 불렀다. 일본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성황목이라 불리는 나무들이 있었고. 그걸 일본의 정령신앙을 대입해서 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병실에 누워있는 봉길을 놓고 도깨비놀이를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굿인데, 귀신을 속여서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오니 투구에 지네 문양이 있고, 봉길을 놓고 닭으로 대살굿을 준비하는데. 지네와 닭이 천적이라는 걸 고려한건가.지네는 항상 북쪽으로 간다. 뒤로 가지 않고 전진을 하고. 그걸 오니의 캐릭터에 은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닭은 그걸 고려했다기보다 봉길이 닭띠라 닭을 준비한 거다. 일종의 대살굿이니 앞에서 돼지 띠 인부들을 위해 돼지를 준비한 것처럼.-유해진을 교회 다니는 설정으로 한 건.그래도 제가 교회 다니는 집사인데 이런 영화 만들면서 교인들에게 면피를 하고 싶었다. 실제로도 만난 장의사 중 한 분이 교회 장로님이기도 했고. -음악 설계는 어떻게 했나. ‘사바하’도 같이 했던 김태성 음악감독과 작업했는데.전체적으로 저음이 많다. 불협화음이 도드라지고. 김태성 음악감독님이 훌륭히 해주셨다. -마지막 결혼식 사진 장면은 독립운동가 사진들을 은유한 것인가. 또한 ‘사바하’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설정인가.독립운동가 사진처럼 찍은 것이냐는 질문은 노코멘트하고 싶다.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사실 원래 조명팀 중 한 명에게 그 장면을 부탁했는데, 마침 다윗이 시간이 있다고 해서 찍었다. 특별히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건 아니다.-‘사바하’의 이정재 이다윗, ‘파묘’의 김고은 이도현이 한 사건을 쫓는 설정으로 ‘사바하2’를 만들 계획은 없나.오컬트유니버스가 계획에 없는 건 아니어서 매 작품마다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는 했다. 시나리오를 빨리 쓰기야 ‘사바하2’보다 ‘파묘2’가 빠를 수는 있겠지만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 장담을 못하겠다. 등장인물보다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여야 하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 -‘검은 사제들’에선 사람을, ‘사바하’에선 하늘을, ‘파묘’에선 땅을 이야기했는데. 차기작은 어떤 걸 이야기할 계획인가.신에 대한 이야기다. 믿음에 대한 이야기고. 어두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건국전쟁’ 감독이 ‘파묘’에 좌파가 몰리고 있다고 했는데.일단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겠나. 난 ‘파묘’가 색깔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에 사는 한국사람이라면 무의식에 담겨 있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3.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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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화내면 조회수가 폭발하는 유튜버가 있다? [김지혜의 ★튜브]

유튜브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다들 있죠? ‘김지혜의 ★튜브’가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워매워매~ 아주 매워서 사람 죽여. 여기 사장 이름 적어놔라”평범한 먹방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다간 큰코다친다. 찰지다 못해 매운 전라도 사투리와 마치 우리 엄마를 보는 것 같은 친숙함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구독자 194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조재원은 지난 2016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인기 크리에이터다. 방송 초반에는 친한 여동생과 함께 웃긴 상황극을 하거나 몰래카메라 형식의 콘텐츠로 구독자를 모았다. 과거 개그맨 지망생이기도 했던 조재원은 타고난 유머감각으로 개그 유튜버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꽤 인지도가 높다. 조재원은 특히 탱커 역할을 할 때 돋보이는 유튜버다. 탱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집중적으로 벌칙을 당하는 사람이나 각종 궂은 일을 다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한마디로 누군가에게 구박당할 때 유독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과거 ‘런닝맨’의 이광수, ‘무한도전’의 정준하 등이 대표적인 탱커 역할이다. 조재원은 ‘죽음의 ASMR’ 콘텐츠를 시작하면서 탱커 역할이 극대화됐다. ‘죽음의 ASMR’은 조재원이 엄마 김동금 씨가 자고있는 방에 몰래 들어가 음식을 먹는 콘텐츠다. 엄마가 인기척에 일어나 짜증을 내고 조재원이 어쩔 줄 몰라 할 때마다 웃음이 빵빵 터진다. 음식 선택도 점점 과감해진다. 방송 초반에는 과일이나 디저트 위주였다면 현재는 마라탕, 직접 굽는 삼겹살, 심지어 세상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음식들까지. 갈수록 엄마를 자극해 더욱 극한 상황을 조성한다. 무엇보다 이 콘텐츠의 묘미는 엄마 김동금 씨의 맛깔난 전라도 사투리다. “어우 재원아 아주 그냥 제사상을 차려라”, “밤에 먹는 건 다 암 덩어리라고 했지?”, “이 호랑이도 물어갈 염X할 놈아” 김동금 씨가 시원시원한 전라도 욕을 퍼부을 때마다 조회수는 올라간다. 가장 큰 인기를 끈 영상은 조회수 300만 회에 육박하며 한번 영상을 올렸다 다며 기본 50만회는 훌쩍 넘긴다. 누리꾼들 역시 “채널 이름을 김동금으로 바꿔라”. “욕쟁이 할머니 가게가 왜 인기 많은지 알겠다”, “전라도 사투리가 중독성 있다” 등의 반응이 많다. 사실 처음부터 해당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다. 초반에는 다소 거친 욕설에 보기 불편하다며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김동금 씨 표 욕설이 친근해지면서 지금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라탕 같은 건 ‘암 덩어리’라고 해놓고 누구보다 맛있게 먹거나, 유명한 프랜차이즈 엽기 떡볶이를 ‘엽기토끼’로 잘못 부르는 등 처음 신문물을 접한 부모님의 반응을 보는 것 같아 MZ세대들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찍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혼자 살거나, 부모님과의 대화가 어색한 2030세대들에게는 조재원의 ‘죽음의 ASMR’ 콘텐츠가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죽음의 ASMR’ 외에도 김동근 씨와 조재원이 함께하는 여행 콘텐츠도 인기다. 귀에 쏙쏙 박히는 전라도 사투리와 마치 우리네 엄마를 보는 것 같은 친근함을 느끼고 싶다면 유튜브 채널 ‘조재원’을 추천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2.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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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마을 차차차' 신민아♥김선호, "좋아해" 고백 키스 또 자체 최고

'갯마을 차차차' 신민아와 김선호의 뜨거운 키스와 함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갈아치웠다. 지난 26일 방송된 tvN 주말극 '갯마을 차차차' 10회 방송에는 신민아(혜진)에게 직진 고백을 한 이상이(성현)와 설렘 가득한 입맞춤으로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한 신민아와 김선호(두식)의 엇갈린 삼각 로맨스가 그려졌다. 특히 공진의 아름다운 밤바다에서 서로의 진심이 통한 신민아와 김선호의 키스는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이날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12.4%, 최고 14.5%, 전국 기준 평균 11.4%, 최고 13.1%의 수치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 역시 수도권 기준 평균 6.8%, 최고 7.9%, 전국 기준 평균 6.3%, 최고 7.2%를 나타냈다. 지난 방송에 이어 연달아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특히 수도권, 전국, 2049 시청률까지 모두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이고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퇴근길에 불이 켜진 가로등을 보고 김선호가 고친 것을 알아챘던 신민아는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현관문이 닫히려는 순간 그 틈을 비집고 괴한이 난입했고, 공포에 질린 찰나에 김선호가 등장해 그를 순식간에 제압했다. 무사히 괴한은 잡혔지만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김선호는 신민아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다친 팔을 치료하는 와중에도 놀란 신민아를 안심시켜주려고 노력하는 김선호와 그 모습에 끝내 눈물을 터뜨리는 신민아에게서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 두 사람이 감정이 오롯이 전달돼 몰입을 높였다. 병원에서 나온 후 김선호는 신민아와 집으로 향했다. 함께 밤을 보내게 된 두 사람 사이에 괜한 어색함이 흐른 것도 잠시, 신민아의 발에 쥐가 나자 김선호가 발을 주물러주면서 로맨틱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신민아는 김선호의 할아버지 제사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진솔한 대화가 시작됐다. 할아버지가 자기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자책하는 김선호를 본 신민아는 "홍반장 잘못 아니라고. 지금까지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할아버지 하늘에서 복장 터지셨겠다"라며 그녀만의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방법으로 위로를 전했다. 다음 날 신민아는 혼자 할아버지 제사를 지낼 김선호를 생각하며 퇴근길에 전을 사서 그의 집을 찾았다. 그때 이봉련(화정)을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이 연달아 등장, 각종 전에 과일, 한과 등 제사상에 필요한 음식들을 건네줬고,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느껴져 훈훈함을 배가시켰다. 특히 마을 사람들은 신민아의 집에 괴한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하나같이 걱정하고 위로를 해주는가 하면, 김영옥(감리)은 놀란 신민아를 위해 청심환을 주는 등 마치 가족처럼 챙기는 이들의 모습은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인간미로 꽉 찬 공진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집 앞에서 신민아를 기다리던 이상이는 함께 밥 먹으러 가자며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근처 포장마차로 향한 두 사람. 잔뜩 긴장한 채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던 이상이는 신민아에게 14년 전 고백하지 못한 거를 두고두고 후회했다며 "여기서 널 다시 만났고, 오래 고민했어. 내 감정이 과거의 애틋했던 마음인지 현재의 떨림인지. 내가 내린 결론은 내가 널 좋아해"라고 진심을 담아 고백했다. 이상이의 고백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신민아는 마음이 복잡했다. 공민정(미선) 역시 강형석(은철)을 좋아하는 마음을 접기로 한 후 심란했던 터. 그렇게 마음이 통한 두 친구는 기분 전환을 할 겸 오랜만에 서울로 나들이를 떠났다. 한껏 높아진 텐션으로 서울에 도착해 기분을 냈지만, 제대로 즐기는 공민정과 달리 신민아는 좀처럼 집중하지 못했다. 쇼핑을 할 때에도 계속해서 남자 옷만 뒤적거리는가 하면, 한강이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공진 바다와 공진항에서 바로 들어온 홍게를 떠올렸다. 그 시각 공진에서는 김영옥이 김선호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하고 있었다. 신민아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인생은 짧다며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김선호의 표정은 이후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보고 김선호와 함께 비 맞으면서 놀았던 기억을 떠올린 신민아는 자신의 마음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진에 온 뒤로 김선호와 함께 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고, 일말의 고민 없이 공진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김선호를 찾아 나선 신민아는 방파제에 혼자 앉아있는 그를 발견하고는 달려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했다. "좋아해, 나 홍반장 좋아해"라며 돌직구 고백을 했다. 김선호는 천천히 다가가 입을 맞췄다. 그리고 "나도 이제 더는 어쩔 수가 없어"라고 말하며 다시 키스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 뒤로 보이는 아름다운 밤바다와 빨간 등대 배경까지 더해져 로맨틱한 키스 엔딩을 완성했다. 그동안 친구로 감춰왔던 사랑의 감정을 애틋한 키스와 함께 터뜨린 투샷은 안방극장에 설렘을 선사했다. '갯마을 차차차'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09.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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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남2' 노지훈 남매 사연에 최고 시청률 10.1%

‘살림남2’가 최고 시청률 10.1%를 기록했다. 8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 노지훈과 큰누나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하는 순간 최고 시청률 10.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노지훈은 제사 음식들을 보며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았던 과거를 회상했고, 학업을 포기한 채 돈을 벌어야 했던 상황속에서도 자신이 축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 준 누나들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노지훈의 작은 누나가 제사를 간소화하자는 제안을 했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어른들은 노지훈의 의견을 물었고 그는 자신의 가족끼리만 제사를 지내겠다는 돌발 발언으로 모두를 당황시켰다. 이에 깜짝 놀란 이은혜는 “아니예요”라며 다급히 상황을 수습했다. 다른 가족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후 노지훈은 이은혜에게 “고생했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은혜는 “별 말씀을요”라며 환하게 웃었지만 아들이 제사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노지훈의 말에 “무슨 소리야”라 발끈하며 “우리까지만 해, 꿈도 꾸지마”라며 등짝 스매싱을 가해 웃음을 선사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0.08.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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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594. 17년 만의 구명시식 참관

&#91;차길진의 갓모닝&#93; 594. 17년 만의 구명시식 참관 구명시식은 세월에 따라 변한다. 과거 구명시식은 연극의 한 장면 같았다면 현재의 구명시식은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춤과 노래가 있는 종합예술로 성장했다. 얼마 전 17년 만에 구명시식을 참관한 사람도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전에는 아마추어 같은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예술의 정점에 있는 느낌입니다.”잠실 후암선원에서 구명시식을 할 때는 구명시식 가무단에 연극인들이 참여해 줬다. 최고 수준의 연극인들은 아니었기에 영가가 원하는 무대를 100% 보여 주진 못했다. 힘든 고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나의 영능력으로 위기를 헤쳐 나갔다. 재미있는 사건들도 많았다. 구명시식이 시작하기 전에 코드가 뽑힌 전화기에서 전화벨이 울리고 제사상의 음식들이 후드득 떨어지기도 했다. 조용한 구명시식 현장에서 손톱으로 다다미 긁는 소리가 들리고 배터리를 분리한 휴대전화에서 벨소리가 울리기도 했다.그 시절에는 믿을 수 없는 영적인 일들이 자주 벌어졌다. 영가들이 자꾸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이제 세월이 흘러서일까. 구명시식을 찾는 영가들도 교육이 많이 된 듯하다. 함부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행동은 잘 하지 않는다.최근 건강 문제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침묵 속에서 구명시식을 올리고는 있지만 국가에 위기가 닥칠 때를 제외하고는 늘 순조롭게 구명시식을 마무리 짓고 있다. 17년 만에 구명시식을 참관한 사람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춤을 꼽았다.P선생의 춤은 그냥 춤이 아니었다. 굿춤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아름답다는 춤사위들이 등장했다. 수준 높은 춤사위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연극에 가까웠던 구명시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굿의 춤사위를 응용한 무용극이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었다.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놀라운 발전이 있었다. 그 세월 동안 내 곁을 지켜 준 예술인들도 이제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최정상의 예술인들로 성장해 있었다. 그날의 구명시식 사연도 다채로웠다. 오로지 나의 건강만을 위해 다섯 번이나 구명시식을 올려 준 사람도 있었다.나이도 어려졌다. 20대 여성은 외국으로 유학 가는 동생을 위해 구명시식을 올려 줬다. 30대 초반의 한 남성은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 주신 할머니를 위해 구명시식을 올렸다. 어린 시절, 빨치산 토벌 작전으로 숨진 아버지를 위해 구명시식을 올린 딸도 있었다. 일곱 살 나이에 아버지와 헤어진 딸은 이제 반백의 중년이 돼 있었다.모두 눈물과 감동의 구명시식이었다. 구명시식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자기 부모에게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 자기 스승을 배신하고 욕하는 사람, 가정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람, 이 세 부류의 사람과는 일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 구명시식을 하면서 늘 중간에 쉬거나 못 하게 될 때는 꼭 이런 분들이 한 명씩 있었다.구명시식이 옛날과는 달라졌다. 노래도 춤도 음악도 과거의 구명시식이 아니다. 옛날 구명시식과 같은 부분이 있다면 나의 영능력 정도일 것이다. 17년 만의 구명시식에 참관한 사람은 전혀 다른 구명시식을 봤다면서 감격하며 돌아갔다. 연극에서 춤으로 그 장르를 변신한 구명시식. 앞으로 20년 후 구명시식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2017.05.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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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233. 차례에 대한 질문

추석이면 국민 모두가 차례를 지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한 조사에 의하면 차례를 지내는 사람은 전체의 1/5 수준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비단 종교적인 이유만은 아니었다. 복잡한 사정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귀찮고 번거로워 싫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연연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잘 위해야 눈에 보이는 세계에서도 잘 살 수 있는 데도 말이다.영능력자로서 말하건대 차례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차례의 형식은 언제든 편하게 바꿀 수 있다. 만약 종교가 달라 차례를 지낼 수 없으면 간단히 망자를 위한 추모의식만으로도 충분하다. 차례상의 법칙인 ‘조율이시 홍동백서’도 꼭 지킬 필요는 없다. 물론 이를 지켜 정성이 담긴 차례상을 올리면 좋겠지만 형편상, 사정상 그럴 수 없다면 최대한 간략하게 올려도 된다. 사실 영계는 우리가 사는 인간계와는 달라, 몸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음식을 먹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례상을 올리는 건 음식의 '염(念)'을 먹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생전에 먹었던 음식의 맛을 기억해 차례상에 차려진 음식들의 염체를 먹는다. 이 말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을 반드시 형식에 맞춰 차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며 더 나아가 굳이 진짜 음식이 아니라도 괜찮다는 얘기다. 특히 요즘 시대에 돌아가신 영가들의 경우 차례상 형식을 크게 따지지 않는다. 채식주의자였던 한 영가는 “차례나 제사 지낼 때 신선한 유기농 채소만 조금 올려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생전 고기를 좋아하지 않았던 영가는 유기농채소와 녹즙·제철 과일 몇 개로만 구성된 간단한 상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면서 “절대 차례상에 돈을 많이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아예 상을 차리지 말라는 영가도 있었다. 생전 IT업계에서 일하다 한창 나이에 생을 마감한 한 영가는 “차례도 게임처럼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사이버 추모공간에 차례음식 아이템을 만들어 올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굳이 상을 차린다면 평소에 좋아했던 소형게임기와 시원한 콜라 한 잔만 상에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선 제삿날이지만 영계에선 생일이거든요. 1년에 하루라도 제 생일을 실컷 즐겨야죠.”이쯤 되면 영계가 얼마나 변했는지 짐작하실 것이다. 영계에서 원하는 건 살아있는 사람들의 진심어린 차례 정신이다. ‘조율이시’는 없어도 되지만 ‘조율이시’ 정신만은 영원히 간직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얼마 전 추석을 앞두고 한 가족이 후암선원을 찾았다. “이번 추석에 결혼 10년 만에 온 가족이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차례가 마음에 걸립니다. 미리 올리고 가도 조상님들께서 화를 내시지 않을까요?”대답은 간단했다. “괜찮습니다. 조상님들도 충분히 이해해주실 겁니다.” 이 가족은 추석 전 미리 차례를 올리고 추석연휴에 해외여행을 즐겼다. 또 한 가족은 차례상을 차리는 형수님 건강이 좋지 않아 절에서 올리려고 하는데 괜찮을지 물었다. 역시 상관없다. 어디서든 조상님들을 기억하는 ‘조율이시’ 정신만 있으면 된다. 내가 걱정하는 건 차례의 형식이 아니다. 최소한의 차례 정신마저 사라지고 있는 현 시대가 걱정되는 것이다. 차례는 우리의 근본이요, 마음의 뿌리다. 언젠가 산 자도 영가가 된다. 영가가 되었을 때 우리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차례는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2013.10.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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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스포츠닥터스, 푸트테라피협회와 협약 체결

UN스포츠닥터스가 글로벌 시대에 지구촌 사람들의 공통 염원인 건강한 삶을 위하여 푸드테라피협회와 협약을 체결, 함께 협력하기로 하였다.UN스포츠닥터스와 푸드테라피협회는 의약품지원 및 의료지원단 파견과 긴급 구호 및 식량 지원 등 UN의 의료봉사활동과 대국민 건강먹거리 캠페인 및 연구 등의 활동을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푸드테라피협회(회장 김연수)는 의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먹거리의 다양한 정보들을 분석하여 질병 상태에 맞게 내 몸에 맞는 음식들에 대한 체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여 대국민 건강한 식(食)문화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UN스포츠닥터스(이사장 허준영)은 UN의 의료봉사 NGO이며, 순수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전세계 저개발, 저소득 국가의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의료봉사활동과 구제사업, 교육과 환경개선사업 등을 벌려가고 있다. 美 MD앤더슨 암센터장 김의신 교수를 비롯한 의사 1000여명과 前 미하원3선 김창준 의원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의 저명 인사들과, 영화배우 정준호, 탤런트 이종원 등 예능인 스타들과 국가대표선수 2000여명이 UN스포츠닥터스의 주요 회원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홍보대사로는 국민마라토너 이봉주와 체조영웅 양학선이 활동하고 있다. UN과 함께 글로벌 의료봉사활동을 희망하는 사람은 UN스포츠닥터스(070-4652-6088)로 연락하면 된다.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 2013.03.14 17:28
스포츠일반

[로체샤르 원정대] `라마여, 굽어 살피옵소서`

'라마여, 굽어 살피옵소서'2007 한국 로체·로체샤르 원정대가 4월 1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라마제를 지내고, 무사히 등반을 마칠 수 있도록 빌었다. 청록색 하늘 아래 도도히 서 있는 로체(8516m) 남벽 오른편 베이스캠프(5220m) 상단에 마련된 제단에는 네팔 제사 음식과 한국 원정대가 가져온 음식들로 채워졌다. 너럭 바위를 기단으로 작은 돌맹이를 쌓아올린 제단의 중앙에는 전통적인 라마 불교의 제상이 차려졌다. 한켠에 부처의 사진과 중앙엔 다다르(달라이 라마를 상징하는 조형물), 도르마(산양을 형상화한 음식), 잠바(일종의 약과)를 놓았다. 그리고 제단 윗부분으로는 대원들의 등반 장비를 빙 둘렀다. 한 대원의 헬멧에 씌여진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믿습니다"라는 문구가 거대한 로체 남벽에 대한 의연한 자세를 보여준다. 제단의 기단 밑으로는 원정대가 가져온 갖가지 음식과 과일들로 빙 둘러싸고, 그 중앙에 라마가 자리를 잡았다. 2007 한국 로체샤르,로체 남벽 원정대의 성공과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라마제가 1일 오전(현지시간) 로체봉 앞 베이스캠프에서 열렸다.라마제 도중 대원들이 제물로 바친 쌀을 공중에 뿌리고 있다.원정대는 라마제가 끝난뒤 바로 장비 캠프를 비롯한 캠프 구축에 나서게 된다.캠프 구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정상 등정은 5월 중순경이 된다. 로체=김춘식 중앙일보 기자밍마 도르지 라마는 베이스캠프에서 5시간 거리인 팡보체 사원(Pangboche Monastrey)에서 특별히 이번 라마제를 위해 1일 아침 합류했다. 동네 할아버지를 연상시키는 폴라텍 소재의 상의와 편한 바지를 입은 상태에서 왼쪽 어깨에 추바(짙은 감색의 라마 승복)를 걸친 뒤, 경전을 읽기 위해 검정테 안경을 꺼내 들었다. 밍마의 앞에는 다시 제상이 차려졌는데, 차와 창(세르파 가정에서 만드는 일종의 막걸리)을 놓고, 그 옆으로 쌀이 가득 담긴 접시를 놓았다. 오전 10시가 되자 밍마는 조용한 음성으로 제를 주관했다. 밍마는 양 손에 북셀(바라)을 들었고, 옆에 앉은 세르파는 응아(북)를 들었다. 북셀과 응아을 치고 난 뒤 들릴 듯 말 듯한 음성으로 20여분간 경전을 읊었다. 그 사이 주변에 있는 세르파들은 오색 룽다(깃발)가 걸린 기둥을 세워, 제단에 살포시 얹어 놓았다. 밍마는 좀 더 빠른 장단으로 독경하며, 찹(튜라는 나뭇가지에서 우려낸 물)을 사방으로 뿌린다. 세르파들은 다시 오색룽다가 묶여 있는 기둥에 다섯 갈래의 룽다묶음을 길게 늘어뜨려놓는다. 밍마의 독경은 계속되고, 세르파들은 오색 룽다가 걸린 기둥을 제단의 맨 꼭대기에 올려놓는다. 제단 주변은 빨래줄에 만국기가 휘날리는 듯 하다. 제가 진행되는 동안 대원들은 말이 없다. 묵묵히 지켜보는 대원들의 의연한 표정과 선글라스 렌즈에 비친 웅장한 로체의 형상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오색 룽다 기둥이 세워지고, 한 세르파가 대원들에게 쌀을 조금씩 나눠준다. 라마의 독경이 잠시 침묵을 고하고, 세르파들의 함성과 함께 대원들의 손에 쥔 쌀은 제단에 뿌려진다. 같은 방법으로 밀가루를 제단에 뿌린다. 초지일관 숙연했던 분우기는 엄홍길(47 트렉스타) 대장이 대원들 얼굴에 밀가루를 뿌리면서 다소 긴장이 풀리는 듯 하다. 세르파들도 자기네들끼리 얼굴에 밀가루를 뿌려가며 유쾌한 분위기다. 라마제는 지난 2003년 엄홍길 대장과 함께 로체샤르를 등반하다 사고를 당한 박주훈, 황선덕 대원의 영혼을 달래는 묵념으로 마무리지었다. 엄홍길 대장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며 "'도전, 인간 한계를 넘어'라고 정한 이번 등반의 기치가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원정대는 29일, 로체 남벽 아래 왼편 522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했다. 22명의 원정대원과 17명의 세르파가 80여일 간 머물게 될 베이스캠프는 로체 아래 '코리안타운'을 연상시키는 대규모 텐트촌이 됐다. 대원들이 머무르게 될 12동의 텐트와 세르파 숙소 7동, 식량과 장비 저장 텐트 5동, 주방과 식당용으로 쓰일 대형 텐트 각각 1동, 일명 '패밀리룸'으로 불리게 될 20인용 대형 돔 텐트 1동, 그리고 화장실 텐트 4동이다.로체 베이스캠프(네팔, 5220m)=김영주 기자 2007.04.0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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