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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재벌의 경영 승계 잡음

재벌들의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높은 상속세율(최고 50%)과 최대주주 할증 과세(20%)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원인이 되고 있다. 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과제로 꼽히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편법이 동원되는가 하면 가족 분쟁과 주주 반발 등을 일으키고 있다. 한화 김동관, 유상증자 파문으로 곤혹9일 재계에 따르면 안정적인 승계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승계 과정에서 가족 분쟁 등의 분란이 일어나면 그룹이 쪼개지거나 행동주의 사모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10대 그룹에서 승계 과제를 순탄하게 마무리한 곳은 없다. LG그룹이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순조롭게 흘러가는가 했지만, 김영식 여사 등 여동생들이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하면서 75년의 인화 경영이 깨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화그룹이 경영 승계 논란에 휩싸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가 그룹을 들쑤셨다. 이는 결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지분 증여로 이어졌고, 유상증자 규모도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발단은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행보다. 기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는 김승연 회장→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형태였다. 한화에너지가 끼어들면서 삼형제→ 한화에너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승계를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의 지분 매각이 부각됐다.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 보유 한화오션 지분을 1조3000억원 규모 매입했던 게 논란을 부추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됐다는 오해를 불렀다. 1조3000억원이 승계용 자금이라는 의혹이 일었고, ㈜한화와 한화에너지 합병설까지 나돌며 주주들의 반발을 키웠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추기 위한 편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한화그룹은 빠르게 수습에 들어갔다. 먼저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김승연 회장이 지난달 말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증여 지분은 김동관 부회장 4.86%, 김동원 사장 3.23%, 김동선 부사장 3.23%다. 증여 후 한화 오너가의 지분은 김 회장 11.33%, 김 부회장 9.77%, 김 사장 5.37%, 김 부사장 5.37%로 정리됐다. 그리고 한화에너지도 ㈜한화 지분 22.1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지분 증여로 삼형제의 ㈜한화 지분율이 42.67%가 돼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분 증여로도 유상증자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한화는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규모 축소까지 빠르게 결정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승계 논란과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매입과 유상증자는 시점이 우연하지 않게 붙었고, 전혀 다른 각자의 판단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회장님이 승계 문제가 아닌데 논란이 일어나 빠르게 대응했다고 생각한다. 지분 증여 이후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소액주주의 가치 희석’ 문제 해결에 나섰고, 제3자 유상증자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주주 환원 차원에서 할인된 금액이 아닌 시가로 제3자 유상증자 배정을 결정했기 때문에 승계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고, 한화그룹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가족에게 뒤통수’, 주주 반발과 곡소리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모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 2018년 구본무 선대회장의 작고 이후 가족들은 합의를 통해 상속을 마무리했다. 당시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11.28%는 구광모 회장 8.76%, 구연경 2.01%, 구연수 0.51%로 정리됐다. 법정 상속 비율대로라면 가장 많은 지분을 챙길 수 있는 배우자 김영식 여사는 지분을 상속받지 않았다. 대신 김 여사는 구본무 회장 별세 이전에 4.2%의 지분을 증여받은 바 있다. 그러다 지난 2023년 세 모녀가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하면서 끝난 것으로 보였던 승계 과정에 균열이 생겼다. 법적으로 상속이 마무리된 지 4년을 넘겨 제척기간(3년)이 지난 시점에 소송을 제기해 더욱 의구심을 낳았다. 현재 이와 관련한 1심이 진행 중이라 LG그룹도 승계 잡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는 상속세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유산을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자식들이 물려받으면서 무려 12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을 위해 오너 일가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등의 지분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각하고 있다. 오너가의 대규모 블록딜은 소액주주의 곡소리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무려 3조3157억원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상속세를 2026년까지 연부연납 형태로 납부할 예정이라 ‘블록딜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채 5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블록딜 때마다 주가 하락을 맛본 삼성전자 주주들은 “오너가 리스크 때문에 개미주주들 힘드네”라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승계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2015년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13.4%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려 했으나 거래가 무산됐다. 그러자 3년 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이 추진됐으나 대주주인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과 주주들의 반발로 무위에 그쳤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높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승계 작업을 원활하게 만든다는 계산이었다. 합병이 이뤄졌다면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할 수도 있었다는 평가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잘 이끌어가고 있지만 승계가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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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1분기 주식재산, 한화 김승연 웃고 셀트리온 서정진 울고

올해 1분기 주식평가액에서 김승연 한화 회장은 웃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울었다. 기업전문분석 한국CXO연구소는 9일 대기업 집단 중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이상인 그룹 총수 43명을 대상으로 1분기 주식 평가액 변동(1월 2일과 3월 31일 종가 기준)을 조사했다고 밝혔다.43개 그룹 총수의 3월 말 주식 평가액은 총 57조7401억원으로, 1월 초(57조9212억원)와 비교해 1811억원(0.3%↓) 줄었다. 27명은 평가액이 증가했고, 16명은 감소했다.김승연 한화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1월 초 5175억원에서 3월 말 7552억원으로 2377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45.9%으로 단연 최고였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의 주가가 2만7050원에서 4만950원으로 3개월 사이 51.4%나 오르며 평가액 증가를 견인했다.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증가율 39.3%),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35.6%), 이순형 세아 회장(33.9%)의 주식 재산도 1분기 동안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주식 재산은 2조5816억원에서 3조971억원으로 3개월 사이 5155억원(20.0%) 증가했다.다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1조9099억원에서 12조2312억원으로 3213억원(2.7%)가량 주식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평가됐다.43개 그룹 총수 중 1분기 주식가치 감소율이 가장 큰 총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 의장의 주식 평가액은 1조489억원에서 8115억원으로 2374억원 줄어들어 감소율은 22.6%에 이른다.이어 장형진 영풍 고문(18.6%↓),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5.3%↓),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12.6%↓), 정의선 현대차 회장(11.5%↓), 구광모 LG 회장(10.5%↓) 순으로 하락했다. 주식재산 감소액이 가장 큰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으로, 서 회장의 주식재산은 3개월 사이 6537억원(6.3%↓) 줄어들었다.정의선 현대차 회장(4930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2752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2373억원↓)도 올 1분기에만 주식재산이 2000억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3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1조 이상인 총수는 15명으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빠지며 올해 초보다 1명 줄어들었다.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2312억원)이 유지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조7770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4조1249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982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971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6334억원) 순이었다.최태원 SK 회장(1조6851억원), 구광모 LG 회장(1조6212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5233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190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4691억원), 김남정 동원 회장(1조4269억원), 조현준 효성 회장(1조2805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1조2449억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1조1707억원)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의 그룹 총수가 아니어서 이번 조사에는 제외됐다. 3월 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1조9152억원에 달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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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시선] 대통령 공백으로 기업가들 '외로운 싸움' 하지 않기를

한미 동맹 70년 무용지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에서 한국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자 큰 파열음과 우려가 일고 있다. 최대 우방국이라 생각했던 미국이 한국에만 유달리 냉랭한 한기를 내뿜고 있어서다. 미국은 추가적인 ‘상호관세’와 관련해 한국에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25% 폭탄을 받았다. 미국은 FTA 체결국 중 한국에 최대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복관세까지 주고받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선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한국처럼 미국과 똑같은 FTA 체결국인데 차별을 둔 셈이다. 한국에 관세 폭탄을 매긴 미국의 논리는 ‘무역 적자’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큰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15개국을 ‘더티 15’로 지정하고 불공정 무역관행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무역 적자국 순위에서 멕시코는 2위, 캐나다는 9위로 높은 위치에 있다. 한국은 8위로 멕시코, 캐나다와 함께 ‘더티 15’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70년 이상 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에 유달리 적대적인 이유는 ‘내란’에 있다. 오랫동안 탄핵 정국이 이어지다 인용된 상황에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게 ‘관세 폭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트럼프 1기 당시 개정된 한미FTA를 완전히 무시할 수 있었던 것도 전면적으로 항의할 수 있는 ‘국가수반’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혼란 속에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관세 협상에 커다란 약점으로 꼽힌다 하더라도 한국의 외교력은 비참한 수준이다. 정부의 대미 통상 관계자들이 수시로 미국을 방문했지만, 우리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관세 폭탄’을 지켜봐야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통상 위기 극복을 위해 민관 협의체인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여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포함됐다. 민관 협력 체계를 통해 ‘원팀’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상 카드’가 마땅치 않은 정부가 기업의 돈주머니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대 그룹의 대미 투자 규모 확대를 종용하고 이를 취합해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카드로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확실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에 투자하는 것보다 ‘기업의 투자 보따리’가 보다 현실성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210억 달러(약 31조원)의 대미 투자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처럼 ‘각개전투’로 관세 해법을 찾는 등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8일 미국으로 건너가 관세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정부가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과 관련한 전략적인 개별 협상으로 기업들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김두용 기자 2025.04.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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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산기지도 트럼프 '관세 폭탄'…숨죽인 산업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서 전 세계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 거점을 둔 전략적 생산기지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행정명령으로 발표한 10%의 기본 관세가 5일 시행된 데 이어, 9일에는 2단계로 국가별 상호관세(10%+알파)가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은 한국에 25%의 관세를 설정했다.앞서 품목별 관세(25%)를 부과한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를 비롯해 향후 관세를 매기는 반도체, 구리, 의약품은 이번 관세 대상에서 빠졌다.우리나라에는 유럽연합(EU·20%), 일본(24%)보다 높은 관세가 책정됐다. 관세율이 0%에 가까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베트남에 떨어진 관세 폭탄이다. 이번에 베트남은 미국과 힘싸움을 벌이는 중국(34%)보다도 훨씬 높은 46%의 관세를 떠안았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주요 생산 거점이다.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 호치민, 타이응웬 등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이 책임진다. 지난 2022년에는 글로벌 기업 최초로 현지에 대규모 R&D(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LG그룹 역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베트남에 12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보다 훨씬 낮은 인건비와 세제 혜택, 내수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한 베트남이 트럼프 관세의 최대 피해국이 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그나마 상호관세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통화해 관세 인하 협상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다행으로 꼽힌다.현대자동차는 상호관세와 별개로 25%의 관세를 적용받았지만, 업계 예상을 깨고 가격을 동결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2025년 6월 2일까지 2개월 동안 현재 모델 라인업의 권장소매가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안심 프로그램의 일환이다.현대차·기아에게 미국은 지난해 전체 수출 물량 가운데 46.6%(101만3931대)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시장이다. 이에 가격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미국 생산 규모를 키우는 ‘메이드 인 USA’ 전략을 적극 펼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미국 내 3호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의 생산 능력을 연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는 청사진을 공유한 바 있다.이렇듯 급박한 변화 속에서도 섣부른 판단은 지양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분간은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일 열린 관세 토론회에서 “트럼프의 사업가적 기질을 감안했을 때, 그의 말을 ‘진지하게 듣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야 한다’”며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협상력을 ‘모으고 키워’ 미국에 임팩트 있는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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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일본으로 이재용과 총수들 '관세 대응' 글로벌 움직임 분주

트럼프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관세 전쟁’이 현실화되자 총수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 글로벌 공급망 확대와 대응책 마련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총수들은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용, 가까운 중국·일본서 협력 도모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최근 일주일 행보는 총수 중 가장 분주했다. 지난달 말 중국을 다녀온 이 회장은 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등과의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전략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뒤 2일 곧바로 일본으로 떠났다. 이 회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자신의 일정에 대해 “지난주는 중국에 있었고, 5~6일 정도 일본에 간다”며 “일본이 회계연도가 3월 31일에 끝나서 항상 4월 첫째 주를 인사하는 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게는 중국과 일본은 최대 협력국으로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가까운 이웃이다. 중국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하는 자리에 참석했고, 중국발전포럼 2025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고위급 인사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크 구축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회장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5년 중국 보아오 포럼 이후 10년 만이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삼성의 입장에서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다. 미국이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매기자 중국도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애플은 전 세계 90% 이상의 아이폰 물량을 대만 폭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주사위가 던져진 미중의 관세 전쟁으로 아이폰의 가격이 상승하면 삼성전자가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반사 이익을 노려볼 수도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 중국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64조9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최대 매출 시장이기도 하다. 삼성은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세트 제품 판매·생산법인 등 29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일본은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시절부터 두터운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회장도 2023년 삼성 영빈관 승지원에서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 ‘LJF’ 정례 교류회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번 방문에서 이 회장이 일본 내 소재·부품 협력사 등과 만나 협력 관계를 다졌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 행보에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회장은 중국 출장에서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비야디) 본사를 찾으며 전장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에서도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과 회동이 점쳐지는 등 전장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취임 2주년이었던 지난해 10월 이 회장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방문한 아키오 회장과 만나 친분을 드러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깝고 가장 우군이 많다고 볼 수 있는 중국과 일본의 인맥과 공급망 등을 다지는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대응책 모색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 등으로 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정의선, 트럼프 행정부와 교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관세 전쟁’의 근원지인 미국과의 교류를 더욱 긴밀하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수장이기도 한 최태원 회장은 한국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지난 2월 말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20대 기업 CEO로 구성된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의 수장을 맡았던 그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났다. 최 회장은 러트닉 장관 외에도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들, 재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 조선과 에너지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양국간 전략적 산업 협력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한미가 흔들림 없이 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SK그룹 차원에서도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인 SK아메리카스를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SK는 복잡해진 미국 정세 대응을 위해 북미지역 통합 대외협력 법인인 SK아메리카스를 신설한 바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이미 계획된 투자가 있는데 그건 그대로 갈 것이다. 보조금과 정책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 관세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SK하이닉스의 경우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5조6600억원)를 투자해 AI(인공지능)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가장 먼저 선물 보따리를 안기며 적극적인 관세 대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을 찾은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 회장이 큰 선물 보따리를 풀었지만 ‘관세의 무풍지대’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101만5005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향후 현지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더라도 50만∼70만대는 관세 영향권에 남는다.정 회장은 “관세라는 것은 국가 대 국가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그 관세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을 늘려 미국 관세 폭탄의 충격을 완화해 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참석해 현재 연간 30만대에서 50만대로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분야는 지난 2일 발표된 상호관세는 피했지만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등은 5월3일 이전에 발효될 예정이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4.07 06:30
경제일반

트럼프, 한국에 25% 상호관세 '폭탄'…반도체·자동차는 제외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상호관세를 적용하면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사실상 백지화됐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은 대상에서 제외됐다.미 정부는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현지로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유럽연합(EU)보다 높게 책정됐다.중국에는 34%, EU에는 20%, 베트남에는 46%, 대만에는 32%, 일본에는 24%, 인도에는 26%의 상호관세가 적용된다.태국에는 36%, 스위스에는 31%, 인도네시아에는 32%, 말레이시아에는 24%, 캄보디아에는 49%, 영국에는 10%,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30%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며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덧붙였다.백악관은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와 국민의 국가적, 경제적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가장 큰 의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다.다만 백악관은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 등 이미 관세가 부과된 품목에는 상호관세를 추가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이날 오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 '긴급 경제안보전략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동해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선 바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03 07:33
산업

통상 위기 극복 위해 머리 맞댄 4대 그룹 총수들

4대 그룹 총수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만나 통상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미국의 상호관세 도입을 코앞에 두고 민관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제안보전략 회의에서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 권한대행,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가졌다. 경제안보전략 TF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등 경제안보를 논의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다. 한 권한대행은 2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의 상호관세와 관련해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산업을 포함해 각 산업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 조치를 긴급하게 마련하겠다”며 “회장님들이 대표하는 각 분야의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조금이라도 보완·강화하는 쪽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개별 품목관세에 이어 전 세계 국가들의 대미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고려해 상호관세를 발표할 방침이라 북미 시장에 힘을 주고 있는 4대 그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행은 “상호관세가 발표되면 우리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민관 협력 체계를 통해 우리가 ‘원팀’으로서 도전을 극복하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은 상호관세와 관련한 대응과 지침 등을 담은 서류를 들고 경제안보전략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 대행, 최 부총리 등과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을 하는 등 민관 협력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도 총출동하는 등 적극적인 관세 대응을 예고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경제안보전략 TF로 격상시킨 한 대행은 “우선 미국의 각계각층에 전방위적인 아웃리치(대외 소통·접촉)를 하겠다. 그리고 우리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우리 자체로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선진화해서 우리의 전체적인 국가 경쟁력도 높이고 외국으로부터 오는 도전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원팀’을 강조한 그는 “국민과 기업, 정부가 같이 뛰어야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기업에서는 과감한 도전과 혁신의 정신을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 기업의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주요 국가와 대한민국의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4대 그룹 총수들도 이 자리에서 국익 확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이들은 미국의 반도체법·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관세 부과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세제 등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02 06:30
산업

4대 그룹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에 노심초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글로벌 관세전쟁에 국내 산업계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개별 품목관세에 이어 오는 4월 2일 전 세계 국가들의 대미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고려해 ‘상호관세’를 발표할 방침이어서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율이 ‘25%+α’로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 미국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국내 4대 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상호관세는 물론이고 오락가락 하는 불확실성에 더욱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먼저 자동차업계는 외국산 자동차 25% 관세율에 더해 상호관세가 추가로 얹어질 경우 경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에너지 분야에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선제적으로 움직였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101만5005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향후 현지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더라도 50만∼70만대는 관세 영향권에 남는다.이에 따라 관세율 20∼25%만으로도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S&P 글로벌은 관세 20% 부과 시 현대차·기아 영업이익이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멕시코·한국 수입차에 관세 25%가 부과되면 현대차·기아 영업이익 34%가 축소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장 먼저 품목별 관세 25% 관세를 맞았던 철강 업계도 추가적인 상호관세 부과를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대형 제철소를 새로 짓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미국에 ‘상공정’ 분야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상공정은 고로나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여 반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말한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반도체에 최소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한 만큼 정책 동향을 살피고 있다.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7.5%로 낮은 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품목별 25% 이상의 관세에 상호관세가 더해지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는 조립·가공 등의 이유로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가 많아 관세 부과 기준과 범위에 따라 직간접적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통행’에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미 달러 가치도 흔들리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달러 가치는 주요 10개국(G10)의 모든 통화 대비 하락했다. 이 기간 일본 엔화와 유로화 가치는 각각 달러 대비 4.9%, 4.6% 상승했고, 스웨덴 크로나 가치는 달러 대비 10.7%나 올랐다.이처럼 관세전쟁 등으로 파생되고 있는 불확실성에 기업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확하고 세부적인 관세정책 등이 확정되기 전에 적절한 대응 방안을 세울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틀은 정해졌지만 유예되거나 면제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등 변수가 있는 상황이다. 4대 그룹은 미국에 현지 생산 시설이 있기 때문에 관세에 어느 정도 대응할 여력이 있다. 지금처럼 관세 불확실성이 길어지는 걸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03.31 06:30
자동차

현대차그룹, 조지아에 HMGMA 준공…"미국서 연 120만대 생산"

현대자동차그룹이 12조원(약 80억달러)을 투자한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엘라벨에 건립하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HMGMA는 혁신적 제조 역량 이상의 더 중요한 가치를 의미한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이며, 바로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에 이어, 조지아주에 미국 내 세 번째 생산거점인 연산 30만 대 규모의 첨단 기술 기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2022년 10월 첫 삽을 떴다.HMGMA는 2024년 10월 아이오닉 5 생산을 개시했고, 2025년 3월 현대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 차량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뿐만 아니라, 혼류 생산 체제 도입을 통해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종도 내년에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HMGMA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2005년 앨라배마주에 현대차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생산 도전장을 내민 지 20년만에 이룬 성과다. 추가로 향후 20만대를 증설해 120만대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2000년 40만대 판매에 머물던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2006년 75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 준공 이듬해인 2011년에는 113만대로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71만대를 판매하며, 국내(125만대)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HMGMA를 최고 수준의 미래형 혁신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을 도입하기로 했다. 메타플랜트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생산 거점 '플랜트'(Plant)의 합성어로, 현재의 한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창의성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HMGMA 근로자도 '메타프로'(Meta Pros)로 명명했다.HMGMA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200만대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톱3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에선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 현지 생산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안민구 기자 2025.03.27 07:56
산업

'마지막 보릿고개 버텨라' K배터리 안간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마지막 ‘보릿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로 인해 실적 저하가 뚜렷하지만 시급했던 시설투자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숨을 돌리고 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K배터리는 신사업 확대를 돌파구로 삼고 있다. 시설투자 정점, 대규모 투자 마무리 26일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 3사가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동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캐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모두 연간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배터리사들의 타격이 유난히 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 감소액이 1조원 이상이었다. SK온은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영업이익이 2조1632억원에서 2024년 5754억원으로 감소액이 1조5878억원에 달했다. 삼성SDI도 영업이익이 2023년 1조6334억원에서 2024년 3633억원으로 감소율 78%를 보였다. 이날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연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2024년 영업이익 감소액 1조원 이상 기업은 모두 4곳이었다. 이중 2곳이 배터리사였을 정도로 저조한 실적에 고개를 숙였다. SK온의 경우 2021년 설립 이후 적자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2023년 영업손실 5818억원에서 2024년 1조127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전기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북미와 유럽 등에 전진기지를 세우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공장 1개당 수조원이 투입되는 시설투자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고객사 확보를 위해 완성체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지속적인 시설투자 확대 흐름은 줄곧 이어져왔다. 그러다 2024년 배터리 3사의 시설투자금은 정점을 찍었다. 국내 배터리 리딩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신규 설립과 증설 등의 시설투자에 12조9641억원을 쏟아부었다. 13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했다. 이는 2023년 10조8906억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한 금액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024년 시설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다. 계획했던 투자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드는 등 급한 불은 껐기 때문에 앞으로 시설투자 규모는 줄어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지난해 시설투자로 6조6205억원을 사용했다. 2023년 4조3447억원과 비교해 역시 2조원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경쟁사 대비 북미 공장 설립이 다소 늦었던 삼성SDI는 미래 투자를 위해 2조원 유상증자라는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채무 상환이 아닌 공장 증설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도 지난해 7조5000억원가량을 시설투자금으로 사용했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등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2024년 기준으로 배터리 3사의 차입금 규모는 43조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15조3905억원, 삼성SDI 11조5778억원, SK온 15조5996억원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캐즘 이후 상황을 대비해 배터리 3사가 투자를 대폭 늘렸는데 차입금 증가로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올해부터 설비 투자금을 대폭 줄이는 등 긴축 재정을 통한 자금 유동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봇, 건설장비 등 신사업 돌파구 분주무엇보다 생산 가동률 회복이 관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가동률은 2023년 69.3%에서 지난해 57.8%로 감소했고, SK온은 87.7%에서 43.8%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SDI의 가동률도 76.0%에서 58.0%로 하락했다. 배터리 3사는 로봇과 건설장비 배터리 등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5일 ‘인터배터리 2025’에서 현대차·기아와 함께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의 미래형 제품을 선보이며 시선을 모았다. 삼성SDI는 지난달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같은 삼성SDI와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공조’는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간의 ‘배터리 회동’ 이후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삼성SDI 관계자는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은 시일이 걸리겠지만 포토폴리오 확대를 위한 신사업의 일환으로 향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9일 두산밥캣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소형 건설장비 배터리팩 개발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건설장비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셀이나 모듈을 제공하기로 했다. 오유성 LG에너지솔루션 소형전지사업부장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전동화 시장 선도를 위해 앞으로도 최초, 최고의 도전을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은 처음으로 일본 완성체 업체를 뚫으며 고객사를 확대하는 행보를 보였다. SK온은 지난 19일 일본 닛산과 2028년부터 2033년까지 6년간 99.4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형급 전기차 100만대를 탑재할 수 있는 물량으로 15조원 규모 계약에 달한다.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SK온 측은 “일본 완성차 업체와 첫 파트너십을 맺는 성과와 전략적 요충지인 북미 지역에서의 공급처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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