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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야구단 코치부터 베테랑까지 방출 러시

프로야구 가을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각 구단들은 발 빠르게 선수단을 정리하고 있다. 감독, 단장 등 수뇌부를 비롯해 오랫동안 함께 한 코칭 스태프와 프랜차이즈 선수까지 내보내고 있다. 이른바 '방출 러시'다. 올해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졌던 9위 SK 와이번스와 10위 한화 이글스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는 지난 6일 구단 창단 멤버였던 김원형 두산 투수 코치를 감독으로, 9일 류선규 운영 그룹장 겸 데이터분석 그룹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1, 2군 코치 10명과도 결별했다. 박경완 1군 수석코치와 이종운 2군 감독은 최근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또 구단은 1군 박재상 타격코치, 서한규 작전주루코치, 이지풍 컨디셔닝코치, 2군 김경태 투수코치, 최상덕 PDA 투수코치, 김필중 배터리 코치, 정수성 작전주루코치, 조문성 컨디셔닝 코치에겐 재계약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또 투수 박희수, 윤강민, 이재관, 내야수 채태인, 윤석민, 석호준, 박준영, 김성민, 외야수 김재현, 나세원 등 11명의 선수에게 방출 통보를 했다. 올해 최원호 감독 대행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한화는 아직 감독 선임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대신 지난 6일 1군 송진우 투수 코치, 이양기 타격 코치, 2군 김해님 투수 코치, 김성래 타격 코치, 채종국 수비 코치, 차일목 배터리 코치, 전형도 작전 코치, 육성군 장종훈 총괄, 재활군 구동우 코치, 정민태 투수 코치 등 10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도 대거 내보냈다. 지난달 23일 김문호 등 총 6명의 선수를 방출한 데 이어 5일엔 지난 시즌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운 주장 이용규에게 방출 통보했다. 30대 중반으로 그동안 한화를 이끈 베테랑 송광민, 최진행, 윤규진, 안영명 등도 짐을 쌌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 모색, 새로운 강팀으로의 도약 실현을 위해 쇄신을 이어나가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래도 한화 구단의 전설로 불리는 송진우, 장종훈 코치를 비롯해 송광민, 최진행, 윤규진, 안영명 등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내보낸 것이 의외였다. SK와 한화가 상위권 도약을 위해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두산도 발 빠르게 선수단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8일 투수 권혁, 김승회, 전용훈, 전태준, 윤산흠, 포수 정상호, 지원근, 이승민, 내야수 안준, 신민철, 구장익, 외야수는 한주성, 최지원 등과 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권혁과 김승회, 정상호는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NC 다이노스도 투수 홍성민, 박성민, 내야수 유영준, 송동욱, 외야수 박영빈, 노학준 등 2군 선수들을 정리했다. 이런 방출 러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이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도미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프로야구 관계자는 "올해 관중이 급감하면서 구단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내년 시즌에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 각 구단이 시즌이 끝나면 연봉이 높은 고참과 코치들은 정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개 구단은 내년도 예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운영비는 줄어들 예정이다. 선수단의 규모는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연봉 총액을 줄여 경영난을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1.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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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정상호·김승회 은퇴...두산 선수단 개편

두산도 선수단 정리를 시작했다. 두산 구단은 8일 오후 "13명과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수 김승회, 권혁, 전용훈, 전태준, 윤산흠 등 5명이다. 포수는 정상호, 지원근, 이승민 등 3명이다. 내야수는 안준, 신민철, 구장익 등 3명이다. 외야수는 한주성, 최지원이다. 김승회와 정상호, 권혁은 은퇴 의사를 밝혀와 선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두산은 유지훤, 최해명, 장원진, 최경환 등 4명의 코치와도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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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멤버가 마지막…두산 FA의 가을야구

"이렇게 같이 뛰는 게 마지막일 수 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35)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마치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끼리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최근 5년간 3회나 우승한 최고의 라인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보기 힘들다. '두산 왕조'를 이룬 황금 선수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올 시즌 개막 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두산 선수는 최대 11명으로 예상됐다. 이용찬·유희관·권혁·장원준·이현승(이상 투수), 오재일·최주환·허경민·김재호(이상 내야수), 정수빈(외야수), 정상호(포수) 등이다. 김재호·이현승·정상호는 FA 자격을 다시 취득하게 되고, 권혁·장원준은 과거에 취득한 FA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6명은 생애 첫 FA다. 그중 이용찬은 지난 6월 오른 팔꿈치 인대 수술로 시즌이 일찍 끝나면서 FA를 신청할지 미지수다. 장원준은 올해 2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2.71로 부진해 FA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9명 중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유희관, 이현승, 허경민, 오재원, 오재일, 김재호, 정수빈 등 7명이다. 모두 주전급이다. 한 구단에서 이렇게 많은 핵심 선수가 FA시장에 나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가을 야구에서도 FA 선수들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던 오재원은 85경기에서 타율 0.232로 시즌 중반 주장직까지 내놨다. 그렇지만 준PO 1차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전부터 이들을 모두 잡기는 힘들어 보였다. 오죽하면 두산 관계자가 시즌 전 "'FA 신청하지 않겠다'고 파격 선언이라도 해줬으면…”이라고 속내를 농담처럼 꺼낼 정도였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단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코로나19로 관중 입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입장 수입이 급감했고, 광고 수입도 줄었다. 설상가상 올 시즌 초반 두산 구단의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야구단 매각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이런 여파때문인지 두산 구단은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납부해야 할 회비 15억원을 정규시즌 중에 내지 못했다. 두산 구단 측은 "11월과 12월 사이에 납부하기로 KBO와 합의했다"고 전했다. 두산 구단이 자금 융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였다. 잘 짜인 육성 시스템을 통해 매년 좋은 선수를 배출했다. 2017년 말 주전 외야수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2018년 말 주전 포수 양의지(NC 다이노스) 등 걸출한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두산은 한국시리즈행 단골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주전급 9명 선수 중 서 너 명 이상이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육성을 잘하는 두산이라도 다음 시즌부터는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기는 힘들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시즌 끝나면 정말 문제"라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두산 왕조의 마지막 해일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오재원은 "(FA가 되는 선수들이) 말은 안 해도 모두 마무리를 잘하고 싶을 것이다. 이 멤버 그대로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1.0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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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 영입' 두산, 어게인 베테랑 효과

두산이 다시 한번 베테랑 영입 효과를 노린다. 이번에는 안방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기량이 하락세로 접어든 베테랑 투수 배영수(39) 현 코치와 권혁(37)을 영입했다. 우려가 먼저 나왔다. 두 투수 모두 2018시즌에 20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황혼기에 들어선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성공적인 영입으로 평가된다.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각자 임무에 충실했다. 이닝 소화 능력이 있는 배영수는 상황에 따라 2이닝 이상 던질 수 있었다. 권혁도 57경기나 등판했다. 무엇보다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의 경기 운영 방식은 젊은 투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2020시즌에 같은 효과를 노린다. 지난 23일 베테랑 포수 정상호(38)를 영입했다. 전 소속팀 LG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방출된 그에게 연봉 7000만원을 안겼다. 현재 두산 안방은 전력이 탄탄하다. 준비된 주전 박세혁(30)이 양의지(33)가 NC로 이적하며 생긴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2019시즌에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 2위(3.51)를 이끌었고 타석에서도 준수했다. 그가 기록한 3루타 9개는 역대 포수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이끌었다. 백업 포수인 이흥련(31)과 장승현(26)도 한 경기를 맡길 수 있는 포수다. 두산은 이런 상황에서 정상호까지 영입했다. 일반적으로 포수는 2~3인 체제로 가동한다. 안긴 연봉을 고려하면 그저 보험용으로 보기 어렵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요청으로 성사된 영입이기도 하다. 이미 베테랑의 존재감이 각 포지션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한 사령탑과 코칭 스태프는 안방 전력도 패기와 경험을 조화시키려 했다. 박세혁은 주전을 넘어 리그 대표 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다. 그러나 풀타임으로 시즌을 마친 경험은 적다. 한 시즌에 홀로 1000이닝 이상 맡으면 체력 부담도 크다. 정상호는 직접 안방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후배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SK, LG에서 뛰며 젊은 포수의 주전 연착륙을 돕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해왔다. 1군에서 밀릴 수 있는 다른 두 백업 포수도 경각심이 생긴다. 경쟁 시너지도 기대된다. 인품도 인정받는 선수다. SK에서 함께 뛰며 시즌(2012~2013) 수비 이닝을 양분했던 조인성 배터리코치와의 만남도 관심이 모인다. 관건은 몸 상태다. '유리 몸'이라는 불명예 수식어를 떼어 내지 못한 선수다. 그의 영입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은 이유다. 영입 과정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시즌 도중이다. 2020시즌은 정상호에게 마지막 기회다. 몸 상태에 또 문제가 생기면 현역 연장을 장담할 수 없다. 정상호도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우승팀 일원이 돼 기쁘다.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즌 준비를 하겠다. 올해도 팀이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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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한 FA 시장, 쉽지 않은 타구단 이적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한창 뜨거웠던 몇 년 전, 지금은 폐지된 일주일간의 우선 협상 기간이 종료되자마자, 자정은 물론이고 새벽 시간에도 FA 선수의 타 구단 이적 발표가 곧바로 터져 나왔다. 원소속구단은 "이적 선수가 타 구단과 맺은 계약 조건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며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낸 적도 있다. 그만큼 FA 시장은 뜨거웠고, 선수 이적도 빈번했다. 올해 FA 시장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FA 시장이 지난 11월 21일 개장됐지만 보름이 훌쩍 지나도록 발표된 계약은 3건에 불과하다. 모창민이 지난달 28일 NC와 3년 최대 20억원에 도장을 찍어 2019 FA 1호 계약자가 됐다. 이어 SK는 지난 5일 최정과 6년 최대 106억원, 이재원과 69억원에 계약해 간판선수를 잔류시켰다. 이번에 FA 권리를 행사하는 총 15명 중 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아직 팀을 찾지 못했다. 지금까지 FA 이적 선수도 없다. 최정과 이재원·모창민 모두 올 시즌까지 몸담았던 원소속구단과 계약했다. 현재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평가받는 양의지의 타 구단으로 이적 가능성이 제기될 뿐, 나머지 선수의 이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용택과 김상수는 LG와 삼성 잔류 희망 의사를 몇 차례 밝혔다. 그 외 송광민과 이용규·최진행(이상 한화) 이보근·김민성(넥센) 윤성환(삼성) 노경은(롯데) 박경수·금민철(kt) 등 계약 협상 과정은 특별하게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 김민성과 김상수를 제외하면 모두 30대 중·후반. 보상선수와 보상금 등을 고려하면 다른 구단의 영입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00년 FA 시장이 처음 문을 연 뒤 타 구단 이적 선수가 발생하지 않았던 적은 2008년, 2010~2011년 세 차례에 불과하다. 특히 10명 이상의 선수가 FA 계약을 맺은 열한 차례 가운데 적게는 1명, 많게는 7명까지 한 시즌에 팀을 옮겼다. 2010년대에는 매 시즌 두 자릿수 FA 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난해 2명(강민호·민병헌)의 FA 이적이 최소였다. FA 선수의 타 구단 이적은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3년 연속 FA 시장 총액 700억원을 돌파한 2015~2017년에는 FA 이적생이 많았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7명이었고, 2017년에는 4명이 FA 계약을 통해 팀을 옮겼다. 특히 FA 몸값이 치솟기 시작한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도 6명-5명-6명으로 많은 편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강민호(롯데→삼성) 민병헌(두산→롯데) 2명에 그쳤다. FA 이적 선수가 적다는 것은 여러 이유로 풀이할 수 있다. 일단 매력을 끄는 대어급 FA가 적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도 이전에는 이원석(삼성)과 정현욱(은퇴) 권혁(한화) 윤길현(롯데) 정상호(LG) 박경수·이대형(kt) 등 준척급으로 평가되는 선수들이 이른 기간 내에 FA 계약을 통해 팀을 옮겼었다. 특히 올해는 구단이 추진한 FA 총액 80억원 상한제 도입이 무산된 가운데, FA 시장의 차가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원소속구단은 FA 선수와 계약을 서두르지 않고 느긋한 입장이다.실제 각 구단은 큰돈을 들여 FA를 영입하는 대신, 방출된 베테랑 선수 및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 보강에 나서고 있다. 장원삼과 심수창(한화→LG) 배영수(한화→두산) 등이 방출된 두 새 소속팀을 찾았다. 지난 7일에는 KBO 리그 역대 최초로 삼각 트레이드가 발생됐다. SK와 넥센·삼성이 논의해 이지영(삼성→넥센) 김동엽(SK→삼성) 고종욱(넥센→SK)이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지난해에는 채태인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과 계약한 뒤 롯데로 옮겼다. 한 에이전트는 "현재 FA 시장 분위기가 이전 같지 않다"고 했다. B구단 관계자는 "이번에 양의지를 제외하면 대어급 선수가 적은 등 FA 이적생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FA를 영입한다고 우승을 보장하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FA 시장의 열기가 낮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더 낮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18.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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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신조어'로 본 2017시즌 10대 뉴스

팬들의 작명하는 능력과 새 단어를 만드는 능력은 나날이 발전한다. 재치 최강이다. 2017년 KBO 리그도 화제가 많았다. 감동과 환희만큼이나 분노와 아쉬움을 줬다. 현상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다양하다. 풍자가 반영된 단어나 합성어가 호응을 얻으면 그해를 대표하는 '야구 신조어'로 자리 잡는다. 2017년 프로야구를 신조어로 결산했다. 육·절·못- KIA, 8년 만에 통합 우승 KIA 외야수 최형우의 발언. 8월 중순, 2위 두산과 게임차가 6으로 벌어진 뒤 '6경기 차이는 절대 못 뒤집는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팀의 주축 선수로서 선두 수성에 자신감을 내비친 말이었다. 실제로 현장에선 '3경기 차이를 좁히는 데 한 달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두산팬들을 자극했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과거 논란이 된 최형우의 발언들도 재조명됐다. 하지만 KIA는 10월 3일 수원 kt전에서 승리하며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꺾었다. 최형우의 이 발언도 지워졌다. 어·우·두- 두산의 실각 '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다'라는 말. 2017년 정규 시즌을 앞뒀던 KBO 리그는 디펜딩 챔피언이던 두산의 독주가 예견됐다. 3월 27일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다수 감독이 두산을 향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당시에 감독이던 양상문 LG 단장은 "한 팀이 롱런하는 프로스포츠는 존재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한마디가 KBO 리그의 화두를 대변했다. 두산은 전반기에는 부진했지만 후반기부터 제 페이스를 찾았다. 시즌 막판엔 선두 KIA까지 위협했다. 팬들 사이에선 다시 어·우·두가 불거졌다. 하지만 결국 KIA를 넘진 못했다. '어차피 우승은'이란 표현 뒤에 KIA가 붙기 시작했다. 동행 야구- 재조명 받은 김기태 감독 김기태 KIA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2017년 '동행 야구'로 진화했다. 김 감독은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고참은 대우하고 젊은 선수는 독려했다. "시즌 중에는 선수가 왕이다"며 배려와 존중을 보여 줬다. 친근한 세리머니도 그 연장선이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선수가 있으면 직접 감독실로 불러 이유를 설명했다. 아쉬운 플레이를 한 선수를 공개적으로 질책하지 않았다. 지도자와 선수 사이에 강한 신뢰가 생겼다. KIA의 2017년 캐치프레이즈는 '동행(GO Together)'이었다. 김 감독의 리더십은 이에 걸맞았다. 이·맛·현- 고액 몸값 선수의 활약 '이 맛에 현금질을 한다'는 말. 검증된 선수에게 고액을 투자한 팀이 대체로 좋은 성과를 얻은 추세 속에 만들어진 신조어다. KIA는 올 시즌 최형우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가 4번 타순에 들어가면서 타선 전체에 힘이 생겼다. 최형우는 지난해 11월에 KIA와 4년 총액 10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사상 최초로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몸값 논란은 개막 전부터 달아올랐다. 하지만 최형우는 뜨거운 타격감과 해결사 능력을 연일 과시했다. LG도 투수로는 최고액(4년 95억원)을 안긴 차우찬이 기대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오버 페이 논란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2015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투수 장원준 덕분에 2년(2015~201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뒀다. 팔·팔·억- 롯데,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NC 내야수 손시헌은 롯데와 개막전을 앞두고 "시즌 전적이 8승8패로 동률이 돼도 억울할 것 같다"고 했다. NC는 2016시즌 롯데전에서 15승1패를 기록했다. 14연승을 거뒀다. 자신감은 당연했다. 하지만 롯데팬의 공분을 야기했다. 롯데는 시즌 2차전이던 4월 1일 마산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연패를 끊었다. 6월 30일부터 열린 홈 3연전에선 스윕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때마다 손시헌의 발언은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는 NC에 시즌 전적 9승7패로 앞섰다. 정규 시즌 3위를 두고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NC에 발목을 잡히며 완벽한 설욕은 하지 못했다. 건강 야구- 김성근 시대의 마감 한화 구단은 5월 23일 "김성근 감독이 5월 21일 삼성전이 끝난 뒤에 사의를 표명했다"며 "경질은 아니다"고 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박종훈 단장과 마찰이 잦았고 성적도 부진했다. 한화는 이상군 대행 체제로 남은 정규 시즌을 치렀다. 김 감독은 '내일이 없는 야구'로 비난을 샀다. 투수진 혹사 논란이 일었다. 이 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뒤에 "불펜 투수인 송창식과 권혁은 이기는 경기에만 투입하겠다. 훈련량도 기존보다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건강 야구. 한국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김성근 감독의 시대도 그렇게 끝났다. 오로나민식- 이적 시장 활성화'올해의 이적생'을 꼽으라면 단연 KIA 포수 김민식이다. 그는 지난 4월 SK와 4 대 4 트레이드로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재원과 정상호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그는 이적 뒤에 잠재력을 드러냈다. 공수 모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우승팀의 안방마님이 됐다. 트레이드를 향한 각 구단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한 방송사가 비타민 음료와 그의 이름을 합성한 '합성어'를 만들어 활약을 조명했고 호응을 받았다. 바람의 손자- '특급 신인'의 등장 넥센의 외야수인 이정후는 한국 유격수의 계보를 잇는 이종범 MBC SPORTS+ 해설위원의 아들이다. 데뷔 전부터 아버지의 현역 시절 별명(바람의 아들)을 딴 수식어가 붙었다. 그리고 이내 그림자를 지웠다. 깔끔한 스윙 폼으로 각광받았다. 3할 타율을 유지했다. 신인 최다 안타(179개)와 득점(111점) 신기록을 세웠다. 경쟁자 없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은퇴한 해에 슈퍼스타의 계보를 이을 만한 재목이 나타났다. 이대은 리그- kt, 3년 연속 최하위시즌 막판, 상위권의 경쟁만큼이나 리그에서 10위를 기록하던 팀에 관심이 모였다. 이대은(경찰 야구단) 때문이었다. 1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이대은은 현재 군에서 복무 중이며 2019년 신인 지명회의에 참가가 가능하다. 2017년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권을 행사한다. 1라운드 전체 1순위는 이대은이 유력하다. 삼성과 kt의 탈꼴찌 경쟁을 조롱하는 의미의 신조어다. kt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10위에 머물렀다. 한·방·두- SNS 막말 파문 '한 팀에서 두 번 방출한 선수'는 김원석을 두고 하는 말. 그는 지난 11월에 한화에서 방출을 당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 팬과 나눈 대화의 내용이 야구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코칭스태프와 치어리더, 문재인 대통령까지 비난한 내용이 확인됐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구단은 징계 회의를 열어 결단을 내렸다. 김원석은 2012년 2차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한화의 지명을 받았지만 첫 시즌을 치른 뒤에 방출됐다. 이전에도 SNS 탓에 논란을 일으킨 선수가 많았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선수들에게 팬들은 관대하지 않았다. 팬들은 실력과 행실로 두 번이나 방출된 김원석에게 조롱하는 듯한 뜻을 나타내는 별명을 붙여 줬다.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12.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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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보다는 미래를 본 보상선수 영입

역대 5번째로 군 입대 예정 선수가 FA(프리에이전트) 보상선수로 지명됐다. 현재보다 미래를 대비하려는 의지다. 성공 사례도 늘고 있다.두산은 삼성과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을 지명했다. 삼성조차 놀란 선택이다. 이흥련은 올 시즌을 끝으로 경찰 야구단 입대가 예정돼 있었다. 삼성이 팀 내 넘버2 포수인 이흥련을 제외한 이유다. 두산은 전역 후인 2018년 9월에나 이흥련을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 있다.그럼에도 두산의 선택은 '현명했다'는 평가다. 경찰 야구단은 '포수 양성 학교'로 불린다. KBO 리그 정상급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두산)도 경찰 야구단에서 기량이 향상됐다. '포수 왕국'으로 불리는 두산도 2년 뒤엔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서른 살을 넘긴 양의지의 백업 선수도 필요하다. 주전 포수와 전력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선수여야 한다. 두산은 미래를 대비했다. 애써 즉시 전력감을 찾지 않았다.이전에도 군 입대 예정 선수를 지명한 사례가 네 번 있었다. LG는 2011년 넥센과 계약한 이택근의 보상선수로 경찰 야구단 입단을 앞둔 투수 윤지웅을 지목했다. 그는 1군 데뷔 첫해던 2011년 56경기(28⅔이닝)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08를 기록했다. 미래가 기대되는 좌완 투수였다.2013년엔 KIA가 한화와 계약을 맺은 이용규의 보상선수로 신인 포수 한승택을 지명했다. 자질을 인정받은 선수지만 KIA 입장에선 당장 전력에 도움을 줄 선수가 필요했다. KIA는 2013년 정규 시즌서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주전이던 김상훈의 노쇠를 대비해야 했다. 이홍구, 백용환의 성장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래를 내다봤다. KIA는 2014년에도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상무 입단이 예정된 투수 임기영을 영입했다. 삼성도 같은 해 권혁을 내주며 보상선수로 포수 김민수를 선택했다.이 중 2명은 성공적인 선택으로 평가받았다. 윤지웅은 2014년부터 LG 좌완 계투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내년 시즌에도 진해수와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역한 한승택은 10월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올 시즌 포수 중 가장 많이 출전한 이홍구를 제치고 엔트리에 포함됐다. 블로킹과 송구, 투수 리드 면 모두에서 눈에 띄는 경기력을 보였다.물론, 즉시 전력 선수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도 많다. 올 시즌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SK에 입단한 최승준이 대표적이다. 19홈런을 기록하며 보상선수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2012년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김승회도 팀의 마무리 투수까지 맡으며 활약했다.하지만 이런 영입의 경우 선수 나이는 대부분 적지 않다. 이미 내리막길에 있거나 오랜 시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가 많다. 제 역량을 발휘할 시간이 길지 않다. 팀 상황에 따라 영입 방침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즉시 전력보다 기다림을 선택한 구단이 웃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안희수 기자 2016.1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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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련 뺏긴 삼성 안방구성, 신예 육성+최경철 영입

삼성은 FA(프리에이전트) 이원석의 보상 선수로 포수 이흥련을 내줬다. 신예 육성과 베테랑 최경철 영입으로 안방을 구성한다.삼성은 지난 21일 '내야 멀티플레이어' 이원석을 4년 총 27억원에 영입했다. 이원석의 원소속 구단인 두산은 27일 보상선수로 이흥련을 지목했다.두산의 보상선수 지명에 삼성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흥련이 다음 달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는 데다, 두산은 양의지·최재훈·박세혁 등을 보유한 포수 왕국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올해 투타에서 최강 전력을 자랑했지만 불펜이 다소 약했다. 그래서 삼성은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을 보호선수로 묶는 데 주력했다. 군 복무든, 보상선수든 이흥련의 이탈은 기정사실화됐다. 이제 삼성은 안방 강화가 필수다. 2015시즌 중 진갑용의 은퇴 전후로 이지영이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올 시즌 381⅓이닝을 소화한 이흥련의 공백은 어차피 메워야 했다. 삼성은 최근 가능성 있는 포수 자원을 대거 확보했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원탁(2라운드·홍익대), 최종현(5라운드·제주 국제대)을 뽑았다. 올해 뽑은 신인 중엔 유일하게 둘만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돼 훈련을 마쳤다. 또 2년 전 한화로 FA 이적한 권혁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김민수(25)도 상무에서 제대한다. 김민수는 2014년 35경기에 출장하며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2016 2차 드래프트에선 두산 김응민을 1라운드에 지명해 데려왔다. 현재는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으로, 내년에 제대한다. 둘 모두 군 입대를 앞둔 선수를 타 구단에서 영입했다. 덕수고-한양대를 졸업하고 2015년 삼성 2차 6라운드로 입단한 권정웅(24)은 올 시즌 1군 3경기에 출장했다. 삼성은 이들을 경쟁하게 만들어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권정웅, 김융(22), 김민수, 나원탁, 최종현 등 포수 5명이 이름을 올렸다. 향후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기대만큼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36세 베테랑 포수 최경철의 영입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최경철은 LG에 직접 보류선수 명단 제외를 요청했다. 최경철은 2003년 프로에 입단한 베테랑 포수다. 2014년 117경기, 2015년 109경기에 출장한 그는 유강남의 성장과 FA 정상호의 영입으로 경쟁에서 밀려났다. 삼성은 이정식의 은퇴, 이흥련의 군 입대 등으로 이번 보상선수 지명과 상관없이 그의 영입을 추진해 왔다. 이지영을 제외하면 포수진에 1군을 경험한 선수가 거의 없기에 내린 결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리빌딩을 한다고) 나이 많은 선수를 무조건 제외하는 것은 아니다. 최경철은 학구파 스타일이다. 이지영이 있지만 그보다 훨씬 베테랑인 최경철의 조언은 또 다를 것이다. 최경철이 합류한다면 백업으로 활약하면서 젊은 포수들의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16.11.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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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만 있는 1차 지명, 그 역사

2017년 KBO 신인 1차 지명이 마무리됐다. 투수 9명과 내야수 1명이 10개 구단 1차 지명의 영광을 안았다.1차 지명 선수들은 말 그대로 그해 신인들 가운데 '1순위'로 꼽히는 재목이다. 각 구단이 연고 지역 유망주 중 최고라고 인정한 선수에게 독점 계약권을 행사한다. 미국과 일본에는 없는 제도다. 1982년 KBO 창설과 함께 시작된 1차 지명은 아마추어 야구 강국 쿠바의 방식을 따랐다.혜택도 많다. 억대 계약금을 보장 받고, 다른 신인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는다. 아들 이정후(휘문고)가 넥센에 1차 지명된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지명 소식을 듣고 온 가족이 모여 자축했다"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숱한 선수들이 1차 지명을 통해 프로에 발을 내디뎠다. 그 가운데 팀의 간판 스타로 성장한 선수도 있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간 인물도 있다. 처음에는 고전하다 다른 팀에 가서 꽃을 피운 사례도 있다. 지금까지 KBO리그 1차 지명을 통해 어떤 얼굴들이 나타났을까. 1988년 1차 지명된 스타 조계현, 송진우 ◇초창기 1차 지명 변천사 1차 지명 방식은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쳤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1차 지명에 제한이 없었다. 연고 지역 고교 출신 선수라면 누구든 해당 구단이 자유롭게 지명할 수 있었다. 1차 지명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2차 지명에 나와 다른 지역 팀의 선택을 받았다. 1986년 신생팀 빙그레가 창단하면서 처음으로 지명 한도가 생겼지만, 최대 10명까지는 지명 가능했다. 실질적으로 1차 지명의 의미가 생길 만큼 인원이 줄어든 건 이듬해인 1987년이다. 규모가 3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제 8구단 쌍방울이 참여한 1990년에는 2명, 그리고 이듬해인 1991년에는 아예 1명으로 각각 줄었다. 이후 2007년에만 한시적으로 1차 지명 선수를 두 명 뽑았을 뿐, 지금과 같은 한 명 선발 원칙이 계속 고수됐다. ◇1990년대 1차 지명, 스타의 산실 1차 지명을 거쳐 탄생한 프로야구 스타는 많다. 사실상 1차 지명이 의미를 갖기 시작한 1987년에는 해태 백인호 박철우, 삼성 류중일 강기웅, MBC 노찬엽이 나왔다. 1988년에는 해태 조계현, 빙그레 송진우가 탄생했다. 1989년에는 해태 이강철이 독보적으로 성공했고, 1990년에는 태평양 김경기, LG 김동수, 롯데 공필성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1991년부터는 단 한 명만 고를 수 있었다. 그만큼 실패 확률도 높아졌지만, 잘 할 선수는 잘 했다. 1990년대 1차 지명 선수 가운데 LG 송구홍 이상훈 유지현 심재학 이병규(9번) 조인성, 롯데 박정태 손민한, 쌍방울 조규제 이진영, 해태 박재홍 이종범 정성훈, 삼성 김태한 양준혁 강동우, 태평양 정민태 최상덕, LG 임선동, 빙그레 구대성, OB 김동주 홍성흔 등이 스타로 성장했다. 입단 초기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대신 오래 살아 남아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1997년 현대가 1차 지명한 최영필(현 KIA)과 1999년 한화 1차 지명 선수인 박정진이다. 1차 지명 출신 김광현·박석민·김재호 ◇김광현·박석민·김재호도 1차 지명 출신 2000년대 들어서도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1차 지명을 통해 등장했다. 2000년 삼성 배영수, 2001년 한화 김태균, SK 정상호, LG 이동현이 그 안에 포함된다. 롯데는 2001년 연고지 대형 유망주를 1차 지명했지만 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는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텍사스 추신수다. 2002년에는 삼성 권혁과 KIA 김진우, 2003년에는 두산 노경은, 한화 안영명, LG 박경수, SK 송은범, 2004년에는 삼성 박석민과 두산 김재호, 2005년에는 SK 최정이 각각 선택 받았다. 2006년에는 SK 이재원, 한화 유원상, KIA 한기주가 나왔다.유일하게 두 명을 뽑을 수 있었던 2007년은 SK가 에이스 김광현을 품에 안은 해다. 두산도 임태훈과 이용찬을 뽑아 2007년과 2009년 신인왕을 각각 배출했다. 2008년에는 두산 진야곱과 롯데 장성우, 2009년에는 삼성 김상수, LG 오지환, 넥센 강윤구가 1차 지명으로 데뷔했다. ◇2010년부터 4년간 전면 드래프트 시행1차 지명은 한때 폐지되기도 했다. 지역마다 고교 유망주들의 불균형이 심하다는 불만이 높아진 탓이다. 전력 평준화를 위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됐다. 이 시기에 연고 지역과 관계 없이 소속팀에 1라운드로 뽑힌 선수들이 바로 심동섭 한승혁(이상 KIA), 심창민(삼성), 유창식 하주석(한화), 문승원(SK), 윤명준(두산), 한현희 조상우(넥센), 박민우(NC) 등이다. KIA로 트레이드된 유창식을 제외하면, 각 팀이 미래의 동력이 될 선수들을 쏠쏠하게 뽑았다.그러나 전면 드래프트는 4년 만에 다시 폐지됐다. 프로야구의 근간인 지역 연고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반발이 심했다. 유망주들이 해외로 대거 진출하고, 연고 지역 아마 팀들에 대한 프로의 지원이 줄어 들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그렇게 다시 1차 지명이 부활했다. ◇부활한 1차 지명, 낮아진 계약금다시 시작된 2014년 신인 1차 지명에는 최초로 10개 구단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후 3년간 1차 지명 선수 가운데 현재 1군에서 붙박이로 활약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2014년 신인으로 뽑힌 넥센 임병욱과 kt 박세웅, 2015년에 지명된 넥센 최원태와 kt 엄상백 정도가 야구팬에게 낯익은 얼굴이다. 지난해 1차 지명 선수 가운데는 아직 프로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가 없다. 갈수록 프로와 아마의 격차가 커지면서 신인이 즉시 전력으로 활약하는 빈도도 낮아진 탓이다.신인 선수 계약금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거 1차 지명 선수들은 엄청난 계약금을 받았다. 2006년 한기주가 역대 최고액인 10억원을 받았고, 1997년 임선동·2002년 김진우·2011년 유창식은 나란히 7억원의 계약금에 사인했다. 또 2005년 두산 김명제가 6억원, 2006년 유원상이 5억5000만원, 2009년 두산 성영훈이 5억5000만원을 각각 받았다.그러나 최근 5년간은 2013년 NC에 지명된 윤형배(6억원)를 제외하면 계약금 5억원을 넘긴 선수가 없다. 올해 롯데에 1차 지명된 윤성빈(부산고) 정도가 다시 계약금 5억원 벽을 넘을 선수로 꼽힌다. 배영은 기자 2016.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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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선발' 송신영, LG전 4⅓이닝 1실점 '호투'

대체 선발까지 호투한다. 한화 송신영(39)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송신영은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에스밀 로저스의 대체 선발이다. 정민태 투수 코치의 추천으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원래는 전날 등판시키려했지만, 3연전 첫 경기인만큼 자리에 익숙한 송은범은 먼저 내세웠다. 두 투수가 이틀 연속 좋은 투구를 보이며 그 선택도 맞아 떨어졌다. 1회엔 실점이 있었다. 송신영은 박용택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뒤 이병규(7번)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4회 1사까지는 실점이 없었다. 2회는 삼자범퇴, 1사에서 다시 박용택에게 2루타를 맞은 이후엔 임훈과 이병규를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병규에게 던진 포크볼은 타자가 속을 수 밖에 없었다. 4회 선두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채은성을 3루 땅볼로 유도해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냈다. 김용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뒤에도 정주현을 범타 처리했다. 한화 타선은 1, 2회 한 점 씩을 지원하며 2-1로 앞서갔다. 송신영은 5회 1사 후 정상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불펜 투수 권혁과 교체됐다. 투구수는 72개에 불과했다. 확실히 실점 가능성을 지우기 위한 선택. 권혁은 후속 두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임무를 다했다. 송신영은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승리 투수 요건은 못 갖췄다. 하지만 불펜이 강한 한화가 유리한 경기를 가져갈 수 있도록 경기 초반을 잘 막아냈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이었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6.1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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