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1건
메이저리그

어뢰 배트, 진짜로 '사기급'인가...'2홈런 7타점' 폭발한 67도루 '대도' 데 라 크루즈 "느낌 좋던 걸"

혁신일까. 아니면 편법일까. 메이저리그(MLB)가 '어뢰 배트' 돌풍을 맞은 가운데 또 한 명의 스타 선수가 신형 방망이를 손에 쥐었다.엘리 데 라 크루즈(23·신시내티 레즈)는 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에 3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2홈런) 7타점 4득점 1도루 활약했다. 대폭발한 데 라 크루즈를 앞세운 신시내티는 14-3으로 텍사스를 완파하고 정규시즌 2승 2패 승률 5할을 맞췄다.데 라 크루즈가 문자 그대로 혼자 이끈 승리였다. 데 라 크루즈는 이날 홀로 7타점을 몰아쳐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다. 1회 말 중전 안타로 시작한 그는 2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선발 쿠마 로커의 초구 시속 83.1마일(133.7㎞) 슬라이더 실투를 강타해 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끝이 아니었다. 데 라 크루즈는 6회 네 번째 타석 때는 날카로운 2루타로 2타점을 수확했다. 이어 7회 말 다섯 번째 타석 때도 거슨 가라비토의 몸쪽 시속 93.6마일(150.6㎞) 직구를 통타,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타구 하나 하나가 미사일과 같았다. MLB 타구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데 라 크루즈가 첫 번째 타석에서 친 1루타는 시속 103.2마일(166.1㎞)을 찍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 만든 홈런은 시속 107.2마일(172.5㎞), 세 번째 타석에서 만든 뜬공도 시속 99마일(159.3㎞). 네 번째 타석에서 2루타는 시속 102마일(164.2㎞)이고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은 시속 110.2마일(177.3㎞)을 마크했다.데 라 크루즈는 원래도 잠재력이 MLB 으뜸으로 꼽히던 타자다. 지난해 그는 타율 0.259 25홈런을 치면서 도루를 67개나 기록했다. 최초의 50홈런 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 이어 50홈런과 50도루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호타준족이다. 공·수·주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리그 으뜸의 잠재력을 가진 타자다. 다만 어디까지나 미완의 선수였다. 지난해 타율이 낮았고, 타석당 헛스윙 비율도 33.4%로 리그 하위 8%에 머물렀다. 방망이에 맞혔을 때도 강한 타구(시속 95마일 이상) 비율이 45.7%로 리그 상위 24%에 있었다. 오타니, 애런 저지 등 리그 최상위에 위치한 타자들과 차이가 분명 있었다.그런데 2025년 출발이 뭔가 다르다. '신형' 방망이의 힘일 수도 있다. 데 라 크루즈는 이날 최근 MLB에서 화제가 된 '어뢰 배트'를 사용했다. 뉴욕 양키스 타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3연전에서 '토피도(Torpedo) 배트'를 사용해 15홈런을 터뜨렸다. 영어로 어뢰를 의미하는 '토피도'를 단 이 배트는 공이 맞는 스위트스폿 부분에 더 많은 나무(질량)를 집중시켜 타구의 질을 향상한다. 모양이 볼링핀의 흡사하다는 평가도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양키스의 '토피도 배트'는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 박사 출신인 애런 린하르트가 개발을 주도했다. 린하르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구공에 타격을 가하려는 배트의 부위를 최대한 무겁고 뚱뚱하게 만드는 것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토피도 배트'는 리그 규정을 위배하는 건 아니다. MLB에서 배트의 지름은 2.61인치, 길이가 42인치를 넘을 수 없지만 스위트스폿을 강화하는 건 따로 명시된 게 없다. MLB닷컴은 '배트의 뚱뚱한 부분의 위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라고 부연했다.해당 배트는 양키스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주니어 카미네로, 뉴욕 메츠의 프란시스코 린도어 등이 이 배트를 사용하는 걸로 알려졌다. 사용하지 않던 구단들도 하나둘 해당 배트를 주문한 걸로 알려졌다. 여기에 데 라 크루즈가 가세했다. 데 라 크루즈는 1일 경기를 마친 후 "좋은 느낌일지 알고 싶었는데, 확실히 그렇더라"라며 가볍게 소감을 전했다. 그는 토피도 배트를 사용하는 팀 동료 호세 트레비노를 언급하면서 "트레비노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배트 이야기를 했지만, 사용하진 않았다"면서 '다시 사용할 것이냐'는 물음엔 웃으며 대답했다.신시내티 사령탑은 '방망이 덕'이라는 시선을 경계했다. 테리 프랑코나 신시내티 감독은 "배트보다 선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선수들은 자신에게 편한 걸 사용할 것이다. 배트는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다. 선수들이 무엇을 쓰든, 사무국 승인만 받으면 상관없다. 데 라 크루즈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1 21:01
프로야구

LG-NC 시범경기서 벤치 클리어링 왜?...피치클록 영향 때문인가 [IS 잠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LG '베테랑 타자' 박해민(34)과 NC '신예 투수' 김태경(24)이 신경전을 벌였다. 상황은 이렇다. 박해민은 이날 0-0이던 4회 말 1사 1루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박해민은 김태경이 두 번째 공을 던지기 전에 준비 자세를 취하던 중이었다. '좌타자' 박해민의 고개는 마운드가 아닌 '3루측' NC 더그아웃을 향해 있었다. 이 순간 김태경이 공을 던지려고 하자 박종철 구심이 '타임'을 선언했다. 이미 김태경의 손을 떠난 공은 박해민의 바깥쪽으로 들어왔다. 박해민은 먼저 포수 김형준에게 불만을 표현했다. 박종철 구심은 박해민에 이어 김태경에도 주의를 줬다. 잠시 후 박해민은 "왜 던지는데"라며 마운드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양 측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다행히도 심판진의 제지 속에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벤치 클리어링은 굉장히 보기 드문 편이다. 타자 박해민과 투수 김태경은 4회 벤치 클리어링을 벌이기 전부터 타이밍 싸움을 하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겼다. 김태경은 마운드에서 발을 뺐고, 박해민도 평소보다 준비 동작이 길었다. 이날 벤치 클리어링은 피치클록의 영향이 작용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정규시즌부터 피치클록을 본격 도입한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가 있을 시엔 25초 내 투구를 해야 한다. 또한 타자는 33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타석당 타임아웃은 두 번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시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의 제재를 받는다.김태경은 "투구할 때 곁눈질로 (피치클록) 타이머를 보면서 투구하다보니 순간적으로 타자(박해민)가 준비되었다고 생각하고 투구를 했는데 착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년 NC 1차지명으로 입단한 김태경은 올 시즌 선발 투수 후보 중 한 명이다. 1군 통산 성적은 24경기에서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8이다. 박해민은 이후 김태경과 9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NC는 곧바로 마운드를 김민규로 교체했다. 잠실=이형석 기자ㅇ 2025.03.17 15:06
프로야구

'초대형 트레이드 주인공+홈런왕+도루왕 시너지까지' 두산 新테이블세터 확정→"우리 최상의 타선" [IS 포커스]

"(김)민석이가 1번인 타선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타선이다."일단 실험은 성공이다. 두산 베어스가 새 1번 타자를 찾았고, 새로운 야구를 할 준비를 마쳤다.두산은 16일 기준 시범경기 3승 3패 2무를 기록 중이다. 시범경기에서 필요한 건 승패가 아니다. 오는 22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물음표를 지워야 한다. 두산은 그 물음표가 가장 많은 팀 중 하나다. 은퇴(김재호) 이적(허경민)에 외국인 선수 3명도 전면 교체했다.그런데 물음표가 아니지만, 변화를 선택한 자리가 있다. 1번 타자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 부임 후 2년 동안 정수빈을 붙박이 1번 타자로 썼다. 2021년과 2022년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던 정수빈은 기대에 부응했다. 2년 동안 타율 0.286 출루율 0.376 활약했다. 2023년 39도루로 도루왕에 오르는 등 2년 동안 도루 91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1위다. 출루와 스피드를 갖춘 '고전적' 1번 타자였다. 하지만 두산은 올해 변화를 시도한다. 새 1번 타자 주인공은 김민석이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그는 그해 102안타로 고졸 신인 역대 8번째 100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11로 부진했고, 그를 눈여겨 본 두산이 전 신인왕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는 3대2 초대형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했다.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그를 유심히 지켜봤고, 귀국과 함께 그를 1번 타자 기용한다고 선언했다.여기에 2018년 홈런왕을 수상했던 김재환이 뒤를 받친다. 그동안 4번 타자로 뛰던 김재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으로 살아났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데이터를 살펴보니 3번 타자, 2번 타자, 4번 타자 순으로 찬스가 많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래서 팀 최고 타자인 양의지가 3번에 서고, 김재환은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삼진을 감수해야 할 김재환이 콘택트 히터인 김민석, 양의지와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김민석은 이승엽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8차례 시범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46 활약 중이다. 9안타 중 장타는 2루타 1개지만, 삼진도 4개에 불과하다. 통산 타석당 삼진 비율이 24.6%인데 시범경기에선 13.3%만 기록 중이다. 이승엽 감독도 합격점을 줬다. 16일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현재로서는 변수가 없다면 오늘 라인업을 개막전 타순으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번 타자가 안타(단타)를 친다면 진루타가 나와야 2루를 가는데, 김민석은 2루타 등 장타도 칠 수 있는 선수"라며 "김민석을 1번으로 쓰고, 2번을 (김)재환이가 맡는다. 3번부터 양의지-케이브-강승호-양석환으로 연결하면 공격적인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지난해 1번이었던 정수빈이 올해는 9번으로 후퇴한다. 부담은 줄었지만, 기대치는 여전하다. 1번 타자부터 출발하는 건 1회가 전부다. 언제든 타순이 돌 수 있고, 상위 타선 바로 앞에 나서는 정수빈이 출루와 도루로 밥상을 차릴 수 있다.이승엽 감독은 "또 (정)수빈이부터 시작하는 이닝에는 9번이 1번이 된다는 생각으로 공격을 풀 수도 있다"며 "민석이가 1번인 타선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상의 타선"이라고 했다. 김민석을 쓰려면 한 가지 더 숙제가 있다. 포화된 외야 재편이다. 당초 외국인 타자 케이브가 우익수, 정수빈이 중견수, 김재환이 좌익수로 고정될 거로 보였다. 그런데 김민석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두산은 김민석에게 좌익수를 맡기고, 김재환은 지명타자 출전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그러려면 김민석이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야 한다. 당초 김민석은 롯데 시절 외야 수비가 부족하다고 지적 받았으나, 두산 측은 기용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승엽 감독은 "수비가 안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우리 구단도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 우려했는데, 잘하더라"며 "송구도 내야 출신이라서 그런지 정확했다. 타구도 생각보다 잘 따라간다. 송구 스피드가 수빈이보단 떨어지지만, 정확성은 좋았다. 전혀 문제 없다"고 말했다.고쳑=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7 01:12
메이저리그

단순한 시범경기 아니다...피치클록, 변화한 ABS에 적응 과제

2025 KBO리그 시범경기가 8일 오후 1시 전국 5개 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특히 이번 시범경기에선 새롭게 적용되는 규정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정규시즌부터 피치클록을 본격 도입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2023년부터 피치클록을 도입했다. 지난해 피치클록을 시범 적용했던 KBO리그는 올해부터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 내 투구'를 철저하게 적용한다. 타자는 33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타석당 타임아웃은 두 번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시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의 제재를 받는다.피치클록 도입을 통해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가 지난해 전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도 현장 의견에 따라 조정 적용한다. ABS는 지난 시즌 타자의 키에 비례해 상단 56.35%, 하단 27.64%를 적용했으나 올해는 상단과 하단 모두 0.6%씩 하향 조정한다. 이에 따라 신장 180㎝ 타자를 기준으로 하면 약 1㎝가량 스트라이크 존이 아래로 내려간다. 투수와 타자 모두 시범경기를 통해 변화된 ABS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또한 타자 주자가 1루로 주루 시 3피트 레인 내에서 뛰어야 했던 것을 1루 페어지역 안쪽의 흙 부분(전 구장 1루 파울라인 안쪽 흙 너비 최소 45.72㎝~최대 60.96㎝ 범위 내 통일)까지 달릴 수 있게 주로 범위를 확대한 규칙 또한 적용한다. 시범경기는 1983년부터 열렸으며, 역대 시범경기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경우는 총 6차례(1999~2000 양대리그 제외) 있었다. 1987년과 1993년 해태, 1992년 롯데,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가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했다. 8일 시범경기는 수원(LG 트윈스-KT 위즈) 청주(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 대구(SSG 랜더스-삼성 라이온즈) 사직(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 창원(키움 히어로즈-NC 다이노스) 5개 구장에서 열린다. 오는 18일까지 팀당 10경기씩 총 50경기가 펼쳐진다. 시범경기는 오후 1시 시작이나, 일부 경기는 야간 경기 적응 차원에서 오후 6시에 시작한다.이형석 기자 2025.03.08 08:16
프로야구

LG 박해민, PS 통산 24번째 경기까지 0홈런…25번째에선 '포효' [준PO4]

베테랑 박해민(LG 트윈스)이 포스트시즌(PS)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박해민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에 8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2회 홈런포를 가동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가 솔로 홈런으로 분위기를 뛰우자 후속 타자로 들어선 박해민이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연속 타자 홈런으로 연결했다. 박해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PS) 24경기에 출전, 73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단 하나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다. 빠른 발과 수비가 강점인 만큼 PS 통산 장타도 6개(2루타 5개, 3루타 1개)에 불과했다. 도루 8개. 올 시즌 정규시즌 홈런도 6개(553타석)로 타석당 홈런이 리그 최저 수준이었다. 9일 홈런 임팩트가 그만큼 강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경기는 4회 초 현재 LG가 3-1로 앞서 있다. 3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LG는 이날 경기에 승리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09 15:15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홈런왕에 '7억 달러' 줬더니 타격왕 노리네...정교해진 오타니, '떨공' 공략 달라졌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파워히터였던 그의 방망이가 전례 없이 정교하게 돌아가고 있다.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 5호, 개인 통산 176호 홈런으로 일본 메이저리거 홈런 신기록도 새로 썼다.아직 시즌 초지만, 홈런 페이스가 인상적인 건 아니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9개까진 차이가 있어 홈런왕을 낙관하기 어렵다. 그보다 인상 깊은 건 콘택트다. 22일 기준 오타니는 현재 타율 0.368로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MLB 대표 교타자들을 제치고 타율 부문, 그리고 최다안타(35개) 2루타(11개)에서도 1위다.개막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는 걸 고려해도 놀라운 숫자다. 2018년 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오타니는 고타율의 교타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었지만(타율 0.304) 6시즌 통산 타율이 0.274에 불과했다. 기대장타율(xSLG) 배럴 타구(장타 가능성이 높은 각도와 속도의 타구) 비율, 타구 속도, 강한 타구(속도 95마일 이상 타구) 비율 등 각종 수치에서 모두 리그 최상위권이었으나 삼진 비율, 헛스윙 비율, 체이스(유인구 스윙) 비율 등은 모두 하위권이었다.다저스가 그에게 지난겨울 10년 7억 달러(9657억원)라는 역대 최대 계약을 안긴 것도 투타겸업을 한다는 점, 그리고 그의 파워 때문이었다. 구단이 이런 콘택트까지 그에게 기대해서 준 계약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 시즌 그의 페이스가 이전과 다르다. 장타는 기대보다 덜 나오지만, 타구 속도는 여전히 최상급이다. 여기에 헛스윙과 삼진 관련 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MLB 공식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해 오타니의 타석당 삼진 비율은 17%(리그 하위 71%)에 그친다. 하위 30%(2022년) 35%(2023년)이었던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헛스윙 비율 역시 하위 3%(2021년) 26%(2022년) 12%(2023년) 수준이었으나 올 시즌은 하위 52%(24.2%)로 리그 평균 수준으로 개선됐다. 콘택트가 달라진 배경에는 오프스피드(스플리터, 체인지업,포크볼, 스크류볼), 이른바 '떨공(떨어지는 공)' 공략이 있었다. 올 시즌 오타니는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슬라이더, 커브, 너클볼, 스위퍼, 슬러브) 상대로 각각 헛스윙 비율 20.9%, 35.3%를 기록 중이다. 모두 지난해(패스트볼 25%, 브레이킹볼 40.3%)보다 낮다.다만 오프스피드와 비교하면 차이가 작다.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에 30% 이상의 헛스윙 비율을 기록했다. 신인 때는 무려 47%나 헛스윙을 기록했고, 첫 MVP를 받았던 2021년에도 39.9%를 기록했다. 가장 잘 대처한 2022년 조차 30.1%였다.반면 올해는 헛스윙 비율이 20%대도 아닌 18.9%에 불과하다. 방망이에 맞아나가니 결과 역시 좋다. 지난해 오프스피드를 쳐 타율 0.267, 장타율 0.534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올해는 타율 0.368, 장타율 0.737을 기록 중이다. 말 그대로 단점 없는 타자로 변신 중이다. 오프스피드 공략 비결에는 'MVP 트리오'의 우산 효과도 있는 거로 보인다. 떨어지는 공은 말 그대로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져야 위력을 발휘한다. 지난해까진 상대 투수들이 오타니에게 유인구를 던져도 됐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제외하면 오타니가 나가도 불러들일 타자가 없었다.반면 올해는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이상 다저스) 등 강타자들이 앞뒤로 포진됐다. 오타니로부터 무작정 도망칠 수 없고, 자연히 스트라이크존 안에도 변화구를 넣어야 했다.그 결과 올해 오타니를 상대로 던진 유인구 비율이 크게 줄었다. 2021년 오타니 상대 오프스피드 아웃 존(스트라이크존 바깥) 투구 비율은 68.8%였고, 2022년 59.3%, 2023년에도 62.7%에 달했다. 반면 올해 유인구로 던져진 오프스피드 구종 비율은 47.1%에 불과하다.오프스피드 유인구 상대 헛스윙 비율도 지난해 50.5%에서 36.4%로 크게 줄었고,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던져진 오프스피드 상대 헛스윙 역시 25.4%에서 11.5%로 급감했다. 문자 그대로 '완전체' 타격이다. 홈런은 아직 리그 순위권이 아니지만, 지난 2021년과 2023년처럼 6월 이후 홈런을 몰아칠 경우 MLB 역사상 최초의 지명 타자 MVP 역시 가능성이 보인다. 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오타니는 22일 기준 1.5를 달리고 있다. 팀 동료 베츠(1.9)에 이은 내셔널리그 2위 기록이다. 충분히 MVP 사정권인 데다 타자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을 포함해 다관왕을 수상한다면 명분도 쌓을 수 있다. 지금 페이스에 홈런만 더해져도 최다안타, 출루율 등 5관왕 이상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2 18:01
프로야구

[IS 피플] '타율 0.351' 공격형 유격수 박성한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아직 몇 경기 안 해서 타구 질이 좋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죠. 그래도 결과는 나쁘지 않게 잘 나오는 것 같아요."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2024시즌 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위권 후보라는 예측을 비웃듯 연승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20대 센터라인으로 팀의 현재이자 미래가 된 박성한(26)과 최지훈(27)이 있다.박성한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에 2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팀이 1-3으로 열세에 놓였던 5회 적시타를 기록, 팀이 동점을 만든 후 7회 역전까지 이루는 발판을 마련했다.박성한의 타격감이 좋은 건 이날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3일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10경기에서 타율 0.351 고감도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타율만 높은 게 아니다. 더 놀라운 게 출루율이다. 현재까지 출루율이 0.500에 달한다. 장타율(0.487)까지 더한 OPS도 0.986으로 빼어나다. 타석당 볼넷 비율이 22.9%로 지난해(11%)를 포함해 10% 안팎이었던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3일 경기 종료 후 만난 박성한은 초반 활약에 대해 "크게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 그저 열심히 훈련했고, 비시즌 동안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연습한 걸 그라운드에서 잘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결과가 잘 따라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오히려 선구안이 정립되니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박성한은 "ABS가 존 자체는 어느 정도 일정하지 않나. 그에 맞춰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라 몇 경기 소화하지 않았다. 타구 질이나 타격감이 좋다고 말하긴 좀 그렇다. 결과가 나쁘지 않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2번 박성한에 더해 1번 최지훈까지 동반 활약하면서 SSG는 연일 웃음짓고 있다. 최지훈 역시 같은 날 2안타 1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그의 타율 역시 0.310으로 준수하다.둘은 SSG가 소중히 여기는 자원이다. 2021년 주전 중견수와 유격수로 두각을 드러냈고, 2022년엔 3할 전후 타율로 공수겸장 활약을 펼쳤다. 2023년엔 동반 성적 하락이 있었으나 올 시즌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이숭용 SSG 감독도 3일 승리 후 "오늘은 테이블세터인 지훈이와 성한이가 공격을 주도하면서 맹활약해 승리할 수 있었다"며 "팀의 미래 주축인 두 선수가 올시즌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이 강해지고 있다"고 이들을 치켜세웠다. 최지훈도 박성한에 대해 "성한이가 너무 잘 쳐서 부담스럽다. 내가 꼭 나가서 도루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2번 타순에서 성한이가 잘 해주니 내가 못 나가도 팀이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2일)는 내가 한 번 도 못 나갔는데 성한이가 잘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박성한은 "지훈이 형과 딱히 '서로 잘 하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라고 웃으면서 "형도 겨울 동안 잘 준비했고, 나도 잘 했다. 그게 지금 결과로 조금은 나타나는 것 같다. 경기장에서 서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팀에도, 개인에게도 기쁜 일"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4 13:40
프로야구

[IS 부산] 류현진 마지막 점검...최원호 감독 "구속 충분, 회복 여부만 본다"

"오늘(17일) 투구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 경기가 끝난 후 회복이 괜찮을지만 좀 봐야 하겠다. 그래서 개막전 전에 5일을 쉬도록 맞췄다."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앞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마지막 점검에 들어간다. 페이스는 이미 충분하다. 남은 건 회복 속도다.류현진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다. 개막전 등판을 예고한 그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다.류현진은 지난달 메이저리그(MLB) 잔류 대신 KBO리그 복귀를 전격 결정했다. 다소 결정이 늦은 만큼 서둘러 몸을 만들었다. 개막전 등판을 일찌감치 예고한 그는 구단 2차 스프링캠프에 곧바로 합류했고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등을 순조롭게 끝냈다. 이어 귀국 후 바로 후배 문동주와 청백전 맞대결을 시작으로 시범경기까지 차근차근 소화 중이다.한화가 처음 계획한대로 그의 투구 수도 차근차근 늘고 있다. 17일 롯데전은 그 마지막 단계다. 100구 안팎이 될 23일 개막전에 앞선 이날 예정 투구 수에 대해 최원호 감독은 "75구에서 80구"로 예고했다.17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감독은 "오늘(17일) 투구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 오늘 난타를 당한다고 개막전에 안 쓸 것도 아니다. 크게 볼 부분은 없다"며 "경기가 끝난 후 회복이 괜찮을지만 좀 봐야 하겠다. 그래서 개막전 전에 5일을 쉬도록 맞췄다. 몸 만드는 과정은 4일에 맞췄지만, 투구 수가 많아지는중이니 조절했다. 따로 피로감이 있진 않다고 한다"고 설명했다.다른 페이스 역시 한화의 기대 이상이다. 당초 계약 때만 해도 불안 요소가 없진 않았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 재활을 막 마치고 돌아온 터라 구속이 낮았고, 경기 당 이닝과 투구 수도 적었다.12일 KIA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우려를 씻을 정도로 낙관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h까지 나왔고, 변화구 제구력도 준수했다. 투구 수도 차근차근 순조롭게 늘렸다.최 감독은 "구속은 저 정도면 충분하다. 평균 140㎞/h대 중반이 나오고, 최고는 140㎞/h대 후반이 나온다. 변화구 퀄리티가 높아 저 정도만 하면 충분하다. 제구가 좋다보니 타자들이 빨리 쳐야 한다. 그러니 타석당 투구 수도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도 증가한다"고 기뻐했다.구종 구사에 대해서도 감탄을 전했다. 최원호 감독은 "무서울 정도로 구종 비율 배분을 잘 한다. 직구와 변화구를 반반 던지고, 변화구는 3가지를 3분의 1씩 던진다. 수첩에 적어가며 던지는가 싶을 정도"라며 "타자 입장에선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확률이 높은 공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최원호 감독은 직관적인 비유로 류현진의 위력을 확인시켰다. 과거 느린 공으로도 10승 이상을 꾸준히 기록한 유희관, 그리고 윤성환이 그 대상이다. 최 감독은 "유희관이 과거 구속이 느렸는데도 살아남은 게 제구력 덕분이다. 그런 유희관이 145㎞/h를 던진다고 생각하면 치기 어렵다. 윤성환도 그랬다. 그런 투수들이 140㎞/h대 중반을 던지면 칠 수 없다"고 답했다.부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7 12:50
프로야구

[IS 포커스] 나이 먹었다? 느려졌다? 닥터 K '괴물' 구위, 방심하지 마라

12년 만에 돌아올 탈삼진왕의 구위는 과연 건재할까.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류현진(37)은 올해 KBO리그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 복귀가 유력하다. 계약 규모는 4년 170억원 이상으로 점쳐진다.핵심은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류현진의 구위다. 류현진은 KBO리그 7년 동안 탈삼진만 1238개를 쌓았다. 탈삼진왕 수상이 5차례에 달했다. 21세기 일곱 번 밖에 나오지 않은 한 시즌 200탈삼진 중 두 번이 류현진(2006, 2012년)이었다.다만 그때로부터 12년이 지났다. 아무리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해도 타자들을 압도하기 힘들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해 MLB 타자들을 압도하진 못했다. 2013년 평균 146.5㎞/h를 기록했던 구속이 두 차례 수술(어깨, 팔꿈치)을 거치고 나이가 들면서 떨어졌다. 구속은 리그 하위 2%(평균 142.9㎞/h)에 그쳤고 헛스윙 비율도 하위 13%(21.1%) 타석 당 탈삼진 비율도 하위 11%(17%)에 그쳤다. 대신 완성도는 더 높아졌다. 류현진은 KBO리그 마지막 해(2012년) 직구와 체인지업만으로 리그를 압도했다. 한용덕 당시 투수 코치를 통해 슬라이더를 추가한 게 화제가 될 정도로 결정구가 단조로운 편이었다. 그러나 MLB 진출 후 매년 구종을 새로 장착했고, 2019년을 기점으로 커브와 커터를 자유자재로 구사 중이다. 느려진 구속으로도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2019년) 3위(2020년)를 기록한 비결이다.2022년 MLB에서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과도 비교가 가능하다. 김광현은 202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뛸 때 평균 구속이 리그 하위 6%(143.4㎞/h)에 불과했다. 헛스윙 유도(21.7%·하위 17%)와 타석당 탈삼진 비율(17.7%·12%)에서도 류현진과 지표가 비슷했다.하지만 김광현은 복귀 후 충분히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했다. 2022년 그는 평균자책점 2.13(2위)과 탈삼진 153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 기준 2021년 6.75개에서 2022년 7.94개로 1개 이상 늘었다. 직구 구위는 조금 떨어져도 주 무기 슬라이더를 1구종으로 높여 KBO리그 타자들의 노림수를 깬 게 통했다. 지난해 류현진의 9이닝당 탈삼진 역시 6.58개로 2년 전 김광현과 비슷했다.류현진은 김광현과도 다르다. 직구와 슬라이더 비중이 높았던 김광현(2021년 기준 두 구종 합계 78.6% 구사)과 달리 지난해 기준 직구(31.7%) 체인지업(22.8%) 커터(18.9%) 커브(17.1%) 싱커(9.5%)를 고루 던졌다. 5개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코너에 제구해서 던진다. 타자 입장에서는 5개 구종을 모두 노려야 하니 콘택트가 쉽지 않다. 구속이 느려졌더라도 올해 류현진의 '탈삼진 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한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더 남았다. 지난해 류현진의 성적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마친 후 약 1년 만에 복귀해서 남긴 결과였다. 1년 반 이상 재활에 전념하는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 다소 빨랐다. 회복의 여지가 남은 만큼 올 시즌 구속이 더 회복될 가능성이 남았다. KBO리그 역사상 30세 이상의 한국인 투수가 탈삼진 1위를 기록한 건 1983년 '30승 투수' 장명부(220개·당시 33세)가 유일했다. 류현진이 12년 만에 타이틀을 되찾는다면 41년 만에 '최고령 닥터 K'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22 08:35
프로야구

[IS 인터뷰] LG 보며 독기 품은 '주장' 나성범 "2024년, KIA팬에 우승 선사할 것"

중계 화면을 통해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가을 축제와 LG 트윈스의 우승. KBO리그 대표 외야수 나성범(34·KIA 타이거즈) 자책했다. 그는 그 어느 해보다 독한 마음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나성범에게 2023년은 악몽이었다. 정규시즌 개막 전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왼쪽 종아리 근막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6월 23일 KT 위즈전에서야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렀지만, 소속팀 KIA가 한창 5강 진입 경쟁을 하고 있었던 9월 19일 LG 트윈스전에서 주루 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남은 일정을 치르지 못했다. 나성범은 두 번째 부상을 당한 순간을 돌아보며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열심히 경기 하다가 생각하지도 못한 부상을 당해 너무 당황스러웠다"라고 했다. 당시 KIA는 120경기에서 60승 2무 58패를 기록, 5위였던 SSG 랜더스와의 1경기 밀린 6위였다. 하지만 나성범이 이탈한 뒤 공격력이 약화했고, 최형우·박찬호 등 다른 주축 타자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며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순위는 6위(73승 2무 69패)였다. 나성범은 "정규시즌 초반에도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다시 부상을 당해서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당시 팀 기세가 좋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나 그 위에 무대에서 PS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라고 자책했다. 건강한 나성범은 무서운 타자였다. 그는 출전한 58경기에서 타율 0.365(222타수 81안타) 18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규정타석(446)에는 한참 모자랐지만, 홈런 부문 공동 10위에 올랐다. 타석당 홈런은 0.08개. 2013년 데뷔 뒤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나성범은 "지난겨울 2023시즌 준비를 정말 잘했다고 자부한다. 느낌도 좋았다.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부상도 내 탓"이라고 했다.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기로 했다. 2023년 PS는 나성범에게 큰 자극을 줬다. 그는 "우리 팀이 경기하는 것도 아닌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빠지지 않고 PS를 시청했다. 2년 전, KIA가 우승을 하기 위해 자유계약선수(FA)였던 나와 계약(6년 총액 150억원)했다. 가을 무대에 나가지 못해 KIA팬에게 너무 죄송했다. 내년에는 꼭 오래 야구를 하면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이를 악물었다.2024년 우승 도전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LG가 29년 만에 정상에 오른 모습을 보며 느낀 게 많았다. 나성범은 "나조차도 LG 우승 순간을 보면서 여러 감정이 생기더라. 소름이 끼쳤다. 29년 만이다. 정말 의미가 큰 성과였다"라고 했다. 나성범은 이어 "그래서 더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우승이었다. 부러웠고, 나도 KIA팬에게 우승을 선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독기가 생기더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KIA는 지난 10월 28일 홈구장(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팬 페스트 '호랑이 가족 한마당'에서 나성범이 2024시즌 새 주장으로 선임된 사실을 알렸다. 나성범은 이적생이지만, 현재 KIA를 대표하는 타자이자 리더십을 인정받은 선수다. 나성범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 김종국 감독님께서 직접 요청하셨다. KIA 같은 좋은 팀에서 주장을 맡는다는 건 정말 의미가 크다. (주전 내야수) 김도영이 부상을 당했지만, 마무리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이 정말 잘 준비했다고 들었다. '내가 끌고 가야 한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두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안팎에서 도움이 되는 주장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소속이었던 2019년에도 주장을 맡았지만, 정규시즌 초반 당한 오른쪽 무릎 부상 탓에 이탈하며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NC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0년에는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가 주장이었다. 나성범은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주장으로 우승까지 하면 더 큰 의미가 될 것 같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절대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이다. 2024년엔 KIA팬 성원에 꼭 보답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2 17:3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