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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천재’ 정승원, 홍명보호서 희소한 가치 뽐낼까…K리그 최고 멀티플레이어 주목
“멀티플레이 능력이 강점입니다.”생애 처음으로 성인 축구대표팀에 승선한 정승원(28·FC서울)이 자신 있게 말했다. 그가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명단에 뒤늦게 이름을 올리면서 실낱같은 월드컵 출전 희망을 밝혔다.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중국과 동아시안컵 개막전을 앞두고 어지럼증을 호소한 전진우(전북 현대)를 소집 해제하고 정승원을 호출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태극전사 26명 중 23명이 K리거인 만큼, 처음에 뽑히지 않은 정승원은 냉정히 대표팀 경쟁에서 뒷순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다만 정승원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특별함이 있다. 대개 축구에서는 두 포지션 이상을 소화하면 멀티 플레이어라고 칭하는데, 정승원은 윙어·미드필더·사이드백 등 전방위에서 영향력을 뽐낼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사실상 골키퍼, 센터백, 스트라이커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리에서 뛸 수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희소하면서도 선수에게는 강점이 된다. 현재 대표팀에는 박진섭(전북)이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오갈 수 있다. 세 포지션 이상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정승원이 유일하다.
보통 부상, 경고 누적 결장 등 변수가 많은 월드컵에서는 멀티 플레이어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높다. 특정 포지션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해도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여지가 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때 고요한(은퇴)이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신태용 전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고요한 역시 미드필더, 풀백 등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올 시즌 소속팀 서울에서 중앙,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정승원은 과거부터 곱상한 외모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얼굴 천재’라는 별명과는 사뭇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졌다. 왕성한 활동량과 빼어난 오프 더 볼 움직임을 지녔고, 슈팅과 패스 모두 준수하다고 평가된다.
이제 처음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정승원에게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도전자 입장에서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정승원은 “(소속팀에서) 최대한 많은 활동량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고, 거의 모든 자리를 볼 수 있다. 나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으로 잘 준비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맞춰주시는 대로 최선을 다해서 따라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해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포인트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김희웅 기자
2025.07.10 0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