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신영록 “형, 결혼 축하해”, 이근호 “결혼식 꼭 와라”
"(신)영록이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록이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지난해 12월 이근호(31·제주 유나이티드)가 신영록(29)에게 재활치료기금 1000만원을 기부하면서 한 말이다. 당시 이근호는 "기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마음을 흔들었던 이가 영록이었다. 정말 밝고 유쾌한 아이었다"며 "영록이도 축구선수다. 축구인이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 나부터 먼저 영록이를 챙기고 신경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신영록은 2011년 5월 K리그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기적처럼 일어나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우정을 나눈 이근호는 후배 신영록을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지난해 6월에도 1000만원을 후원했다.이근호는 동생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다시 신영록을 향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이번엔 조금 더 특별한 사이가 됐다. 이근호가 지난 3월 말 제주에 입단하면서 두 선수는 제주 선후배 사이가 된 것이다. 신영록이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소속팀이 바로 제주였다. 제주 선후배로서의 우정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7일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사랑나눔재단 풋볼러브 기금 전달식'에 참석해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재단인 축구사랑나눔재단에 현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자리에 신영록도 참석했다. 재단은 이 기부금 중 1000만원을 신영록 재활지원금으로 전달했다.이근호는 "영록이를 작년에 보고 오랜만에 봤다. 영록이는 나를 볼 때마다 웃어준다"고 반기며 "예전 활발했던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 희망이 보인다. 선배로서 영록이를 더 챙길 것"이라고 다짐했다.이근호는 오는 11월 18일 결혼한다. 이근호의 결혼 소식은 신영록을 다시 한 번 웃게 만들었다. 행사가 끝난 뒤 두 선수는 대화를 나눴다. 신영록이 "형, 결혼 축하해"라고 하자, 이근호는 "청첩장을 보낼 테니 네가 꼭 받아라"고 답했다. 또 이근호가 "결혼식에 꼭 와라. 결혼식 때 보자"라고 말하자 신영록은 고개를 끄덕였다.신영록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6.06.08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