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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미니스톱, 사들이자 VS 간판 뺏자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한국미니스톱을 두고 편의점 업체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 3~4위 권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인수전에 뛰어든 반면, 업계 선두인 CU와 GS25는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업계에서는 CU와 GS25가 수천억 원이 필요한 인수전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향후 주인이 바뀐 미니스톱의 핵심 점포 '간판 뺏기'에 나서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점포 늘리기 나선 세븐일레븐·이마트24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2018년에 이어 미니스톱이 다시 M&A 매물로 등장하면서 인수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작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이어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다시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편의점 시장 재편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세븐일레븐을, 신세계는 이마트24를 운영 중이다. 인수 대상은 일본미니스톱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업계에서는 인수 금액을 최대 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미니스톱 측은 매각가로 6000억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이며,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의 미니스톱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통보받는 즉시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5가 미니스톱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점포 수를 대폭 늘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CU 1만4900여 개, GS25 1만4600여 개, 세븐일레븐 1만여 개, 이마트24 5100여 개, 미니스톱 2600여 개 등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자율적으로 타 편의점의 접근 거리에 새 점포를 오픈하지 않는 규약을 지키고 있어 점포 수 확대에 제약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은 1·2위 편의점과 격차를 줄일 수 있고, 이마트24 역시 3위 세븐일레븐에 근접할 수 있다. 또 편의점 본사의 실적은 점포 수는 실적과 직결된다. 많은 점포를 보유한다면 물류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각 편의점 업체가 매년 600~700개의 점포를 늘린다고 봤을 때, 미니스톱 인수는 점포 수 확대에 드는 3~4년의 세월을 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신세계가 작년 이베이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강자로 떠올랐을 때 롯데의 입장에서는 뼈 아팠을 것”이라며 “이마트24가 본입찰에 나선 것을 보고 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롯데도) 참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U·GS25는 간판 뺏기 준비 미니스톱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롯데·신세계와 달라 편의점 업계 선두 그룹인 BGF리테일(CU)과 GS리테일(GS25)은 차분한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선두 기업들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유로 '미니스톱을 가져와도 당장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미니스톱은 2020년 1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일본미니스톱이 ‘인수 후 브랜드 사용 불허’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2600여 개 넘는 점포의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 가뜩이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점포는 브랜드 간에 웃돈을 얹어주며 재계약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인수 업체 입장에서는 간판 교체 비용을 점주에게 마냥 떠안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CU와 GS25가 계약 만료되는 미니스톱 가맹점을 유지하는 것보다 인수 자금으로 차라리 계약 만료 점포를 '간판 갈이'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핵심 점포의 경우 경쟁사로 간판을 바꿔 달 경우 최대 1억원까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세븐일레븐이나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품는다고 해도, 이들 점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점포당 최대 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니스톱 지분 100%를 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해도 이들 점포를 지키기 위해 2500억원 이상, 총 5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미 CU와 GS25는 앞다퉈 역대 최대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으며 간판 뺏기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CU는 폐기지원금 상향, 신상품 도입 지원금 신설 등 20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발표했다. GS25도 비슷한 규모의 상생안을 내놨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나름의 상생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CU와 GS25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놓고 업계의 분석도 엇갈리고 있다"며 인수 성공 시 대규모의 점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올해 가맹점 계약 만료에 따른 간판 갈이의 최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1.18 07:00
경제

'썸만 타는' 롯데 신동빈, 한샘·다나와는 잡을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사업 확장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마다 관심을 갖지만 정작 '정중동' 행보만 이어나가고 있다. 한때 ‘인수합병(M&A) 시장 큰 손’으로 불렸지만 이제 ‘썸만 타는 롯데’라고 표현될 정도로 인색한 투자 행보를 보인다. ‘정중동’ 행보…이번엔 한샘·다나와 눈독?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한샘과 다나와의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 나오는 매물마다 롯데그룹이 거론되고 있기에 이제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날 “한샘의 경우 기존 사업군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인테리어 가구 회사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투자 방안을 논의 중이다. IMM PE는 한샘의 오너가와 경영권(지분 30.21% 포함)을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한샘의 매각가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출장 중인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최종 인수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유통 경쟁 업체인 신세계그룹이 2018년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와 한화 L&C를 인수하며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빙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샘 인수는 롯데하이마트, 롯데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다나와 인수 여부도 관심사다. 가격 비교와 컴퓨터 판매 등에서 강점을 지닌 다나와는 9월 중순 예비 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롯데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등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나와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확장 측면에서 좋은 카드로 꼽힌다. 다나와는 코스닥 상장사로 지난해 매출 23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4% 증가한 규모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다나와도 성장세다. 올해 1분기 매출도 505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정도 늘었다. 다나와는 “최대주주가 보유 중인 당사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 자문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공개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밀린 롯데로서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매물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성장 속 유통가 격변 시장에서 롯데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롯데온)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 시장 점유율은 5%에 머물고 있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썸만 타는 ‘M&A 큰 손’, 시간만 허송세월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과 연구개발, 브랜드 정보기술 등에 투자가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00~2010년대 활발한 투자로 ‘M&A의 큰 손’으로 불렸던 롯데에 비춰보면 최근 행보는 투자에 소홀했다고 볼 수 있다. 롯데는 올해 다양한 매물을 검토했지만 정작 성과는 중고나라 지분 23% 인수가 전부다. 금액도 최대 300억원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간만 보고 썸만 탄 행보였다. 롯데는 과거 분야를 가리지 않는 대형 M&A의 주인공이 됐다. 2009년 두산주류를 인수하면서 5030억원을 투자했다. 2010년 GS리테일로부터 백화점·마트 분야를 1조3000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유통 분야에서 2012년 하이마트를 1조2480억원에 사들여 지금의 롯데하이마트를 탄생시켰다. 이어 2015년 KT렌탈 인수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롯데렌탈로 이름이 바뀌었고 지난 8월 코스피에 상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몰이 커지고 있는 유통 격변기를 맞아 오프라인 점포 30%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2조원대를 베팅했지만 신세계에게 밀리며 허송세월하고 있다. 썸만 타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7월 VCM에서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이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실패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의지를 확실히 보인 만큼 앞으로 이전과는 다른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롯데는 지난 8월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했다. 신사업으로 바이오를 낙점한 롯데는 각 팀의 책임자도 타사에서 데려오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엔지켐생명과학 등과 지분 인수 및 조인트벤처 설립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롯데는 바이오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는 수소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에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등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황이다. 오는 8일 열리는 현대차·SK·포스코·효성·롯데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국내판 수소협의회’의 CEO 총회에도 신동빈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VCM 이후의 신사업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임원회의에서 강조된 만큼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03 07:03
경제

베일 벗는 이베이코리아 우선협상자…마켓컬리·티몬·요기요가 목 빼는 이유

올해 상반기 기업 인수·합병(M&A) 최대어 이베이코리아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르면 15일 공개된다. 업계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의 최종 매각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올해 IPO(기업공개)와 M&A를 추진 중인 티몬과 마켓컬리, 요기요까지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미국 본사 이베이는 15일(현지시각) 연례 이사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맞붙은 가운데, 양사 모두 이베이가 원하는 5조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커머스 업계는 IPO와 M&A가 다수 예정돼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 중에서도 점유율은 물론 평가액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이베이코리아의 최종 매각가에 따라서 현재 중구난방인 각 기업의 평가액도 달라질 수 있다.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연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로 내건 마켓컬리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말 기존 투자자로부터 200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면서 2조~2조4000억원가량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알려진다. 지난해 4월 2000억원을 투자를 받을 때 몸값이 약 9000억~1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몸값이 두 배 넘게 뛰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마켓컬리의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켓컬리가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고 누적적자만 27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마켓컬리가 IPO를 앞두고 외형을 키우기 위해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6년 연속 흑자를 내는 이베이코리아의 적정 가격이 3조~4조원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매출 규모는 물론 점유율 면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는) 마켓컬리가 2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는 건 너무 고평가라는 말이 나온다. 게다가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라는데, 과연 적당한가 싶다"고 말했다. 연내 코스닥 상장을 향해 가는 티몬도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IPO 주관사로 선정했고, 지난달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CFO(부사장)를 거친 전인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대표로 맞아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티몬은 상장과 함께 M&A 가능성도 함께 살피고 있어서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 관심을 갖고 있다. 17일 본입찰을 앞둔 요기요는 이베이코리아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에 따라 전략도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신세계가 3조~4조원 대의 이베이코리아를 거머쥘 경우 요기요 본입찰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본입찰 전 발을 뺀 롯데그룹이 다시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어서 셈이 복잡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업계 판이 커지면서 각자 살길을 찾아 M&A와 상장에 열심이다. 맨 첫 주자이자 대형사인 이베이코리아가 기준점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6.15 07:00
경제

'이베이코리아 매각가 얼마일까'…이커머스 업계, 유독 관심 갖는 이유

이커머스 업계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여러 이커머스 업체들이 인수·합병(M&A) 및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어 이베이코리아의 최종 입찰가격이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7일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입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는 국내 3위 이커머스 플랫폼인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날 롯데와 신세계가 적어낸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는 다음 주 중 미국 이베이 이사회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때 각 사가 적어낸 인수가격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이베이코리아 본사인 이베이가 원했던 매각가는 5조원이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에 '주가매출비율(PSR)' 3.85배를 곱한 결과다. 기준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의 PSR가 3.87배 수준인데, 이베이코리아도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이베이 측 주장이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5조원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의 적정 인수가가 3조원 중반에서 4조원 사이가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맞붙게 된 신세계와 롯데도 5조원을 그대로 적어내진 않았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업계는 다음 주 발표될 이베이코리아의 인수가격이 시장에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유난히 가치 평가에 바쁜 시기다. 마켓컬리가 미국 증시 상장을 예고했고, 요기요와 티몬 등 M&A 시장에 나온 이커머스 플랫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각자 주장하는 시장가격이 있는데 기준이 없어서 다들 지나치게 높다는 느낌"이라며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가 나오면 다른 기업들의 기업 가치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6.08 14:26
경제

네이버·신세계 연합군 등판? 소용돌이 치는 이베이 인수전

올해 인수·합병(M&A) 최대어 이베이코리아 매각전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시장 가격에 대한 시각차로 본입찰이 연기된 가운데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설이 다시 불거졌다. 유력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로 꼽혔던 롯데그룹은 여전히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다시 불거진 네이버·신세계 인수설 20일 유통업계와 IT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네이버는 각각 최대주주와 2대 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커머스 업계 '공룡' 네이버와 유통 강자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2위 쿠팡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릴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네이버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7%로, 2위 쿠팡(13%)보다 4% 앞섰다. 신세계는 3%로 업계 6위였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3위 이베이코리아(12%)를 품을 경우 이커머스 시장의 30%를 장악할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네이버와 신세계의 협업설은 과거에도 불거진 적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함께했다. 당시 양사는 이커머스 분야 협력 방안부터 신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이 시기 즈음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직영 채널을 열고 지분 교환을 하는 등 협업에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자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신세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 제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네이버의 참전설은 카카오가 M&A에서 일찌감치 발을 빼면서 잦아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면서 네이버도 경각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 네이버가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한 배경"이라면서 "하지만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대신 쇼핑 앱 '지그재그' 인수로 급선회하자, 네이버도 이베이코리아를 향한 관심을 접었다는 말이 돌았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와 신세계 측은 다시 부상한 컨소시엄 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롯데 내 미묘한 기류 변화도 롯데그룹은 숏리스트 중에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혀왔다. 롯데그룹은 지난 2월 롯데온을 이끌던 조영제 대표를 끌어내리고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본부장을 신임 이커머스 사업본부 대표로 영입했다. 롯데그룹은 나 신임 대표를 부사장급으로 예우하며 그룹 전반을 이커머스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탄도 준비했다.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5% 전량을 롯데물산에 매각해 83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마련했다. 업계는 롯데그룹의 나 신임 대표의 영입과 현금 자산 확보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롯데 내부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감지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고위 임원들 사이에 '우리가 왜 5조원을 주고 이베이코리아를 사들여야 하는가'라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가 실속이 없다고 보는 눈치다. 너무 비쌀뿐더러 성장세도 더딘 편이다"고 했다. G마켓·옥션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 사업이 오픈마켓에 치중돼 있고, 성장 폭도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주 고객 대부분이 30대 이상이다. 몸집이 크고 비싼데, 대기업들의 고민거리인 10~20대 고객은 적다는 약점이 뚜렷하다"며 "당장 거래액 1위를 해보겠다고 이베이코리아에 베팅할지 여부는 결국 롯데그룹의 몫이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은 내달로 연기됐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한 이베이 본사가 5조원을 매각가로 제시했지만, 업계는 3조~4조원이 적당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이미 시장에서는 4조원 안팎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중론이 나온다. 하지만 M&A는 막판까지 모른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간 막판 제휴 가능성도 있어서 본입찰에 가봐야 알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5.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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