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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반

'퀸 민지'가 돌아왔다...2024 KLPGA 투어 판도 더 흥미진진해진다

박민지(26)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사상 첫 '단일 대회 4회 연속 우승' 새 역사를 썼다.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박민지는 9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의 더레전드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박민지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2위 그룹의 최예림, 전예성, 이제영(이상 10언더파 206타)을 3타 차로 제쳤다.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또 2021년부터 이 대회 4년 연속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노련한 선수만 살아남는 까다로운 코스인 설해원은 그야말로 ‘박민지 코스’가 됐다. 종전까지 KLPGA 투어에서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 박민지가 함께 보유한 3회였다. 박민지는 이번에 이 기록을 깨고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박민지는 대회 개막 전부터 4연패에 대한 질문 세례를 받았다. “움직일 때마다 주변에서 ‘4연패’ 이야기를 해서 부담이 컸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심리적인 중압감이 컸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후에야 활짝 웃으면서 “원래 잠을 잘 자는 편인데, 이번주 내내 새벽 6시면 깼다. 정말 긴 한주를 보냈다. 우승한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박민지는 대회 1라운드부터 경쟁자를 제치고 먼저 달아났다. 1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3라운드에서는 초반 잠시 주춤했다. 전반 라운드까지 한 타도 줄이지 못하고 연속 파를 기록했다. 10번 홀(파4)에서는 보기를 범하면서 전예성, 이제영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보란듯이 바로 다음 홀인 11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 경사를 절묘하게 타고 홀 1.2m 정도에 붙었고, 박민지는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민지는 14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경쟁자들을 2타 차로 밀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완벽한 마무리를 해냈다. 라운드를 마친 후 박민지는 깜짝 선언을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을 받는데, “4연패를 더 뜻 깊게 만들도록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 우승은 나 혼자 힘이 아니고 하늘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이 상금은 기부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KLPGA 투어 통산 19승을 기록했다. 그는 “20승 하면 상금을 기부하려 했는데, 참을성이 없어서”라며 웃었다. 그는 향후 목표에 대해 “목표는 통산 20승이다. 아직 1승이 남았다. 목표를 이룰 때까진 거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주최사인 셀트리온은 박민지가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면 상금 외에 특별 포상금 3억원을 주기로했다. 포상금은 KLPGA 투어 공식 상금 기록엔 들어가지 않는다. 박민지는 KLPGA 투어 통산 상금 60억원을 돌파(60억4878만3448원)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박민지는 지난해 6월 25일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우승 후 1년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부활했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신경통 등 부상이 겹치면서 컨디션 난조를 겪었고, 지난달에는 스폰서사 주최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해 슬럼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낳았다. 그러나 이번 압도적인 우승과 함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박민지는 올시즌 상금, 대상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이번 대회 공동 13위)에게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지며 KLPGA 투어 판도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이은경 기자 2024.06.10 07:20
프로농구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DB, 홈에서 우승 축포 터뜨릴까

김주성(45) 원주 DB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팀 레전드 출신인 김 감독은 홈에서 감독 데뷔 시즌 정규리그 우승 확정하는 꿈에 도전한다.DB는 14일 오후 7시 원주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수원 KT와 격돌한다.이날 DB가 KT를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DB는 13일 기준 37승 10패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공동 2위 KT, 창원 LG(이상 30승 17패)와 승차는 7이다. DB가 14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남은 6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위 확정 축포를 쏜다. DB는 2017~18시즌 이후 6년 만의 정규리그 1위에 도전한다.DB의 정규리그 정상 질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더 극적이다. DB는 지난 시즌 7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했다. 올시즌 개막 직전 판도 예상에서도 DB는 강팀으로 분류되지 못했다.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한 부산 KCC와 지난 시즌 준우승팀 서울 SK가 2강 후보로 꼽혔다.2019~20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DB는 이후 9위-8위-7위로 하위권을 전전했다.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DB의 반등이 이처럼 탄탄하게 이뤄질 것이라 예측하기 어려웠다. 김주성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이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시즌 도중 코치에서 감독대행을 달고 시즌을 마무리했고, 올시즌 정식 감독이 된 초보 지도자다. 그는 개막 당시 "봄 농구가 목표"라는 소박한 출사표를 냈다.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DB의 반전 드라마였다. DB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개막 후 한 차례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1~5라운드 동안 매번 6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올시즌 팀에 새로 합류한 디드릭 로슨이 다재다능한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확 바꿨다. 로슨은 경기당 평균 22.2점, 10.1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았다. 공격에만 욕심을 내는 게 아니라 동료를 살리는 센스 있는 농구를 한다. 로슨이 가세하면서 국가대표 빅맨 김종규, 포워드 강상재가 살아났다. 아시아쿼터 필리핀 선수 중 최고 기량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이선 알바노의 활약은 팀 밸런스에 화룡점정이 됐다. 2년 차 박인웅은 리그 최고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며 DB의 공격을 다채롭게 했다. 시즌을 앞두고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주성 감독은 뜻깊은 기록에 도전한다. 프로농구(KBL) 역대 6번째 ‘데뷔 시즌 정규리그 우승 사령탑’이다.KBL 역사상 정식 감독 부임 첫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2001~02시즌 김진(대구 동양), 2012~13시즌 문경은(서울 SK), 2015~16시즌 추승균(전주 KCC), 2016~17시즌 김승기(안양 KGC), 2021~22시즌 전희철(SK) 감독까지 다섯 명이다.이 중 선수 생활 내내 한팀에서만 뛰고 해당 팀 감독을 맡아 첫 시즌에 우승한 건 추승균 감독이 유일하다. 김주성 감독이 이번에 우승하면 '원클럽맨'에서 해당 팀 사령탑 데뷔 시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두 번째 감독이 된다. 김주성 감독은 지난 2002~03시즌 원주 TG삼보(DB의 전신) 유니폼을 입고 데뷔, 루키 시즌에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2017~18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한팀에서만 뛰었다. 김주성 감독은 선수로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21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같은 팀에서 사령탑 데뷔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우중 기자 2024.03.14 06:00
프로축구

압도적인 후보는 없다…K리그 개인상 '역대급 경쟁' 예고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시상식이 그야말로 ‘역대급 경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예년과 달리 개인상 어느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만한 후보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매우 근소한 차이로 수상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도 크다.프로축구연맹은 내달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리는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각 부문별 후보들을 공개했다. 각 구단이 제출한 명단을 토대로 연맹 기술위원회(TSG) 소속 위원·취재기자·해설위원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후보선정위원회가 후보(4배수)를 선정했다. 수상자는 각 구단 감독·주장(각 30%) 미디어(40%) 투표를 합산해 결정된다.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부문은 감독상이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홍명보 감독과 이정효 감독 간 치열한 2파전이 유력하다.지난 시즌 울산을 17년 만에 K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은 2년 연속 감독상 수상에 도전한다. 올해는 창단 첫 K리그 2연패와 함께 지난 시즌보다 더 빠르게 우승을 확정했다. 역대 40차례 시상식에서 우승팀 사령탑이 감독상을 품은 건 무려 37차례(92.5%)에 달했다.우승 프리미엄 없이도 감독상을 받은 사례들도 있다. 2005년 장외룡(인천) 2010년 박경훈(제주 유나이티드·이상 준우승) 2020년 김기동(포항·3위) 감독이었다. 리그 판도를 흔들 만큼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거나,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감독들에게 깜짝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올해는 이정효 감독이 이 기록에 도전한다.지난 시즌 광주의 K리그2 우승을 이끌었던 이정효 감독은 승격 첫 시즌인 올해도 광주를 3위(37라운드 기준)까지 이끄는 돌풍을 일으켰다. 성적뿐만 아니라 유기적인 패스와 움직임 등 공격적인 전술로도 호평을 받았다. 그라운드에서 직접 광주를 상대했던 감독·주장 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특히 승격팀 광주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까지 따내면 감독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광주는 내달 3일 포항과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다음 시즌 ACL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이 감독이 승격 첫해 광주를 아시아 무대까지 이끌면 감독상 향방은 미궁에 빠질 수 있다. 김주찬(수원 삼성) 이호재(포항) 정호연(광주) 황재원(대구FC)이 경합을 펼치는 영플레이어상도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33경기(선발 29경기)에 출전해 4골·2도움을 기록하며 광주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한 정호연, 32경기(선발 29경기) 1골·3도움으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보여준 황재원이 경합을 벌인다. 출전 시간은 적지만 공격수 이호재는 8골(1도움)을 넣은 임팩트가 있다.최우수선수상(MVP)은 김영권(울산) 안영규(광주) 제카(포항) 티아고(대전하나시티즌)가 후보에 올랐다. 울산의 우승을 이끈 핵심 수비수 김영권이 유리하지만, 울산 구단이 김영권만 MVP 후보로 낸 건 다소 의외라는 시선이 많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제카는 12골·7도움, 티아고는 16골·6도움이라는 공격 포인트 수에서 경쟁자들보다 확연한 우위에 있다.◆ K리그1 대상 시상식 후보 명단◇ MVP : 김영권(울산), 안영규(광주), 제카(포항), 티아고(대전)◇ 영플레이어 : 김주찬(수원), 이호재(포항), 정호연(광주), 황재원(대구)◇ 감독상 : 김기동(포항), 이정효(광주), 조성환(인천), 홍명보(울산)◇ 베스트11- GK(1) : 김경민(광주), 이창근(대전), 조현우(울산), 황인재(포항)- DF 좌(1) : 김진수(전북), 완델손(포항), 이민기(광주), 홍철(대구)- DF 중앙(2) : 그랜트(포항), 김기희(울산), 김영권(울산), 김영빈(강원), 김진혁(대구), 박진섭(전북), 안영규(광주), 티모(광주)- DF 우(1) : 두현석(광주), 박승욱(포항), 설영우(울산), 안현범(전북)- MF 좌(1) : 나상호(서울), 루빅손(울산), 백성동(포항), 제르소(인천)- MF 중앙(2) : 고영준(포항), 김도혁(인천), 김민혁(울산), 백승호(전북) 오베르단(포항), 윤빛가람(수원FC), 이순민(광주), 이청용(울산)- MF 우(1) : 김승대(포항), 김인균(대전), 아사니(광주), 엄원상(울산)- FW(2) : 고재현(대구), 에드가(대구), 에르난데스(인천), 유리 조나탄(제주), 이승우(수원FC), 제카(포항), 주민규(울산), 티아고(대전)김명석 기자 2023.12.02 07:03
프로농구

지난 시즌의 '한'을 풀기 시작했다…2경기 연속 코트 지배한 박지수

박지수(24·KB 스타즈)가 시즌 초반부터 코트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2경기 연속 압도적인 기록들을 남기며 팀의 개막 2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의 한을 푸는 듯한 기세다.박지수는 지난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29분 25초만 뛰고 16점·13리바운드·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개인 통산 6번째 트리플 더블 기록이다.전반에만 10점·6리바운드·4어시스트를 쌓은 박지수는 3쿼터에 리바운드 4개와 어시스트 3개를 더해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마지막 4쿼터에서 남은 3개의 어시스트마저 두 자릿수로 만들면서 개막 2경기 만에 자신의 기록지에 트리플 더블을 새겼다.비단 이 경기만이 아니었다. KB의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8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선 홀로 30점을 책임지고 무려 21개의 리바운드까지 잡아냈다. 한 경기에서 30득점·20리바운드 이상을 달성한 건 국내 선수 기준 역대 6번째 대기록인데, 이 가운데 4회나 박지수 홀로 기록했다. 박지수는 30점·21리바운드 외에 어시스트 5개와 스틸 3개, 블록 3개까지 더해 그야말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아쉬움도 훌훌 털어내고 있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초중반 공황장애 치료 때문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코트로 복귀했지만, 이번엔 손가락 부상까지 당해 복귀 2달 만에 시즌 아웃을 당했다. 그의 지난 시즌 출전 경기 수는 단 9경기에 그쳤다. 대들보 박지수의 이탈로 KB의 순위는 5위까지 추락했다. 누구보다 박지수 스스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시즌 상황을 돌아보다 눈물을 훔쳤을 정도다.다행히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손가락 부상도 털어냈다. ‘건강한’ 박지수의 복귀는 여자프로농구 판도를 다시 흔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KB는 개막을 앞두고 여자농구 선수들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48%의 득표율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 팀이 통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29.4%)을 제쳤다. 선수·팬·미디어 대상 설문조사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 1순위로 지목된 박지수의 복귀가 핵심이었다.박지수 역시 새 시즌을 앞둔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시즌의 막이 오르기 전 “초반엔 어렵겠지만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아프기 전처럼, 팬분들께서 보셨을 때 ‘저 다운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박지수는 보란 듯이 다짐을 이뤄내고 있다. 코트를 지배하던 ‘박지수다운’ 박지수가 돌아왔다.김명석 기자 2023.11.13 06:31
프로축구

[IS 시선] 사실상 보여주기식 징계…심판에 진짜 엄중해져야 할 KFA

대한축구협회(KFA)가 지난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전 심판진 6명에 대해 잔여 시즌 배정 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른바 교체 해프닝에 대한 책임을 우선 심판들에게 물은 것이다. KFA는 이를 두고 '엄중한 행정조치'라고 자평했다. 올시즌 K리그가 겨우 세 라운드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돌아보면, 사실상 보여주기식 징계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KFA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전북-포항전 경기를 진행했던 주심과 부심 2명, 대기심, VAR 심판 2명 등 심판 6명 전원에 대한 이같은 행정조치 처분을 발표했다. 책임이 더 큰 주심과 대기심에 대해서는 내년 한 단계 강등시키는 사안을 안건으로 회부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지난달 28일 두 팀의 K리그 맞대결에서 나온 교체 해프닝 촌극에 대한 징계다. 상황은 이랬다. 김용환(포항)이 부상으로 필드 밖에서 치료를 받던 상황, 포항은 치료를 받던 김용환과 무관하게 김인성을 빼고 신광훈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선수교체표를 제출했다. KFA에 따르면 심판진은 김인성이 아닌 치료를 받고 있던 김용환이 아웃되는 것으로 인지하고, 김인성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신광훈이 그라운드에 투입될 수 있도록 했다.나간 선수는 없고 새로운 선수만 한 명 더 투입됐으니, 공식적으로 포항의 출전 선수는 12명이 됐다. 심판진이 이를 인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4분이 훌쩍 넘은 뒤였다. 그제야 심판진은 당초 교체 아웃 대상이던 김인성을 내보냈다. 결국 경기 후 큰 논란이 됐다. 전북 구단도 프로축구연맹에 경기 규정을 근거로 포항의 몰수패와 김인성·신광훈에 대한 사후 징계에 대해 이의제기에 나섰다. 연맹 차원의 해당 경기 처분이 나오기도 전 KFA가 먼저 심판들에 대한 책임을 먼저 물었다. KFA는 K리그를 포함한 국내 모든 심판들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그간 KFA가 심판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불통'에 가까웠던 터라, 심판진에 대한 징계를 먼저 발표한 건 매우 이례적이었다. 사실 KFA는 지난 2020년만 하더라도 "투명한 공개를 원칙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K리그 매 라운드 주요 판정들의 정심·오심 여부를 직접 설명했다. 그런데 어느샌가 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정적인 오심이 나오더라도 KFA 심판위원회 차원에서도 이를 오심으로 인정하는지, 심각한 오심이라면 해당 심판은 그에 따른 징계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알리지 않았다. KFA의 이번 발표 자체가 의외였던 이유였다.뜬금없이 '엄중한 행정조치'를 운운하며 징계를 먼저 나서서 발표한 것도 의아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과연 잔여 시즌 배정 정지가 KFA가 설명한 대로 '엄중한' 조치였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는 점이다. K리그는 이제 팀당 세 경기씩밖에 남지 않은 시즌 막바지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표현들로 포장됐을 뿐 실질적인 징계는 세 경기에 불과한 셈이다. 그나마 주심·대기심에 대해선 내년 리그 한 단계 강등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실제 이뤄질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까지 심판들에 대한 징계 소식을 알린 것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실상마저 '보여주기식'에 그친 징계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그간 심판들을 감쌌던 KFA의 행보를 돌아보면 팬들의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지난 4월 강원FC-FC서울전에서 석연찮은 휘슬로 서울의 극장 동점골을 날려버린 심판은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 '슬그머니' 복귀했다. 당시 서울은 억울하게 승점 1을 놓쳤는데, 공교롭게도 시간이 흘러 서울의 파이널 A·B 운명을 가른 것 역시 승점 1이었다. 울산 현대-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선 상대를 주먹으로 가격한 것을 보고도 외면한 심판 판정에 대해 '가격보다는 밀치는 행위였다'는 황당한 논리로 심판을 감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KFA 스스로 자랑했던 심판평가소위 결과 공개를 비공개로 전환한 것 역시 결국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게 축구계 공통된 시선이다. 이번 교체 해프닝에 대한 징계 역시 실상은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처럼 올 시즌 심판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게 반복되고 있는 건, 일부 심판들의 자질뿐만 아니라 KFA 역시 심판들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조건 감싸거나 보여주기식 징계에 그칠 게 아니라, 대중이 인정할 정도의 '엄중한' 징계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심판 판정 하나가 경기 결과, 나아가 한 팀의 시즌 성패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심판도, KFA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스포츠2팀 기자 2023.11.02 11:03
골프일반

돌아온 박민지, 임희정 주목하라…초대 대회 챔피언은 누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1회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이 10일 개막한다. 이번 대회는 두산건설이 골프단을 창단하고 처음 여는 KLPGA투어 정규대회로, 10일부터 나흘간 제주도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진행된다. 3년 연속 상금왕에 도전하는 박민지가 이번 대회에서 KLPGA투어에 복귀한다. 올 시즌 2승을 기록 중인 박민지는 현재 상금과 대상포인트 부문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박민지는 지난달 에버콜라겐 더시에나·퀸즈크라운에 참가한 후 잠시 미국 투어에 도전했다. 지난달 말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박민지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20위로 선전했고, 잠시 휴식시간을 거친 후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대세’ 박민지의 컴백이 후반기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후반기가 막을 올리고 올시즌 주요 부문 수상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박민지와 나란히 2승을 기록 중인 박지영이 상금, 대상포인트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상금 2위는 1승을 기록한 이예원, 대상포인트 2위는 홍정민이다. 홍정민은 아직 우승이 없지만 톱10에 8차례 진입했다. 대상포인트의 경우 박지영(326점)과 홍정민(318점), 박민지(300점)까지 톱3 사이에 거의 격차가 없어서 이번 대회 결과로 순위는 요동칠 수 있다. 상금 부문도 마찬가지다. 1위 박지영이 6억4571만9385원이고 3위 박민지는 5억887만5668원으로,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의 향방에 따라 순위는 단번에 바뀔 수도 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돌아온 임희정도 주목할 만한 스타다. 임희정은 부상으로 전반기 공백이 있었다. 발목 인대와 왼쪽 손목 부상으로 6월 이후 휴식기를 갖고 재활에 매진했다. 그는 지난주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약 두 달 만에 복귀해 공동 30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임희정의 스폰서인 두산건설이 주최하는 대회라서 각오가 남다르다. 복귀 첫 대회에서 샷감을 다듬은 임희정이 어떤 플레이를 보일지 주목되는 이유다. 임희정 외에 유현주, 유효주, 박결, 등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 소속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총출동한다. 이은경 기자 2023.08.08 11:03
야구

'클로저' 이영하, 손맛은 '짜릿'·심장은 '쫄깃'

이영하에 의한, 이영하를 위한 선택. 두산이 마운드 보직을 개편했다. 한국 야구 대표 영건 이영하는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이영하는 지난 24일 잠실 삼성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거뒀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전환 뒤 10경기 만에 처음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앞선 9경기는 고전했다. 블론 세이브도 2개 기록했다.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은 100%. 세이브를 따낸 삼성전도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다. 선두 타자 다니엘 팔카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영하는 "팔카의 초구 공략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무사 1루에서 이원석에게 유도한 유격수 땅볼도 운이 따랐다. 포수 박세혁의 견제구 사인을 잘못 보고, 공을 던졌다. 타자가 타격하지 않았다면 폭투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결과가 좋았을 뿐이다. 아직 안정감 있는 클로저는 아니다. 그러나 이영하의 기운은 선발 투수로 나설 때보다 좋아 보인다. 일단 '보직' 특성을 잘 이겨내고 있다. 그는 "3시간 이기고 있던 경기가 나로 인해 5분 만에 질 수도 있다. 무거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선다. 그래도 막상 (마무리 투수를) 해보니 재미있다. 괜찮다"며 웃었다. 자신감도 생겼다. 이영하는 "코치님과 불펜진 선배들이 '네가 합류해 든든하다'는 말을 해주신다. 코치님들이야 '기죽지 말라'는 의미겠지만,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고 했다. 바라던 투구를 할 수 있던 점도 만족한다. 그는 "(선발 투수로 나서) 6~7이닝을 끌고 가던 힘을 한 이닝에 모아서 던지다 보니 구속과 구위가 더 좋은 것 같다. 슬라이더도 더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하는 올시즌 선발 등판한 19경기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5.52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가 고전할 때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구위는 정상이지만 완급 조절,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나쁜 결과가 이어지자, 공에 대한 확신이 떨어졌다. 마무리 투수로 나서면 직구 위주 승부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었다. 코치진의 보직 전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다. 마무리 투수가 된 현재, 그는 마음껏 정면 승부를 하고 있다. 남은 시즌 동안 클로저 임무에 충실히 수행할 생각이다. 그러나 2020년 가을을 결국엔 더 강한 선발 투수가 되는 과정으로 삼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은 앞에서(선발 투수로)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임무를 맡는 게 맞다고 봤다. 그러나 원래 내가 더 잘하고, 이름을 알릴 수 있던 보직은 선발이다"고 했다. 피안타 1개로도 승리를 내줄 수 있는 보직을 수행하며, 이전보다 강하고 유연한 마인드를 갖추길 바란다. 이영하는 "실점 고비를 넘어야 할 상황이 많지 않은가. 압박감이 생길 때도 잦다. 이런 경험이 더 좋은 선발 투수로 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로저로 쌓는 경험을 더 좋은 선발 투수가 되는 자양분으로 삼을 생각이다. 두산은 5강 경쟁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한 경기 결과로도 판도가 흔들리는 상황. 마무리 투수의 어깨는 무겁다. 이영하는 "오히려 더 많이 등판하고 싶다. 그런 의지가 클수록 마운드에서 더 집중하게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블론 세이브가 나올 수도 있다. 더 강한 투수로 거듭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28 06:00
축구

서울, 이번에는 전북 잡을 수 있을까

FC 서울이 전북 현대를 잡을 수 있을까.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22라운드 전북과 일전을 치른다. 서울과 전북의 격돌은 K리그1 전반기 '마지막 빅매치'다. K리그1 우승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다. 전북은 13승6무2패·승점 45점으로 K리그1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은 12승6무3패·승점 42점으로 3위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전북이 1위 위용을 이어갈지 혹은 서울이 후반기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힘을 보여 줄지를 알 수 있다.최근 흐름을 봐서는 전북이 유리하다. 간단히 말해 전북이 압도적으로 강했다. 서울이 전북에 승리를 거둔 지 2년이 넘었다. 마지막 승리는 2017년 7월 2일 열린 K리그1 18라운드였다. 서울은 윤승원과 박주영의 연속골이 터지며 김신욱의 1골에 그친 전북을 2-1로 잡았다. 이후 6경기를 더 치렀지만 서울은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2017년 7월 23라운드 1-2 패배에 이어 10월 34라운드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2018년에는 3전 전패를 당했다. 3라운드 1-2 패·14라운드 0-4 패·24라운드 0-2 패로 패배의 흐름이 이어졌다. 2019년 서울은 야심차게 전북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지난 4월 K리그1 9라운드에서 전북과 올 시즌 첫 대결을 펼쳤고 서울은 1-2로 무너졌다. 전북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알렉산다르 페시치가 1골을 신고했지만 이승기와 한승규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전북에 승리한 뒤 6경기에서 1무5패. 그리고 4연패다. 서울이 이번 전북전에서 반격하지 못한다면 서울-전북전의 무게 추는 한쪽으로 완전하게 기운다. 이 매치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 올 시즌 K리그1 우승 레이스에서도 서울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서울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결연한 자세로 전북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전북은 K리그 최고의 팀이다. 하지만 지난 패배를 잊지 않겠다"며 "우리의 안방에서 경기가 열린다. 달라진 모습으로 결과를 가져오겠다. 상당히 중요한 경기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전북에 4연패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최 감독은 "전북에 4연패 중이다. 5연패를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달라진 내용, 물러서지 않는 자세로 접근한다면 앞으로 4연승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전북전 마지막 승리 결승골 주인공 박주영 역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주영은 "전북은 강팀이다. 홈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만큼 치열한 경기를 선보일 것"이라며 "연패는 중요하지 않다. 홈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것이다. 승리한다면 자신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07.19 07:00
축구

[이근호 인터뷰] "울산은 우승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췄다"

'베테랑' 이근호의 컴백. 울산 현대가 더욱 강해졌다.이근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꾸준히 재활한 뒤 복귀했다. 지난달 28일 경남 FC와 K리그1(1부리그) 9라운드에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되며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복귀전도 신고했다. 울산은 지난 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2019 ACL H조 5차전 시드니 FC(호주)와 경기에서 믹스 디스커루드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이근호는 시드니전 후반 34분 교체 투입됐다. 그의 올 시즌 ACL 첫 경기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민규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는 등 이근호는 강렬했다. 그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이근호의 복귀는 울산에 천군만마 같다. 울산의 정신적 지주이자 공격 자원의 핵심인 이근호는 그 존재감만으로 울산에 큰 힘을 준다.값진 승리였다. 이번 승리로 울산은 3승2무·승점 11점을 챙기며 H조 1위를 굳건히 지켜 냈다. 그리고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죽음의 조'라 불린 H조다. 중국(상하이 상강) 일본(가와사키 프론탈레) 호주(시드니) 등 3개 팀은 모두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이다. 이런 팀들을 상대로 울산은 조 1위,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박수받아 마땅한 성과다.경기 이후 만난 이근호. 그는 "이번 경기가 가장 어려운 경기다. 정신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 비겨도 16강에 갈 수 있는 경기였다.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정신적으로 조금만 틈이 생긴다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울산의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해 줬다. 골도 넣었고, 실점도 하지 않았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조 1위 그리고 16강 조기 진출 확정. 이근호는 "미리 조 1위로 16강을 확정 지어서 잘됐다. 그러지 못했다면 다음 상하이 원정이 부담될 수 있었다. 1위를 확정 지어서 일정이 여유로워졌다. 너무 잘된 일"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이근호에게 ACL은 특별하다. 그는 2012년 울산 소속으로 ACL 우승컵을 품었다. 그해 AFC 올해의 선수상도 수상했다. 정상에 선 느낌을 맛봤기에 이근호는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고 싶다. 그는 "ACL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다. ACL은 다른 국가들과 싸운다. 울산이 나라를 대표하는 팀"이라며 "ACL은 K리그와 다른 매력이 있다. 올 시즌 ACL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힘줘 말했다. ACL 우승과 함께 K리그1 우승도 노린다. 공교롭게도 울산의 K리그1 다음 상대는 유력 우승 후보 전북 현대다. 두 팀은 오는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K리그1 11라운드를 펼친다. 전북은 승점 21점으로 1위, 울산은 20점으로 2위다. 이 경기는 올 시즌 K리그1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최대 빅매치다.전북전을 앞둔 이근호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다음 경기가 전북전이다. 울산의 모든 선수들이 벼르고 있다"며 "전북은 항상 강했고, 올해도 강하다. 우리가 전북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것이 올 시즌 울산의 목표다. 다른 경기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전북전은 확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다짐했다.ACL과 K리그1 동시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울산. ACL과 K리그1 우승 경험이 모두 있는 이근호는 확신에 차 있다. 울산이 우승으로 갈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졌다는 확신이다.이근호는 "울산은 다 함께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더욱 끈끈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시즌에 부족했던 부분도 개선됐고, 선수들끼리 서로 너무나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며 "올 시즌 좋은 선수들이 영입됐고, 경험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이 분위기를 잘 잡아 주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팀이 무거워졌다. 나 역시 선배로 팀을 이끌어 주는 역할에 집중한다. 감독님도 주문하는 일이다. 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또 나의 경기력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이근호는 올 시즌 울산에 새롭게 영입된 공격수 주민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주민규는 정말 좋은 선수다. 그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확실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라며 "주민규가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게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 나와 호흡도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한다.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표현했다. 울산=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05.09 06:30
스포츠일반

난세에 나타난 영웅 허수봉, 현대캐피탈 챔프전 올렸다

난세에 영웅이 등장했다. 21살 신예 허수봉(1m97㎝)이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 경기를 앞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오전 훈련을 끝낸 뒤 주포인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허리를 다쳐 출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문성민과 전광인이 레프트로, 허수봉이 (파다르 자리인)라이트로 출전한다"고 했다. 문성민도 무릎이 좋지 않아 공격을 많이 시도해야 하는 라이트에 허수봉을 배치한 것이다. 과감하지만 위험이 따르는 선택이었다. 1세트 초반만 해도 허수봉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8개의 공격 시도 중 한 개만 득점으로 연결됐고, 첫 서브에선 범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1세트 막판부터 날아올랐다. 특히 22-22, 23-24, 24-24, 25-26에서 연속으로 공격득점을 올렸다. 24-24에서 성공한 공격은 아슬아슬했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접전에서 32-30으로 승리했다. 2세트부터는 허수봉이 지배했다. 허수봉은 강서브로 에이스 2개를 따내면서 8-4를 만들었다. 공격에서도 펄펄 날았다. 우리카드는 주포 리버맨 아가메즈의 공격이 막히면서 힘없이 무너졌다. 3세트에선 더블스코어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경기를 끝내는 득점도 허수봉이 올렸다. 블로킹 1개, 서브득점 4개를 포함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0점(공격성공률 62.5%)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득점을 봄 배구에서 올렸다. 2연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정규시즌 챔피언 대한항공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 진출했다. 현대캐피탈 팬들은 허수봉의 이름을 연호했다. 최태웅 감독은 "위기를 맞았지만 선수들이 분발했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국내 선수끼리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다. 힘을 보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허수봉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허수봉이 기대 이상으로 잘 했다. 올시즌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는데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평했다. 허수봉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경기 직전에 파다르가 다친 걸 들었다. 코치님들이 '(네가)미칠 때가 됐다'고 격려하셔서 겁 없이 뛰었다. 이렇게 잘 할지 나도 몰랐다"고 웃었다. 1세트 막판 고비에서 연달아 공이 올라온 것에 대해선 "공을 계속 올려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세터 이)승원이 형한테 올려달라고 했다. 경기에 몰입해 점수판도 잘 안 봤다"고 했다. 경기 도중 문성민과 대화를 자주 나눈 허수봉은 "형이 '왜 이렇게 잘하냐'고 하길래 '아니에요'라고 말했다"고 미소지었다. 시즌 초 원래 포지션인 레프트에서 교체로 자주 나서던 허수봉은 신영석과 김재휘가 다쳤을 땐 미들블로커로 나섰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낯선 라이트로 출전했다. 허수봉은 "어느 포지션이든 준비하고 있다. (최)민호, (신)영석이 형이 돌아온 뒤엔 센터 연습은 안 하고 있다. 아무래도 센터보다는 양날개 포지션이 자신있다"고 했다. 허수봉은 최태웅 감독이 전략적으로 영입한 기대주다. 경북사대부고 3학년 때인 2016년 10월 드래프트에 나와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하지만 허수봉은 대한항공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이미 트레이드를 하기로 약속한 상태에서 대한항공이 지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허수봉은 곧바로 진성태와 맞트레이드돼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2시즌 동안 거의 백업으로만 나선 허수봉은 '경기를 자주 못 나갔는데 프로행을 후회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최 감독은 "큰 신장에 리시브가 가능한 레프트였다. (은퇴한)이경수(1m97㎝) 이후 그런 신장에서 리시브를 하는 선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까지 빨리 자랄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호철 국가대표팀 감독도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파다르가 빠지면서 오히려 국내 선수들에게 골고루 공이 돌아갔다. 그래서 더 좋은 경기가 됐다. 허수봉의 활약도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현대캐피탈은 22일부터 정규시즌 챔피언 대한항공과 격돌한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문성민, 전광인 등 주축 선수들은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아니다. 파다르의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허수봉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오늘 경기 전 광인이 형이 나서서 우리끼리 할 수 있다. 해보자는 말로 격려했다. 챔프전에서도 계속 미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3.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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