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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김학범호 갈등 재현될라…대표팀 차출 매듭 어떻게 풀까

“사실 일본이 부럽습니다.”꼭 2년 전이었다. 김학범 당시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가나와의 평가전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일본을 부러워 한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주축 선수들이 A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일본과 달리 최정예를 소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당시 김 감독은 원두재나 이동경(이상 당시 울산 현대) 송민규(당시 포항 스틸러스) 등의 차출을 원했다. 그러나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이들 모두 A대표팀에 불렀다. 그나마 이강인(마요르카)이 김학범호로 향했으나 당시엔 A대표팀 주축 자원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일본 올림픽 대표팀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까지 포함해 평가전을 치른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 사실”이라며 벤투 감독의 선택에 대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당시 김학범호는 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하는 시기였다. 와일드카드까지는아니더라도, 올림픽 직전 시기를 고려해 연령에 맞는 선수들의 차출을 바랐다. 그러나 통 큰 양보를 바랐던 김 감독의 기대는 A대표팀 우선 원칙, 그리고 벤투 감독의 결정 앞에 의미가 없었다. 김 감독은 “유럽에서는 올림픽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고, 벤투 감독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받아쳤다. 2년 전 대표팀 간 불협화음을 돌아보는 건, 앞으로 클린스만호와 황선홍호 사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당장 다음 달에는 두 대표팀의 소집 기간이 겹칠 전망이다. 클린스만호는 부산·대전에서 각각 페루·엘살바도르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준비 중인 황선홍호는 비슷한 시기 해외에서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A대표팀과 U-24 대표팀 간 ‘교집합’에 속한 선수들에 대한 차출 협의가 필요한 셈이다.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이강인이다.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지난 3월 데뷔 2연전부터 이강인을 A대표팀 주축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 몇차례 없는 평가전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이강인을 향한 팬들의 큰 관심도 외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다만 황선홍 감독 역시도 이강인을 중심으로 AG 대표팀을 꾸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AG는 소속팀의 차출 허가를 전제로 이강인 등 선수들의 병역 특례가 걸린 대회라 의미도 크다. 황 감독 입장에선 이강인 활용법을 실전에서 찾는 게 중요한 시기다. 두 감독 간 차출 협의가 필요한 이유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송민규(전북 현대) 등도 클린스만호와 황선홍호 모두 소집이 가능한 자원들이다. 카타르 월드컵 멤버가 주축이 됐던 클린스만호 1기에는 제외됐으나 엄원상(울산)과 고영준(포항) 홍현석(헨트) 등도 클린스만 감독과 황 감독 간 차출 협의가 필요한 선수들로 분류된다.6월뿐만 아니라 내년 파리 올림픽 준비 기간까지도 클린스만호와 황선홍호 간 선수 차출 관련 이슈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A대표팀 우선 원칙이 유지되겠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AG나 올림픽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선수 차출에 양보의 뜻을 밝힐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KFA)의 중재도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KFA 관계자는 “두 감독님이 한 차례 미팅을 진행했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원만한 조율을 위해서 미팅을 진행한 것 같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개인의 발전에 포커스를 많이 두시는 편이다. 앞으로도 소집과 관련해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3.05.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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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은 ‘강인 앓이’… AG·올림픽 앞두고 애탄다

연령별 축구대표팀을 맡아 두 개의 큰 대회를 앞둔 황선홍(55) 감독은 고민이 크다. 대회 준비 시간이 부족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황선홍호에서 에이스로 활약할 이강인(22·마요르카)의 합류 시점도 알 수 없어 속이 탄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U-24(24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예정이다. U-22(22세 이하) 대표팀과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황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두 팀(각 25명씩 총 50명)을 이끌고 카타르 원정을 떠났다. U-24 대표팀은 카타르 프로팀 알 가라파와 연습 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뒀고, U-22 대표팀은 친선대회인 도하컵에서 우승이란 성과를 냈다. 올림픽팀은 만족보다 걱정이 앞선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지역 예선이 모두 9월에 열리는데, 선수들을 소집할 기회가 딱 2번(6월·9월)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카타르 원정을 마치고 취재진과 마주한 황선홍 감독은 “작년 6월 이후 24세(아시안게임)는 소집이 한 번도 없었다. 조직력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 멤버는 세 번째 소집이라 연속성이 있는데, 아시안게임 대표는 시간도 촉박하다”고 털어놨다.이번에 뽑힌 아시안게임 대표 25인은 대회 직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22명이다. 이강인, 오현규(셀틱)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성인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비롯해 와일드카드(연령 무관) 셋이 합류하면 사실상 다른 팀이 된다. 황선홍 감독은 “계속 같이 하면 좋을 텐데, 오현규는 지난해 (9월) 화성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1-1 무) 때 한 번 했고, 이강인은 계속 못 만나고 있다. 빨리 만나서 함께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이강인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모두 나설 수 있다. 두 팀에서 중역을 맡을 공산이 크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을 핵심으로 여기고 ‘프리롤’을 부여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팀의 중심이 돼야 할 이강인과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이후 호흡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6월, 9월 A매치 기간이 이강인을 불러 점검할 마지막 기회다. 이강인을 발탁하려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교통정리’는 필수다. 황선홍 감독은 “상암에서 클린스만 감독님을 뵙고 상황을 말씀드렸다. 감독님도 6월이나 9월 전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하자고 하셨다. 소통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과)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동료들도 이강인의 합류를 고대하고 있다. 황선홍호의 에이스이자 이강인의 경쟁자인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은 “강인이의 활약이 동기부여가 된다. 나도 (성인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강인이가 볼 소유, 패스가 좋아서 같이 뛴다면 내가 2선 침투를 잘해줄 것 같다”며 호흡을 기대했다.김희웅 기자 2023.03.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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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AG·올림픽’ 앞둔 황선홍 감독 “이강인과 빨리 함께 하고 싶다”

황선홍(55) 감독은 이강인(22·마요르카)과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을 활용해 U-22(22세 이하) 대표팀, U-24(24세 이하) 대표팀을 각각 25명씩 선발, 총 50명을 데리고 카타르 원정을 떠났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내년 예정인 2024 파리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파리 올림픽에 나설 U-22 대표팀은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3 도하컵 친선대회 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3경기에서 7득점, 무실점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도 남겼다. 같은 날 카타르 원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황선홍 감독은 “이번 도하컵을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 목표가 거기가 아니다. 더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해서는 수비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어느 때보다 바쁘다. 9월에 올림픽 1차 예선이 있고,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이번에는 선수 점검 차 원정을 다녀왔다. (남은) 소집이 6월, 9월 두 차례밖에 없다. 1차 예선과 아시안게임을 잘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9월 아시안게임에 나설 U-24 대표팀은 발을 맞출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이번 카타르 원정에서 벌인 알 가라파와 연습 경기에서는 0-2로 졌다. 황선홍 감독은 “작년 6월 이후 24세는 소집이 한 번도 없었다. 조직력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 멤버는 3번째 소집이라 연속성이 있는데, 아시안게임 대표는 시간도 촉박하다. 선수 풀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6월부터는 (올림픽팀과) 합쳐서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이강인, 오현규(셀틱)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고민이다. 둘은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는 게 확실시되지만, 성인 대표팀에서도 필요한 자원이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에도 성인 대표팀에서 맹활약했다. 황선홍 감독은 “계속해서 같이 하면 좋을 텐데, 오현규는 지난해 화성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때 한 번 했고, 이강인은 계속 못 만나고 있다. 빨리 만나서 같이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선수 차출을 위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교통정리는 필수다. 황선홍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님을 상암에서 뵙고 상황을 말씀드렸다. 감독님도 6월이나 9월 전에 만나서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하자고 하셨다. 굉장히 오픈 마인드를 갖고 계신다. 소통을 통해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도 고심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어느 정도 윤곽은 잡고 있다. 성인 대표팀 선수들도 있기에 전체적인 걸 놓고 다시 한번 코치진과 상의해볼 것”이라며 “(와일드카드 후보의) 이름을 밝히긴 어렵다. 가능한 선수들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찾고 있다. 와일드카드는 대회 임박해서 합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인천공항=김희웅 기자 2023.03.29 20:18
축구

B조 ‘벼랑 끝 승부’…일본, 24일 호주 이기면 본선행 확정

한국과 이란의 조 1위 다툼으로 좁혀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와 달리 ‘옆 동네’ B조는 여전히 본선을 향한 살얼음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일본을 비롯해 호주(37위), 사우디아라비아(53위) 등 아시아 축구 강자 3개국 중 상위 두 나라만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3위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한다.두 경기를 남겨둔 현재 B조 1위는 사우디(19점)다. 일본(18점)과 호주(15점)가 뒤를 따른다. 본선행에 가장 근접한 팀 역시 사우디다. 24일 중립국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약체 중국(5점)을 상대한 뒤 오는 29일 안방 리야드에서 호주와 맞붙는다. 중국을 이기면 호주전 결과에 상관없이 카타르 행 확정이다.일본과 호주는 애가 탄다. 2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두 나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원정팀 일본이 승리하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일본이 비기거나 질 경우엔 29일 베트남과 최종전 결과까지 봐야 한다.반대로 홈팀 호주가 이기면 일본과 승점(18점)이 같아지면서 골 득실에서 앞선 호주가 2위로 올라선다. 호주는 일본전 승리를 전제로 사우디가 중국을 꺾고 본선행 티켓 한장을 먼저 가져가길 바라고 있다. 사우디가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힘을 빼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지난달 유럽 전역을 돌며 유럽파 일본 선수 13명을 잇달아 만났다. 호주전을 앞두고 선수들 컨디션을 점검하는 한편 일본 축구의 도전 과제를 설명하는 시간으로 삼았다.호주는 ‘새 얼굴’로 맞선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참가한 우루과이 태생 베테랑 공격수 브루노 포르나롤리(34)를 비롯해 올림픽팀 멤버 5명을 긴급 수혈했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은 “도쿄에서 강호 아르헨티나를 2-0으로 완파한 올림픽팀 주축 멤버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카타르행 최대 승부처인 일본전이 그들의 축구 인생을 바꿀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일본은 간판 공격수 미나미노 타쿠미(27·리버풀)를 중심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 흐름을 지배한다는 전략이다. 호주는 베테랑 골키퍼 매튜 라이언(30·레알소시에다드)을 중심으로 수비를 탄탄히 한 뒤 역습으로 승부를 건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한편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강자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서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은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와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35)가 각각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격돌한다. 두 나라 중 한쪽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없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두 간판선수에겐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도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는 2006년 이후 4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보누치도 이탈리아가 월드컵 정상에 오른 2006년 이후 대표팀에 발탁돼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지 못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3.23 07:49
스포츠일반

美 체조 여왕 바일스 ‘심적 스트레스’로 기권... 비난 아닌 박수 돌아왔다

미국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4)의 올림픽 6관왕 도전이 무산됐다.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기권했기 때문. 하지만 바일스의 결정에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바일스는 27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단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압도적 기량을 뽐내던 바일스의 부재에도 미국 대표팀은 남은 세 종목에 저력을 발휘했지만, 결국 러시아올림픽팀(ROC)이 간발의 차(0.8)로 169.528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ROC의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금메달 획득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미국 대표팀은 최종 점수 166.096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164.096점을 기록한 영국 대표팀에게 돌아갔다. 이날 바일스는 기계체조 첫 번째 종목인 도마에서 13.766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바일스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여자 기계체조 6개 종목 중 4개 종목(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 금메달을 휩쓸었던 선수인 만큼, 이번 부진은 생각 외의 상황이었다. 바일스는 도마 경기 직후 기권을 선언했고, 팀 닥터와 경기장을 나왔다가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돌아왔다. 이번 대회 최고의 기대주였던 바일스의 기권은 다름 아닌 심적 부담감 때문이었다. ‘체조 여제’라는 이름으로 받아온 압도적 스트레스가 바일스의 어깨를 짓누른 것이다. 미국 ‘CNN’은 바일스의 기권에 관해 보도하면서 그의 경기 후 기자회견 인터뷰를 보도했다. 바일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정신 건강에 집중해야 했다.”며 기권 이유를 밝혔다. 바일스는 “올림픽에서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가 높으면 기겁하게 된다. 나는 내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정신 건강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저 뒷자리에 앉아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나를 위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일스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바일스의 진심 어린 고백이 전 체육계를 강타했다. 체육계는 바일스가 말한 “다른 무엇보다 내 정신건강에 집중하고 싶었다”는 것에 찬사를 보냈다. 영국 ‘BBC’는 스포츠 인사들이 바일스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장 사라 허쉬랜드는 “바일스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며 바일스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도 미국 대표팀의 정신 건강을 우선시하겠다. 앞으로 나아갈 여정을 위해 미국 대표팀에 모든 지원과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할 것이며, 선수 개개인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메이카 체조 선수 다누시아 프란시스도 “바일스의 말은 모든 선수들에게 정신적 안녕이 그 무엇에도 우선시돼야 할 역량임을 상기시켰다. 그녀는 진실로 여왕이고, 최고다”며 바일스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선수의 정신 건강 문제는 바일스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프랑스오픈 기간, 오사카 나오미(일본)는 기자회견 거부를 선언했다. 선수의 정신 건강을 중시하지 않는 대회를 꼬집은 발언이었다. 나오미의 발언이 많은 파문을 일었지만, 선수의 정신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올림픽 현장은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희소성 있는 대회에서 챔피언들이 모여 경쟁하기 때문에 압도적 무게감을 준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알리 라이즈먼은 선수가 느끼는 부담감에 대해 “마음이 아프고 끔찍한 일이다. 선수들이 평생 금메달을 위해 살고 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올림픽 경기에 망연자실하기도 하고 압도적인 무게를 느낀다. 이는 너무 큰 부담이다. 얼마나 많은 압박이 가해졌을까.”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올림픽 선수들도 같은 인간이다. 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압박감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서지수 인턴기자 2021.07.28 10:51
스포츠일반

복싱 감독도 도쿄 못간다, ‘AD 카드’ 없어서

한국 복싱대표팀 감독이 ‘AD(Ac-creditation 승인) 카드’가 없어서 도쿄올림픽에 가지 못한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다. 나동길 복싱대표팀 감독은 올림픽을 한국에서 TV로 봐야 한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AD 카드 발급을 줄인 여파 때문이다. AD 카드는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경기장·선수촌·훈련장 등의 출입을 승인하는 패스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참가국에 AD 카드 수량을 예년 대비 80%로 줄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D가 없으면 일본에 입국조차 할 수 없다. 한국 복싱대표팀은 감독 없이 선수 2명, 코치 2명만 도쿄로 간다. 임원용 AD 카드를 2장밖에 배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대표팀 라이트급 오연지와 페더급 임애지, 그리고 둘을 지도한 한순철, 아리안 포틴(캐나다) 코치만 동행한다. 도쿄에 가지 못한 나동길 감독은 “나보다는 여자 선수들을 전담해서 지도해 온 두 코치가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AD 카드를) 양보했다. 남자 대표팀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추가 발탁되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올림픽에 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감독 없는 올림픽팀’. 그러다 보니 ‘AD 대란’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도쿄올림픽에 선수 232명, 지원 인력 122명(경기 임원 88명, 본부 임원 34명)을 파견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 파견 인원(선수 223명, 지원 인력 105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다. 지난 6월 대한체육회는 세부 종목 수, 직전 대회 파견 수, 경기력 등을 고려해 AD를 배분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은 이전과 달리 데일리패스(1일 임시 출입증)와 트랜스퍼 카드(다른 종목에 양도 가능한 출입증)를 사실상 없앴다. 도쿄올림픽 참가 정임원은 PTO(Primary Team Officials), 즉 경기장과 훈련장, 선수촌 출입이 가능한 패스를 받는다. 감독, 코치, 지원 인력용 PTO는 꽤 줄었다. 추가 인원인 ATO(Additional Team Officials)는 자비로 체제비를 부담해야 한다. 훈련장 패스인 TAP(Training Access Pass)는 종목에 따라 경기장에 훈련 시간만 입장 가능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TAP의 수량은 충분했지만 의외로 신청자가 적었다. 아마도 경기 시간에 들어갈 수 없어서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종목 관계자는 “ATO는 모두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는지, TAP는 아예 경기장 자체를 못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현장을 가봐야 알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쿄올림픽은 무관중 경기라서 입장권을 사서 경기장에 들어갈 수도 없다. 도쿄에 가는 한국 유도대표팀의 전담 트레이너는 ‘0명’이다. 동행하는 파트너 선수도 1명뿐이다. 금호연 유도대표팀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는 파트너 선수만 7명 따라갔다. 이번 올림픽에는 트레이너도 대한체육회 의무실로부터 빌려서 써야 한다. 그렇다고 지난 5년 동안 고생한 코치들을 데려가지 않을 수도 없다. 대한유도회 회장님도 못 가신다”고 했다. 가라테는 선수(박희준)와 감독(아마드 사피) 2명으로만 꾸리는 ‘초미니 대표팀’이다. 야구대표팀은 김경문 감독과 최일언 코치가 PTO다. 이종열 코치는 ATO이지만 정임원 AD를 받은 덕분에 3명 모두 더그아웃에 들어갈 수 있다. 아울러 야구대표팀은 ATO 5명(코치 3명, 트레이너, 직원), TAP 6명(트레이너·전력분석·불펜포수 등)을 추가로 보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다른 국제 대회와 비교하면 적은 인원이다. 다른 코치 1명과 배팅볼 투수도 못 가게 됐다. 불펜포수도 경기 시간에는 출입할 수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세자르 에르난데스 코치가 PTO로 가며, 전력분석관·통역원·의무트레이너·트레이너가 동행한다. 마시모 메라치 체력 트레이너는 개인 사정으로 도쿄에 가지 못한다. 축구대표팀은 협의를 통해 AD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별도로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 본부 임원 34명 중 코로나19 전문가는 역학조사관 1명뿐이다. 이밖에 의사 3명을 파견하는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담당의다. 감염병 전문가는 사실상 ‘0명’인 셈이다. 대한체육회와 질병관리청이 방역 강화를 위해 논의했지만, 충분한 지원에 합의하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피해가 생길 경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1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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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에 황의조 김민재 권창훈…김학범 감독 “사고 한 번 치겠다”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남자축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18명이 확정됐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관심을 모은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로는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뽑혔다. 이 중 황의조와 김민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김학범 감독과 함께 금메달을 일궈내며 병역 혜택을 받은 바 있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 선발, 특히 와일드 카드 선발에 병역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보다 누가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전체적인 하나의 움직임을 생각해서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역 문제는 안 중요하다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느꼈던 부분인데, 거기에 얽매이면 아무것도 안 되더라”고 덧붙였다. 황의조의 경우 선수 스스로가 올림픽 참가 의지가 강했고, 직접 소속팀을 설득했다. 김민재는 현재 유럽 진출을 타진 중이며, 소속팀의 확답을 얻지 못한 상황이라 본선에서 뛰지 못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만일 김민재 출전이 불발되면 다른 수비수 와일드카드 자원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수(김천)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처음에 예비 엔트리 50인에 포함됐던 손흥민(토트넘)은 뽑히지 않았다. 2차 소집 때까지 최종 경쟁을 벌였던 유럽파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탈락했다. 올림픽팀 주장을 맡아왔던 수비수 이상민(서울이랜드)이 탈락하면서 새 주장은 정태욱(대구)이 맡게 된다. 김학범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드백 자리를 두고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 진행할 훈련에서는 조직력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한 전체 득점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세트피스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18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예비 엔트리 4명의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당초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돌발 변수가 생기면 예비 엔트리 4인 안에서 교체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유럽 클럽들이 선수 차출에 특히 비협조적이라 엔트리 구성이 어려워지자 FIFA(국제축구연맹)가 최근 규정을 바꿨다. 예비 엔트리 4명을 정해서 조직위에 통보하되, 국가별로 처음 추렸던 예비 엔트리 50인 안에 들어간 선수라면 누구든 교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예비 엔트리 4명이 누구인지 밝히는 게 의미가 없어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최종 엔트리 제출일도 당초 6월 30일이 마감이었지만 7월 2일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올림픽팀은 오는 2일 파주NFC에 소집된다. 이번에 발표한 최종 엔트리 18명이 모이며, 김민재 황의조 등 해외파도 합류한다. 올림픽팀은 13일과 16일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17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한다. 김학범 감독은 구체적인 숫자를 목표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도전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사고 한 번 치자고 말 한다. 사고 한 번 치고 싶다”고 출사표를 내놓았다. 이은경 기자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FW=송민규(포항) 엄원상(광주) 이동준(울산) *권창훈(수원) *황의조(보르도) ▶MF=김동현(강원) 원두재(울산) 이강인(발렌시아) 이동경(울산) 정승원(대구) ▶DF=김재우(대구) 김진야(서울) 설영우(울산) 이유현(전북) 정태욱(대구) *김민재(베이징 궈안) ▶GK=송범근(전북) 안준수(부산) *는 와일드카드(25세 이상) 2021.06.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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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사고 한번 치겠다" 와일드카드는 황의조·권창훈·김민재

도쿄 올림픽 한국 축구대표팀 와일드 카드(25세 이상) 3명은 공격수 황의조(29·보르도), 미드필더 권창훈(27·수원 삼성), 중앙 수비 김민재(25·베이징 궈안)다. 김학범(61) 올림픽팀 감독은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최종 명단 18명을 발표했다. 2차 소집했던 23명(24세 이하) 중 15명만 남기고, 여기에 연령별 제한 없이 뽑을 수 있는 와일드 카드 3명을 추가했다. 김 감독은 ‘빛의조’ 공격수 황의조를 다시 호출했다. 김 감독은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성남FC 제자였던 황의조를 발탁해 ‘인맥 축구’ 논란이 있었다. 당시 황의조는 9골을 터트려 금메달을 이끌었다. 도쿄에서도 ‘황금 인맥’을 이어간다. 김 감독은 “와일드 카드 선발 기준은 취약 포지션 중앙 수비와 스트라이커였다. 제가 감독 복이 있는지 황의조는 본인의 의지가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황의조는 올림픽을 쇼 케이스로 삼을 수 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는 소속팀 베이징과 차출 협의가 안 끝난 ‘조건부’ 선발이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가 아니라 의무 차출이 아니다. 김 감독은 “베이징에서 타 팀 이적을 추진하며 협상 루트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명단에 넣었다. 7월 2일 18명 소집 훈련도 함께한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안되면 플랜B를 세워두고 있다. 첫 경기(7월 22일 뉴질랜드전) 시작 24시간 전에, 부상과 소속팀 반대, (코로나19, 질병) 등을 이유로 예비 명단 50명 중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재 차출이 불발되면 박지수(27·김천)가 대체 발탁될 수 있다. 2선 공격수 ‘빵훈이’ 권창훈도 뽑혔다. 프라이부르크(독일)에서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K리그로 복귀한 권창훈은 최근 A대표팀에서 실전 감각 우려를 지워냈다. 이날 27번째 생일을 맞은 권창훈은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 5년 전(리우 올림픽)보다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따면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면제를 받은 황의조와 김민재도 뽑혀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 김 감독은 “도쿄 무더위에 개의치 않고 최고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지 등을 고려했다. 거기(병역)에 얽매이다 보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고 했다. 와일드 카드 후보로 거론됐던 손흥민(29·토트넘)에 대해서는 “본인이 굉장히 의지를 많이 보여줘 고마웠다”고 했다. 토트넘의 차출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더 보이’ 이강인(20·발렌시아)은 발탁된 반면에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은 고배를 마셨다. 김 감독은 “득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세트피스, 수비 조직력 강화가 급선무다. 우리 선수들에게 ‘여러분들은 사고 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해준다. 사고 한 번 치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도쿄 올림픽 최종 명단 18명(*는 와일드카드)골키퍼=송범근(전북) 아준수(부산)수비수=이유현(전북) 김진야(서울) 설영우(울산) 정태욱, 김재우(이상 대구) *김민재(베이징) 미드필더=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김동현(강원) 정승원(대구) 이강인(발렌시아)공격수=송민규(포항) 엄원상(광주) 이동준(울산) *권창훈(수원) *황의조(보르도) 2021.06.3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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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 심정' 김학범 "자식 같은 선수들, 가슴 아프다"

“자식 같은 선수들이 나가는데 있어서 제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도쿄 올림픽을 30일 앞둔 김학범(61)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24세 이하) 감독은 ‘읍참마속’ 심정이다. 올림픽팀 선수 22명은 2차 훈련을 위해 22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모였다. 앞서 김 감독은 1차 소집 훈련에 참가한 30명 중 9명을 탈락 시켰다. 30일에 와일드카드(24세 초과선수 3명)를 포함한 최종 엔트리 18명을 발표해야 한다. 송민규(포항)과 김대원(강원)을 더해 이번에 소집한 멤버 23명 중 8명에게 또 탈락을 통보 해야 한다. 김 감독은 이날 훈련을 앞두고 “제 맘이 아팠는데, 앞으로 또 아파야 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2차 소집 훈련의 중점 사항으로는 ‘체력’과 ‘희생정신’을 꼽았다. 김 감독은 “이미 여기까지 살아남은 선수들은 다 검증 받았다. 실력보다는 체력적인 준비가 얼마만큼 준비됐는지 볼 것이다. 두 번째로 팀에 희생하는 선수를 보겠다”고 했다. 이어 “이 연령대 선수들이 두툼해져 누가 나가도 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더운 여름에 도쿄에 가서 최상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심하겠다. 기술적인 부분은 거의 다 판가름 낫다고 본다”면서 거듭 체력을 강조했다. 엔트리가 18명 뿐인 올림픽팀은 대략 3일 간격으로 강행군을 이어가야 한다. 앞서 1차 소집훈련 후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과 조규성(이상 김천)이 나란히 탈락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3명)로 공격수 황의조(29·보르도)를 뽑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질문이 나올 줄 알았지만 답을 드리기 곤란하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며 세부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개막 30일을 앞둔 김 감독은 “다음달 22일 뉴질랜드와 첫 경기인데, 다음달 두 차례 평가전에서 강팀과 맞붙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앞서다 보면 오버해서 부상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느 정도 점검은 다 끝났기 때문에 자기가 가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다 보면 최종 선발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올림픽팀 측면 공격수 이동준(울산)은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해 끝까지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 공격수라면 항상 골 욕심이 있어야 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열심히 해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해 합류한 김대원(강원)은 “부상 치료는 다 마쳤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파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22 16:48
스포츠일반

[송지훈의 축구·공·감] 승우야 승호야, 끝이 아니야

다음 달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남자축구에서 이승우(23·신트트라위던)와 백승호(24·전북)는 볼 수 없다. 김학범(61)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올림픽팀 2차 소집훈련 대상 선수 23명을 발표했는데, 두 사람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 말 발표하는 최종 엔트리 18명은 2차 소집훈련 참가자 중에서만 뽑는다. 올림픽 출전 가능 나이(24세 이하) 선수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두 사람이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는 건 안타까운 소식이다. 두 사람이 빠진 게 가나와 두 차례 평가전(1차전 3-1승, 2차전 2-1승)에서 이들이 보인 경기력 때문이라고 단정해선 곤란하다. 김 감독은 가나전에 앞서 “훈련 프로그램을 체력 위주로 짰다. 체력을 바닥까지 떨어뜨린 뒤 선수들이 실전에서 어떻게 극복하는지 중점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극복’이라는 단어가 정성적인 것처럼 들려도 현대 축구에서는 지극히 정량적 개념이다. 최고조로 치솟은 심장박동이 정상 상태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뛴 거리가 늘면서 평균 심장박동수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두 선수가 제외된 건 평가전 내용 뿐만 아니라 훈련까지 포함한 데이터 값에서 김 감독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두 선수의 커리어 로드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승우는 연령별 메이저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모두 출전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인터뷰마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지낸 내게 태극마크는 특별하다. 국가에서 불러준다면 언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이랄 수 있는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했다. 백승호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앞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회 직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병역을 해결할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인 도쿄올림픽마저 인연이 닿지 않았다. 유럽 진출 재도전을 꿈꾸는 백승호에게 병역은 당분간 무거운 숙제가 될 것 같다. 좌절감이 클 텐데, 다행히 두 선수 모두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우는 “속상하고 힘든 날이지만, 나보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도쿄에) 가는 게 맞다. 감독님 선택이 옳다. 이젠 팬 입장에서 응원하겠다”고 썼다. 백승호는 “항상 그랬듯 무언가 끝나면 또 새로운 시작이 있다. 또 한번 잊고 싶지 않은 하루”라고 토로했다. 두 선수 모두에게 많은 팬들이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 출전 불발이 그저 ‘실패’로 남지 않으려면, 두 선수는 오늘의 아픔을 내일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적을 모색하는 이승우는 모든 조건을 떠나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급선무다. 전북에 자리를 잡은 백승호는 팀 내 국가대표급 동료들과 경쟁부터 이겨내야 한다. 두 사람 다 이제 20대 초중반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여전히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2021.06.1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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