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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한일 축구의 과거와 미래①] '일본 킬러'에서 '올림픽팀 지도자'로...황선홍 감독이 돌아본 한일전

황선홍(54)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 킬러’였다. 그런 그가 감독으로서 한일전 참패의 쓰디쓴 경험을 했다. 과거 일본을 상대할 때 배수의 진을 치고 덤벼들었던 한국 축구는 최근 각급 대표팀이 4연속 ‘0-3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이 중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기록했던 0-3 패배도 있다. 선수와 지도자로 치열한 한일전을 모두 경험해본 황선홍 감독에게 한일전에 관해 물었다. 과연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에게 한일전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U-23 대표팀 감독으로서 아시아 최강팀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경기도 분당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선수 때 한일전은 월드컵 경기만큼 비중이 컸다. 지면 안 된다는 생각만 있었다. 일본에 패하면 선수에 대한 비난, 언론 질타 같은 후폭풍이 매우 컸다. 한일전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게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 ‘일본 킬러’였던 황새 선수 시절 황선홍의 대표적인 한일전은 1998년 4월 1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친선전이다. 폭우 속에서 치러진 이 경기를 보기 위해 5만 명이 넘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TV 시청률은 최고 73%까지 나왔다. 당시 한일전이 국민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 수 있는 수치들이다. 당시 한국은 경기 직전까지 일본에 2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황선홍은 부상 탓에 1년 4개월간 재활 훈련을 한 뒤 이 경기를 통해 대표팀에 복귀했다. 한국과 일본이 1-1로 맞서던 후반 27분 황선홍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그라운드가 비에 흠뻑 젖어 공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순간 일본 골키퍼 가와구치 요시카쓰가 뛰어나와 공을 잡으면서 득점 기회가 날아간 듯했다. 그 순간 선수 공이 누군가의 발에 맞고 솟구쳐 오르자 황선홍이 황새처럼 날아올랐다. 그리고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결승 골이었다. 황선홍은 선수 시절 네 차례 일본전에 나서 5골을 터뜨렸다. 놀랍게도 이 골은 모두 결승 득점이었다. 선수 시절을 회상하던 황선홍 감독은 “한일전은 국민의 관심이 상당히 크지 않나. 나는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포지션인 공격수이다 보니 (팬들로부터 받는) 기대가 상당히 컸다. ‘일본 킬러’라는 별명이 부담으로도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일본이 그만큼 ‘나를 두려워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가 한일전 무패 기록을 이어갔던 원동력으로 꼽은 건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모두가 한일전만큼은 절대로 져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대화하며 경기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최용수, 이상윤 등 공격수들과 경기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정말 많이 대화했다”며 “내가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으니까 다른 경기보다 골 욕심이 컸다”고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한국은 항상 최고의 공격수들을 갖고 있었다. 대형 공격수에 의해 승부가 많이 결정됐다”고 꼽았다. 또 하나의 승리 비결은 신체조건에서 우위였다. 건장한 체격(1m83㎝·79㎏)의 황선홍은 비교적 왜소했던 일본 선수들을 몸싸움에서 압도했다. 황선홍 감독은 “당시 일본 선수들은 체격이 조금 작고 스피드가 느렸다. 대신 교과서적인 축구, 즉 패스 위주의 기술 축구를 했다. 체격 조건이 좋았던 한국이 힘으로 일본을 눌러버리면 이길 수 있었다”고 짚었다. ━ 저돌적으로 변한 일본 축구 0-17. 지난해부터 올해 9월 중순까지 한일 연령별 축구대표팀의 점수 합계다. 한국은 ▶2021년 3월 A대표팀(0-3 패) ▶2022년 6월 16세 이하(U-16) 대표팀(0-3 패) ▶6월 23세 이하(U-23) 대표팀(0-3 패) ▶6월 대학 선발팀(0-5 패) ▶7월 A대표팀(0-3 패) 경기에서 5연패를 당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6월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졌다.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뽐냈다. 황선홍 감독은 “상당히 안 좋게 끝났다. 준비도 부족했다.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감독은 “일본의 축구 스타일이 바뀌었다. 예전의 일본 축구는 얌전했다. 섬세한 기술이 좋았다. 최근 기존 강점에 적극적으로 뛰는 저돌성까지 생겼다. 공간이 생기면 침투하고, 패스 타이밍도 빨라졌다. 축구의 다양성이 생겼다. 과거 일본은 패스 축구에 한정된 플레이를 해 대비하기 쉬웠다. 이젠 다양한 축구가 가능해져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축구계는 일본이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더 강한 축구’를 만들었다고 본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030년 월드컵 4강 진출, 2050년 월드컵 우승’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위해 장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 유소년 시절부터 JFA가 만든 가이드라인에 맞춰 일관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게 단적인 예다. 자국보다 ‘축구를 더 잘하는’ 국가의 선진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황선홍 감독도 일본의 장기 계획이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축구는 세계의 중심으로 가는 게 그들이 가진 첫째 목표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계속 상대해야 하는 한국을 꺾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수십 년 전부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실행을 시작했다. 이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일본 선수 간의 기량 차이가 벌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일본 선수들의 의식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옛날 한국 축구처럼 한다. 공격 방향으로 돌진하는 도전적인 플레이가 크게 늘었다. 반면 한국은 실수를 줄이려는 안전한 축구를 하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가 서로 바뀌었다”고 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성남=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05 11:30
축구

설영우 “유상철 감독님, 저 잘 컸죠?”

최근 서울 서소문에서 만난 프로축구 울산 현대 설영우(23)의 별명은 ‘울산 아이돌’이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활동했던 배우 박형식을 닮아서다. 그의 ‘반달 눈웃음’은 여심을 흔드는 매력 포인트다.여성 팬들은 구단 클럽하우스에 설영우를 응원하는 커피차를 올 해만 두 번 보냈다. ‘내 심장은 오직 설영우한테만 설렘’이란 문구와 함께였다. 팬들은 홈경기가 있는 날 설영우 아버지가 울산에서 운영하는 족발집을 열심히 찾는다. 설영우는 “팬들이 아빠에게 커피도 선물한다. 아버지에게 ‘족발 매출에 기여했으니 인센티브를 달라’고 했더니, ‘여태까지 키워준 걸 생각하면 못 주겠다’고 하셨다”며 웃었다.그는 ‘이집트 아이돌’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11월 올림픽축구대표팀 소속으로 이집트 친선전에 나선 그를 보고 난리가 났다. 이집트 축구 팬들이 설영우 소셜미디어(SNS)에 찾아와 현지어로 ‘잘 생겼다’ ‘이집트에 남아 달라’는 글을 남겼다. 설영우는 “국제적인 관심을 받으니 신기했다”고 했다. 설영우의 누나가 경찰인 것도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누나가 ‘도대체 내가 경찰인 건 어떻게 알려진 게 된 거냐’고 묻더라. 팀 선배가 불법 유턴하다가 누나한테 적발된 적이 있다”며 웃었다.설영우는 울산의 이동준, 원두재, 이동경(이상 24) 등과 함께 K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스타다. 그는 “제가 넷 중에 축구 실력이 꼴찌지만, 외모는 가장 낫지 않나. K리그에서 정승원(대구) 형, 임상협(포항) 형이 진짜 잘생겼고, 제가 3등”이라며 웃었다.울산 아이돌이라 불리는 울산 현대 설영우. 장진영 기자그의 진가는 축구 실력에 있다. 지난 7일 정상빈(19·수원 삼성)을 제치고 K리그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을 받았다. 울산에 국가대표 풀백 홍철과 김태환이 있는데도, 설영우는 31경기(2골-3도움)에 뛰며 준우승에 기여했다. 설영우는 “꾸준히 노력하는 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역시 연말에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며 웃었다. 설영우는 시즌 최종전에서 1골·1도움을 올렸다. 설영우는 대한축구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울산 현대고 시절 윙포워드였던 설영우는 울산대 1학년 때 사이드백으로 전향했다. 설영우는 “사이드백 3명이 부상 당하자, 당시 유상철 울산대 감독님이 권유하셨다. 당시 유튜브로 감독님의 선수 시절 영상을 봤는데, 두 개 포지션(수비수와 미드필더)을 모두 잘하셨다. 나도 감독님처럼 멀티 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유상철 감독의 가르침 덕분에 설영우는 지금 양쪽 풀백, 양쪽 윙어까지 4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특히 오른발잡이지만 왼쪽 풀백을 잘 소화한다.K리그 시상식에서 설영우는 지난 6월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감독의 이름을 불렀다. 설영우는 “올림픽대표팀 소집 기간에 (코로나19 버블 때문에) 감독님 장례식장도 못 갔다. 이번에도 직접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없다. 시상식 날 가장 많이 생각났다. 한국 축구에 한 획을 그은 분이 잊힐까 두렵기도 했다. 내게는 영원한 스승”이라고 했다.이어 그는 “울산 홈구장에 감독님 등 번호였던 ‘6번 걸개’가 걸려있다. 경기 전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면서 속말로 ‘감독님 오늘도 도와주세요’라고 부탁드린다. 제자가 잘 커서 신인상을 받았는데, 하늘에서 뿌듯하게 지켜보셨겠죠?”라고 했다.설영우는 차세대 A대표팀 풀백으로 거론된다. 앞서 지난 7월 31일 도쿄올림픽 멕시코와 8강전에서는 3-6 참패를 막지 못했다. 설영우는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고 느꼈다. 목표는 월드컵인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설영우는 롤모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3·잉글랜드)다. 그래서 그와 같은 등 번호 66번을 단다. 설영우는 “아놀드는 사이드백인데도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한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아놀드와 붙는 상상만 해도 벅차다. 킥오프 전부터 유니폼을 바꾸자고 할 것”이라며 웃었다.내년 카타르월드컵이 11월에 열리기 때문에 K리그는 2월 19일 개막한다. 지난 5일 올 시즌 최종전을 마친 설영우는 일주일 만인 12일 개인훈련을 재개했다. 설영우는 “3년 연속 실패(전북에 밀려 3연속 준우승)를 맛봤다. 내년은 호랑이의 해(임인년)이고, 우리 팀(울산) 상징도 호랑이고, 저도 범 띠(98년생)다. 내년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겠다”고 했다.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23 08:08
축구

"멋지게 놀아보자" 도쿄 첫 승, 축구가 쏜다

“우리 선수들에게 멋지게 놀아보자고 했다.” 도쿄올림픽 첫 경기를 앞둔 김학범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의 출사표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5시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치른다. 대회 공식 개막은 23일이지만, 경기 수가 많은 축구 등은 먼저 경기를 시작한다. 한국과 뉴질랜드 간판 공격수 황의조(29·보르도)와 크리스 우드(30·번리)가 와일드 카드(25세 이상) 맞대결을 벌인다. 뉴질랜드 매체 뉴스허브는 도쿄에서 주목할 자국 선수 중 한 명으로 우드를 지목했다. 이 매체는 “아마도 뉴질랜드가 올림픽에 보낸 최고 팀일 것이며, ‘월드 클래스’ 우드가 공격 선봉"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뉴질랜드 A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우드는 올림픽에 와일드 카드로 기꺼이 나섰다. 우드는 2017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4시즌 연속 10골 이상 득점을 올렸다. 우드는 1m91㎝ 장신답게 헤딩이 장기다. A매치 24골 중 머리로 6골을 터트렸다. 잉글랜드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2m1㎝)에 빗대 ‘뉴질랜드 크라우치’라고도 불린다. 마치 뉴질랜드 럭비 선수처럼 저돌적이다. 그런데 문전 찬스에서는 또 놀랍도록 침착하다. 뉴질랜드에는 키 1m90㎝가 넘는 선수가 7명이다. 그래서 한국은 ‘뉴질랜드 고공전’에 대비한 훈련에 집중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20일 비공개 수비 훈련에서 공중볼 경합에 초첨을 맞췄다. 우리 수비 라인 모두 1m85㎝ 장신들이며 다른 팀에 비해 피지컬에 밀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지수(1m87㎝·김천)는 물론 정태욱(1m94㎝·대구)과 이상민(1m88㎝·이랜드) 모두 장신 중앙 수비다. 공격에는 와일드카드 황의조에 기대를 건다. 황의조는 출국 전 아르헨티나,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훈련을 통해 후배들과 호흡이 맞춰가고 있다. 오세훈(울산)이 뽑히지 않아 정통 최전방 공격수가 혼자 뿐이라 황의조의 어깨가 무겁다. 뉴질랜드는 호주와 축구 스타일이 비슷하다. 황의조는 호주 성인대표팀을 상대로 A매치 2골을 터트린 적이 있다. 역습과 침투로 만들어냈다. 뉴질랜드 와일드카드 수비수 마이클 박스올(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이 부상으로 한국전에 결장하는 것도 호재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지휘했던 신태용 감독은 “유럽파가 많은 뉴질랜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 황의조가 빠른 스피드와 반박자 빠른 슛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승패에 따라 팀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한국축구는 1996년부터 와일드 카드로 큰 재미를 못 봤다. 이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공격수 박주영과 골키퍼 정성룡은 동메달을 이끌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 손흥민(토트넘)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표팀 선수들은 21일 경기가 열릴 가시마 스타디움 잔디를 30분간 밟아봤다. 축구화 신고 훈련을 할 수는 없고 대신 운동화를 착용했다. 한 경기장에서 계속 경기가 있다 보니 잔디 보호 차원에서다. 2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앙수비 이상민은 “우드가 뉴질랜드 주요 득점원이다. 일대일이 막기 힘들면 이대일 협력으로 막겠다”고 했다. 김학범 감독은 “뉴질랜드는 A대표팀급 구성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12명”이라면서도 “첫 경기가 설레고 기대된다. 우리 선수들에게 멋지게 놀아보자고 했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이 힘든데 꼭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뉴질랜드 대니 헤이 감독은 “한국은 역습이 좋고 빠른 강팀이다. 아시아 1위팀 한국 등과 같은조지만, 역사를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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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리' 이동경, 금빛 머리로 표현한 '도쿄 금' 열망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형들을 보니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인 형들이 많았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 중입니다.” ‘도쿄리’ 이동경(울산)이 머리 색으로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축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동경은 “선수로서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일단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기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최지 도쿄와 한자어 발음이 같은 이름(동경) 때문에 동료들 사이에서 ‘도쿄리’라 불리는 그는 “공격진에 포함된 선수들 모두 능력이 뛰어나다. 함께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와일드카드 권창훈(수원)을 비롯해 이동준(울산), 엄원상(광주), 이강인(발렌시아), 김진규(부산) 등과 2선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그는 “경쟁 상대들도 모두가 실력이 뛰어나다”면서 “제 장점을 잘 살리는 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권창훈, 이강인 등과 함께 정확한 왼발 킥 능력을 갖춘 이동경은 “(이)강인이도, (권)창훈이 형도 좋은 왼발을 갖고 있다”면서 “(나를 포함해) 누가 나가도 왼발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7.05 17:51
축구

김학범 감독이 올림픽 최종엔트리에 손흥민 제외한 이유

“손흥민을 뽑지 않은 제 마음도 아픕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올해 많이 뛰었습니다. 51경기에서 3996분을 뛰었습니다. 부상이 우려된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히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도쿄올림픽에 나설 24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한 김학범 감독의 판단 근거는 배려와 보호였다. 한국 축구의 간판이자 자산인 선수를 혹사 우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게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이라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2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 최종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손흥민을 뽑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보호하고 아끼고 사랑해줘야 할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올림픽 일정은 사흘에 한 번씩 경기가 열릴 정도로 빡빡하다”면서 “(무리하게 발탁했다가) 큰 인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밤새 고민하며 결정했다. 다시 한 번 손흥민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18인 대표팀 명단에서 김 감독은 손흥민을 제외했다. 3명의 와일드카드(연령 제한 예외선수)로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발탁했다. 손흥민이 자발적으로 올림픽 출전을 원했고, 소속팀의 허락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터라 김 감독이 발탁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판단의 근거는 ‘한국 축구를 위한 배려’였다. 김 감독은 “올림픽이 끝나면 곧장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하고, 9월부터는 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된다”면서 “손흥민이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했고, 지난 시즌에도 부상의 징후가 있었다. 고민 끝에 올림픽팀에는 부르지 않기로 했다” 거듭 판단의 이유를 밝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1.07.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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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김학범호 추가 발탁…강윤성ㆍ김진규ㆍ안찬기도 합류

도쿄올림픽 본선 도전을 앞둔 올림픽축구대표팀(감독 김학범)이 중앙수비수 이상민(서울 이랜드)을 추가 발탁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도쿄올림픽 확대 엔트리에 포함될 4명의 선수를 추가 발탁해 공개했다. 당초 김학범 감독은 지난달 30일 18명으로 선수단을 압축해 최종 엔트리를 공개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도쿄대회에 한해 일시적으로 엔트리를 22명으로 확대했다. 이상민은 올림픽팀에서 줄곧 주장을 맡았지만, 18인 최종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이 와일드카드(연령제한 예외선수)로 축구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발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트리 확대’라는 반가운 변수가 등장하며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됐다. 김학범 감독은 이상민과 더불어 수비수 강윤성(제주), 미드필더 김진규(부산), 골키퍼 안찬기(수원)를 추가 발탁해 22인 엔트리를 완성했다. 올림픽팀은 2일 오후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해 도쿄로 건너가기 전 마지막 소집 훈련을 실시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1.07.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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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첫 상대 뉴질랜드, EPL 골잡이 우드 와일드카드 발탁

도쿄올림픽 메달권 진입에 도전장을 낸 올림픽축구대표팀에 ‘우드 주의보’가 내려졌다. 본선 조별리그 B조 첫 상대 뉴질랜드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베테랑 골잡이 크리스 우드를 와일드카드로 지명했다. 뉴질랜드축구협회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남자축구대표팀 18인 최종 엔트리를 공개했다. 눈길이 가는 선수는 스트라이커 우드다. EPL 클럽 번리에서 활약 중인 1m91cm 장신 공격수로, 지난 시즌 12골 3도움으로 1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골잡이다. 뉴질랜드는 우드와 더불어 수비수 마이클 박스올(33ㆍ미네소타), 미드필더 윈스턴 리드(33ㆍ웨스트햄) 등 베테랑 선수들을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B조 최하위로 평가되는 만큼, 경험을 보강해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결정이다. 김학범호는 뉴질랜드와 다음달 22일 오후 5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맞붙는다.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위험지역을 파고드는 우드를 막는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 손쉬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한국과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두라스가 함께 경쟁하는 B조에서는 뉴질랜드가 최약체로 분류돼 왔다.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해야 나머지 승부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22일부터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2차 소집훈련을 진행 중인 김학범호는 오는 30일 와일드카드 세 명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1.06.25 17:13
축구

‘도쿄리’ 찔러주고 ‘달리기’ 끝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시험 무대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24세 이하)이 가장 확실한 득점 공식을 재현했다. ‘도쿄 리’ 이동경이 찔러주고, ‘달리기’ 이동준(이상 24·울산 현대)이 마무리했다. 김학범(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2차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후반 20분 이동경이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침투한 이동준이 질주해 볼을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그라운드를 밟은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춰 득점포를 합작해냈다. 이름 앞 두글자가 같은 이동준과 이동경은 올 시즌 K리그1 울산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발음(동경)과 같아서다.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이동준은 올림픽팀 동료들 사이에서 ‘달리기’로 불린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둘을 수시로 발탁해 가능성을 점검한다. 가나전은 30일 최종 엔트리(18명) 발표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이었다. 12일 치른 1차 평가전(3-1승)의 선발명단 전원(11명)을 새 얼굴로 바꾼 김 감독은 벤치 대신 기자석에 앉아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쉼없이 메모하며 좀 더 높은 곳에서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0-0으로 맞선 전반 42분, 오세훈(22·김천)이 수비를 등지고 내준 패스를 조영욱(22·서울)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 포스트 맞고 나온 공을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왼발로 정확히 차 넣었다. 이강인(20·발렌시아)도 올림픽팀 데뷔전을 무난하게 마쳤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그는 그간 A대표팀으로 ‘월반’해 뛰었다. 김학범호 첫 출전이었지만, 클래스가 다른 킥 능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전반 45분 비록 골키퍼에 막혔으나 왼발 프리킥 궤적은 아름다웠다. 왼발잡이이면서도 후반 16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도 선보였다. 아무래도 올림픽팀에서 첫 실전이다보니, 전반 초반 호흡이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에서는 ‘오프 더 볼(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슈팅이 필요하다. 김학범호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4-2-3-1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2선 공격수 자리다. 가나와 1차 평가전에서 김진규(24·부산)가 빛났고, 이날은 측면 공격수 이동준과 정우영,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과 이동경이 어필했다.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는 좌우로 벌려주는 김동현(24·강원)의 패스가 좋았다. 전반만 뛴 백승호(24·전북)는 경기 초반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어필했다. 후반 6분 실점 장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역습 방어 상황에서 골키퍼 안준수(23·부산)가 볼 처리를 머뭇거리는 사이 공을 따낸 가나의 조셉 반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이동경을 투입하고, 이동준을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62분간 뛴 이강인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몸이 무거웠다. 이겨내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22일부터 파주에서 2차 훈련을 갖는다. 그에 앞서 16일에 참가 선수 명단을 공개한다. 와일드 카드(25세 이상, 3명)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 18명은 30일에 발표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16 08:27
축구

가나전 앞둔 학범슨의 선언 “28명 모두 체크, 핵심은 체력”

올림픽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상대로 최종 엔트리 구성을 위한 마지막 실험을 시작한다. 김 감독은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린 28명 선수 모두에게 고르게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핵심은 체력적으로 얼마나 준비됐는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2연전을 치른다. 이후 김 감독이 이달 말로 예정된 최종 엔트리 제출을 앞두고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구성을 포함한 마지막 고민에 들어간다. 김 감독은 11일 제주도 서귀포 칼 호텔에서 진행한 비대면 방식의 가나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환경을 일부러 어렵게 만들어놓고 이겨내는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면서 “체력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적인 수준을 떨어뜨려놓았다. 경기 전날인 오늘도 컨디션 조절 없이 체력 훈련을 실시한 뒤 선수들이 내일 실전에서 얼마나 잘 버텨내는지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체력을 강조한 건 도쿄올림픽 본선의 빡빡한 일정을 버텨내면서 여러 포지션에서 제 몫을 해주는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해야하기 때문이다. 23명이 참가하는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18인 엔트리인데다, 경기 일정도 타이트해 일정 수준 이상의 체력이 필수적이다. “선수들이 얼마나 준비됐는지, 얼마나 강한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지켜볼 것”이라 언급한 김 감독은 “무거운 몸에도 불구하고 가진 것을 최대한 쏟아내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했다. 24세 이하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와일드카드의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손준호(산둥 루넝), 김민재(베이징 궈안), 강상우(포항) 등 11명의 와일드카드 후보를 구성해두고 있다. 24세 이하 선수들 점검에서 취약 포지션으로 드러나는 지역에 와일드카드를 배치해 오히려 전략의 구심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1.06.11 18:22
스포츠일반

'아…할머니, 유상철 감독님', 이강인 이틀 연속 비보

이강인(20·발렌시아)이 이틀 연속 비보를 접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6일에는 할머니, 7일에는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하늘로 떠나 보냈다. 제주에서 올림픽대표팀 훈련 중인 이강인은 지난 6일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날 아침 일찍 울산으로 출발, 낮에 잠시 빈소를 들린 뒤 곧바로 팀에 복귀했다. 감정을 추스리기도 힘들었을 다음날 밤, 유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7년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이강인은 유 감독의 지도를 받은 인연이 있다. 이강인은 방역 규정상 가족상에 잠시나마 다녀올 수 있었지만, 유 감독 빈소에 갈 수 없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2일 제주에서 가나와 평가전을 앞두고 ‘버블’ 형태로 격리 훈련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강인 뿐만 아니라 ‘유상철 제자’였던 김진야(서울), 이유현(전북)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김진야는 인천, 이유현은 전남에서 유 감독 지도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강인이 평소에는 장난치고 잘 지내는데, 많이 의기소침하다. 이강인 못지 않게 김진야와 이유현 역시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현은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함께했던 감독님 중 제일 착했다. 한 번도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었다. 정말 화가 나시면 ‘너희 너무하는거 아니야’라고 딱 한마디만 하셨다. 그래서 선수들이 오히려 더 죄송해 했다”고 말했다. 이강인을 비롯한 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은 9일 훈련을 앞두고 유상철 추모 묵념을 했다. 이강인은 유 감독 빈소에 ‘발렌시아CF 이강인’이 적힌 근조 화환을 보내 멀리서 애도를 표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릴적 유 감독과 공을 차는 사진과 함께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습니다.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이 자신을 발굴한 스승이자 한국축구 영웅 유상철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유튜브 ‘유비컨티뉴’에서 유 감독이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강인이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하자, 이강인은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죠”라고 말한 바 있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이강인의 마음을 남다를 것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0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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