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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천만영화 없다…한국영화, 외화에 완패 [IS포커스]

한국영화 침체기가 결국 연말 시장까지 이어졌다. ‘좀비딸’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탄생하지 않으면서 천만 영화는 물론, 올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꿰차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1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다 관객수를 모은 2025년 개봉작은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다. 지난 8월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전날까지 567만 9573명의 관객을 모았다.이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주토피아2’는 3주차 주말(12월 12일~14일) 100만 6082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537만 942명으로,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를 제치고 최다 관객을 모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로써 올해 극장가는 해외 영화가 최고 흥행작 타이틀을 거머쥐며 마무리될 예정이다. 외화가 그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건 코로나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가장 흥행한 작품은 12월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총 556만명(2021년 기준, 누적관객수 755만명)을 동원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범죄도시2’(누적관객수 1269만명), 2023년 ‘서울의 봄’(누적관객수 1185만명), 2024년 ‘파묘’(누적관객수 1191만명)가 최고 흥행작에 등극하며 한국영화 자존심을 지켰으나, 4년 만에 다시 상황이 전복됐다. 극장 침체기와 투자 제한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한국영화 편수가 대폭 줄었고, 이조차 외화에 밀리며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까닭이다. 실제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은 7월 개봉한 ‘좀비딸’로, 누적관객수는 563만명에 그쳤다.크리스마스 및 연말 성수기가 남아있긴 하나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는 없다. 12월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중 대규모 관객몰이가 가능한 작품은 사실상 없다.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작품은 추영우 신시아 주연의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구교환 문가영 주연의 ‘만약에 우리’ 등인데, 두 작품 모두 로맨스 장르로 타깃층이 명확해 흥행에 한계가 있다.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 불과 재’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17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하는 ‘아바타: 불과 재’는 일찍이 예매량 35만장을 넘어서며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앞서 ‘아바타’, ‘아바타: 물의 길’로 쌍천만 신화를 썼던 시리즈 신작인 만큼, 12월 중순 이후에는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2’의 양강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이처럼 한국영화의 연이은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대와 세대의 변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콘텐츠의 부재 등을 문제로 꼽는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극장 산업의 위축과 관객 구조 변화, 새로운 플랫폼 OTT의 분산 영향이 컸다. 또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리는 작품이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고 짚었다.업계 내 우려의 목소리도 잇따른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아바타: 불과 재’ 흥행 속도에 따라 한국영화가 4등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며 “극장산업도 좋지 않은데 이제 외화에도 잠식당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한국영화는 더욱 제작되지 않을 거고 결국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12.16 06:05
영화

제임스 카메론 “뜨거운 사랑 덕분”…‘아바타: 불과 재’ 벌써 예매율 ‘정상’

연말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으로 우뚝 선 영화 ‘아바타: 불과 재’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작품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불과 재’는 전체 예매율 1위 등극과 함께 35%에 가까운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개봉을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에서 벌써 흥행 돌파를 예고한 것.이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예비 관객들을 향한 특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아바타: 불과 재’의 경이로운 비주얼은 물론 ‘설리’ 가족과 함께 전장에 나서는 수많은 ‘나비족’들 그리고 ‘마일스 쿼리치 대령’을 비롯한 RDA와 재의 부족 ‘바랑’의 대격돌을 담아내 한껏 긴장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전해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인사말은 더 없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시리즈의 새로운 막이 열립니다. 오직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경험, 더 깊어진 감정과 스케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라면서 이번 작품이 전 세계 관객들에게 또 한번 역대급 시네마틱 경험을 안길 것이라 예고했다. 더하여 “시리즈가 계속 확장할 수 있는 건 모두 여러분들의 뜨거운 사랑 덕분. 저와 함께 다시 판도라로 떠나보시죠”라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한편 ‘아바타: 불과 재’는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펼쳐지는 더욱 거대한 위기를 담은 이야기로 국내 1,362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오는 17일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09 10:55
영화

‘아바타: 불과 재’, 美 영화연구소 선정 올해의 영화 톱10

‘아바타: 불과 재’가 올해의 영화 톱10에 이름을 올렸다.8일 수입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에 따르면 영화 ‘아바타: 불과 재’는 미국영화연구소(AFI, American Film Institute)와 전미 비평가 위원회(NBR, National Board of Review) 선정 올해의 영화 톱10에 등극했다.특히 AFI 리스트는 매년 높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적중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아바타: 불과 재’ 역시 더욱 확장된 판도라의 세계와 사상 최대의 전투에 임하는 설리 가족의 여정이 경이로운 영상미와 놀라운 스케일로 펼쳐질 예정으로, 2025년 연말 전 세계 극장가에서 최고의 시네마틱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아바타: 불과 재’는 국내에서 쌍천만을 기록한 ‘아바타’의 세 번째 이야기로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펼쳐지는 더욱 거대한 위기를 담는다. 오는 17일 전 세계 최초 개봉.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12.08 08:41
영화

12·3 비상계엄 벌써 1년…극장가 제2의 ‘신명’ 도전장 [IS포커스]

12·3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관련 소재 작품이 잇따라 개봉한다. 할리우드 대작이 강세인 극장가 분위기 속 지난 6월 대선 특수를 누린 ‘신명’을 이을 영화가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오는 3일 두 편의 정치 다큐멘터리가 베일을 벗는다. 당일 개봉하는 ‘비상계엄’(김시우 감독)과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하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합니다’(조은성 감독)다. 2024년 12월 3일 사건 당일 밤을 직접 소재로 삼았으나 조명하는 방법에 차이를 뒀다.‘비상계엄’은 195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70년 근현대사를 되짚는다. 제작진 측은 12·3 비상계엄을 “1979년 10.26 사태 이후 45년 만에 그리고 제6공화국 최초로 선포되는 비상계엄”이라며 “사실상 ‘친위 쿠데타’와 다름없는 내란의 밤”이라는 강한 비판 조를 예고했다. ‘신명’에도 출연한 배우 안내상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내레이션에 참여했다.오는 11일 정식 개봉하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합니다’는 12·3 이후 탄핵 시위와 치열한 대선 운동에 함께한 거리의 얼굴들을 담는다. 당초 ‘내란 극복 1주년 기념작’으로 홍보를 시작했으나 아직 내란·외환 의혹이 수사 및 재판 중인 점을 고려해 제작사 측이 해당 카피를 삭제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추미애, 박주민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공동 주최로 국회시사회를 열고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보수진영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국가초기화’를 4일 개봉한다. 12·3 비상계엄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를 연상시키는 제목의 치정 스릴러물 ‘내란부인’도 개봉 대열에 합류했다.올해 정치 소재 작품 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건 김규리 주연 ‘신명’이다. 이 작품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모티브로 한 극영화로 제21대 대통령선거일 전날인 지난 6월 2일 개봉해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당시 ‘신명’은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 할리우드작 대비 제한된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임에도 총 누적 관객수 78만 명을 동원했다. 이를 두고 제작사 ㈜열공영화제작소 측은 “이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 그리고 우리 사회가 갈망하는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다만 이번 12·3 비상계엄 겨냥 개봉작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현재 할리우드 대작인 ‘아바타: 불과 재’의 개봉 전후로 작품 공개를 피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12·3 특수’를 노린 작품들은 직접 경쟁 관계에 놓여있진 않다”며 “커다란 흥행 한방보단 공감대를 가진 관객들에게 가닿는 게 관건”이라고 짚었다.이어 “연말 한국 영화 텐트폴이 부재하고 개봉 편수가 적은 가운데, 현실의 수사 및 재판 상황에 관심을 둔 관객층이 대리 만족을 기대하며 작품들에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2.01 05:40
영화

할리우드 대작 속 우뚝…허성태 ‘정보원’, K코미디 저력 빛낸다

올 연말 할리우드 대작들의 개봉이 예정된 가운데 허성태 주연 범죄 액션 코미디 영화 ‘정보원’이 K코미디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위키드: 포 굿’부터 ‘주토피아 2’에 이어 ‘아바타: 불과 재’까지, 할리우드 대작들의 속편이 연이어 개봉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보원’은 확실한 개성과 코미디 장르적 재미로 연말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 존재감을 빛낼 예정이다.‘정보원’은 강등당한 후 열정도 의지도 수사 감각도 잃은 왕년의 에이스 형사 오남혁(허성태)과 굵직한 사건들의 정보를 제공하며 눈먼 돈을 챙겨왔던 정보원 조태봉(조복래)이 우연히 큰 판에 끼어들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코미디다. 기존 범죄물의 무거운 분위기 대신 의리도 신뢰도 없는 두 남자의 팀워크 제로 공조를 통해 웃음과 액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예정이다. 이러한 ‘정보원’만의 유쾌하고 신선한 매력은 이미 해외에서도 통했다. 앞서 제24회 뉴욕 아시안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호평을 얻으며 K-코미디의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처럼 ‘정보원’은 할리우드 대작들 사이에서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예측불가 코미디와 시원한 액션을 선사하며 올 연말 극장가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2월 3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11.25 09:16
영화

[플레이K] 조정석 “‘좀비딸’ 흥행, 기적 같은 일…과정 즐기려 노력” [창간56]

“옛 친구, 오랜 친구 같은 매체예요.”배우 조정석은 창간 56주년을 맞은 일간스포츠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일간스포츠를 떠올리면 어린 시절이 가장 먼저 기억난다”며 추억을 꺼냈다.“제가 어렸을 때부터 집안 어른들 심부름을 도맡아 했거든요. 그때 축구를 좋아했는데 집에 가면 (일간스포츠를 읽는) 순서가 뒤로 밀리잖아요. 그래서 신문을 사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기사들을 독점했던 기억이 있죠(웃음). 그렇게 제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일간스포츠가 창간 56주년을 맞이했다고 하니 너무 기쁘네요.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일간스포츠의 56번째 생일에 누구보다 흔쾌히 축하 메시지를 전한 조정석에게도 좋은 일이 가득하다. 지난 7월 아내 가수 거미의 둘째 임신 소식을 전한 그는 ‘좀비딸’로 올해 개봉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개봉 두 달째, 여전히 박스오피스 10위권을 유지 중인 ‘좀비딸’은 지금까지 562만명(24일 기준)의 관객을 만났다.“‘좀비딸’을 재밌게 봐주시고 사랑해 주신 관객들께 감사드려요. 침체된 극장가를 찾아주신 소중한 발걸음이 너무 감사하죠. 저희끼리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공감하고 즐거워했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고, 그 마음이 닿은 것 같아서 너무 좋고요. 한편으로는 이렇게 출연작이 잘 되면 영화를 처음 발견했다는 자부심도 느끼죠.”앞서 조정석은 ‘좀비딸’을 함께한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 등과 특별한 흥행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300만 돌파 당시, 공약으로 내 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소다팝’ 챌린지를 이행한 것. 해당 챌린지는 순식간에 SNS를 통해 퍼졌고, ‘좀비딸’은 극장 밖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챌린지 영상은 찍기 전에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준비했어요. 개인적으로도 연습을 이어갔고요. 모두가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다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까 귀엽기도 했죠.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유리가 안무를 빨리 익혀서 다 같이 유리에게 지도받았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조정석은 이번 작품으로 ‘여름의 정석’, ‘흥행의 정석’ 타이틀을 굳히는 데도 성공했다. ‘엑시트’(2019, 누적관객수 942만명)와 ‘파일럿’(2024, 누적관객수 471만명)을 연달아 흥행시킨 그는 ‘좀비딸’로 기세를 이어가며, 한국영화 시장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특히 이들 세 작품은 모두 웃음을 동력 삼은 영화로, 조정석은 자신의 배우 커리어에 ‘조정석 표’ 코미디라는 명확한 인장을 추가했다.“많은 관객이 ‘조정석 표’ 코미디를 좋아해 주는데 사실 정작 저는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아이러니하죠? 코미디는 탁월한 대사와 적절한 타이밍 등 중요한 요소가 너무나도 많아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완성은 재미있는 상황에 대한 인지, 그리고 동료와의 앙상블에서 비롯되는 거라고 생각하죠. 개인적으로는 조금이라도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코미디는 지양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물론 감독님을 신뢰하기에 가끔은 본능에 맡기기도 합니다(웃음).”조정석의 코미디가 맛깔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연기를 해야만 하는 일로만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조정석에게 콘텐츠는 소중한 업(業)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놀이 도구이기도 하다. 이렇게 연기를 즐길 수 있는 이유를 묻자, 조정석은 “우리가 보통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으냐”고 말문을 열었다.“작품할 때면 재밌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거 같아요. 어떤 때는 빨리 재밌는 이야기를 말해주고 싶어 안달 난 적도 있죠(웃음). 또 제가 재밌게 보고 들은 이야기가 실감 나게 전해질 수 있도록,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 작업도 열심히 임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을 충분히 즐기는 거고요. 연기하는 순간은 물론, 연습 시간 자체도 최대한 즐기려고 해요.” 콘텐츠와 하나 되어 같이 노는 것. 이는 조정석이란 특정 배우의 성공 이유일 뿐 아니라,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는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조정석 역시 이에 동의하며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는 언제나 좋은 콘텐츠와 이를 즐기는 훌륭한 창작자들이 있었다. 이걸 이제야 (글로벌 시장에서) 알아봐 주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좋은 플레이어들이 나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했다. 자신이 20년 넘게 끊임없이 ‘플레이어’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감사함’을 꼽았다. 조정석은 “어느덧 (연기를 시작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돌이켜보면 감사한 일들이 너무 많다. 이런 고마운 마음들이 나를 꾸준히 움직이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무대 위에서 땀 흘렸던 순간들은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됐어요. 소중한 추억들로 자리했죠. 다만 요즘 부쩍 하는 생각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연기하자는 거예요. 연차가 쌓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가끔은 연기술 자체에 몰두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해요. 그럴 때면 항상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당시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앞으로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조정석은 올 연말 대중의 응원에 보답하는 시간도 갖는다. 그는 오는 11월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서울, 대구, 성남 5개 도시에서 첫 번째 전국 투어 콘서트 ‘조정석 쇼: 사이드 비’를 개최한다. 조정석은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많은 분과 소통할 생각에 벌써부터 떨린다”고 털어놓으며, 곧 신작 소식도 들고 오겠노라 약속했다.“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좋은 작품으로 곧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저는 이 자리에서 언제나처럼 일간스포츠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일간스포츠가 앞으로도 저의 오랜 친구 같은 반가운 매체가 되어 주길, 많은 사람에게 늘 웃음과 행복을 주는 매체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일간스포츠의 창간 56주년을 다시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9.26 06:00
영화

“구관이 명관, 진짜야?”…‘모아나2’ 떠난 자리, 선명한 ‘고전 외화’ 채웠다

새로운 작품과의 만남을 단장하는 연말연시 극장가에 재개봉한 고전 명작들이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1990년대부터 2000년대 개봉해 현재 ‘클래식 필람 영화’라고 회자된 해외 고전 명작들이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고전 명작 재개봉 레이스는 외화 신작 개봉 편수가 감소한 것과 맞물려 시작됐다. 최근 박스오피스는 모처럼 한국영화 ‘하얼빈’과 ‘소방관’,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삼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345만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선전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2’의 기세가 꺾이면서 외화 강세 흐름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멀티플렉스들은 지난달부터 ‘단독’을 달고 해외 고전 명작들을 다시 내걸고 있다.CGV 서지명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영화관에 신작이 줄어든 상황에서 작품을 확보하는 차원도 있지만 검증된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새로운 관람 트렌드도 맞물렸다”며 “특히 젊은 관객 층은 구작을 새 영화로 느끼거나 명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확인할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가장 크게 선전하고 있는 작품은 1999년 국내 첫 상영 됐던 일본 영화 ‘러브레터’다. 탄생 30주년을 맞아 메가박스에서 지난 1일 개봉했다. 개봉 첫날 1만 4957명과 만났으며 좌석 판매율 42%로 1위를 달성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방증했다. 현재 극장에선 볼 수 없는 세로 자막에 대한 입소문과 주연 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지난달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이 겹쳐 주말엔 하루 7000명 대 관객을 모으면서 전체 박스 오피스 10위권 입성도 노리고 있다. 그 뒤를 잇는 ‘더 폴: 디렉터스 컷’과 ‘색, 계’는 CGV 독립예술전용관 아트하우스에 걸렸다. 두 작품은 7일 오전 기준 CGV 아트하우스 사이트에서 나란히 예매율 1위(4.2%)와 2위(2.2%)를 차지했다. 특히 ‘더 폴: 디렉터스 컷’은 6일 4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이 작품은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2006)의 감독판으로, 4K 리마스터링을 통해 18년 만에 재개봉했는데 높은 좌석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평론가와 함께하는 작품 해설 GV(관객과의 대화)는 매진 세례를 빚을 정도다. 지난 1일 재개봉한 ‘색, 계’(2007)는 국내에서 사랑받는 중국 배우 탕웨이와 양조위 팬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마니아를 위한 아트포스터, 컨셉북 굿즈 증정도 예매 열기를 더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고전 명작의 4K 리마스터링 버전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30주년을 맞은 ‘포레스트 검프’(1994)와 20주년을 맞은 ‘이터널 선샤인’(2005)이 차례로 단독 재개봉했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은 개봉 전 예매율 8.2%로 독립·예술 영화 부문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연말이라 반짝 재개봉 작을 선보인 것은 아니다. 관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 꾸준히 작품 선택지를 늘리려 시도하고 있다”며 “재개봉 니즈가 맞는 배급사와 협업으로 기획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극장가는 신작의 부재를 대신해 이미 확보된 판권을 새로운 경험으로 업그레이드하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4K 리마스터링 재개봉 영화가 늘어난 만큼 극장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따른다. 메가박스는 6일 컴퓨터 비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쇼츠와 4K 리패키징 콘텐트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재개봉작 및 리마스터링 작품뿐 아니라 4K 포맷 신작까지 수급과 상영에 탄력을 붙인다는 계획이다.다른 두 멀티플렉스는 구체적인 사업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차별화된 극장 경험을 위한 전략에 힘을 쏟겠다는 귀띔이다. 한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다른 플랫폼으로도 볼 수 있는 작품을 영화관에서 봐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라며 “깨끗한 화질과 풍부한 사운드를 위해 극장 환경을 보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1.10 05:35
영화

시의성·작품성 다 잡은 ‘하얼빈’, 을사년 첫 손익돌파 영화될까 [IS포커스]

‘하얼빈’이 어수선한 국내 정세 속 ‘시국 영화’로 자리를 점하며 나홀로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400만 돌파가 가시화된 상황에 일각에서는 올해 첫 손익분기점 돌파작이 탄생할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하얼빈’은 전날 21만 8410만 관객을 동원하며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349만 8426만명으로, 앞선 1일 ‘서울의 봄’보다 빠른 속도로 300만 문턱도 넘어섰다. 예상 밖 선전이다. 지난 연말부터 극장가에는 불안이 감돌았다. 12.3 계엄 사태에 제주항공 참사까지 이어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침체된 까닭이다. 외부 환경에 크게 좌지우지되는 극장 산업의 타격은 상당했다. 계엄 선포 다음 날 총 관객수는 전주 대비 25.6% 빠졌고, 제주항공 참사 이후에는 국가 애도 기간이 시작되며 홍보 활동이 올스톱됐다.하지만 ‘하얼빈’은 이 같은 변수에도 끊임없이 관객을 늘려갔다. 되레 연이은 비보로 혼란해진 정세를 타고 본격적인 흥행몰이를 시작했다. 일제의 불의에 항거하는 독립 투사를 다룬 영화 속 이야기가 현 상황과 묘하게 맞물리며 긍정 여론을 형성한 것이다.현실을 대변한 듯한 대사들도 연일 화제를 모으며 입소문에 힘을 실었다. 대표적인 게 “조선이란 나라는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는 이토 히로부미의 대사다. 또 “불을 밝혀야 한다.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우리는 불을 들고 함께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가야 한다. 불을 들고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란 안중근의 말은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조국, 민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고자 하는 영화 속 독립군들의 모습이 어떻게 나라를 생각할 것인지 고민하는 현재 우리들의 모습과 맞아떨어졌다. 또 당당하게 맞서는 독립군의 모습 등이 관객에게 큰 울림을 주며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개봉일 변경 전략도 통했다. 앞서 ‘하얼빈’은 개봉을 앞두고 수요일에서 화요일로 공개를 앞당기는 카드를 꺼냈다. 그 주 화요일은 크리스마스이브로, 공휴일 특수를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크리스마스까지 이틀간 모은 관객은 122만 9321명으로, ‘하얼빈’은 단숨에 ‘100만 돌파’ 타이틀을 따내며 초반 기세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물론 영화적 매력과 완성도도 뒷받침됐다. 특히 ‘하얼빈’은 그간 매체들에서 조명한 위대한 영웅 안중근이 아닌 이면의 인간적 고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지지를 받았다. 다른 독립군들 역시 동일한 방법으로 조명했다. 영화는 초연한 영웅이 아닌 유약한 인간들이 조국을 위해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여기에 몽골, 라트비아, 한국 등 3개국에서 촬영된 압도적 영상미와 안중근 역의 현빈부터 이토 히로부미 역의 릴리 프랭키까지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이 더해지며 영화의 울림에 일조했다는 평가다.정 평론가는 “각 인물에게 다가가는 시점, 당시 시대적 상황을 다루는 방법을 새로운 방식으로 잘 다듬어갔다”며 “특히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지사들을 스타일리시한 인물로 만들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 요소다. 배우들 역시 당시 인물을 잘 표현해 주면서 전체적인 몰입도를 높였다”고 평했다.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하얼빈’은 현재 개봉 3주 차를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예매율 30% 이상을 유지하며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보니 여전히 관객 관심도가 높다”며 “당장에 상황을 뒤집을 만한 경쟁작도 없는 만큼 손익분기점(650만명)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내다봤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06 05:45
연예일반

[다시 쓰는 K스토리] 극장가 오컬트·코미디 ‘약진’, 올해도 통한다 ②

글로벌 콘텐츠 홍수 시대, K콘텐츠는 각종 위기론 속에도 ‘오징어게임2’, ‘흑백요리사’, 로제 ‘아파트’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성공가도를 이어왔다. 유난히 어렵고 힘들고 아픈 상황이 많았던 2024년을 마치고 맞이한 2025년. K콘텐츠는 올해 산업적인 성장을 이어가야 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에 희망과 위로를 선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까지 져야 한다. 이에 일간스포츠가 를 테마로 K콘텐츠의 내공을 되짚어 봤다.<편집자 주>원초적 감정인 공포와 웃음, 지난 한 해 극장가에 통한 코드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유독 관객의 눈도장을 찍은 오컬트 호러와 코미디 장르가 올해도 흥행에 파란불을 켠다.1월부터 극장가 출사표가 줄을 잇는다. 박지현, 최시원 주연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를 시작으로 고(故) 김수미의 유작 ‘귀신경찰’, 권상우 주연 ‘히트맨2’가 웃음 사냥을 노린다. 송혜교 주연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을 이어 한국형 오컬트의 명맥을 잇는다.양경미 영화 평론가는 “최근 경기도 좋지 않고, 사회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관객들이 이런 현실에서 잠시 눈을 돌릴 작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오컬트 호러와 코미디 장르는 스토리에 현실을 반영할 수 있어도 온전히 사회문제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스트레스를 피하고자 하는 관객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짚었다.장르물의 대중적 흥행 잠재력을 확실히 할 대목이기도 하다. 배급사 NEW 관계자는 “지난해 ‘핸섬가이즈’, ‘파묘’ 등 오컬트, 코미디 영화가 크게 흥행하면서 특정 관객층만이 선호한다고 여겨지던 장르물 특유의 매력이 이제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선보이는 ‘검은 수녀들’ 역시 장르물적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팬데믹 영향권을 벗어나 관객들을 극장으로 다시 모으려던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한국형 오컬트 호러 장르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국내외에서 하위문화 전유물로 여겨지던 오컬트지만 ‘파묘’는 지난해 1191만 관객을 동원했고,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인 시체스영화제 57회 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오컬트 호러를 접목한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도 가뿐히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존재감을 빛냈다. 캐나다 영화 ‘터커&데일Vs이블’을 원작으로 웃음 코드를 살리면서 한국의 토속 신앙을 녹여 리메이크해 호평받았다. 마찬가지로 시체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작비 49억원으로 누적 177만 관객, 한국영화 흥행 톱10 6위라는 쾌거를 거뒀다.각 배급사의 텐트폴 영화를 선보이는 여름 대목에도 지난해는 코미디가 웃었다. 조정석 주연 ‘파일럿’은 98억원의 제작비로 471만 관객을 모으며 초가을까지 장기 흥행에 성공, 지난해 한국 영화 톱10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코미디는 가족 드라마, 액션 등 복합장르로 시도됐다. 100억원 이상 투입된 대작이 줄어든 극장가에서 ‘시민덕희’, ‘아마존 활명수’, ‘대가족’ 등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들인 코미디 작품들이 스크린 다양성에 기여했다. 연말 직전 터진 계엄령과 탄핵 여파,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극장 상황이 더욱 불안정하게 됐기에, 오히려 대리만족을 주는 장르물의 수요는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팬데믹 시기 촬영됐던 작품들이 지난해 쏟아진 만큼 개봉할 영화들이 크게 줄어든 것과 얼어붙은 투자 상황이 새로운 장르물 제작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 평론가는 “개봉할 만한 작품이 줄었고 새로운 제작 투자도 축소하는 분위기인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도 “그럼에도 장르물을 꾸준히 개발하면 해외 시장에서 통할 새로운 ‘K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 해외 시장을 위해선 인간 보편적인 공감대를 고려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해외 판권 시장으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도 있다. 한 제작 관계자는 “B급 오컬트는 북미 수요가 커서 적은 제작비를 들여 해외 시장을 두드리려는 사례가 많다. 또 ‘파묘’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봤기에 더 큰 수익을 보장할 계약 방식 변화도 시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OTT 또한 글로벌 관심도의 변화를 감지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액션에 코믹을 결합한 영화 ‘크로스’는 지난해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1위로 ‘K코미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스릴러나 디스토피아 이외 장르 포텐셜을 보여준 사례”라고 짚었다. 넷플릭스 또한 올해 연상호 감독의 종교 소재 ‘계시록’을 비롯해 로맨스 코미디 ‘고백의 역사’ 공개가 예정돼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1.02 06:00
영화

[단독] 정해인 “‘베테랑2’로 사람 얻어…내 인생 100점은 아직” [송년인터뷰]

“아무래도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웃음)”배우 정해인은 2024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정해인은 최근 서울 성동구 FNC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거 같다.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한 한 해였다”며 환하게 웃었다.정해인은 2024년을 가장 뜨겁게 보낸 배우다. 특별출연한 영화 ‘서울의 봄’은 새해를 맞이하자마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8월 방영된 tvN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이어 9월 선보인 영화 ‘베테랑2’는 752만명의 관객을 동원, 추석 극장가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정해인 주연 영화 중에서도 최고 스코어다.“‘베테랑2’로 제 필모그래피 흥행작을 경신한 거니까 제 딴에는 더 유의미한 거 같아요. 어쨌든 ‘베테랑2’는 대중 영화이고 전 대중 예술을 하는 배우잖아요. 많은 분이 봐주셔서, 저라는 배우를 많이 소비해 주셔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크죠.”‘베테랑2’의 흥행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정해인의 ‘열혈 홍보’ 덕도 컸다. 정해인은 무려 330회차 이상의 무대인사에 참석하며 ‘베테랑2’ 흥행세에 불을 붙였다. 그는 “주변에서 혹시 계약돼 있냐고들 묻더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주연 배우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자 이 작품을 애정하는 마음인 거 같아요. 가장 뻔한 답이지만 찾아주는 분들이 계셔서 가능한 거였고요. 또 (관객) 상승 작용을 보니까 더 가열차게 하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관객들을 보면서 너무 큰 힐링을 받았죠.” 지금이야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이지만, 사실 정해인은 ‘베테랑2’ 합류 당시부터 개봉 직후까지도 적잖은 부담감에 시달렸다. 전편인 ‘베테랑’은 1341만명을 돌파한 흥행작이었고, 정해인이 연기한 박선우는 여전히 회자되는 조태오(유아인)를 잇는 빌런이었다. 그러니까 정해인의 말마따나 ‘베테랑2’는 “잘해야 본전”인 작품이었다.“행운과 동시에 부담감이 왔죠. 영화가 잘 안되면 ‘쟤 때문’이란 말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여러 경우의 수가 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컸죠. 근데 이 부담을 계속 느낀다고 해결되는 것도 없으니까 그냥 받아들이려고 했어요. 촬영장 가면 그때그때 순간에 최선을 다했죠. 지금은 오히려 그 부담감을 안고 함께 잘 해냈다는 점에서 성취감이 커요.”버티고 이겨낸 결과는 값졌다. ‘정약용 후손’이란 타이틀 때문인지, 특유의 바른 성품 때문인지 데뷔 후 그는 줄곧 반듯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도맡아 왔다. 하지만 ‘베테랑2’로 생애 첫 악역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고 그를 바라보는 업계와 대중의 시선도 달려졌다. “아무래도 스릴러, 범죄물 등이 전보다 많이 들어와요. 저의 그런 모습을 더 보고 싶은가 봐요.(웃음) ‘베테랑2’에서도 나쁜 놈이었지만 그런 부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캐릭터는 아니었잖아요. 좀 아리송한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아주 나쁜, 대놓고 못된 캐릭터도 들어오더라고요.”본인도 이런 캐릭터에 흥미가 있느냐고 묻자 “전 모든 배역에 흥미가 있다”고 답했다. 정해인은 “제가 하고 싶은 연기는 제한이 없다. 제가 뭘 얼마큼 할 수 있을지 저 역시 궁금하다. 해보지 못한 게 많다”며 “데뷔 11년 차에 이제 빌런 하나 더 보여드렸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미소 지었다.물론 정해인이 ‘베테랑2’로 얻은 게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만은 아니다. 정해인은 이 영화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을 얻었다. 여기서 사람이라 함은 류승완 감독, 황정민을 비롯한 ‘베테랑2’ 팀부터 영화를 봐준 관객 모두를 의미한다. 정해인은 이들을 얻은 게 가장 값진 성취라고 했다. “‘베테랑’이 개봉했을 때만 해도 전 신인도 아니었어요. 배우란 꿈을 키워 나갈 때 본 영화를 만들고 출연하셨던 분들과 함께 작품하고 안부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는 게 너무 신기할 뿐이죠. 무엇보다 ‘정해인이 이런 모습도 있네?’라고 알아봐 주신 분들이 생겼다는 점이 뜻깊어요.” ‘베테랑2’를 떠나보낸 정해인은 요즘 팬미팅 투어에 한창이다. 지난 11월 2일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대만 타이베이, 대한민국 서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필리핀 마닐라 등에서 팬들을 만난 그는 내달 멕시코 멕시코 시티, 브라질 상파울루와 산티아고에서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남미 지역에서 팬들을 만나는 건 처음이다.“무대에 서서 팬들과 시선을 주고받다 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되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져요. 저를 더 앞으로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죠. 전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는 이런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팬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많이 드리고 싶어요. 어떤 관계든 쌍방이어야 건강할 수 있으니까요.”팬미팅을 마무리한 후 정해인은 다시 작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는 “재밌게 보고 있는 작품이 몇 개 있는데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제가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또 대중이 원하는 것 사이에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교집합에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귀띔했다.유난히 많은 성과를 냈던 2024년을 놓고는 “80점 이상, ‘우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올해는 너무 만족스러워요. 좋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도 받았고 어머니 모시고 (‘베테랑2’로) 칸국제영화제도 다녀왔죠. 연말에 기분 좋은 상도 받았고요. 그럼에도 80점을 주는 건 제 인생에 90점, 100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기 때문이죠.”올해를 시작하며 “무탈하자”를 목표로 세웠다는 정해인은 2025년 목표를 “몸과 마음이 크게 다치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 작품 스코어, 성취와 관련된 목표는 없느냐는 우문에는 “그런 목표나 바람을 세운 적은 없다. 누구도 매번 홈런을 칠 수는 없다”며 “나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던, 사랑받지 못했던 작품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다음 중요한 건 후회 없이 터는 것”이란 현답을 내놨다.“그래도 물 들어올 때 부지런히 노를 한 번 저어보겠다”고 장난스레 덧붙인 정해인은 ‘잘 나이 든’ 배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 각오를 덧붙였다. 단순 필모그래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물론,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도 잘 만들어가고 싶다.“연기에는 살아온 세월이 묻어난다고 생각해요. 사람 주름만 봐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인다고 하잖아요. 선과 악은 주관적이고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옳은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 굉장히 중요한 거죠. 그렇게 열심히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완벽한 중년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나이 들어감에 있어서 그때그때 맞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면서요.”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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