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64건
프로농구

국내 최초 여성 농구 코치 나정선 명예교수 별세

농구계 원로 나정선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26일 오후 11시께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83세.고인은 지난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5년 경기여중에 다닐 때 농구선수로 발탁된 뒤 경기여중고 내내 가드로 활약했다. 고3 때인 1960년 필리핀 원정경기에 국가대표로 처음 출전했다. 이어 1961년 상업은행 실업 농구팀에 들어간 고인은 센터 박신자와 호흡을 맞춰 함께 국내 여자농구 최강팀을 구축했고, 1962년 동남아시아 5개국 원정경기 23전 23승, 1964년 제4회 페루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8위, 1965년 제1회 ABC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8전 8승 등의 성과를 남겼다.1967년에는 국내 최초 여성 농구부(동대문여중) 코치를 시작으로 1969∼1972년 선일여중, 1972∼1974년 숙명여대, 1974∼1981년 옥수여중·천호중·오류여중·신암중에서 농구를 가르쳤다. 고인은 이후 숙명여대 보건체육과를 나와 국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2년 숙명여대 체육교육과 교수로 부임했다. 1985∼1997년 대한체육회 여성체육위원회 위원, 1987년 제14회 자그레브 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 농구 대표팀 감독, 2001∼2003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2009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단장으로도 활약했다.김우중 기자 2024.08.27 14:35
프로농구

올해도 우리은행·김단비 천하였다…2년 연속 챔프전 우승·MVP 금자탑(종합)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에이스' 김단비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거둔 결실이라 그 의미는 더욱 값졌다.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3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청주 KB 스타즈를 78-7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1차전과 3차전 승리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전적 3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이로써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여자농구 최강팀 입지를 다졌다. 시즌 전 김정은의 이적과 유승희·박혜진 등의 부상 등 시즌 내내 연이은 악재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던 우리은행이기에 이번 우승은 더욱 의미가 컸다. KB가 정규리그를 9할 승률(27승 패)로 우승한 터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열세일 거란 전망마저 뒤집은 우승이라 더욱 짜릿한 우승이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8번째로 늘린 위성우 감독마저 “여러 번 우승을 해봤지만 올해 우승이 가장 힘들었고, 가장 기쁜 것 같다”며 웃어 보일 정도였다.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는 59표 중 무려 58표(박지현 1표)를 받은 김단비가 품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 이적과 동시에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김단비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박지수와 치열하게 경합했고, 중요한 순간마다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역대 5번째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를 안았다. 김단비는 2244석이 매진된 홈팬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시즌 내내 이어졌던 뜨거운 응원에 화답했다. 실제 김단비는 챔피언결정전 내내 박지수를 밀착 마크하며 ‘박지수 봉쇄’에 앞장섰다. 신장은 16㎝나 작지만 집요한 몸싸움과 수비로 박지수를 괴롭혔다. 4차전 박지수와 맞선 상황에서 껑충 뛰어 공을 스틸한 뒤 박지수의 U파울까지 이끌기도 했다. 공격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이번 4차전에선 홀로 24득점에 7리바운드·7어시스트·4스틸·5블록으로 펄펄 날았다. 앞서 1차전 17득점·7리바운드, 2차전 25득점·9리바운드·8어시스트, 3차전 21득점·6어시스트 등 챔피언결정전 내내 우리은행을 이끌며 MVP 자격을 스스로 증명해보였다.반면 정규리그를 압도적으로 제패한 KB는 박지수와 강이슬 등을 앞세워 통합 우승에 도전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이 떨어지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궁지에 몰린 채 치른 4차전에서도 KB는 한때 역전에 성공하는 등 분위기를 잡고도 끝내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무너졌다. 중요한 무대에서 나온 강이슬의 무득점 침묵, 허예은의 이른 5반칙 퇴장 등 연이은 악재로 아쉬움도 컸다.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둔 우리은행은 이날 1쿼터부터 기선을 제압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특히 박지수를 1쿼터 무득점으로 꽁꽁 묶은 사이 김단비와 박지현의 활약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박지현은 1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고, 김단비도 9점을 보탰다. 1쿼터는 우리은행이 20-13으로 리드를 잡았다.물론 위기도 있었다. 우리은행은 2쿼터 한때 29-20까지 격차를 벌렸으나 KB의 반격에 흔들리며 추격을 허용했다. 허예은과 박지수의 연이은 득점포가 터졌고, 이윤미의 동점 외곽포에 결국 전반을 31-31로 맞선 채 마쳤다.후반에는 흐름이 KB로 기우는 듯 보였다. 박지수의 역전 골밑 득점을 시작으로 박지수와 염윤아의 연속 득점을 더해지면서 우리은행이 31-37로 밀렸다. 그러나 KB 허예은이 3쿼터 6분 10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우리은행에 기회가 생겼다. KB가 좀처럼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는 사이 박혜진과 최이샘의 2연속 3점포를 앞세워 우리은행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 4쿼터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접전이 펼쳐졌다. KB가 반격에 나서면서 53-53 균형이 맞춰졌고, 이후 양 팀이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으며 60-60까지 맞섰다. 그야말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흐름이 이어졌다.치열했던 흐름을 깬 건 ‘에이스’ 김단비였다. 63-62로 1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 김단비는 박지수의 2점슛이 무위로 돌아간 사이 결정적인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직접 골밑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이어 김민정의 공을 스틸하고 추가 득점까지 만들어내며 67-62로 우리은행이 격차를 벌렸다.KB가 김민정과 염윤아의 득점을 앞세워 1점 차까지 다시 추격하자,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박지현의 결정적인 3점슛 2개가 잇따라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박지현과 박혜진이 침착하게 자유투로 득점을 추가하면서 KB의 추격을 뿌리쳤다. 결국 우리은행이 올해도 여자 프로농구 최정상에 우뚝 섰고, 그 중심에 김단비가 있었다.경기 후 위성우 감독은 중계사 인터뷰를 통해 “아무 생각도 없다. 다른 것보다도 올 시즌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 여러 우승 중에서도 올해 우승이 가장 힘들었고, 그래서 가장 기쁜 거 같다”며 “유승희 선수 다치고, 김정은 선수가 다른 팀으로 가고 시즌 들어오면서 힘들지 않은 날이 없었던 거 같다. 그래도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해줬다. 선수들이 목적을 위해 훈련을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했다.이어 “박혜진 선수는 사실 올 시즌 팀에 못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힘든 몸을 이끌고 주장으로서 희생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시즌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많이 없었다. 아무래도 많이 못 뛰었던 나윤정 선수나 이명관 선수 등이 잘해줬다. 물론 기존 선수들도 잘해줬지만, 그 선수들이 없었으면 우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올 시즌 경기 중에 오늘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챔프전도 여러 번 해봤지만 오늘이 가장 힘들었다”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옆에서 힘을 보태주는 전주원·임영희 코치, 가려져 있지만 다른 코칭스태프, 매니저들, 선수들 다들 너무 열심히 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서 모든 사람들한테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명석 기자 2024.03.30 21:05
스포츠일반

배구·농구 '노메달' 수모에 야구도 위기, 흑역사 ‘도하 참사’ 줄줄이 소환 [항저우 2022]

한국 프로 스포츠 역사에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AG)은 ‘참사’로 기억되고 있다. 프로 선수들을 대거 이끌고 출전한 야구 대표팀은 동메달에 그쳤고, 월드컵 등으로 상승세의 인기를 구가하던 축구도 준결승전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달아 패하며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농구도 남녀팀 모두 메달을 얻지 못했고, 1962 자카르타 대회부터 꾸준히 메달을 목에 걸었던 여자배구도 도하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남자배구만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했다.그로부터 17년 후, 항저우에서 ‘도하 참사’가 재소환되고 있다. 남자축구만 결승전에 진출하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배구와 농구에서 줄줄이 노메달 수모를 당하며 17년 전 참사를 재현하고 있다. 시작은 공교롭게도 17년 전 유일하게 금메달을 수확했던 남자배구였다. 남자배구는 지난달 22일 열린 12강 토너먼트에서 파키스탄에 셧아웃패를 당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남자배구가 메달 없이 대회를 마친 것은 무려 61년 만으로, 1966년 방콕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14회 연속 메달을 얻었으나 항저우에선 소득이 없었다. 농구에서도 노메달 수모가 이어졌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의 금메달 탈환을 노렸던 남자농구는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힌 데 이어 8강전에서 ‘강호’ 중국을 만나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도하 대회 전까지 13회 연속, 도하 대회 후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던 남자농구도 17년 만에 ‘도하 참사’를 재현하며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여자배구도 도하 참사를 소환했다.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에 덜미를 잡힌 여자배구는 8강 라운드에서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고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배구 역시 2010년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에 이어 3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왔으나, 항저우에서 다시 참사를 마주했다. 여자농구는 아직 희망이 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북한과의 동메달 결정전이 남아있다.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은메달을 함께 했던 북한을 적으로 만났다. 여자농구는 이미 조별리그에서 북한을 81-62로 대파한 바 있어 유일한 메달 희망으로 남아있다. 야구 역시 위기다.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힌 한국은 1패를 떠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5일 일본전, 6일 중국전을 모두 승리한 뒤 대만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도하 참사 이후 3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며 AG 최강국으로 군림했던 한국이 17년 만에 다시 위기를 맞았다. 다소 가혹하지만 프로스포츠는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과는 달리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그동안 한국의 프로스포츠는 세계 무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시아 무대에선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AG에 임해왔다. 하지만 자만의 결과는 참혹했다. 이전보다 수준이 높아진 아시아 팀들의 벽에 막힌 채 ‘항저우 참사’를 겪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3.10.05 06:00
프로농구

북한, '거인 센터' 빼고 중국에 44-100 패배…한국과 동메달 결정전 가능성도 [항저우 2022]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조별예선에 이어 다시 한번 북한을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북한 여자농구 대표팀은 3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중국과 만나 44-100으로 대패했다.이날 패배로 북한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동메달 수상을 노리기 위해 3위 결정전에서 대기하게 됐다. 북한이 만날 상대는 뒤이어 같은 곳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4강 경기를 통해 정해진다.두 팀은 앞서 조별 예선에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2m5㎝의 초대형 센터 박진아의 존재감이 한국 대표팀을 압박했지만, 결국 팀 전체적인 기량이 뛰어났던 한국이 81-62로 승리했다. 두 팀의 재대결이 펼쳐진다면 사상 최초로 남게 된다.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에 도입된 1974년 테헤란 대회 이후 두 팀은 아직 메달이 걸린 경기를 해보지 않았다.한편 북한은 중국전에서 주축 전력인 박진아를 단 1초도 기용하지 않았다. 박진아 없이 최강국 중국을 상대한 북한은 신장과 기량 차이가 큰 중국에 무기력하게 패했다. 1쿼터 단 6득점에 그칠 정도로 고전했다. 중국은 장신이 없는 북한을 상대로 센터 리웨루(2m)가 25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진아를 아낀 건 메달 결정전을 위해서일 수도 있다. 뛰어난 신장이지만 아직 어리고, 프로리그 수준의 육성을 받지 못한 박진아를 패배가 유력한 중국전에 쓰지 않아 체력을 보전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만약 한국과 메달 결정전에서 만난다면,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한 박진아와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한편 북한 대표팀은 이날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 취재 및 공식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고 떠났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3 19:16
프로농구

KB에서 시작될 ‘농구인 2세’ 고현지의 스토리, ‘국대’ 선수들이 함께해 더욱 기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주인공 포워드 고현지(17)가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를 따라 그토록 원하던 청주 KB 스타즈 유니폼을 입었다. 여자농구에 새로운 ‘농구인 2세’ 스토리가 막을 올렸다. KB는 지난 4열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수피아여고 고현지를 지명했다. 키 1m82㎝의 고현지는 WKBL에서도 주목한 인재 중 한 명이다. 연맹은 그를 ‘여고부 최강자’라 평했다.고현지는 2022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여고부 최우수선수(MVP)다. 당시 리바운드상도 품었고, 춘계 대회에선 우수상·득점상·수비상을 싹쓸이했다. 2023 춘계 전국중고 농구 연맹전에서도 우수상과 리바운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U17 여자농구월드컵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해 활약했다. 고현지는 ‘농구인 2세’로도 주목받았다. 고현지의 어머니 조문주는 지난 1984년 당시 실업팀인 국민은행에 입단해 활약했다. 이어 1988 서울 올림픽,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 센터였다. 특히 AG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선발회 직후 취재진과 마주한 고현지는 “어머니가 활약한 KB 유니폼을 입고 싶었다”고 말한 배경이다. 갈 길은 아직 멀지만, 기대감은 그만큼 크다. 고현지는 “KB에는 국가대표 출신 (박)지수 언니와 (강)이슬 언니가 계신다. 보고 배울 게 많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농구 여제’ 박지수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고현지는 “지수 언니의 슛 폼이 매우 이쁘다. 클러치 상황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완수 KB 감독은 1순위 지명 직후 고현지에 대해 “단순히 1~2년 지켜본 선수가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봤다. 더 갈고닦으면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청주체육관에서 새로운 농구인 2세 스토리의 첫 장이 시작됐다. 대를 잇는 스토리는 물론, 팀 내 국가대표 선배들의 존재는 고현지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령탑의 공언대로, 고현지가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하는 스토리로 이어질지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김우중 기자 2023.09.06 06:45
프로농구

파리 올림픽 본선행 실패 한국 여자농구...'파워 업' 절실

한국 여자농구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은 지난달 3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 진출 결정전에서 호주에 64-9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상위 4개팀에 주어지는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차지하지 못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4연속 본선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2년 런던 대회부터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다가 2020 도쿄 올림픽 때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번에 2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의 꿈은 무산됐다. 올림픽 여자농구는 본선에서 총 12개 팀이 메달을 겨룬다. 개최국과 전 대회 우승팀이 직행 티켓을 먼저 얻기 때문에 사실상 10개의 자리를 겨루는 셈이다. 적어도 한국이 세계 톱12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갈 수 있다는 뜻이기에 본선 진출은 쉬운 미션이 아니다. 여기에 아시아 예선 무대도 점점 더 험난해지고 있다. 아시아에 주어진 본선행 티켓은 4장.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동아시아 최강 수준을 지켰던 한국 여자농구는 올림픽 단골 참가자였다. 그러나 2017년부터 여자농구 강팀 호주와 뉴질랜드가 아시아 예선에 편입됐다. 동시에 한국 여자농구 국제경쟁력이 뒷걸음질치면서 올림픽 본선행은 매우 험난해졌다. 이번 아시아컵에서 한국은 5~6위 결정전에서 필리핀을 이기고 최종 5위를 기록했다. 준결승에 올라 올림픽 본선 티켓을 얻은 나라는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로 부진했다. 약체 레바논에만 승리했고, 중국과 뉴질랜드에 모두 졌다. 뉴질랜드를 잡았다면 조 2위로 4강 직행이 가능했다. 지난 도쿄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던 센터 박지수(청주 KB)가 고군분투했으나 아직 완전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게 아쉬웠다. 박지수는 이번 대회 경기당 평균 27분을 뛰고도 팀내 가장 많은 평균 8.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대표팀의 새 에이스로 떠오른 장신 가드 박지현(아산 우리은행)의 성장이 그나마 여자농구 대표팀이 얻은 수확이었다. 박지현은 평균 34분을 소화하며 14점 3.6어시스트로 팀 최고의 기록을 냈다. FIBA가 발표한 이번 대회 파워랭킹에서 박지수가 5위, 박지현이 9위를 기록해 나란히 톱10에 들어갔다. FIBA는 박지현에 대해 “한국을 밝게 빛냈다. 앞으로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박지수와 박지현 외에는 김단비, 강이슬 등 베테랑의 역할이 여전히 너무 컸다. 다른 20대 젊은 선수들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이 숙제로 남았다. 연장 접전이 이어졌던 중국전에서 35세 베테랑 가드 이경은이 활약하는 모습에서 드러난 것처럼 경험이 적은 20대 선수들이 고비에서 싸울 줄 아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 호주와 뉴질랜드처럼 장신 팀을 맞이해 피지컬에서 이겨내지 못한 점 등이 풀어야 할 과제다. 정선민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 농구의 문제와 과제를 알게 됐다. 아기자기한 농구가 아니라 파워풀하고 강한 몸싸움을 하는 농구를 국내리그에서 해야 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소통하면서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2023.07.03 07:11
프로농구

[IS 피플] 16년 걸려 '단비'의 시대가 열렸다

무관의 최강자였던 김단비(33·아산 우리은행)가 드디어 여자농구 최고의 별이 됐다.김단비는 6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2022~23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커리어 첫 MVP 수상이다. MVP 기자단 투표에서 김단비는 총 110표 중 107표를 얻어 김소니아(인천 신한은행·3표)를 제쳤다.김단비는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다. 지난 2021년까지 올스타 팬 투표 6년 연속 1위를 달성했고, 오랜 기간 전 소속팀 신한은행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0년부터 국가대표에도 단골로 나섰다. 그러나 MVP와는 인연이 닿지 못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이 '레알 신한(레알 마드리드와 신한은행의 합성어)'으로 불리던 2007~08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5연속 통합 우승을 함께 했지만, 당시에는 김단비가 에이스가 아니었다. 전주원, 정선민, 하은주 등 선배들을 받쳐주는 조연에 가까웠다. 이후 김단비가 리그 최정상 슈터로 성장했지만, 여자프로농구 판도는 우리은행으로 넘어갔다. 신한은행의 김단비는 팀 성적이 따라주지 않아 MVP 후보에 오르고도 수상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달랐다. 신한은행 프랜차이즈였던 김단비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으로 둥지를 옮겼다. 고독한 에이스였던 그는 달라진 환경에서 제약과 견제에서 벗어나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김단비는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 55초를 소화하며 17.17점(2위) 8.8리바운드(5위) 6.1어시스트(2위) 1.5스틸(2위) 1.3블록슛(1위)을 기록했다. 주요 기록 5개 부문에서 모두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고, WKBL이 산정한 공헌도(10.57.35)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정규리그 1, 2, 4라운드 MVP를 거머쥐었고, 우리은행의 압도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6일 열린 시상식의 주인공도 물론 김단비였다. 김단비는 블록상, 우수 수비 선수상, 맑은 기술 윤덕주상(통계상), 베스트 5 포워드 부문상, 정규리그 MVP까지 5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역대 7번째 여자농구 5관왕이다. MVP 수상자 발표 전 시상자가 후보 영상 소개를 잊을 정도로 독보적인 후보였다.김단비 자신도 시상식의 주인공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시상대에 올라 "(여러 부문에서) 수상을 모두 기대하고 있다"며 "총상금을 얼마나 받게 되는지 다른 선수들이 세고 있다"고 웃었다. 베스트5 포워드 부문을 수상한 후에는 "은퇴하는 날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다짐도 전했다.김단비는 MVP 수상 후 "이 상을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많은 감사를 전한 건 신인 시절 코치로 함께 했고, 우리은행에서 감독으로 다시 만난 위성우 감독이었다. 위 감독도 이날 지도자상을 받았다. 김단비는 "난 16년 전 슛도 하나 제대로 못 쏘고 수비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힘도 제대로 못 쓰는 몸만 좋은 선수였다"며 "(코치였던) 위성우 감독님이 그런 나를 한 팀의 에이스로 만들어주셨다"고 했다. 이어 "그때는 진짜 힘들었다"고 웃으면서 "그때는 힘들어서 몰랐지만, 나이를 먹어보니 그때 감독님의 가르침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때 감독님을 만날 수 있던 게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친정팀 신한은행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에서 보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김단비라는 선수가 존재한다는 걸 영원히 잊지 않겠다. 감사드린다"며 "신한은행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컥한다. 항상 마음 한켠에 있다"고 했다.한국 나이 서른넷. 김단비는 천천히 내려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단비는 "내가 열심히 이 자리를 지켜야 후배 선수들이 나를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라며 "난 그렇게 커왔다. '레알 신한' 시절 전주원 코치님, 정선민 감독님 등 좋은 선배들이 워낙 많았다. 그래서 '저 언니들을 한 명 한 명 이기면 내가 저 자리에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후배들도 더 열심히 해서 날 이겼으면 좋겠다. 이미 날 이긴 선수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조금이라도 덜 늦게 후배들에게 따라잡힐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이룬 김단비는 이제 플레이오프(PO)에서 11년 만의 챔프전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PO나 챔프전 경험이 어릴 때나 많았지, 지금은 너무 낯설다. 박혜진과 박정은 언니에게 살짝 빌붙어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이기는 게 먼저다. 쉽게 긴장하는 편인데 덜 긴장하고 팀이 승리하는 데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남겼다. 한편 베스트 5에는 김단비와 함께 포워드 김소니아(신한은행), 가드 박지현(우리은행)과 이소희(부산 BNK), 센터 배혜윤(용인 삼성생명)이 수상했다. 데뷔 21년 차 한채진(신한은행)은 1984년 3월 14일생으로, 올 시즌 티나 톰슨의 여자농구 최고령 출장 기록(38세 314일)을 경신해 특별상을 받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07 00:20
프로농구

[IS 아산] 4경기 남았는데 순위 미정...박정은 감독 "선수 생활 합쳐도 이런 건 처음"

"선수 생활까지 통틀어도 이런 순위 싸움은 처음이다."선수 시절 '전설'로 불리던 박정은 부산 BNK 감독에게도 올 시즌 2위 싸움은 낯설었다. 말 그대로 끝까지 가는 레이스다.BNK는 2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2022~23 여자농구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맞대결을 펼친다. 우리은행과 BNK의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 우리은행은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지만, BNK는 용인 삼성생명, 인천 신한은행과 2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부터 '최강자' 우리은행을 만나는지가 정해지는 문제기도 하다.박정은 감독은 "시즌을 운영하다 보니 위기도 있었고 마지막까지 이런 상황이 찾아왔다"며 "선수들에게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고 했다. '뒤는 쫓아올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목표를 향해서 잘 달려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박정은 감독은 용인 삼성생명에서 19년 동안 뛴 여자농구의 전설이다. 감독 경력은 길지 않아도 선수 시절 누구 못지 않은 베테랑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올 시즌 순위 싸움은 좀처럼 경험할 수 없었던 일이다.박 감독은 "선수 때를 생각해도 이렇게까지 순위 싸움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마지막 한두 라운드는 컨디션을 조절하는 라운드에 가까웠다"며 "이렇게까지 2위부터 4위까지 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시즌은 선수 시절까지 통틀어서 처음이다"고 떠올렸다.BNK의 남은 정규리그 일정을 좌우하는 건 역시 베테랑 김한별이다. 지난 경기 부상에서 복귀한 그가 골 밑을 지키며 팀을 이끌어야 한다. 박 감독은 "한별이가 아직 100%는 아니다. 그래도 지난 경기에서 선수들을 잡아주는 역할을 잘 해줬다"며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남은 경기들에서도 역할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BNK에는 이제 4경기가 남았다. 경쟁팀들에 비해 한 경기가 많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텀이 긴 것 보다는 가까운 경기에서 리듬을 잘 탄다. 창원에서 좋은 흐름을 가져와서 리듬을 잘 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주에 있는 2경기가 고비일 것 같다.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분수령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다짐했다.아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2 19:01
프로농구

명실상부 여자농구 최강…우리은행, 14번째 정규리그 우승

아산 우리은행이 2년 만에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 타이틀을 되찾았다. 우리은행은 1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 원정에서 76-52로 크게 이겼다. 정규리그 21승 4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현재 2위 용인 삼성생명(15승 10패)과는 6경기 차다. 지난 시즌 박지수-강이슬 콤비를 앞세운 KB에 밀려 우승을 놓쳤던 우리은행은 올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김단비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정비했고, 올 시즌 개막 14연승을 달리는 등 초반부터 우승을 예약했다. 우리은행은 구단 창단 후 통산 1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이 부문 2위는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이며, 각 6회씩이다. 우리은행은 큰 격차로 최다 우승 기록을 하나 더 늘렸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팀에 부임한 후 11시즌 중 9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우승 기록을 썼다. 우리은행은 매직넘버를 ‘4’까지 줄인 후 신한은행에 연달아 두 번 지고 삼성생명에까지 일격을 당하는 등 치열한 2위 싸움에 밀려 매직넘버를 줄이는 속도가 한때 주춤했다. 매직넘버 1을 지우기 위해 만난 이날 BNK 역시 초반 만만치 않은 기세로 우리은행에 대적했다. BNK는 1쿼터 20-22로 우리은행을 위협했고, 2쿼터까지도 34-42로 추격권 안에서 우리은행에 따라붙었다. 그러나 3쿼터에서 우리은행이 21점을 폭발하는 동안 9득점에 그치며 승패는 이때 사실상 결정됐다. 우리은행 박지현이 27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위성우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만났고, 좋은 코치들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는데도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들에게 가장 고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다른 감독님들에게 배울 게 많다. 더 공부하는 감독이 되겠다”고 했다. 한편 우리은행 선수들은 우승 확정 후 중계방송 인터뷰 중인 위성우 감독에게 달려가서 물을 쏟아부으며 자축 세리머니를 했다. 이적생 김단비는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4위 팀과 3월 11일부터 플레이오프(3전 2승제)를 치른다.이은경 기자 2023.02.13 21:32
프로농구

오마이걸,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 뜬다

인천 도원체육관에 오마이걸이 뜬다. 2023년 1월 8일 오후 1시 30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에 인기 걸그룹 오마이걸이 축하 공연을 펼친다. 오마이걸은 2015년 데뷔한 6인조 걸그룹으로 ‘살짝 설렜어’, ‘DunDun Dance’ 등 다양한 컨셉의 인기곡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9~20시즌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을 축하하기 위해 인천 도원체육관을 찾는 오마이걸은 올스타 경기 하프타임에 팬들을 위한 축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7일에는 올스타에 선정된 20명의 선수와 여자농구 유소녀 선수들과의 특별한 만남인 ‘W-Festival’이 펼쳐진다. 인천 지역 엘리트 농구팀과 WKBL 유소녀 농구클럽 최강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들을 초청해 올스타 선수들과 함께 레크리에이션 및 친선 경기들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은경 기자 2022.12.29 14:0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