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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AG가 남긴 논란②] 아시아에서도 이류 전락...프로농구 프로배구에 무슨 일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와 남자축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남녀배구는 각각 12강 탈락, 5위를 기록했다. 남자농구는 7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여자농구는 동메달로 체면치레하는데 그쳤고, 야구대표팀도 금메달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농구와 배구는 한국의 대표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3위 안에도 못 들어가는 성적표가 수치스러울 정도다. 국제 종합대회 때마다 프로 구기종목인 농구와 배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고 자원들이 수준급의 지원과 연봉을 받으며 풀타임으로 운동을 하는데, 이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왜 아시아에서도 '이류'로 전락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유망주 부재다. 단순히 국제 대회 성적 부진만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 리그에서도 유망주가 없고, 대형 스타 재목이 나타나지 않아 인기가 사그러드는 게 현실이다. 2022~23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는 한선수(38)와 김연경(35)이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는 김선형(35), 여자프로농구 MVP는 김단비(33)였다. 남녀 프로농구와 배구 MVP의 평균연령이 35.3세다. 실력에서 이들을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후배가 농구-배구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항저우 대회 대표팀에서 한선수는 남자배구 대표팀의 긴급 호출을 받고 다시 소집됐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후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KBS 해설위원을 맡았던 김연경은 이번 배구대표팀 부진에 대해 “내가 뛰는 동안 미래 세대에 대한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유소년 시스템을 갖춰서 인재를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측면에서 부진 원인은 또 있다. 한국 배구와 농구는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프로리그를 운영한다. 팀별로 두터운 선수층을 갖추지 못해 소수의 뛰어난 선수들이 긴 프로 시즌 동안 집중적으로 혹사당한다. 게다가 혹사당한 팀별 주전 선수들이 고스란히 대표팀에도 차출된다. 남자 프로농구 스타급 선수들의 경우 시즌이 훨씬 더 길고 경기 수가 많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과 비교해도 한 시즌 경기 수나 평균 출전시간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NBA의 미국 출신 스타들은 비시즌 동안 대표팀 부담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정도다. 올해 월드컵 미국대표팀은 대학 선발이었다. 반면 선수층이 얄팍한 한국은 농구를 기준으로 할 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10~15명이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을 모두 뛰어야 한다. 결국 대표 소집 때마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불참하고, 국제대회 때마다 부상 탓에 주요 선수들의 공백이 속출하니 한국 대표팀의 고유한 색깔을 입히거나 팀워크 훈련을 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여기에 한정된 스폰서 자원이 프로 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대표팀을 관리하는 협회는 스폰서 구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임 감독제, 전문적인 스태프 지원, 훈련 환경 지원 등의 지원 활동이 턱없이 적다. 성적이 나오기 힘든 구조적 악순환이 2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대표팀 운영을 하려는 노력도 거의 없었던 것도 문제다. 농구와 배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의 경쟁국을 제대로 분석하거나 세계적인 강팀의 트렌드와 흐름을 분석해 적용하는 것조차 전혀 하지 못했다. 한국이 뒷걸음질 하는 동안 다른 아시아팀들은 꾸준히 노력했다. 빡빡한 프로리그가 없는 상태에서 협회가 대표팀에 체계적인 지원을 한 일본 남녀 농구는 괄목할 성장을 보여줬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층을 보유한 중국은 늘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에는 동남아 팀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한국 농구와 배구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윤봉우 배구 해설위원은 이번 항저우 대회의 부진을 한마디로 "한국은 실력에서 졌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정리했다. 안덕수 농구 해설위원은 "일본 여자농구가 어린 선수들을 미국과 호주에 유학시키면서 스피디하고 전원이 3점 공격에 나서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았다.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구기종목이 당장의 프로 리그 우승이나 인기, 현재 기득권층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혈안이 된 듯 근시안적인 행정을 보였다. 이게 국제경쟁력을 저해하는 데 치명적인 독소 역할을 했다. 프로리그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도 대표팀의 클래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프로연맹과 협회가 협업해 멀리 내다보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인프라와 선수층을 넓혀가는 게 절실하다. 이은경 기자 2023.10.1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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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커서 슬픈 박지수 “나를 쌍둥이로 낳아주지…”

“엄마. 차라리 내가 두 명이면 좋을 텐데, 쌍둥이로 낳아주지. 아니면 키 큰 동생이라도….”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22·KB)가 국가대표팀에 다녀오면 엄마한테 건네는 농담이다. ‘혹사’ 논란에 휩싸인 한국 여자농구, 그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슬픈 농담’이다. 한국 여자농구는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올여름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그런데 이문규(64)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몰빵(표준어 몰방, 총포를 한꺼번에 집중해 쏘는 것, 스포츠에선 특정 선수에만 의존하는 것) 농구’ 논란에 휩싸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국은 1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끝난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B조 3위(1승2패)로, 4개 팀 중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잡았다. 문제는 영국과 2차전(한국 82-79 승)이었다. 한국 선수 12명 중 6명만 코트를 밟았다. 그중 3명(강이슬·김단비·박혜진)은 1초도 쉬지 못한 채 40분 풀타임을 뛰었다. 키 1m96㎝ 센터 박지수도 37분19초를 뛰었다. 4쿼터 중반까지 16점 차로 앞섰던 한국은 1점 차까지 쫓겼다가 겨우 이겼다. 주전의 체력이 고갈된 한국은 다음날 중국과 3차전에서 40점 차(한국 60-100 패)로 졌다. 스페인이 영국을 잡아준 덕분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 ‘당했다’. 11일 귀국길에 박지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창피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선수 혹사 문제를 공론화하는 ‘작심’ 발언이었다. 이문규 감독은 “혹사라는 건 있을 수 없다. (국내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40분을 다 뛴다. 장기전도 아니고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한 게임을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 영국전 40분은 죽기 살기로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이 감독 말대로 영국에 가까스로 이겨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그래도 많은 팬은 “투혼만 강요하는 구시대적 전술”이라며 감독 사퇴를 요구했다. 13일 KB금융그룹 천안연수원에서 훈련 중인 박지수를 찾아갔다. 그는 “선수들과 감독님 사이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다. 선수가 감독님에 대해 감히 언급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에 관한 질문을 거듭하자 그는 조심스레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전 전날 배탈이 났다. 경기 당일 워밍업 때 숨통이 안 트였다. 감독님께 요청해 2쿼터에 3~4분 정도 쉬었다. 파울 트러블(5반칙 퇴장 직전까지 가는 것)에 걸려 몸싸움이 쉽지 않아 (코트 밖으로) 나가 쉬는 게 팀에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시절 벤치를 지킨 시간이 길다 보니, 벤치의 언니들을 보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몰빵 농구’를 언급하자 “조심스럽다”던 박지수는 한참 생각하다 말을 이어갔다. “1차전(중국-스페인전)에서 당연히 스페인(세계 3위)이 이길 줄 알았는데 중국(9위)이 이겼다. 중국은 12명이 20~25분씩 나눠 뛰었다. ‘외국에서 우리를 어떻게 볼까’ 생각이 들었다.” 내친김에 중국전 대패에 대해서도 물었다. “점수 차가 많이 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아 포기해버리는 내 모습이 실망스러웠고 화가 났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중국을 81-80으로 꺾었다. 두 달 만의 리턴매치에서 망신을 당했다. 복수의 여자농구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대표선수 12명 중 부상 선수는 김정은(우리은행)뿐이었다. 발목이 좋지 않았던 강아정(KB)도 진통제를 투여 후 뛸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런데 이 감독은 영국전에 6명만 썼다. 이 감독은 과거 부천 신세계 감독 시절부터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감독은 “벤치 멤버를 5분이라도 내보내 주전을 좀 쉬게 했으면 어땠을까. 전술적 패턴도 아쉬웠다. 영국전 4쿼터에 사이드에서 계속 3점 슛을 허용했다. 그런데도 지역방어를 대인방어로 바꾸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지수가 가장 아쉬워한 건 대회 준비 과정이었다. 그는 “국내에서 남자고교 팀이나 여자프로팀 두 팀을 합한 팀과만 연습경기를 했다. 중국은 현지 평가전도 했다고 들었다. 우리끼리 ‘그 정도 준비한 건데, 대단한 거다’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대표팀 센터에 배혜윤(삼성생명)이 있다. 하지만 박지수는 거의 풀타임으로 뛴다. 그는 “중국은 나보다도 큰 선수들이 5분씩 나눠 뛴다. 내가 지칠 때 쌩쌩한 선수가 들어온다”고 한탄했다. 도쿄올림픽에는 세계 1~9위 팀 등 모두 12개국이 참가한다. 한국(19위)보다 하위 순위 팀은 푸에르토리코(22위)뿐이다. 1승도 쉽지 않다. 박지수는 “12년 만의 올림픽인데, 속수무책으로 지고 싶지 않다. 배구도 올림픽을 계기로 인기가 올라갔다. 나도 김연경 언니처럼 잘하고 싶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문규 감독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대한농구협회는 모든 건 절차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안=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2.14 08:46
스포츠일반

이호근 신임 감독 “부상자들 합류 여부, 2주 뒤 재논의”

"대표팀 멤버 교체는 없다. 다만 부상자들의 경우 2~3주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 선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이호근 삼성생명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여자농구대표팀이 소집 첫 날부터 삐걱거렸다. 7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12명의 엔트리 중 5명의 선수가 진단서를 제출해 정상적인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윤아, 김단비, 강영숙, 하은주 등 신한은행 소속 선수 4명이 전원 포함됐고, KDB생명의 가드 이경은도 어깨 부상을 호소했다. 여자농구대표팀은 농구공 없이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소집 첫 날을 보냈다.대표팀 소집 직후 진단서를 제출한 선수들과 개별 면담을 가진 이호근 감독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부상자들도 뛰고픈 마음은 똑같았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시즌을 마친 뒤 휴가를 다녀온 탓에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면담을 통해 선수들의 재활이 먼저라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이경은 또한 8일 초음파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 결과를 지켜본 뒤에 (대표팀 합류 여부를)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 감독은 "현재 대표팀 명단에서 바뀌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 언급한 뒤 "한 달 정도 재활 기간이 필요한 하은주를 제외하고는 2~3주 내로 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포메이션 등 전술 훈련은 한 달 쯤 뒤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체 선수 선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재활 기간을 준 뒤 기존 선수들의 몸 상태를 보고 다시 이야기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매번 여자농구대표팀이 소집할 때마다 부상자로 인해 파행을 겪는 현실에 대해 이호근 감독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남자대표팀처럼 국가대표 협의회나 전임 감독제도를 실시하면 좋을 것"이라 언급한 그는 "선수들의 혹사를 줄이는 노력은 중요하다. 농구계가 다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 강조했다. 여자농구대표팀은 다음달 25일부터 7월1일까지 터키 앙카라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해 본선행에 도전한다. -진단서를 제출한 5명의 선수들과 면담을 했는데."그 중 신한은행 선수가 4명이라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과 통화를 했다. 신한은행은 시즌을 마친 뒤 휴가를 다녀와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선수들과 면담을 해보고 재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활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경은은 내일 (어깨)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그 결과를 본 뒤에 (대표팀 합류 여부를)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선수 자신은 대표팀에서 뛰고 싶어한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선수는 없는 건가."단 한 명도 없다. 모두와 다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김단비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데."갑상선에 문제가 있어서 약을 복용 중이라고 한다. 경과를 보고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임달식 감독님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로 했다."-재활 기간이 주어지면 대표팀을 운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텐데."선수들이 운동을 전혀 안 했다. 우리 팀(삼성생명)도 훈련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팀 마다 사정이 비슷하다. 전술훈련을 할 상황은 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몸을 만드는데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팀이 모두 소집되는 건가."그렇진 않다. (하)은주 같은 경우는 한 달 정도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시즌을 마친 뒤 40일 정도를 쉬어버렸기 때문에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은주는 내가 대표팀 코치로 있을 때 겪어봐서 재활하는 과정을 잘 안다."-김단비와 이경은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까."2주 또는 3주 정도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 그 이후에 변화를 주던지, 또는 그대로 가던지 다시 판단해야한다. 물론 불안감과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5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최종 목표로 삼아 팀을 아울러 준비하겠다."-제대로 된 훈련은 2주 뒤부터 시작하는 것인가."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본다. 제대로 된 포메이션 훈련은 한 달 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강영숙은 2주 정도 필요하고, 은주가 가장 늦게 합류할 것 같다. 각 팀 트레이너들이 선수들의 특성을 제일 잘 알고 있으니 소속팀에서 몸을 만드는 게 나을 것이다."-대체 선수에 대한 생각은."대체 선수가 필요하다면 그 시점에 다시 이야기할까 한다. 후보군 선수들에 대한 체크도 필요하다. 심사숙고하겠다. 선수들이 아픈 건 불가항력이다. 어차피 지금은 어느 팀도 재활 개념으로 몸을 만드는 시기니까."-여자농구대표팀은 선수 차출 문제가 항상 불거지는데."남자대표팀처럼 국가대표협의회, 전임감독제 등의 제도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그 부분은 농구계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잡음을 줄여야 하는데, 어려운 부분이다. 선수의 혹사를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2.05.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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